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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2/27 01:35:26
Name 라라 안티포바
Subject [일반] [바둑]오랜만에 하는 바둑이야기
1.
최근에 개인 사정으로 바빠지기도 했고
넷마블 5단 이후 지속적으로 바둑공부하기에 한계를 느끼기도 해서
스타2와 함께 바둑을 접었다가,
최근 식사시간에만 짬을 내서 바둑채널을 보게 되면서 다시 바둑에 재미를 붙였습니다.
(물론 요즘도 대국은 하지 않습니다...^^;; 과거 기력이 그대로인 아이디로 하는데에 대한 두려움도 크구요)

2.
오늘은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이 펼쳐졌습니다.
농심신라면배는 한-중-일 세 국가의 밀어내기식 팀플레이로 진행되는 국가대항전입니다.
각국에서 예선과 후원사 시드 등을 통해 5명의 선수를 선발하고,
최후까지 살아남은 국가가 승리하게 됩니다.
가령 한국 vs 중국 붙어서 한국 선수가 승리하면,
그 다음 일본 선수가 나와서 승리한 한국선수와 붙게 되는...그런식이죠.

3.
세계바둑에서 늘 부진했던 일본은
이번에도 마지막에 나왔던 선수가 단 1승만 거두면서 모든 선수가 패배했습니다.
(저도 오늘 티비보다가 결과만 봐서...어떤 선수였는지 기억은 안 나네요;)
중국의 1, 2주자인 천야오예 9단, 판팅위 9단이 각각 3연승을 거두면서
작년 중국의 초강세를 증명해주는 성적이었죠.
그나마 작년에는, 대부분의 세계대회는 중국이 휩쓸었지만
농심배를 비롯한 단체전은 한국이 중국에게 많이 승리하면서 '개인전은 중국, 단체전은 한국'이라는 말이 있었습니다만...
믿었던 최철한 9단도 1승도 거두지 못하고 패배,
한국 랭킹 2위의 김지석 9단도 1승만을 거두고 패배.
한국의 마지막 주자는 한국 랭킹 1위의 박정환 9단.
박정환 9단은 오늘 대국을 펼친 탄샤오 7단을 포함해서 3연승을 거두어야 한국이 우승을 차지하게 됩니다.

4.
오늘 대국은 중반부터 보았는데, 박정환 9단이 두텁게 두면서 자신의 분위기를 가져가나 싶더니,
중간에 패에서 생각보다 득을 보지 못하면서 굉장히 핀치에 몰리게 됩니다.
박정환 9단이 흑, 탄샤오 7단이 백
당시 해설이 '반면(덤 없이 계가한 상황)으로도 비슷한 상황이니 6~7집 정도의 차이가 난다, 다만 흑이 두터운 형국이니
이를 이용해 반전을 꾀해야한다' 라고 했습니다만...
제 짧은 기력으로 보니 이미 후반이라 6~7집을 역전할만한 형국이 아니었고,
그저 '한국 1위 박정환 9단을 믿는 믿음', '중국 선수가 2명이나 남은 상태에서 한국이 우승을 내주는 비참한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
정도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재작년 바이링배 8강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한국 선수였으나 결국 그대로 탈락해버린 점,
작년 응씨배에서 판팅위 당시 3단에게 패배한 점 등은
박정환 9단은 잘하지만 이창호-이세돌에 이어 세계바둑을 제패할 정도의 느낌은 아니었고,
중요한 승부에서는 늘 기대를 저버리는 결과도 많았기 때문에
'아 이건 졌네...'하면서 TV를 꺼버렸습니다.

