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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3/14 15:16:06
Name Acecracker
Link #1 http://longlive.tistory.com/m/post/view/id/32
Subject [일반] 불교 해석 노트
안녕하세요 뉴비입니다.
애 낳고 한동안 애 보느라 책 안보다가 이제 애도 이성이 생기는 시점이라서 
교육준비 겸 재활차원에서 '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를 다시 정리하고 있습니다.

PGR에 올린 첫글은 불교 참선법을 정리한 글이었고, (위빠싸나 명상 http://knocknote.blogspot.kr/2014/03/blog-post.html)
두번째 글은 과학이건 종교건 관념체계에 들어가기 전에 유념해야 할 것으로서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분하기', '신앙이 맹신으로 빠지지 않기 위해 인문학의 관점에서 판단하기'에 대한 글이었습니다. (과학이 신이 된 시대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가이드 http://knocknote.blogspot.kr/2014/03/blog-post_14.html)
실습과 서론을 지나 세번째 쓰는 이 글은 불교 경전 해석입니다. 

1. 들어가며
<과학이 신이 된 시대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가이드>
불교라는 수레에 정신을 싣기에 앞서 이 글을 서론으로 삼는다.
종교가 됐든 과학이 됐든 관념 체계에 가치관을 의탁 하고자 한다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가'에 유념해야 한다. 
종교가 쓸데없는 의미를 부여한 판타지나 맹신, 즉 사이비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교조로부터 하달된 진리인 종교적 가르침을 인문학의 관점에서 근거 위에 쌓아올려서 서로 합치될 수 있는 지를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2. 3승에 대하여 

반야심경과 법화경을 기반으로 불교의 가르침을 요약하면 깨달음에 이르는 방법인 3승(탈'승'자를 쓰며 세가지 탈 것이라는 의미다.)과 3승의 가르침을 모두 익혔을 때에 그것들을 모두 아우르면서 더 높은 목적지를 제시하는 1승에 대한 가르침이다.
3승의 명칭은 성문승, 연각승, 보살승이며 그 간략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성문승 : 부처님의 가르침을 들어서 배우는 방법이며 이때 가르치는 내용이 고집멸도의 4성제이다.
연각승 : 세상이 돌아가는 모습을 관찰하여 스스로 깨달아 알게 되는 것으로서 이때 보게 될 세상의 모습이 12연기이다.
보살승 : 6바라밀을 수행하는 것이다. 바라밀은 '넘어간다'는 뜻으로서 차안(이 세계)에서 피안(깨달음의 세계)으로 의식을 확장하는 수행법이라는 뜻이다. 반야심경은 이에 대한 내용이다.
3승을 아우르며 그 이상의 목적지로 가기 위한 1승 : 법화경이 이에 대한 가르침이다.
법화경에서 가르치는 1승이 3승을 모두 포함함에도 불구하고 3승으로 나누어 가르치는 것은 단계별 학습이 성과가 높기 때문이다.
 
이제 각각의 내용을 살펴보자.
첫수레는 성문승이며 고집멸도라는 4제법을 배우는 단계이다. 차안(이승)에서의 욕망 충족은 근본적으로 불만족일 수 밖에 없고(고), 때문에 쾌락에 집착하여 아무리 채우려고 해도 만족에 이르지 못하므로(집) 이 밑빠진 독을 치워버리고(멸)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도)는 것이다.
법화경의 비유를 인용하면 '불이 난 집에서 오물을 가지고 노는 아이들로 하여금 밖으로 나오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하는 가르침'이다.
 
