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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1/17 15:13:15
Name OrBef
Subject [일반] 아들이 내년에 중학교 가는데 사교육 관련 잡담.
본격 육아 사이트 피지알을 본격 십 대 교육 사이트로 변화시키는 첫걸음을 제가 딛겠습니다.

아시는 분도 계시지만 저는 미국 거주 중이고 따라서 사교육 시장 현황이 한국에 비해서는 조금 덜하다는 부분을 말씀드리고 글을 시작하겠습니다. 사교육 관련해서 저는 제 주장이 조금 강한 편이었습니다.

1. '아이를 문제 푸는 기계로 키우느니 아이 성적이 조금 떨어지는 걸 감수하겠다'
2. '아이가 혼자 좀 생각하면서 공부를 해야 실력이 느는 거지 너무 옆에서 다 가르쳐주면 아는 것만 많고 생각은 없는 아이가 될 거다.'

정도가 제 작년 버전의 사교육 관련 의견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해서 초등학교 다니는 내내 수영 피아노 미술 학원은 보냈지만 (어디까지나 지가 간다고 해서요. 수영은 강제로 보냈지만), 학원을 보낸 적도 없고 1:1 과외 선생도 고용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이중 언어를 쓰는 한계 때문에 영어가 잘 안 늘어서 학교에서 영어 보충 수업은 들었네요) 그리고 그동안 별달리 후회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내년에 중학교 들어갈 나이가 되고 나니 이제 슬슬 현실적인 걱정이 생기네요.

1. 작년 말에 전국 인지능력검사가 있었습니다. 결과가 나왔는데 비언어 영역은 매우 높게, 수학 (수학은 영어를 알아야 풀 수 있어서 비언어라고 보지 않습니다) 은 꽤 높게, 언어 영역은 매우 낮게 나왔더군요. 뭐 예상했던 결과긴 한데 그 정도가 제 생각보다 더 심했습니다. 언어 영역이 낮아도 너무 낮더란 말이죠. (성적표에도 extreme discrepancy 라는 커멘트가 붙어서 나왔더군요. 너님 아들은 인지능력이 분야별로 너무 다른데, 좀 이상하네염 뭐 그런 뜻입니다) 제 아들이 저랑 많이 친한 지라 둘이서 수다도 엄청 떨고 해서 이놈이 언어 능력이 떨어진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데, 저랑은 한국어로 대화를 하니까 그 부작용으로 영어 능력이 나이에 걸맞게 늘질 않는 거지요.

하긴 뭐 그거야 미국 거주 중인 제 사정이니까 넘어가고, 그보다 더 황당했던 부분을 얘기하겠습니다. 이 전국 인지능력 검사에서 일정 점수가 넘어가면 영재반 수업을 들을 수가 있습니다. 물론 제 아들의 점수가 낮으니 영재반에 못 들어가는 건 당연한거고, 그건 뭐 쿨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데, 아무리 봐도 너도 영재는 아닌데? 싶은 아이들이 전부 다 영재반에 뽑혀서 들어가더군요. 알고 보니 많은 학부모들이 이 전국 인지능력 검사에 목숨 걸어서 아이에게 튜터 붙이고 기출문제 풀게 하고 난리도 아닌 것이더군요. 사실 뭐 인지능력이란 게 기출문제 푼다고 해서 확 올라가는 건 아닙니다만, 그래도 영향은 있지요. 일단 영재반에 들어가면 학교 수업 내용이 달라지는 거라서 많은 도움이 있을 수 있긴 합니다만, 그래도 시험 이름이 인지능력 테스트인데 튜터???? 뭔가 치팅당한 기분이 좀 들었습니다. 아들놈한테 '야야야 그딴 거 다 필요 없어 정 억울하면 내년에 다시 시험 치면 되지' 라고 위로를 해주긴 했는데 속으로는 조금 미안하더군요.

2. 거기에 연계되는 이야기지만, 사교육을 받지 않는 방침이 정말로 맞는 것인지 걱정이 조금 들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여전히 "공부는 혼자 하는 것이고 정 해결이 안 되는 것만 능력자에게 도움을 받는 게 장기적으로는 실력 향상에 더 도움이 된다" 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건 이미 입시까지 다 마치고 나서 돌이켜보니 그렇다는 거고, 정작 경기 뛰고 있는 아이 입장에서는 '나는 90점인데 쟤는 100점이네? 나는 쟤보다 멍청한가 봐' 라고 생각을 하더라구요. '야 색기야 니가 더 똑똑해 넌 니가 직접 권투하는 거고 쟤는 어른이 대신 주먹질해주는 거잖아' 라고 말은 해보지만, 솔직히 별로 먹히는 거 같지 않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튜터 써서 문제지 풀고 그러는 것에는 매우 회의적인지라, 차라리 제가 직접 봐줄까 하고 요즘 같이 정기적으로 공부를 하는데, 아이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한답시고

OrBef II : 아빠 이 문제는 3 * 4 = 12 네.
OrBef : 거기서 왜 곱해?
OrBef II : 어? 음.... 그건 저거랑 이거랑 조합이잖아 긍까 곱해야지
OrBef : 조합이면 왜 곱해?
OrBef II : 조합이면 이게 선이 이렇게 저렇게 이어지잖아
OrBef : 그럼 왜 곱해?
OrBef II : 아이씨 아빠 나 이럴 시간 없어! 이 숙제 내일까지 해가야 한단 말야!

이렇게 되더라고요..... 역시 입으로 교육관을 나불대는 어른 치고 아이 제대로 가르치는 어른이 없습니다.

하여튼 그래서 참 고민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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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탄다 에루
14/01/17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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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Bef ll 라니... 치탄다 에루 ll 와 오레키 호타로 ll .... 아니 이게 아니고,
사실 사교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건 OrBef ll 님의 의견이 아닐까 싶습니다. 본인이 하고싶을때 하는게 최고 아니겠습니까! 물론 시작은 마음대로지만 끝은 마음대로가 아니란다..
14/01/17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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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그렇잖아도 이번에 그 영재반 일로 본인도 되게 울적해하면서 튜터를 하겠다는 의향을 좀 비치는 중입니다. 해서 아이 엄마 저 이렇게 셋이 고민중인데, 물론 말씀대로 시작할 때는 마음대로지만 끝내는 건 아니란다죠. 근데 아이가 유리멘탈인지라..... 아직 그런 강행군을 할 준비가 안된 것 같아요. 괜히 본인의 그릇 이상으로 막 쳐넣다가 고1쯤에 나가떨어질까봐 조심스럽습니다.
치탄다 에루
14/01/17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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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튜터정도면 그릇 이상으로 넣는 것 자체도 조절 가능하지 않나요? (...) 아카데미도 아니고..
저는 음.. 기초적인 사고가 어느정도 빠르게 되야 그 이상을 시원시원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도 해서요.
정확히 말하면 pgr에 글을 쓸 때, 1시간만에 쓰는 부러운 분들과 2-3시간 걸려서도 못쓰는 저의 차이라고 해야할까요(?)

그리고 지적 호기심은 함께 pgr을 하시는게...
14/01/17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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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릇 이야기는 그냥 너무 공부 시간을 늘렸다가 공부에 흥미를 잃는 상황을 비유한 거였어요. 다시 읽어보니 좀 이상하긴 하네요.

제 아들도 피지알 유게는 합니다 크크크크
치탄다 에루
14/01/17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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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기야 자게에서 아들과 아버지의 키배가 일어나면 안되겠군요.
자게 보면서 같이 토론하는것도 유익할것 같습니다!
14/01/17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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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아드님의 닉은 필히 OrBef II로 !!!
사악군
14/01/17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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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본인이 하고 싶을 때라는 게 오긴 오는 것일까.. 그게 제 때 오는 사람들을 천재라고 한다' 정도의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1:1과외같은 건 필요없더라도 교육열의에 즉각적인 보상을 줄 생각입니다..저도 그런 식으로 공부하기도 했구요.

말하자면 공부량/성적에 따라 상을 줄 생각이죠..-_- 공부는 자기가 해야 느는게 맞고 강의의 효과는 그닥 신뢰치 않지만
자기가 하는 공부에 대한 열의나 지적호기심이라는 게 어린 시절부터 갖추고 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제가 그러니까 제 자식도 그러겠지-_-라는 생각이 강하네요. 크크크
떡밥에 홀려서 공부하다 보면 호기심도 열의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14/01/17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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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그래서 제가 올해 최종 성적표에서 네 과목 90+ 이면 아이폰을 사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근데 아직 풋사과라서 그런지, 그런 먼 미래의 보상은 별로 효과가 없더군요. 말씀처럼 즉각적인 보상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좋은 아이디어 감사합니다.
스카야
14/01/17 15:33
수정 아이콘
사실 풋사과가 아니어도 먼 미래의 보상의 효과가 있는 사람은 많이 없죠 크크
로자룩셈부르��
14/01/17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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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넘은 참견입니다만. 공부성취에 선물을 보상한다면 공부가 수단이 되어버려 안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요?
14/01/17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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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물론 좋은 아이디어라고 해서 무조건 그대로 실행한다는 뜻은 아니었습니다. 이제부터 생각을 좀 해봐야지요.
인간실격
14/01/17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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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대화는 의도야 알겠지만 제가 아들 입장이라면 점점 대화하기 싫을 패턴으로 말씀하신거 같아요.. 전반적인 교육 철학은 대부분 동의하는 바입니다.

