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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1/10 10:20:17
Name YoungDuck
Subject [일반] 태음인의 연애전략
저번 글에 많은 댓글과 추천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용기를 얻어서 그 다음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연애에 너무나 쓰라린 실패를 경험하고, 나의 문제는 무엇인가를 생각했을 때 연애를 바라보는 큰 흐름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즉 전술의 문제보다는 전략의 부재가 더 큰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 후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연애의 전략에 대해서 나름의 관점을 찾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늘 수정되고 있지만 3개의 관점에서 공통적인 흐름을 찾아냈다고 생각합니다.
이중에서 이번 글은 사상의학의 관점입니다. 이것을 제가 바라보는 관점으로, 사상의학이 이렇다는 뜻이 아닙니다.

수정: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게 사상의학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사상의학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제가 새롭게 해석한 관점입니다.
그러므로 글을 읽을 때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 등의 용어는 제가 보는 인간유형의 대표적인 예라고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표현을 사용한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동의수세보원을 쓴 이제마선생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인구 중 50프로는 태음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제 생각에는 남자의 경우,
연애 시작과 초반 여자의 마음을 얻지 못해서 괴로워하고 연애고민을 올리는 사람의 많은 경우가 태음인이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인구의 절반이 태음인인데 태음인 남자는 여자의 마음을 얻기 어려우니 당연히 대한민국 청춘의 연애가 힘든 것이 아닐까 합니다.

일본 전국시대의 3대 영웅인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에 관해서 사람들이 말하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새가 있는데 그 새를 울게 만들기 위해서 이 3명이 어떻게 하냐면

오다 노부나가는 울지 않는 새는 죽여 버리고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새를 구슬려 울게 만들고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새가 울 때 까지 기다린다고 합니다..

오다 노부나가는 소음인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소양인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태음인이라 사람들이 분석합니다. 
즉 소음인 소양인 태음인이 새를 울게 만드는 방법이라고 이해하셔도 무방합니다.

새를 여자라고 생각하고, 새가 우는 것을 여자가 마음을 여는 것이라 한다면, 여자의 마음을 열기 위해서

소음인은 여자가 마음을 열지 않으면 관심을 끊어버리고,
소양인은 여자를 구슬려 마음을 열게 만들고,
태음인은 여자가 마음을 열 때까지 기다린다는 것이죠.

불공평하지 않습니까? 소양인은 여자를 잘 꼬시는 것이고, 소음인은 자신에게 넘어오지 않은 여자는 신경을 끕니다. 
그러니깐 주변에서 기다리면서 여자마음을 얻지 못해서 고민하는 남자의 많은 경우가 태음인이라는 겁니다.

뭔 말도 안 되는 소리냐고 생각하실 테니 좀 더 썰을 풀어보겠습니다.

제가 보는 소음인은 이미지는 자신의 기운자체가 약한 사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적은 기운을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관심 있는 분야에만 몰두를 하는 능력이 발달 되었으며, 
나머지는 신경을 꺼버립니다. 그래서 이론을 잘 세우고 그 이론에 때라 세상에 대응하는 것이 소음인입니다. 
소음인의 대표적인 예로는 오다 노부나가외에도 제갈량이 있죠.
제갈량은 전투가 시작하기 전에 전투가 어떻게 될지 다 알지 않습니까? 뛰어난 소음인이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것이죠.

반면 소양인의 이미지는 바깥의 기운을 잘 파악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입니다.
 이것은 양인 자체의 특성인데 태양인은 워낙 드무니 소양인의 특성이라 퉁 칩시다. 
인관관계에서 상대의 감정을 잘 읽고, 그 감정을 잘 유도할 수 있죠. 그 외에도 순발력이 좋아서 평소 일에서도 재치 있는 대응을 잘합니다. 
삼국지에서는 조조가 이런 캐릭터입니다.

그리고 태음인은 자신의 기운은 많은데 효율이 많이 떨어지는 사람입니다.
 기운이 많아서 기운을 많이 써도 쉽게 지치지 않는데, 기운을 쓴 만큼 얻는 이득이 크지 않습니다. 아둔한데 내구성이 좋은 사람입니다. 
아둔하기 때문에 경험하지 못하면 모르지만, 내구성이 높아서 그 경험을 통해서 크게 다치지 않는 사람인거죠. 
삼국지에서는 유비나 사마의가 태음인입니다.

태음인으로 좀 더 넘어가면 태음인은 소심하고 의심이 많은데 제 생각에는 아둔해서 변화를 빨리 파악하고 대처하지 못하기 때문에, 
소심하고 안전한 것을 찾기 위해서 의심이 많은 겁니다.

여기서 태음인의 딜레마가 생기게 됩니다. 태음인은 아둔하기 때문에 경험을 통해서 직접 깨우치고 발전을 해야 되는 존재인데 
소심하고 의심이 많아서 시도를 하기 힘들어 경험을 쌓기 힘들다는 것이죠.

