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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5/24 18:25
I've seen things you people wouldn't believe. Attack ships on fire off the shoulder of Orion. I've watched C-beams glitter in the dark near the Tannhauser Gate. All those moments will be lost in time, like tears in rain. Time to die.
http://www.youtube.com/watch?v=a_saUN4j7Gw 명장면이죠...
14/05/24 18:50
해리슨포드 안드로이드는 해석이 아니라 삭제된 부분에서 그렇게 나오는데 당시 관객에게는 충격적이고 이해하기 어려워 삭제된거 아닌가요?
14/05/24 20:20
최근에 원작을 읽었는데 영화는 각색을 넘어서 아예 배경과 설정 몇개만 빌려온 별개작품으로 봐도 무방할듯..;
혹시 안읽어보신 분들께 추천해봅니다. 재미야 당연히 있고, 처음부터 끝까지 이리저리 해석하고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정말 먹음직스럽고(?) 놀라운 작품이었습니다. 영화에서는 안드로이드(레플리컨트라는 명칭은 영화의 독자적 설정)들이 상당히 위협적이고 강력한 느낌을 주는데, 원작에선 분위기가 다릅니다. 영화에서는 추적자인 주인공이 오히려 쫓기는 느낌이었다면, 원작의 주인공은 일상업무를 보는 공무원처럼 담담하게(?) 안드로이드를 제거해나가죠. 위험성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이건 인간도 아닌 것들이니까' '이것들하고 인간은 본질적인 차이(감정이입 능력)가 있어'라는 정당성을 명분으로 내세웁니다. 물론 이 가치관은 흔들리지만, 그렇다고 '아아! 가엾은 기계인간들!'하고 신파로 흐르진 않습니다. '업무'는 업무대로 처리하고, 주인공은 꼭 돈을 벌어야 하죠. 원작에서 굉장히 중요하고 또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 중 '전기동물'과 '머서리즘'이 있는데, 이것도 영화각본에선 거세해버렸죠.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14/05/24 20:27
영화의 로이 배티의 카리스마로 대표되는 '안드로이드의 무서움'의 부분을 좀더 얘기해보면... 원작의 안드로이드들은 인간과 비슷하거나 심지어 뛰어날수도 있는 지성을 갖고 있지만, 그럼에도 궁지에 몰리고 인간 사냥꾼에게 무력한 약자, 살균 대상인 벌레로서의 느낌이 강합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주인공에게 잡혀 '은퇴' 직전의 상황에 몰린 안드로이드들의 기계적인 체념이었습니다(그래서 주인공은 안드로이드들의 이런 면모에 진절머리를 내죠). '전기 양' 신세가 아니라 인간이 되고 싶어하는 점은 묘사되지만, 어떻게든 인간에게 맞서겠다는 자신감이나 열렬한 생의 의지는 부족해 보이죠. 그래서 두려움보다는 오히려 인간보다 더 연민을 느끼고 감정이입이 되죠.
14/05/25 10:40
저는 인간의 잔인성이 종을 보존하는 특성이라 생각합니다.
초식화가 진행되다 보면 언젠가 안드로이드에게 연민을 느끼는 평화주의 자들이 나오고 그들이 안드로이드의 목줄을 풀어주고 인류를 파멸시키겠죠.
14/05/24 20:34
영화는 해리슨 포드가 안드로이드일수도 있다는 암시를 주지만(심지어 그게 확실히 맞다는 얘기까지 있던데 잘은 모릅니다) 원작의 데커드는 100% 인간이 맞아요. 하지만 도중에 자기 자신을 의심해서 스스로에게 voigt-kampf 테스트를 해보는 장면이 나오는데 아마 여기서 착안했던 모양이죠.
그리고 제 기억으론 안드로이드의 짧은 수명은 의도된게 아니라 기술적 한계때문이었습니다.
14/05/25 00:21
감독은 데커드가 레플리컨트이기를 원했지만
제작자는 데커드가 인간이기를 원해서 단 한장면을 자르고 나레이션을 추가했죠 레플리컨트 보다는 인간이 더 잔인한것 같네요 레플리컨트를 사냥하는 레플리컨트를 만들고 그 레플리컨트가 반항하지 않도록 인간이라 믿게 만드는것으로 봐서도 인간이 제일 잔인한것 같아요
14/05/25 11:13
어렸을 때 보고는 엄청난 감성적, 철학적 충격을 받았던 영화죠.
그래서 지금도 가끔 보고 있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저는 둘 다 악당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둘 다 생존을 위해 정당한 선택을 하는 존재들일 뿐이라고 보고 있죠. 자연 자체에 먹이사슬이 존재하듯이. 그리고 자기가 '싫은 것'을 '악'이라고 칭하고 '좋은 것'을 '선'이라 칭할 뿐 사실 선과 악은 본질적인 것이 아니고 이차적인 '해석'과 '가치 이입'인 것이기도 하고 상대편 입장에서는 싫은 것과 좋은 것 그리고 선과 악도 정반대의 것이 되어버리니까요. 제가 볼 때 블레이드 러너는 선한 자와 악한 자를 구별하게 하기 위한 영화라기 보다는 짧은 생을 가진 레플리컨트를 통해 삶과 생명, 인간의 본질 그리고 '기억'과 '자아'의 관계에 대한 성찰을 다시금 하게 해 주는 영화라고 봅니다. ps. 감독이 데커드도 레플리컨트라고 했으니 그런 관점에서 영화를 보는 게 맞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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