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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5/21 10:52:13
Name 유리한
Subject [일반] 2014년 5월 17일~20일 사이에 일어났던 일.
어제 적으려고 했는데 일이 너무 바빠서 오늘에서야 올리게 되네요.



故 전태일 열사의 분신이 있은지 벌써 45년이 지났습니다만,
아직도 갈길은 요원합니다.


몇일전 (17일) 염호석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양산분회장이 시신으로 발견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http://pressian.com/news/article.html?no=117249

아마도 자살이었겠지요.


다음은 염호석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양산분회장의 유서 전문입니다.
----------------------------------------

삼성 서비스지회 여러분께

아무것도 아닌 제가 여러분 곁에 있었던 것만으로도 기쁨이었습니다.
더 이상 누구의 희생도 아픔도 보질 못하겠으며 조합원들의 힘든 모습도 보지 못하겠기에 절 바칩니다.

저 하나로 인해 지회의 승리를 기원합니다.
저의 시신을 찾게 되면 우리 지회가 승리할 때까지 안치해 주십시오.

지회가 승리하는 그 날 화장하여 이곳에 뿌려주세요.
마지막으로 저희 배현 조합원의 아버지가 아직 병원에 계십니다.

병원비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협상이 완료되면 꼭 병원비 마련 부탁드립니다.
저는 언제나 여러분 곁에 있겠습니다.

승리의 그 날까지 투쟁!

양산분회 분회장 염호석

--------------------------------------------


그러나 18일, 경찰에 의한 시신 강제 탈취가 이루어집니다.
http://pressian.com/news/article.html?no=117252

아무래도 생모와 생부의 의견이 조금 갈린것 같습니다만,

자식의 유서 내용에 반하면서까지 가족장으로 변경했다는건
아무래도 삼성과 접촉이 이루어지지 않았겠는가 하는 추측이 드네요.

그렇다고 경찰이 탈취까지 해가면서 장례를 강제로 치룬것은 큰 문제가 있겠지요.


그리고 어제 일어난 일입니다.

경찰에 의한 유골 탈취사건이 있었습니다.
http://worknworld.kctu.org/news/articleView.html?idxno=243116
상황에 대한 조금 더 자세한 기사는 아래와 같습니다.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17313

부산의 빈소에는 시신이 없었고,
밀양에서 화장이 되어버리고 말았지요.
생모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유골을 돌려주지 않고 있습니다.

기사 내용중 -
[모친의 의견보다 부친의 요청을 우선해 경찰이 공권력 행사 결정한 근거는 뭐냐는 질문엔 밀양서 측은 "양측의 의견이 달라 해결이 안 될 것 같았다"며 "나중에 (부와 모가) 소송을 하더라도 강력하게 (신변 보호를) 요청하는 아버지에 판단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라는건 이해해주려고 해도 제 머리로는 이해가 안됩니다.
그냥 비겁하고 궁색한 변명이죠.

부모 둘 다 동의했으면 그래도 이해해보려고 노력하겠는데
부모 양측의 의견이 갈리는 상황에서는 중재노력을 해야지, 저런식으로 개입하는건 아무리 좋게 봐줘도 그냥 공권력 남용이죠.
게다가 저건 [보호]가 아니고 [집행]이잖아요?


시어머니(삼성)보다 말리는 시누이(경찰)가 더 미운 상황이 되어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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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련한곰탱이
14/05/21 11:08
수정 아이콘
관련한 글을 써볼까하다가 필력이 없어 관두고 있었는데...
이래놓고 삼성은 왕회장님 건강하시다고 트윗쏘고 있더군요.