5.
나중에 검색으로 결과를 알아보니 헐...박정환 9단이 1집 반 승리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거기에 어쩐지 머리가 짧았다 싶더니, 입대를 해서 훈련소에서 나온지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굉장히 어려운 조건에서도 중요한 순간에 승부사다운 면모를 보여서 박정환 9단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아까 말씀드린대로 박정환 9단의 중요한 승부처에서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온 일도 있지만
박정환 9단의 바둑은 이창호9단이나 이세돌9단과는 달리 좀 특색이 없는 '무색바둑'이라는 느낌이 강했거든요.
단점이 크게 없고 좋은 수를 잘 두는, 두루두루 잘 두는 바둑이지만,
특색있는 기풍이 없어 중요한 승부처에서 밀리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박정환 9단을 다시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사실 중국과 한국의 바둑 인프라는 현격하게 차이가 나는 상황에서,
이창호-이세돌에 이은 차세대본좌까지는 아니더라도,
농심신라면배에서 최종전까지 끌고 가서, 한국의 저력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6.
최근 점점 이세돌 9단의 대국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저는 이창호 9단의 전성기때 바둑학원에서 바둑을 배웠고, 학원에 가면 늘 돌부처같은 표정으로 바둑을 두었던 이창호 9단의 사진이 걸려 있었기에 이창호 9단을 존경하는 마음이 컸습니다.
그래서 이창호 9단을 밀어내고 본좌의 자리를 차지한 이세돌 9단에 대해서는 그다지 좋은 감정은 아니었습니다.
마치 임요환 선수의 팬이었는데, 임요환 선수를 제치고 차세대 본좌가 된 이윤열 선수를 그리 탐탁하게 보지 않았던
e스포츠에서의 감정과 비슷했습니다.

7.
그러나 이세돌 9단이 다시금 재활약하던 2012년쯤에 이세돌 9단의 대국을 자주 보면서,
그냥 잘 두는 바둑이 아니라, '보는 맛이 있는 바둑'이 뭔지를 이세돌 9단의 바둑을 보며 깨닫습니다.

얼마 전 신인기사 변상일 2단과 이세돌 9단의 대국을 보았는데요. 아마 GS칼텍스배 16강전이었던 것 같습니다.
신인 변상일 3단과 이세돌 9단의 대국. 상대전적은 이세돌 9단이 압도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변상일 3단은 초단시절 이창호 9단을 이기며 파란을 일으킬 정도로 무서운 신예로 주목받고 있었습니다.

초반에 이세돌 9단이 자신의 돌쪽으로 변상일 3단의 대마를 유인하여 잡을 듯 말듯...이 아니라 거의 대놓고
대마를 때려잡아 혼쭐을 내 주겠다는 기세로 달려듭니다.
전투의 신이라 불릴 정도로 전투와 수읽기에 능한 이세돌 9단이었고, 포위망도 단단하여
변상일 3단의 대마가 그대로 잡혀 끝나나 했는데...

변상일 3단이 생각보다 쉽게 대마가 살아버립니다. 패도 안 나고 뒷맛이 거의 없이 그냥 살아버렸습니다.
그 덕에 이세돌 9단의 포위망은 되려 집이 다 깨져버리는, 최악이 상황이 됩니다. 저같은 아마추어도 구체적인 계가를 안 해도
'이게 집으로 되나? 이세돌이 그냥 던져야겠는데?' 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8.
결국 이세돌 9단은 굉장히 무리수로 보이는듯한, 하지만 정말 마지막 승부처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는 곳을 흔들어갑니다.
그런데 정말 상황이, 프로바둑에서는 거의 나오지 않을 수준의 침입수, 동네 쌈바둑 같은데서
던지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둬보는 느낌의 수라서 '아 이세돌이 이렇게 허망하게 무너지나...'라고 생각했습니다.
해설도 '수가 쉽게 날 것 같진 않지만 이세돌이니까 기대한다'는 느낌이었고,
'이세돌 9단은 프로들 사이에서 마법같은 수를 잘 구사한다는 평이 많다' 는 얘길 하였습니다.
그런데...

헉, 순식간에 백집을 깨부수고 백 세력을 오히려 미생의 대마로 몰아 패를 만들어버립니다.
두 눈으로 보고도 정말 믿겨지지 않더군요. 이세돌 9단은 정말 사람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설도 감탄을 했고, 결국 변상일 3단이 흔들리더니 중앙 백을 잡으면서 화려한 역전승으로 거둡니다.

해설이 그런 얘길 하더군요. '이세돌 9단은 서로 초읽기에 몰려서 완벽한 수읽기를 할 수 없는 싸움을 자신있어한다. 무협에 비유하자면 그는 사파의 최고수 같은 느낌을 받는다' 라고요. 제가 느낀 이세돌의 느낌도 딱 그렇습니다.

