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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2/16 03:13:40
Name gungs
Subject [일반]  탓하지 않는 사회 - 바다탐험대 옥토넛을 통해본.
아이들을 키우면서 얻는 많은 새로운 경험중에, 가장 시각적인것 중 하나가 유아용 애니메이션이 아닐까합니다.
얼마전 피지알에서도 뽀로로 분석글이 나왔던 것 처럼 수십번을 보게되니 케릭터 이름들이 외워지고,
어느순간 아빠가 아니라 포비로 불리워지게 되죠.
애들은 뽀로로니, 크롱이니 서로 자기가 좋은거 하겠다고 싸우다가 어느 순간 이름이 바뀌게 될 때가 있는데
그때가 바로 다른 애니메이션으로 관심을 이동했을 때입니다.
여러 애니메이션이 있었지만, 뽀로로 -> 폴리 -> 또봇 테크를 탔고,
밖에 나갈 때 마다 차들보고 또봇D니, W니 이름을 부르고 다니는 걸 보면서
아이들은 정말 학습력이 대단하다란 생각을 했었습니다.
정말 멀리서 제 눈에도 잘 안보이는 차보고 W다!라고 소리치는 걸 보면서요.
(여기서 알파벳은 기아에서 나온 차 이름들과 매칭이 됩니다. 또봇이라는 애니메이션이 그렇게 네이밍을 했더라고요)

영원할줄만 알았던 또봇에서 갑자기 아이들 이름이 또한번 바뀔때가 있었는데,
그게 바로 ‘바다탐험대 옥토넛’ 입니다. 


photo
간략히 소개를 하자면, 제목대로 바다를 탐험하며 곤경에 처한 바다생명체들을 구조해준다는 내용인데,
영상을 보면 굉장히 긴박하게 내용을 전개해나가는게 흥미롭습니다.
(여기서 제 이름은 문어박사님이고, 아내의 이름은 대장입니다. 자존심이 상해 애들한테 바꿔달라고 했더니 절대 안바꿔주네요.
그래도 문어는 좀 그래서 그냥 박사님이라고 불러달라니까, 아빤 잘 모른다며 박사님 아니라고 그냥 문어라고 합니다. 에거)

내용도 괜찮고 생각보다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이 많아서 저도 같이 흥미롭게 보고 있는데,
한 에피소드를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간략히 설명을 드리자면, 장어들이 대이동을 하고 구조대원들은 장어들을 빠르게 따라가야하는데,
강물이 거세어 탐험선 조종이 힘든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긴박한 상황에서 대장이 좌측으로 돌리라고 콰지에게 말하는데, (애꾸눈 고양이 이름입니다)
콰지는 아니라며 우측으로 방향을 돌려버리죠. 그러면서 탐험선이 벽에 부딪치고 망가지게 됩니다.
(요즘 지니어스보면 참 비슷한 상황이 많이 나오죠. 요환이 형님처럼 깽판을 쳐버리는 것과 같은 상황이요)

photo


보통 같으면, “왜그랬어” 같은 말이 나오고, 콰지가 “죄송해요”라는 말이 나와야 하는데,
이 에피소드에서는 그런 탓하는 내용이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영상을 통해 지켜본 걱정하는 대원들에게 대장은 아무렇지도 않다고 말하고,
콰지도 대원들을 안심을 시킵니다. 그리고 어쩔 줄 모르는 상황에서 콰지가 헤엄을 쳐서 가자는 아이디어를 내고,
대장은 바로 좋은 아이디어라며 수락하죠.

영상을 보며 '쟤들은 아무렇지도 않은가보네’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내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나봅니다.

아내 : 아까 본 옥토넛 말이야. 걔들은 남탓을 안하자나. 그게 외국이라서 그런가?
나    : 모르지, 영국에서 만들었다니까.
아내 : 영국사람들은 남탓을 별로 안하나봐. 보통 나같은 되게 뭐라 했을 상황인데.
나    : ('그래 그건 확실하지') 그러게.
아내 : 그래, 탓할 필요없는데 말이야.
나    : ...

생각지도 않게 옥토넛으로 대화를 하게 되었네요.
그러면서 '탓한다는 것'에 대해 생각을 조금 하게되었습니다.
안좋은 결과가 나왔을때, 탓하는게 문제 해결을 위해 도움이 되는가?
물론 상황에 따라 너무나 다르겠지만, 회사생활을 하며 많이 봐왔던 상황이라서 더 머리속에 오래 남아있었던 주제가 아닌가 합니다.

감정에 앞서 먼저 화를내고 본인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걸 꼭 확인하고 사과를 받아내야 다음으로 넘어갈 때가 있습니다.
무조건 적인 잘못이 아닌 다음에야 당사자는 잘못을 했다는 생각조차 못하는 상황이 있을때도 있는데 말이죠.
그리고 그러한 충돌이 당장은 화합되어 보이지만 서로에게 앙금으로 남아있는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옥토넛에서는 콰지가 낸 아이디어로 헤엄을 치며 곤경에 처한 장어한마리를 구해주게 됩니다.
물론 콰지가 잘못을 했지만 (대장말을 안듣고 핸들을 돌려버려 여러 사람을 곤경에 처하게 했죠)
그 순간에는 잘못을 했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이미 벌어진 상황이니, 이제는 어떻게 하냐가 중요한 상황이 아니었나 합니다.


