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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6/13 18:45:08
Name 사랑해요이주
Subject [일반] 평범한 20대의 정치 이야기


25살입니다.
대학교 3학년 1학기를 마치고 휴학을 했습니다.
제가 꿈꿨던 대학생활과는 너무 다른 생활에 괴리감이 컸습니다.
논스톱 같은 대학생활은 전혀 꿈도 꾸지 않았지만, 지성인(?)으로서 정부와 사회에 대해 비판도 하고
시국과 정치에 관한 이야기들을 선배들에게 듣고 이야기 나누며, 다양한 생각을 접하고 싶었습니다.
취업으로 가는 공장이 되어버린 것 같은 대학에서 그냥저냥 대학생활을 하던 중에
매스컴의 이해라는 과목을 수강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대학생활의 기대를 채워주는 수업이었습니다.
매주 금주의 사회 이슈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가고 교수님께서 검토해주시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도 접할 수 있었습니다.
교수님은 언론인이셨습니다. 강의하는 16주 동안 단 한 번도 자신의 정치성향을 드러낸 적이 없었습니다.
교편을 잡게 된 사람으로서, 자신의 이념을 대학생들에게 말하는 것은 옳은 것 같지 않다고 하셨습니다.
대학에서 들었던 많은 수업 중 하나의 수업에 불과했지만, 사고의 폭이 한층 넓어진 기분이 들었습니다.


07년 11월 15일 성적도 추웠고 날씨도 추웠습니다. 제 노력 탓을 하지 않고 등급제를 탓했습니다.
아버지는 수능이 있기 전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 주요 인사들을 신랄하게 비판했습니다.
"저놈들이 우리나라 교육 다 망쳤다." 10대의 저에겐 아버지 말씀의 영향력은 대단히 컸습니다.
시간이 흘러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에서 생각했던 등급제와 학생들에게 닥쳤던 등급제는
괴리감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경상북도 예천이라는 작은 도시에서 태어나셔서 고등학교를 졸업하시고 20대 초반에
혈혈단신으로 상경하셔서 당시 기아산업에 입사하셔서 현재 기아자동차에 재직 중에 있습니다.
아버지의 선거에서 지금의 새정치민주연합, 즉 과거 민주당 계열의 정당에 표를 던지신 적이 없는 분입니다.
2012년 대선에서 여지없이 박근혜 후보를 찍으셨던 분입니다.
저는 문재인 후보를 찍었습니다. 아버지와 대화할 때도 당당하게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고 투표했다고 말했습니다.
아버지와 정치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 지 벌써 3, 4년이 되어갑니다.
아버지는 여전히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와 김대중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 시기를 썩 달가워하지 않으십니다.
보수 언론과 새누리당에서 말하는 '잃어버린 10년'이라는 프레임에 공감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새누리당에 대해 칭찬은 하지 않으셨지만,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해서 좋은 소리 하신 적 없던 아버지께서
조금 달라지셨습니다. 제 기준에선 정말 많이 변하셨다고 생각합니다.
"안희정이는 사람이 괜찮아, 이번에 재선 할 줄 알았어. 김부겸이는 대구에서 40%나 받다니 대단해"
저는 한술 더 떠서 질문해봅니다.
"안희정 지사가 차기가 아니라 차차기에 혹시 새정치 쪽에서 대선 후보로 나오신다면 표를 주실 수 있나요?
음.. 예를 들면 아빠가 별로 안 좋아하는 이재오 의원이 새누리당 대선 후보이고, 안희정 지사가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라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약간의 정적이 흐른 뒤 대답하셨습니다.
"내가 맘에 안 들어 하는 놈이 새누리당 후보로 나온다면 안희정이 찍어준다."
덧붙여서 한마디 더 하셨습니다.
"너희 할아버지가 김대중 씨하고 이회창 씨하고 붙었을 때, 김대중씨 찍었다고 하시더라, 기아자동차 살려준다는 말에"
아버지가 저 때문에 마음이 조금 유해지신 건지, 나이가 듦에 따라 정치인들 다 똑같으니까 새정치민주연합 한번 찍어보려 하시는 건지
확실히 알 방법은 없습니다만, 아버지도 저랑 정치 얘기하시면서 많이 유해지신 거 같아 좋습니다.

