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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3/09 14:12:22
Name Lupin
Subject [일반] 이길 수가 없다.

#1.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

가급적 아무 일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상태를 동적 균형 상태라고 볼 때, 무슨 일인가를 한다는 것은 그 구성 요소들을 재배치 한다는 것이고
이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한다.
경제적인 측면이 아니더라도, 아주 약간의 움직임도 그에 해당하는 누군가의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밖에 없다.
최근 그렇게 큰 정책의 변동이 아닌 어쩌면 아주 사소한 근무시간 제한 정책 만으로도 수많은 사람들이 엄청난 압박을 받았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밥그릇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어떤 정책을 폈을 때 그 일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상상하기 힘든 것이다.
사람들은 아주 약간 좋아지는 것보다는 차라리 현재를 선호한다.
진보가 힘든 이유다.


#2. 의사들은 결국 이길 수가 없다.

운수 노조가 파업을 할 때 가뭄이 들었다.
그 때 뽑힌 헤드라인은 "이 가뭄에 파업을..." 이었다. 도대체 가뭄과 파업이 무슨 상관이지? 그런 논리라면 날씨가 좋을 때는 파업을 하면 안되고, 비가 와도 안되고 눈이 와도 안된다. 그 이후로 나는 언론을 불신하게 되었다. 초등학교 때의 일이다.


누군가의 투쟁을 사람들은 손쉽게 밥그릇 싸움으로 폄하한다.
밥그릇의 소중함을 알지 못하거나 자기 밥그릇이 철밥통인 사람들일 것이다.

정부의 노선은 뻔하다.
편한 곳에 세상에서 가장 편한 자세로 앉아 심각한 표정을 짓는 연습을 하고 절대 꺾이지 않겠다고 비장하게 얘기하며 버티면 된다.
사람이 죽는 일은 없겠지만, 설사 죽더라도 마찬가지이다. 모든 것은 근무지를 이탈한 의사의 책임이니까.
오히려 하나의 집단을 공공의 적으로 만들면 정치를 하는 것은 훨씬 편해진다.
유태인을 적으로 만들어 모든 분노를 표출하게 한 누군가처럼.

베트남이 이긴 것처럼 의사 집단이 이길 가능성은 사실 없다고 보면 된다.
결국 국민 대다수가 등을 돌릴 것이고, 설사 등을 돌리지 않더라도 마치 그런 것마냥 생각하게 만들테니까. 결국에는..


정말로 수천명, 혹은 수만명의 면허를 정지시키거나 취소시켜도
정부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면 이미 경고했으니까.
마음대로 선을 그어놓고 이 선을 넘어오면 다 내꺼라고 얘기한 초등학교 때의 심술궂은 짝꿍마냥.
담임도, 반장도, 교장선생님도 다 짝꿍의 아버지, 친구, 할아버지이니
도저히 이길수가 없다.
전학도 갈 수가 없다.
공부를 잘해도, 열심히 청소를 해도, 그냥 맞아야 한다.
떠들면 안된다.


그래서 도저히 이길 수가 없다.



=================================================================

헬스장에서 멍하니 러닝머신을 걷다가
뭔지 모를 답답함에 생각은 허공을 질주해서
한달 후 백기를 들고 일부는 유치장에 일부는 면허 취소를 당하고 일부는 그것 봐라고 말하며 살아남은 자의 비겁함을 가슴에 품고 뭔가 잘못되었지만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는 비참한 마음을 억누르고
그래도 근무하고 있을 생각을 하니
뭐라도 하나 쓰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서 글 하나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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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heral Wolf
14/03/09 14:16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의사는 아니지만 전문직 입장에서, 의사의 파업마저도 만약 패배한다면 이 세상에 판사와 검사의 파업이라는 말도 안되는 시나리오 이외에는 파업해서 이길수 있는 단체가 없다는게 너무 슬퍼집니다.
소독용 에탄올
14/03/09 15:09
수정 아이콘
판검사는 이미 법조인 대량생산체계가 갖추어진 이후라 파업이 더 어려울 겁니다......
14/03/09 15:37
수정 아이콘
회계법인에 있는 제 후배 변호사도 이 시각에서 응원하더군요.
사티레브
14/03/09 14:17
수정 아이콘
맨첨에 동적균형이 아니라 정적균형아닌가용 맥락상으로..흐으
HeroeS_No.52
14/03/09 14:20
수정 아이콘
국민들을 위해서 싸우는 사람들에게 우리 국민들은 딱지를 달아버리죠 참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엔하위키
14/03/09 14:21
수정 아이콘
당장의 불편과 언론의 장난질에 넘어가 등돌리고 비난하는 국민 대다수에게 큰 책임이 있죠
be manner player
14/03/09 14:24
수정 아이콘
철도 노조 따로 의사 조합 따로 파업해서는 정부를 이길 수가 없는데, 그렇다고 총파업을 한다고 하면 빨간 딱지가 붙죠.
치탄다 에루
14/03/09 14:31
수정 아이콘
솔직히 이정도면 무장투쟁 해야하는거 아닙니까 크크크....
14/03/09 14:42
수정 아이콘
#1.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