왜 이렇게 인간에 대한 존중이 없을까요.
저그사랑귤마법사
14/05/21 11:10
수정 아이콘
91년 안기부에 의한 비슷한 사건을 며칠 전에 본 적이 있는데...정말 참담하네요
NovemberRain
14/05/21 11:37
수정 아이콘
경찰에 신고하자마자 우르르르 나타나는 경찰들..
생모가 막고 있음에도 유골을 탈취하는 경찰들..
에휴...
Thursday
14/05/21 11:38
수정 아이콘
세월호 이후 사자에 대한 예의마저도 실종된게 아닐까 걱정됩니다. 시체팔이라는 말이 세월호 때 나온걸로 아는데 참. ... 말도 못할 서글픔이 옵니다.
그리고또한
14/05/21 11:56
수정 아이콘
이 정도면 이미 제가 알고 있는 사전적 의미의 경찰과는 엄청나게 멀어진 느낌이네요.
견찰이니 공안이니 주변에서 비꼬는 얘기가 많이 들리긴 했지만 그리 심각하게 다가오진 않았는데...
애패는 엄마
14/05/21 11:57
수정 아이콘
이젠 자기 시신조차도 마음대로 둘 수 없는 세상이군요
14/05/21 12:07
수정 아이콘
뭐 경찰이 누구를 위해 있는 것인지...
사실 권력자들을 위해 있는 것인줄은 알았지만 지난 정부에 이어서 이번 정부도 너무 노골적이네요.
그리고또한
14/05/21 12:09
수정 아이콘
공주님에 비하면 가카는 꼼꼼했다가 중론이죠-_-
우스갯소리로...누군가 '내가 MB를 그리워할 날이 올 줄이야. 적어도 MB는 대놓고 개판이진 않았어' 라는 글을 어디서 보긴 했는데 말입니다.
단지날드
14/05/21 12:13
수정 아이콘
유언도 무시하는 대단한 대한민국이네요
당근매니아
14/05/21 13:45
수정 아이콘
전 이거 부모가 둘 다 동의해서 법적인 하자가 없는 상황인가 했는데 생부만 동의한 상황이었나요-_-; 골 땡기네요.
아이유라
14/05/21 14:44
수정 아이콘
진짜 정말로 이해가 안갑니다.
경찰이 저렇게까지 해야하는 이유가 도대체 뭐죠?
14/05/22 01:43
수정 아이콘
아버지측 신청이 들어왔으니 성실하게 임했다....라고 변명하겠죠. 그 뒤에 어떤 로비가 있었을 지는 우린 알 수 없으니....
다만 오늘 삼성서비스지회 삼성사옥투쟁 참여하고왔는데 당시 현장에 계셨던 분 말씀으로는 갑자기 경찰 병력이 와서 하나 둘 셋 정렬 정렬 정렬 이러고(그 말 하는 동안 장례치르시던 조합원들이 무슨일이시냐고 묻는데 묵언) 바로 진압! 하고 돌격해서 방패로 찍고 끌어내고 최루액 뿌리고 했다는군요. 생모가 있건 없건.. 결국 그거 막던 조합 지도부는 현재 구속영장 실질심사 들어가서 오늘 오후 10시~11시사이에 결론났을거구요. 의도가 있다면 투쟁/파업 동력 약화 및 지도부 해체 이런건데 이걸 왜 '경찰'이 나서는지는 귿쎄, 참 모를일이죠.
아이유라
14/05/22 02:07
수정 아이콘
파업 동기를 상실시키려고 저런 비인도적인 행위를 했다구요?
아... 솔직히 믿기지가 않아요.... 낯설어요... 제가 아는 한국이 아닌것 같아요.
싸이유니
14/05/21 14:48
수정 아이콘
엄청 중요한 사건인것 같음에도 뉴스에서는 보지도못했던 애용을 여기서 보는군요...
상식으로 통하지 않는 시대가 정말 된 것 같습니다...대체 경찰이 왜 저기서???란 생각뿐입니다.
꽃보다할배
14/05/21 14:58
수정 아이콘
유언>생부or생모 아닌가요? 이건 생부>생모>유언이 되어버렷네요. 바꿔서 보면 삼성>가족>자기결정권으로 해석해도 되나요?
그나저나 삼성이 백혈병 보상하겠다 라는 (왕회장이 위독하다는 것과 궤가 비슷한 시기) 전문이 나간지 얼마안되서 자살하는 안타까운 현실이 또 발생했네요.

삼성 자체가 노조가 없는 회사이긴 하지만 현대 자본주의가 돈>투표 권력이라는 힘의 논리 앞에서 또 무너지는 것을 보니 가슴이 먹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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