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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4/22 20:34:17
Name 기아트윈스
Subject [일반] 수학여행의 추억
이 저는 없습니다.

이 글은 두괄식입니다.

이하는 모두 주절주절 만연체 횡설수설이니 혹 나는 남의 개인사에 별 관심이 없고 쓰레드에 대한 의견 표현만 하고 싶으신 분은 요기까지만 읽고 댓글 다셔도 무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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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치학과 대학원 수업 듣던 때에 읽었던 논문에서 잠깐 나왔던 이야기인데요,

어떤 면에서 대학이란 운동능력 딸리던 고등학생들이 잘나가던 고딩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세워진 무대라고 하더군요.

인간은 다양한 레벨의 파워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세련된 외모, 달변, 운동능력, 끼, 글솜씨, 재력, 노래, 춤 등등. 이러한 파워들 중 남들에 비교우위를 갖는 파워를 하나라도 가지고 있으면 나름 자존감 높은 인생을 살 수 있지요. 최소한 어떤 상황에서든 정신승리가 가능하니까요.

이 중 가장 원초적인 힘이, 남성들의 경우, 운동능력이 아닐까 싶어요. (이런 건 네안데르탈님 전공인데 용감하게 써보자면) 수컷들의 경우 그 어떤 사회적 문맥 하에서 만났다 하더라도 일단 본능적으로 상대방의 물리적 힘을 측정한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수컷들이란 늘 예측하기 어려운 상대이기 때문에 만일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내가 제압 가능한 대상인지 아닌지] 정도를 명확히 구분해두려는 거죠. 제압 불가능한 대상이라면 유사시 36계를 시전해야 하고, 제압 가능한 대상이라면 유사시를 생각할 필요가 별로 없어지죠. 키 크고 몸집 좋은 친구들이 대개 수컷간의 관계에서 넉살 있고 여유가 있는 건 아마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요.

그래서, 중고등학생 레벨 정도의 남학생들은 대개 물리력에서 우위를 갖는 애들이 좀 학내를 주름잡고 다니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냥 주름잡고 다니는 정도면 그렇구나 하겠는데 대개의 경우 폭력으로 학내 패권을 쥐기까지 하죠. 불만스럽게도 피지배 계층이 된 남학생들에게 남은 선택지는 많지 않습니다. 물리력 외에 다른 파워가 없는 친구들은 그냥저냥 눈치보며 통학하는 거고, 다른 파워가 있는 친구들은 그쪽으로 힘을 모아 자기계발을 하기도 하지요. 이 때 머리 좀 돌아가는 친구들은 [공부]가 갖는 강려크한 파워에 주목합니다. 중고등학교에서 성적이 좀 나오는 친구들은 그 자체로 하나의 계층을 형성하고, 물리력이 지배하는 세계와 자신들을 구분해내죠. 이들의 파워는 선생님들 뿐 아니라 학생들 사이에서도 나름 승인을 받습니다. 학교 폭력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자면, 성적 상위권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게 그 방증이구요. 그래서 좋은 대학 진학이라는 지상명제는 성적 상위권 고등학생들의 학내 권력의 단단한 기반이 됩니다.

공부가 제공하는 파워에 일단 맛을 들이고 나면 수학여행이 달가울 리 없습니다. 간신히 내가 싫어하는 쟤들이랑 나를 구별할 막을 형성했는데, 3박4일의 긴 동거는 그 막을 상당히 무력화시키기 때문이죠. 때로는 그들과 같은 방에 배정될 수도 있고, 때로는 그들이 금품을 요구할 수도 있고, 때로는 그들이 자고 있는 내 얼굴에 치약을 바를 수도 있습니다. 모두 불쾌하기 짝이 없습니다.

다시 비유하자면, 마치 근무 시간에만 선임병들을 만나고 집으로 퇴근하는 것보다 퇴근 후에도 같은 내무실에 있어야 하는 게 더 싫은 것과 같달까요? 여기에 선생님들까지 끼게 되면 더 고역이죠. 근무 시간에만 만나던 간부들이 어느날 우리 내무실에까지 와서 자고 있는 그런 느낌입니다.

더 나아가 이런 권력 기반, 즉 성적이라는 기댈 곳조차 없는 학생들은 상황이 더 안 좋습니다. 흔히 말하는 셔틀 생활을 하는 아이들에게 수학여행은 그냥 생지옥입니다. 하교 후의 자유조차 없는 공간이요.




2.

수학여행을 [학교] + [여행] 이라고 할 수 있다면, 학교에 대해선 위에서 이야기했으니 이제 순수하게 여행의 측면을 살펴볼게요.

그것을 부르기 전에는 의미 없는 몸짓이지만, 그 이름을 부른 후에 그것은 나에게 다가와 꽃이 됩니다.

유적들도 그 배경과 의미를 모른다면 그냥 돌조각 나무조각일 뿐이구요.