두번째 수레는  독각=연각=벽지불승이다. 배움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세상의 이치를 들여다보아 깨우치는 것이며 그때 들여다보게 될 세상의 이치가 12연기이다. 
12연기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무명(無明). 무지(無知).
(2) 행(行).
(3) 식(識). 인식.
(4) 명색(名色). 이름만 있고 형상이 없는 것과 형체가 있는 물질. 색수상행식 5온과 같은 의미이며 존재를 뜻한다.
(5) 육처(六處). 안(眼)ㆍ이(耳)ㆍ비(鼻)ㆍ설(舌)ㆍ신(身)과 의근(意根). 관찰자.
(6) 촉(觸). 사물에 접촉함. 상호작용.
(7) 수(受). 외계로부터 받아들이는 감각.
(8) 애(愛). 고통을 피하고, 즐거움을 구함.
(9) 취(取). 자기가 욕구하는 것을 취함.
(10) 유(有). 가진 것. 업으로 해석한다. 업보라고 하면 흔히 나쁜 행동의 대가 같은 어감을 가지나, 원인이 되는 행동을 통해 갖게 된 좋은 것과 나쁜 것, 모든 내가 가진 것은 다 업이다. 부처가 아닌 중생의 지위는 나의 업이지만 동시에 축생이 아닌 인간의 지위도 나의 업이다.
(11) 생(生).
(12) 노사(老死).
이것을 독각으로 깨우치는 사고의 전개는 위의 역순으로 진행된다.
"만물에 쇠하고 죽음이 있다. (노사)
왜인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생)
왜 생겨나는가? 가진 것이 있기 때문이다. (유)
왜 가진것이 있는가? 취하였기 때문이다. (취)
왜 취하는가? 좋아하기 때문이다. (애)
좋아하는 원인은? 현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수)
현상을 받는 원인은? 상호작용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촉)
촉이 일어나는 이유는? 관찰자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육근)
관찰자가 존재하는 이유는? 관찰의 주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명색) [a]
'어떻게 하여 존재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의식하기 때문이다'가 주어진다. (식)
인식의 존재 원인은 무엇인가? '생각하는 나를 인식하는 것'에서 인식의 원인은 '내가 생각을 하는 것'이다. 행은 나를 주체로 하는 생각과 행동을 의미한다. (행)
행의 원인은 무엇인가? 세상의 본질을 모르기 때문이다. (무명)
이제 세상의 본질이 무엇이길래 그것을 알면 나를 주체로 하는 행동이나 생각이 없어진다는 것인지가 화두가 된다. 무명, 곧 현상을 알도록 매개하는 밝음이 없기 때문에 전체를 인식하지 못하고 주체를 자아에 한정하여 의식 작용을 하는 것이 문제라는 연각승의 구조만으로도 불교적 세계관에 대한 짐작은 가능하다. 그러나 반야심경과 법화경에서 더 자세하게 이야기 할 것이므로 일단은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려는 마음'이라는 문제의식을 갖는 것 까지를 연각승의 목표 지점으로 볼 수 있다. 이제 세번째 수레로 환승할 차례이다.

[a]연각승은 부처의 가르침이 아니더라도 독각으로라도 세상을 관찰하다 보면 깨우치게 되는 내용이다. 때문에 그 내용을 다른 곳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사물의 존재를 규정할 때에 '객체,상호작용,관찰자'의 세가지 요소에 기반하여 파악하는 관점은 현대물리의 존재론과 같다. 존재는 현상이 상호작용을 통해 관찰자에게 관측될 때에 존재하는 것으로서의 위상을 갖는다. 양자론에 대한 아래의 내 이해와 비교해볼 수 있다.
- 아직 양자역학 파동식이 의미하는 바를 아는 사람이 없으니 추정일 뿐이지만,
파동식으로서 존재하는 물질을 직관적으로 이해하려고 하니 내겐 이런 형태로 보인다.
이해를 위해 나란히 늘어선 두개의 면의 형태로 평행차원을 가정하자.
윗장에 해당하는 면 A는 우리가 존재하는 차원이고, 아랫장에 해당하는 면 B는 우리가 존재하지 않는 차원이다.
이건 위치에너지와 운동에너지간 교환처럼 에너지와 질량간의 교환에 대한 비유가 될 수도 있는데,
여하간 A면에 있는 두 입자간에 위치가 곂치면 충돌이 일어나고 양 입자가 모두 영향을 받는다.
B면에 있을때에는 충돌이 일어나지 않는다.
파동으로 존재하는 물질인 피관측체는 A면과 B면 사이를 오가며 진동하고 있다. 
A 차원면 위로 한 점(관측점)을 움직인다.
회전하는 선풍기 날개 사이로 물체가 지나갈 수도 있고 충돌할 수도 있듯이,
또는 상하로 빠르게 흔드는 손 사이로 공이 지나갈수도 있고 충돌할 수도 있듯이
A차원에서 관측점은 피관측체와 충돌할 수도 있고, 그냥 지나갈수도 있다. 
관측점이 A차원면에서 피관측체와 만나게 되면, 즉 관측점과 피관측체가 충돌하면, 그게 그 지점에 피관측체가 존재하는 것이 된다.
이때의 충돌확률이 '존재확률'이다.
따라서 관측점과 피관측체간의 충돌이 없이는 피관측체는 A면상의 어디에 있다고 특정할 수 없다. 
그리고 관측은 관측점과 피관측체간의 충돌이므로, 피관측체에게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은 채로 관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관측되기 전에는 실체를 가지지 않는다"라는 양자역학의 관점은 직관적으로 이해되기 어려우나,
이상의 관점에서 생각하면 피관측체는 A차원과 B차원을 오가는 진동의 형태로 객관적으로 존재하기는 한다.
다만 A차원에서 특정되어야 만이 A차원 즉 현실에 영향을 줄 수 있을 뿐이다. -
이러한 관찰 이전에 존재가 규정되는 방법이 하나 있다.
데카르트의 존재론인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곧 '생각하는 나를 인식하는 것'이 그것이다.
'어떻게 하여 존재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의식하기 때문이다'가 주어진다. (식)