연애에 있어서도 그렇습니다. 연애에 있어서 아둔하다는 것은 자신의 마음도 잘 모르고 상대의 마음도 잘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썸씽이 생겨도 소심해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다가 흘러가는 것이죠. 
소음인이라면 자신의 마음을 소양인이라면 상대의 마음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을 텐데요.

그래서 조언을 드리면 소음인처럼 어느 정도의 기준을 세워서 어느 이상으로 괜찮은 여자라면 긴가민가해도 한번 대시를 해보시라는 것이죠. 
아마 운이 너무 좋지 않으면 처음에는 실패하실 겁니다. 
상대방에게 맞춰주는 방법을 모르고 또 자기 확신도 크지 않을 것이니 한쪽이 흔들리면 무너지겠죠.

하지만 이런 것이 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경험인 것이죠. 연애가 잘 안되면 마음이 아프겠지만, 
그래도 태음인 특성상 툭툭 털고 일어날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 몇 번 대시, 속된말로 꼴아 박지호 하다보면, 
이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해야 된다던지, 어떻게 하면 상대방이 좋아하는지, 어떤 사람을 좋아한다던지, 
내게 맞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 건지, 내가 정말로 사랑을 하는 건지 등의 판단기준이 서게 됩니다. 
과거 경험을 통해서 자신을 알고 남을 알게 되는 것이죠.

그렇게 시간이 흘러서 경험도 쌓고 사회에서 자리 잡게 될 때, 마음에 드는 사람이 나타난다면, 
지금까지의 경험들로 배운 것을 사용하면서, 특유의 태음인의 내구성으로 그 사람이 마음을 열 때까지 기다리는 겁니다.

요즘 사회는 변화가 너무 빠릅니다. 인간관계에서도 오늘 보는 사람이 내일 볼 수 있을지 장담할 수가 없죠.
변화에 대응이 힘든 태음인인 경우 요즘 사회는 살기 어려운 사회일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이 변화하는 사회일수록 기다리면서 끝까지 옆에 있어줄 사람이 절실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기다리는 것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명분입니다. 저는 모든 일에서 진심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일에서 실패만 한다고 생각한다면 우선 진심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여자에게 다가가는 이유가 무엇인지 한번 곰곰이 생각해봐야 합니다. 
단순한 자신의 욕심 때문에 다가가는 것은 아닌지. 그 경우 상대방은 달아날 것입니다. 
그러나 상대방을 위하고 또 나를 위한 마음으로 다가간다면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태음인의 연애는 아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아픔이 후에 좋은 약이 될 것입니다. 
흔들리지 않는 소음인이나 센스 있게 연애 잘하는 소양인이 부러우실 때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진실한 마음으로 연애경험을 쌓아간다면 태음인의 내구성으로 마음이 드는 사람이 나타났을 때 그 사람을 잡으실 수 있을 겁니다.

초반에 이야기 했던 일본 전국시대 3 영웅 중 통일된 일본을 얻은 사람은 출발이 가장 늦었지만 끝까지 살아남은 도쿠가와 이에야스. 
그가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일본의 평화를 위해서 끊임없이 기다렸기 때문입니다.

PS. 당연히 그러시겠지만 이 글을 읽고 어디가서 사상체질 이야기 한다거나 다른 쪽으로 퍼나르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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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름발이이리
14/01/10 10:25
수정 아이콘
레지엔님과 흰코뿔소님이 출동할 법한 글이네요.
YoungDuck
14/01/10 10:27
수정 아이콘
편하게 관점으로 받아주세요. 이게 맞다는 것은 아닙니다.
레지엔
14/01/10 10:34
수정 아이콘
안할건데요
절름발이이리
14/01/10 10:37
수정 아이콘
소음인이신가보군요.
레지엔
14/01/10 10:38
수정 아이콘
울게 해드릴까요
산적왕루피
14/01/10 10:39
수정 아이콘
오빠는 내가 왜 화났는지 몰라?? 흥!!
레지엔
14/01/10 10:41
수정 아이콘
이럴 땐 오다 노부나가가 되고 싶다
절름발이이리
14/01/10 10:42
수정 아이콘
혼노지에서 한의학자에게 키배에 발릴 것이야
무선마우스
14/01/10 12:54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 과학과 미신의 고유명사인가요
눈시BBv3
14/01/10 10:26
수정 아이콘
도쿠가와 이에야스 얘기를 하고 싶지만 ( ..)...;;
YoungDuck
14/01/10 10:29
수정 아이콘
좋게 평가하면 평화를 위해서 기다린 사람이지만 나쁘게 보면 일본을 먹기 위해서 음험하게 기다린 사람이죠.
뭐가 되었건 길게 보고 기다린것을 배우자라는 생각입니다.
눈시님의 글 기대하겠습니다. ^^
14/01/10 10:29
수정 아이콘
기다리겠습니다.
눈시BBv3
14/01/10 12:31
수정 아이콘
으억 두 분 기다리지 마세요 ㅠ 노부나가 이야기도 좀 써보려다 말아먹었는데요ㅠ
하긴 이에야스는 다른 건 몰라도 기다림의 미학인 것 같아요. 한 드라마에서 히데요시 죽은 후 옷도 안 입고 '길었다 ㅠㅠ 기다렸다 기다렸다 기다렸다' 하면서 우는데 실제 이에야스가 저러지 않았을까 싶었었죠
사랑한순간의Fire
14/01/10 13:46
수정 아이콘
요즘 눈시님 역사 글이 안 올라와서 PGR 오는 재미가 줄었습니다!
어서어서 써주시죠+_+
단약선인
14/01/10 10:33
수정 아이콘
어... 재밌자고 쓰신 글 이지만... 참신하긴 한데... 동의수세보원내용과는 거리가 상당히...
YoungDuck
14/01/10 10:44
수정 아이콘
재미있자고 쓴글입니다. 아이디어를 따온 것이라고만 생각해주면 고맙겠습니다.
azurespace
14/01/10 10:35
수정 아이콘
한의학에서조차 인정하지 않는 사상체질을 바탕으로 한 건 일단 접어두고, 그나마도 음...
Darwin4078
14/01/10 10:45
수정 아이콘
한의학에서 인정하지 않다니요. 누가 그런 얘기를..

