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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3/17 15:35:29
Name 쉬군
Subject [일반] 어느 초보 백수의 일상
일상적인 일을 적다보니 반말로 글을 풀어나가게 되었습니다. 양해부탁 드립니다.

-----------------------

점심시간 느즈막히 일어나 콩나물국에 밥을 말아 후루룩 먹다보니 괜히 글이 쓰고싶어졌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점은 역시 '점심시간 느즈막히 일어나' 일 것이다.

현재 휴가도 아니고, 출장중도 아니다.

그렇다 난 지금 백수다.

결혼 6개월차. 한창 열심히 일해야할 시기지만 2월초, 난 사직서를 냈고 망할 회사 내부사정때문에 빡빡하게 일주일만에 인수인계 완료 후 2월 말 퇴사했다. (왜 2월초에 사직서를 냈는데 인수인계를 일주일만 했는지 의아하지만 그냥 넘어가자.)

왜 퇴사 했느냐, 라는 질문에 "애 생기기전에 푹 쉬고 싶었습니다. 애 생기면 쉬고 싶어도 못쉬잖아요." 라는 그럴싸한 이유로 백수쉴드를 친다.

거기에 부차적으로 연봉협상이니, 회사 내부 사정이니 블라블라...의 이유가 있지만 쓰다보면 괜히 빡치...아니 화만 나니 묻어두기로 하자.

와이프님께는 "최대 두달까지는 놀 생각이오니 허해주시옵소서." 라고 기안서를 제출했고. "오냐, 이번에 원없이 놀아보거라."라는 컨펌을 받아냈다.

그리고 이제 백수 3주차..

생활전선에 뛰어들고 한번도 이렇게 길게 쉬어본적이 없는 나는 초보 백수나 다름없다.

이런 초짜가 뭘 해본적이 있겠는가... 슬슬 고민이 되기 시작한다.

슬슬 이력서랑 포트폴리오만들어서 잡X리X, 사X인에 올려볼까... 어디 괜찮은 업체 올라왔나 찾아볼까...

아니야..그래도 사나이가 칼을 뽑았으면 뭐라도 잘라야지. 못해도 한달은 꽉채우고 일자리 알아봐도 괜찮을거야..

와이프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깔깔거리며 비웃는다. 것봐라 나는 니놈이 한달도 못채울거라고 예상했다나 뭐라나..

그런데 그도 그럴것이 백수가 된다고 뭔가 할일이 마구마구 생기는건 아니란 말이다.

친구들을 만나고 싶어도 나만 백수니 다들 바쁘다고 안놀아주고, 게임을해도 혼자 멍하니 게임하다보면 괜히 슬프기만하고.

여행을 가자니 혼자 여행가면 심심할게 뻔하고, 자기개발은 재미가 없다.

하..슬픈 백수의 하루여..

놀자니 심심하고, 일을 구하자니 억울하다.

일을 구할려면 금방 구하겠지만 뭔가 지는듯한 기분이다.

와이프도 비웃을게 뻔하다.

이게 초보 백수의 딜레마인듯싶다.

두서없이 글을 쓰다보니 콩나물국밥이 다 식었다..

대충 먹고 저녁준비하고 빨래나 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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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3/17 15:38
수정 아이콘
FM을 깔아드리겠습니다
14/03/17 15:41
수정 아이콘
이럴때 와우를...
견우야
14/03/17 15:45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이 단어가 저에겐 핵심으로 들리네여..
'일을 구할려면 금방 구하겠지만 ' .(많이 부럽습니다.)...
14/03/17 15:48
수정 아이콘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는 건 어떠한가요.
14/03/17 15:48
수정 아이콘
미드의 세계에 빠지시면 몇 달이건 훅 갑니다. 입문용 미드로 멘탈리스트와 위기의 주부들을 추천드립니다. 그 외에 제가 본 + 추천할만한 목록에는 하우스 오브 카드, 한니발, 빅뱅이론, 화이트 칼라, 슈퍼내추럴, 히어로즈, 그림형제 등이 있네요. + 여기에 비교 할 수 없을 만큼 괜찮은 영드 '셜록'은 일단 보고 보는 겁니다.
설탕가루인형형
14/03/17 15:54
수정 아이콘
와이프님이 일을 하는 것 같으니 직접적으로 가계에 지장이 있지는 않을 것 같은데, 잘 노는 방법이 정말 어려운 것 같습니다.
사람마다 노는 방법이 다 다르니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일을 해보세요. 아니 나중에도 자랑할 만한 일을 해보세요. 흐흐
양념반자르반
14/03/17 16:01
수정 아이콘
2달 째 백수지만 공감이 갑니다 하아....
면접은 계속 보는데 맘에는 안들고....낮에 롤을 하니 트롤들이 반기고...
발라 모르굴리스
14/03/17 16:03
수정 아이콘
저도 1년째 백수입니다. 그냥 소일거리만 하면서 입에풀칠하고 있네요...
14/03/17 16:06
수정 아이콘
부인과 여행가면 되지 않습니까!
iamhelene
14/03/17 16:24
수정 아이콘
놀때는 그냥 확실하게 노는게 나중에 미련도 없고, 구직활동 하시는데 더욱 큰 힘을 제공해 줄것 같습니다

일단 마음껏 놀아 보시는게?
정지연
14/03/17 16:29
수정 아이콘
쉬고 싶은 직장인 입장에선 부럽습니다.. 특히 오늘같은 월요일엔 더더욱....
종이사진
14/03/17 16:33
수정 아이콘
청소/빨래/요리/장보기 등...을 해봅시다.