가급적 아무 일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격하게 공감합니다.
아무런 일을 안해요 안해.
王天君
14/03/09 14:50
수정 아이콘
맹목적인 추종의 여지를 공급하는 정부를 탓해야 할지 수요인 국민을 탓 해야 할 지
뺏으까!
14/03/09 14:58
수정 아이콘
요새 자주 볼 수 있는 리플중에 "다 정지 시키고 모자란 의사는 해외에서 수입하자" 라는 게 있습니다.

진심으로 정부에서 의사 수출입 장벽을 완전히 해제해 주면 재밌겠습니다. 1년 후에 어떤 꼴이 되어있을지
소독용 에탄올
14/03/09 15:08
수정 아이콘
수출입장벽 해제! 가 아니라 수입장벽 해제라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외국정부랑 협상할때 쌍방향이 아니라 단방향으로 해주겠다고 하면 그쪽에서 더 좋아할터라 협상도잘되.......는건 농담이고
영리병원에 외국국적 의사고용허가만 해주면 되는일이라서요 ㅡㅡ;

아마 장기적으로는 의사수늘리기(법조인 사례에서처럼) + 영리병원에 쓸 고급인력 수입의 투 트랙 전략으로 나가지 않을까 합니다.
류세라
14/03/09 15:20
수정 아이콘
월급루팡 박근혜.....이제는 또 무엇을 민영화 할까요?
14/03/09 15:21
수정 아이콘
건강보험료 올리고 진료비 올리면 해결되는 문제인데 이 방법을 쓰면 의사들이 욕먹는게 아니라 정부만 욕먹고 다음 선거에서 패배할게 뻔하니 못하는거죠. 방법이 없어요.
소독용 에탄올
14/03/09 15:41
수정 아이콘
사실 건강보험료올리고, 진료비 늘리는걸로 좀더 포괄적으로 보장 한 후, 공공의료체계에 돈을 좀 넣어서 기초를 깔아주고, 의료급여지불로 안전망을 확충하면 되겠으나.......
지금도 안내려고 재산숨기는 양반들이 있어서.......
이전시기(50~80년대) 거하게 말아먹은 국가에 대한 신뢰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도의 발목을 잡는 ㅠㅠ
비토히데요시
14/03/09 16:24
수정 아이콘
건강보험료 올리고 진료비 올린다고 패배하는 건 정부탓이 아니라 투표권을 쥔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시나브로
14/03/09 15:52
수정 아이콘
'그 이후로 나는 언론을 불신하게 되었다. 초등학교 때의 일이다.'