9.
이세돌 vs 구리의 10번기 2국이 이번주 일요일에 펼쳐졌습니다.
10번기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예전에 PGR에도 올라왔으니 이 글을 참조해주세요.

https://pgr21.com/pb/pb.php?id=freedom&no=49496

이세돌 9단이 다시 한 번 구리 9단에게 승리하면서 2승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되었습니다.
바둑 내용은 자세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구리9단이 약간 좋은 형세에서
중앙 중요한 부분쯤부터 시간에 몰리기 시작한 구리9단의 실수로
이세돌 9단이 득을 보면서 승리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해설들이 '구리9단은 초읽기에 몰리면 실수가 잦아져 초중반에 일부러 빨리 두는 경향이 있다' 고 하는데,
확실히 초읽기에 몰리면 오히려 강해지는 이세돌 9단과 달리,
초읽기에 몰리자 구리 9단은 실수가 눈에 띄게 많아지더군요.
서로 초읽기에 들어가니 이세돌 9단의 우세가 눈에 확 보였습니다.

또한 경기 중 두 선수에 대한 재밌는 통계가 나왔는데,
이세돌 9단의 세계대회 우승은 14회로 21회의 이창호 9단에 이어 2위,
구리 9단은 7회로 현재까지 중국 내 최고 타이틀 보유자입니다.
구리 9단 이전에는 일본의 시대에 이어, 이창호 9단의 천하로 중국 선수들이 세계대회 타이틀을 많이 차지하지 못 했고,
이창호 9단에 이어 이세돌 9단의 시대에는 그나마
대적수로 구리 9단과 쿵제 9단이 있더군요. 구리 7회 쿵제 5회로 둘의 세계대회 우승횟수 12회는 이세돌9단의 14회와 필적합니다.

그리고 더 재미있는건, 두 선수가 계가바둑으로 간 것은 단 7번인데,
그 중 6회를 이세돌 9단이 승리했습니다. 구리 9단이 계가로 이긴 것은 첫 계가바둑이었던 까마득한 옛날이었구요.
아무래도 구리9단은 중반이 강한 기사이고, 끝내기에 강한 기사는 아닌 반면
이세돌 9단은 끝내기에도 강하다고 해설은 설명합니다.
다만 '끝내기'하면 떠오르는 신산 이창호 9단이나 박영훈 9단처럼 기계적인 끝내기와 정밀한 형세판단을 통해
수순을 완벽하게 밟아나가 계산서를 내미는 방식이 아닌,
이세돌 9단의 끝내기는 끝내기에서조차 절묘한 수를 찾아내 집에서 득을 보는 방식이라고 해설은 설명합니다.
이것이 초읽기에 몰리면 약해지는 구리9단의 약점과 조합되서
계가바둑으로 가면 이세돌 9단이 거의 이기는 구도로 가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2012년 삼성화재배 결승에서 펼쳐진 두 선수의 3번기는
이세돌 9단의 2:1 승리로 끝났으나 그 결과가 이세돌 9단의 반집승-불계패-반집승이었고,
그에 대한 중국의 아쉬움이 이번 10번기의 직접적 원인이 되지않았나...라고 해설은 설명합니다.
(유창혁 9단이었는지 해설이 누구였는지는 기억이 잘 안 나네요...;;)

10.
중간에 이세돌 9단과 아내분의 인터뷰가 나왔습니다.
이세돌 9단은 10번기의 부활과 그 대상이 자신과 구리 9단인 것에 대해
'오청원 선생님과 비교했을때 자신과 구리9단은 아직도 멀어서 이르지 않나 싶다, 한 10년쯤 지나서도 나와 구리 9단이 현재와 같은 기력을 유지한다면, 그때쯤에나 해야되는 것이 맞는게 아닌가 싶다' 고 답했습니다.
또한 승부에 대한 예측은 '누가 이길지는 모르겠으나 10국까지는 갈 것 같다. 내 목표는 5승 4패인 상태에서 10국에 임하는 것' 이라며 웃었습니다.