세번째 수레는 보살승이며 그 내용은 6바라밀에 대한 수행이다.
바라밀이란 para-mita 의 음사이며 para 는 '피안', mita 는 '건너가기'를 뜻한다. 
따라서 여섯 바라밀이란 피안으로 건너가는 여섯 수행법이라는 의미이며 그 구성은 다음과 같다.
보시 : 배풀기
지계 : 계율을 지킴
인욕 : 인내
정진
선정 : 참선
반야
앞의 다섯 바라밀들을 통해 반야 바라밀에 이를 수 있다. 즉 선정을 통해 반야에 이른다.
Prajna paramita 는 반야 바라밀다 라고 음사 하며 지혜 바라밀 이라고 번역한다.
반야 즉 Prajna는 ‘최고의 인식’을 의미하는 단어이다. Pra는 ‘최고의 우수한’이란 뜻을 가지며, jna는 ‘알다 인식하다’는 뜻을 가지는 바, 흔히 지혜라고 지칭되는 의미와는 다르다. 존재의 실상을 아는 지혜이다.
반야 바라밀이 무언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이제 반야심경을 살펴보자.
불교 경전중에 가장 널리 읽히는 것 중 하나인 반야심경은 서유기에서 당나라 삼장법사가 손오공 데리고 천축국 가서 받아온 법문 중 반야바라밀에 대한 부분을 요약하고 한역한 것이다. 그 내용은 불교의 세계관을 담고 있는데, 이를 쉽게 풀어서 설명해 보고자 한다.
 
