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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12/29 04:21:46
Name becker
Subject [일반] 엄마가 홍진호를 알게되었다.
0.


지니어스 떡밥 나..나도 만질꺼야!
라고 얘기하지만 사실 지니어스 얘기는 거의 없습니다. 좀 비슷한 궤도이긴 한데, 뭐겠어요 제가 쓰는글이 다 그렇고 그런...
(이라고 하지만 PGR에 글 정말 오랜만에 쓰는것 같습니다. 한 1년 반만에?)

1.

솔직히 시즌1때부터 홍진호가 나온다고 해서 보기 시작한 프로그램이였는데, 시즌2가 되서 이렇게 온라인의 대세가 되니까 참 새삼스럽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고 그렇네요. 05년에, 무모한도전 시즌3에서 주변사람들보고 "이 프로그램 대박난다"라고 얘기했고 패떳 2주차만에 1박2일을 꺾을꺼라고 예언한 적도 있는데, 솔직히 지니어스 시즌2가 (적어도 온라인 상에서는) 슈스케급의 파급력을 가지고 있는걸 보니 이정도일꺼라고는 도저히 예상 못했습니다.

2.

저희집에서 본방사수 하는 예능은 이제 지니어스밖에 없습니다. 처음에는 어머니가 채널 넘기시면서 한두어번 보셨나 봅니다. 너무 복잡한것같다고 기피하시다가, 치매방지(..)에 좋을것 같다고 제가 적극추천해서 시즌2를 1화부터 보여드렸더니 확실히 재미있어하셔서 같이 보게 되었습니다. 근데 처음에 홍진호가 나오는걸 보고 엄니가 어떻게 아셨는지 저한테 이렇게 물으시더군요.

"쟤 니가 좋아하던 그 프로게이머 아니냐?"

저 질문이 참 놀랍고 고맙게 다가왔었습니다. 그걸 어떻게 아셨을까.

3.

홍진호를 알게된건 12년이됐고 팬으로 지낸지는 10년이 넘어가는것 같은데, 그때와 지금은 세월만큼 변한것들이 많은것 같습니다. 게임도 그 중 하나인것 같아요. 저희집에서는 제가 게임하는걸 좀 많이 싫어하셨고, 게임 좋아하는걸 알지만 적어도 눈앞에 게임하는 모습을 보는건 참 싫어하셨습니다. 아버지가 퇴근하고 집에오셨을때 게임하면 야단맞고, 그래서 밤에 좀 늦게자서 새벽에 게임하다 들키면 잠안자고 게임한다고 더 혼나고 그랬었던것 같네요. 게임을 싫어하시니까 당연히 게임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들에 대한 시선도 딱히 좋으시진 않았겠죠. 어머니는 항상 저의 편이셨지만 어머니도 마찬가지로 게임, 그리고 게이머에 대한 인식이 안좋기는 마찬가지셨습니다. 그래서 (당연한 얘기지만) 부모님과 게임에 대해서 얘기를 나눈적은 거의 없었던것 같네요.

4.

군대갔다오고 복학한 뒤, 아무래도 다른 학생들에 비해서 나이가 좀 많은편이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기 쉬웠던건 아닙니다. 그런데 어쩌다 시작하게된 LOL을 하게 되면서 학교에 동생들도 많이 만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되어서, 그나마 대학생활 후반부가 덜 심심했던것 같습니다. 어머니한테도 그렇게 말씀드리니까 왠지 좋아하셨구요. 게임 하는걸 보시는거 별로 안좋아해서 PC방에 가거나, 아예 게임하는 시간에는 제 방에 들어오지 마시라고 얘기하고 하는데, 어쨌든 그런것들이 통용되는 요즘이라, 제 취미를 존중해주시는 느낌이라 개인적으로 부모님께 참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5.

그런데 어머니가 홍진호를 아시고 제가 콩빠라는것도 아신다는게 새삼 놀랐습니다. 언젠가 얘기한적이 있나? 라는 생각도 들고요. 근데 홍진호가 계속해서 하드캐리하는 모습을 보면서 계속 저친구는 대단하다고 감탄을 하시네요. 오늘은 해달별에서 카드를 섞는걸 보고

엄니 : 야 쟤는 진짜 천재다. 천재중에 천재야
나 : 엄마 아냐 홍진호 알고보면 디게 띨빵해....
엄니 : 아냐 쟤는 진짜 머리가 좋은애야

당장이라도 어머니에게 3연벙이 뭔지 설명이라도 해드리고싶었지만 그러기엔 너무 귀찮았습니다...


