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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5/03 18:32:44
Name Eternity
Subject [일반] [리뷰] 역린(2014) - 팩션과 판타지 사이에서 길을 잃다 (스포있음)
*반말체인 점 양해바랍니다.*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 있습니다.*





[리뷰] 역린(2014) - 팩션과 판타지 사이에서 길을 잃다



영화 리뷰를 쓰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아, 삭힐 수 없는 분노를 느끼는 것도 오랜만이다. 그만큼 영화 [역린]은 엉망이다. 우리가 익히 알던 정조도, 정유역변도 이 작품 속에는 없다. 단지 조선왕조를 가장한, 황당한 제3의 시공간만이 존재할 뿐. 영화를 보며 생각했다. 도대체 이 좋은 배우들을 데려다가, 조선왕조사 최고의 소재 가운데 하나인 정조의 이야기를 가지고 어떻게 이런 식으로 휘저으며 망가뜨릴 수가 있나. 누가 이재규 감독에게 그럴 권한을 줬나.


이 영화, 답이 없다

​내가 볼 때, 이 영화는 세 가지 원죄가 있다.

​첫째, 팩션의 탈을 쓴 채로 시나리오를 쓰고 앉아있은 죄.
둘째, 산만한 드라마와 영화 연출 사이에서 갈팡질팡한 죄.
셋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끝내 그럴듯하게 있어 보이려 한 죄.

​팩션과 판타지 사이에서 길을 잃다


"시나리오 쓰고 앉아있네."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누가 썼는지 모르겠으나 영화를 보는 내내 머릿속을 맴도는 생각이 그랬다. 진짜 이 영화, 시나리오 쓰고 앉아있다. [역린]은 정통사극이 아닌 '팩션 사극'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팩션이라고 해서 엄연한 역사적 사실을 마음대로 훼손하고 망가뜨릴 권리까지 함께 부여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그럴수록, 이른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팩션일수록 한층 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러한 팩션 사극에 대한 기대와 우려는 이전의 리뷰들에서도 몇 차례 지적한 바가 있다.

[팩션이라는 장르는 현실을 바탕으로 한 자유로운 상상력을 기반으로 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지만 그 때문에 또한 위험하다. '사실'을 기반으로 한 영화들이 관객의 몰입을 쉽게 불러일으키며 감정선을 자연스레 끌고가는 데에 반해, 팩션이란 장르는 지어낸 이야기라는 점을 이미 관객들에게 노출시키고 시작한다는 면에서 '개연성'에 대한 부담을 안고 시작한다.] ​(<광해, 왕이 된 남자> 리뷰 中)  

[기본적으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그 위에 허구를 덧씌운 '팩션 사극'은 이야기의 흐름과 개연성에 대한 관객들의 납득과 동의를 얻지 못하면 몰입이 깨지기 쉽다. 쉽게 말해 관객들로부터 (극의 내용이 허구이긴 하지만) '충분히 그럴 법하다',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식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런데 [관상]은 이러한 팩션의 한계를 말끔하게 극복해내지 못했다. 물론 몰입을 완전히 망칠 만큼은 아니지만, 영화의 후반부로 갈수록 '아무리 허구지만 정말 저랬을까?' 싶은 생각에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지점들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관상> 리뷰 中)

​이러한 팩션의 한계를, 탄탄한 이야기 구조와 관객의 공감을 불러일으킨 캐릭터의 감정선, 그리고 적절한 유머를 통해 매끄럽게 극복한 [광해]와 달리, [역린]에는 애초에 이러한 '팩션의 한계', 즉 개연성에 대한 고민 자체가 없다. 영화 초반 정조 역할의 현빈의 첫 등장씬이 이를 증명한다. 도저히 임금의 몸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조각근육의 정조가 홀로 존현각에서 반라의 몸으로 팔굽혀펴기와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모래주머니를 차며 관객들에게 근육질 몸매를 과시하는 이 장면은 이 영화가 지향하는 바를 극명하게, 그것도 아주 노골적으로 보여준다. 이른바 사극버전 [아저씨], 혹은 사극버전 [은밀하게 위대하게]. 그러니 캐릭터와 이야기를 얼마나 탄탄하고 개연성 있게 구성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애초부터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린 지 오래고, 오로지 초점은 정조 역의 현빈을 얼마나 멋지게 부각시킬 것인가, 그리고 영화의 영상과 때깔을 얼마나 간지나게 뽑아낼 것인가에만 혈안이 되어있을 뿐이다.

