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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3/06 21:47:35
Name 표절작곡가
Subject [일반] 차이코프스키 관현악 서곡 1812
여러분이 잘 아시는 작곡가 차이코프스키의 관현악곡 1812입니다...

먼저 이 곡은 표제음악입니다.(Program Music)
표제는 그냥 Title을 말하는 것인데,,,,
음악에 제목만 붙였다고 표제음악이 되진 않습니다.
그 제목에 따라서 음악적 흐름이 결정되느냐 아니냐에 따른 차이가 있지요...
낭만주의 이전 작곡가들 곡에 제목이 붙은 경우는 많이 있는데,
그 경우는 그냥 출판사에서 임의로 갖다 붙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작곡가는 그냥 전통적인 형식체계에 맞춰서 곡을 썼을 뿐이거든요~
물론 청자가 어떻게 느끼느냐는 다른 문제이긴 합니다..

이 곡은 일반인 청자들이 이해하기 쉽고, 러시아 관객이라면 다 아는
1812년 당시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곡의 흐름에는 유럽관객이라면 다 아는 선율들이 포함되어있지요~
곡 초반에 나오는 러시아정교회의 성가.(하나님이 널 보호하신다)
프랑스 국가(라 마르세예즈)
러시아 국가(하나님이여 황제를 보호하소서)
노브고로드 지방의 민요 등등
(물론 1812년 당시에는 러시아 국가도 프랑스 국가도 둘다 각 나라에서 제정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흐흐
차이코프스키가 이곡을 쓴 1881년에는 두 나라 국가가 제정된 상태라...
그 멜로디를 빌려쓰게 되었지요~~)
이런 선율들을 빌려서 음악적으로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짧고 굵게 이 곡의 진행을 설명해보지요~
밑에 요약을 잘 참조하세요~^^
작곡가 의도가 명확한 것도 있고,,,제 추측도 있습니다(물론 그럴싸한 추측입니다.)

0:05 - 러시아정교회 성가(하나님이 널 보호하신다) - 예배드리는 러시아 시민을 묘사
1:53 - 또 다른 성가에서 발췌된 멜로디 - 나폴레옹 침공에 우려 섞인 시민의 목소리
3:30 - 러시아군의 진군을 묘사 - 여리게 묘사된 걸로 보아 군사력이 많이 딸리나 봅니다.
4:25 - 전투 시작, 프랑스 국가(라 마르세예즈) - 역쉬 나폴레옹입니다...압도적인 병력으로 관광모드 발동합니다.
6:20 - 노브고로드 지방민요 - 러시아군은 별 수 있나요?? 후퇴해야죠~
7:47 - 러시아 시민의 초라한 저항을 상징합니다.
8:29 - 다시 전투를 시작합니다 - 이번에도 프랑스가 압도적이네요~
10:02 - 또 후퇴하는 러시아군...
11:34 - 프랑스군의 공격입니다. 이번엔 대포까지 대동했네요~
11:25 - 프랑스군이 예상하지 못한게 있었으니,,,,황신의 가호랄까요? 러시아의 겨울 폭풍입니다!!
12:25 - 처음에 나왔던 성가가 다시 웅장하게 나옵니다. 교회 종소리도 같이...하나님이 지켜주신다는거죠~
13:24 - 러시아군이 이번엔 각잡고 반격을 합니다.
13:33 - 러시아 국가(하나님이여 황제를 보호하소서) - 승전, 곧 황제폐하 만세!!라는 의미입니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기 - 승 - 전 - 푸짜르(?) 만세!!!입니다.

이 곡은 차이코프스키가 의뢰 받고 6주만에 완성하게 되는데요~
보통의 교향곡이 년단위로 작곡기간이 걸린다고 치면 이곡은 상당히 빨리 작곡된겁니다..
작곡가 자신은 이 곡을 썩 맘에 들어하진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곡은 스토리라인이 탄탄하고 이해하기 쉽다보니
지금까지도 연주가 많이 되지요~
특히 미쿡이라등가~~~(네셔널리즘 짱짱맨!!)

이 곡은 작곡기법상으론 그렇게 복잡한 곡은 아니지만,
떡밥거리가 많습니다...