6.

그래도 정말 임요환을 쥐락펴락 하는걸 보고는 요즘 점점 정말 내가 알던 그 홍진호가 맞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7.

홍진호가 지니어스게임만큼 모든 게임을 하드캐리하면서 미칠듯한 포스를 보여준 적이 딱 한번 있습니다. TG삼보배때.

그때와 지금의 공통점은? (지니어스2 4라운드 기준으로) 결승전 전까지 모든 경기를 우승했습니다.

불안해서라도 홍진호가 한번쯤은 우승을 안했으면 좋겠는데.... 그럼 데스매치 갈것같고... 아...

8.

지니어스 게임얘기를 그래도 조금은 안할수 없겠지요. 조금만 하자면...

a. 개인적으로는 임윤선 변호사가 이은결씨 배신을 알아내는 장면은 좀 많이 소름이였습니다. 저는 솔직히 보는사람 입장이라 반전이 한번더 있을것이다 예상을 했었는데, 확실히 임변이 촉이 좋구나라고 느꼈습니다.

b. 2회차도 그랬고, 4회도 그랬고 전 개인적으로 이 사태도 노홍철의 트롤링이라고 봅니다. 굳이 쓸데 없는 단서를 줬는데 실수라기 보단 자기의 본심이 은지원씨를 어떻게든 살려보려고 하다가 만든 미필적 고의정도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c. "당연히 배신하면 좀 밉상처럼 보이고 안 좋게보이고 하는데 이걸 척결해야한다, 죽여야 된다, 완전 범죄자 취급해버리니까 여기서 제 분노가 확일어는거에요"
이번 논란에 대한 제 생각은 딱 저거 그대롭니다. 이은결한테만 해당되는게 아니라 노홍철, 조유영, 이두희한테도 모두 해당되는 얘기인것 같습니다. 걍 게임인데...라는 생각이 많이 드네요.

d. 제가 예상하는 4강은 홍진호 임윤선 임요환 유정현입니다. 홍진호는 그전에 한번 위기에 봉착할것같은데 불멸의 징표로 살것같고, 임요환은 데스매치에 아예 안가거나, 가서 지금까지의 행보를 뒤엎는 퍼포먼스로 살아남을것 같습니다. 유정현은 지금부터 매주 재평가받을것 같아요.


9.

홍진호 그리고 임요환, 게임을 즐기는 사람만 알던 1세대 게이머들이 어느새 방송의 대세에 서서 사람들의 입에 오르락 내리락 하고,

게임에 문외하신 저희 어머니도 이제 홍진호라는 사람을 알게되고 또 좋게 봐주시니까 오늘 문득 그냥 시간이 많이 흘렀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편견에 맞서 싸우고 이제는 많은 사람들의 인정을 받는 황신의 지니어스 2연속 2회 우승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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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2/29 04:31
수정 아이콘
3연벙이 그를 각성시켰을지도 ......

근데 진짜 천재는 천재인 것 같습니다.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승리의 핵심에 다가가는 사람은 늘 홍진호더군요.
지난시즌 5:5와 오픈패스는 그야말로 대박이었죠.
13/12/29 04:32
수정 아이콘
지금까지는 황신이 주인공인데...
우리에겐 전승준이라는 단어가 참 친숙하죠.
역지사지12
13/12/29 04:34
수정 아이콘
노 은 홍 임 조 유 이렇게 캐스팅한 제작진에게1차적으로잘못있다고생각하고

3라운드에서는 조유영이 이상민 믿을수없었고 그냥 배신하는 플레이를 싫어할수도있어요
양다리걸치거는거요
13/12/29 04:34
수정 아이콘
황신은 원조 콩빠님까지 글 쓰게 만드는군요 크크
복습 들어갈 시간입니다!
https://pgr21.com/?b=1&n=484
가정맹어호
13/12/29 04:47
수정 아이콘
당장이라도 어머니에게 3연벙이 뭔지 설명이라도 해드리고싶었지만 그러기엔 너무 귀찮았습니다..
.....
설명드리기 슬픈건 아니구요? ㅜㅜ