아내분의 인터뷰에서는 '자신은 신랑이 프로바둑기사이지만 바둑에 대해서는 정말 모른다. 그래서 신랑이 얘기한 것을 전달하는 정도의 얘기밖에 할 수 없다'면서 '신랑이 부담을 많이 느낀다. 자칫하면 선수생명이 끝날지도 모르는 승부라고 했다. 하지만 이왕 피할 수 없는 승부이니, 이 승부를 즐기겠다' 고 하였습니다.

11.
최근 tvN 예능 '더 지니어스'(이하 지니어스)로 친숙해진 이다혜 4단이
3월 3일부터 바둑 입문 프로그램을 진행하더군요.
아마 바둑계에서는 지니어스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많이 알려진 이다혜 4단을 통해
바둑 보급에 힘쓰려는 그런 분위기인 것 같습니다.
얼마 전 고스트 바둑왕에 대해 찾아보다가 알게 되었는데, 고스트 바둑왕에서 감수를 맡은게 이다혜 4단이더군요. 한국외대 일어과 출신이라고 합니다.

또 얼마 전에는, 밥을 먹다가 바둑TV에서 지지옥션배 여류 대 시니어 재방송을 하는데,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 바둑을 두더라니...이다혜 4단이었습니다.
매번 지니어스에서만 보다가, 정작 본진인 바둑TV에서 바둑두는 모습을 보니 어색하게 느껴져서
바둑기사가 바둑채널에서 바둑두는 모습을 보여주는걸 어색하게 느끼는 저의 모습에 피식했습니다. ^^;;

12.
이세돌 9단과 구리 9단의 10번기였는지, 어느 대국이었는지 기억은 안 납니다만,
'바둑기사들이 자식들에게 바둑을 가르치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아마 이세돌 9단이 딸바보인 얘기가 나오다가 나온것으로 기억합니다.)
신기하게도, 아들에게는 바둑을 가르치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접근하고,
딸에게는 바둑을 가르치는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생각한다고 합니다.
일단 남자 프로기사는 성적에 따라 크게 좌지우지되는 면이 있어서, 그 경쟁이 많이 혹독하기 때문에
특별한 기재가 보이는 정도가 아니면 그렇게 권하고 싶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반면 여자 프로기사는 바둑 보급이나 기타 승부 외에도 수요가 있는 편이라서 그런지
남자 프로기사에 비해서는 할만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13.
오랜만에 바둑을 보다보니, 하고 싶은 말이 많아져 글이 쓰잘데기없이 길어져버렸네요...스압을 느끼게 해서 죄송합니다. ㅠㅠ
원래 황룡사배 세계 여자바둑 대항전에 대해서도 쓰고 싶었는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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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질한대인배
14/02/27 01:47
수정 아이콘
구리 대 이세돌의 10번기 성사는 흥미롭지만, 두 선수의 전성기가 조금은 지난 뒤라 아쉬운 마음이 있네요. 이세돌 9단은 수는 참 잘내는데, 요샌 수를 내고 망하는 경우가 늘어나 버린 것 같아서 정말 안타까운 마음도 듭니다. 이세돌 다음을 이어줄 기사들이 아직 세계대회 정상권으로 올라오지 못한 상태라 이세돌 9단이 조금 더 버텨줬으면 좋겠거든요. 뭐 여전히 세계 최강급의 기사이긴 하지만요.

저도 오늘 농심배 씩씩거리면서 봤는데, 마지막에 추위를 탄 탄샤오에게 결국 역전해 내는 것을 보면서 끝까지 보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다행이었네요. 정말 저도 티비 꺼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더고요. 크크

박정환이나 김지석 프로는 세계대회에서 활약하지 못하는 게 너무 아쉬웠는데, 어제 김지석 9단이 거의 완패하는 걸 보면서 올해도 한국바둑이 힘 한 번 못써보고 중국에게 털릴 징조인가;;;; 했는데, 그래도 박정환9단이 역전해 낸건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스웨 9단이 많이 무섭기는 하지만, 그래도 박정환 9단 믿어볼랍니다. 올해는 세계대회 한개라도 한국이 뺏어오길 ... 아 이런걸 바라고 있는 사실이 안타깝네요. 큭...
라라 안티포바
14/02/27 02:07
수정 아이콘
아이고...그 경기를 끝까지 보신거보면, 닉과 다르게 굉장한 멘탈을 소유하고 계시는군요.
전 '반면으로도 비슷한 형국' 나오니까 암걸릴까봐 더 못 보겠더라구요. ㅠㅠ