부연하자면 생각하게 만드는 방향에는 걱극 동의하지만 그게 무조건적으로 물어봄으로써 실현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답을 못 찾는 상황에서 사고의 방향을 찾는 식으로 묻는 것이 더 적절하지 않나 싶네요.
14/01/17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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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초반엔 사실 시행착오가 조금 많았습니다. 지금은 어느 정도 균형을 잡아서 하고 있고, 아이가 저랑 공부하는 날을 기다리는 수준은 된 듯 합니다. 근데 제가 너무 시간을 뺏긴다는 문제가 또 있더라구요..... 일 년 정도만 하고 그 다음에는 혼자 공부하는 시간을 늘여나가야지 싶습니다. 아이 공부시킨다고 매일 칼퇴하다가 직장에서 짤리면 온가족이 노숙자..
스카이
14/01/17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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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가 공부로 승부욕이 있다면 사교육 시키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사교육이 꼭 문제 푸는 기계로 만드는 것만이 아니라 생각하거든요. 본인이 그 문제에 어떤 자세를 갖느냐로 기계가 되는지 사람이 되는지 정해지는거 아니겠습니까? 다만 너무 많은 사교육 시간으로 지쳐서 혹은 시간이 없어서 혼자 생각할 시간을 잃어버릴 정도라면 문제일 테고요.

필요한 한두과목의 사교육을 하면서도 혼자 생각하고 깨치는 공부방법에 대한 끈을 놓지 않고 지향점으로 삼는다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근데 우리나라에서는 중고등학교 때 교육과정이 급격히 어려워지고 과목이 많아서 이렇게 생각했는데, 미국도 그런가 보네요. 미국은 중고교까지 좀 널널하고 대학부터 급격히 빡빡해진다 생각했거든요.

여담으로 문제는 4C2 구하나 보네요흐흐
14/01/17 15:32
수정 아이콘
날카로우시네요! 4C2 맞습니다.

예 그래서 사교육 관련해서 일단은 영어를 좀 시켜볼까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다만 언어란 것이 학교 시험 잘푸는 것 = 언어 능력이 아닌지라, 원래는 책도 많이 보고 작문도 많이 하고 그래야 하는데, 이런건 일주일에 두어번 사교육 받는다고 되는 건 아니잖아요. 독서토론회라도 만들어주어야 하려나.... 그랬더니 팬티대장 같은 소설이나 돌려보면서 토론하면....아마 안될 거야...
인간실격
14/01/17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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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C2라니까 갑자기 대화 양상이 이해가 확 되는군요 크
스카이
14/01/17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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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봤는데 OrBef님께서 아드님을 어떤 사람으로 키우시고 싶으신지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1. 한국어를 잘 하는 미국인으로 키우시고 싶으신지
2. 영어를 잘 하는 한국인으로 키우시고 싶으신지
말이죠.

전 한국에서만 살 생각이기도 하고, 외국에서 살거나 자식을 외국 유학 보낼 생각도 없습니다. 아무리 영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어도 논리가 없으면 말짱 꽝이라 생각하기에 영어로 말하고 읽고 쓰는 능력 자체보다는 우리말로 논리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키우고 싶습니다. 물론 이건 저나 제 자식이나 한국에서 살 것이고 한국인이기 때문에 선택한 것입니다. 물론 나이먹고 뭐든 알아서 공부하는거야 자기 마음이지만요.

그런데 OrBef님의 경우는 미국에 거주 중이시고, 아마 아드님도 나중에는 미국 시민권과 한국 국적 중에서 택해야 할 시기가 올 테니 생각할 것들이 저랑은 많이 다르시겠죠. 그러니 먼저 어떤 아이로 키우실지 정하셔야 사교육에 관한 것도 정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이런 것쯤은 이미 다 생각해 보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예전에 생각해 놓으시고 막상 아들의 외부에서의 평가를 보고 나니 흔들리시는 것 같아서 마음 다잡으시라고 감히 댓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이상 결혼도 안 해놓고 자식 교육 걱정하는 1인이 올립니다.(그래도 결혼할 여자는 있습니다 -_-v 흐흐)
14/01/18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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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고민도 많이 하긴 합니다. 이민 1.5 세대라는 게 결국 어느 쪽으로도 완전히 동화되기는 힘든 그런 경우인지라 사실 보면서 조금 미안한 감이 있기도 하고요 (저는 제 의지로 온 거지만 아이는 그냥 어어어? 하다가 온 거니까). 해서 그거 관련해서는 양 쪽 다 가능성을 최대한 열어두되 선택은 아이한테 맡기는 것이 정답 아닐까 하는데, 말씀하신 대로 그 부분이 정리가 안되니까 교육 관련해서 약간의 혼선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어렵지요!
인간실격
14/01/17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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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사교육은 FM에서 현재능력치업으로 봅니다. 글쓴이 방식의 교육은 포텐업이라고 보고요. 나이가 어릴수록 포텐업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포텐셜 어느정도 올린 후에는 주입식 사교육이 도움이 될거라고 봅니다는 입교육..
14/01/17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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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재미있는 비유네요.
14/01/17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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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본격육아사이트에서 본격 십대교육 사이트로 변모하려면 최소한 5~10년 이상 있어야 되지 싶네요.
여기서 썰 푸는 유부남 유부녀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애들이 거의 뱃속에서 유치원쪽이 많고 초등 저학년도 조금 있고 중학교 이상은 뭐...
드문드문 있다고 보입니다.
PGR이 본격 대학입시 커뮤니티 사이트가 되는 그날까지!!!
14/01/17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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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우리 아이 인서울 가능할까요
같은 글들이 머잖아...
Je ne sais quoi
14/01/17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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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제가 요즘 벌써 고민입니다. 요즘 SBS에서 하는 다큐 부모 vs 학부모를 보면서 벌써 걱정을 하고 있네요. 아직 한참 남은 일인데...
14/01/17 15:37
수정 아이콘
그거 보다가 눈물 좀 났었다능.....
14/01/17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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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아직 아이와 거리가 먼 젊은 사람이지만.. 아이가 공부를 하고 싶은 의지가 있고 튜터와 공부할 의지가 있다면 붙여주는 것 또한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강행군을 달리는 튜터만 있는 것도 아니기에 학부모께서 충분한 상담을 통해 교육 방식을 정해도 될 것이구요, 자신의 자유 시간을 자신의 의지로 이용해 다른 사람과 공부해보는 것(물론 그것에 대가, 돈을 지불하는 것 또한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그건 부모님의 경험..이군요 덜덜) 자체가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해서요. 그러다가 어느 분야에 실력이 늘어나면 더욱 좋겠지요. 사실 제가 어릴 때 아버지께서는 자유 방임을 원하셨고 어머니께서는 강행군을 원하셨으며, 저는 그냥 시키면 얌전히 하는 편이었어서 적당한 수준의 사교육을 자주 했었는데 커서 보니 나쁘지 않았다는 추억이 있어서 이런 생각이 드는 듯 합니다.
사실 OrBef님은 또 가르치시는 입장이라 자녀 교육에 일가견이 있으시지 않을까 했는데, 학부모는 어디서나 고민이군요. 흐흐
14/01/17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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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에 대해서 긍정적 (물론 조건부 긍정이지만) 댓글이 많이 달려서, 약간 의외기도 하면서도 많이 배우는 중이니다. 제가 너무 제 좁은 가치관에 묶여있었나보네요. 자기가 준비가 되어서 스스로 원하게 되어서 좋은 선생님 만나서 사교육 받으면, 나쁠 수가 없긴 하지요.
가만히 손을 잡으
14/01/17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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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도 하는 고민입니다.
저도 결혼 초기에 비슷하게 생각을 했었고, 애를 사교육에 찌들게 하지 말자고 와이프에게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에 부딪히니 깨뿔. 한국에서 학원 안다니면 학교에서 적응하기도 힘들어요.
말씀하신 영재반 같은게 여기 교육청에서도 합니다. 초3이상인가 그런데, 원 취지는 싹수가 좀 있어 보이는 애들 모아놓고 좀 심화된 학습을 시켜
보자일 것이지만, 현실은 엄마들 경쟁에 학원에서까지 붙어서 영재반 집어 넣기 경쟁을 하고, 심지어 거기 넣어달라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학부형에...
전혀 영재로 안 보이는 부모들이 적극적인 애들이 갑니다.
OrBef님 말대로 부모가 나서는 것보다 이 애들이 스스로 깨닫아 공부하기 원하지만, 깨닫기 전에 이미 아이들 수준이 차이가 나버리기 시작하면
따라 가기에만 급급해 집니다. 한국교육 과정이 그래요. 공부하는 재미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점수 받는 요령을 아는 것이 대학 가기에는 더 좋거든요.
집안 형편 때문에 학원 못 다니면 어떻게 될지...
그리고 요즘 그 왕따 문제 해결책 그거 간단합니다. 초등학교 앞에 있는 가장 큰 태권도 학원에 보내세요. 일단 초등학교는 해결됩니다.
14/01/17 15:47
수정 아이콘
이것도 나름대로 게임 이론에 나올만한 주제 같습니다. 서로 사교육 안시키면 서로 좋은데, 서로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모두가 사교육을 시키게 되고 다같이 망하는.
14/01/17 16:22
수정 아이콘
그리고 그걸 유도하는 모종의(사교육계의 수장들..?!) 그룹들...
14/01/17 17:12
수정 아이콘
진화론에서 말하는 군비경쟁의 원리가 고대로 적용되는 분야가 바로 사교육시장인 것 같아요.
14/01/17 17:19
수정 아이콘
오오 군비경쟁! 눈먼 시계공 다시 보고 싶어지는 댓글이네요 반갑습니다.
덱스터모건
14/01/17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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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벌이나 직장커리어는 평범한 수준이지만.. 고교때까지 공부는 제법했었는데.. 전국모의고사기준으로. 한창 놀때는 4~5 공부좀 하면 2.0내외..
고3때는 0.8~1.5% 정도였는데... 제 기준으로 뭐랄까.. 세번째 등급이라고 이름붙인 그 정도였습니다. 그 위에는 머리가 너~무좋아서 나보다 더 노는데 더 잘하는놈하고 머리는 나랑 비슷한데 성실력이 뛰어나서 결국 성적이 더 좋은.. 그런 두가지 아이들이 위에서 놀더군요..
하여간.. 그러다보니.. 아이가 나중에 학교에가서 성적이 안좋으면.. 그걸 잘 받아들일 자신이 없어요.
그런데 걱정인거는 얼마전 학원강사하는 지인을 만나서 얘기를 듣고... 그리고 작년 수능문제를 봤는데..

