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수다는 예능 프로그램 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순위제 및 심사단이 존재하며 탈락이라는 장치까지 존재하는 이유로 절대 순수 음악을 지향하는 가요프로그램으로 보기 힘든 구석이 있습니다.

그러나 명곡을 혼을 다해 부르는 우수한 가수들을 보았던 시청자들은 생각이 많이 달랐습니다.

첫 방송에서 초유의 재도전 사태와 사과가 발생한 이유가 이 프로그램이 예능인가? 아니면 순수 음악 프로그램인가? 하는 명제와 맞닿아 있습니다.

김건모씨는 립스틱 짙게 바르고를 부르고 립스틱 퍼포먼스를 하였고  PD는 재도전 기회까지 줘버렸습니다.

첫 방송을 보고 절절한 감동에 빠져 있다 찬물세례를 받은 시청자들은 공분했습니다.

이제 프로그램에는 시청자라는 또하나의 사공이 생겼습니다.

각종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나는 가수다를 위한 게시판이 생겼고 팬들은 좋은 가수들에 대한 섭외 순위를 가상으로 만들며 응원하였습니다.

출연하는 가수들은 이 프로그램이 가볍게 즐기는 예능이 아님을 알고 사력을 다 했습니다.

침체된 가요시장에서 나는 가수다는 은퇴직전 가수들에게 부활의 기회를 주었고 상위권에 안착해서 계속 살아 남는다면 시청률 20프로에 육박하는 프로그램에 수주간 얼굴을 비칠 수 있는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몇주가 지나고 이제 프로그램은 전설적인 무대를 쏟아내며 신드롬을 일으킵니다.

덩달아 가수들의 스트레스는 장난 아니게 높아졌습니다.

맨탈이 약한 몇 가수들은 노래를 즐겁게 부르지 못했고 얼굴엔 피로와 마치 슈퍼스타k에서 보이는 아마추어 참가자들 같은 경연의 두려움이 자리했습니다. 신나게 불러야 할 노래들 마저 장엄하게 편곡되어 후반에 고음 퍼포먼스는 김치에 고추가루 처럼 착착 감기는 양념이 되어버렸죠.

편곡은 1위와 탈락을 면하기 위한 짜내기와 지르기의 연발이 계속됩니다.

시청자들는 많은 가수를 순위에 올리고 참가를 독려했습니다.

나는 가수다를 아주 고깝게 보고 있던 가수마저 섭외순위에 올리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하죠.

하지만 나는 가수다 열풍에 대해 일부 가요 관계자와 자생력이 있는 올드가수들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1. 자기 곡을 가지고 활동하는 프로 가수들을 청취자가 판단해서 등수를 매긴다는 어찌보면 프로 가수의 자존심을 상하게 만드는 결정방식

2. 가요계를 고사 위기로 몰고 갔었던 리메이크 모음집의 재탕으로 가요 산업 발전에 독이 되는 결과

3. 기존 원곡 가수들 사이의 저작권 문제 - 이은미씨 사태외 원곡자와의 분쟁은 항상 잠재되어 있는 뇌관임

언급된 3가지 문제 외에 안티팬과 팬들의 충돌 등 시즌동안 끊이지 않는 잡음이 계속되었습니다.

누군가는 훌륭한 가수의 섭외가 힘들어져서 프로그램이 망해갔다고 말합니다.

저는 섭외문제는 아주 작은 부분이며 총체적으로 망할 수밖에 없는 포맷이라 보고 있습니다.

나는 가수다라는 가요 리메이크 프로그램이 흥할수록 작은 시장인 우리 가요계는 더 어려울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이 대목에서 댄스 일변도의 시장에 바람 운운하며 다양성 말하실 분도 계시겠죠.

어찌어찌 원곡자의 동의는 받아 하는 거지만 저작권에서 자유롭지도 못할(이은미 사태)리메이크 가요가 다양성인가요?

깊이 생각해 봐야할 문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