박정환 9단은 현재 한국바둑의 하락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과거 한국 대표 선배들에 비해 부진하다 쳐도,
정말 김지석 9단은 국내용이란 느낌이 너무 강합니다. 세상에 국내기전에서 그렇게 강한 기사가
세계기전만 나가면 맥을 못 추는 것 뿐만이 아니라 굉장히 무난하게 패배하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저도 더도덜도말고 올해 세계대회 타이틀을 전부 중국에게 내주지는 말았으면...하는 생각이 듭니다. ㅠㅠ
이런 상황을 십년넘게 겪고 있는 일본 바둑팬들 진짜 대단합니다.
찌질한대인배
14/02/27 02:12
수정 아이콘
유창혁9단이 진다고 하길래 멘탈이 날라가기 직전에 유창혁 9단의 계산력이 현역보다 부족하다고 믿고(ㅡㅡ;;;;;) 농심배 문자 중계를 잠깐 확인했는데, 김승재프로가 덤이 조금 부담스러운 형세라고 하길래, 혹시나 해서 다시 티비 보러 갔습니다;;;;
똥꼬쪼으기
14/02/27 01:52
수정 아이콘
최근 주요내용을 잘 집어주셔서 잘읽었습니다.
라라 안티포바
14/02/27 02:08
수정 아이콘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두부과자
14/02/27 01:54
수정 아이콘
이세돌 다음 주자가 아직 물음표 인것이 너무 아쉽네요.

강동윤9단은 후지쯔배 한번먹고 그 이후로는 세계대회만 나가면 부진하고

김지석9단도 현재 국내 3톱이지만 세계대회에서는 맥을 못추고

기대를 한몸에받던 박정환9단도 응씨배준우승이후에 주춤하네요.

개인적으로는 현세대에서 중국을 이기기는 쉽지 않을것 같아요 .

국가지원 + 인재풀 등 여러모로 상대가 안되는데 이기려면 결국 이창호-이세돌 같은 초천재 한명이 나와야 할듯합니다.
라라 안티포바
14/02/27 02:08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는, 기재가 있는 초천재 한두명이 지금쯤 롤을 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되서...결국 이것도 인재풀의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찌질한대인배
14/02/27 02:13
수정 아이콘
중국이 한국 이기겠다고 십년 이상 준비해왔는데 어쩌면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싶어요. 지금 현역 선수들보다 어린 선수들끼리의 실력차이가 더욱 쓰라리네요. 쩝;;;
관지림
14/02/27 02:19
수정 아이콘
조훈현 이창호 이세돌 라인이 사기급이라 그런거지
국내 인프라 생각하면 딱 이정도 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니 좀더 냉정하게 생각하면 잘하는거죠..
뭐 아쉬운거야 어쩔수 없지만
라라 안티포바
14/02/27 03:45
수정 아이콘
진짜 한국이 낳은 세 본좌들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어마어마한 것 같습니다.
조훈현 9단의 활약 당시 한국 바둑 인프라는 지금의 박정환 9단보다 나빴으면 나빴지 좋다고 보기 어렵고...

이창호 9단은 조훈현 9단의 힘으로 보다 좋은 인프라로 시작했으나,
그걸 감안하더라도 다른 두 본좌들에 비하면 말이 안 될 수준의 압도적인 커리어를 이룩했구요.