어렵더군요.. 그리고 강사하는 양반이 해준얘기는.. 사교육 안하고 상위권에서 노는애는 지금은 거의 없다고..
진짜 문화컬쳐였어요... 저도 수학학원1달 다녀본게 고딩때 사교육의 전부인데...학원따윈 안가고 SKY간 내친구들이 수십명인데..
세상이 참 많이 바뀌었더군요.

4살난 아들내미를 보며 드는 생각은.. 타고난 지적능력이 좀 된다 싶으면 초등학교때쯤 직접 공부를 가르치고 싶고..
그게 아니면... 걍.. 열심히 벌어서 재산을 많이 물려주고 싶습니다.
재능없는애 한테 교육비 쓰는건 부모나 자식이나 둘다 망하는 길 같아서요...
가만히 손을 잡으
14/01/17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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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제가 애들 키워보니 좀 학습능력이 떨어져도 학원 보내고 엄마가 잡고 늘어지면 평타는 칠 수 있습니다.
정말 신경쓴 만큼 반에서 합니다.
그러니 더 매달리게 됩니다. 그래도 대학은 보내야지 하는 심정이죠. 뭐.
덱스터모건
14/01/17 15:44
수정 아이콘
저도 그렇게 될거 같은 예감이... 아흑...
14/01/17 15:35
수정 아이콘
제가 군대 다녀오고 게임큐 스타리그 보다가 pgr에 왔을때에는 스타 좋아하는 백수이거나 잠재적 백수들 뿐이었습니다.
곧 교육/노후 상담 사이트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총사령관
14/01/17 15:39
수정 아이콘
리플 보다가 빵터졌네요 백수거나 잠재적 백수..
하지만 그 사람들이 모여서 사회가 되고.. 또 백수 아들을 낳겠죠
그 백수 아들/딸 들이 이런 사이트를 만들고 또 회상하겠죠
14/01/17 15:41
수정 아이콘
저하고 나이대가 비슷하시군요. 게임큐 스타리그 볼때 군대 갔다온 것도 비슷하고...
참 세월 무상하네요. 이젠 육아 이야기가 꽤 많이 나오는 사이트가 되었지요.
조만간 자식교육 이야기가 꽃을 피울테고...
한 10년 이상 사이트가 잘 살아남으면 제 자식한테 같이 보자고 하고 싶은데...
딸아이라서 아마 안될꺼야... T.T
가만히 손을 잡으
14/01/17 15:44
수정 아이콘
으허허...좋죠. 요즘 시간없어 새 게임은 엄두도 못네는데요.
치탄다 에루
14/01/17 16:12
수정 아이콘
틀렸습니다! 라고 외쳐봅니다.
스타 좋아하는 예비군들과, 잠재적 예비군들이 다수였죠. (....???)
무... 물론 여성 예비군도 있습니다...
14/01/17 16:41
수정 아이콘
그때쯤이면 여긴 노땅싸이트가 되어있을지도.. ㅠㅠ
王天君
14/01/17 22:11
수정 아이콘
현재도 백수 상태를 쭈욱 유지하고 있습니다
레지엔
14/01/17 15:37
수정 아이콘
고등학교때 교환학생이라고 해야되나... 아무튼 방학 때 한국으로 들어온 해외 거주 고등학생들 몇 명을 만나봤는데 걔들도 뭐 다 과외하고 그러고 있더군요(재미교포도 있었고 WASP도 있었고 프랑스에서 온 학생도 있었고 뭐 그랬던 걸로). AP 같은 거 이수하려고 고생하는 건 한국 고등학생 못지 않고. 결국 어디나 고학력직종에서의 커리어를 위한 경쟁은 만만치 않을 겁니다. 전인적인 교육이라는 측면에서야 혼자서 될 때까지 부딪히고 안될 때 참조하는게 좋겠지만, 그 중간 어딘가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건 현실인 것 같습니다.
예전에 아는 학원 강사분이 '거시적으로만 놓고 보면 한국 교육제도가 진짜 좋은 거다. 일단 중간 평가로 다 떨궈내고 거기서 살아남은 애들 중에 그 와중에도 이해를 하고 공부를 할 줄 알고 과제를 설정할 줄 아는 애만 살아남으니까'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시사하는 점이 꽤 큰 것 같습니다.
인간실격
14/01/17 15:43
수정 아이콘
어찌됐든 세계 교육 2위죠 크
14/01/17 15:44
수정 아이콘
<전인적인 교육이라는 측면에서야 혼자서 될 때까지 부딪히고 안될 때 참조하는게 좋겠지만, 그 중간 어딘가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건 현실인 것 같습니다. >

예 이 부분이 제가 제일 걱정하는 부분입니다. 조금씩 타협하는 수밖에 없겠다는 쪽으로 기우네요.

교육 제도는 뭐 전설의 핀란드는 가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고, 미국보다는 한국이 납니다. 미국은 초중고 교육의 목표가 AP 듣고 대학갈 애들 따로, 레귤러 과목 듣고 배관공 할 애들 따로 가르치는 식인데, 후자쪽 교육 수준이 너무 낮아서 그렇잖아도 얼마전에 오바마가 교육 과정 싹 다 갈아엎는 법안 하나 통과시켰어요. 이젠 좀 바뀌려나....?? 뭐 그건 먼 훗날 얘기고 일단 제 주변 걱정부터 크크
알킬칼켈콜
14/01/17 15:37
수정 아이콘
제가 사교육 열풍 1세대에 가까운데요 암기과목 처럼 혼자서라도 열~심히 외우기만 하면 사교육 받는 애들 따라잡는데 전혀 문제가 없는 과목은 괜찮은데 영어 문법이나 수학 쪽처럼 이해가 필요한 부분은 한 번 처지기 시작하면 겉잡을 수가 없더라고요. 본인이 똑똑해서 처질 일 자체가 없다 싶은 수준이라면 상관 없는데 약간 처지는 경우는 그게 가면 갈수록 발목을 잡아서...그 과목에 대해서 흥미도 잃고 아예 자포자기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결국 나중에는 다른 과목은 다 상위권인데 영어만 매번 낙제점 맞는 사태가...그런 제 개인적인 경험으로 비추어볼 땐...혼자서 생각해가면서 공부하기 힘든 과목이 분명 적성에 따라 있고 그 과목만큼은 좀 붙들고 누가 가르쳐줘야 수월하게 넘어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알킬칼켈콜
14/01/17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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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미국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한국은 아무리 좋은 과목 선생님 만나도 혼자 이해 못하고 처지는 부분을 물어보기가 너무 힘들더군요...다른 건 둘째치고 우리나라 선생님들은 너무 바빠요. 교무실에서 항상 눈돌아가게 일하고 교무회의는 왜 그렇게 많고 ㅡㅡ 눈치보여서 수업시간 이외에는 질문하기가 힘들고 수업시간에도 진도 빼느라 나만 모르는 질문을 하기가...
가만히 손을 잡으
14/01/17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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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부분만 잡아줘도 정말 성공이라고 봅니다.
저도 고딩때 수학을 망쳐서....필기만 하는 수학선생님 만났습니다.
알킬칼켈콜
14/01/17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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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중학교 때 그런 영어선생님을 만나서...저는 더 심했습니다 공부는 스스로 하는 거라며 필기 한 5분 하다가 수업을 안했습니다;; 부모님도 고졸에 영어에 전혀 익숙치 않은 세대시고...잠깐 문제 하나 물어보면 답해주겠지만 진득하게 붙잡고 시간 투자해 줄 친구는 없고.. 공부에 엄청 열심인 학생도 아니었는데 그런 벽에 부딪히니 손을 스르르 놓게 되더군요;
인간실격
14/01/17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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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방법론이 문제인 것이지 제대로 된 방법으로 사교육 들어가면 혼자 끙끙대는 것과는 넘사벽이죠
알킬칼켈콜
14/01/1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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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아예 효율이 다른 것 같아요~
14/01/17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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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쪽으로 느낌은 계속 있었던 것 같긴 한데 정리가 안된 상태였습니다. 말씀 듣고 보니 뭔가 좀 깔끔해지는 기분입니다.
14/01/1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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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영재반 선행학습이 있네요. 사람사는 데는 다 같은 건가?