손오공 시절에는 없었으나 우리는 좋은 비유가 있다. 가상 현실에서 아바타를 조종하는 온라인 RPG 게임이나 영화 매트릭스나 일본 만화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을 생각해보자. 특히 매트릭스가 설명하기에 좋다. 
매트릭스의 가상현실과 비슷하게,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고 살아가는 우주는 '공' 위에 법칙으로 인해 존재하는 것이라는 세계관이다.
나무에서 갈래갈래 뻗어 나온 가지를 생각해보자.
가지의 끝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 '나'이다.
나는 '나'를 좀 더 굵은 줄기인 상위자아로 이어지고 그 뿌리는 법 그 자체인 법신불이다.
(하위자아는 아바타와 동의어이며 상위자아는 그 대응이 되는 개념으로 사용하였다. RPG 게임 캐릭터는 나 라는 가지 끝에서 하나 더 뻗어 나온 나의 아바타이고 나는 RPG 캐릭터의 상위자아이다.)
뿌리에서 직접 뻗어 나온 가지, 그 인식이 법신불에 직접 이어진 가지를 화신불, 세상에 나타난 부처라고 한다. 석가모니불은 그 한 예이다.
피안은 매트릭스의 네오가 깨우친 후 코드가 흐르는 걸 보는 것과 같은 본질의 세계이고, 이러한 본질의 세계로 건너가는 것이 바로 ‘최고의 인식’이라 하는 반야 바라밀이다.
그럼 어떻게 반야에 이르는가? 6바라밀에서는 그 방법으로 참선을 제시한다. 참선이 무엇이며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짐작을 보태고자 한다.
잠을 안자면 죽는다. 상위자아가 나와 일종의 '탯줄'로 이어져있다고 치고 '나'는 잠든 사이에 의식이 저쪽으로 넘어가 호흡을 하고 오는 것이라고 생각해보면, 선의 목적은 그 의식의 탯줄을 열어서 상위자아의 의식에 이르는 것이 된다.
영화에서 불가에서 좌선할 때 보면 한 명이 소리 크게 나는 대나무 통을 들고 다니면서 잠들면 딱 쳐서 깨우는 걸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통로를 넓혀서 여는 게 목적이라면 의식이 완전히 넘어가서 잠들면 효과가 없다.
선정 바라밀을 통해 반야를 얻는다는 것은 선을 통해 의식의 통로를 여는 게 될 것이다.
그러나 모르는 것을 넘겨 짚는 것은 좋지 않으니 개략적인 비유에서 그치도록 하자.
피안은 현실의 배경이고 본질이다. 한의 정서를 담은 영화들에서 갖다 쓴 탓인지 피안이라는 단어에 현실 도피처 같은 이미지가 들어갔으나, 여기서 피안은 매트릭스가 '보여주는 세계'의 본질인 '코드로 이루어진 세계'와 같은 종류의 의미다.
반야 바라밀은 불모(佛母) 즉 ’부처님의 어머니’라 표현하며 이를 얻지 않고서는 부처님의 지혜를 얻을 수 없는 깨달음이라고 불리운다. 반야 바라밀은 상위자아의 인식으로 넘어가는 것이며 부처님의 지혜는 법신불에 이르는 것이므로 반야 바라밀이 부처님의 지혜를 이루는 시작이 되기 때문으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12연기에서 말하는 바에 따르면 존재의 실상을 알게 되면, 곧 반야 바라밀을 얻게 될 때에 주체를 '나'로 한정짓지 않게 된다. 피안에 이르러 완전한 인식인 반야를 얻으면 세상의 모든 '나' 들이 하나의 법신불의 하위자아들이기에 피아 구분이 무의미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또한 이 해석을 통하여 불교에서 말하는 '외계와 차별되는 내가 없다'의 의미를 짐작 할 수 있다.
 
이제 반야심경 전문과 해석을 읽어보자. 
 
 
 
         摩訶般若波羅蜜多心經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마하 = 큰, 위대한)
 
 
관자재보살 행심반야바라밀다시 조견오온개공 도일체고액
觀自在菩薩 行深般若波羅蜜多時 照見五蘊皆空 度一切苦厄
관자재보살(관세음보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닦으실 때 오온(색수상행식 = 물질,느낌,생각,행동,인식. 인간 및 존재를 이루는 다섯가지 요소. 같은 의미로 명색 이라고도 한다.)이 모두 공임을 보고 온갖 괴로움을 벗어났다.  
=> 불교에서 '공'은 모든 물질과 에너지를 비롯한 존재가 그려지는 배경의 개념이다. 빌 '공'자를 써서 표현하나 그 없음의 개념은 '아무 것도 상영되지 않은 상태의 스크린'과 비슷하다.
 
 
 
사리자 색불이공 공불이색 색즉시공 공즉시색 수상행식 역부여시
舍利子 色不異空 空不異色 色卽是空 空卽是色 受想行識 亦復如是
사리불(부처님의 제자 이름)아, 물질은 공과 다르지 않고 물질이 곧 공이며 공은 즉 물질이며 느낌과 생각 행동 인식도 이와 같다.
=> 색수상행식은 5온이라 하여 물질과 이성을 포함하는 '존재'를 의미한다. 게임의 아바타가 그래픽 카드가 그려내는 프로그램의 모습이듯, 모든 존재는 공의 모습이라는 의미다.
 
 
 
사리자 시제법공상 불생불멸 불구부정 부증불감
舍利子 是諸法空相 不生不滅 不垢不淨 不增不減
사리불아, 모든 법은 공의 모습이니 생기고 없어지는 것도 없으며 더러웁거나 깨끗함도 없으며 늘어나거나 줄어듬도 없다.
=> 존재의 배경이 되는 '공'의 속성에 대한 묘사이다. 제법諸法은 일체의 법이라는 뜻이며 온 우주 삼라만상의 물질과 에너지와 힘등의 자연 법칙을 의미한다. 앞의 줄에서 말했듯 모든 것은 공의 모습이기에 공의 관점에서 본다면 나고 죽거나 늘어나고 감해지는 것이 아니다.
 