(관련 내용은 영상의 3분 30초 부터 나옵니다. 위에서 말한 에피소드의 영상입니다.)

그렇게 옥토넛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기차 탈 때 먹을 햄버거를 사러 갔습니다.
포장된 햄버거를 보니, 아이들이 감자튀김 감자튀김 하며 소리를 치네요.
아내는 그걸 보고 “감자튀김 사왔어?”라고 물어 봅니다.
하필 감자튀김을 애들이 외칠까요. 시간이 없어서 급하게 산 귀향세트에는 감자튀김 대신 비스킷이 들어있었네요.
그걸 보고 아내가 한마디합니다.
아내  :  아~ 애들 감자튀기 좋아하는거 뻔히 알면서”
나     : 그럼 바꿔올까?”
아내  : 아, 됐어!”
나     : “ 미안해..."

그렇게 또 한소리를 들었네요. 결국 바꾸라는 소리는 직접 못들었지만,
바꾸지 않았을때 앞으로의 상황이 머리에 그려지며 군말없이 달려가 감자튀김을 추가로 사왔습니다.

  - 여보... 탓할 필요없다며. 그냥 바꿔오면 되는거잖아.

나중에 기분이 풀리면 다시하번 그 에피소드를 같이 봐야겠습니다.
확실히 아이들은 해준말은 다 기억하고, 어른들은 했던 말도 잊어버리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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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lgadiss
14/02/16 03:30
수정 아이콘
콰지 이 말썽장이...
14/02/16 03:34
수정 아이콘
그래도 존재감이 가장 큰 캐릭터죠. 첫째가 자기 이름은 쉐링턴으로 지었는데, 자주 안나오니까 콰지 하려고 하더라고요. 많이 나온다고.
zelgadiss
14/02/16 03:39
수정 아이콘
아침마다 틀어놔서 노래 외웠습니다... 탐험보고~ 탐험보고~
종이사진
14/02/16 06:53
수정 아이콘
탐험보고!
Red_alert
14/02/16 11:02
수정 아이콘
오늘도 임무 완수~
온리진
14/02/16 16:56
수정 아이콘
옥토넛 탐험대

다음 임무까지 쉬어!
종이사진
14/02/16 06:55
수정 아이콘
뽀로로, 라바, 또봇과 각종 공주님들(신데렐라, 백설공수, 벨, 자스민, 에리얼)을 거쳐,
짱구는 못말려와 치링치링 시크릿 쥬쥬, 바다 탐험대 옥토넛으로 양분되는 요즘 딸래미 취향입니다.

간혹 딸에게 피드백을 해주기 위해 보는데, 심오한 부분이 많네요.
14/02/16 11:06
수정 아이콘
아들 테크랑은 확실히 다르네요. 공주님들에서. 어른들이 봐도 배울게 많은 애니메이션인것 같습니다.
macaulay
14/02/16 14:31
수정 아이콘
작년에 폴리, 타요류의 잘못하고 해결하고 반성하는 착한아이만들기류의 국산 애니메이션에 질렸었는데 오쏘나 옥토넛은 어른이 봐도 재밌더라구요.
14/02/16 20:48
수정 아이콘
공감합니다. 폴리 같았음 주인공이 늘 하는것 처럼 미안해 폴리하고 폴리는 괜찮아 하면서 사건이 마무리되고 타요도 마찬가지죠. 그래서 옥토넛에서의 행동이 더 새롭게 보였던것 같습니다. 마인드가 조금 다른느낌이네요.
한달살이
14/02/17 09:46
수정 아이콘
저희 세대에게 익숙한 장난감 제조 회사 '영실업'이 또봇과 쥬쥬로 인해 아직까지 건실하다고 느끼는 요즘입니다.

상상해보시죠.
여섯살 딸아이에게 손잡혀 마흔아빠 엄마가 같이 난 룰루, 넌 쥬쥬, 엄마는 로사 하면서 춤추고 노래하는 장면을..

제 마누라는 이제는 수준급입니다. 크크크;
14/02/17 10:01
수정 아이콘
오히려 요즘이 더 전성기 같아요. 유아용 에니메이션 캐릭터 산업은. 지난 크리스마스땐 마트에 또봇이 동나 주변 이마트 3곳을 넘게 또봇찾아다녔습니다.
애들은 역할놀이에 정말 몰입하는거 같아요. 이름만 잘못불러도 울고 서로 좋은거 한다고 싸우고. 하긴 저도 어렸을때 후뢰시맨4호 하라 그래서 친구랑 싸웠던 기억이나네요.
더블인페르노
14/02/17 14:47
수정 아이콘
우리딸은 언젠가 부터 제가 뭐 시키면 "네~아빠대장" 이렇게 대답하더군요
애들땜에 보는거지만 둘째딸이...페이소 닮앗단게 참 ...아이러니 ;;
14/02/17 15:26
수정 아이콘
부럽네요 대장이라서. 흑. 제 둘째도 페이소를 닮았어요. 애들이 지들 닮은거 이름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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