2014년 6월 지방선거가 끝났습니다.
아버지와의 광역자치단체장 숫자 맞추기 내기에 승리했습니다.
제 생각보다는 충청지역에서 선전했지만, 인천에서의 패배가 굉장히 아쉬웠다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의원이 전에 책을 통해 주장하셨던, 새정치민주연합에 선거란 기울어진 축구장에서 경기하는 것과 같다. 라는 뉘앙스의 말처럼
새정치민주연합은 굉장히 선전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고정적인 새누리당 지지층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층을 제외한 무당파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엔
세월호 사건의 여파가 없었다고는 말하지 못할 거 같습니다. 세월호 사건을 네거티브 전략으로 사용하진 않았지만
마음 한 켠에 관피아, 해피아가 오르내리는 뉴스들을 보면서 새누리당을 심판하는 의미로 투표하신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윤여준 전 장관을 정치적인 멘토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2012년 윤여준 전 장관께서 찬조연설 하시는 것을 보고, 마음에 큰 울림을 받았습니다.
아직 그분과 비교하면 이룬 것 없고 보잘것없는 20대에 불과하지만
그분처럼 합리적 보수주의자로 주위 사람들에게 불리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비(非) 새누리 반(半) 새정치민주라는 생각으로 절대적인 지지도 절대적인 비판도 하지 않고
철새처럼 정책보다는 그 사람이 걸어온 길을, 당보다는 사람을 보고 제 소중한 한 표를 던질 것입니다.
우리나라 정당정치 구조상 국회의원 한 명이 큰 변화를 불러오지는 않겠지만,

사전적인 의미의 정치를 가장 잘 실현하고자 하는 후보에게 다음에 있을 여러 선거에서도 제 한표 던지려고 합니다.

ps. 정치적인 분쟁보다는, 수험생활에 지쳐서 누군가에게 정치 얘기를 하고 들으면서 도란도란 얘기하고 싶었는데
     처한 상황상, 친구들과 술 한 잔 하며 얘기하는 것보다는 PGR에 계신 다양한 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어서 작성한 것이니
     혹여나, 정치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거나 보기 불편하신 부분이 있다면 댓글로 지적해주시면 적극적으로 수정 혹은 삭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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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지스
14/06/13 18:47
수정 아이콘
등급제는 전 아직도 이를 갑니다.
사랑해요이주
14/06/13 18:49
수정 아이콘
저 역시 등급제는 우리나라 교육 역사상 전무후무할 뻘 짓... 이라고 생각합니다.
10대 후반에 정치의 '지읒'자도 모르는 고등학생들이 성적에 관계없이 정책 마루타가 된 것이 아니냐는 주위 친구들의 여론이 있었죠.
파란무테
14/06/13 18:52
수정 아이콘
비새누리 반민주당. 덧붙여 혐통진당
제 성향입니다.
사랑해요이주
14/06/13 18:55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친노라고 불리는 정치인들을 보면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인간 냄새 때문에
유시민 전 장관, 천호선 대표가 있는 정의당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진보라 불릴 수 있는 정당이라고 생각합니다.
파란무테님 께서는 정의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파란무테
14/06/13 19:34
수정 아이콘
정치다방 애청자입니다.
이정도면 되나요?^^
사랑해요이주
14/06/13 19:43
수정 아이콘
네. 댓글에 대한 피드백 감사합니다.^^
새강이
14/06/13 21:03
수정 아이콘
저도 대학에 진학할 때 글쓴분과 같은 로망(?)이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일부 애들하고만 가능했던 우리나라의 정치사회 등 여러 분야에 대한 문제점을 토론하고 해결책을 찾아가고 같이 행동하는 것이 대학은 지성의 집합장소이니까 언제나 누구하고도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그런데 막상 와보니 그런 이야기를 꺼내려고 하면 어려운 이야기 하지말라고 하고 그런거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없고 일부 학생들만 관심있고 일단 대학 분위기가 취업을 위한 곳..진리 추구가 아닌 취업률 추구인 곳이라서 적잖이 실망을 하고 방황하다가 입대하고 요 근래 전역했습니다. 저는 그래도 희망을 봤던 적이 작년 12월 '안녕들하십니까' 열풍입니다. 비록 그 열풍도 잠깐의 바람에 그치고 말았지만 대학사회에 저말고도 이런 여러 문제를 고민하는 분들이 있다는 걸 확인했던 개인적으로는 정말 희망을 얻었던 경험이었습니다. 저도 군대에 다녀오니 본격적으로 취업을 생각하는 때가 되어 정치 문제에 예전만큼 신경을 못쓰고 친구들은 다 나름대로의 이유때문에 사회에 산적해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지 않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암울했던 시대였지만 그만큼 더욱 열심히 투쟁하고 토론하면서 사회 변화를 이끌었던 저희 부모님 세대가 보낸 대학시절 80~90년대 초가 부럽기도 하네요. 글쓴분 같은 분이 계신다는 게 참으로 위안이 됩니다.
사랑해요이주
14/06/13 21:36
수정 아이콘
'안녕들하십니까'에 대해 언급해주셔서 다시금 생각났네요 6월 9일 쯤이었던가요
87년 6.10항쟁을 되새기며 고대생이 쓴 대자보를 봤는데 마음이 울컥하더라구요
14/06/13 21:25
수정 아이콘
등급제 세대로서
오히려 저는 등급제 덕분에 숨통이 트였는데요.

