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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6/03 04:19:35
Name 낭만토토로
Subject [일반] 불평등의 증가가 2007-09년 경기 불황이 길었던 원인인가?
안녕하세요, 낭만토스입니다.

오랜만에 글을 쓰네요. (아주 가끔 댓글은 남겼지만..) 졸업 준비와 육아에 바빠서 글을 쓸 시간이 없었기도 했고, 원래는 라스베가스 여행을 하고자 할 분들을 위한 글을 쓸 생각이었는데 조만간 한 번 더 갔다 와서 쓰기로 마음먹어서 재미있고 씐나는 (...) 경제학 글을 한 번 더 쓰게 되었네요.

오늘은 제목이 곧 내용입니다. (원래 제 페이스북에 간단하게 적었던 글인데 pgr에 맞추어서 수정했습니다.) 과연 (최소한 미국에서는) 대공황 이후 최악의 불황이라는 2007-09년 불황이 1980년대 이후 증대한 경제적 불평등에 기인할지에 대한 두 개의 서로 다른 책과 논문이 있는데 마침 피케티의 '자본론' 열풍 덕분에 불평등에 관심이 많아지는 시점에 소개하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워낙 불평등에 관심이 많아서 언젠가는 pgr에도 불평등에 관해서 쓰려고 했는데 오늘 한 번 쓰게 되네요.

1. Fault Lines (이하 폴트라인, 2011, Raghuram Rajan)

이 책은 현재 인도 중앙은행의 총재이자 시카고대 교수인 라구람 라잔이 쓴 책으로 07-09년 불황이 왜 일어났는지에 대해 논의하는 책입니다. 개인적으로 상당히 재밌게 읽었는데요. 이 글의 흐름을 매우 간단하게 도식화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980년 이후 미국에서 소득의 불평등 (Income inequality)가 증가 -> 정부에서는 소득의 불평등이 소비의 불평등 (Consumption inequality)의 증가로 이어지지 않게 저소득 계층 (low-income households)에 대한 신용 (credit) 공급의 증가 (이자율 하락 등) -> 신용 접근성이 높아진 사람들이 (부동산 같은) 자산에 대한 수요 증가 -> 부동산 가격의 상승 -> 부 (wealth)의 증가 -> 그래서 Consumption inequality의 증가는 80년대 이후 상대적으로 적었음 (유명한 Kreuger and Perri (2005, REStuds)의 발견)) -> 그런데, 2000년대 중반 들어서 자산 가격의 상승 폭이 둔화되고 결국 가치가 폭락하면서 subprime level에서 mortgage loan 파산이 늘고 그래서 crisis 가 더 커짐"

요약하자면 정부에서 소득의 불평등이 소비의 불평등으로 전가되지 않게 하는 과정에서 과도하게 신용 공급을 했고 그것이 자산에 대한 수요의 증가로 이어졌지만 결국 자산 가격이 급격하게 하락하게 되는 시점에서 불황의 피해가 더 커졌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저소득 계층에 대한 신용 공급의 증대가 되겠지요.

이 책은 번역본도 예전에 나왔고 상당히 흥미로운 책이라 관심 있으신 분들은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여느 경제학책이나 논문과 마찬가지로 이 책의 주장에 대한 검증을 하고자하 는 논문들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2번에서 소개하고자 하는 최근 논문이 매우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주기에 소개하고자 합니다.

2. Does Greater Inequality Lead to More Household Borrowing? New Evidence from Household Data (2014, Coibion et al, 링크: http://www.nber.org/papers/w19850)

이 논문은 최근 논문인데, 젊은 거시경제학자 중에서 압도적인 생산성을 자랑하는 Yuriy Gorodnichenko (홈페이지 가보면 논문 수와 질에 기절합니다...)가 공동 저자로 참여한 논문으로, 위에서 소개한 폴트라인 책의 주장을 데이터를 가지고 검증을 합니다.