저의 경우에는 경향성으로 보고 있고, 임상에서 환자 볼때도 그런 식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상체질은 동무선생이 혈액형마냥 사람을 4가지 타입으로 분류하려고 만든게 아니고,
어떤 환자들을 보니 이러이러한 증상이 자주 보이고 이럴 때는 이런 처방을 사용하니 잘 낫더라. 그럼 이런 증상의 경향성을 어떻게 파악해야 할까?
를 고민하다가 고안한게 사상체질이고 그나마도 이 사상체질은 주자의 성리학적인 면이 강하게 배어 있어서
임상에서 체질을 판정하고 이러는 데에는 성리학적인 패러다임이 사라진 현대에서는 어렵다고 봅니다.

-시간 나는대로 계속 이어서 쓰겠습니다.

사상체질은 '당신은 태음인, 소음인입니다.'를 판정하는 도구가 아닙니다.
현재 이 사람이 아프다, 어떤 증상이 발현되었다,고 할때 이 사람의 증상이 사상체질의학에서 분류해놓은 카테고리 중에서 어떤 카테고리에 속하는지를 파악하고 이에 맞는 처방을 사용하는 거지요. TV 예능에서 '당신은 태음인입니다.'라고 하는 양반들 얘기는 예능으로 좀 걸러 들어야 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무척 싫어하는 편이고 한의사 집단에서 이거 컨트롤 못하는 건 잘못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계속 이어서 씁니다.

나름대로 동의수세보원이나 기타 사상의학 공부를 눈꼽만큼 해본 입장에서 보면
태음인, 태양인, 소음인, 소양인은 그냥 A, B, C, D라고 해도 되구요, 가, 나, 다, 라 라고 해도 됩니다.
특정 증상, 질환의 카테고리 이름일 뿐이라서요.
문제는 이 태음, 태양, 소음, 소양이라는 단어가 성리학의 한 부분인 오운육기의 삼음삼양 파트에서 사용되는 단어라서,
이거를 자꾸 오운육기나 기타 주역, 사주쪽으로 확대해석하려는 케이스가 많다는 것이죠.
그러면서 오류가 생겨나고 체질이 사주팔자고 그러니 부적이 필요하고 굿이 필요하고 한의사는 무당이 되고...

이제마, 이냥반 인생이나 동의수세보원, 격치고 등의 저작물들 보면 칼의노래 쓴 김훈 선생 못잖게 언어사용이 간결하고 칼같습니다.
성리학을 한의학보다 더 깊게 공부한 분인거는 맞는데 저런 식으로 개념설정할 분은 절대 아니라고 봅니다.

그리고 사실 동의수세보원 책 자체가 미완성입니다. 이제마선생 스스로도 소음인 파트는 대부분 밝혔지만, 소양인 파트는 절반정도, 태음인은 연구해야 할 부분이 많고, 태양인은 손만 댄 상태다,라고 해놓으셨으니까요. 결국 미완성인 텍스트 가지고 '당신은 태음인입니다~'라고 하는거는 사기,가 아닌가 싶구요. 지양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스스로도 공부가 많이 미진한 편이라 기존 주류 한의학 이론을 보완하는 수준에서 활용하고 있는 부분이지만, 앞으로도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azurespace
14/01/10 10:49
수정 아이콘
아, 그러신가요. 한의학과 다니는 친구가 세상에 그런 돌팔이들이 어딨냐, 그런 놈들 때문에 한의학이 인정받을 날은 영영 오지 않는 거다 하면서 울분을 토하길래 그게 주류인 줄 알았죠.