등급제로 인해 수능의 중요성이 줄어들었는데요.
사랑해요이주
14/06/13 21:40
수정 아이콘
BIFROST 님과 같이 등급제에 대해서 수능에 대한 부담을 조금 덜게 된 수험생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학생의 경우 등급제로 인해서 손해를 봤다고 생각을 하지 않았나..? 싶더라구요 제 경우와 주위엔 말이죠
등급제가 전적으로 옳았다 틀렸다 라는 말보다
등급제가 논란이 있었다는거에는 BIFROST님도 동의 하실거 같습니다.
영원한초보
14/06/14 00:52
수정 아이콘
그 시절 입시를 안쳐봐서 현실을 모르는데
대부분이 손해를 보는건 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나보다 못한 사람이 나보다 더 좋은 대학을 갔다여야 손해인데
이런 경우가 100%여야 50%의 학생이 손해본 것이고요.
그리고 실제로는 100%일리는 없으니까요.
저도 당시로는 이러면 변별력이 너무 떨어지는 시험이라고 깠었던 기억은 나네요.
변별력 떨어지면 대학들 본고사 칠 수도 있고 논술강화하면 그게 더 안좋은 교육환경이 되고요.
그 당시 심지어 우리학교에 실력없는 애들 들어오는거 아닌가 그런 생각도 하긴했습니다.
그런데 경험상 입학성적하고 졸업성적하고는 크게 비례하지 않더군요.
사랑해요이주
14/06/14 02:05
수정 아이콘
저는 07년도 수능, 즉 08학번이 되는 등급제 수능과 재수로 인해서 08년도 수능, 즉 09학번이 된 수능 2번의 수능을 보았습니다.
2번의 수능에 있어서 각기 다른 성적표가 지급되었습니다.
논란이 되는 07년도 등급제 수능의 성적표 예시입니다.

   언어 수리-가 외국어 물1 화1 생1 생2
등급 2 3 1 2 2 1 1

이듬해인 08년도 수능 성적표의 예시입니다.

언어 수리-가 외국어 물1 화1 생1 생2
등급 1 2 2 2 3 1 2
표준점수 98 102 95 47 45 60 50
백분위 98 94 93 95 88 98 95