관광자원을 크게 둘로 나누자면, 설명이 필요한 자원과 설명이 필요 없는 자원이 있습니다. 설명이 필요 없는 자원들은 주로 거대 규모의 자연물인 경우가 많고, 자연물이 아니더라도 역시 압도적인 덩치나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것들이지요. 나이아가라폭포를 관광하고 오는데 그 폭포 발견의 역사 같은 걸 설명해줄 가이드는 별로 필요 없죠. 있으면 좋겠지만, 사실 그런 거 없이도 그냥 눈으로만 봐도 입이 벌어지는데요. 반면 설명이 필요한 자원들은 설명의 유무와 그 품질이 관람경험의 만족도를 절대적으로 좌우합니다. 가이드 없이 동구릉에 놀러 가면 그건 그냥 산책로지요. 잘 쳐봐줘야 큰 흙더미 아홉개 정도구요.

전 수학여행을 경주로 두 번 갔었고, 그리고 뭔가 어디를 한 번 갔던 것 같은데 거긴 기억조차 없군요 (수련회였나?).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기억에 남는 거라곤 불국사에서 만났던 일본 여학생들의 루즈삭스 말곤 아무 것도 없습니다. 아무 설명도 없고, 그냥 불국사 앞까지 데려다놓고 자 두 시간 뒤에 여기로 모여라가 끝이었죠. 그게 뭔가요.

반면에 대학원 진학 후 선생님들과 여기저기 답사를 갔을 때는 그야말로 신세경이었지요. 이양반들이 매일 술만 먹는 줄 알았는데 현장 유적들을 만나자마자 굇수로 변신하더군요. [호오 설명력이 올라가는군요...!] 똑같은 공간을 얼마나 유의미하게 만들어주느냐는 역시 해설의 힘에 달려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E스포츠 경기 시청의 재미는 역시 중계진이 절반 이상 책임지는 것 아니겠어요?

그렇다면 설명이 필요 없는 자원을 즐기러 다니면 되지 않느냐인데요, 불행히도 우리나라에 그런 장소가 몇 군데 없습니다. 있는 것도 대부분 높은 산들이죠. 설악산이라든가, 지리산이라든가, 한라산이라든가. 해발 1500미터를 상회하는 산을 등산하고 오겠다고 수학여행을 짜는 건 안전문제로 불가능한 관계로, 제주도 정도가 가장 나은 선택지가 됩니다. 돈 아끼면 경주구요.

솔직히 말해서, 고작 이정도 품질의 여행을 해보겠다고 수백명을 움직이는 단체행동을 해야하는지 의문입니다. 차라리 그 시간만큼 아이들에게 [휴가]를 주는 게 더 의미있지 않을까 싶어요. 학교 공부가 참 힘드니 3박 4일만 쉬라구요. 아니면 친한 친구들끼리 에버랜드나 롯데월드라도 다녀와서 사진 제출하라구요.




p.s. 이 글은 작금의 사고와는 전혀 인과관계가 없습니다. 안전이 문제가 되니 수학여행 폐지하자는 주장도 아니구요. 그냥 그 여행들 자체가, 안전 여부와는 별개로, 참 재미없고 별로인데 굳이 다녀야할까 뭐 그런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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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이란
14/04/22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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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나름대로 수학여행을 재충전의 시간으로 잘 활용했던거 같습니다. 고2때부터 새벽 10시까지 야자하던 세대라서..
기숙사 생활을 해서 반 애들과 친해질 기회가 적었는데 수학여행때 나름대로 선생님 몰래 일탈(?) 도 즐기고, 잘 놀았죠.
14/04/22 20:43
수정 아이콘
아랫글에 수학여행에 불쾌한 기억을 갖고 있다고 썼는데.. 갑자기 빵셔틀이 된 것 같네요 크크
뭘해야지
14/04/22 20:43
수정 아이콘
그나이에 애들이랑 같이 자고 그런게 없어서 저는 괜찮은 추억으로 남았었는데
수학여행갈떄 성격이 별로라 반에 친구는 없었지만, 그래도 남녀공학이라 큰 괴롭힘도 없어서 딱히 저생각을 못했네요.
지니쏠
14/04/22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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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여행 전면 중단을 볼때마다 생각나는 일화가 있어요. 저희 어머니께서 박지만씨와 동년배이신데, 수학여행 시즌에 어떤 학교에서 버스사고가 났었다고 하더라고요. 당시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재임중이던 때인데, 아들의 안위를 걱정해서인지, 그 해 수학여행이 전면 중단됐었다고... 덕분에 저희 어머니께선 박지만씨가 가끔 TV에 나올때마다 쟤때문에 수학여행을 못갔다며 분해 하신답니다. 여튼 박씨 모녀의 재임중에 비슷한 형태의 수학여행 제재가 일어났다는것이 좀 신기하기도 해요.
opxdwwnoaqewu
14/04/22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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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수학여행이 전통이었는데 IMF터지고 경비절감한다고 내륙으로 바뀌어서
강릉에 갔는데 때마침 30년만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수학여행이 고스톱여행이 되는데...
스웨트
14/04/22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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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수학여행때 친구가 다른학교 시비걸었습죠,. 밤에 자유시간이라 피시방이나 가야지 하고 나갔는데 애들이 우루루 나가길래
뭐야? 다 어디가? 하고 따라갔는데 '아 오늘 드디어 이런날이 왔구나' 싶었습니다.
당시 많이 보던 만화가 "짱"인 것도 있고 해서 뭔가 개인적으로 영화"신라의달밤"처럼 되나 두근거렸는데 선생님들이 눈치채고 와해시키는 바람에
결국 싸움은 없었습니다.

