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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3/08 11:09:15
Name 요정 칼괴기
Subject [일반] 새정치에 대한 개인적 생각
새정치하니 안철수 현상을 언급 안할 수 없군요.

간략하게 말하면 안의원이 인기 있었던 건 단순한 기존 정당정치에 대한 염증이었다는게 대다수의 의견일 겁니다.
이걸 자극하며 스스로 현 체제에 대한 안티테제의 아이콘이 된게 인기의 비결일 테구요.

하지만 방향성은 없었습니다. 단지 아 우리 국민 상당수는 현 정당정치를 싫어하는구나 하는 현상만 보여주었을 뿐이죠.
그럼 어찌 변해야 하는지는 안의원도 모르고 윤여준을 비롯한 주변 사람도 몰랐을 터고
그리고 당연히 이를 지지하는 지지자도 몰랐을 겁니다.

안의원 쪽에서는 그냥 추상적인 말 이외에 지지자들에게 줄 수 밖에 없었을 터이고,
솔직히 윤여준을 비롯한 여러 추종자들은 그냥 안철수의 지지율이라는 자원을 가지고 뭘해보겠다는
욕심만 존재할 뿐(그게 사욕이 아니라 공익을 증진시키겠다는 욕구라고 봅니다.) 방향성에 대해 자신도
생각 안했을 겁니다.
물론 지지자들도 딱히 그냥 기존 정당정치가 싫을 뿐 어떻게 바꾸어야 한다, 반드시 바꾸어야 한다는 욕구는 없어 보였구요.
만약 반드시 변화해야 한다는 욕구가 존재했다면 추상적인 해답만 내놓는 안철수 의원에게 대한 지지율 하락이 있어야
했지만 없었으니 말이죠.

사실 이현상을 바탕으로 바라보면 기존 정당정치에 대한 불만 욕구는 분명히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게 새정치에 대한
욕구인지는 모르겠습니다. A에 대한 불만 반드시 B에 대한 욕구가 아니니 말이죠. 그냥 새정치에 지지자들이 끌린 건
그냥 그 어휘가 가진 이미지에 끌린 것일 수도 있죠. 외부적으로 그 욕망을 표출한다고 해서 반드시 내부적으로 그 욕망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 힘든 특성이 있고, 또한 기본적으로 한국사회에서 정치는 그렇게 사람들이 많은 시간을 가지고
정보를 찾고 생각하고 판단하는 부분이 아니기에 그냥 그 욕구가 기실 없으면서 외부에서 주어졌기에 표출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게 아니면 이렇게 방향성 없는 욕구가 표출될리가 없죠. 그걸 외친 사람도 모르고 그걸 지지한 사람도 대략 어떤 성질인지
모르는 기묘한 욕구였으니 말이죠.

아무튼 어떻게 보면 기존 정당정치에 질린 한국 사회에서 새정치는 약장사가 파는 만병통치약인지 모르겠습니다. 실상 그런게
존재할리도 없지만 왠지 빠르고 쉽게 치료받고 싶은 소비자들이 찾는 그런 약 말이죠.
개인적으로 새정치라는 기상천외한 새로운 방식을 추구하기 보다는 오히려 정치학이라는 이론적인 부분에서 아이디어를 찾아
보다 이상적인 형태의 학문으로서 민주주의에 가깝게 가야한다고(비록 그게 절대 이루어지지 못한다는 건 인정합니다.) 보는 사람인지라
이번 현상을 딱히 좋은 방향의 현상으로 평하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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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3/08 11:36
수정 아이콘
대선전에 책을 통해 상당히 구체적으로 자신의 그림을 밝혔다고 볼 수도 있겠죠.
하지만 좋은 이야기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일테구요.
그 그림을 '어떻게' 완성 할 것인가에서 믿을만한 답을 주지 못한다면 결국 지지자들도 하나 둘 씩 기대를 접게 되겠지 싶습니다.
솔로9년차
14/03/08 11:40
수정 아이콘
기존 정치를 싫어하는 것도 이미지여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어릴 때부터 정치는 섞었고, 정치인들은 다 거짓말쟁이에 나쁜 놈들이라는 것을 학습하면서 컸기 때문에, 본인들이 유권자가 되었을 때 이전의 정치인들은 거짓말쟁이에 나쁜 놈들이라고 인식하는 거죠. 이미지입니다. 이게 왜 이미지일 뿐이냐면, 정치인들은 나쁜 놈들이 많지만, 다 나쁜 것은 아니기 때문이죠. 옥석을 가릴 필요가 있는데, 그러지 않고 싸잡아서 비난하는 겁니다.

