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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2/27 19:17:26
Name 라라 안티포바
Subject [일반] [바둑] 농심신라면배 한중전 파이널, 박정환 vs 스웨
1.
원래 바둑이야기는 가끔가다 써줘야 제맛이라고 생각하는데다,
자게 분위기나 글 리젠 상태가 지금 쓰는 것이 좋은 타이밍이라 보기 어려웠지만...
이번에는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상황이라 글을 써봅니다.
먼저, 이번 글은 어제 제가 쓴 글과 이어지므로
어제 제 글을 참조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난 글을 보지 않아도, 읽는데 큰 지장이 없게끔 쓰겠으나,
아무래도 글 내용이 이어지는 면이 있다보니
먼저 읽어주시면 보다 재밌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https://pgr21.com/pb/pb.php?id=freedom&no=50091&page=2

2.
[이 부분은 농심신라면배에 대한 간단한 소개글로, 어제 글에 같은 내용이 있으니 읽으신 분들은 넘어가셔도 됩니다.]
농심신라면배는 한-중-일 세 국가의 밀어내기식 팀플레이로 진행되는 국가대항전입니다.
각국에서 예선과 후원사 시드 등을 통해 5명의 선수를 선발하고,
최후까지 살아남은 국가가 승리하게 됩니다.
가령 한국 vs 중국 붙어서 한국 선수가 승리하면,
그 다음 일본 선수가 나와서 승리한 한국선수와 붙게 되는...그런식이죠.

3.
현재 상황은 중국의 판팅위 9단이 파죽의 3연승을 거두었으나,
한국의 강동윤 9단이 불계승을 거두며 반격에 나섭니다.
(말이 좋아 불계승이지, 거의 다 둔 상태에서 반집 패가 확실시 되어 실망한 판팅위 9단이 그냥 돌을 거두었다고 합니다.)

이후 일본 선수까지 잡아낸 강동윤 9단은 중국의 2번째 주자 천야오예 9단에게 패배하고, 최철한 선수까지 잡히면서
3연승을 거둡니다...만, 일본의 마지막 주자 장쉬 9단에게 패배하면서 3연승에 그치게 됩니다.
(여담입니다만, 이 경기 패배하고 천야오예 9단은 중국에서 엄청나게 혼이 났다고 합니다.)

그리고 한국의 네번째주자, 한국 랭킹 2위의 김지석 9단이 장쉬 9단에게 승리하면서
일본 선수들은 모두 패배하고, 한국 2명 중국 3명의 2:3의 구도가 되었으나...
탄샤오 7단에게 김지석 9단이 예상외로 허무하게 패배하면서, 한국의 박정환 9단은 1:3,
한국의 우승을 위해 3연승을 해야하는 굉장히 힘든 상황에 처합니다.

4.
박정환 9단은 자신의 두터움을 잘 활용하지 못하고, 유리한 패에서 큰 득을 보지 못해
실리에 민감한 탄샤오 7단에게 집으로 꽤 밀리는 구도로 갔습니다만,
김성룡 9단의 해설에 의하면 탄샤오 7단이 끝내기를 너무 못해서...즉 끝내기만 잘 했으면
박정환 9단이 아무리 잘해도 그냥 질 수 없었던 바둑을 역전당했습니다.
(어제 글에서 말씀드렸지만, 반면으로도 비슷하지만 흑이 좀 두텁다에서 전 암걸릴까봐 TV를 꺼서 이후 결과는
뉴스를 통해 확인했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중국의 위빈 감독은 탄샤오 7단에게 불같이 화를 내며 '도대체 바둑을 둘 줄은 아는거냐' 고 했다네요.

5.
오늘은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박정환 9단 vs 저우루이양 9단의 대결이 있었습니다.
박정환 9단이 백, 저우루이양 9단이 흑.
저는 이번에도 식사를 하면서 보느라 중간부터 보았는데요, 흑과 백이 서로 약점이 많은 형태로
미생의 곤마들이 엎치락 뒤치락 싸우는 형태가 계속되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박정환 9단의 대실수가 나오면서 굉장한 위기에 처합니다.
저우루이양 9단이 마음먹고 대마를 잡으러 갔더라면, 그대로 바둑이 그냥 끝나버리는 최악의 사태였는데,
저우루이양은 그냥 타협책으로 이득을 챙긴 후, 선수를 뽑아 큰 자리를 차지합니다.
김성룡 9단의 해설에 의하면, 저우루이양 9단이나 대부분의 중국 기사들은
어느정도 득을 보았다면 거기서 크게 수를 내서 끝내려 들지 않고 안정감있게 마무리하려는 성향이 강하다고 하네요.
여전히 박정환 9단이 굉장히 불리합니다만, 바둑판에 둘 곳이 많았기 때문에
어제 탄샤오 7단과의 경기와 비교하면 훨씬 나은 여건이었습니다.