라구람 라잔 주장의 핵심은 신용 공급이 저소득층에 정책적으로 많이 공급되었다는 점인데, 이 논문은 미국의 주 (state)별로 소득의 불평등성이 큰 주와 작은 주로 나누어서 정말 소득 불평등성이 큰 주에서 상대적으로 저소득 계층이 더 많이 돈을 빌렸는지 검증합니다. 그랬더니 결과는 폴트라인 책의 주장과 달리 오히려 반대였다고 합니다. 즉, 소득 불평등이 높은 주일수록 낮은 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소득 계층이 돈을 더 많이 빌렸던 것이죠.

그래서 라잔의 주장은 데이터가 뒷받침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죠. 물론 이 발견이 불평등이 이번 불황과 전혀 관계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라구람 라잔이 주장하는 '불평등 -> 이번 불황 피해의 확대'의 채널이 잘못되었을 수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이죠.

참고로 자신들의 발견을 설명하기 위해 이론을 제시하는데 이것도 아이디어가 재밌습니다. 매우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먼저 두 타입(high and low type)의 사람이 있고, 은행은 사람들의 타입을 직접 관찰하지 못합니다. 대신 은행은 사람의 숨겨진 타입과 높은 연관이 되어 있는 소득을 가지고 이 사람들의 타입을 추정하는데, 소득의 불평등이 크면 high type이 더 높은 소득을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고, 이들이 더 건실한 대출자 (borrower)이기 때문에 은행들은 이들에 대한 대출을 늘린다는 것이죠. low type은 반대고요. 그래서 이 이론이 데이터와 맞는다는 주장을 펼칩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형태의 아이디어가 참신하고 재밌는 논문을 매우 좋아해서 한 번 소개해봅니다. 피케티와 관련된 (격렬한) 논의도 새로운 것이 아니라 (어느 학계에서나 다 그렇겠지만) 한 학자의 주장이 옳은지 아닌지 검증을 하고자하는 경제학계에서 흔한 일이라고 생각하시고 보면 될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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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6/03 04:52
수정 아이콘
흥미롭네요. 잘 읽었습니다.
14/06/03 06:15
수정 아이콘
둘 다 재미있네요. 덕분에 편안하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연우
14/06/03 09:22
수정 아이콘
좀 읽어보려고 했는데 어렵네요. 제가 아는게 없어서...

그래서 문외한으로써 조금 여쭤보려합니다.

- 미국의 주별 소득격차 정도와 이에 따른 저소득층 대출 경향 분석과 폴트라인간의 관계가 이해가 안갑니다.
제가 이해하는 폴트라인은, 소득격차 심화와 이를 상쇠하기 위한 저소득층 대출 증가를 위해, 정부는 통화정책(금리인하) 및 관련 규제 완화를 통해 저소득층의 신용 공급이 쉬워지도록 정책을 바꾼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라구람 라잔의 문제 제기는 소득 격차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방법이 잘못되었다, 는 이야기구요)
따라서 주별로 소득격차와는 상관 없다고 보여집니다. 그러한 정책 변경에 따라 미국 국가 전반적으로 저소득층의 대출이 증가했겠지요. 따라서 주별 소득격차 정도를 바탕으로 분석할 것이 아니라, 주별 특정 소득구간에 대한 비율 등을 바탕으로 분석해야 하는거 아닌가, 합니다.

사족) 아무리 생각해도 '대공황을 2차세계대전이 끝내줬다'는 이야기에는 한가지 연결고리가 빠진거 같습니다. '2차세계대전을 핑계로한 소득 누진세 증가가 소득 평등과 정부 재정 건정성을 만들었고 이것이 대공황을 끝나게 해줬다'는 것이 맞는 해석으로 보입니다. 부시는 전쟁은 일으켰지만, 감세를 했기에 오히려 공황을 만들었지요.
어찌돼었건, 소득격차는 저소득층 소비 감소를 만들고, 소비 감소에 따라 경제가 둔화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정부가 제시해야 하는건 맞다고 봅니다. 소득 격차에도 소비가 줄어들지 않는다면? 가처분 소득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소비가 유지된다는 것은 돈을 빌린다는 이야기고, 폴트라인이 맞다는 거겠지요.
endogeneity
14/06/03 11:35
수정 아이콘
Gorodnichenko 주장의 요점은 김연우님 댓글 중에 '그러한 정책 변경에 따라 미국 국가 전반적으로 저소득층의 대출이 증가'라는 부분이 틀렸다는 거죠.