근데 과연 현대 한국에서만 어려울까요.
흰코뿔소
14/01/10 10:52
수정 아이콘
사상체질에 대해서 저는 잘 모르지만,
한의학과 다니는 친구라면 한의사 중에서 풋내기 중에서도 풋내기 중에서도 햇병아리라고 보면 됩니다.
azurespace
14/01/10 11:00
수정 아이콘
그래선지 어째선지, 아무튼 자퇴하고 의대 가겠다고 공부하고 있더군요.
YoungDuck
14/01/10 11:54
수정 아이콘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확실히 정리 되지 않은 생각을 글로 쓰다보니 문제가 많았나 봅니다.
Darwin4078
14/01/10 12:03
수정 아이콘
YoungDuck님 문제가 아니고 최근의 경향을 읽지 못한 한의사 집단의 문제입니다.
제가 죄송해야 할 일이죠. ㅠㅠ
단약선인
14/01/10 10:47
수정 아이콘
인정하지 않는건 아니고요.
동의보감과 더불어 한의학이 중의학과 확연히 차이가 나는 독자적인 견해로 존중받고 있습니다.
다만 실제로는 보편적 치료법은 아니라 전체 한의학 시장에서 5% 정도를 차지하는 정도입니다.
그렇지만 대중적인 인지도가 워낙 높다보니, 대학과정에서 과목으로 개설되어 있으며, 국가고시에서도 정규 과목이지요.
흰코뿔소
14/01/10 10:48
수정 아이콘
소환받아서 왔는데 저도 사상체질은 잘 모르고 관심도 없어서 -_-;;
연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심이라는 점에 대해서 동의하며, 자신의 진심에 대해서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동의합니다.
자신의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과 마음은 분명히 차이가 있어요. 마음은 말이나 생각보다 행동을 보면 드러나죠.
YoungDuck
14/01/10 10:50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제가 이야기 하고 싶은 부분을 잘 집어주셨네요.
시간을 오래 두고 보면 행동으로 마음과 말과 생각을 증명할 수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14/01/10 11:01
수정 아이콘
글쎄요, 혈액형 성격론의 한의학 버전인가 싶네요... 뒷부분만 인상 깊게 봤습니다.
YoungDuck
14/01/10 11:09
수정 아이콘
우선 제 생각이므로 혹시나 한의학이 이렇다는 오해를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구요....
뒷부분의 결론을 내기 위해서 이런이런 사고과정을 거쳤다는 것을 글로 표현한 것인데
댓글의 관심은 사상의학의 신빙성으로 흘러갈까봐 걱정입니다. 감사합니다.
공안9과
14/01/10 11:16
수정 아이콘
공중파 TV 출연도 종종하는 사상의학 전문가라는 한의사의 특강을 들었었는데, 물론 재미를 위해 오바하는 것도 있겠지만
10~30대 여성들을 열광케 하는 혈액형 성격론과 거의 비슷하더군요.
설명하는게 소음인은 A형, 소양인은 B형 대충 이런 식이에요.
그걸 토대로 '이런 상황에 무슨체질은 이런 행동을 한다'는 식으로 갈궈대니 다들 자지러지던...
그런데 궁금한게 사상체질이라는게 진맥이나 진찰만으로 판단이 되어야 하는거 아닌가요?
어떤 한의사든 - 돌팔이가 아니라면 - 똑 같은 판정을 내려야 하는거고요.
그런데 그 분은 설문지 돌려서 자가체크하게 하더군요.;;
YoungDuck
14/01/10 11:22
수정 아이콘
진단이 정확하지 않다는 것이 많은 비판을 받는 부분이죠.
그런데 설문지라는게 일종의 묻고 답하는 문진의 한 방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설문지로 돌려서 얻는 경향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도 참고자료의 하나일 수 있는 것이죠.
Darwin4078
14/01/10 12:13
수정 아이콘
그거는 그냥 예능으로 봐주심 좋겠습니다.