초등학교 때 책은 좋아했지만 게임하고 축구하고 롤러브레이드 타고 그러기만 했는데 후덜덜
맞습니다맞고요
14/03/09 16:05
수정 아이콘
.
14/03/09 16:25
수정 아이콘
현재 직접적인 민영화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원격진료와 함께 진행되는 의료법인의 건강식품 등의 영리사업을 허용할 예정이고, 이는 현재 저수가로 인한 대형병원의 만성 적자를 일시적으로 메꿔주겠다는 이야기지요. 인공호흡기 잠깐 달아주는 것이며 결국 저수가로 인한 적자를 정부에서 인식하고 있다는 이야기 입니다. 하지만 해결책으로 근본적인 원인 개선이 아니라 단순한 미봉책을 사용하는 것은 의료 문제를 개선할 의지가 전혀 없으며 하나씩 영리사업을 늘려주는 것은 결국 민영화로 가는 초석이 아니냐 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애미야물좀다오
14/03/09 18:22
수정 아이콘
글과 상관없이 궁금한게 있는데 리플은 왜지우는거에요?
Security
14/03/09 16:11
수정 아이콘
의사들 총파업..언론에서 나올 몇몇개를 뽑아보자면..
1. 의사들 총파업으로 응급환자들 중 빠른 조취를 취하지 못해서 사망하거나 혼수상태에 나온 환자를 보여주고 가족들의 분노를 보여주면서 "과연 생명을 지키는 의사들이 환자를 안돌보는게 과연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선언할때의 초심은 어디로 갔을까?"라는 씬..
2. 빨간색의 옷을 입히는 모습~ (종북이죠. 종북..)

이런저런 많은 친정부적인 모습을 보여줄 대다수의 언론은 또 어떻게 이야기할지 궁금해지네요...
saintkay
14/03/09 18:05
수정 아이콘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22&aid=0002094820

기사를 처음 쓴 곳은 중앙일보인데 링크를 찾지 못해 온라인 기사를 올립니다. 이 사건도 결국 철도파업을 공격하기 위한 구실에 불과했죠.
사실상 저 학생은 이미 늦어서 철도파업과는 관계없이 면접을 볼 수 없었는데도 말이죠.
의사들 파업도 비슷한 방법을 쓰지 않을까 사료해봅니다.
카라쿠라마을
14/03/09 19:24
수정 아이콘
이와중에 국민들 비하하는 국개론이 보이네요 국개론이 아니라고 하시겠지만 교묘히 국개론을 끼워놓네요

국개론이 꼭 국민 개xx만 지칭한건 아니니까요

국개론을 하면 할수록 자기 자신 수준만 낮춰진다는걸 아셨으면 좋겠네요 자국을 그렇게 부정적으로 조장해서 얻을게 무엇인가?
똘이아버지
14/03/09 20:59
수정 아이콘
얻는건 실질적 현실인식입죠
카라쿠라마을
14/03/10 10:39
수정 아이콘
실질적 현실인식이든 뭐든간에 그걸 조장해서 나머지 불특정 다수를 깎아내리는거 아닙니까? 왜 자기가 겪어보고 느낀걸 나머지 불특정 다수에게 까지 연결시키는지 모르겠어요 그 사람들이 어떤 성격인지 어떤 가치관인지 알수도 없으면서요 정치적인 이유로 깎아내린다는게 정말 그런 인간들 찾아서 얼굴 한번 보고싶을 정도네요
똘이아버지
14/03/10 12:15
수정 아이콘
그걸 다 알아야 평가할수 있는건 아니죠.
집단은 개인의 합이지만 그 집단을 평가하는데 집단 모든 구성원을 다 볼필요는 전혀 없어요
레지엔
14/03/09 20:57
수정 아이콘
어차피 이건 싸우기 전에 진 게, 개별 병원에서의 참여가 그렇게 강하지 않습니다. '의사'를 단일 집단으로 보고 파업을 간다는 전략 자체가 무리수에요.
damianhwang
14/03/10 00:27
수정 아이콘
사람들의 눈에는 하나의 의사라는 집단으로 보이지만;

그 중에는, 병원을 차린 경영자, 병원에서 일하는 교수, 전공의, 봉직의.. 개인의원을 차린 경영자, 전문의 수련중인 수련의..
게다가 과별로 보험급여에 목매야 하는 과 비급여 진료 하는 과 등등..
그 모두의 이해관계가 다 다르죠;;;;;

그래서 더 문제가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14/03/10 04:43
수정 아이콘
가장 기본적인 견제 시스템인 3권분립도 제대로 안되고 언론은 권력과 자본의 시녀.
그래서 미쳐 날뛰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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