정확히는 신용공급 급증이 있었으니 대출액 자체는 전계층에서 증가했을 공산이 크지만, '어떤 계층이 그걸 주도했는가'는 또 별개 문제인 것입니다.

Rajan과 위 NBER 논문이 충돌하는 지점은 거기입니다. 그렇게 보면 '소득불평등 정도가 서로 다른 주들을 비교'하는 방법이 이상할 이유가 없습니다.
김연우
14/06/03 11:59
수정 아이콘
아, 그렇군요. 경제위기를 이야기하면서 서프프라임을 이야기하고, 소득 최하층의 대출 증가에 대해 당연하게 이야기를 깔고 가서 거기서 착각을 했습니다.

문득 한국의 가계 대출 증가가 부동산 담보 대출, 그러니까 집값 붕괴 및 하우스 푸어 쪽의 비중이 높을 것이다 라는 것이 일반적인 이야기인데, 막상 까보니 자산이 있는 중산층 이상의 계층에서의 대출이 높았다는 기사가 생각나네요.
소독용 에탄올
14/06/03 14:05
수정 아이콘
생각해보면 한국에서 하우스 푸어 되기도 쉬운일이 아니라서......
최소한 '주택'구매를 위해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이어야 하니, 중산층에 미달하면 이 조건을 만족시키기 어렵죠 ㅠㅠ
김연우
14/06/03 14:14
수정 아이콘
그 기사를 다시 찾아봐야 확실하긴 한데, 중산층 이상 계층에서의 대출이, 은퇴 후 노후를 위한 창업용 자금인 경우가 많았다, 였던걸로 기억해요. 찾아봐야겠네..
endogeneity
14/06/03 17:42
수정 아이콘
한국은행 등은 대충 이런 사실관계에 기초하여

(1) 현재 가계부채의 대부분은 지불능력이 있는 가계에 집중되어 있어 당장 큰 규모의 지불불능 사태가 초래되지는 않을 것
(2) 그러나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생계 이유로 대출받은 저소득,고령층 등은 지불불능 위험이 있고
(2-1) 그런 계층에게 대출해준 금융기관의 재무상황 악화가 금융부문 전반에 옮겨붙을 가능성이 있다

대충 이런 식의 분석을 지난 몇년 간 견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분석 하에서는 가계부채 문제란 '거시적 문제'라기보다 '미시적 문제'가 됩니다.
즉 총량을 감축하는 문제보다(그것도 중요하긴 하지만) '잠재적 위험부문'을 감시하여 조기에 이상을 발견하는 문제가 됩니다.

다만 이런 분석은 가계의 지불능력이 일제히 악화되는 류의 사태는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부채'는 '금융기관-개인' 부채이고, '개인-개인' 부채(대표적으로 전세보증금)이 포함되지 않았음은 유명한 사실이고요.
낭만토토로
14/06/03 13:28
수정 아이콘
제가 댓글을 달기 전에 endogeneity 님이 이미 너무 잘 달아놓으셨네요. 흐흐..