 
 
시고 공중무색 무수상행식 무안이비설신의 무색성향미촉법 무안계 내지 무의식계
是故 空中無色 無受想行識 無眼耳鼻舌身意 無色聲香味觸法 無眼界 乃至 無意識界
그러므로 공에는 색도 없고 수상행식(5온, 존재)도 없고 눈,귀,코,혀,몸,의지(감각 수용체. 관찰자)도 없으며
따라서 색,소리,향기,맛,촉감,법칙(상호작용)도 없고 눈으로 보이지 않는 세계이며 무의식의 세계이다. (6계중 처음과 끝 두 개만 들어 말한 것)
=> 역시 '공'이 무엇인지에 대해 그 속성을 묘사하고 있다. 
공에는 존재, 관찰자, 상호작용이 없고 따라서 시스템(계)가 없다는 이야기이다.
컴퓨터 게임이나 매트릭스를 생각해보라. 매트릭스가 구현한 세계에서 중력의 법칙은 매트릭스가 만들어낸 것이다. 컴퓨터 게임의 배경이 되는 맵의 구현 이전의 상태에서는 물리법칙도 없다. 물질과 에너지와 역학적 힘이 공을 배경으로하여 존재하는 것이기에 공에는 자연 법칙이 없다.
 
 
무무명 역무무명진 내지 무노사 역무노사진 무고집멸도
無無明 亦無無明盡 乃至 無老死 亦無老死盡 無苦集滅道
공에는 어리석음도 없고 어리석음이 다하는 일도 없으며 늙어죽음도 없고
늙어죽음이 다하는 일도 없으며(12연기가 없고) 고집멸도의 사성제도 없다. 
=> 물질, 역학, 자연법칙과 자아 및 모든 존재의 배경이 되는 공은 연각승과 성문승의 너머에 있다.
 
 
 
무지 역무득 이무소득고 보리살타 의반야바라밀다고 심무가애 무가애고 무유공포 원리전도몽상 구경열반
無智 亦無得 以無所得故 菩提薩타 依般若波羅蜜多故 心無罫碍 無罫碍故 無有恐怖 遠離顚倒夢想 究竟涅槃
공에는 앎도 없고 얻음도 없다. 아무런 얻을 것이 없으므로 보살은 반야바라밀다에 의지하나니 줄처럼 엮인 속세의 걸림(줄 괘罫를 '가'발음한다)이 마음에 없고 마음에 걸림이 없으므로 두려움이 없어 본말전도된 꿈같은 생각을 멀리하고 마침내 열반에 이른다.
=> 존재의 배경이 되는 공은 앞서까지 묘사한 것과 같은 것인데, 시스템 안의 앎과 얻음으로 시스템을 넘어갈 수 없으니 (가상현실 시스템 안에서 이 현실이 허상임을 증명할 방법은 이론상 없다.) 보살 곧 수행자는 상위자아로 넘어가는 반야바라밀다에 의지하여 수행하여 차안이 몽상임을 파악 할 수 있고 열반에 이른다.
 
 
 
삼세제불 의반야바라밀다고 득아뇩다라삼먁삼보리 고지 반야바라밀다 시대신주 시대명주 시무상주
三世諸佛 依般若波羅蜜多故 得阿耨多羅三먁三菩提 故知 般若波羅蜜多 是大神呪 是大明呪 是無上呪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부처님이 반야바라밀다를 의지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더 이상 위가 없는 최고의 올바른 깨달음')을 얻었으니 이 반야바라밀다는 가장 신비한 진언이고 가장 밝은 진언이며 위 없는 진언임을 알라.
=> 이미 적었듯이 반야 바라밀은 상위자아의 인식으로 넘어가는 것이며 이것이 부처님이 법신불에 이르는 깨달음을 얻는 시작이기 때문이다.
 
