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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3/28 10:06:55
Name 표절작곡가
Subject [일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알펜심포니" - 그냥 주저리주저리
오늘 소개 올릴 분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입니다.(Richard Strauss)
맞습니다.. 영어로는 리차드라고 읽히는~~

베토벤을 낭만주의의 문을 연 작곡가라고 한다면,
이분은 낭만주의의 문을 닫아버린 사람입니다...^^
후기 낭만의 끝판왕 되시겠습니다...

베토벤 선생께서 돌아가신 이후로 후대 작곡가들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뉘게 됩니다...
(물론 독일, 오스트리아 얘깁니다...프랑스 그 쪽 동네는 다른 세계라~)

전통을 따르자~!! by 브람스파
개혁을 합시다~!! by 바그너파

둘다 베토벤을 계승했다곤 합니다...
계승한 초점이 달라서 서로 쌈박질이죠~~

브람스는 지난번 글에 언급했으니
오늘은 바그너파 일당들에 대해 썰을 풀어보겠습니다...

얘네들 수장인 바그너는 교향곡, 소나타, 협주곡 이런거 별로 안좋아합니다...
고리타분하거든요~~
"형식, 악식에 맞춰서 쓰면 뭐할거여~~??"
그래서 오페라 쪽을 파고 듭니다...
직접 가사로 전달하는게 속편하죠~~
바그너의 블록버스터 오페라들은 많죠~~
방황하는 네델란드인, 뉘른베르크의 마이스터징어(전국 노래자랑 중세 독일 버전~)
트리스탄과 이졸데, 탄호이져, 반지 시리즈~~
뿔뿔이 몇 백개 왕국으로 흩어져 지내는 독일어 쓰는 아해들의
민족정신을 고취시키고자...
독일 신화이야기,,민담 등등을 오페라로 담습니다...
역시 아리아인은 짱이라능~~~!!!
((후대의 히모씨가 좋아할만 합니다...ㅡ.,ㅡ))
이분이야 뭐~~
왕실 재산을 직접 퍼다 쓰는 입장이라~~
오페라를 위해서 뭘 동원하든 상관없었던 사람입니다...
자기가 오페라 극장 설계하고,, 대본도 쓰고,,,
음악도 쓰고,,, 지휘도 하고,,,북도 치고,,,(?) 장구도 치고,,,(?)
근데 피아노는 못 쳤다능~~(진짜라능~~~!!)

그 당시 음악계에서는 두 부류만 존재합니다..
바그너'까'이거나 '빠'이거나~
하지만 까든 빠든 모두 사이좋게 바그너의 영향을 받습니다..
화성진행과 반음계적인 선율의 움직임 등등이 기가 맥히거든요~~
참~ 예외는 있습니다..
저~~ 러시아 시골에 주정뱅이 무소르그스키라고~
((대표작 - 전람회의 그림))
그 사람은 유럽의 변방 of 변방에 있어서
오히려 바그너 유행에 못 따라간게 불행 중 다행이랄까요~?흐흐

그 바그너 계승자가 대표적으로 셋이 나타나는데~
순서대로 브루크너, 말러, R. 슈트라우스입니다...

브루크너야 말로 바그너의 추종자입니다...
마치 이인임 옆의 하륜 처럼요~~
이분 성향은 참 묵직합니다...(기모씨가 울고 갈만큼~)
전혀 화려하지가 않아요~
꾸미는 것도 없고,,할 얘기를 길게 가져가긴 하지만,
그렇다고 군더더기를 남기진 않습니다..
오히려 절대음악에 가까운 교향곡을 9개나 썼지만,,,
반대파의 저격수 한슬릭한테 갈굼(?)을 많~~~이 당합니다...
바그너 추종자인데 오히려 오페라는 하나도 없다는 아이러니도 있구요~~

말러는 태생상 바그너와 가까울 수는 없는 사람입니다...
유태인이거든요~~
아시다시피 바그너는 반유태주의자이지 않겠습니까??
항상 우울하신 이 형님은 왠일인지 바그너에 대해서 만큼은
대인배적으로 잘 받아들이고 스타일을 잘 흡수합니다..
선배인 브루크너보단 더 화려합니다..
그리고 음악에서의 기분이 극과 극을 오갑니다...
자기가 그랬거든요~~

이제 오늘의 주인공 슈트라우스인데,,,
이분은 장수 하셨습니다..
1864년에 태어나 한국전쟁 전 해에 돌아가십니다...
한 시대를 풍미한 거물급 작곡가이죠~~
이분 음악은 참 패기가 넘치고,,
재치와 유머가 남발합니다...
악기 테크닉이 많이 까다로운건 덤이구요~~
이분이 남긴 유산은 교향시와 오페라입니다...
진정한 바그너의 계승자라고나 할까요??

바이에른에서 가장 잘나가는 양조회사 회장 딸이랑 결혼도 했고,,
(카스, 하이트, 진로, 처음처럼같은 주류 회사 사장의 딸과 결혼!!)
이미 음악계에서도 실력으로 먹어주겠다~~(빽도 있겠다, 실력도 되겠다~)
이분도 음악 내에선 못할 게 없었습니다...
특수 악기 막 갖다 쓰고,,,,
합창단 막 동원하고
(오페라에 나오는 고작 3분도 안되는 부분을 부르기위해~)~~등등
어찌보면 세상 모든 작곡가의 로망이라고 할 수 있지요~~^^

오늘 소개할 곡은 그 중~
알펜심포니~ 즉 알프스 교향곡 되겠습니다...
자그마치 50분 짜리 곡 인데요~
중요한건 실질적으로 단 악장입니다...
교향곡인데 4악장제가 아닌 것이지요~~
논란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이곡은 엄밀히 따져서 교향시로 분류합니다...
1.표제음악적 성격,,프로그램에 맞춰서 음악을 전개함.
2.4악장제가 아님,,,비슷하게라도 맞춰가지도 않음...