07년도 수능의 경우 전체 수험생을 9개의 등급으로 나눠서 100점 1등급과 96점 1등급의 차이가 없습니다.
08년도 수능의 경우 9개의 등급은 동등하게 존재하나 표준점수와 백분위를 제공함으로서 어떤 문제를 틀렸는지
과목별 난이도에 따른 유불리라던지 조금 더 학생 성적에 대해서 세분화해서 보여줍니다.
07년도 수능의 경우 난이도 조절의 실패로 수리-가형의 경우 1등급 커트라인이 100점이 되버려서
3년 내내 전교 1등을 하던 친구가 본인의 실수로 인해서 한문제를 틀려서 2등급을 맞게됩니다.
물론, 실수도 본인이 안고 가야할 실력의 일부라고는 생각할 수 있으나, 백분위와 표준점수가 나와있지 않아서
선생님들의 진학상담과 학생들의 원서 접수에 애를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간단하게 예를 들어서
100명의 학생을 1등부터 100등까지 한줄로 세워서 각각의 등수를 알게 하는 것과
1~4등을 묶어서 등수를 알려주지 않은채 너희는 1등급 5~11등을 너희는 2등급 이라고 했을 때
학생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줄어들겠지만, 100명을 1등급으로 환산했을 때의 1등급과
60만 수험생을 등급으로 나눴을 때의 자신의 위치와 대학에서 받아들이는 수능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게 됩니다.
대학에서는 내신을 믿을 수 없습니다. 특수 목적고를 다니는 3등급 학생과 일반고를 다니는 3등급 학생은
학업성취에 있어서 어느 정도의 차이를 보여주기 때문이죠. 따라서 논술과 같은 본고사 형태의 부활로 인해서
수능, 내신, 논술 3가지를 준비하느라 학생들도 학부모들도 좋은 제도가 아니라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왔습니다.
등급제로 인해서 득을 본 학생도 분명 존재합니다.
정책에 대해서 논란이 될 때는 득을 본 사람들은 조용히 있고, 피해를 본 사람의 목소리가 커지기 마련이죠.
08년도에 시행된 등급제가 괜히 09년도에 바로 수정 된게 아니죠.
14/06/19 17:16
수정 아이콘
아 제가 본 수능은 2008학년에 본 2009학년도 수능이라
애초에 딴 말을 하고 있었네요 제가 ㅜㅜ
07년도 08학년도 수능은 제가 보기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ㅜㅜ
쿨 그레이
14/06/13 23:12
수정 아이콘
25면 1990년생이실 테니, 저와 나이가 같군요. 저는 빠른 90이긴 하지만.

저는 제가 사회에 발을 담갔던 2008년쯤부터 정치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촛불집회 때문에 버스가 미친 듯이 돌아가는데도 - 당시 연세대 재학중이었는데 혜화동에서 연세대로 가려면 272 버스를 타야 했거든요. 근데 그게 경복궁 일대를 통과하지 못하고 광화문까지 돌아가버리니 - 씁 어쩔 수 없지 하는 심산으로 그렇게 학교를 다녔습니다. 음, 저 같은 경우는 아버지 어머니 두 분 다 전북 김제 출신이시고, 어머니는 정치에 문외한이라서 누가 누구인지 잘 모르시고 심지어 당도 헷갈려하시지만(...) 아버지는 사회 교사가 될 뻔하셨던 - ROTC 가시고 입사하셨습니다 - 분이라 그런지 두 분 다 민주당 지지자여서 이야기하기 참 편했죠. 정확히 말하면 아버지는 정치적 중립을 강조하시고 계시지만(표를 던질 때, 아버지는 민주당에게 던지셨겠습니다만, 생각해 보니 "난 민주당에 던졌다"라는 말을 확실히 들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단 한 번도. 여러 정황으로 미루어볼 때 그럴 가능성이 높을 뿐이죠)...

아버지는 항상 열린 마음으로 다른 사람들을 보셨기 때문에,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누구 한 사람을 비난해야 할 때는 심지어 그게 김정일이더라도(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 밥상머리에서 여러 이야기를 하다가 나왔던 이야기입니다) 이유를 가지고 비난을 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던 분이셨죠. 그 때문인지, 아버지는 제가 정치적인 의견을 다른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걸 부정적으로 보고 계십니다. 단순히 코드가 맞지 않아서는 아닙니다. 오히려 코드는 맞는데 제 신상 같은 데 뭔 일이 있을까, 혹은 후에 무슨 불이익을 당하지나 않을까 두려워서 그러시는 것 같아요. 지난 대자보 열풍 때 저 역시 과감하게 참여했지만 부모님께는 일절 이야기하지 않았던 것도 그런 이유의 연장선상입니다. 뭐, 그래도 몇 다리 건너서 알고 계실 것 같긴 합니다만.