도대체 어디에 의지해서 흐름을 따라가야 하나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 영화에서 모티브로 삼은 '정유역변'이라는 역사적 소재는 현빈의 임금간지를 뽐내기 위한 한낱 소모품적 배경에 불과할 뿐이다. 그리고 결국 이 지점에서부터 '정유역변'에 대한 왜곡과 날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정유역변'이란 정조 1년인 1777년, 임금의 처소인 존현각 지붕에 한 자객이 침투했다 도망친 사건으로, 자객의 기왓장 밟는 소리를 들은 정조가 수색을 지시했으나 깨진 기와의 흔적만 남았을 뿐 범인은 찾지 못한 사건이다. (물론 그 후 한 차례 더 침입이 있었고 이를 통해 배후세력을 찾아내 발본색원하였지만 어쨌든 일종의 헤프닝처럼 큰 위협 없이 마무리된 사건이 '정유역변'인 것이다.) 하지만 사건이 이렇게 간단히 마무리 되면, 영화 속에서 현빈의 임금간지를 뽐낼 기회가 없는 법.

그러니 영화 속 '정유역변'은 어느새, 대왕대비 정순왕후(한지민)와 결탁한 5군영의 훈련대장 구선복(송영창)과 광백(조재현)의 살수집단이 가담한 이른바 '정유반정(?)'과 같은 대규모 반역사건으로 탈바꿈된다. 정조가 말을 타고 군사들 속을 달려와 반역을 일으키려는 훈련대장 구선복을 세치 혀로 간단히 굴복시키고, 존현각에 당당하게 정문으로 침투한 자객일당을 신궁 솜씨로 제압하고, 조선 최고의 살수인 을수(조정석)와 일대일로 맞장 대결을 펼친다. 차라리 이럴 거면 왜 팩션이란 카드를 꺼내들었나. 아예 100%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판타지를 천명할 일이지. 차라리 조선이 아닌 정체 모를 제3세계의 왕이나 현대의 대통령으로 탈바꿈시켜 팩션이 아닌 '픽션'으로 기획했다면 내가 느끼는 분노가 조금은 덜 했을 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역린]에서는 정조뿐만 아닌, 그를 보위하는 상책 갑수(정재영), 정조를 암살하려는 자객 을수, 을수를 사랑한 궁녀 월혜(정은채) 등 모든 캐릭터가 주인공 역할을 한다. 각각의 캐릭터에 나름의 사연을 부여하고 그 사연들과 이들의 얽히고설킨 관계를 2시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 안에 담으려 하다보니, 16부작 드라마를 2시간 안에 억지로 압축한듯한 산만한 이야기의 흐름 속에서 풀리지 못한 이야기의 실타래는 허공에 붕 떠버리고 만다. 상황이 이 지경이다 보니 캐릭터에 대한 공감과 극에 대한 몰입이 제대로 될 리가 있나. 붕 떠버린 이야기와 함께, 같이 붕 떠버린 관객들은 도대체 어디에 의지해서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야 하나. 한 마디로, 과유불급도 이런 과유불급이 없다.

역린, 웰메이드 사극의 본격 퇴화


​그리고 마지막 원죄.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끝내 그럴듯하게 있어 보이려 한 죄.'

개인적으로 이 지점이 가장 괘씸하다. 내가 볼 때 차라리 [역린]보다 [7번방의 선물]이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더 낫다. 작품성은 차치하고라도 [7번방]이나 [바람사]는 차라리 정직하고 순진한 영화다. 대놓고 저열한 작품성과 수준을 드러내며 순수하게 깔 거리들로 넘쳐나는, 속 보이는 코미디 영화들이란 얘기다. 하지만 [역린]은 다르다. [역린]은 개봉 전부터 마치 [광해][관상]을 잇는 웰메이드 명품 사극인양 스스로를 포장하며 완성도 높은 팩션 사극의 탈을 썼다. 하지만 때깔만 그럴듯하게 뽑아낸다고 해서 전부 웰메이드인가? 정작 그 실체는 어떠한가?