수학여행은.. 나름 이것저것 추억이 있다면 있는데.. 개인적으로 수련회는 없애버렸으면 좋겠습니다. 도대체 왜 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14/04/22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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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중고등학교 시절 수학여행이 제일 큰 추억인데 이렇게 바라볼 수도 있군요.
고등학교 때 제주도 수학여행에서 선생님들 몰래 치킨시켜먹고 진실게임 하다가 다른애들이 나오라고 불렀는데 지금 진실게임 한다고 화내면서 안나갔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몰래 치킨시킨거 걸려서 단체로 벌받는 거였는데 저희 방 애들만 안나와서 욕먹고 한동안 다른 친구들과 소원했었습니다. 뭐 그래봐야 금방 풀렸지만요.
숙소가 산 중턱이었는데 주변이 어떤지 궁금해서 친구들하고 한밤중에 몰래 나갔다가 담임샘한테 걸렸는게 의외로 안혼내시고 근처 호수까지 데려가셔서 명상 시키셨던 기억도 나구요.
뭐 수학여행에 찬반이 갈리는건 개인적인 호불호에 따라서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친구들과의 추억이라는 장점이 더 있는 것 같습니다. 어른이 되면 줘도 안먹는 술 숨겨가기와 술 반입을 뻔히 알면서도 어느 정도까지는 눈감아주시는 선생님들과의 신경전(?)도 지금 생각해보니 재밌었구요.
Tristana
14/04/22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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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수학여행 정말 아무 추억도 없었는데..
재미도 없었고...
밤새도록 고스톱이랑 포커한거 정도..?
그리고 교사들 밤에 술먹고 싸웠는지 다음 날 선글라스 끼고 나타난 선생있었던 정도

고3때 수능치고 졸업여행은 무슨 수련회를 갔는데 진짜 왜 갔는지 이해가 안되고...
이건 진짜 최악이었네요 크크
tannenbaum
14/04/22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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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동감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세번의 수학여행을 다녀왔지만 왜 가는지 모르겠습니다
더러운 숙소, 그지같은 식사, 길고 긴 이동시간, 유적지에 풀어논 아이들, 밤마다 기사들이랑 술판 벌이는 선생들, 애들 등쳐먹기에 바쁜 상인들....

요즘엔 모르겠습니다만 8-90년대의 수학여행은 관광지 배경으로 단체로 사진 찍으러 가는 것 딱 그거였습니다

형편이 어려워 수학여행비를 마련 못해 안간다던 친구를 개패 듯 때리던 그 인간말종 담임은 아직도 잘 살아가겠죠
Jealousy
14/04/22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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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감요
14/04/22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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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요.
초등학교때 간 수학여행에서 숙소를 진짜 개 허름한 여인숙 같은 데로 잡아서 갔는데 -_-;;
계단 구석에 성인용품 판매기가 있었어요. 그때 콘돔과 바이브레이터를 처음 봤어요.
뭔지도 몰랐는데 나중에 남자애들이 그게 뭔지 막 은밀하게 얘기를 해주더라구요? 다들 후덜덜덜...
(물론 지금 생각해보면 다들 그게 제대로 뭔지 몰라서 설명도 다 틀리게 하긴 했습니다만)
10평도 안되는 방에 한 반 학생들 다 몰아놔서 다 누울 자리도 없었어요.
차라리 수련회는 숙소라도 있고 침대라도 있는데 이건 뭐..
14/04/22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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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진짜 대박이네요;;
그래도 학생들 가는 숙소인데 콘돔과 바이브레이터라니...후덜덜
14/04/22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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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문제가 많긴 했어요. 뭐 때문인지 일정 갑자기 변경되고 그래서 장소도 갑자기 변경되고 그랬어요.
뭐 난리에 난리였는데 유일하게 기억나는건 저거 뿐이네요 ㅠㅠ
14/04/22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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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여행도 있고 수련회도 있었는데 수학여행은 어쨌든 며칠동안 친구들과 함께 여행간다는 의미에서 좋게 생각합니다. 수련회는 왜 가는지 지금도 도무지 이해가 안갑니다. 요즘도 가끔 신문에 나오는 해병대캠프같은걸 보면 '아직도 저런짓을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며 혀를 차곤 합니다.
외기러기
14/04/22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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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동창 중에 이기찬이 있어서 반별 장기자랑 시간에 이기찬 노래를 라이브로 들어봤다는 것 말고는 다른 기억이 없네요.
글라이더
14/04/22 21:07
수정 아이콘
전 그냥 그 나이에 몇박으로 밖에서 놀고 자는구나로도 좋았는데요. 뭐 학교에 그닥 친한 친구 없고 했어도 즐거웠던 걸로 기억합니다. 공부하는 부류. 물리력이 강한 혹은 그 무리에 속한 부류. 빵셔틀. 이렇게 세 종류밖에 없나요? 그냥 순진하고 공부도 그냥저냥, 게임 얘기하고 만화 얘기하고 그런친구들이 대다수였지 싶은데... 앞의 세 부류는 오히려 각각 소수 아닌가요? 반에서 공부 잘 하는 두세명. 쌈질하고 다니는 뭔가 다른 부류 너댓명. 뺀 나머지 40-50명은 말씀하신 세 종류에 포함 안 될텐데요.
14/04/22 21:14
수정 아이콘
제가 7차 교육과정 첫세대인데, 한 반이 35명 제한이었죠.
더군다나 공학이면 성비대 인원수가 그렇게 많지도 않아요. 보통 노는 애들 한무리가 우르르 사고치면 다른 애들은 같이 피해보죠;
글라이더
14/04/22 21:16
수정 아이콘
아... 공학에 정원 수가 적으면 그럴 수 있겠군요. 전 남자학교에 정원이 55명 정도였던터라...
그러고보니 제 딸도 그런 문제때문에 스트레스 받아한다는걸 잊었습니다. 무리랑 못 어울리면 다른 무리랑 어울리면 되는게 아니라 왕딱 되는... ㅠ
Scharnhorst
14/04/22 21:19
수정 아이콘
저도 7차 첫 세대인데 35명의 인원이 지켜졌나보네요. 흐흐 전 한번도 35명인 반을 겪은적이 없네요. 젤 적었던게 38명 정도.. 흑
유리한
14/04/22 22:14
수정 아이콘
으으.. 저는 한반에 남자만 45~50명.. ㅠ
14/04/22 21:17
수정 아이콘
너무 예전 이야기 하시는거 같아요..