기본적으로 억지로 시킬 필요는 없다.
지가 하고자 한다면 지원은 한다.

이 두개의 대원칙만 지키면 크게 문제 없다고 봅니다.
물론 우려하는대로 너무 욕심내다가 나중에 나가 떨어질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합니다.
그런데 역으로 적기에 지원하지 않아서 공부할 타이밍을 놓칠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하는 거죠.
어차피 선택의 문제이고 결국 선택하지 않은 쪽은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처럼 미련은 남겠지만 그건 결과론일 뿐입니다.

하고싶다고 하면 하게 해 주세요. 그러다가 힘들어하면 포기하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라는 걸 알려주면 됩니다.
진짜 영재면 포기하지 않고 계속할거고 포기한다고 그러면 우리 아들은 영재가 아니구나 하고 깨달으면 됩니다.
14/01/17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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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이제 아들놈을 채찍질할 일만 남.... 아, 아닙니다.
프로솔로
14/01/17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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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공부하면서 이해 안되는 부분을 질문하는것이 가장 좋은 공부법 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생각대로 안되더군요.
제가 생각하는 사교육의 장점은 일정한 공부시간을 확보한다 밖에 없는데 이 장점 하나만으로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혼자서도 열심히 하는아이라면 필요 없겠지만요.
14/01/1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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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현장에서 선생으로 10여년째 근근히 파트타임 하고 있는 입장으로써...

미국도 장난 아니죠. 특히 저 있는 LA는 튜터 붙여서 빡빡하게 애들 굴리는게 한국 못지 않는 집들도 꽤 있고..
저도 아이가 크면 제가 가르칠 계획이긴 하지만.. 확실히 부모가 직접 가르치는거랑 도와주는 사람이 따로 있는거랑은 차이가 있죠.
평소에 말 안듣던 습관 + 딜을 하던 습관이 가르치는 시간에도 고스란히 이어지기에 홈스쿨링 포기한 부모님들도 꽤 보았습니다.
그치만 아드님께서 흥미가 붙으셨다니 다행이네요.. 애들 가르칠 때 제일 중요하고 어려운게 그거거든요;

꼭 제가 튜러질을 해와서 그런건 아니고.. 튜러 붙이는게 꼭 문제푸는 기계로 만드는 일이 되지는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교 공부라는게 결국 머리싸움에 더해서 공부하는 방법과 습관이 누가 잘 되어 있느냐 싸움이니까요. 방법과 습관 또한 머리좋은 놈들이 잘 잡긴 하지만...
궤도에 오를 수 있게 발판이 되어줄 사람을 한시적으로 곁에 둔다고 생각하시면 편할 수 있습니다. 물론 사람을 잘 구해야 하지만....

저만 해도 숙제봐주고 문제 풀어주고 진도 먼저 빼주고식의 과외보다는
무조건 플래너 챙기고 바인더 관리하는 법 가르치고 어떤 게 좋을지 같이 얘기하고 색깔 펜 쓰고 하이라이터 쓰는 거 뭐가 맘에 드는지 이야기하고
과목 튜러보다 그런 것들을 먼저 챙기네요. 노트 쓰는 법 스텝 까먹지 않고 하나하나 다 쓰는 법 메모 붙이는 법 시간 관리하는 법 등등등..
그러다 보니 정작 성적 자체보다는 애가 공부라는 task를 흥미를 가지고 본인에게 맞는 방법으로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능력에 집중하다보니..
정작 성적은 좀 천천히 올라가곤 해서 성질 급한 집에서는 잘 짤리기도 하고 그랬네요 으흐흐.

부모님이 해주시는게 제일 좋습니다만, 부모도 선생과 부모 두 가지 역할 롤플레이가 힘든 판에 자식들은 자식 겸 학생, 아니 수업시간엔 온니 학생
이라는 역할극에 몰입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긴 합니다.. 물론 하는 집들은 잘 하더라구요.

근데 우리 아드님은 필요한게 영어....................... 그리고 그런 아드님에게 영어 못한다고 놀림받는 아빠..........................
14/01/17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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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오오오오...???????? 플래너 이런 얘기는 대략 생각해본 적도 없는 얘기입니다??? 저부터가 정리라고는 태어나서 한 번도 해본 적이 없... 는 정도는 아니지만 하여튼 완전 상거지 스타일인지라 저런 쪽은 관심이 없었는데, 굉장히 중요한 말씀을 들었네요. 감사합니다!!!
Minkypapa
14/01/17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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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연필 잡는법, 두꺼운책 잘 다루는 법, 가방정리하는 법 이런거 가르쳤네요.

하이라이터는 모나미 스틱 고체형광펜이 짱 아닌가요?
바인더랑 노트북은 백투스쿨 세일에서 무조건 쟁여놓고, 플래너는 25-30불하는 연간플래너가 최고,
아이들은 5-10불짜리 화이트보드겸 메모붙일 코르크 붙어있는 판 사주면 좋아라합니다.
큰할아버
14/01/17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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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에 계속 의존하게 되는 것은 굉장히 안 좋지만, 정해놓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일정 기간 동안 학원이나 과외의 도움을 받는 건 좋다고 봅니다. 저 같은 경우엔 평소엔 독학을 기본으로 하는데, 고등학교 입시 직전 2~3개월 정도 입시학원, 입학 전 방학때 전산학원 정도 다녔던 건 크게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방학 때 미적분 학원다니고 고액과외 받았던 게 망했던 건 절대 말하지 않을겁니다).
기본적으로 공부는 혼자 하는 거지만, 필요한 시점에서는 적절하게 도움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수학수학
14/01/1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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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와이프 모두 수학 전공자이지만 분명 자식은 가르치지 못할 것이라 확신합니다.
한국도 영재교육이 핫한데 외국도 그런가 보군요^^. 가끔 영재선발을 가보면 가다듬어지지 않는 보석찾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오? 이 녀석은 대답을 들어보니 사교육을 안 받은 것 같은데 이런 류의 대답을 하네?' 싶은 애들도 사실은 '그런 사교육을 안 받은 체' 하는 사교육을 받았더라구요. 허! 물론 아주 가끔 천연보석을 찾기도 하는데 비율이 극히 희박하고 대부분은 사교육에 의해 만들어진 영재더군요. 그런데 사교육에 만들어진 영재들이 영재성이 없냐하면 그건 또 아니라서.,..왠만큼 똑똑한 애들은 부모들이 학원을 못보내서 안달이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고민이 많으실 시간이네요. 이제 학부모로서 남의 일 같지 않네요!
14/01/17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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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공부를 하고 싶은 의지가 있고 과외를 받아서 공부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으면 사교육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사교육은 너무 비싼 가격과, 아이의 의견을 무시한 부모의 일방적인 강요 , 이 부분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실제 교육을 받는걸 원하는 학생에겐 좋은거죠.

제가 대학교때 고3 수학과외를 좀 했었는데 학생들 가르치면서 드는 생각이.. 나도 고3때 과외를 받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였습니다.
저는 좀 지방의 기숙사가 있는 고등학교를 나와서 사교육이란걸 접해보지 못했었거든요.
근데 제가 과외선생이 되서 1:1로 가르치면서 드는생각이 저도 제가 모르는거 누군가가 이렇게 제대로 설명해 준다면 전 공부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을꺼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과외는 아이가 싫어한다면 억지로 시킬 이유는 없지만 원한다면 하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Minkypapa
14/01/17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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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도 안주무시고 뭐하세요. 거긴 MT인가요?
제 아들도 지금 4학년인데, 편차가 좀 납니다. 영어는 잘하는데, 수학은 불만, 소셜스터디 죽씁니다.
한글은 그래도 강제로 가정에서 쓰도록 교육을 시켜서 그냥저냥 하는데, 나중에 자라면 초창기 존박보다 못할것 같네요.
사실 주(state)+지역(county)마다 수준차가 있어서 보통으로 배워도 괜찮은 주가 있고, 지금 사시는 주는 대략 상위권입니다.
제가 적절한 사교육을 받아본적이 있어서 그런지 배운대로 적절하게 가르치고는 있습니다.
사실 초중고등학교때 선생님에 대한 호불호가 학생의 성적을 많이 좌우합니다. 어쨌거나 부모를 좋아하면 아이들은 부모로부터 받는 교육을 좋아합니다.
성적이 안좋아도 그냥 그거 하나로 의미부여하고 때울려구요.