고증 따위는 잊은 지 오래인, 고풍스러운 척 하는 미장센과 화려하기만 할 뿐 앙상블이 없는 멀티캐스팅, 쓸데없이 비장미만 넘치는 스타일리쉬한 영상의 때깔만으로 작품의 본질이 가려질 리 만무하다. 영화 [역린]을 보고 있자니, 머리는 텅텅 빈 채로 화려하고 짙은 화장만으로 민낯을 가린 성형미인을 마주하는 기분이다. 여기에 배우들의 연기를 논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주연배우 현빈은 본인에게 주어진 롤 안에서 나름의 최선을 다했지만, 이것은 결국 잘못된 기획과 연출 안에서 배우들의 열연이 얼마나 허망해지는 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에 지나지 않는다.

애초에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받아든 현빈은 어떤 기분이었을까? 그는 사극 버전의 [아저씨]를 꿈꿨을지 모르나, 베일을 벗은 작품의 현실은 사극 버전의 [회사원]일 뿐이다. 영화의 러닝타임도 길고, 영화 속 정조의 하루도 왜 이리 지루하고 길게만 느껴지던지. 자못 비장하고 엄숙한 표정으로 작품 안에서 홀로 정신없이 종횡무진하며 고군분투하던 정조의 안쓰러운 모습을 보고 있자니, 차오르는 답답함에 문득 이렇게 묻고 싶어진다.

"전하, 대체 어디로 가시나이까."

결국 이 영화가 건드린 것은 조선의 개혁군주 정조의 역린이 아닌, 이 황당한 작품을 보기 위해 만원씩이나 지불하며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의 역린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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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린언니
14/05/03 18:34
수정 아이콘
이게 소문의 상의탈의하고 푸시업을 하는 상감마마 영화인가요
녹용젤리
14/05/03 18:38
수정 아이콘
옆에서 같이 보던 아내는 우오오오옹!!! 하더군요.
Eternity
14/05/03 18:50
수정 아이콘
정조가 처음 등장하는 그 푸쉬업 장면부터 영화에 대한 기대를 접었습니다.
14/05/03 18:42
수정 아이콘
안보길 잘했군요.
녹용젤리
14/05/03 18:43
수정 아이콘
스파이디를 볼때처럼 집중하지 않고 그냥 머리를 비우고 봤더니 고만고만한 재미를 안겨다준 영화라고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정순왕후가 영화를 너무 산만하게 해주는건 진짜 한지민이라도 용서할수 없었고 그외엔 그러려니 하면서 본것 같습니다.
제 바램이라면 그냥 여자들 파트는 날려버리고 그냥 쩌는땀내와 피냄새만 풀풀풍기는 그런 마초적인 영화로 만들었다면 어떨가 싶기도 합니다.
NaturalBonKiller
14/05/03 18:46
수정 아이콘
아 내일 보려고 했는데 대단히 고민하게 만드는 리뷰군요.
여하튼 좋은 글 잘봤습니다^^
Eternity
14/05/03 18:57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비추입니다만, 꼭 보시겠다면 영화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낮추시길 권합니다.
역사에 대한 고증이나 이런 건 전혀 기대하지 마시구요.
NaturalBonKiller
14/05/03 18:59
수정 아이콘
결국 영화 안보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리뷰 잘 봤어요^^
Friday13
14/05/03 19:00
수정 아이콘
저같은 경우는 포스터 보고
'아 뭐야, 또 정조야?',
'저기 악독한 표정 짓는 한지민은 정순왕후겠네?'
'자객같이 분장한 사람 한명있고, 음 백날 우려먹는 사골이군. 안봐야지.' 했는데
제 선택은 나쁘지 않았던듯. 덕분에 CGV 무비꼴라쥬에 쓸 돈 굳혔네요.
그리고 이제 정조는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만한 사골은 다 떨어진거 같은데, 그만 나왔으면 하네요. 거기가 그 사골이 실제 정조와 일치하지도 않고 뭐
사티레브
14/05/03 19:03
수정 아이콘
현빈이 김수현처럼 '이상한 열풍'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포스터보는 순간부터 2시간에 저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낼리가 없다 하면서 금요일도 토요일도 오전 시간을 낼 마음이 안나더라구요
14/05/03 19:06
수정 아이콘
"추천은 안하지만 니가 보고싶다면 말리지는 않을게."
전 딱 이정도로...
14/05/03 19:10
수정 아이콘
https://pgr21.com/pb/pb.php?id=freedom&no=48233&sn1=on&divpage=9&sn=on&keyword=Eternity
작년 말에 쓰신 14년도 기대작 10개 안에 들어가는 작품이 이런수준이라서야..
기대하신 만큼 실망도 크셨겠어요..
Eternity
14/05/03 20:18
수정 아이콘
워낙 기대되는 사극 대작들이 많아서 [역린]은 하위권 기대작이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실망이 무척 크네요.
드라마 감독으로 유명한 이재규 감독의 단점이 너무나 극명하게 드러난 작품이라고 봅니다.
킨스타
14/05/03 19:12
수정 아이콘
이거 입소문 장난 아니던데요? 재미없다고...