저때만 해도 한반이 30명.
그중에 성별 가르면 남자 17명.
거기서 노는 애들 4~5명이고.. 그 애들이 자기들끼리만 놀면 두 무리가 딱 생기는데
노는 애들이 깽판 치면 나머지도 10명 정도라 피해 다 보죠.
메인 무리에 못끼면.. 서브 무리가 없습니다..
글라이더
14/04/22 21:18
수정 아이콘
그러니까요. 그게 다르다는걸 미처 생각치 못 했습니다.
14/04/22 21:18
수정 아이콘
그래서 예전보다 요즘이 왕따문제 같은게 더 심해진다는 생각도 어느정도 들기도 하네요..

학교가 돈 아낀다고..

한반에 남자 1개방 / 여자 1개방 하면..
노는 애들하고 무조건 같은방이라 정말 일부 학생들한텐 지옥이 되기도 합니다..
Neandertal
14/04/22 21:07
수정 아이콘
요즘 분위기와 그리고 이 글 본문과 어울리는 내용은 아닙니다만 남녀 합반은 아닌 남녀공학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었는데 수학여행 갔을 때 평소 먼 발치에서 혼자 좋아하던 여학생에게 같이 사진 찍자고 했다가 퇴짜 맞았던 기억이 나네요...행주산성이었죠? 아마...ㅠㅠ
기아트윈스
14/04/22 22:06
수정 아이콘
.......ㅠㅠ
호모 사피엔스 OUT!
14/04/22 21:09
수정 아이콘
항공사 사정덕에 올때 생애 처음으로 비지니스석 탄거 빼곤 하나도 재미없었습니다.
Taxiknight
14/04/22 21:13
수정 아이콘
고2때 제 2외국어 때문에 반편성이 이상하게 나는 바람에 학년에서 저희 반만 합반에 남자 13명 여자 26명이라는 성비를 가진 반이 되었습니다...

수학여행은 즐거운것입니다.
기아트윈스
14/04/22 22:21
수정 아이콘
하지만 전 루즈삭스를 보았으니 꿀릴 게 없습니다?

가 아니고 제 2 외국어를 어떻게 고르셨길래 ㅡㅡ;
14/04/22 21:16
수정 아이콘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제 때는 어지간한 곳은 전부 학년 단위로 수학 여행을 갔었던 기억이 있네요.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대체 왜 그렇게 하는지 모르겠어요. 제 생각엔 1. 죽이 맞는 친구들끼리 팀을 짜도록 하고 2. 각 팀들의 희망 지역 수요를 조사해서 3. 거기에 맞춰 인솔자 구성해서 보내는 식으로 가는게 좋지 않나 싶은데... 물론 어른의 사정이라는게 있으니까 현실적으로는 어렵겠습니다마는
14/04/22 21:20
수정 아이콘
인원이 늘어날수록 가격이 싸지고, 통제가 압도적으로 쉬워집니다.
밤식빵
14/04/22 21:20
수정 아이콘
남고였는데 재미있었네요. 강원도로 가서 볼건 다본것같고 콘도에서 자서 불편하지도 않았고....
사실 남은 추억이야 친구들과 술마신것 밖에 없긴하지만 고딩때 단체로 술먹을기회는 없으니까요.
아라리
14/04/22 21:21
수정 아이콘
전 나이가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닌데 수학여행때 뭐했는지 기억이안나네요... 어디로 갔었는지 가서 뭘했는지 언제갔는지;;
14/04/22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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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댓글들 보니 궁금한데 수학여행때 남녀공학 같은 경우 밤에 같은반 남녀 친구들끼리 모여서 노나요? 아니면 제각각 노나요?
14/04/22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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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게 궁금하네요. 어차피 같은 반이어도 방은 남녀 따로 배정했을테고. 아마 표면상으로는 선생님들이 통제를 했겠지만 밤에 몰래 모여서 노는 그런 그림이 그려지긴 합니다.. 뭐 공학을 가본 적이 없으니 알 수가 있나 ㅠㅠ
김망아지
14/04/22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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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에 중고등학교 모두 공학으로 졸업한 사람입니다. 각자 노는애들은 각자놀고 같이 놀애들은 각자 놀고 그럽니다. 같이 논다고 뭐 날라리(?)거나 평소 행실에 문제 있는 부류인건 아니었구요 그냥 동네에서 계속 학교다닌 애들은 초중고등학교가 겹치기도 하니, 친한애들끼리 노는거죠. 음주나 흡연 같은 일탈을 하는 게 아니고, 진짜 살벌하게 베개싸움하고 무서운 얘기하고 그랬던 기억이...아무래도 방배정은 따로 하다보니 야간에 돌아다니시는 선생님한테 걸리면 단체로 엎드려 뻗쳐 기합을 받습니당...
뭘해야지
14/04/22 23:14
수정 아이콘
졸업한지 꽤 지났고, 여자숙소를 그때 안가봐서 모르겠는데 적어도 남녀숙소가 20분 이상 떨어진걸로 기억하네요.
14/04/22 23:30
수정 아이콘
밤에 건너갈려고 남자숙소 2층에서 점프했는데...(1층에는 선생님들 대기)