대공황이 2차 세계대전이 끝내줬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쪽은 연구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제 전공분야가 아니라서.. 다만 말씀하신대로 "소득격차는 저소득층 소비 감소를 만들고, 소비 감소에 따라 경제가 둔화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정부가 제시해야 하는건 맞다고 봅니다"는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실제로도 요새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 걸로 기억하고요.
총사령관
14/06/03 10:32
수정 아이콘
헉 깜짝 놀랐네요 한글로 낭만토스님과 영어로 낭만토스 님이 두분이 계신지 모르고
방금 한글[낭만토스]님이 쓴 댓글을 읽고 이 글을 읽었는데 낭만토스라고 하셔서 놀랬습니다.
게다가 아이디도 낭만토로로여서.. 설마 이중아이디!? 해서 회원정보를 봤는데 전 아이디가 영어셨군요
짧은 저의 선입견에 반성합니다.
낭만토토로
14/06/03 13:29
수정 아이콘
저도 어느 날 보니까 아이디가 같더라구요. 흐흐 그래서 작년 닉네임 변경 기간에 바꿨습니다. ^^;
14/06/03 11:15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는 금융위기와 불황을 다룬 책 중에선 아글리에타의 책이 재미있었는데 이 기회에 폴트라인과 자본론도 읽어봐야겠네요.
낭만토토로
14/06/03 14:03
수정 아이콘
네, 폴트라인은 나름 쉽게 번역된 책이라 재밌게 보실 수 있을거에요. 피케티의 자본론은 저도 아직 거의 읽어보지를 못해서..ㅜㅠ
14/06/03 12:43
수정 아이콘
그러면 소득의 불평등이 왜 소비의 불평등으로 이어지지 않았는지가 다시 오리무중인 셈인가요? 라잔 총재가 저소득층에게 신용 공급이 증가했다는 주장을 하기 전엔 어떻게 정리하고 있었는지 궁금해지네요.

늘 생각하지만 경제학자들 모델링하는 건 참 재밌어요. endogeneity님의 민스키 소개도 생각나고...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낭만토토로
14/06/03 13:49
수정 아이콘
사실 "소득의 불평등이 소비의 불평등으로 이어지는가 아닌가"도 재밌는 주제인데 이건 크게 두가지 의미에서 오리무중은 아닙니다. 일단 위에서도 언급한 Krueger and Perri (2005, RES)에서는 자신들이 발견한 소비의 불평등이 80년대 이후 증가하지 않은 현상을 경제학적 모델로 설명합니다 (제가 일단 구체적으로 읽어보지를 않아서..ㅠㅠ)

그리고 최근의 논문인 Agiuar and Bils (2013)은 사실 위에서 언급한 발견이 데이터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자신들의 방식으로 측정하면 사실 소득의 불평등이 증대한 만큼 소비의 불평등도 증대했음을 보여줍니다. 이상할게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라잔의 주장은 다시 한번 힘을 잃고..ㅜㅠ
IntiFadA
14/06/03 13:42
수정 아이콘
Rajan 이전의 소득불균형과 소비불균형에 관한 주류경제학의 논의는 대체로 단기적으로 소득의 불평등이 진행되었다고 할지라도 이것은 일시적인 것일 뿐 가구의 항상소득(permanent income)은 대체로 안정적이고, 소비는 단기적 소득이 아닌 항상소득을 따르기 때문에 소득불평등이 소비불평등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대표적으로 그린스펀이 이런 이야기를 했죠. 이 이야기의 핵심은 결국 증가하는 소득불평등은 소비불평등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거시경제적인 영향은 없거나 미미하다. 즉, 손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고요... 거기에 단기적인 소득불균형의 문제는 자본시장의 발달에 따른 '적절한 부채의 활용'으로 커버할 수 있다고 봤죠. 장기적으로는 항상소득(혹은 생애소득)이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니 부채 문제도 없다고 했고... 결과적으로 부채는 엄청난 문제로 돌아왔습니다만.

거기에 반론을 댄 것이 Rajan이고 Rajan의 논의에 대해서는 이를 지지하는 실증연구와 반박하는 실증연구가 (언제나처럼) 존재하고 있습니다. 관련하여 또 다른 참고할만한 자료로 올해 ILO에서 나온 "Wage-led growth an equitable strategy for economic recovery"도 볼만합니다. 안타깝게도 번역본은 없습니다만, 위의 논의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굳이 이야기하자만 Rajan과 가까운 입장에서 좀 더 다루고 있습니다.