암튼 계속 연재 기대하겠습니다.
14/01/17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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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뇨 CT 라서 새벽 한 시입니다. 이제 퇴근하려는 참이었어요 ^_^;;;

말씀하신 그 부모 자식간의 관계가 참 중요하더라구요. 다른 건 몰라도 그건 괜찮은 편인지라, 이걸 밑천으로 이놈을 어떻게 좀 다듬어봐야하는데, 쉽지 않네요.

아 맞다, 제가 공부 가르치면서 하나 좋은 습관을 들여준 게 있습니다. 문제가 잘 안풀려서 애가 막 포기하려고 할 때마다 '남자는 근성이야 새꺄 크크크크' 라고 했더니, 이젠 자기 혼자 공부하다가도 막히면 '남자는 근성이야 크크크' 하면서 조금 더 시도를 해보더라구요. 물론 성차별적인 시각이긴 한데, 지금 그런 거 다 봐줄만큼 형편이 넉넉한 게 아닌 지라. 하여튼 효과는 좋습니다.
Minkypapa
14/01/1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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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저도 퇴근해서 애들 봐주다가 취침시간 밤 8시되면.. 마누라님 드라마시간이 시작되고, 전 집을 나와서 제 오피스에 갑니다.
이 직업은 초창기에 노예근성으로 훈련되어서 그런지 바빠도 착취당한다는 생각이 안드는게 불만이고,
일복이 터지면 뭔가 내가 능력이 있는가보다라고 착각하게 되는것 같네요. 직장 직속 상사없는 게 좋긴합니다.
vlncentz
14/01/17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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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고등학생이 된 학생입니다. 조금 딴 얘기인데, 교육정책이 변하는걸 듣고, 직접 체험할떄마다 참 짜증납니다. 놀기 싫다는데 강제로 놀도록 시키거든요.

작년 중3때 저는 체육을 1주일에 세시간, 스포츠클럽이라는 요상한 이름의 체육수업을 한시간 총 네시간을 받았습니다. 스포츠클럽이 추가되면서 전년에 비해 한시간이 추가됬는데(...아마 맞을겁니다.) 추가된 이유가 무려 학교폭력 예방차원이었습니다.

이랬던 적도 있습니다. 저희 어머님은 학교 교사십니다. 때문에 나름의 교육철학이 있으시고 그중에서 자사고라는 시스템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근데 저는 고등학교를 내신따기 어려운 빡빡한 곳, 이를테면 자사고같은 곳으로 가길 원했죠. 어... 자세히 말하긴 그런데, 암튼 그랬어요...

성적이나 스펙같은걸 신경쓰지 않는 사회분위기를 만들지 않고 교육이란 마땅히 이래야한다, 교육제도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를 논하는건 가히 사기요 기만이라고 생각합니다. 3월부터 15시간을 학교에 묶여있을 생각하니 조금 말이 거칠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는데 이해해주세요(...)
coverdale
14/01/17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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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다섯 살난 (한국 나이로는 올해 7살 되었네요) 딸 키우고 있는 아빠입니다. 저도 여기 처음왔을 때는 .." 에이 유럽이 무슨 한국같은 과외를 하겠어..."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몇년 살다보니 여기도 관심있는 부모들, 경제력있는 부모들은 다들 여러가지 과외를 시키더라구요. 물론 어린 나이 애들은 주로 예체능 관련된 교습을 많이 하지만, 중고등학교 넘어가면 수학과외도 하고 그렇더라구요... 역시 부모 욕심은 어느 곳엘 가던지 마찬가지인지.... 다만 모든 것을 결정적으로 차이나게 하는 것은 .... "대학 서열화" 가 심하지 않다는 것과 "좋은 대학 나오는 거랑 잘 먹고 사는 거랑"의 상관계수가 한국보다 훨씬 낮다는 것 ... (물론 요즘 스페인 경제때문에 청년 취업률이 0% 에 가까와서 그렇다는 것이 함정...)
북게이트
14/01/1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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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서점을 관리하고 있으며 이쪽에 20년째 일하고 있는데 OrBef님 말처럼 사교육 보내면
문제푸는 기계가 되는것 맞습니다.
현재 학생들은 예전(10년전)학생들 보다 문제만 잘 품니다. 독서능력이나 다른 탐구능력 이런것은 예전 학생들보다
훨씬 못합니다. 아들분과 같은책을 보고 같이 토론도 해보세요.한번이 아니라 여러번
그리고 자신이 사교육이 필요하다고 느낄때 그때 보내도 안 늦습니다.
이방법은 재작년에 서울대 간 서점고객님중 한명이 사용한 방법입니다.
중학교때까지 독서와 토론 위주로 공부했고, 문제는 고등학교 들어가서 시작 했으며, 사교육(학원)은 1학년 여름방학부터
다녔다고 했습니다.
14/01/17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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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그 생각이 저도 자꾸 들어서 철학책 하나 사서 주말마다 같이 원빵 토론을 시작했습니다. 이제 한 주 밖에 안됐지만 아이가 재미있어 하네요. 더 좋은 파트너를 찾을 때 까지는 일단 제가 상대해주려고 해요.
wish buRn
14/01/17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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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과외라곤 3달씩 2번받아봤고.. 학습지나 끄덕이면서.. 그냥 혼자공부했는데요.
수능마치고나니 문제푸는 기계로 변해있었다능;;
공부는 공교육위주로 혼자했는데, 입시에 대비해 문제풀이 위주로 공부해서 그랬을까요?

대학교때 미친듯이 애먹었죠. 결국 졸업할때까지 적응실패..
The HUSE
14/01/17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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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은 다들 비슷하겠지만,
전 애가 좀 싫어하더라도 공부는 좀 시킬겁니다.
특출난 애들이 아니라면 억지로 시킨 공부도 도움될꺼라...
아, 이러지 않아도 될 똑똑한 애 생겼음 좋겠다. ^^
14/01/1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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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조용히 언어영역에 대한 제 글을 밀어봅니다.

https://pgr21.com/pb/pb.php?id=freedom&no=46685&divpage=8&sn=on&ss=on&sc=on&keyword=flowers

주체적으로 독서하는 방법입니다.
14/01/17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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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한 장문이네요. 오늘은 일단 잠 좀 자고 내일 천천히 읽어보겠습니다. 그 때는 왠지 모르게 못보고 지나쳤는데 이렇게 기회가 또 되네요. 감사합니다.
14/01/17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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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결국 책을 많이 읽는 게 답인 것 같아요.
제 친구중에 양판소 세 권을 한 시간에 읽는 친구가 있습니다. 따로 언어 공부 안했는데

수능날 언어영역 시험때 급하게 화장실이 가고싶은 나머지 어쩔 수 없이 50분만 시험보고 답자 제출하고화장실 갔는데

100점 1등급 나옵니다 허허...

영어도 외국어라 생각하면 비슷하지 않을까요??

그친구는 흔히 알려주는 스킬이나 이런거 없이 지문 다 일고 문제 보고 답 체크하면서 쭉쭉 풀더라구요
wish buRn
14/01/17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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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영역은 답이 지문안에 있는게 대부분이죠. 속독이 가능하면 그게 엄청난 재산인 듯 합니다.
14/01/17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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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랑 비슷하네요. 중학교때부터 양판소/무협 많이 읽을땐 하루에 10권씩 강행군(?)을 해와서 언어영역은 눈감고 풀었죠.
14/01/17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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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일화를 보니 갑자기 럭키루이가 생각나네요 루이는 귀엽기라도 했지만..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짜증이 날만하지 않을까 합니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교육관에 대해서는 지지를 보냅니다

과외를 하며 느낀 점은 부모님들은 아이를 입시문제 푸는 기계로 만들기를 원하고
아이는 그런 부모의 성화에 못이겨 정작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생각할 시간조차없더군요
14/01/17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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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큰애가 이제 5살인데.. 슬슬 교육을 생각할때가 되긴 했습니다.

제 자신이 별다른 사교육없이 자라왔고, 또 적어도 공부에 대해서는 스스로 어느 정도 성취를 이뤄낸 케이스라 아이들이 원하지 않는 사교육은 전혀 시키지 않을 생각이긴 합니다만 앞으로 어떻게 될런지.. 걱정이 되긴합니다.