위에서도 얘기했지만, 사상의학은 '당신은 태음인입니다.'를 판별하는게 목적이 아니고,
당신은 어떤 부분에 있어서 부족한 경향성을 띠고 있으니까 이런 식의 약처방, 이런 식의 생활패턴의 변화, 이런 식의 식이패턴의 변화가 필요하다,라는걸 말해주는게 목적입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100% 태음인, 100% 소음인은 없습니다. 어느정도 4가지 체질에서 제시하는 증상 모두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어떤 카테고리의 경향성을 가장 강하게 가지고 있느냐를 그 사람의 체질로 보는 거죠.
그런데, 이게 그 사람의 평소 생리적 패턴의 경향성과 증상, 질환의 병리적 패턴의 경향성이 일치하면 좋은데 그러지 않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예를 들면 생리적 패턴은 분명 소음인 카테고리인데 지금 나타나는 증상은 태음인 카테고리에서 보이는 증상이라는 거죠. 이럴때 체질 분류가 한의사들마다 엇갈리게 됩니다. 생리적 패턴을 그 사람의 체질로 보느냐, 병리적 패턴을 그 사람의 체질로 보느냐루요. 여기 한의원 갔더니 소음인, 저기 한의원 갔더나 소양인 뭐 이러더라, 하는건 대부분 이런 차이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혈액형 좋아하는 우리나라 특성상 '당신은 태음인입니다.'식으로 체질을 분류해주면 너무나 좋아한다는 거. -0-;
저도 진료실에서 하루에 1번은 듣는게 '그런데 제 체질은 뭐에요?'입니다.
단약선인
14/01/10 12:48
수정 아이콘
'사상체질검사 10만원' 써 놓으시면 그런 스트레스가 줄어듭니다.
14/01/10 11:10
수정 아이콘
이게..약간 혈액형 삘은 나기는 하는데..그냥 저 같은 경우는 예를 들면,
난 혈액형이 A형->A형 성격은 이러이러한 특징이 있을것임 이라고 인식하는게 아니라
내 성격은 이러이러한 특징임->A형으로 분류될 수 있는 성격 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그냥 혈액형을 성격특성별 유형 중 하나라고 보고있고 이런 관점에선 나름 유용하다고 생각합니다.
(DISC같은 행동유형분석과 비슷하게 보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전 태음인 성격을 띄고 있어서 제가 태음인이라고 보고 있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추천합니다.하하
YoungDuck
14/01/10 11:14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제가 그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전 O형인데 대문자 A형 성격입니다. 진짜 소심해요.
태음인 성격이라 저랑 통하는 면이 있으신가 봅니다 ^^ 하하하
공안9과
14/01/10 11:19
수정 아이콘
윗 댓글에 언급한 특강과 매우 유사한 방식으로 DISC 전문가가 특강을 하더군요.
이 쪽은 어쨌든 성격을 유형별로 분류한거니 그러려니 합니다만...
박초롱
14/01/10 11:12
수정 아이콘
다른 학문에서 쓰는 단어를 인용할 때는 그 단어의 개념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오해를 살 뿐이죠.
그러한 까닭으로 재미있자고 쓰는 글에서 괜히 제 3자들이 죽자고 싸우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되네요.

소음인, 소양인, 태음인에 대한 분석도 옳은지 갸우뚱하고..
그냥 A타입, B타입, C타입 이런 식의 유형분석으로도 충분히 무난해보이는 글 같아요.
YoungDuck
14/01/10 11:16
수정 아이콘
네 제가 그런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 같습니다.
요런저런 곳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글을 쓴걸 표현하다보니 정확하게 전달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14/01/10 13:26
수정 아이콘
맥락상 인용이 아니라 차용 정도로 본다면 큰 문제는 없지 않을까요. 개인적으로는 말씀하신 제 3자들이 죽자고 싸우는 일(키배)을 구경하는 걸 좋아해서 첫플을 보고 괜한 기대를 했으나 안타깝게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은 것 같습니다. (..)
공보의2년차
14/01/10 11:23
수정 아이콘
항욕정이불욕동하는 태음인이라..이해가 가는군요 흐흐
사상체질은 '당신은 태음인, 소음인입니다.'를 판정하는 도구가 아닙니다. 에 동감하는 바입니다
저게 다가 아니죠..하지만 대중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선 쉽고 간편한것이 필요한데..그러려면 필요하고...그게 또 전부는아니고..
애초에 처음부터 한의학이 대중들에게 접근하는 방법을 잘못알고있었나...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아....근데 이건 연애글이었는데...?
글쓴이님께서도 친절하게 '이것을 제가 바라보는 관점으로, 사상의학이 이렇다는 뜻이 아닙니다.' 라고 써주셨군요 흐흐
연애에서 아픔은 약이된다는말에 격하게 공감합니다. 연애는 많이 해보고 많이 까여봐야 늘게되는것 같습니다. 경험이 많으면 연애선수가 된다기보단 연애감독이 되는 느낌이랄까요..
신선한 글 감사합니다 흐흐
YoungDuck
14/01/10 11:37
수정 아이콘
제가 그 부분은 크게 강조를 했어야 되는데 얼른 강조를 해야겠습니다.
워낙 진지 빨고 글 쓰면 댓글이 저조해서 흥미를 가질 만한 주제로 시작해봤는데 과한 욕심이었나 봅니다.
그렇죠. 연애를 잘한다는 것과 연애를 만족스럽게 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인 것 같아요.
14/01/10 11:26
수정 아이콘
성격을 가지고 체질 감별및 설명을 하는건 딱히 유의성이 없습니다... 한의학적으로도 그래요. 애초에 성격이 그렇게 딱딱 나눠지는게 아닙니다.
다만 그렇게 해주면 대중들이 재미있어 하니까 그런거지.. 정말 저렇게 설명하는건 혈액형별 성격 설명하는거랑 비슷해요.
재미로 쓰신건 알겠지마 왠지 이런글 보면 불편합니다. 이런거 보고 나중에 꼭 한의원와서 이상한 소리 하는 환자들 많거든요.
YoungDuck
14/01/10 11:39
수정 아이콘
전 pgr유저들의 수준을 믿습니다. 안그래도 이렇게 비판적인 댓글이 쭉 달리지 않습니까?
누군가 이걸 퍼가서 이상한 소리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좋은 말씀 달게 받겠습니다.
치탄다 에루
14/01/10 11:37
수정 아이콘
그러니까 정해진 카테고리에 사람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사람에 카테고리를 대입해서 잘 맞는것을 쓴다는 이야기인가요?
새롭군요 뭔가..
레지엔
14/01/10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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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원래 분류법에서 이게 더 효율적일 때가 많긴 많죠. 어차피 논리적 모순은 깰 수가 없는데 그거야 카테고리화를 고도로 잘 잡아내는게 또 능력이고...
정용현
14/01/10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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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컨셉으로 재밌게 쓰셨네요.
잘 읽었습니다.
이제 한의학으로 여자 사람 만드는 방법도 좀..흐흫
Darwin4078
14/01/10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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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니 예전 데이드리머님이 사상체질로 프로게이머 분류한 글도 있었는데...
추게까지 갔었죠.
Pathetique
14/01/10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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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의학이란게 혈액형별 성격론 같이 어디까지나 재미로 볼만한 것이지. 과학적 가치는 전혀 없습니다.
잘 봐줘야 유사과학 정도죠. 그냥 원글처럼 가십정도로 재미로 즐기면 될 것 같네요.
Darwin4078
14/01/10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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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수세보원, 격치고 완독은 하고 이러시는지, 아니면 관련 저널이라도 읽어보고 이러시는지 모르겠군요.
잘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으시면 됩니다.
사상체질이 과학적 가치, 유사과학, 이런 애매한 단어 붙여서 가십거리 될 수준은 아니라고 봅니다.
레지엔
14/01/10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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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개로 궁금한 건 있습니다만, 연구의 가치는 있습니까? 그러니까 자의적/형이상학적 분류체계를 넘을만한 합리적 모델을 제시할 수는 있는 이론인가 꽤 궁금하네요.
Darwin4078
14/01/1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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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론부분에 해당하는 성명론, 사단론, 확충론, 장부론, 의원론 쪽은 성리학적인 관점에서 인체를 보는 패러다임에 해당하므로 유학적 가치가 있을지는 몰라도 의학적인 의미는 별로 없다고 생각하구요. 이후 각론편들의 내용은 인체에 발생하는 증상들을 기준을 가지고 카테고리로 분류하고 그러한 증상의 변화에 따라, 또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미리 특정 처방을 복용함으로써 증상의 경감을 가져올 수 있다는 내용인데, 이런 부분은 증후군 모델로서 가치를 가지고 예방의학적인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습니다. 실제 발표되는 저널들도 사상체질을 예방의학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케이스가 많구요.