 
시무등등주 능제일체고 진실불허 고설 반야바라밀다주 즉설주왈
是無等等呪 能除一切苦 眞實不虛 故說 般若波羅蜜多呪 卽說呪曰,
무엇과도 비길 데 없는 진언이니 능히 일체의 괴로움을 없애고 참으로 진실하여 허망함이 없다.
이제 반야바라밀다의 주문을 설하노라.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스바하 (한역음사) (세번반복)
 
아제아제 바라아제는 범어로는
gate gate paragate parasamgate Bodhi svaha
가테 카테 파라카테 파라삼가테 보디 스바하
이고, 의미는
gate = 가자
para = 피안
sam = 우리말로 승. 소승 대승 이승 저승. parasam = 피안승.
Bodhi = 깨달음. 보리.(위 없는 깨달음 =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붓다 = 깨달은 자 라는 의미가 된다.)
스바하 = 이루어져라. '아브라카타브라' 처럼, '이렇게 되어라' 라는 말이다.
 
가자 가자 피안 가자 피안승가자 보리 스바하
이 말은 '피안승 가는 보리가 이루어져라' 라는 말이다.
 
이런 진언의 용도는 이렇다. 참선을 할 때 마음이 가라앉으면 의식이 가라앉으면서 자기 의지가 옆길로 샌다. 꿈에서 생시 같은 판단력을 유지 못하고 좀 다르게 행동하듯이. 이런 효과를 없애고 마음을 본래 의지에 집중시키기 위한 구절이다.
 
반야심경은 워낙 유명한 덕에 여러 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아제 아제 바라아제'는 영화제목으로도 사용되었고 (이 영화도 피안을 현실 도피의 의미로 썼다.) 왕조현 나오는 영화 천녀유혼에서도 도사가 '반야바라밀!'을 외친다. 거기 나오는 귀신 쫓을 때 쓴 불경도 반야심경이다. 
 
이제 법화경의 내용을 살펴볼 차례이다. 그 전에 3승의 구조를 정리하도록 하자.
성문승에서 길을 찾는 마음을 내고 -> 연각승에서 '존재관 및 존재의 제1원리'를 깨우치는 것을 거쳐 '존재의 본질을 모르고 있음이 문제'임을 이해한 후 -> 보살승으로 이어져 존재의 배경인 '공'을 이해하고 상위자아로의 반야를 수행하여 존재의 본질을 인식한 후 -> 법화경에서 가르치는 '완전히 상위자아 법신불에 이르러 부처가 되며 단지 이를 뿐만이 아니라 법화경에서 가르치고 있는 상위자아로의 회귀 그 이상의 것'에 도달하는 것. 이것이 3승과 그것을 포괄한 1승이 이루어지는 순서다.


다음은 무량의경, 법화경 해주인데 너무 길어서 요약해보고 올릴만 하면 올리겠습니다.
이거 쓸 때 열정과다로 지나치게 한줄한줄 주석단 느낌이 있어서 그냥은 못올리겠네요.
한가지 유의하실 점은 제가 쓰는 내용이 화엄계 해석이 아니라는 겁니다.
한국 불교의 주류는 화엄계라고 해요.
역사상 덕망 높은 스님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원효와 의상이 화엄종을 한국에 가르치신 선구자이고, 한국 불교중에 조계종이 가장 큰데 조계종이 화엄계열입니다.
제가 화엄사상을 깊이 알지는 못하는데 대략 이런 내용으로 이해합니다.
원효대사는 화엄경의 가르침인 '유심연기,일체유심조 : 만물이 마음의 드러남이라는게 무슨 의미인가'를 이해 못하다가 의상대사와 중국 유학가는 길에 동굴에 들어가서 잠듭니다.
밤중에 목말라서 더듬더듬 어둠 속의 물을 찾아 감로수처럼 마시는데 날밝고 보니 그게 동굴인줄 알았던 무덤속의 해골 썩은 물이었어요. 
죽을 듯이 토하다가 간밤에는 그렇게 감로수처럼 마셨던 물이었다는 걸 상기하고 만물이 마음의 드러남이라는 의미를 자기의 방식으로 깨달아서 대오각성하고 그 길로 신라로 돌아옵니다. 
이에 의상대사는 혼자 중국가서 화엄종을 배워옵니다.
제가 느끼기로는 원효대사의 이해가 우리나라 화엄사상의 이해입니다. 
마음의 문제에 집중하고, 모순된 답을 내놓으나, 인간 자체가 모순된 존재이기 때문에 해골썩은 물에 대해 모순되게 반응하는 것과 같이 
결국 모순된 답이 오히려 진실한 답에 근접한다는 형태로요. 인식론적이죠? 
원효대사가 대오각성 했듯이, 화엄사상은 '초발심시변정각'('처음 발심하는 때에 곧 부처의 깨달음을 얻는다.')라고 해서 '수행을 하다보면 깨달음은 갑자기 온다'는 돈교로 분류됩니다. 
한편 저는 법화경의 만유재신론 세계관을 기본으로 하는 점에서 이해의 차이가 납니다. 
법화경은 점교라서 차근차근 긴 시간에 걸쳐 공부를 쌓아가며 깨우친다는 방식을 가르치는데 이 점도 차이가 있고요.
불교는 워낙 스펙트럼이 넓어서 제가 이해하는 방식도 불교로 분류되기에 무리는 없습니다만,
혼자 경전 읽고 해석한 거라 족보 없는 게 사실입니다. 
그러니 제가 쓰는 건 비주류 내용이라는 걸 참고하세요.
절을 안 나가니 겉보기에 불교 신자로 보이지도 않고 심지어 별로 종교인으로 보이지도 않지만 여러분은 절 못 봤으니 불자려니 하셔도 위화감이 안 드실 겁니다. 나무아미타불... 똑똑똑/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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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IPER-SOUND
14/03/14 16:05
수정 아이콘
와 좋은글 감사합니다.