6.
상황을 조금 더 구체화시켜보면, 중앙쪽에 백의 대마가 있었고
좌, 우에는 흑의 대마가 있는 상황에서
백이 오른쪽 흑의 대마를 차단해서 잡으러 가다가
우측 흑이 집을 벌어들이며 무난하게 살아가고, 백은 여전히 미생이 된 상태에서
좌측 흑 대마도 거의 사는 느낌으로 백은 대마를 살리면서 집도 만들어야 하는,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처합니다.

7.
이 때, 박정환 9단은 승부수를 띄웁니다. 중간에 백 대마를 보다 안정적으로 살리는 행마가 아닌,
초강수를 두면서 대세점을 차지합니다. 정확한 수읽기만 되면 백이 대득이 되고 바둑은 다시 5:5로 할만해지는 상황.
그러나 저우루이양 9단도 만만치 않게 대응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정도 수가 발생했고, 박정환 9단이 대박을 터트리지는 않지만 승부수가 어느정도 통해
호각으로 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이 때, 이 승부를 결정짓는 수가 등장합니다.

8.
흑이 좌하귀를 보강하는 수를 두는데, 김성룡 해설은 굉장히 황당해합니다.
[이건 거의 '이겼습니다' 라는 순데요? 저우루이양이 정말 그렇게까지 유리한가요?]
바둑을 흔히 수담, 손으로 나누는 대화라는 얘길 합니다. 바둑 기사들도 그런 표현을 자주 씁니다.
'이겼습니다' 라는 수는, 게임으로 따지면 선지지 급으로 매우 느슨한 수를 말하죠.
깊게 생각할 것 없이, 이 수로 조금 손해봐도 대세에 전혀 지장이 없는 그런 착수.
판을 끝낼 수 있는 상황에도 안정적인 수를 고집하는, 어떻게보면 저우루이양 9단다운 수였습니다만...
이 역대급 대악수로, 저우루이양 9단의 바둑은 지옥으로 돌변합니다.

9.
박정환 9단은, 좌측 자신의 집이 모두 깨지고 오히려 잡힐지도 모르지만, 저우루이양 9단의 좌측 대마의 생존을 위협하는 패를 결행합니다.
저우루이양 9단이 백이었다면, 당연히 각자 살아가고 백은 집으로 어느정도 이득을 보는 상황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우변에서의 집싸움이 벌어졌으리라 생각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저우루이양 9단은, 생각지도 못하게 좌측 대마가 걸린 패가 발생하자 굉장히 당황합니다. 워낙 크게 걸린 대마이고, 좌측 대마가 잡히는 순간
엄청난 집과 중앙 백대마까지 살아가기 때문에 그냥 바둑이 끝나버려서, 흑은 자체팻감만 써야하는 상황이 옵니다.

10.
그리고 자체팻감을 쓰는 상황에서, 박정환 9단은 엄청난 득을 봅니다. 선수로 좌상귀의 백돌과 중앙 백대마가 연결되고,
아까 살려줬던 우측 흑대마에서 팻감 공장이 나오면서 아주 기분좋은 패를 이어갑니다.
그리고 패를 돌입했을때, 좌측 흑 대마가 살면서 있었던 좌변의 흑 두터움이 모두 백 집으로 환원되는 기적적인 일이 벌어지면서
판 흐름은 완전히 백으로 넘어갑니다.

11.
견디다 못해 저우루이양 9단은, 우측 흑대마보다 더 오른쪽에 있던 우상귀와 우변지대를 모두 내주면서 패를 해소합니다.
원래 흑집이 20집정도 나던 곳에서 백이 되려 30집가량이 났으니...저우루이양의 느슨한 대악수, 그리고 팻감으로 둔 대악수까지 겹쳐 50집 가량을 손해 본 것입니다. 게다가 우측 흑 대마는 후수로 살아, 선수를 뽑은 백은 이미 선수 1집이 나있는 백의 나머지 한 눈을 확보하기 위해 우변으로 힘찬 행마를 펼칩니다.