개인적인 뇌내망상에 가까운 것이긴 한데, 최근의 유전자 연구와 맞물려서 특정 유전자에서 발현되는 증후군 모델을 카테고리화 하여 미리 조제한 약물을 투여하여 일어날 수 있는 증후군의 예방을 시도하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만 답이 안나오는 실험인거 같아서 fail.

지식이 짧고 표현력도 빈약해서 전달이 잘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저의 입장에서는 연구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사상체질을 가지고 사주팔자에 주역 64괘에 주자 성리학 얘기하고 그런 부분은 안된다고 보구요.
레지엔
14/01/10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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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하신 임의적 카테고리화의 문제, 정확히는 한의학이 계속 과학에서 공격받는 부분인데
1. 모델 재현이 충분히 가능한가
2. 기초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분류 기준을 마련할 수 있겠는가
3. 결국 한의학에서 지속적으로 항변해오던 '역사적으로 오랜 기간에 걸쳐 써오면서 다듬어온 비과학 시대의 유물'이라는 논리 이상이 될 수 있겠는가
에 대한 뚜렷한 해답이 없어보이네요 흠... 물론 모든 카테고리화가 학문적으로 보면야 연구의 가치가 있는데(의미없다고 나오는 것조차 의미가 있는 거니까), 다른 분류법에 비해서 뚜렷하게 이익이 있어보이지는 않습니다. 혹시 그렇게 볼만한 구체적 근거가 있을까요? 좀 어려운 설명이어도 괜찮습니다 열심히 보겠습니다.
Darwin4078
14/01/11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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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이 좀 늦었습니다. 요즘 몸상태가 메롱이라 집에 가면 잠만 자서..ㅠㅠ

