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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2/08 00:50:27
Name 고구마군
Link #1 http://www.spiegel.de/politik/deutschland/trotz-veto-der-kanzlerin-seehofer-will-fuer-pkw-maut-kaempfen-a-919859.html.
Subject [일반] 독일의 고속도로 아우토반(Autobahn) 이야기-통행료(톨게이트비) 논쟁(PKW-Maut)

유럽의 여러 나라를 차량을 렌트하여 여행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서유럽의 주요 나라 중에서 유일하게 고속도로 통행료, 이른바 톨게이트비가 없는 나라가 바로 독일입니다. 톨게이트 자체가 없다 보니 한국의 자랑(?)인 하이패스 따위는 애초에 필요가 없다. 속도 무제한 고속도로인 독일의 아우토반은 이러한 본래적인 장점에 톨게이트가 없는 것이 더해져 어지간한 큰 사고나 큰 연휴를 앞두고 있지 않은 이상 고속도로에서 좀처럼 대규모의 지체, 정체 현상이 없다. 이처럼 독일은 차로 여행하는 여행자들을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죠.

이때까지는 독일 사람들도 워낙 그들이 가지고 있는 아우토반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터라 평상시에는 별 불만 없이 이용해 왔습니다. 그런데 휴가철에 되면 몇몇 독일 사람들은 고속도로 통행료에 대해 불만 아닌 불만을 이야기합니다. 왜냐하면 자기들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스위스, 오스트리아 프랑스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등을 여행갈 때 비그네떼(Vignette)라고 하는 패스를 구입하거나, 고속도로 통행료를 지불해야 하지만 독일로 휴가를 오는 외국인들은 이런 비용을 전혀 부담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불만은 특히 독일에서 가장 부유하면서 동시에 외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바이에른 주와 바덴뷔에템베르크 주에서 지속적으로 있어 왔습니다.

2013년 9월 독일의 정부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선거인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보수적인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선거 전략으로 이른바 독일 고속도로 통행료 신설에 관한 문제가 총선의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CDU와 함께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기사당(CSU) 당수 Seehofer가 총선을 앞두고 고속도로 통행세를 신설하지 않으면 연합정부 체결서에 서명하지 않겠다고 하여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입니다. 그의 개선안에 따르면 독일 고속도로를 통과하는 모든 외국 개인 승용차는 사용료, 이른바 고속도로 통행료를 지불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 대해서는 휴가철이자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자동차로 여행을 떠나는 보수적인 유권자들의 심리를 이용하려 한다는 비판과, 통행료를 신설하는 것은 외국인 차별 등 유럽법상 법 위반이 될 소지가 많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연방총리 메르켈 역시 총선을 앞둔 TV 토론 자리에서 고속도로 통행료는 어떠한 경우에도 만들지 않겠다고 확인하였으며, 그녀의 총리 경쟁자인 사민당(제1야당)의 총리후보조차도 이에 동의하였습니다.

결국 총선에서 기민당과 기사당 연합이 승리하였고, 장기간의 협상 끝에 사민당과의 대연정을 실시하기로 합의하였지만 더 이상 고속도로 통행세를 신설하자는 목소리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독일이 자랑하는 자동차와 무제한 고속도로인 아우토반이라는 자존심을 포기하기에 외국 개인 차량에 징수하는 통행세라는 이익은 너무 초라해 보입니다. 외국 차량에 고속도로 사용료를 부과한다고 하여도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실제로 한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 차량에 통행료를 부과할 경우 생기는 수입은 연간 7억 유로로 예상되지만 도로 보수, 유지 등에 필요한 돈은 72억 유로나 필요하다고 합니다.