김성룡 9단도 굉장히 신이 났습니다. '어제까지 제가 현장에 있었는데, 오늘 돌아온 것이 아쉽습니다. 저때 현장에서 위빈 감독의 표정을 보았어야 하는데...' '여기서 한 집 내는건 일도 아닙니다. 두집 내는것도 크게 어려워 보이지 않아요. 지금 여기서는 제가 둬도 이길 것 같습니다' '중국 검토진들도 이미 철수했다고 합니다. 사실 이럴때는 어설픈 위로보다는 그냥 그 선수 얼굴을 안 보는 것이 낫습니다. 중국 선수들이 저우루이양 선수의 얼굴을 어떻게 보겠어요' '이게 제가 꿈을 꾸고 있는게 아니라면, 지금은 그냥 두고 있는 겁니다. 이미 승패는 결정났습니다' 하고요.

그리고 이어서 김성룡 9단이 박정환 9단의 승부사적 기질에 대해 칭찬합니다. '저우루이양 9단이나 많은 중국기사들은, 끝낼 수 있는 상황에서도 좀 더 보류하면서 안정적인 수를 둔다. 하지만 박정환 9단을 비롯해 한국의 쎈 기사들은 끝낼 수 있는 상황에서는 확실하게 끝낸다. 이렇게 바둑을 두는 기사가 한국 바둑에서 두명 있었는데, 조훈현 9단과 이세돌 9단이다. 이 둘은 승부에서 물러서지 않고, 상대를 끝낼 수 있을때는 확실하게 끝내서 상대를 난도질한다' 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한없이 연령이 낮아진 농심배 한국 선수단과 아들뻘도 아닌 할아버지 뻘이 된 김인 9단이, 어제 박정환 선수가 대국에 임하기 전 식사에서 입을 아끼다 한마디만 했다고 합니다. '농심배에서 3연승한 한국 기사도 많다. 이번에 한번 보여줘라. 그걸 해내면 네 자신도 많이 달라져 있을거다.' 그때 김성룡 해설은 '그 얘기 하지 마시지, 괜히 박정환 9단에게 부담가면 어쩌나...' 싶었었는데, 이렇게 좋은 결과를 보여줘서 다행이라며 안도합니다. 확실히 김성룡 해설은 다른 바둑기사에 비해 조금 리액션이나 입담이 풍부한 편이라, 해설을 듣는데 있어 감칠맛이 났습니다.

12.
그러나 마지막, 박정환 9단이 김성룡 9단과 같은 착각을 해서 저우루이양 9단의 흑돌에 의해 중앙 백대마가 위협받는 상황이 옵니다. 저도 순간 암이 덜컥 걸리는 줄 알았습니다. 진짜 너무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어서...그러나 다행히 차선책으로 박정환 9단은 패를 만들고, 중앙 백 대마의 자체팻감이 어마어마하게 많은데 비해, 저우루이양 9단은 팻감을 미리 다 두어서 1~2개밖에 남지 않은 상황. 패를 결행하지 못하고 그냥 돌을 거두어버립니다. 패의 수를 보고 난 이후, 김성룡 해설은 '아까 제가 뒀으면 이긴다고 헀던 말, 후회되네요. 제가 두어서 아까 해설대로 두었다면 그대로 중앙 백 대마가 다 잡히면서 패배하는군요. 부끄럽습니다' 하면서 웃음을 유발했습니다.

13.
이렇게해서 한국의 자존심, 한국 랭킹 1위의 박정환 9단은 중국의 주장 스웨 9단과 한중간의 농심배 우승을 건 마지막 대국을 내일 오후 3시에 펼칩니다. 작년 바이링배 8강에 한국기사로 혼자 남았으나 탈락, 판팅위 당시 3단과 응씨배 결승에서 패배 후, 중요한 세계무대에서 번번히 중국 기사들에게 밀려온 박정환 9단이 기적적인 2연승을 통해 여기까지 온것만으로도, 그동안의 박정환 9단에게 아쉬웠던 감정이 녹아내렸고, 참 잘 싸워주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오늘 경기는 근래들어 제가 본 바둑중에 가장 짜릿했고, 그런 대국을 선사하는 기사가 이세돌 9단이 아닌 박정환 9단이라는 데에 다시 한 번 놀랐습니다.