이창호 9단이라는 거인과 일부 전성기가 겹쳤음에도, 전혀 주늑들지 않고
결국엔 자신의 기량을 인정받고 '짜릿하게, 보는 이가 즐겁게 이기는 바둑'을 보여주는 이세돌 9단.
한국에 그런 영웅이 다시금 등장하길 원한다면 참 배부른소리겠죠...ㅠㅠ
은수저
14/02/27 03:32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잘 읽고 갑니다.
라라 안티포바
14/02/27 03:43
수정 아이콘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박사
14/02/27 03:46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잘 읽고 갑니다(2). 저도 바둑 한 동안 잊고 살고 지내다가 최근에 타이젬 복귀했더니 재미있더라구요. 단 시간을 너무 많이 뺏겨 접속할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혹시 PGR에서 타이젬에서 바둑 두시는 분 있나요? 저는 참고로 타이젬 (물)5단.
라라 안티포바
14/02/27 04:08
수정 아이콘
재밌게 읽으셨다니 감사합니다. 저는 타이젬은 그냥 타이젬 쓰시는 분들이 많아 대국용으로 하나 만들어뒀던가 그랬을거에요.
오로나 넷마블에서 두시는 분들 봤네요. 근데 다들 잘두십니다. 인터넷 기력으로 3단 미만을 본 적이 없네요. ㅠㅠ
14/02/28 00:04
수정 아이콘
오늘 다시 타이젬 6단으로 승격하고 이 글을 봤네요 흐흐.
조선소일용직노동자
14/02/27 04:33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잘 읽고 갑니다(3).
올해는 꼭 좀 배워보고 싶네요 바둑
친구놈이 프로 데뷔 못하고 접었는데 그놈 한번 꼭 이겨보고싶어요
라라 안티포바
14/02/27 09:29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읽어주셨다니 감사합니다.
친구분이 프로직전까지 가셨다면...아마 지금부터 꽤 진지하게 하셔도 이기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몇 점 놓고 이기는 정도라면 모를까...^^;;
배우시는 거라면, 멀리서 찾을 필요없이 친구분께 배우는게 가장 빠르고 확실합니다.
조선소일용직노동자
14/02/27 15:50
수정 아이콘
말이 그런거긴 한데 친구녀석 매일 하는말이
너가 평생 배우고 내가 9점 깔아줘도
자기 못이긴다는 말에 좀 욱하는게 크죠 크
친구가 성격상 남 가르치는 성격도 아니고요
스타본지7년
14/02/27 14:01
수정 아이콘
프로데뷔 못할 정도면 연구생 1~3조 안에서 놀았단 소린데... 죄송하지만 16년째인 저도 그런 기력하고는 석점은 놔야됩니다. -_-;
도라귀염
14/02/27 06:25
수정 아이콘
저는 타이젬으로 봤는데 안조영 해설은 중반부터 미세하지만 흑이 두터워 자신이라면 흑을 잡고 싶다고 했거든요 끝내기에서 박9단이 약간 포인트를 딴것 같았는데 역전이라고 보긴 어려운 바둑이 아니었나요?
라라 안티포바
14/02/27 09:30
수정 아이콘
헉...그런가요?
유창혁 9단이 절 그냥 들었다 놨다 한거 뿐이었나요 ㅠㅠ
RedDragon
14/02/27 07:41
수정 아이콘
요새 일이 바빠서 바둑소식을 잘 못봤는데 흥미진진하군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라라 안티포바
14/02/27 09:30
수정 아이콘
재밌게 보셨다니 다행입니다.
이젠다지나버린일
14/02/27 09:28
수정 아이콘
참 어리석은 댓글이기도 한데요. 바둑 실력 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인터넷바둑 5급정도 두는 완전 초보티만 벗은 인간인데요.

정석을 일단 다 외워야 하는 건가요? 덜컥수가 문제인것 같기도 하고.
적어도 인터넷 1단은 달고 싶은데(뭔가 롤에서 실버나 브론즈는 탈출하고 싶은 느낌이랄까요)
실력이 안 느네요 하하..
라라 안티포바
14/02/27 09:37
수정 아이콘
정석은 저도 잘 모릅니다. 화점정석은 몇개 없고, 실전에서 나오는 모양도 한정되어있어서
실전에서 나오는 정석만 몇개 알아둡니다.
소목정석은 정말 기본적인 것 몇개만 알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정석이 많은 편이라
익숙하지 않으면 양화점으로 두는 포석을 위주로 두시는게 어떨까 싶네요.
현대 바둑 대세는 1화점 1소목이기는 합니다. 특히 흑은 양화점을 두는걸 요즘들어 거의 본 적이 없네요.