MD의 입장에서 보시면 탄탄한 기존 생리학, 병리학적 모델이 있는 마당에 당연히 뚜렷한 이익이 있어보이지 않습니다. 아마 한의사 집단 말고는 저런 카테고리화가 굳이 필요한지?라고 생각하실 겁니다. 하지만, 한의사의 입장에서는 재현성이 없다, EBM적 근거가 없다,고 공격받는 현실에서 세련되지 못한 방식이기는 하지만 일단 시도해보면서 깨지고 당하면서 이론을 정립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선후관계가 바뀌었다는 생각도 들고 매스컴에서 보여지는 사상체질을 제3자의 입장에서 보면 사상의학=혈액형 이라고 생각할 것도 같습니다. 깔 것은 까주시되, 한의학이니까 일단 까고 보자는 포지션만 안취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레지엔
14/01/1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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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물론 한의학에 대해서 비판적인 입장이기는 한데, 덮어놓고 깔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그런 신뢰를 못 드렸다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다시 내용으로 돌아가서, 결론적으로 보자면 한의학의 발전을 위해서 시도되어야 하는 실험 중에 그나마 해볼만한 좋은 실험 주제다라는 결론으로 읽힙니다. 뭐 그런 것이라면 사실 제가 관심가질 부분은 아니긴 하네요(..)
Darwin4078
14/01/1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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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뭐 그렇습니다. 아직도 연구해야 할 부분이 많기도 하고, 아직 관심 가지고 깔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어느정도 결론 나면 많이많이 까주세요.
단약선인
14/01/10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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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동의보감을 다! 읽으셨다고 한의사들과 논쟁을 벌이셨던 분도 있습니다.
알고보니 소설동의보감이었습니다.
윗분은 드라마 '태양인 이제마'를 보신것이 아닌가 합니다만....
Pathetique
14/01/11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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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혈, 기, 음, 양 같은 한의학의 기본개념이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전세계의 주류 과학에서 보편적으로 인정받고 난다면 그때 다시 이야기하시죠.
참고로 사상체질 감별은 tool도 아직 정립된게 없어서 "사상의학 전문가의 체질 진단"을 gold standard로 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대의학자들이 혈액형 감별을 "성격,목소리,체형,환자와의 대화"를 통해서 하고 혈액형에 대한 논문을 쓸 때 gold standard를 혈액형 감별의 경험이 많은 권위자의 의견을 기준으로 정하며 이를 바탕으로 Darwin님 가족에게 수혈도 하고 약도 다르게 쓰고 한다면 환자 보호자로서 가만히 계시겠어요?

과학 특히 사람의 인체에 적용되는 의학은 엄밀해야합니다. 환자에게 직접 적용할 때는 특히 더 consensus가 이뤄진 상태에서 적용되어야 하구요.
참고로 현대과학과 용어와 개념상 전혀 communication이 되지 않아 동의수세보원등은 읽지 못했고 다만 현대의학의 논문의 형식을 따른 사상의학 관련저널은 많이 읽어봤습니다. 너무 설계와 gold standar가 어설퍼서 놀랐던 기억이 많네요.

제가 예전에 사상의학 논문을 읽고 식겁해서 썼던 글이니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원글 사이트의 특성상 비속어가 다수 섞여있으니 양해부탁드립니다.)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oriental_medicine&no=20616
Darwin4078
14/01/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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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이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국내에서 죽도록 까이고 있고, 국외에서도 정도는 좀 덜하지만 까이면서 과학적인 증명을 받고 있는 초보단계입니다. 그리고 경혈, 기, 음, 양은 한의학의 기본개념이지만, 이 개념을 가지고 갈 것인가 현대 과학의 개념으로 바꾸어 나갈 것인가는 논의 중입니다. 뭐 이 개념을 가지고 가면 한방무당이라고 까이고, 현대 과학적인 개념을 도입하면 한의학은 기존 개념으로만 설명하라고 까이는 현실이 참 그렇습니다만 까이면서 해볼 것은 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니까, 나중에 어느정도 세계 주류 학계에서 인정 받고 나면 그때 한번 더 이야기하십시다.

위의 리플을 읽어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사상의학의 목적은 체질감별이 목적이 아닙니다. 나름의 규칙을 가지고 정리한 카테고리의 증상 제거가 목적입니다. 그 카테고리가 니들 맘대로 만든 카테고리인데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한다면 그에 대해서 이런저런 얘기가 되겠지만, gold standard가 어쨌든지간에 그런건 의미가 없는 겁니다. 뭐 의학계에서도 논문이라고 부르기 좀 뭐한 저널들 많잖아요? 그런 쪽으로 생각하시면 될듯 하구요. 저널 몇개 읽고 혈액형별 성격론 운운하는거는 네이버 의학관련 대표 지식인의 답변 읽고 약리학 별거 아니네,라고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리고 한갤의 글은 왜 링크하셨는지 모르겠는데, 최소한 상대방과 커뮤니케이션, 소통하려는 의도가 있으면 상대를 존중해주는게 기본소양이라고 생각하는데요, 3번째줄 무당 운운하는거 보고 그냥 글쓴 분의 소양이 이정도구나 생각하고 그냥 내렸습니다. 앞으로 Pathetique님의 기본소양은 한의사=한방무당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알겠습니다.
Pathetique
14/01/11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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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적 기본개념을 버리고 간다면 이미 그건 한의학이 아닙니다. 의학으로 치면 해부학, 생리학, 생화학, 유전학 다 버리고 가자는건데 그렇다면 이미 학문의 근간이 되는 논리와 개념을 모두 버리는 것이고 그건 논리적으로도 말이 안되고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한 일입니다. 만약 그게 가능하다면 그건 스스로 과학이 아니었음을 자인하는 꼴입니다.