여자숙소를 가니까 거기도 1층에 선생님이 있어서 절망했던...
14/04/22 21:28
수정 아이콘
저는 없습니다에서 빵 터졌습니다. 왜그랬지...
행복과행복사이
14/04/22 21:35
수정 아이콘
남중 남고 였습니다.
초등학교때도 장기자랑에 참여하지 않아도 두루두루 잘 놀아서 재밌었고,
중학교때나 고등학교때도 축구를 해서 그런지 노는쪽이건 안노는쪽이건 양쪽다 두루두루 친한 스타일이였고,
그래서 수학여행때도 제가 방 조직해서 재밌게 놀았었던걸로 기억하네요. 베개싸움이 제일 재밌었다는건 함정이지만. 제 친구들이나 제가 가르쳤던 애들이나 학교에서 수업을 안듣고, 친구들과 여행가고, 장기자랑 한다는것에 굉장한 재미를 느끼고 설레했었고, 그래서 추억쌓기 좋다 생각했었는데...생각보다 아닌 사람들도 많아서 놀랐네요.
티아고 메시
14/04/22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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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때였던가요

숙소에서 피곤해서 일찍 잠들었는데
애들이 바지에다 물 붓고는 자다가 오줌쌌다고 개구라를...
기아트윈스
14/04/22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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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초등학교 때 애들이 그 장난 치는 걸 봤죠.

더 끔찍했던 건 당사자가 당황해서 "어 나 가끔 그래" 라고 자백했다는 것;;
14/04/22 21:47
수정 아이콘
제가 고딩때 수학여행을 제주도로 갔는데 일정 내내 가는 식당마다 제육볶음만 주더군요
일정 짠 xx 머리 박고 엎드렸으면 ....
김망아지
14/04/22 21:49
수정 아이콘
크크 저랑 같은 고등학교 나오셨나봐요
아 그놈의 흑돼지...정말 흑돼지로 만든 제육볶음인지 알길이 없지만...
14/04/22 21:55
수정 아이콘
처음에 고기 나오길래 오오!! 하면서 맛나게 먹었는데 마지막까지 이러는거 보고 욕이 나왔습니다 ㅠㅠㅠㅠ
14/04/22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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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아래에서 수학여행 얘기가 나왔을 때, '당연히 수학여행은 짱 즐거운 거 아냐?' 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몇몇 댓글과 이 글을 보니 또 그런 것만은 아니구나 싶습니다. 막상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딱히 수학여행의 추억 같은 게 인상깊게 남아있는 것 같지도 않네요. 기껏해야 밤에 대량으로 치킨을 주문해서, 덜 익혀져 온 걸 먹고, 다음날 배탈이 나서 이동 하는 내내 식은땀을 흘렸던 안 좋은 기억만.. 비행기 타고 돌아오는 길이 얼마나 괴롭웠는지 모릅니다. 그 이후로 '난 앞으로 치킨은 먹지 않겠어!'라고 다짐을 하고 1년 동안은 안 먹었던 것 같은데, 역시 치느님 없이는 살 수 없네요.
그래도 본문에 조금 반론을 해보자면, 소위 노는 아이들이라고 하는 부류가 수학여행을 가서까지 아이들에게 해꼬지를 하는 경우는 못봤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학교 밖으로 나가면, 학교에 대해 묘한 소속감이라는 게 생기는 경우가 많죠. 본문에도 있습니다만, 수학여행을 가서 다른 학교와의 갈등이 있거나 할 때 일진 애들이 가장 먼저 나가서 우리 학교 애들 건드리지 말라고 하는 것도 본 것 같기도 하고.. '우리 말고 다른 애들이 아이들을 건드리는 건 참을 수 없어!'라고나 할까요.. 그리고 저희 학교의 경우에는, 진짜 나쁜 애들은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쉬는 시간에 밖에서 애들이랑 담배피고 오면서도, 막상 같은 반 친구들이랑도 잘 어울리는 아이들도 꽤 있었고. 뭐 이건 케바케이긴 하겠죠.
그리고 진짜로 따돌림 당하는 아이가 아닌 경우, 그냥저냥 학교 다니는 일반 학생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는데 각자 3~4명씩 친한 무리들이 다 있지 않은가요. 수학여행가서 친한 애들이랑 돌아다니면서 군것질 하고, 그냥 이런저런 수다 떠는 게 진짜 즐거움 아니겠습니까. 답사는 무슨. 그냥 그 넓은 공간에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이리저리 뛰댕기고 앞에 있는 게 뭔지도 잘 모르면서 사진찍고 하는 뭐 그런.
그리고 수학여행의 즐거움은, 가기 전의 설렘이 사실 반 이상을 차지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막상 가면 생각보다 재미는 없고, 지루한데, 처음 버스를 탔을 때의 두근거림이라든지, 비행기가 이륙하면서 친구들과 '우와와아!'하는 그런 것들 말이죠. 이동시간이 너무 길다는 분들도 계신데, 사실 버스안에서 이동하면서 애들이랑 노는 것도 재미 아닙니까. 저는 오히려 그런 것들이 더 기억에 남는데 말이죠.
기아트윈스
14/04/22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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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다 자기 경험에 기반해서 말하는 거라...