아버지가 차기 대선에서 누구 찍을지는 잘 모르겠어요. 아마도 민주당 측 인물을 찍으시지 않을까 싶긴 합니다. 며칠 전에 서로 투표했냐고만 물어보고, 전 포항에서 타향살이하는 처지라 부재자투표 미리 했다 하니 잘 했다 하시고... 뭐, 누구 찍었는지는 굳이 말 안 해도 서로 알고 있다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아버지와는 통화하는 일이 그리 많지 않기는 한데, 가끔 희한한 내용으로 통화하고는 합니다. 예컨대 지난 5월 24일인가, 전 보안사 수사과장 이학봉이 노환으로 사망하지 않았습니까. 그런 거 가지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던지... 아무튼 뭐, 전 나름 운이 굉장히 좋은 케이스입니다. 글쓴 분이 교수님께 영향을 많이 받았다면 저는 아버지에게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해야겠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두 사람을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한 명은 노회찬 전 국회의원이고, 다른 한 명은 안희정 현 충남도지사입니다. 두 사람이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참 궁금하고, 또 호감가는 사람들입니다. 저는 솔직히 당에 힘을 실어줘야 그 당에 소속된 개개인 국회의원이나 단체장 등의 발언권이 커진다고 생각하는 입장인지라 당을 보고 사람을 찍는 경향이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회찬 전 국회의원만큼은 안 될 게 사실 뻔해 보이지만 이 사람이 서울시장이 되면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했고, 2010년 선거 때 노회찬 후보에게 표를 던졌습니다. 물론 낙선했고, 한명숙의 표를 갉아먹었다고 엄청나게 욕 먹기도 했습니다만... 대통령이 되면 정말 좋을 것 같고, 그렇지 못하더라도 소위 말하는 높으신 분이 된다면 어떨까 궁금하게 만드는 사람이에요.
사랑해요이주
14/06/13 23:54
수정 아이콘
저도 빠른90, 25살입니다. 반갑네요.
저와 제 아버지는 서로 지지하는 정당이 다릅니다. 그런점에서 쿨 그레이님은 아버님과 지지하는 성향이 비슷하셔서 부럽네요.
정당에 대한 얘기를 나누자면 서로가 끝이 없어질까봐 제가 항상 당보단 인물 이라는 기본 전제를 깔고 아버지와 얘기를 하니까 없습니다.
본문에 적어놨듯, 아버지의 고향이 경상북도이지만 정치의 지역구도를 깨려면 영남에서 먼저 지역구도가 깨져야 된다고 봅니다.
지방선거나 국회의원의 경우 자기 선거구가 있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라던가,
거슬러 올라가서 새누리당의 이정현 전 수석의 광주에서의 출마라던지
각당에서 서로 텃밭이 아니라 상대당의 텃밭에 가서 그들을 위한 정치를 한다면 표심을 반드시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부겸 전 의원의 대구에서의 출마와 이정현 전 수석의 광주에서의 출마가 정당을 뛰어넘어서 그쪽 지역 출신이라서
조금 더 가능성이 있었다고 냉정하게 보면 말할 수 있지만, 새누리당의 텃밭 대구에서 40%를 득표하는 것과
새정치민주연합의 텃밭 광주에서 의미있는 득표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멀리 봤을 때 변화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눈여겨 보는 인물은 이미 거물급이 되어버린 문재인 의원과 안희정 충남도지사 입니다.
문재인 의원이 차기 대선 출마를 노리게 된다면, 현 시점에서는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라고 보고
만약 문재인 의원이 차기 새정치민주연합 대권 도전에서 낙선하게 된다면 더 이상은 도전하지 않을 것이고
차차기 대선은 당에서도 새로운 인물을 내려고 할 것 같습니다.
차차기를 현실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분이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도지사인데 두분 다 광역자치단체장 3선에 성공하신다면
2022년 6월에 임기가 끝나고 2022년 12월 대선을 바라 볼 수 있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 가장 긍정적으로 그릴 수 있는 미래는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의원으로 정권교체를 하고
차차기에 박원순 시장 혹은 안희정 지사로의 정권 연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인의 인생이라는게 하루 아침에 뜨고 지는 것이 예측불가 합니다만, 가장 유력하게 대권에 근접해 있는 야권의 인물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노회찬 전 의원의 경우 진짜 진보를 생각하는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천호선 대표, 심상정 대표, 유시민 전 장관과 더불어서 대한민국의 진보를 말하고 계신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정치인을 평가할 때 그 사람의 당보다 그 사람이 걸어온 발자취를 보곤 합니다만,
훌륭한 정치인을 지지하고 소중한 한표 행사하신것 같습니다.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것보다. 안 될거 같은 사람일지라도 한표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훨씬 낫고 욕먹을 일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전에 투표 불판에서도 댓글 한번 단 적 있는데,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의 콘크리트 같은 1표도
20-30대의 젊은 1표도 같은 1표입니다. 그들이 유권자로서 후보자를 판단하는 기준은 타인이 옳고 그르다. 비방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의 권리이고 가치 판단의 기준은 국민 스스로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월호를 심판하는 앵그리맘의 한표도, 정치적인 결집의 의미의 중장년층의 한표도 누구도 옳고 그르다 할 수 없는 범위라고 생각합니다.
쿨 그레이
14/06/14 00:22
수정 아이콘
아, 욕 먹는다는 건 노회찬 후보가 욕을 먹었다는 의미였습니다. 제가 습관적으로 설명을 생략하다 보니 조금 엇나갔나 보네요.
iAndroid
14/06/14 01:51
수정 아이콘
천호선이나 심상정은 몰라도 유시민은 진보정치인이라고 하기에 부끄러울 정도죠.
정말 순수한 '친노'였죠. 모든 행동이 그냥 노무현을 위한 거였습니다.
노무현이 키워낸 친노계열 정치인 중에서 유시민이 최고의 오점이라고 봅니다.
14/06/19 17:25
수정 아이콘
유시민 전 장관이
순수한 친노였다고 하시면서
노무현의 최고의 오점이라고 하시는 건 무슨 의미이신가요...