어디서 들어 왔는지 요즘은 큰애가 무슨 화제든지 자기는 거기서 1등 할거라는 이야기를 곧 잘합니다. 그게 무슨의미인지도 잘 모르면서 말이죠. 또 저희 부부는 1등에 관한이야기를 해본적이 없는데 아마 어린이집에서 그런 이야기를 듣는것 같습니다. 그럴때마다 아빠는 꼴등해도 좋고 성적은 중간만 가면 충분하다라고 이야기 하고, 여러가지로 미리미리 학교성적은 정말 아무 상관없다는걸 아이들과 와이프에게 세뇌시키고 있지만, 만약 실제로 성적이 그저그런 상황이 벌어지면 제 와이프는 버텨내지 못할것 같기도 합니다.

무엇보다도 본문에 orbef님이 언급한 아이의 자신감 혹은 자존감에 상처입지 않게 해주는게 참 어려운 문제인것 같습니다.
저는 그런데 그것이 내가 남보다 똑똑해서 자존감을 얻기보다는 내가 남보다 똑똑하지 못한것이 객관적인 현실로 받아들이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서도 자존감을 지켜나갈수 있도록 키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된것이 한때 제 스스로가 똑똑하다고 생각한적이 있었지만 정말로 괴수라고 할만한 천재들과 부대끼고 그들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면 그런 생각으로는 도저히 감당하기 힘들어 방황하게된 경험때문인것 같습니다. 돌이켜보면 정말로 간신히 간신히 자존감을 지켜냈던것 같습니다.

정말로 내 아이들에게는 가진것 없어도 혹은 실제로 잘하는것이 없어도 스스로를 하찮게 여기지 말고 원하는 일을 성취할수있게 노력하면서 남을 배려할수있는 그런 심성을 가지게 하고 싶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 사실 아이가 스스로 못한다는것을 인정할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맞닥뜨리고 그러면서도 어떻게 나 자신을 지키는지를 터득해 나가는게 중요하고 특히 이런건 말이나 글보다는 직접 경험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무엇보다도 그런 상황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이 [올바르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일부러 더 사교육은 시키지 않으려고 다짐합니다만... 애는 혼자 키우는게 아니니 정말 쉽지 않겠죠.
14/01/17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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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님이야 순수 학문을 전공하는 분이시니 그런 경향이 강할 수밖에 없지요. 저는 님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공부쪽으로 재미를 많이 느낀 사람인지라 교육관이 비슷한데, 사람은 다들 다른 거니까 '나의 분신' 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아이의 진짜 모습을 잘 알아내서 맞춤형 교육을 시키는 게 맞지 않을까.... 하는 게 요즘 생각입니다..
14/01/17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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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외하면서 꼭 공부가 아니더라도 "뭔가를 해보고 싶고 또 잘하고 싶은 열망"이 없는 아이들을 너무 많이 본것 같고 우리아이는 안그랬으면 하는 마음에.. 애가 혹시라도 뭔가 진짜 하고 싶어하는것이 생기면 그게 무엇이든 전폭적으로 지원해줄 마음은 있는데 잘 될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방침의 문제가 보통 아이들은 부모의 바램을 투사해서 그게 자기가 원하는거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참 많다는 점이겠죠.
14/01/17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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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뭐 아이가 용가리 통뼈도 아니고 어렸을 때부터 자기가 뭘 하고 싶은 지 안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지 싶습니다. 처음에는 자연스럽게 엄마 아빠가 얘기 많이 하는 거 듣고 아 뭐 그런건가보다 하고 꿈을 가졌다가 사춘기 때 바꾸는 거겠죠. 그게 사춘기때 아이가 해야하는 중요한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14/01/17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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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고, 반대로 사교육질(?)을 10년 가까이 했던 사람으로서 말씀드리자면, 사교육이 아이의 실질적인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경우는 극히 제한적인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학구열도 대단하고 본인의 포텐셜도 높지만 방법론적으로 무언가 잘못되었거나 그 학교의 선생님들이 심하게 못가르치거나 아니면 질병 등의 이유로 학업이 단절되었을 때, 제대로 된 사교육 교사를 만난다면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니면 예체능 같은 과목이나, 서예 등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과목들은 효과가 있다고 봅니다.

아시다시피, 공부 잘한다고 행복한 것도 아니고, 모두가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공부 잘하는 것도 재능입니다.
아이가 원하는 교육의 기회는 마땅히 다 주는게 낫지만, 보다 나은 성적을 위해 부모가 아이를 시키는 것은 경험상 별로 효과가 없었습니다.

야잘잘이라고 하던가요. 공부도 잘하는 사람이 결국 잘하게 되어 있습니다.


제가 과외하면서 성적을 많이 올렸던 케이스들은, 제가 수업을 오랫동안 열심히 열강을 했을때보다 학생의 고민을 들어주고 마음을 풀어주고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공부 방법을 개선해주고 했을 때 성적이 훨씬 더 많이 올랐습니다.
14/01/1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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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하면 잘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떻게하면 망하는지는 잘 알고 있습니다. 크크
데오늬
14/01/17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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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경험을 토대로 말해보자면... (물론 본문에도 있는 지나보니 그렇더라 수준의 이야기입니다만)
'공부를 해야겠어'라는 본인의 의욕이 꼭 학문에 대한 순수한 열망에서 비롯되는 것 같지도 않고, 그렇지 않다고 해서 큰 문제가 있지도 않은 것 같아요.
그리고 장기적인 플랜보다 근시안적인 당근이, 긍정적인 동기보다 부정적인 동기가 오히려 더 가슴에 빡 와 닿고, 효과도 좋아요.
매우 부끄럽지만 도움이 되시라고 고백해 보자면 저같은 경우는 고등학교 때까지는 '문제를 푸는데 모르겠다는 기분'이 싫어서 공부를 했고,
사법시험 공부할 때는 '헐 만약에 쟤가 붙었는데 내가 떨어지면 쪽팔려서 학교 못다니겠다'는 생각이 상당히 큰... 동기가 되었죠... 아 부끄러워...

요는, '나는 90점인데 쟤는 100점이네 나는 멍청한가봐'도 충분히 동기가 될 수 있고, 이렇게라도 불이 붙었다면 튜터를 붙여도 되지 않겠냐는 거예요.
사실 사교육이 애들을 짤짤짤 잡으니까 문제인 거지 엑스트라 스터디를 스스로 하겠다면 동기가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는 부차적이라는 취지.
성적이 나쁘다는 걸 부끄럽게 받아들이는 아이들은 못하는게 싫다-잘한다-재미있다-더한다 수순으로 가기도 합니다. (저요)
물론 스트레스를 안 받는 건 아닌데, 중도하차도 자존심 상해서 어떻게든 하다 보면 나름 사고력도 생기고 그래요.
그리고 정말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주입식 교육이 반드시 애를 바보로 만드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깨달음은 디립다 외우다가도 오니까...
14/01/17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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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된 이야기인데, 경쟁심에서 비롯된 공부에 대한 열망은, 물론 열망이 아예 없는 것보다는 낫지만, 한계가 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큰 고비는 경쟁에서 마침내 승리한 시점에 찾아오지요. '아... 드디어 이겼다. 그.. 근데 이제 뭐하지?' 이런 거요. 서울대 입학하는 학생들 중 상당수가 저 고비를 넘기지 못해서 인생 마라톤에서는 뒤쳐지는 경우가 제법 많은데, 따라서 처음에는 부정적인 감정으로 시작했다고 하더라도 어느 시점에는 긍정적인 동력원을 찾아서 갈아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데오늬
14/01/1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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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물론 있어요. 저도 비슷한 과정을 겪었고요.
저같은 경우는 해냈다-놀자-근데 이제 뭐하지 하고 나니까 슬슬 다시 사법시험 공부해야 할 때가 와서,
또 위에 말한 저 부정적인 동기로 어영부영 넘어갔다가 연수원 언저리쯤 정말로 인생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할 시기가 왔을 때 그게 터졌죠.
고생을 좀 하긴 했어요. 이미 상당히 나이를 먹은 상태로 그게 와서 부모님이 이해하지 못하셨거든요. 여태까지 잘 했는데 왜 그러냐 뭐 이런...
그러나 지금 와서 저를 조금 더 객관적으로 분석해 보자면, 부정적인 동기로라도 공부할 시기를 놓치지 않은 게 전체적으로 플러스였어요.
그러니까 지적 호기심을 자극받을 때까지의 방황(?)이나, 갈아탈 때의 방황(?)이나 둘중에 뭐든 하나 겪어야 한다면 후자라는...
중고등학교 성적을 다시 받을 수는 없잖아요. 그리고 특히 한국에서는 늦게 공부에 뜻이 생긴 경우 과거가 발목잡는 경우가 상당히 많으니까요.
저는 자녀의 입장에서 동력원을 갈아탈 때 부모의 도움을 받지 못한 쪽이었지만, 그걸 도와주는 것도 부모의 역할이겠죠 뭐.
14/01/17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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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그렇습니다. 공부하고 나서 방황하기 vs 공부 안하고 방황하기 이렇게 둘을 놓고 비교하면 아무래도 전자가 낫지요. 하여튼 인생은 정말 정답 그런 거 없고 복잡하고 지나고 나면 후회도 많고 그런 거 같습니다. 뭐 후회가 아주 많지는 않고 좋은 일이 아주 적지는 않으면 전반적으로 잘 살았다고 할 수 있겠죠? 그런 의미에서 아이들도 아이들이지만 엄마 아빠도 화이팅입니다.
데오늬
14/01/17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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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정답 그런거 없죠 -_-; 저는 자녀의 입장밖에 모르지만 엄마 아빠의 입장은 또 다른 것이고...
아무튼 자식 농사 성공 기원이에요 크크 화이팅!
14/01/17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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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우리 모두 다같이 pgr을 자녀교육 전문 커뮤니티로 만들어나갑시다!
14/01/17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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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제 자신을 교육하는데 고민이 많습니다.
14/01/17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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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을 제대로 키우기 어려운 이유는 욕심 때문입니다.
아이에게 최선의 기회를 마련해 주고 싶다는 지극히 당연해 보이는 부모의 욕심이 오히려 어렵게 만드는 요인인 거죠.
아이를 키우면서 최선을 추구하기 보다는 나쁜 것을 배제하는 쪽으로 관점을 바꾸는 게 필요하다고 봐요.
많은 부모들이 내 자식은 나만 잘하면 열심히 할 것 같고 뭔가 큰 놈이 될 것 같고 하는 착각을 합니다.
물론 어떤 아이에게도 그런 가능성은 존재합니다.
그러나 어떤 아이에게도 비행 청소년이 될 가능성도 존재하고 부모에게 덤벼드는 아이가 될 가능성도 존재하죠.
그런데 많은 부모들이 후자는 생각을 아예 안합니다.
우리 아이에겐 그런 일은 있을 수가 없어. 단지 어떻게 하면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인가가 관건일 뿐.