전 방 별로 돌아다니면서 수금하던 애들을 봐서 아직도 진절머리 나네요.
14/04/22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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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하군요.. 저 같은 경우에는 학교애들 돈 뜯는 부류는 없었는데..; 기껏해야 '50알만 보내줘' 뭐 이런 게 다였으니까요..
14/04/22 21:56
수정 아이콘
그런데 수학여행은 사실 심야에 ocn 보려고 가는거 아닌가요??
나름 재밌게 놀았는데 ㅠㅠ
기아트윈스
14/04/22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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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안봤지 생각해보니 전 숙소에 티비가 있던 적이 없었어요 -_-;;
탕수육
14/04/22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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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란제리 쇼...
14/04/23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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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수학여행때 올림픽파크텔에서 봤던 스파이스tv가...
14/04/22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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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수학여행에 대한 좋은 추억이 없네요.
저같이 내성적인 사람은 강제 단체 여행 자체가 고역입니다. 학교건 직장이건...
수학여행 안가는 사람은 그냥 학교 쉬게 해줬으면 좋겠어요. 안가도 학교에는 나오라고 하니 어쩔 수 없이 가기도 하니...
Abrasax_ :D
14/04/22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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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고등학교 시절 수학여행을 일본으로 갔는데요. 당시에 배를 타고 가서 이번 세월호 사고에 마음이 참 아팠습니다.