스웨 9단은 한국 기사들이 가장 두려워합니다. 김성룡 해설은, 다른 중국기사와 달리 승부처에서 싸우고 그대로 끝내버리는, 한국 바둑 기사들처럼 승부사 스타일이 강한 것이 스웨 9단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바둑에서도 흐름이라는게 있어서, 박정환 9단이 이 흐름을 타고 그대로 이겨서 이창호 9단에 이은 농심배 수호신으로 거듭났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지더라도, 박정환 9단에게 실망하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14.
바둑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정적인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게 엎치락 뒤치락, 한 대국에서 역전이 수도없이 나오는 그 역동성은 어떤 게임보다도 우세하지 않나 싶습니다. 저는 이스포츠도 좋아해서 주변 그 누구보다 게임관람을 즐겨하는 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에서는 채워줄 수 없는 바둑리그 관람에서의 묘미가 있고, 그래서 한동안 바둑을 쉬다가도 우연한 계기로 보기 시작하면 다시 빠져들게 되지않나 싶습니다. 또 바둑리그를 보다보면 피곤해져서, 다시 게임리그의 경쾌하고 활기찬 분위기를 보고...두 분야는 저에게 꽤 좋은 보완효과를 가지지 않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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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본지7년
14/02/27 19:23
수정 아이콘
참 다행이긴 한데...좀 씁쓸하기도 하네요. 정상급들이 저렇게 중국에 속절없이 밀리면 안될텐데... 참 과거의 이창호-조훈현-유창혁 트리오가 너무 그리워집니다. 탄샤오가 아무리 요새는 좀 그래도 중국랭킹 1위까지 올랐던 강자인데... 어째 한국 바둑계의 요새 상황을 보면 뭔가 독한 면이 좀 덜해보인달까요. 과거의 서봉수 명인과도 같은 지독한 승부기질이 다시금 필요할 때가 아닌가... 생각도 듭니다. 아, 물론 한국기원의 눈치보기식 행정과 점점 사람들에게 입지가 줄어드는 바둑 자체의 상황은... 그러니 사람이 없기도 하겠지만..

요새 바둑은 잘 두고 계시나요? 타이젬에서 전 또 5단 강단되서 파이어모드... 7연승 중인데 8승을 더 거둬야되니 아득하네요.
라라 안티포바
14/02/27 19:27
수정 아이콘
한국바둑의 입지가 국내외에서 점점 좁아지는건 아쉽긴 합니다만, 기성 바둑세대들의 자승자박의 측면이 좀 강하다고 생각되서...예전보다 훨씬 치열하게 경쟁해서 뚫고 올라오지만, 그 영광은 과거에 비하면 한없이 작은 젊은 프로기사들이 가엾을 뿐입니다. ㅠㅠ