표제음악을 자유롭게 하기위해 나온 것이 교향시이걸랑요~
4악장에 매여서는 자유롭지가 않아요~~
(빠름 - 느림 - 춤 - 빠름)
"어~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에서는 춤곡이 필요 없는데~~!!"
"그리고 나 소나타 형식으로 안쓸건데~~!!"
어쩔 수 있나요~ 춤곡도 빼고 소나타형식의 악장도 빼야죠~~
교향곡은 이렇게 서서히 생명력을 다해갑니다...

근데 왜 이 곡은 교향곡이라고 붙였나요??
단순합니다...
슈트라우스의 말이 걸작입니다.. 
그냥 긴~~~~ 교향시니깐~
뭐 어때~?? 교향곡이라고 붙이지 뭐~~
길면 교향곡 짧으면 교향시...뭐 이런거죠~
(멀면 더블, 가까우면 벙커링!!)
후대 음악학자들 골치아프게 만드는데 재주가 있습니다..

전지전능한 슈느님께선 못 동원할 악기 없으셨습니다..
한번 짧게 연주하고 버림 받아도 연주자는
연주한 걸로 영광으로 알아야죠~~
괴이하게 큰~~ 편성에~
특수 악기에~(바그너 튜바 네 대 - 튜바 같이 생겼지만 좀 작고 예쁘게 휜거~흐흐)
오르간에,, 하프를 두 대나 부르고~~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타악기에 (바람소리내는 원통형 악기 있습니다...)
호른은 무대에 4명 서고 
무대 뒤에 12명이 있는데~~ 이 사람들 고작 기다렸다가 2분 나오고 퇴장!!!!!

이 곡은 슈트라우스가 알프스에 간 기억을 살려서 만든 곡입니다...
슈트라우스의 마지막 교향시이구요~~
내용을 짧게 살펴보자면...
음악 내에서 주인공이 
밤에 알프스에서 지내다가 일출을 구경하고,,,
산을 오르면서 이것 저것 구경하다가,,,
자기 혼자 삘 받아서 약 빤듯한 느낌에 취하다가,,,
폭풍우가 몰려오면서 산에서 급히 내려 오고나서,,,
다시 밤이 찾아옵니다...
이게 간략한 스토리입니다. 

자 이제 제대로 풍악을 울려볼까요??
하이팅크 아저씨가 빈필을 이끌고 영국 BBC홀에서 연주하네요~~흐흐
악장마다 영어로 각각 제목이 쓰여 있으니 감상에 도움이 될겁니다~~
워낙 어려운 곡이라 프로들도 간혹 삑사리가 납니다~~ㅠㅠ

((본인이 독일에서 이 곡을 직관한 썰))
첼로 수석주자가 열심히 연주하다 혼자 솔로로 나오고 있던 도중에
가장 낮은 현이 끊어져 버립니다...
급히 부수석 주자의 악기를 갈취(?)한 뒤 솔로 파트를 끝내고~
다시 자기 악기를 잡고 현을 갈려고 합니다....
시간이 또 지나자 자기 솔로파트가 찾아 옵니다...
현을 가는데 실패한 상태라,,
또 부수석 주자의 악기를 뺐더니 이번엔 안돌려줍니다~~?
 
보다 못한 8번 주자가 자기 악기를 들고가서 부수석 주자에게 건네줍니다...
그리고는 자리로 돌아가..... 


손빨고 놀아야죠~~뭐~~흐흐 

/////

한국에서는 이곡을 연주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딴 건 몰라도
금관주자 34명을 동원하기가 참(!!) 힘들걸랑요~~
(무대 위 18, 무대 뒤 16)
바그너 튜바라는 희귀 악기는 어디서 구할 것이며~~~
보통 호른 주자가 그 악기를 잡는데 몇 번 불어본다고
바로 연주에 투입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

슈트라우스는 자기 곡을 지휘하기도 했는데~~
그 모습이 가관입니다..
왼팔은 차렷자세이고~
오른 팔은 그냥 박자만 젓고 있습니다..(우리가 학창 시절에 배운 그거~~)
악기들 싸인 주고,,,동작으로 음악적 표현을 만들어내고~~등등
그런 거 없습니다..!!!

/////

2차대전 끝나고 뉴욕에선가 기자회견을 했는데,,,
주요 질의응답이 거의 끝나고
어떤 기자가 슈트라우스에게 이렇게 물었드랬죠~
"작곡가님의 다음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슈트라우스의 대답은....

"다음 계획은~~~~ 무덤에 가는 겁니다..."

끝까지 유머코드를 놓지 않으시려는 우리 슈트라우스님~~ㅠㅠ

////

자 저의 다음 문장은~~

"여기서 글을 맺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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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end
14/03/28 12:39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현운월
14/03/28 21:17
수정 아이콘
좋은 음악 잘 감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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