말을 물가로 데려갈 수는 있지만 억지로 물을 먹일 수는 없죠.
서울대를 가고 하버드를 가고 하는 건 부모의 힘이 아니라 본인의 몫입니다.
하지만 비행청소년이 되고 난폭한 아이가 되는 건 아이의 책임이 아니라 부모의 책임입니다.
아이가 잘못되지 않도록 살피고 인도하고 가르치고 타이르는 일에 게을러선 안됩니다만
아이가 베스트가 되도록 하는 일엔 조금 둔감해 지는 것이 오히려 좋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이것이 아니면 안돼 하는 건 없고 이것도 하나의 선택, 저것도 하나의 선택이라는 거죠.

자질이 있는 아이들은 스스로 하는 것이고 스스로 되지 않는 아이들은 자질이 없는 겁니다.
14/01/17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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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아예 홈스쿨링으로 가르치면 모르겠지만 이미 공교육을 받을때부터 주입식 교육체계에 편입된 것이라고 보거든요.

미국은 어떨지 모르겠는데 전 나름 괜찮은 수준의 공교육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경험한 한국 공교육은 주입 암기 연습의 무한 반복이었고
오히려 원리-이해로 신세계를 맛본 건 그당시 유행하던 m모사의 인터넷 사교육 시장에서였습니다. 이게 공교육이 점수내는 방법보다 좀 돌아가더라도
원리 이해 참여쪽으로 가면 모르겠는데, 오히려 한국같은 경우는 공교육은 점수도 못내고 원리 이해도 아니고, 그냥 수준이 낮죠.

정말 원리이해 쪽으로 가고 싶다면 오히려 사교육이 맞다고 봐요. 한국의 경우엔 학교수업 수준이 흔히 얘기되는 인강에 비해 너무 떨어집니다.
14/01/17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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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은 필요악이 되버렸어요. 공교육은 언제나 경쟁력이 없었어요. 문제는 사교육으로 문제푸는기계 시험점수 잘내는 기계화 되는건데, 그게 사실 우리나라 교육시스템에서 그게 가장 경쟁력 높은 방법이죠. 공부하는 시간이나 성적대비 상당히 비효율적인데, 효율이 중요한게 아니죠.
쿨 그레이
14/01/1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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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경험입니다.

제가 남들 부러워할 만한 고등학교/대학교를 나오기는 했는데, 그 과정에서 사교육을 여러 번 받기는 했어요. 근데 그 중에서 효과가 있었던 건 딱 두 번뿐이었습니다. 화올 칠 때와, 면접 준비한다고 미적분 배울 때. 딱 그뿐이었어요. 게다가 당시에 저는 (지금 생각하면 참 신기한 일이긴 한데) 고2에 화올 칠 당시에 유기화학에 재미를 붙였던 터라(학원 끝나고 독서실 가서 혼자 더 공부하고 그랬습니다) SN2니 E2니 하는 것도 6월까지 모르던 인간이(=유기화학의 기본조차 안 되었던 사람이) 고작 석 달 만에 좋은 결과를 내는 것까지도 가능했었죠(당시 고2부 동상).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냐면, 자녀분이 원하고, 또 자녀분이 스스로 재미나 필요를 느낀다면 사교육이 효과를 볼 수가 있습니다. 그 때는 긍정적으로 고려해볼 만도 하다고 생각을 해요. 물론 암기보다는 이해하는 게 결과적으로 훨씬 좋기는 하지만, 일단 암기라도 해서 터득하고 난 후에 자기가 조금 더 생각을 해 보았을 때 그때 가서 "아 이게 그 뜻이었구나" 하고 깨닫는 맛도 있거든요. 어느 쪽이던지, 전제 조건은 "자녀분이 재미나 필요를 느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자기도 튜터에게서 배우고 싶다고 이야기를 하면 붙여 주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아 물론 좋은 튜터가 걸려야겠지만요.

반면에 본인이 필요가 없다고 느끼면, 아무리 좋은 고기라도 배부르다고 하는데 억지로 먹이는 꼴밖에 되지 않습니다. 저도 그래서 영어학원은 백 날 다녀봐야 소용이 없었어요. 남들보다 훨씬 머리가 좋다고 자타가 공인을 하고 있는데도 그렇습니다. 자녀분이 필요를 느낄 때, 필요를 느끼는 부분에 한해서 해 주시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14/01/17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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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반에 못들어가는 이유로 '그 반에 보내기 위한 욕심에' 공부를 시켜서는 안됩니다. 정작 수업 받는 학생들은 자신의 수준에 맞는 반에 있는걸 좋아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알아먹는 말이 많으니까 흥미도 생기고, 그래서 학습 효과도 높구요.
저는 아직 젊어서 자식이 없는 입장이지만 사족 달아 보았습니다...
14/01/17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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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지 일차적으로 아이가 원하는 대로 하는 게 맞다고 생각을 합니다. 아이가 성적이 낮아서 스트레스를 받고 과외라도 받아서 성적을 올리고 싶은데 아버지의 사교육 안받게 하겠다는 정책 때문에 사교육을 받지 못한다면 그것도 아이에 대한 일종의 방치라고 생각을 해요. 반드시 사교육을 '정말 모를 때에만 찾아가는 최후의 수단'으로 놓을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재반 사례는 저도 어린 시절에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좀 공감이 되네요. 저는 초등학생 때부터 한 번도 사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는데, 중학교 때 소위 수학 과학 '영재반'이라는 걸 뽑는 시험에서 제가 떨어지고 저보다 학교에서 공부 못하던 학생이 합격을 해서 좀 의아했었죠. 그 친구는 부모님이 수학선생님이라 신경을 좀 썼던 것 같구요. 저는 그 때 공부 의욕이 강한 편이 아니었어서 별로 염두에 두지는 않았지만, 자존심이 조금 상하긴 했던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뭐 그런 거 들어간다고 반드시 잘하는 것도 아니고.. 재능이 있으면 결국 다 나중에 빛을 발하더라구요. 저는 결국 고등학교 때 공부에 의욕붙어서 열공하고 그 때 영재반에서 공부하던 모든 아이들보다 좋은 점수 받고 서울대 갔습니다.
기아트윈스
14/01/17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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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경험입니다.

저도 이래저래 공부로 먹고살 길을 잡은 사람입니다만, 아무래도 청소년기에 학생이 공부하는데 있어서 가장 좋은 방향의 동기는 [덕력폭발] 같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였나 쥬라기공원을 필두로 공룡에 대한 전국적 관심이 바짝 올라왔던 때였습니다. 전 전장 수십미터짜리 초식공룡들의 위엄에 반해버렸죠. 이 때 덕력이 한 번 터져서 닥치는대로 공룡에 대한 교양서적, 뉴턴 하이라이트, 과학 동아 뭐 이런걸 모아서 읽고 또 읽고 또 읽고 너덜너덜... 또 읽고, 뭐 위편삼절을 했었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밀덕들이 각종 무기체계 조사하고 재원 외듯이 줄줄 욌었네요. 전후로 몇 미터 상하로 몇 미터, 제일 큰 송곳니는 몇 센티미터 기타등등 -_-;;


이렇게 한 번 덕력이 [각성]되고 나니까 특정 소재(예컨대 공룡)에 대해 덕력이 시들해져도 금새 다른 곳으로 옮겨붙더군요. 공룡 다음은 [항성]이었습니다. 헐, 지금 생각해보니 왜 하필 항성에 미쳤는지 모르겠지만 베텔게우스부터해서 크기 순서대로 나열하고 뭐 그랬던 것 같아요. 문방구에서 전지 사다가 검정색 크레파스가 닳아 없어지도록 새까맣게 칠해서 우주를 구현하고 거기다가 노랗고 빨갛고 하얀 항성들을 그려넣고 그랬었죠.

