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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3/15 20:44:33
Name 후추통
Subject [일반]  彼狡童兮(피교동해) ① 준침
한참 손량과 손침의 관계가 악화되던 257년, 아버지 주연의 뒤를 이어 형주를 지키고 있다가 위의 왕창, 주태, 왕기의 침입을 강릉성에서 격퇴한 주적은 표기장군으로 승진합니다. 하지만 중앙의 사정은 날로 악화되어갔고, 주적은 이대로는 상황을 타개할수 없다고 판단합니다.

당시 257년에는 제갈탄의 반란이 일어나서 손침이 대부분 이쪽에 정신을 판 사이여서 형주와 강릉에는 일체 신경을 쓸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주적은 더이상 이 상황을 지켜볼수 없어서 결국 나라를 촉에 넘기기로 하고 촉과 결탁하죠. 촉은 장군 염우에게 5천 군사를 주어 오와의 경계인 백제성에 주둔하게 합니다만 이후에는 기록이 없는 것으로 보아 무산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단순히 제갈탄 반란이 맥없이 끝난것 때문이라고는 볼수 없습니다. 오히려 손침이 주적에게 명분을 제공했다고 볼 수 밖에 없죠. 하지만 이 계획이 무산된 이유는 촉쪽의 사정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먼저 253년 촉의 사상(四相)중 하나인 비의가 위의 투항자 곽순에 의해 암살당합니다. 이후 진지가 비의의 뒤를 이어받았지만 이후 황호와 결탁하고, 거기에 강유가 지속적인 북벌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촉이 오쪽에 관심을 둘 상황이 아니게 되어서 직접적으로 오와의 합병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상황을 모르는 손침은 거의 무법자가 되어갑니다. 오나라의 수호신으로 받들어지던 오자서의 사당을 때려부수고 불교 사원을 습격해 승려들을 죽입니다. 물론 민간 신앙이 악습으로 변질되어 이를 철폐한 서문표 같은 인물도 있습니다만, 손침의 행동은 민간 신앙과 종교를 탄압해 자신에게 반발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불교가 국가 권력을 뒷받침하는 것은 이후 중국의 삼무일종의 법난이라는 희대의 사건 이후의 일입니다.)
손침은 손휴를 즉위시킨뒤 자신을 초망신(草莽臣-촌스럽고 뒤떨어져서 세상일에 어두운 신하)라고 말하면서 모든 관직과 인수를 반납하고 고향으로 되돌아가겠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쇼에 불과했습니다. 손휴는 그를 직접 불러들여 위로하고 조서를 내립니다. 손휴는 손침을 곽광에 비견해 국가의 사직을 지킨 신하라고 추켜세우죠. 그리고 손휴는 승상과 형주목을 겸하게 하고 식읍으로 다섯개 현을 식읍으로 줍니다. 이후 손침은 기세등등해지죠.

먼저 동생들을 기용하기 시작합니다. 손은은 어사대부와 위장군을, 손거는 우장군이 되고 현후 작위를 받습니다. 손간은 잡호장군이 되었고 손개와 함께 정후 작위를 받습니다. 손침의 가문에서는 다섯명이 모두 후가 되고 금위군을 장악하게 합니다.

손휴 주변의 군사권이 모두 손침과 그 일가들에게 넘어간 상황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아니 이미 다 넘어가있었죠. 금위군은 황제를 호위하고 황제의 명령을 듣는 군사인데 이미 그 군권이 황제가 아닌 손침일가에게 넘어갔다는 것은 손휴는 옴짝달싹 못하는 형국이었습니다. 당장 이런 군권이 없을 경우는 무슨일이 벌어지는지 우리가 너무 많이 봐왔죠.

손휴 역시 불안했을 겁니다. 하지만 함부로 자기 세력을 키울 수도 없었던 것은 동생 손량의 경우 때문이었습니다. 손량은 너무나도 대놓고 손침과 반목했고, 정통성에만 의지했으며, 어떠한 권한도 없었고 능력마저 일천했던 인사들을 끌어들였으며, 거기에 대놓고 친위세력을 키우면서 이를 위장하지도 않았습니다. 거기에 손노반이나 전상 등 전씨 일가가 손준-손침 일가와 가까웠던 탓에 이들과 결탁되어 있어서 계획이 누설되었죠.

손휴는 일단 손호를 오정후로 그 동생 손덕은 전당후, 손겸은 영안후로 봉하고 11월 3일에는 손침과 함께 자신을 즉위시킨 사람들 중 아직 상을 받지 못한 사람들을 찾아내 상을 주고 작위를 봉하겠다고 말합니다. 21일에는 관리와 군사들의 부자형제 중 한사람을 남겨 집을 꾸려나가도록 합니다. 또한 관리와 장수들 중 자신을 궁 앞에서 맞이한 사람들에게 승진시키도록 합니다.

그런데 그전인 7일 갑자기 이상한 조서를 내립니다.

대장군(손침)은 중앙과 지방의 군사에 관한 모든 일을 관장하므로 그 직책은 번잡하니 위장군 어사대부 손은을 시중으로 임명해 대장군과 함께 일을 분담해 처리하도록 하라.

자....무언가 이상하죠?


크라이더 궁 나와! 나와!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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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티레브
14/03/15 21:15
수정 아이콘
욜단냉기20떴는데 크궁만나오면... 크으..
14/03/15 22:28
수정 아이콘
크라이더 궁 그거 ... 오늘 드실겁니다. 네 드셔야죠
애패는 엄마
14/03/22 17:35
수정 아이콘
후추통님 글은 항상 술술 읽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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