원래 제주도, 중국, 일본으로 설문을 받았는데 저는 떼로 몰려다니는 짓이 너무 싫어서 수학여행을 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부모님이 하도 가라고 하시길래 가장 저렴했던 제주도로 했는데 사람이 없어서 사라지고, 다음 설문에서 중국으로 정했는데 그마저도 사라졌습니다.
마지막 설문이 일본의 도쿄, 오사카, 벳푸였는데 이렇게 된 이상 제대로 가보자고 생각해서 도쿄를 썼지만 결국 벳푸로 가게 되었던 기억이 있네요.
외국에 간 것은 처음이었고, 배를 타고 가서인지 생각보다 코스, 숙소와 식사 등이 만족스러웠습니다. 더 재미있을 수도 있었지만 역시나 단체여행이라는 특성 때문에 제대로 즐기지는 못했습니다. 자연사박물관을 둘려보려고 했는데 1시간도 안 되어서 모이라고 하는 것부터 어이가 없는 일이지요.
탑갱좀요
14/04/22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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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고등학교 때 기숙사 학교를 다녀서 수학여행을 가도 하루 종일 보던 애들만 보니까 별 재미가 없더라구요. 처음으로 비행기 탄 거 빼면 딱히 기억에 남는게 없었습니다.
14/04/22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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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여행을 핏덩이들이 가야하는 이유는 그래야 촌지가 형성되서 그래요.
대학가니 똑같아요. 과지가 나와야하는 이유는 그래야 운동권 활동비가 챙겨져요. 20프로씩 꿍쳤어요 죄송해요.
대패삼겹두루치기
14/04/23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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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닙니다. 저는 수학여행을 끔찍히도 싫어하지만 제 어머니가 교사셔서 아는데 말씀하신 이유는 전혀 해당사항이 없습니다.
14/04/23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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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악의에 찬 글을 보면 정신이 아득해져서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감도 안잡힙니다.
14/04/22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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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수학여행이 대단히 재미없었어요..
워낙 친구도 없었고 추억 남을만한게 그닥..
14/04/2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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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도쿄로 다녀왔는데, 태어나서 처음 해외로 나간거였고 서울도 많이 안가본 촌놈이라 그런것도 있었지만, 세상에 이렇게 엄청나게 크고 사람많은 도시가 존재한다는 걸 몸으로 느꼈었습니다.
신도청인가 하는 건물 전망대에서 지평선 끝까지 산은 없고 도시지역 만 보였는데 그때 충격을 잊을 수가 없네요.
그날따라
14/04/2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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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고등학교 때 서울 설악산 갔는데 내내 차에 있었던 기억;; 근데 숙소에서는 잼나게 놀았네요.
근데 이상하게 중학교 수학여행은 기억이 안나네요 나쁜 기억도 좋았던 기억도
수련회에서는 기합 받는데 그건 뭔가 당연히 그런건줄. 수련하러 간다고 생각해서. 그럭저럭 견디만하기도 했고
집에선 여행을 거의 안가는 편이라 그런 식으로 바람쐬니깐 좋더군요. 기분전환도 되고
beanjosee
14/04/22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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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소린데 전 수학여행은 금강산, 졸업여행은 제주도(배-비행기)로 다녀왔습니다. 그때는 모두들 별생각없었는데 이제는 저렇게 간다고 하면....
Jealousy
14/04/22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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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이라니.. 덜덜
14/04/23 00:00
수정 아이콘
가고싶어요 ㅠㅠ
83년 돼지띠 ㅠㅠ
개념은?
14/04/23 00:31
수정 아이콘
저는 수학여행 참 재미있었어요.\
데이비드킴
14/04/23 00:35
수정 아이콘
돈 아깝고 시간 아깝고 쓰레기같은 행사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14/04/23 00:50
수정 아이콘
초등학교 수학여행은 설악산, 중학교 수학여행은 전라도 일대, 고등학교 수학여행은 서울로 다녀왔었네요. 서울로 갔던 수학여행이 가장 인상깊었네요. 서울이란 도시를 접한게 그때가 처음이었으니까요. 에버랜드 가서 실컷 놀 시간도 있었고(...)
엘롯기
14/04/23 01:46
수정 아이콘
국민학교때는 경주, 중학교때는 서울&대전엑스포, 고등학교때는 제주도 다녀왔는데 충분히 재밌었습니다.
솔직히 수학여행 아니면 가볼 기회가 많지 않잖아요.
군대 가기전에 친구들과 경주에 놀러간적 있는데 불국사 앞까지 갔다가 입장료가 있다는걸 알고 그돈으로 술이나 마시자며 그냥 돌아섰던 기억이...
14/04/23 02:32
수정 아이콘
저도 별로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최소한 수학여행 가서 더 고통받을 아이들을 생각하면 그냥 3박 4일 휴가를 주는게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건이강이별이
14/04/23 08:59
수정 아이콘
전 다른 거창한 이유는 필요없다고 생각하고 공식적인 행사로 입시, 학원 압박에서 벗어나 친구들끼리 여행 가는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뭐 수학여행에 나쁜기억이 없어서 그런지는 모르겟습니다. 중학교때는 쌈치기?? 고등학교 때는 홀짝으로 밤새 만원을 벌었던 기억이..
14/04/2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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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있는 많은 분들이 제가 알던 세계와는 다른 세계에서 학교를 다닌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 그 또래끼리 다같이 여행 가서 생기는 해프닝들 하나하나가 추억이 되는게 보통 아닌가요.. 몇몇 특수한 경우는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고등학생까지의 수학여행중 진짜 특수한 경우니까 좋지 못한 예로 기억에 남은 것 뿐이구요
대패삼겹두루치기
14/04/23 11:03
수정 아이콘
그 피춘님의 그 시절 해프닝들이 추억이 된다는 것도 개인 경험에 근거해서 나온 결론입니다. 피춘님과 같은 학급 동기들이 모두 피춘님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장담하실 수는 없지 않습니까?
각자의 성향, 환경, 그리고 여행지에서 겪었던 상황도 다르기에 개개인에게서 도출되는 결론이 다 다르다는거죠. 우리 모두가 다른 세계는 아니지만 다른 상황에서 학교 다닌 것 맞습니다.
불량공돌이
14/04/23 11:24
수정 아이콘
꼭 수학여행이라 지칭할것 없이 학교 기반의 단체에서 여러곳에 다녀보는거에 찬성입니다.
1번의 문제는 경험해 본적이 없으니 할말이 없고, 2번의 퀄리티의 문제에 대해서는 '퀄리티가 낮으니 굳이 할 필요가 없다'라기보다는 '퀄리티가 낮으니 퀄리티를 높여야 한다'는 쪽이구요.
사실 인원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이런 여행의 질은 낮아지기 쉽습니다. 수가 많아질수록 갈 수있는 곳은 제한적이고, 거기에 적절한 비용문제를 생각하면 더 힘들어지겠죠. 학교장 혹은 그 윗수준에서 이러한 문제에 대해 고민이 없으면 해결이 힘들겁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퀄리티라도 충분히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물론 학교 단위가 아니라 가정 단위의 여행이 더 알차고 심도깊을순 있지만 모든 가정에서 그러한 경험을 제공해 줄수는 없습니다. 또한 단체로 갈 경우에만 얻을수 있는 경험도 있구요.
초,중때의 수학여행은 어디로 갔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안나지만 (대충 경주, 속리산 부근이었다는것만..) 즐거웠다는 기억은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보이스카웃 같은 조금 더 소규모의 행사는 꽤 많이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고등학교때의 수학여행은 아직 생생히 기억이 나는데, 교장-이사장 수준에서 꽤 신경을 쓴것 같습니다. 지리산 근처의 수련원을 빌려 지리산 정상에 다녀왔습니다. 간혹 다른 학교는 인솔교사로 담임만 보내는 경우가 있던데, 담임+부담임 기본에 예비대의 성격으로 학년과목담당 교사들을 배치하니 교사당 인솔해야할 학생수가 줄어 통제도 잘 되었던듯하구요. 대략 10명 남짓 뭉쳐서 다니게 되었는데, 체력이 딸리는 친구 배려해서 페이스 조절하던 기억이 좋게 남아있습니다.
덧) 수련회는 여행이 아닙니다. 그런 방식의 커리큘럼은 적극 반대합니다.
14/04/23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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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학창 시절 다녀온 세번의 수학여행에서 좋은 기억이 없고 사실 그에 대한 기억 자체가 별로 없습니다.(성인이 된 후 강릉에 놀러가서 오죽헌에 설레며 갔는데 가보니 중학생 때 수학여행을 간 곳이었는데 전혀 기억에 없었던거죠.)