저는 바둑을 끊고 살다가, 요즘들어 식사하면서 관전만 합니다. 낮아진 기력으로 예전 아이디 잡기도 좀 뭐하고, 주변에서도 두는 사람들 없다보니, 그냥 지금처럼 해설을 들으면서 바둑관람을 즐길 정도의 기력이면 충분한거 아닌가 싶어서요.
찌질한대인배
14/02/27 19:27
수정 아이콘
하수인 제가 두어도 변화도가 수백개는 나오는데 프로 바둑의 역동성이야 당연히 엄청나겠죠. 서로 판위에 깔아놓고 두는건데 뭔 변화가 그렇게 많은건지 크크
중앙에서 호구자리로 늘어 둔 초강수가 치받고 끼운 호수에 탈탈 털리면서 농심배는 오늘로 끝나나 했는데 역시 고수도 추위를 타면 어쩔 수가 없나봐요. 그 바둑이 어떻게 좌변에서 말도 안되는 패가 나면서 그렇게 역전이 되어버리는지... 게다가 마지막에 김성룡 9단은 붙이는 수가 좋은수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아니였고,, 조한승9단은 하변에서 저우루이양 선수가 놓은 급소자리에 쉽게 한칸 뛰어뒀으면 살았다고 하더라고요. 뭐 어쨌든 마지막에 정말 쫄깃쫄깃한 역전승을 거둬서 역시나 보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일 지더라도 대국 하나 더 본걸로 일단은 만족할 수 있을거 같긴한데, 이 두번의 바둑처럼 내용이 나쁘지는 않았으면 좋겠고, 막상 지면 짜증나긴 하겠네요. 크크
라라 안티포바
14/02/27 19:29
수정 아이콘
네 저도 '그쯤으로 안전하게 살겠지' 하다가, 붙여서 '오잉? 저게 살 수 있나?' 했습니다. 그러다가 김성룡 9단이 '자기도 보이는 모양이니 두 선수에겐 당연히 보인다' 면서 사는 참고도를 제시해서 '오 그렇구나 역시 대단...' 이러고 있었는데, 갑자기 박정환 9단이 백을 이어버려서 '어...? 어어...?' 하면서 급 카이지모드...ㅠㅠ 어찌저찌 패가 나긴 했는데, 그대로 박정환 9단이 중앙 백대마 다잡히고 패했으면 진짜로 암걸릴 뻔했습니다.
14/02/27 19:30
수정 아이콘
우어 올 만에 바둑기사 볼 맛 나겠네요.
중국에 차츰차츰 밀리다가 작년에는 아예 방점을 찍어버린 터라 마음의 여유가 없어져서인지... 이세돌 구리 10번기도 이9단이 6연승 한 번 해줬음 하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찌질한대인배
14/02/27 19:31
수정 아이콘
6연승은 절대 안됩니다. 이 큰 판을 고작 6판만 보면 어떡해요!! 개인적으로는 6승 3패를 원합니다. 크크크
14/02/27 19:33
수정 아이콘
크크 저는 바둑 그 자체보다 울 편 이겨라가 더 중요한가 봐요.
라라 안티포바
14/02/27 19:32
수정 아이콘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10번기 대국 2번 봤는데, 이미 구리와 이세돌이 어느정도 급에서 차이가 좀 난다는 느낌이더라구요...;;
구리 9단은 쫘악 몰락했는데, 이세돌 9단은 살짝, 최정상급에서 정상급 기사1이 된 그정도 느낌이라서...
14/02/27 19:32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 rts게임은 실력+운이라면, 바둑은 only실력이라고 생각해서 바둑을 좋아합니다. 그렇다고 잘 두는건 아니지만... 박정환vs스웨 대국 후기도 나중에 올려주세요~
찌질한대인배
14/02/27 19:42
수정 아이콘
사실 온리 실력이라고 하기엔 운도 꽤나 작용합니다. 오늘 바둑만 해도 우변의 흑폐석이 기똥차게 축머리 역할을 하면서 박정환 9단이 망했으니까요. 물론 그런 폐석까지도 수읽기에 포함해야 하니 실력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되는 바둑은 대충 둬도 폐석이 도움을 주고, 안되는 바둑은 죽어라 수읽기를 해도 호수나 묘수로 두었던 돌이 방해하기도 하니까요. 크크
14/02/27 19:44
수정 아이콘
오 그렇군요 아무튼 박정환~스웨 후기도 기대할게요^^
찌질한대인배
14/02/27 19:50
수정 아이콘
그런데 후기를 쓴 건 제가 아니라서요;;;
물론 저도 엄청 기대하고 있습니다. 크크
14/02/27 19:48
수정 아이콘
저....팻심이 뭔가요
찌질한대인배
14/02/27 19:52
수정 아이콘
제가 본문을 작성한건 아니긴 하지만요, 혹시 팻감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팻심이라는 단어가 검색이 안돼서요;;;
14/02/27 20:01
수정 아이콘
아 팻감이네요 크크크 바둑과 마음 상태 관련 떡밥을 생각하다 오기했습니다
라라 안티포바
14/02/27 19:52
수정 아이콘
아...팻감 말인가요?
패는 서로 따내고, 따내고, 하는 모양을 말합니다.
--○●
○--○●
--○●