시즌1 쭉 보여 드리시면 좋아 하실거 같아요.
13/12/29 04:50
수정 아이콘
다 보긴 너무 귀찮아하신것 같아서 오픈패스는 보여드렸습니다. 아마 나중에 시간되면 5대5도 보여드리지 않을까...
가정맹어호
13/12/29 05:54
수정 아이콘
오픈패스전에 1~4회 보여 드렸으면 띨빵해를 부각 시켜드렸을텐데요 흐흐흐
절름발이이리
13/12/29 05:00
수정 아이콘
어.. 군대 다녀오셨나요
굳디드
13/12/29 06:02
수정 아이콘
저는 c에 대해서 약간 다르게 생각하는데, 오늘 황신 태도가 약간 모순적이라고 느껴졌습니다.
배신이 통용된다고 생각하고 있으면 이은결씨 토사구팽에 대해서도 화를 낼 필요가 없는것 아닙니까.
배신자 척결 이런 식으로 배신자한테 분노를 나타내는게 마음에 안든다고 했는데,
토사구팽하는 거 보고 화내는 것도 그 마음에 안들어하는 행동과 마찬가지가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행복과행복사이
13/12/29 06:40
수정 아이콘
그 모습이 방송인 연합에 대한 반감같이 보여서 시청자들이 짜증을 넘어서 분노를 하게 만든 기폭제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핫초코
13/12/29 18:41
수정 아이콘
데스매치의 위험부담을 감수한 배신과
승리의 징표를 획득한 위너가 되어 데스매치의 위험이 제거된 상태에서 도움받은 정보원에 답례를 해야할 시점에서 토사구팽은
그간 게임내에서 통용되던 배신도 아니었고, 먹튀에 왕따놀이었죠.
그 와중에 조유영과 노홍철의 실언을, "우리가" "실수"했었다고 한 황신은... 대인입니다.
허리부상
13/12/29 07:48
수정 아이콘
이쯤 되면 봐야하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singlemind
13/12/29 12:37
수정 아이콘
예능으로 구분되는것중에 딱하나 보는게 지니어스 입니다. 스타팬 황신팬이라면 봐야죠 시즌1부터
낭만양양
13/12/29 09:08
수정 아이콘
이제 5화쯤 진행됐으니 메인은 정치게임이 아직 있다고해도, 데스매치는 1:1 실력싸움으로 가게되겠죠?

만약 그렇다면 이제부터가 진짜 게임이 되겠네요 스스로 살아남아야죠 이제는, 황신이 지난시즌 엄청난 데스매치횟수를 자랑하면서 통과한것처럼 살아남던지 아니면 음신처럼 철저히 메인매치에서 살아남으면서 버티던지..

'임'은 이제 병풍 벗어나서 무언가 보여줘야할때고, 은지원이나 노홍철도 이제 좀 뭔가 보여줬음 하네요.. 하는거 없는 3인방이 이번엔 남자라니..

제가 예상하는 마지막 4명은 이상민.홍진호.이두희.은지원 입니다.
13/12/29 09:18
수정 아이콘
시즌2에 2연속 2회 우승을 향해 달려가는 황신을 응원합니다.
그림자를잃고
13/12/29 10:31
수정 아이콘
베커님 글을 보면 자동으로 you raise me up이 재생되네요. 흐흐. 저도 한두번 엄마랑 같이 방송을 봤는데 뿌듯하기도 하고 예전 생각도 나고. 홍진호는 어느 전장에서든 홍진호다 싶기도 하고. 그랬어요. 그래도 어제 이전까진 뭐 떨어질수도 있고 그런거지, 하고 생각했지만...이제는 진짜 홍진호선수 떨어지면 못볼거같아요. 매주 결승전 보는 마음으로....아 이러다 본방 못보고 결과부터 확인할거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13/12/29 11:17
수정 아이콘
3연벙을 보고 나신 어머니..

"야, 왜 같은 방송을 3번이나 틀어?!"
anic4685
13/12/29 12:29
수정 아이콘
뭐 8번 같은 화 나온 애니에 비하면 양반 아닙니까?(계층)
BetterTogether
13/12/29 12:35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크크
U.S.ARMY-68Q
13/12/29 12:38
수정 아이콘
헐...너무 웃픈 반응이십니다..ㅜㅜ
BetterTogether
13/12/29 12:35
수정 아이콘
지니어스 시즌2 황신의 2연패를 기원합니다
13/12/29 12:37
수정 아이콘
흐음.. 저희 어머니는 용준좌를 알고 계시죠. 타지생활 몇년 하다가 한번씩 집가서 온게임넷 틀어놓고 있으면 용준좌의 목소리를 듣고 야 저사람 아직도 하냐라고... 허허허 영원할거에요 엄마 ^^
13/12/29 18:10
수정 아이콘
황신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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