한때 사람들이 유시민 전 의원을 욕하면서 권력 욕의 화신이라고 했지만
지금 와서 보면 그야말로 비판을 위한 비판임이 드러났죠.

사람들이 정치인 유시민과 인간 유시민을 왜 이렇게 싫어하는지 모르겠습니다..
iAndroid
14/06/19 22:29
수정 아이콘
비판을 위한 비판이라뇨.
유시민은 그냥 노무현바라기에다가 노무현에 반하는 사람들을 대차게 깐것 뿐이죠.
김대중에 대한 평가, FTA와 이라크 파병에 대한 말바꾸기, 대연정에서 측근들 그렇게 반대했는데도 유시민만 꿋꿋하게 대연정이 옳다고 했죠.
오죽했으면 노회찬이 유시민보고 노무현의 정치적 경호실장이라 불렀겠습니까.
전 오히려 왜 이렇게 인터넷상에서 유시민을 높게 평가해 주는지 이해가 안되네요.
14/06/21 16:43
수정 아이콘
그 3가지 일에 대해서 유시민 의원을 비판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만으로 한 사람의 삶을 재단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지요.
인터넷에서 높게 평가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좀 더 찾아보셨으면 좋겠네요.
iAndroid
14/06/21 16:55
수정 아이콘
설마 그거 3가지만 있을리가요.
옛날 경기지사 경선 때 김진표를 물질숭배 정책의 김문수와 다를 바 없다, 모피아 출신이다라고 대차게 깠다가 지금와서 언제 그랬냐는 듯이 김진표 옹호글을 올린 게 있죠.
그 이전 대구시장 선거때는 마치 대구에서 정치생활 계속 할 것처럼 이야기하다가 나중에는 대구에 뼈를 묻겠다고 한 적 없다고 발뺌을 했구요.
뭐 김해 보궐선거에서 분란일으킨 사실은 두말하면 입아프니 자세히 말하진 않겠습니다.
정치활동하면서 이런 무지 많은 안좋은 일들을 행했으면서도 인터넷에서 높이 평가되는 게 참 희한합니다.
14/06/14 01:33
수정 아이콘
근데 등급제 때문에 손해를 보는 건 왜인가요?
사랑해요이주
14/06/14 02:10
수정 아이콘
위 댓글에 좀 길게 설명해놨지만, 추려서 다시 말씀 드리면
100명을 1등부터 100등까지 등수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
1~4등을 묶고 등수를 알려주지 않고 너희는 1등급 5~11등을 묶고 너희는 2등급 이런식으로
60만명의 수험생을 과목별로 9등급으로만 나눠서 성적을 제공했기 때문에
대학에서는 변별력을 위해서 논술등의 본고사로 학생들을 분별하려 했습니다.
학업에 대한 압박이 더 컸고 학생들이 본인의 위치를 파악하는데 있어서 조금 더 세분화 되지 못했기 때문에
학생과 학부모에게 혼란을 줬다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4등과 5등은 1등차이지만 등급제로 가게 되면 1등급 차이가 되버리기 때문에
3등과 4등도 1등 차이고 4등과 5등도 1등차이 인데 등급제의 경우
3,4등은 1등급 5등은 2등급 이렇게 되버리면 변별력이 떨어지게 되죠.
등급제로 이득을 본 학생들도 분명 존재합니다. 피해를 본 학생들의 목소리가 크고
혼란을 줬기 때문에 문제가 되서 이듬해에 바로 수정이 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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