근데 개인적인적으로 정재영씨 좋아하는데 요즘 하시는 작품마다...
마프리프
14/05/03 19:17
수정 아이콘
한지민 뒤태본거말고 기억이 안나요
나비아스톡스
14/05/03 19:24
수정 아이콘
방금 보고나왔는데요.. 하고 싶은 말을 여기 다 써주셨군요. 에휴. .
뽀로리
14/05/03 19:28
수정 아이콘
영화 중반까지만 보면 결말을 알 수 있습니다. 근데 그 결말을 향해 가는 과정이 너무너무너무너무 지루합니다.
달콤한삼류인생
14/05/03 19:37
수정 아이콘
[회사원]수준의 작품이라니!! 정말 후덜덜하군요.
아마 내 생에 최악의 영화가 [회사원]이 아닐까 합니다.
Neandertal
14/05/03 19:41
수정 아이콘
[에지 오브 투모로우]...[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빨리 개봉해라...기다리다 진 다 빠진다...
[트랜센던스]는 감독 때문에 좀 고민입니다...감독이 다크나이트 촬영감독 출신이라던데...괜한 편견인진 모르겠지만 찰영감독 입봉작 치고 좋았던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아서요...
사티레브
14/05/03 19:57
수정 아이콘
북미 반응도 별로입..니다
王天君
14/05/03 21:20
수정 아이콘
트랜센던스는 북미 반응 지금 최악을 달리고 있습니다. 씨지브이 아이맥스도 고질라에 몰빵하고 있을 정도에요.
예바우드
14/05/03 19:42
수정 아이콘
저도 엊그제 보고 하도 기가 막혀서 글 한 줄 쓰려다 미뤄뒀는데
제가 할 말 다 해주셔서 묻어 갑니다.
진짜 관객의 역린을 건드리는 영화네요. 오랫만에 영화 보다가 친구랑 칼국수를 먹을까, 만두를 먹을까를 고민했습니다.
현빈 등근육 보여주는 순간부터 이미 실소가 터집니다.
아.. 진짜 여성관객을 뭘로보고. 니네 이런거 좋아하잖아, 흐흐~ 라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배는 더 불쾌했습니다.
보고 나오면 진짜 주인공이 누구인가 싶습니다. 상책인지 을수인지 정순왕후인지 정조인지
뭐 이렇게 매력도 없는 인물들이 줄줄 나와서 회상하기 바쁜지...
이렇다 보니 이 영화를 통해 보여주고 싶은게 뭔지도 모르겠습니다.
조선의 르네상스를 열었던 어떤 왕인지, 아니면 권력의 허망함인지, 아니면 민초들의 슬픈 삶인지
그냥... 정조가 푸시업을 하고 정순왕후가 발톱을 다듬고 상책이 땅콩을 내놓은 부스러기들만 남는거죠.
어메이징도 보고 나서 돈 아깝단 생각은 안했는데 역린은 진짜... 하하하!