요새 한의원을 직접 가보거나 언론에 노출되는 한의사분들 보면 진단 병태생리 설명은 다 현대의학의 그것을 빌어서 하고 치료는 현대의학의 논리와는 전혀 동떨어져있는 한약이나 침으로 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한의학의 기본 개념과 병태생리는 이제 설득력을 점점 잃어가고 치료는 한의학적 modality를 이용해서 해야하니 발생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실제로 한의학 국가고시 준비 서적인 맥(?) 인가 하는 걸 볼일이 있었는데 놀라운게 임상과목 책 내용의 70%가 현대의학의 어설프거나 오류 투성인 요약집이었다는 겁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치료는 또 한의학적 내용이 나오더군요. 과학적 비판을 받을 땐 '한의학과 현대의학은 체계, 개념이 모두 다르다고 피해가면서 어떻게 현대의학적 진단명과 그에대한 한의학적 치료는 딱딱 매칭이 되는지... 그리고 현대의학적 병태생리와 한의학적 치료가 전혀 논리적으로 연결이 안되는데 한의대생들은 공부하면서 회의가 들지는 않을 지 의문이 많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또 신기한 건 한의대를 다니던 제 친구의 말에 따르면 저 책의 외부유출을 막기 위해서 학생회에서 책을 나눠줄 때 책에 번호를 다 찍어서 몇번이 누구 책인지를 다 표시해놓는다고 하던데 그것도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국시 수험서의 외부유출을 그렇게 절대적으로 막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참고로 의사고시 수험서는 의학서점 어디에서든 쉽게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요새는 구매하시는 한의사 개원의 선생님들도 계시더군요..)

말씀하신대로 한의학적 기본 개념을 가지고 가고자 한다면 그러한 개념을 현대과학의 수준에 맞춰 증명하면 됩니다.(물론 증명안하셔도 됩니다. 그냥 유사과학의 위치에 만족하신다면요) 우리몸에 진짜 경혈이라는게 있다. 이거봐라. 조직학적으로도 다른 부위랑 다르고 신경학적으로도 다른 부위와 다르고 이러이러한 pathway를 통해서 경혈끼리 연결이 되어 있다. 이런걸 증명하셔야합니다. 증명이 됐나요? 한의학에 편견이 없고 같이 밥그릇싸움할 일도 없고 비교적 호의적 호기심을 보이는 서구의 의학자들이 인정하고 있나요? 교과서에 나오나요? (혈관, 림프관, 신경계 말고도 우리몸을 관통하는 제4의 체계가 새로 발견되는 순간인데 교과서가 다 개정되고 CNN에 긴급뉴스로 나오고 cell nature NEJM LANCET 에 도배가 되고도 남습니다.)

한의학의 과학화를 외친지 어언 25년이 다 되어가는데 사상의학은 말씀하신대로 국내외에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죽도록 까이고 있고 기본 개념들은 존재 자체의 증명이 되지 않고 있다면 정상적인 과학자라면 그 개념을 버리는 것이 옳습니다. 물론 수만명의 밥그릇이 저 논리 위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에 (요새 한의사분들 보면 이미 버린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만) 쉽지 않으시겠지만 적어도 과학적 원칙에 따르면 그렇다는 겁니다. 그리고 최소한 죽도록 까이고 있다면 어느정도 효과와 논리가 증명이 된 후에 환자들에게 적용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하지만 한의사분들이 행하시는 의료행위 중에 현대의학적 "검증" 수준에서 효과가 입증된 것들이 몇퍼센트나 될까요? (수개-수십개의 이중맹검무작위검증법을 말하는 겁니다.)

2000년 전 최고 명의였다는 갈렌이 주창한 4체액설을 바탕으로 2013년 지금에도 진료하는 의사가 Darwin님의 부모님을 치료하신다면 가만히 계시겠습니까? 부모님이 갑자기 황달이 생기셔서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어서 병원에 데리고 갔더니 의사가'4체액 중 담즙이 넘치는 상태로 최근 질투나 질시가 많이 생기지 않으셔냐? 치료는 담즙과 반대되는 성질의 혈액이 부족한 것이므로 수혈을 하겠다' 고 한다면 그 병원에 다니시겠습니까?
지금 한의학적 기본 개념과 병태생리 사상의학과 같은 분야는 과학적으로 4체액설과 다를바가 없습니다. 4체액설은 1500년간 서양의학을 지배했지만 근대과학의 태동과 함께 사장되었고 한의학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만 다를 뿐이지요.

저는 한의학의 태생 자체의 한계라고 봅니다. 일제시대가 끝나면서 당장 의료인의 수가 부족하니 당시에 여기저기서 활약하고 있던 전통의학을 행하던 사람들을 의료인으로 인정하고 면허를 발급하고 학문으로 인정하여 대학을 만든 것에서부터 모든 비극이 시작된 것이지요. 배운 걸 갖고 가자니 과학적으로 증명이 안되고 세대가 지날수록 일반 대중들에게도 설득력은 떨어지고 버리고 가자니 학문 자체의 정체성을 버리는 일이고... 참 진퇴양난입니다.

끝으로 링크의 한방무당이라는 용어에 대해서는 사과드립니다. 디씨의 특성상 의사는 양방백정, 한의사는 무당으로 용어가 통일되어 있었습니다만 다시한번 사과드립니다.
14/01/10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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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연예를 사상의학으로 배워가네요. 잘 배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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