가령 뭐 이런 모양이라 서로 따내고 따내고...하다보면 밑도끝도 없죠.
그래서 패는 바로 되따낼 수 없고요, 서로 다른곳을 한번씩 착수한 후에나 되따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패가 20집짜리라고 한다면, 두번 둬서 20집 이상 낼 수 있는 곳을 두어야 상대가 잇지 않고 받아주겠죠?
그래서 내가 두어서 상대가 받아주어야 하는 곳을 '팻감'이라고 합니다.
빈칸이 이상하게 나와서 공배는 --로 대체합니다.;;
14/02/27 20:02
수정 아이콘
아 그 '패'와 관련된 것이군요
anic4685
14/02/27 19:52
수정 아이콘
이창호 전성기였으면...알아서 싸우게 두면 이창호가 이길텐데...(응!?)
찌질한대인배
14/02/27 19:55
수정 아이콘
어쩌면 오늘 바둑에서 전성기 이창호가 흑으로 좌하에서 호구쳤으면 상대가 돌을 던졌을지도......크크크
진짜 이창호의 수에는 프리미엄이 붙어 다녔죠. 어쩌면 김성룡 해설도 오늘처럼 해설하지 않고 흑이 이겼나 봅니다. 즐기세요 했을 거고요. 크크
anic4685
14/02/27 19:56
수정 아이콘
뭐 농심신라면배는...반상에서 다른 기사들이 싸우다가 이창호가 끝내는 대회였으니 크크...
그리고 이창호 전성기때라면 수 하나에 프리미엄 붙을만하죠...뭐...
두부과자
14/02/27 20:18
수정 아이콘
박정환9단 이틀연속 용궁 갔다왔네요.

두판다 초중반에 착각/실착이 나오면서 고전하다 상대실수로 역전했는데

2번연속 지옥을 맛봤으니 내일은 실수없이 할거같습니다. 물론 스웨가 사실상 1인자 느낌이 있어서 불안하긴 하지만..

그리고 이와중에 이창호9단은 대국일정을 착각해서 부전패 당하는 대참사가 ;;
라라 안티포바
14/02/28 04:55
수정 아이콘
앗...요즘 기전이라면 GS칼텍스배밖에 없는데 설마 그건가요?
이창호 9단이 부전패라니 덜덜;;
카페르나
14/02/27 20:21
수정 아이콘
으아.. 기보는 봤는데 영상으로 좀 보고 싶네요. 넷마블에서 보려니까 농심배는 아예 vod가 없나봐요..
아, 그리고 세계대회에서 약하다곤 하지만.. 그래도 박정환은 박정환이네요. 이세돌도 밀리고 있는 이때 박정환이 힘을 써주길 바랍니다...
찌질한대인배
14/02/27 20:36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이세돌은 실력보다는 체력이 문제였던 것 같아요. 연말의 그 살인적인 스케줄이 발목을 ㅠㅠ
카페르나
14/02/27 20:39
수정 아이콘
사실 어쩔 수 없는게 이세돌도 이젠 나이가 ... 같이 늙어가는 처지 아니겠습니까..하핫
我無嶋
14/02/27 20:34
수정 아이콘
오늘은 퀄리티 높은 바둑이라기엔 좀 애매했지만 패기는 아주 장난 아니었죠. 김성룡해설께서 우변에서 우상귀에 이르는 백집을 붉은 선으로 죽 그으면서 이정도면 진짜 백 집나온다 할때 쾌감이 아주..크크크
Claude Monet
14/02/27 20:38
수정 아이콘
저기 이런 바둑들 기보를 좀 보고 싶은데 어디서 검색해야 하나요? 설마 요즘에는 기보 보는것도 유료인가요?
찌질한대인배
14/02/27 20:39
수정 아이콘
http://www.shinramyun.com/news/badook_live

농심배는 자체적으로 문자중계해줍니다. 아마도 오로랑 연결된 것 같은데 정확하지는 않아요.
이젠다지나버린일
14/02/27 21:39
수정 아이콘
한국기원 홈페이지 가시면 됩니다.
baduk.or.kr이구요 근데 회원가입하셔야해요
14/02/27 20:40
수정 아이콘
현재 이창호의 위치는 어디매에 있는 건가요?
국내 기준으로 박정환 이세돌 기사에 이어서 3인자 정도 되는 급인가요?
대학때까지 종종 두다가 어느 날부터 안두게 되었는데 라라 안티포바 님 글을 보니 오랜만에 바둑한번 둬보고 싶군요..^^
14/02/27 21:29
수정 아이콘
현재랭킹 16위이고 이런저런거 다 감안해도 10위권 안쪽으로 보기는 힘들지 않을까요?
이제는 승률도 50%를 좀 넘는 정도이고 (이런저런 예선 포함)
무관인지도 좀 오래고 작년부터는 이렇다할 세계대회 성적이나 국내 성적도 없다시피 합니다.
라라 안티포바
14/02/28 04:57
수정 아이콘
현재 이창호 9단의 위치는...ㅠ.ㅠ 눈물밖에 안 나옵니다.
대략 정상급기사들보다 한급정도 아래에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냉정하게 얘기해서 국내기전 16강~32강 정도...
14/02/27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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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바둑을 두는 것도 아니고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 잠깐잠깐 바국 배운게 전부라
우아우아 하고 바둑 tv만 가끔 보는 초보지만
김성룡 해설은 저같은 초보도 바둑 재미있다! 라는 느낌을 줘서
아주 좋아합니다 그래서 김성룡 해설이 진행했던 대학동문전도 즐겨봤구요