독일에서 톨게이트가 생기고 통행세를 받는다면, 비록 98년식 똥차이기는 하지만 애마를 가지고 있는 운전자로서 무언가 많이 어색하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독일도 여느 서구의 나라처럼 전통을 중요시하게 여기고 어지간히 불편하거나 치명적인 단점이 있는 것이 아니면 좀처럼 뭘 바꾸려고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독일 하면 생각나는 이미지인 자동차와 Autobahn의 무료이용이라는 긍정적인 지위(맛있는 맥주와 소시지도 있지만)를 스스로 포기하고 푼 돈 챙기려는 어리석은 정책인 고속도로 통행세 신설 논쟁은 사실상 선거용 삼일천하로 끝나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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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2/08 01:20
수정 아이콘
뮌헨에 살고 얼마전 GLK장만한 오너로 재미있는 글이네요.
뭐 사실 통행세 문제는 독일거주자들에겐 큰 의미는 없는 듯합니다. 자신들에게 오는 이익은 그다지 없거든요.
고구마군
14/02/08 03:26
수정 아이콘
뮌헨에 사신다고 하니 호프브로이에서 맥주 한잔 하고 싶네요. 이 통행료 안이 좌절된 큰 이유 중에 하나는 바이에른 주와 바덴 주의 상징인 BMW와 Mercedes가 반대를 했다는군요.
14/02/08 01:50
수정 아이콘
독일에 톨게이트 비용이 없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네요..통행료를 징수하지 않으면 도로의 유지 보수 비용은 세금으로 충당하는 것인가요?
아무리 최소로 한다해도 비오고 차가 많이 다니면 도로는 손상되고 유지 보수 비용이 만만치 않을꺼 같아요
고구마군
14/02/08 03:28
수정 아이콘
본문에 언급했다시피 도로 유지 보수 비용으로 연간 7억유로를 쓴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비용은 당연히 세금으로 충당되는 것이구요.그만큼 독일인에게 아우토반이 갖는 상징성은 대단한 것 같습니다.
14/02/08 02:13
수정 아이콘
독일에 갔을때 정말 잘 이용했던지라..
뉘르부르크링도 가보고.. 드라이브 정말 원없이 했었어서..
독일에대한 기억이 너무너무 좋은데
일단 제가 무슨말하는지 모르겠고 글 잘읽었습니다.
한잔해놔서..ㅠ
고구마군
14/02/08 03:34
수정 아이콘
독일은 여행을 하는 분들이 프랑스나 이탈리아 스위스 등에 비해 기대를 많이 안해서인지 만족도가 높은 편이더라구요.
독일은 무엇보다 유럽의 다른 나라와 달리 안전하고, 신속하고 정확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물론 비교적입니다만...
14/02/08 06:28
수정 아이콘
현재 독일에 교환학생 와있는데, 아우토반 참 매력적이에요.
특히 카풀을 통해 600km가 넘는 프랑크푸르트-베를린을 4시간만에 주파한 경험은 기억에 오래 남을 듯 하네요!
고구마군
14/02/08 08:54
수정 아이콘
저는 차도 똥차인데다 겁이 많아 속도를 내거나 일차선으로 진입하는 일은 트럭이 가로 막고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엄두도 못냅니다. 그래서 아직까지 고속도로는 물론 독일 전역에서 과속으로 인한 과태료 한 번 물지 않았습니다.
꽃보다할배
14/02/08 09:44
수정 아이콘
아우토반은 다수 콘크리트 도로입니다 아스팔트가 아니라 상대적으로 유지비가 쌉니다 우리나라는 영동고속도로가 이에 해당됩니다
미네기시 미나미
14/02/08 11:43
수정 아이콘
유로트럭할때 독일에서 시원하게 달리다가 프랑스만 넘어가면 톨게이트때문에 얼마나 짜증나던지...크크
14/02/09 00:54
수정 아이콘
아우토반이 콘크리트 도로가 대부분이네요...승차감이 떨어지고 소음이 심하겠네요..
고구마군
14/02/09 01:06
수정 아이콘
콘크리트 도로가 대부분이라 승차감이 떨어진다고 하는데, 여기서 운전하시는 분들은 사실 별 차이를 느끼지 않습니다. 그보다 정체, 지체가 없고 톨게이트가 없는 장점들이 훨씬 크게 다가온다고 하시더라구요.
무엇보다 미리 돈을 준비하지 않아도 됩니다.
제가 경험한 독일 아우토반의 큰 단점은 휴게소가 너무 없다는 것입니다. 한국과 달리 휴게소 한 곳 지나치면 큰일납니다. 간혹 무인 휴게소가 있어 다행이기는 한데, 화장실 급한 경우나 목이 마를 때는 참 난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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