그러다보면 아이가 금방 생기고....읭?
아레스
14/03/17 16:35
수정 아이콘
일주일뒤에 디아3확장팩 열린다하니, 발한번 담궈보세요.
박하선
14/03/17 16:47
수정 아이콘
백수의 종착역은 무협드라마입니다 크크
14/03/17 19:39
수정 아이콘
와 내공있으시네요

진골백수로서 대단함을 느끼고 갑니다
에프케이
14/03/17 16:57
수정 아이콘
롤이나 하시져 플레 고고
14/03/17 17:00
수정 아이콘
다이아 고고
14/03/17 17:00
수정 아이콘
이참에 한국의 유부남 롤챔선수를 노려보신다거나
인터넷 그만해
14/03/17 17:06
수정 아이콘
혼자 놀기에도 24시간이 모자란 저는 이해가 안 되네요 ㅠㅠ 이래서 내가 안 되는구나.
Blooming
14/03/17 17:34
수정 아이콘
저도 몇달간 백수생활을 해봤는데, 그냥 빨리 취직하는게 답입니다. 나중에 돈이 모자라게 되면 그 기간동안의 기회비용에 눈물이 나요.
태공망
14/03/17 17:52
수정 아이콘
금방 재취업할 줄 알고 그만 뒀는데 횟수로 3년째 놀고 있는 프로(?)백수입니다.. 크크
14/03/17 18:00
수정 아이콘
이십대 프로백수222 리플...
푸우여친
14/03/17 18:15
수정 아이콘
제가 고3 여름방학 때 덜컥 수시에 붙어버려서 2학기를 통으로 놀아봤는데요. (이게 벌써 10년전..크읍 ㅠㅠ)

진짜 아무생각 없이 시간보내기에는 2000개 퍼즐 같은게 좋습니다. 라디오나 노래들으면서 퍼즐을 맞추고 있다보면 어느새 하늘이 깜깜해져있곤 했지요.
더불어 악기를 배우거나, 운동을 배워보는 것 (저는 피아노와 검도를 배웠지요)도 시간이 참 잘 갑니다. 나름 성취감도 있구요.
어차피 대단한 성취를 바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두달만 해도 상관 없습니다.

앞으로 다시 없을 여유로운 시간이니 잘 사용하시길 바랍니다. :D
14/03/17 18:15
수정 아이콘
디아블로3나 같이 하실래요?!
스웨트
14/03/17 18:53
수정 아이콘
저도 나름 프로백수라면 프로백수네요.
뭐라도 해야지 하면서도 방구석에서 쳐박혀 있게 되요. 나가면 다 돈이라.. 그럼 점점 몸도 나태해지고.. 이럴줄 알았으면 일 때려치지 말껄.. 후회되고
잉여인간 되는 거같아 스스로 자괴감도 들고, 주변 오지랖은 다 들어주면서 웃어야 되고, 집에서도 욕먹고
그동안 lol 플래는 찍었네요. -_-...
리리릭하
14/03/17 19:44
수정 아이콘
할거 없을땐 외국어 공부도 꽤 쏠쏠합니다. 몇년이 금방갑니다 진짜로...
미카엘
14/03/17 20:06
수정 아이콘
디아블로 하시죠 흐흐
This-Plus
14/03/17 20:11
수정 아이콘
제가 또 한백수 하죠.

1년 일하고 6개월 놀고 또 1년 일하고 6개월 놀고...

애인이랑 헤어지니 할것도 없고 백수가 고역이라 지금 다니는 곳은 꾸준히 다닐 생각입니다ㅠㅜ
14/03/17 20:58
수정 아이콘
부럽네요. 저라면 경제적 부담이 없다면 당장 여행을 가겠습니다.
긍정_감사_겸손
14/03/17 21:51
수정 아이콘
자기개발은 지겹고 힘들죠
공부가 좀 그렇다면 운동이라도 원없이 해보세요
한달만에 몸짱되서 와이프님께 자랑을!!
Made in Winter
14/03/18 00:14
수정 아이콘
와우로 돌진을 해보심이...
14/03/18 13:37
수정 아이콘
왠지 아이디도 작심하고 쉬실려고 지은 듯 합니다.
배우자 있는 백수는 진정한 백수가 아니죠..크크..초보 임시 주부일뿐..
14/03/18 15:28
수정 아이콘
2달정도면 쌈빡하게 즐기기엔 적당한 것 같습니다.
이제 디아확장팩도 나오고...lol도 하다가 미드, 일드같은 거 쭉 한번 달리면
뭐 2주 정도 지나겠네요...응? 한달반을 뭐하면서 보내야하는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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