*곡 초반에 나오는 러시아 성가를 아예 합창단 불러다 하면 어떨까?
실제로 카라얀은 합창단 불러다 연주를 했지요~

*곡 후반에 나오는 대포를 어떻게 처리할건데??
1.야외공연 - 연주자들이 싫어해서 안될거야 아마~
비라도 오면 웰컴투헬게이트
2.까짓거 어차피 공포탄인데 음악회장에 갖고 들어오면 어때?
- 매연은? 화약냄새는 어떻게 하고? 소음 수준이 아예 다른데??
실제로 그렇게 연주해서 연주장내 스프링쿨러가 작동하게 되고,,,,와장창!!

*브라스 밴드나오는 부분에 난 오르간도 쓸거야!
실제로 그렇게 연주한 지휘자도 많습니다. 물론 악보상엔 딱히 기재되있진 않죠~

*스탈린 동지께서 불편해하십니다!! (곡 마지막에 나오는 차르찬가가 구소련시절엔 걸림돌이었죠-..-)
(그래서 구소련 시절엔 고 부분 편집해서 다른 공산주의 찬가로 편곡해버립니다..
하지만 그 곡의 원곡도 차르찬가의 일종이었다는게 함정~~)

참고로 이 곡은 프랑스 지휘자나 관현악단 그리고 프랑스 내에서는 연주되지 않습니다...
이유는 다 아실듯~!!

두서 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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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3/06 21:52
수정 아이콘
어디서 본건데...이거 연주를 할 때 진짜 대포를 쏜 적이 있었다고 하던데 말이죠...의도가 명확하고 작곡자가 내키지 않게 금방 작곡하고 했다는걸보면 일종의 보여주기 위한 음악이었나 보네요...
요정 칼괴기
14/03/06 22:02
수정 아이콘
예. 애초 행사용 작품이죠.
성당 완공식에 차르가 오는 게 예정되는 바람에 1812년 나폴레옹에 대한 승리를 기념하는 곡을 쓰게 되어서 쓴 거니까요.
쓰고나서 작곡가 본인은 망했다고 생각했지만요.
스타카토
14/03/06 22:13
수정 아이콘
덕분에 간밤에 스트레스 확 풀었네요.
해설이 있어서 더 몰입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표절작곡가
14/03/06 22:18
수정 아이콘
잘 봐주셔서 제가 더 감사합니다~흐흐
김기만
14/03/06 22:21
수정 아이콘
프랑스 국가 나오면서 대혁명뽕에 취했고

클라이막스에서 브이 포 벤데타뽕에 취하네요(브이포벤데타 엔딩곡이더라구요)
도시의미학
14/03/06 22:22
수정 아이콘
음악도 좋은데 설명은 더 즐겁게 읽었습니다.
표절작곡가
14/03/06 23:05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네잎클로버MD
14/03/06 22:34
수정 아이콘
브이 포 벤데타에 나왔던 씬나는 곡이죠!
쿵쾅쿵쾅!
VinnyDaddy
14/03/06 23:12
수정 아이콘
1812는 역시 큰북보다는 싱크로 안 맞는 대포가 어울리죠. (응?)
알콜성혼수
14/03/07 09:40
수정 아이콘
시리즈물로 연재 해주심이.. 참 좋아합니다. 이야기가 있는 클래식.
표절작곡가
14/03/07 10:22
수정 아이콘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틈틈이 글 올리겠습니다...^^
설탕가루인형형
14/03/07 11:58
수정 아이콘
이야........정말 잘 봤습니다.
얼마전에 이 노래에 대한 얘기를 들은적이 있어서 잠깐 듣기는 했었는데 이렇게 보니까 정말 스케일어 어마어마 하네요.
정말 정말 잘 들었습니다 흐흐.

시간 설명에 11:25는 11:55 오타 일것 같네요~
표절작곡가
14/03/07 16:23
수정 아이콘
11:45초네요~흐흐

오타가 났네요~

그리고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윤가람
18/12/10 20:32
수정 아이콘
옛날옛적 봤던 글이 생각나서 오랜만에 찾아보고 갑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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