글만 봐도 반상 위의 긴장감이 느껴집니가
다시금 바둑의 재미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은 집에 가서 바둑 tv 좀 틀어봐야겠습니다
라라 안티포바
14/02/28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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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저는 고교동문전 보았는데요.
아마추어 바둑은 프로바둑에 비해 수준은 낮지만
슈퍼초속기(?)로 보는 맛이 또 있더군요. 그리고 어찌나 다들 전투를 그리 좋아하는지
파워 전투, 그리고 굉장히 말도 안 되는 타협으로 제갈길 가기도 하고
나름 재밌더군요.
14/02/27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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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김성룡 해설 대박이였습니다.

당당하게 지금부터는 내가 둬도 이긴다를 선언하고 잠시후 대착각 -_-;
착각한부분 보여주시고 나서 머릿속에 '아까 당신이 둬도 이긴다며!' 하는 생각이 스치는 찰나
강나연(?) 진행자가 '김성룡9단 아까는 ..' 하며 슬며시 질책하더군요.

2연승이긴 하지만 박정환9단의 공격력은 좀 ..
어제오늘 특히 오늘 초반부터 초강수를 들고 나왔지만 결국은 다 실패 .. 당분간 한국바둑을 혼자 이끌어가야 할 인재임을 생각하면
좀 아쉬움이 남네요,
이젠다지나버린일
14/02/27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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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룡 해설이 그래서 재미있는것 같아요.
재미로만 따지면 김성룡해설이고..

바둑을 잘 두는 사람은 아니지만
듣기 좋은 해설을 꼽으라면
유창혁 박정상 두 기사를 꼽고 싶어요.
14/02/27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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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라라 안티포바
14/02/28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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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읽으셨다니 감사합니다.
14/02/28 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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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바둑티비 우연치않게 보다가 여바둑기사들 도전기?? 인가 그거 하는거 보다가 박정환 9단 경기도 채널돌리다 보게됐는데 어렸을때 5급인가 두고 그만둬서 지금은 바둑을 잘모르기도하면서도 전혀 판세를 읽을수가없어서 재미가 없어지더군요 ㅜㅜㅜ

근데 김성룡해설이 바투 해설 하셨던 그 분인가요?
라라 안티포바
14/02/28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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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바투를 본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네요. ㅠㅠ
자갈치
14/02/28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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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맞습니다. 성승헌 캐스터랑 같이 중계도 했었고 레이싱모델 이지우랑 류지혜랑 같이 찍기도 하구요~~^^
사랑한순간의Fire
14/02/28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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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명한 '이창호 착각(이창호 히든-창하오 맞히든)' 영상을 보면 김성룡 해설이 폭발적인 해설을 선보이시죠 흐흐. 바둑TV를 먹여살리는 남자!
끝나요! 끝나요! 끝나요! 옳지 창하오 거기 둬라! 거기둬! 거기야! 밀고 들어가! 밀고 들어가면 이기잖아!!
은수저
14/02/28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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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은 18급이지만 이런글 너무 재밌습니다. 바둑삼국지 완결을 못본게 한이됩니다.
제가 스타를 잘 못했지만 좋아했던 이유중 하나입니다.
개인과 개인이 할 수 있는 우주전쟁 정말 스펙타클하고 화끈합니다.
연속으로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염치불구하고 마지막 3국 경기 해설도 들려주세요 굽신굽신
사랑한순간의Fire
14/02/28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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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삼국지 진짜... 너무 아쉬워요. 5권까지 단행본도 다 구입했는데ㅠㅠ
사랑한순간의Fire
14/02/28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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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 재밌게 잘 봤습니다. 바둑 글 자주 올려주세요^^
저야 손바둑은 못 두고 초등학교 때 바둑학원 다녔던 게 전부지만...
스타나 롤도 입스타 입롤, 눈스타 눈롤만 하는 사람이라서요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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