2. 선생 입장에서도 수학여행 가는거 싫어합니다. 수학 여행 기간 내내 교사에겐 참 고통스러운 시간입니다. 학교에서도 관리가 쉽지 않은 아이들 데리고 풀어놨다 인원수 체크했다 풀어놨다 인원수 체크했다... 수학여행 기간 동안 내내 12시까지는 아이들 취침지도에 이어지는 시간 동안에는 담임 회의를 새벽 두세시까지 하고 돌아가면서 야간 지도 감독. 일정 내내 하루에 4시간 잠자는게 힘든 과정. 일정되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쪽 저쪽 돌아다니면서 수습하는 것, 그리고 책임... 책임... 책임... 두세번 했더니 너무 힘들어서 수학여행 가는 학년에 대한 기피가 생겼습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니 이렇게 힘든 교사는 고정 수로 존재하고요.

3. 그럼 싫어하는 누군가가 있으니 폐지해야 하는가. 이 문제는 양쪽의 의견이 갈린다면 결국 교육적으로 봐야겠죠. 교육적으로 의미 있는 활동이라면 반대가 좀 있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설득해서 내실있게 운영할 수 있도록 변해야 할 것이고요. 저 역시 가기는 싫지만, 교육이란게 하고 싶은거 하고 하기 싫은걸 안하는게 아니라 교육적으로 필요한 활동을 해야 하는 점이니 그런 것이라면 하기 싫어도 해야 하겠죠. (제 호불호와는 별개로 교육적 의미가 없진 않고, 교육적인 방향을 더 키울 수 있는 방향은 분명히 필요하겠습니다만.)

4. 그럼 일선 교사에게 떨어지는(?) 뭔가가 있느냐. 제가 근무한 학교가 많지 않으니 전체 학교 사정을 다 대변할 수는 없어도 적어도 공립 학교에서 그러한 일이 벌어지기는 현재 힘든 구조입니다. 애초에 이러한 것이 정해지는게 공개 입찰 방식을 취하고 있고 최종 선정 역시 학교운영위원회(교사대표+학부모대표+교장,교감 등으로 구성)에서 여러 안중에 선택되어지는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다른 분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관행적으로 돈이 오가고 하는 것은 많이 없어졌다고 보이고 이건 좀 더 보완되어야 하고 깨끗해져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이고요.

5. 그래도 수련회는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교육적으로도요.
요들레이히
14/04/23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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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 여고를 나왔는데.. 저도 딱히 좋았던건 없네요.. 여행이라기보다는 그날 하루는 단체로 모여서 술마시기 좋은날?? 그런인식이라... 고등학교때 에버랜드에 갔는데 놀이기구타서 행복했다 정도??
곧내려갈게요
14/04/23 13:39
수정 아이콘
케이스 바이 케이스겠지요.
중학교때 수학여행은 정말 최악이였습니다. 10몇만원 주고 갔는데 숙소는 한방에 십수명씩 때려 넣고, 밥은 정말 평생 살면서 어디에서도 맛보지 못 한 최악의 식사였고 (얼마나 맛이 없었는지 저녁식사 "직후"에 매점의 컵라면이 다 팔렸어요.), 볼거라고는 눈꼽만큼도 없고, 도무지 이걸 왜가는지 모르는 수준의 여행이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누군가 엄청난 리베이트를 챙겼을것 같아요. )
반면에 고등학교 수학여행은 정말 재밌었던 기억인데, 일단 제주도여서 볼거리가 많았던거 같구요. 반 분위기가 워낙 좋은 편이여서 다들 잘 어울리기도 했고, 담임선생님께서 어차피 내가 니들 감시해봤자 어떻게든 술 마실거 다 아니까 그냥 내 앞에서 마셔라... 라고 하셔서 술 적당히 먹고 적당히 놀았던 기억이 참 즐겁게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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