절에안간지 10년은 된거 같은데 글을읽으니 기억이새록새록나고 모르는것도 알거되었네요
Acecracker
14/03/14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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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一切唯心造
14/03/14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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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심경 필사가 재미있었는데.이제는 옛 이야기네요 하하하
Acecracker
14/03/14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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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명부터 일체유심조시네요!
一切唯心造
14/03/14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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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흐흐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는.뜻을.좋아해서요
14/03/14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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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정말 감사합니다!!!!!!!!!!!!!!
Acecracker
14/03/14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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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게 읽어주셨다니 기쁩니다^^
루크레티아
14/03/14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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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불교는 종교의 근본이 타종교와 다르다 보니 이런 철학적 분석이 너무 잘 어울립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14/03/14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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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추천 후 스크랩, 나중에 정독하겠습니다
레이미드
14/03/14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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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불교철학> 강의를 들으면서, 수업 시간에 들었던 내용들을 글 속에서 마주치게 되어 반가웠습니다. ^^ 좋은 글 감사합니다. 만물이 마음의 드러남이라는 말. 제 마음 한켠에 잠자고 있는 무의식을 때리는 것 같네요.
열혈둥이
14/03/14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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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어느정도 수박겉핥기로 알고있는것들에 대한 독특한 설명방법이 재밋네요 불교신자이신 부모님께도 한번 보여드리고싶어요
나쵸치즈
14/03/15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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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감사합니다
정독했네요
14/03/15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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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랄까나... 불교철학을 읽다보면 플라톤의 '이데아론' 이 생각납니다. 이 세계는 허구이며 단지 '이데아' 를 반영하고 있을 뿐이라는거..
장무기
14/03/15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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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실재가 아니면서, 허구가 아니고, 실재와 허구 모두 아닌, 곳이라는 천태사상이 불교철학 학파중에 하나이기는 한데요.
이데아가 세계에 반영하는 이원론적 세계관인 플라톤과 현세를 살고 있는 사람을 중요시하는 인간주의적 불교사상과 동일점을 찾기가 어렵지 않을까요?
이오덕
14/03/15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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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은 허깨비라하여 가짜로 보는것은 불교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진짜로도 보지 않습니다. 그러면 모냐고 물으신다면 저는 주댕이 못 엽니다. 그저 그래요.
14/03/15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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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 대해 알고 있는것이 거의 없어 궁금했는데 좋은글 감사합니다
14/03/15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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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씨 장자에 관한 글을 읽다 타자를 자연이나 우주로 확장시키면 불교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더군요
忘 과 空 , 산은 산이요 물은 물, 아무것도 없음은 모든것에 대응되는
유교의 中 도 유사한 개념이라 생각듭니다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것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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