바른 의미에서의 새정치라면, 기존정치에서 구태정치라고 부를만한 요소가 무엇인지, 무엇이 나쁜 관습으로 내려오고 있는지를 가려야합니다. 그래야 새정치가 가능하죠. 그러기 위해서는 분야를 좁혀야합니다. 새정치니까 기존정치와 모든 것이 달라야하는 것은 아니며, 그럴 수도 없죠. 그러니 기존 정치에서 가장 나쁜 것이 무엇인지 포인트를 잡아 개선해야합니다.

개선되지 않고 사람만 바뀌는 새정치라면 기존에도 이미 그러한 일들은 많았기 때문에 새정치라고 할 수 없죠. 뭉뚱그려 좋게, 그래서 새롭게라고 말하는 건 기존의 정치 속에서 발악하며 대응해왔던 정치인들에 대한 실례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그게 쉬울 리 없어서 그러고 있는 건데 마치 좋게 바꾸려하지 않는 것처럼 되어버리니까요.

전 안철수에게서 박찬종을 봅니다. 결과는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네요.
어강됴리
14/03/08 11:50
수정 아이콘
현실정치로 들어오면 누구든 손에 흙을 묻혀야 합니다.
김영삼도 40대 기수론 펼치며 젊은 야당 지도자 시절에는 김대중 후보에게 경선에서 패배해도 승복하는 대인배의 모습을 보였지만
3당합당으로 군사독재 잔존세력과 합치며 민주진영에 개족보를 만들었고
김대중 또한 수차례 은퇴번복과 분당과 당깨기, 비민주적인 보스정치로 "대통령병에 걸린 노욕" 이라는 모욕을 들어야 했습니다.
노무현 역시 FTA와 이라크 파병이라고하는 지지자들을 배반하는 정책을 수행해야 했습니다.

