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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1/02 16:49:04
Name 목화씨내놔
Subject [일반] 개인적인 올해 계획에 관한 이야기
그냥 개인적인 다짐이라고 해야하나요? 매년 연초(년초가 맞나요?)가 되면 계획을 세우지 않습니까?
그게 계획이라는 건 아무때나 세워도 되는데 꼭 1월1일이 되어서야 갑자기 무슨 하나님의 계시를 받은 것도 아니고 그런 마음이 생기곤 하네요.

뭐 저도 비슷합니다. 천성이 게을러서인지 계획을 세우는 것조차 미루는 정말 대단한 게으름 뱅이입니다.
작년에 뭔가 해보자라고 생각하고 계속 뭐할까 미루고 미루다가 작년 11월이 다 되어서야 '14년에 제대로된 계획을 세워서 실천하는 걸로 작년 계획을 세웠습니다.
다행히 올해 할 일을 3가지로 압축하면서 작년의 계획은 100% 완수하였습니다.


1. 양천리그 우승

벌써 야구장에서 먹은 먼지가 15년이 다 되어가네요. 대학생 때 수도없이 했던 우승컵에 술 따라먹는 문화가 그렇게도 싫었었는데.
벌써 5년째 중하위권에 머물다보니 슬슬 그립네요. 핑계거리는 사실 많습니다. 중간에 제가 부상을 당하기도 했고 솔직한 성격 탓에 팀 내분도 2번이나 만들면서 팀을 공중분해 시킬 뻔한 실수도 저질렀고요.
그리고 선출이 없고 야구 경험이 일천한 사람들이 절반이 넘다보니 실력이 더디게 늘었던 것도 있고요.
이기지를 못하니 사람들이 재미를 못 느끼면서 회원분들이 들락날락하면서 자리를 못잡기도 했고요.

그나마 작년에는 4위를 했어요. 상위 3개팀한테 다 아깝게 전패를 하면서 결국 우승은 못했는데.
양학에 성공하면서 ㅠㅠ 양천리그의 맨꾸역인지도. 내년에는 한번 잘해봐야죠.

2. PMP 자격증

IT회사로 옮기면서 해봤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던게 PMP 자격증이거든요. 뭔가 간지나잖아요.

프로젝트 - 왠지 그냥 일보다 더 대단해 보이는 고급스러운 단어.
매니지먼트 - 제가 헤더가 되서 뭔가를 관리하는 듯한 뉘앙스
프로페셔널 - 이게 사실 압권이죠. 인텔리해보이지 않습니까?

관련 업무에서 4,500시간을 채워야 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고 하는데 올 6월이면 이제 이 회사에서 사업기획한지도 만 5년이 되니까 대강 시간은 되는 것 같고요.
무엇보다 시험 언어가 한국어도 지원해주는 걸로 바뀌었더라고요. 아사!!!!!
그런데 상대평가로 바뀐 건 함정. 상위 30% 정도가 합격 커트라인이라는데요. 커트라인의 기준은 지금까지 합격 점수를 기준으로 정해진다고 하네요.
예전처럼 시험 난이도나 같이 시험본 사람들에 상관없이 몇문제 이상 맞추면 합격!! 이딴 건 없어졌네요.
돈도 엄청 드네요. PMI 회원 가입하는데만 100불이 넘게 들고 시험 자격요건 갖추기 위해서 35 DPU (DPU가 뭔지 정확히 모르겠네요.) 의 강의를 수강해야하는데 그것도 다 돈이니까요.
시험보려면 또 돈이 든다고 하니. 술 한두번 안 먹었다고 생각하고 공부해봐야죠.
회사에다가 비용 대달라고 요청하려고 하다가 그냥 남한테 아쉬운 소리 하는게 싫어서 제 돈으로 하려고 합니다.

뭐 사실 이 자격증이 제가 회사생활하는데, 이직을 하는데 어떤 도움이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큰 메리트가 없어보이기도 하고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자격증을 가지려고 한단 말이오? 그 자격증으로 무얼 하려오?"
하고 물었다.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이 PMP 한 개가 갖고 싶었습니다."

3. 풀코스 마라톤

재작년에 헬스장을 참 열심히 다녔었는데. 그 때 몸무게가 92kg에서 84kg까지 빠졌습니다. 뭐 근육은 없었지만 그래도 보기에 나쁘지는 않았죠.
지금은 다시 원상 복귀 189/92가 되었네요. 1년을 공들인 몸이 단 6개월만에 망가져가는 걸 보면서 참.. 뭐라 할 말이..
다시 운동을 시작했는데요. 헬스라면 죽고 못하는 친구가 하는 얘기가 "몸무게에 집착하지 말아라. 체중계가 보여주는 숫자가 중요한게 아니다. 가장 좋은 체중계는 거울이다."
그런데 경제학을 공부하고 기획 업무만 7~8년을 하다보니 뭔가 숫자로 정해진 목표가 없으면 너무 어색합니다.
그래서 고민 고민하다가 풀코스 마라톤 완주로 정했습니다. 3가지 계획 중 가장 미친 것 같지만 그래도 뭐 20대 때 몸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어제 친구를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를 했는데, 그 친구 놈이 풀코스 마라톤 좋은 생각이다. 대신 중간에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해봐라. 내년 10월이 넘어갔는데도 가능성이 보이지 않더라도 끝까지 노력해봐라 [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라며 의욕을 불어넣어주더라고요.
물론 저는 [뭐 이 미X 놈아. 당연히 끝나지 않았으니까 안 끝난거지. 당연한 소리로 잔소리를 하고 지X이야.] 라고 면박을 주고 그냥 웃고 넘어갔죠.


맞는 것 같아요. 계회을 세웠는데. 잘 안되서 중간쯤 포기 하고 싶을 때가 분명이 올겁니다. [저처럼 게으름은 패시브 스킬로 가지고 있다면..]
여러분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닙니다. 계획 세우신 거 끝까지 화이팅입니다. 라고 응원하면 분명 댓글에 당연한 소리하고 있네. 당연히 안 끝난거지 라고 하실 분이 있을 듯..

여튼 피지알 여러분. 사랑하는 질게 유저분들 [편애하는 건 아니지만 질게 여러분들을 특히 사모합니다.]

올해 어떤 좋은 계획을 세우셨나요?
그리고 아시죠?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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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andertal
14/01/02 18:13
수정 아이콘
꼭 3가지 목표 이루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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