결국 중학교 때 김용의 소설들을 만나면서 [덕력 아포칼립틱 초신성 대폭발]을 일으키고 지금은 중국 지성사로 유학중입니다 -_-;;;;;


또 다른 요소를 굳이 찾자면, 역시 [승부욕]인 것 같아요. 저의 인생관에 돌이킬 수 없는 심대한 영향을 미쳤던 [드래곤볼] 같은 작품들이 아마 제 머리속에 하나의 내러티브를 심어놓은 것 같은데, 라이벌들과 격전을 벌이며 헐떡이는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 돌아온 공부전사 카카로트가 계속해서 성적이 좋아지는 그런 그림이랄까요? 같은 반에 공부 좀 한다는 애들과 성적이 비교되면서 부터 지고 싶지 않다는 오기 같은게 생겼고, 이게 덕력과 융합되면서 결과적으로 좋은 시너지를 만들었습니다.

아드님의 경우 역시 [승부욕]에 큰 자극을 받은 것 같은데요, 이 상태에서 만약 초기에 약간의 노력으로 어느정도 가시적인 성과를 본인이 체감하게 된다면 어쩌면 그 때 부터는 눈사태처럼 공부에 중독될지도 몰라요 ^^; [승부욕]을 그저 [나쁜 동기]로만 생각하지 마셨으면 합니다.

그리고.음....튜터!

사실 설리번도 헬렌 켈러의 튜터였잖아요? "모든 튜터링은 나쁘다"는 전칭명제는 옳지 않은 것 같아요. 튜터링이 언제 어떻게 아이의 덕력이나 승부욕을 결정적으로 자극할지 모르는 일이니까요. 이렇게 생각하는게 조금 더 균형잡힌 시각이 아닐까 합니다.
다람쥐
14/01/17 22:42
수정 아이콘
저는 하고싶으면 하게 하고 하기싫으면 그만두게 하는건 20대에나 해줘야하는거라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뭐 그리 힘들고 재미없는걸 하고싶어하겠어요 요즘 세상에 예전보다 재밌고 신나는게 얼마나많은데요 아이들의 짧은 집중력과 흥미로는 지겨운 것 투성이입니다.
그렇지만 지겹고 힘든 단계를 참아냈을때만 얻고 이룰 수 있는 것이 있다는걸 알게 해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공부도 좋아하든싫어하든 하도록 만들어줘야 하고 쉽게 질려 그만두지 않게 첼린지해줘야하는게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저도 구체적으로 어떻게해야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하하
네버스탑
14/01/17 22:44
수정 아이콘
저는 뭐 항상 교육에는 일관성이 좀 필요하다고 보는터라..
그냥 해오셨던대로 하시고 공부를원하면 공부를 운동을 원하면 운동을 하게 하는게 좋은게 아닌지..
미국은 엘리트 스포츠가 아니라 클럽 스포츠이기도 하니 하고싶고 관심 갖어 가는것에 조금 더 신경써주는게 좋다고 봅니다
부모의 교육관이 갑자기 바뀌는게 어떠한 계기이든 자식 스스로가 원하지 않아서는 결코 좋은 영향을 미칠수 없다고 보는게 제 생각입니다
곧내려갈게요
14/01/17 22:58
수정 아이콘
Orbef님께서 언급하신 그 "경쟁심에서 비롯된 공부에 대한 열망의 부작용을" 겪고 있는 사람 입장에서
제일 좋은건 삶의 목표를 분명하게 만드는것 같아요.
학교다닐땐 공부 잘하는 애들이 다 의대의대 하는걸 보면서 쟤네는 부모님이 주입하신 길 그대로 가는게 옳은거라고 생각하는건가?
라고 생각했었는데, 게중에 진짜 의사가 꿈인 놈들이 있었고 걔네들이 제일 꾸준하게 공부를 잘 하더라고요.
한번에 의대 가서 쭉 잘하거나, 의대 못 가서 생명공학과갔다가 의전으로 들어가는 놈들이나,
결국엔 오랜 꿈이 있는 녀석들이 제일 꾸준하게 제일 잘하는것 같습니다.
뭐 이것도 좀 더 지나서 애들이 전문의 딸때 쯤 되면 제 생각이 어찌 바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분명한 목표의식이 있는게 가장 좋은거 같더군요.
지바고
14/01/17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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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미래의 아이를 생각해볼때면 항상 교육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고민하게 됩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에 많은 것을 의존하게 되는 것 같아요.

실제로, Orbef님이 생각하시는 '아이가 혼자 좀 생각하면서 공부를 해야 실력이 느는 거지 너무 옆에서 다 가르쳐주면 아는 것만 많고 생각은 없는 아이가 될 거다.'라는건, (추측이지만) Orbef님이 그렇게 혼자 생각하며 공부해서 지금의 이 자리까지 성공적으로 왔기 때문이 아닐까요. 저만 해도 사교육을 별로 받은 기억이 많이 없고 고등학교 때 계속 학교에서 혼자 공부해와서 '그렇게 혼자 공부해도 의지만 있으면 충분하다'라고 생각해왔습니다만, 그건 저만의 이야기이니까요.

시대가 다르고, 환경이 다른데 자기 경험에 맞추어 생각하려고 하면 안될 것 같아요. 제가 만약 이 시대 고등학생이라면, 이렇게 유혹(스마트폰, PC, 태블릿, 노래, 인터넷, 게임, TV 등등)이 많은 시대를 살면서 혼자 공부해서 잘 했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식 교육이란 참 힘든 것 같아요.
14/01/18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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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댓글 정말로 감사합니다. 글 올리기 전과 지금 사이에서

1. 사교육 반대라는 약간 극단적인 입장은 지나치게 내 개인 경험에 의존하는 판단일 위험이 있다.
2.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자기가 공부하고 싶어서 하는 게 좋긴 하다.
3. 본인이 원해서 튜터를 쓰는 것은 나쁘지 않다. 다만 튜터는 좋은 분을 써야하는 데 이게 또 그다지 쉬운 일은 아니다.
4. 아이에게 본인의 욕망을 투영하는 것은 위험하다. 다만 어린 아이는 자기 욕망보다는 부모의 욕망을 스스로에게 투영해서 첫걸음을 떼는 경향이 있으니 너무 방치하는 것도 좋진 않다.

이 정도의 생각이 새로 생겼습니다. 지나가다가 한 마디 던지는 정도가 아닌, 정말 도움 되는 댓글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모두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14/01/18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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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orbef님이 저같은 일개 학생보다 더 많이 경험해 보셨을 것이겠지만 감히 말씀드리면,

제 경우에 이제 막 실험실에 들어온 대학원생들에게 조차도 질문을 던질 때 항상 생각하는 것은, "지금 이 녀석의 why의 범위가 어느정도나 될까?"라는 점입니다. 하물며 교회에서나 기회가 될 때 어린 아이들을 가르치면서도 꼭 생각하는 점인데요.

마치 lucky louie 1화에서 딸이 "왜 밖에서 놀면 안돼?"의 대답이 "하나님이 돌아가셔 그래"라는 대답이 나온 경우의 정 반대의 관점으로 봐야된다는 거죠. 드라마상에서 그 아이는 why의 허용범위가 거기까지 간다는 겁니다만, 일반적인 사고에서의 기준으로 본다면 그렇게까지 철학적이고 구체적인 인지적 고찰을 내가 강요 하거나 당해야 하는가라는 당위성을 부모와 아이 그리고 학생과 지도자 간에 역지사지로 생각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생각해보니, 제 부모님은 참 힘드셨겠네요. 거의 louie의 딸 급으로 질문을 했었느데...
그저 눈물이 ㅠㅠ
14/01/18 12:00
수정 아이콘
"애 아빠, 서울대 나왔죠?"

아마 OrBef님께서 한국에 계셨다면 한국 사교육계의 공포마케팅에 소신을 지키시기 어려웠을지도 모르겠네요 ^^
몇 일 전에 우연히 본 기사인데 위의 저 말이 참 재밌게 다가오더라구요...
http://blog.chosun.com/blog.log.view.screen?blogId=4456&logId=7244656
14/01/19 01:29
수정 아이콘
공포 마케팅 무섭죠. 이미 공포를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요....

그것과는 별도로 저 아버지와 딸 멋지네요. 근데 아버님, 당신은 교수잖아요. 학생들 지도는 언제 하는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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