글쓰신 분이 소개해주신 NBER 논문은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는데, 저는 '소득 불평등이 큰 주에서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이 더 많은 돈을 빌리지 않았다.'는 것이 Rajan의 입장 전반을 반박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글쓰신 분도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았습니다만) 대체로 소득불평등의 증가 속에서는 저소득층 뿐 아니라 중산층도 상대적인 소득 감소를 겪었고, 여기에 대해 가족구성원의 추가적 노동시장 투입, 노동시간의 증가, 부채의 증가라는 해법들이 공히 사용되었기 때문에, 단지 고소득-저소득층의 대출비중보다는 전반적인 부채와 노동관련 변화들을 좀 더 포괄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특히 미국의 경우) 소득불평등과 전반적인 부채의 증가, 그리고 그 체제를 지탱하는 글로벌 수지불균형이 금융위기 이전까지 함께 증가한 것은 사실이니까요. 물론 이 이야기들은 NBER의 글을 보지 않고 한 이야기니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본다고 확실하게 말할 능력이 된다는 듯은 아닙니다만... 쿨럭..)

어쨌든 공부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흐흐. 좋은 글들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낭만토토로
14/06/03 14:02
수정 아이콘
일단 "소득 불평등 -> 소비 불평등" 논의는 제가 윗 댓글에서 이야기한 걸로 논의가 될 거 같네요. 사실 개별 소비자의 소비 데이터 자체가 워낙 noise 가 심해서 (보통 CEX 데이터를 쓰는데 이게 사람들이 일기 형식으로 쓰는 거라.. 아니면 PSID 인데 이건 식품 소비 밖에 포함하지 않아서 또 문제구요) 정확하게 이야기하기는 참 어려운데, 저는 개인적으로 Aguiar and Bils (2013) 페이퍼에서 주장한 것처럼 사실은 소비 불평등도 증대되어 왔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라구람 라잔이 틀렸다고 생각은 안하고 굉장히 흥미로운 주장이라고 생각하는데, NBER 논문 역시 흥미로운 접근을 해서 소개했을 뿐 IntiFada 님이 말씀하신대로 제가 딱히 라잔을 반대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흐흐..
소독용 에탄올
14/06/03 14:07
수정 아이콘
불평등이나 빈곤통계 낼때, 소득하고 지출 양쪽 모두 내지 않던가요?
(물론 신뢰성이 문제일수 있지만 ㅠㅠ)
낭만토토로
14/06/03 14:13
수정 아이콘
소득 불평등은 통계내기가 쉬운데, 소비는 공식 통계가 없을거에요. 소득은 간단하게 말해서 세금 낸 것에서 역추적만 해도 제대로 추적이 가능한데, 소비는 제대로 추정이 안되서 미국 같은 경우도 결국은 개별 소비자가 작성한 기록 (가계부같은)에 의존을 하는데 사람의 기록이란게 그렇게 믿을 수가 없거든요. 에러가 너무 많이 들어가서..ㅠㅠ
소독용 에탄올
14/06/03 14:21
수정 아이콘
보사연에서 나오는 불평등, 빈곤통계가 '가계동향조사'에 의존하는데 생각해보니 해당 조사가 패널(8700명정도)조사네요.
아무래도 '경제학'쪽에서 해당 사항에대해 요구하는 데이터는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사실 소득 불평등 쪽에서도 조세역량에 따라 세금기록의 신뢰성에도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어서, 여러모로 어려운 일일 듯 합니다.
(한국의 경우 자산불평등이 심각한 사회라 더 왜곡될 개연성도 있고요 ㅠㅠ)
낭만토토로
14/06/03 14:22
수정 아이콘
네 사실 많은 경제학 문제들이 '불충분한 데이터'에서 오죠..ㅜㅠ
소독용 에탄올
14/06/03 14:24
수정 아이콘
통계를 수단으로 연구하면, 투입이 쓰래기면, 산출도 쓰래기일 수 밖에 없어서 더욱 ㅠㅠ
IntiFadA
14/06/03 14:09
수정 아이콘
저도 낭만토토로님과 마찬가지로 소득불평등이 소비불평등으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더해서 결국 이게 총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왔을 것이고, 그걸 부채(영미)나 수출(독중)로 메우던 시스템이 빵 터진 것이 글로벌 경제위기를 설명할 수 있는 하나의 중요한 측면이 아닌가 해요. 증명할 능력이 없을 뿐이죠.. 크크크.
낭만토토로
14/06/03 14:11
수정 아이콘
그거 확실하게 보여주면 아마 탑 저널 갈 겁니다..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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