그래도 전 무대인사가 포함되어 있어서 한지민을 봤으니까요.
Eternity
14/05/03 20:25
수정 아이콘
저도 그랬습니다.
영화보다가 휴대폰을 꺼내서 이 영화의 러닝타임이 몇분인지 찾아본 건 살면서 처음입니다.
말씀하신대로 현빈의 등근육 보여주며 푸쉬업하는 첫장면에서부터 암담해지더군요.
그 장면에서부터, 아 이 영화는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쓸데없이, 중용의 구절만 되풀이해서 읊어대는 것도 영 맘에 안들었구요.
엉망이면서도 뭔가 좀 있어보이는 척 하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보통 제가 영화 보는 기준이 까다롭지 않고 나름 관대한 편이라,
혹평을 하더라도 한두가지 칭찬은 해주고 넘어가는 편인데 [역린]은 괘씸죄 때문에 도저히 안되겠더라구요.
뭘해야지
14/05/03 19:47
수정 아이콘
갑수랑 을수가 마지막에 "혀엉" 하는 장면만 없었어도 전 이영화 좀 지루하지만 평타 이상은 하는 영화라고 생각했을거같은데
그장면에서 너무 깻네요.

조선시대역사는 잘 기억이 안나서 재밌게 봤는데..
이영화는 진짜 정조위주로 갔어야해요. 왜캐 이사람 저사람 얘기를 다하는지 포스터에 아는 얼굴이 너무 많아서 걱정했었는데
드라마엿으면 차라리 괜찮았을듯

한지민은 진짜 안어울리네요 목소리가 영..
영원한초보
14/05/03 19:58
수정 아이콘
제목만 보고 기대하고 있는 영화인데 정조와 역린이라 뭔가 있어 보이는 삘이였는데
정치적 고찰은 아예 없는 영화인가 보네요.
한지민은 이전에 정조 사극도 했는데 이거 찍으면서 무슨 생각했을지 궁금하네요
정조 영화는 영원한 제국
드라마는 한성별곡

이정도로 정리 되나요?
Sempre Libera
14/05/03 19:58
수정 아이콘
이게지금 100만이 넘었다는데 초반 광풍일 뿐이겠죠?
전 영화를 안봤지만 안보길 잘했다 생각이 드네요.
14/05/03 20:08
수정 아이콘
어제 밤에 보고 아내와 이런 얘기를 나눴습니다.
현빈 화보 영상... 이라구요.
도대체 역린이란 단어의 의미와 영화의 내용의 매치도 안 되고...
다만, 레골라스빰치는 정조의 경악스러운 활솜씨에 약간 찾아보니 실제로 정조가 무예도 조예가 깊었더군요. 허허
마스터충달
14/05/03 22:33
수정 아이콘
이산이 먼치킨이란 점을 다시 알게 된 영화이긴 합니다.
14/05/03 20:19
수정 아이콘
오늘 막 보고 왔는데 대체적으로 공감합니다. ㅠㅠ 이야기가 너무 중구난방에 캐릭터도 너무 많고.. 게다 한지민 악역은 개인적으로 너무 안 어울리더군요..
뭐 인터넷에서 관람권 할인할때 미리 사논거 유효기간 끝나기 전에 본거라 그나마 덜 아깝지만 서도 흐흐
그나저나 군도 예고 영상 보고 오오오 했는데 군도는 믿고 보는 하정우가 재현될런지 크크
Eternity
14/05/03 20:41
수정 아이콘
개인적인 올해 최고 기대작이 [군도]입니다.
기대 1순위가 [군도], 2순위가 [협녀], 3순위가 [해무]네요.

그건 그렇고 [군도] 예고편 나왔나요? 아무리 찾아봐도 없고 5월 7일 예고라고 뜨던데 말이죠.
14/05/03 20:45
수정 아이콘
롯데시네마에서 봤는데 짧게 1분 이내로 나오더군요.. 7월 개봉이라고.. 영화관마다 차이가 있는 듯 싶습니다,
王天君
14/05/03 21:22
수정 아이콘
조금 기대치를 낮추셔도 될 것 같습니다. 최근 블라인드 시사회를 보고 엄청난 실망감을 표한 글이 있었는데, 그 작품이 군도일거라고 하더군요.
14/05/03 20:25
수정 아이콘
사극 버전의 회사원.. 정말 공감합니다
취한 나비
14/05/03 20:32
수정 아이콘
괜찮은 배우들 가져다가 이따위로 밖에 표현 못 하는 감독과 시종일관 상투적이고 유치한 대사나 내뱉게 만드는 작가에게 화가 샘솟고 있었는데 까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을 읽으니 분노가 그나마 가라앉네요.