정치란 근본적으로 갈등을 조절하는것이고 그 과정에서 욕을 들어먹지 안을수는 없습니다.
새정치는 정치를 하기 전까지만 유효한것입니다.
결국은 "갈등을 방관하겠다' 라는 말이니까요, 적극적으로 갈등을 해결하고 중재하고 선택함에 있어 어찌 손에 흙을 묻히지 않겠습니까
14/03/08 11:52
수정 아이콘
첫 단추를 추상적으로 꿰었으니 계속 구름 속을 걸어다녔지만...어떻게든 지상으로 내려오긴 해야했죠...그게 지금과 같은 방식이라는건 좀 아니다 싶지만...
몽키.D.루피
14/03/08 12:52
수정 아이콘
민주당도 싫고 새누리는 더 싫고 통진당은 혐오하는 한무리의 대중들에게 그럴싸한 아젠다가 필요했을뿐입니다. 사실 새정치가 뭔가는 별로 중요하지 않죠. 한번 지지하기로 결정하면 진짜 패악한 일을 저지르지 않는 이상 끝까지 지켜봐주는 우리나라의 팬클럽 정치문화의 특성상 안철수의 팬들이 어지간해서 뿔뿔이 흩어지는 일은 없을 거라고 봅니다. 솔직히 지금 안철수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애초에 안철수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으로 어떻게하나 보자..라는 사람들이 대다수입니다. 안철수 팬의 입장에서는 아무런 정치기반도 없던 안철수가 갑자기 한방에 거대 야당의 공동대표가 되어버렸으니 이보다더 좋을 수 없죠. 윤여준 같은 사람이야 민주당 사람들과 한솥밥을 먹을 수도 없고 떨어지는 콩고물도 적어지니까 비판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안철수가 대권에 가까워지면 결국엔 다시 컴백할 거라고 봅니다. 윤여준의 포지션은 마치 예전 박근혜가 여당의 유력한 대권주자이던 시절의 김무성을 보는 거 같습니다. 이런 포지션이라면 유력 대권주자에게 플러스이지 마이너스는 아니거든요. 내부비판을 통해 더 거칠게 몰아칠수 있는 외부비판을 애초에 차단해버리는 거죠. 만약 윤여준이 계산하고 일부러 이런 포지션을 취했다면 진짜 정치술의 만렙이겠죠.
안철수가 비판받아야할 지점은 안철수의 새정치가 결국엔 삼김처럼 인물중심의 정당으로 회귀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이건 한국정치의 한계이기도 하죠. 한국사람들 자체가 시스템보다 인물을 더 원하니까요.
신당의 바람직한 구도는 이철희 소장이 썰전에서 말했던것처럼 친노의 문재인, 비노의 안철수가 박근혜정부 내내 건강한 대립을 이어나가는 것입니다. 김한길은 중재자(예전에 이명박박근혜 사이의 강머시기-이름이..- 한나라당 대표처럼) 역할을 잘하면 되구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그 둘중에 하나가 대통령이 된다는 공감대가 생기면서 대선까지 남은 4년 내내 컨벤션 효과 비슷한 흥행 대립을 이어나갈수 있을 겁니다. 시나리오 구상을 잘해야지요. 정치도 일종의 wwe니까요..
양념반후라이
14/03/08 13:22
수정 아이콘
강재섭...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절름발이이리
14/03/08 13:23
수정 아이콘
따지고 보면 노무현/이명박도 모두 정치혐오를 기반으로 한 대통령들이었습니다. 3김 이후 아직도 이 나라 정치는 해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국민은 여전히 몽매하고.
영원한초보
14/03/08 15:00
수정 아이콘
혹시 이명박이 정치 혐오 기반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일화를 들을 수 있을까요?
이명박이 정치에 신경을 안쓴건 맞는데 경제 기반이라고 이야기하지 정치혐오라고 까지 말할 수 있는게 있을까요?
규제완화와 신자유주의면 국가가 경제에 간섭하지 말라고 하는 건데
이 명박이 그동안 해왔던 짓거리를 생각하면 국가를 이용해서 수익올린 것도 상당히 많으니까요
국민들이 기존 정치인을 혐오해서 이명박을 찍었다기보다
CEO가 국가에 돈을 만들어줄거라는 허황된 믿음과 민주당의 분열과 상대후보가 정동영이라는 영향도 큰 것 같습니다.
절름발이이리
14/03/08 15:15
수정 아이콘
이명박 지지는 경제를 살려줄 것이라는 믿음도 중요했지만, 서울시장 시절 보여준 행정적 카리스마에 대한 기대도 크게 작용했지요. 그리고 이 것은 일반적은 정치적 작용들, 논의, 토론, 수렴, 의결등을 간소화할수록 강력하게 두드러집니다. "정치인 같지 않은 정치인"을 지지하는 열망은 꾸준히 있어왔지만, 삼김시절까지는 좌절되어 왔던 반면 (ex 정주영), 비주류였던 노무현을 필두로 이명박 문국현 안철수 같은 인물들이 지속적으로 부각받고 있지요. 이들의 공통점은 국회에 오래 있지 않았다는 겁니다.
단지날드
14/03/08 13:48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 정치의 문제점이죠 비정치의 정치 따지고 보면 지금 박근혜 대통령이나 지난 대선의 문재인 의원도 비정치의 정치로 정치적힘을 얻은 사람들이라고 생각되구요
맹독은 내핏속을 구르고
14/03/08 16:11
수정 아이콘
안의원에게 드는 생각은 정치를 참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나는 반한나라당이다를 선언한 순간 민주당에 입당하고 총선에 뛰어들었으면 지금은 새정치를 실현할 물적 인적 기반을 쌓았겠죠.
그게 무언지에 사람들이 집중하지만 전 그걸 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과거 김대중은 남북통일과 대중경제를 새정치의 기반으로 삼았고, 김영삼은 독재타도를 정치적 무기로 삼았습니다.
두분다 한 때는 새정치가였고, 새정치-40대 기수-를 모토로 삼았습니다.

그외에도 많은 새정치를 꿈꾼 인물들이 있었죠.
예컨대 대중적 인기로는 박찬종이 지금의 안철수보다 나으면 나았지 못하지 않았어요.
많은 말을 했지만 인적 물적 기반이 없으니까 대중적 인기가 수그러들자 아무것도 아니게된거죠.

새정치가 추상적인 말이라 비판받지만 남북통일 대중경제 독재타도 추상적인건 오십보 백보입니다.
양김의 매력은 명확했다는 점입니다. 행동으로 늘 무언가를 보여주었고 그걸 뒷받침하는 조직이 있었지요.
제3의 길(뭔가 있어보이지만 우유부단하고 결정내리지못해 기계적 가운데로만 가는 길)에 집착한게 지금의 안철수라고 봅니다.
14/03/08 16:14
수정 아이콘
윤여준 장하성 김성식 박선숙...
바....친다....
일식이 올듯
절름발이이리
14/03/08 16:25
수정 아이콘
비참한하늘이빛나
14/03/08 23:16
수정 아이콘
와...
귤이씁니다SE
14/03/08 23:16
수정 아이콘
정치권에서 사람이야 바뀌죠. 문제는 바뀐 양반들이 전임자들 모습을 그래도 닮아가니 문제가 되는 것이죠. 결국 사회 구조의 문제인데... 새정치를 말하면서 정치구조를 변화시킬 대안이 없다면 그냥 구호에 지나지 않습니다. 내가하면 새롭다... 사실 그와 내가 별도 다르지 않다라는 이해가 수반되어야 말이 통하는 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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