조금 약은 방법이지만, 흑이 걸릴때만 대국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보통 30초~1분 내 기권은 대국무효처리되기 때문에...
기력이 어중간하게 낮으면 흑이 편한데, 그 이유는 처음 포석을 선택하는 쪽이 흑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한 수 앞서가기 때문에, 백은 흑의 판짜기를 견제/방해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아는 포석이 한정되어있다면, 주력 포석 하나를 연구/공부하시고, 흑으로만 두는게 조금 야비(?)하지만 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여담입니다만, 기력이 많이 낮으면 포석의 유불리를 살릴 정도로 잘 아는 포석 하나 없을 확률이 커서 흑이나 백이나 뭐...

넷마블/바둑nTV에서 제공하는 실전파워시리즈 등의 영상강의를 참고하시는 것도 한 방법이구요,
개인적으로 바둑책으로 공부하는건 별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이걸로 기력 올리실 수 있는 분들은
굳이 고민 안 하셔도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기력이 향상되실 분들이라서요.
굳이 책으로 공부하신다면, 기경중묘나 사활책으로 사활공부를 하시는걸 추천드립니다.
사박사
14/02/27 09:58
수정 아이콘
정석을 외우면 도움이 됩니다. 다만 정석을 외우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정석이 "왜" 그렇게 진행되는 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나중에 소위 정석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주변에 상수 분이 있다면 대국 후 복기를 통해 배우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물론 독학도 하셔야 되구요.
스타본지7년
14/02/27 14:02
수정 아이콘
사활과 월간바둑을 열심히 보시는걸 추천드립니다.
vlncentz
14/02/27 09:57
수정 아이콘
월간바둑 1월호에 당연히 더 지니어스 관련기사가 실릴거라 기대했는데 한줄도 언급되지 않아서 꽤 놀랐습니다. 그리고 1월호에서 엑소를 엑스오라고 표기한 걸 보게됬죠. 바둑계의 나이대...라던가, 그런걸 상징적으로 보게된듯 해서 씁슬했습니다.
라라 안티포바
14/02/27 10:37
수정 아이콘
매우 공감합니다.
바둑의 위상이 흔들려도 잘 버티고 있는 느낌이 들지만,
'불안하고 위태위태하지만 젊은 세대들의 문화'인 이스포츠도 좋아하는 입장에선,
조금 비꼬아 말하면 '기득권 꼰대의 문화'라서 버티는 감도 좀 있죠.

한국 바둑인구는 유입에 비해 유출이 훨씬 커서, 해가 갈수록 꾸준히 감소하는 상황인데도,
한국기원은 이렇게 할 타개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고...
아니 사실 조훈현-이창호 등 영웅들의 활약에 젖어
미리미리 대비해야 할 타이밍을 휙 놓쳐버린게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은 이미 적신호가 켜진지 너무 오래되서, 빼도박도 못하는 그런 상황이 아닌가 싶구요.

한국 바둑의 미래는 게임은 커녕, 마작과 비교해도 밀리는 수준이 아닐까 싶습니다.
디시 바둑갤은 메인에서도 사라졌는데, 마작은 갤러리도 새로 만들어지고, 점점 인구가 늘고 있으니...

그래도 이다혜 4단이 3월부터 바둑 입문 프로그램을 맡은 것을 보면,
젊은층에 나름 어필이 된 기사로 바둑인구를 늘려보겠다는 생각이 있다는 것이고,
한국 기원도 나름 고민은 하고 있긴 한가 봅니다. 근데 너무 늦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팍 드네요.
적어도 이세돌이 세계 1인자이던 시절부터 고민하고 적극적으로 움직였어야 했던게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스타본지7년
14/02/27 13:38
수정 아이콘
저도 요새 바둑을 두다 말다 해서 이거..
바둑계 자체에서 젊은층에게 전파 노력이 엄청나게 부족한게 사실입니다. 솔직히 제가 보기에는 지금 하는 건 다 그냥 겉으로만, 속으로는... 솔직히 제가 사는 동네가 아무리 시골동네라지만 일반부 20대 참가자가 저 혼자인게 말이나 됩니까 -_-;; 그리고 전부 최하 40대 후반.
타개책이 없습니다. 타개책이. 갑갑해요..
자갈치
14/02/27 16:26
수정 아이콘
25년동안 진행되엇던 EBS바둑교실이 폐지가 되었는데 바둑이 얼마나 관심이 떨어졌으면 저렇게 까지 되었나 싶습니다 씁쓸하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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