기왕 까시는 김에 표적도 까주세요. 아저씨가 얼마나 명작인지 재차 삼차 증명해주는 수준 미달 한국 액션 영화들 진짜... 못 봐주겠네요.
Eternity
14/05/03 20:45
수정 아이콘
공분을 살 수 밖에 없는 영화죠. 진짜,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라는 말이 맞습니다.
배우들이 아무리 열연해도 아무 소용 없어요. 좀 심하게 말해, 다 헛짓이 되는 거죠.

그리고 영화를 보며 느꼈던 고통은 [역린]으로 충분합니다. [표적]까지 보면서 고통받고 싶진 않아요.;;
개인적으로 아직 [캡틴 아메리카2][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를 안 봐서, 이 두작품부터 볼 예정입니다.
취한 나비
14/05/03 20:49
수정 아이콘
사실은 댓글 달면서도 괜히 죄송스럽더라고요. 하하
언급하신 두 영화 저는 나름 즐겁게 봤었는데 영원님은 어떻게 느끼실지 리뷰가 정말 기대되네요.
쓰신 글 참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Eternity
14/05/03 20:55
수정 아이콘
제가 관람하는 모든 작품을 리뷰하는 편은 아니라서, 두 작품 다 리뷰를 하게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영화를 관람하게 되면 둘 중 한 작품 정도는 리뷰하도록 하겠습니다.
항상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빠이
14/05/03 20:59
수정 아이콘
광해나 관상때문에 삘 받아서 만든거 같은데 결과는.... 순전히 스크린 숫자와 현빈힘으로 흥하고 있다 봅니다.
王天君
14/05/03 21:02
수정 아이콘
다행입니다. 안봤어요 그래서.
최종병기캐리어
14/05/03 21:08
수정 아이콘
1. 영화가 아니라 16부작 드라마의 스페셜 같은 느낌의 편집

2. 정순황후(한지민)은 최종보스도 반전도 아닌 그냥 이랫다저랫다하는 히스테릭 노처녀일뿐... 오히려 정순황후 파트를 통째로 들어내는게 몰입도면에서도 시나리오면에서도 더 완성도가 있을듯.

3. 우정 형제애 사랑 충성 야망... 이 모든게 늘어져만 있을 뿐 매력적인게 없다. 마치 살거없는 명품 아울렛.

4. 시종일관 무게만 잡아 보는 이로 하여금 피로감만 느끼게하고 완급조절은 전혀 안되어 있다.

5. 왕을 시해하는 반정의 키를 쥔, 사도세자의 죽음 앞에서 비아냥까지 거리낌이 없었던 구장군은 정조의 칼질한방에 모든 야망을 포기한다... 허술해도 이런 허술함이....

개인적으로는 5개 만점에 1개 반입니다.
(한지민의 목욕신에서 가운을 안입었다면 반점 더 줄 수도 있을까하는 고민이 들 정도로 가점이 될 게 없네요...)
14/05/03 23:02
수정 아이콘
마침 TV에서 이산을 하고 있는데 송연이...의빈 성씨가 정순 왕후가 되다니 크크크크
14/05/04 00:52
수정 아이콘
초반장면은 좀 애교로 봐준다 쳐도(여성 팬을 위한..??)

진짜 말씀하신 부분이 암담합니다. 너무 많아서 헷갈릴 지경(?) 까지 가는게 문제라고 칩니다..

메인스토리가 너무 정제되지 않은느낌? 정조와 갑수 캐릭터를 중심에 두고, 정조측의 정순황후, 기타 신하들의 이야기를 넣고, 반대로 갑수를 바탕으로 을수와 기타 그쪽 사람들의 이야기를 넣고, 둘의 관계를 중심으로 잇겠다는게 기획의도(?) 같은데, 양쪽의 비중이 같고 너무 왔다갔다하다보니 2시간 반의 러닝타임으로도 절이가 다 안되는 느낍입니다..

전 관상도 좋게본 편은 아니라. 이영화는 더더욱 좀 별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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