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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12/19 00:57:11
Name Duvet
Subject [일반] 변호인 영화 리뷰 - 잘 만들어진 웰메이드 영화 (스포 약간)
솔직히 말해서 영화 처음 보기전 기대는 많이 안했습니다.

예고편이 너무 신파조로 나와서 감성팔이가 심한 영화일거같다는 생각을 했고
또 비슷한류(?)의 영화인 화려한 휴가나 26년이 너무 실망이라 이 영화도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했었습니다.

화려한 휴가는 기대이하였고 26년은 그냥.... 영화적으로는 망작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변호인을 보게된건 노무현 전대통령에 대한 애틋한?감정때문이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과거 이야기 특히 노무현 전대통령을 잘나가는 세무 변호사에서 인권 변호사로 바꾸게 된 계기인 부림사건을 묘사한다고 해서 나름 흥미가 생겼습니다.

하지만 영화적으로는 솔직히 기대를 안하고 본게 사실입니다. 특히 예고편을 보니 이건 그냥 보나마나 감성팔이의 신파조 영화겠구나 생각이 들더군요.
전 억지눈물 이런거 딱 질색이라서요...




영화를 보고 난 느낌은

변호인은 영화외적인 이야기 다 빼놓고 영화만으로 봐도 충분히 잘만든 웰메이드 영화였습니다.


예고편만 봐서는

돈만 아는 속물인 변호사가 갑자기 각성해서 인권변호사로 바뀌어 정의를 부르짖고 웅장한 음악이 나오며 사람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그런 뻔한 스토리겠거니 생각했고 사실 그런 스토리가 맞긴 맞습니다만 감정절제를 잘 하더군요.

지나치게 눈물샘을 자극하는 과잉연출이다 싶을때 적절히 끊고 터트려줄떄는 확실하게 잘 터트려주되 지나친 오버는 하지 않고 ... 7번방의 선물에서의 그 반복되는 눈물샘자극에 비하면 상당히 담백하면서도 깔끔한 영화입니다.

주인공의 감정의 변화도 딱히 작위적이지 않게 잘 묘사한듯합니다. 원래 속물이긴 했으나 나름 인간성을 가지고 있던 캐릭터로 설정해 눈부신성공의 길과 험난한 인권변호사의 길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잘 보여준 것 같네요.

다만 한가지 지나치게 작위적인 연출로 보였던 장면은 국밥집에서 친구들과 싸우는 장면이 아니었나 싶네요.

난데없이 tv를 켜서 뉴스를 보다 비분강개하는 기자친구와 데모하는 놈들은 다 빨갱이다라고 하며 싸우는 주인공의 모습은 좀 뜬금없고 작위적이다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영화 자체는 상당히 스피드 하게 진행되며 한눈 팔 새도 없게 영화에 계속 빠져들게 합니다. 영화보는 내내 지루한적이 없었네요. 가끔씩 유머도 들어가 재미나게 볼수있었습니다. 영화자체는 2시간 10분으로 긴편이나 계속 집중하고 볼수있게끔 하네요.







이제 주된 영화의 내용을 보자면

주인공은 딱 전 노무현 대통령이더군요. 뭐 그게 당연한거지만 그래도 노골적으로는 드러내지 않지 않을까 라고 생각햇는데 요트를 타기 좋아하는 에피소드는 딱 전 노무현 대통령 에피소드였습니다. 거기다 주변소문으로는 호화요트를 탄다고 소문이 났는데 직접 가보니 싸구려 경기용 요트라는걸 보여주는 장면에서는 조선일보가 호화요트 탄다고 기사낸걸 비꼬는 듯 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주인공 송강호의 연기는 정말 일품이었고 법정에서 흥분하며 소리지르는 모습은 가히 송강호 인생연기라고 봐도 좋을 거같습니다.

사실 송강호 올해에 찍은 설국열차 관상 다 뭐가 아쉬웠는데 (특히 관상은 많이 아쉬웠습니다) 변호인은 연기력 하나만큼은 올해 최고의 송강호 영화라고 봐도 좋을거 같군요.

그리고 악역으로 나온 곽도원씨도 연기가 쩔더군요.

그냥 권력만 탐하는 단순한 악역이 아닌 자기나름대로의 정의를 부르짖는 악역이라는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물론 현실에서는 쓰레기같은 캐릭터겠지만요. 애국을 위해서 빨갱이사건을 조작하는걸 정당화하고 내가 있기때문에 나라가 편안하게 돌아간다고 부르짖는 모습은 정말 쩔었던거 같습니다.

이 영화의 mom을 꼽으라면 송강호와 곽도원 두 분을 놓고 싶군요.


그외에도 열심히 구타당하며 맞는연기 그리고 벌벌떠는 연기를 잘 소화한 임시완도 좋았습니다. 벌벌떨며 무력한 모습을 보이는 연기가 참 마음을 아프게 하면서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영화를 보는 내내 현재나 예전이나 달라진건 없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여전히 진실을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방송과 신문
빨갱이는 물러가라라며 판넬을 들고 계란을 던지는 어르신들
진실을 적는 기자는 짤리고 안 짤린 기자는 비겁한 자신을 자책하는 현실
애국이라는 자기합리화로 무조건 빨갱이 딱지를 붙이고 보는 사람들



옛날과 지금과 별반 다를게 없다는점이 먹먹하게 다가오네요.


p.s 문재인역은 이 영화에 나오지 않습니다. 애시당초 나올수도 없는게 문재인변호사는 82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하였기에 부림사건에 관여를 한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실제 사건을 담당한 고영주 검사는 노무현 문재인이 이 부림사건을 담당했으며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다라고 주장하더군요.

여전히 정신을 못차린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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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츠나
13/12/19 01:24
수정 아이콘
꼭 봐야될 영화군요. 올해 영화 제대로 본게 하나도 없는데...이것만은 챙겨야겠습니다.
13/12/19 01:26
수정 아이콘
그냥 안에 담긴 메시지 다 빼고 영화만 놓고봐도 잘만들었습니다.

과장 조금보태면 살인의추억 마이너 버전은 된다고 할까나...
양념게장
13/12/19 01:28
수정 아이콘
전 영화가 길어서 순간순간 긴장이 빠지는 장면들이 있었는데 + 물고문 장면은 싫었어요 ㅜㅜ 배우들 연기가 워낙 출중해서... 잘 봤습니다.
암튼 코엑스 메가박스 3관 의자가 알록달록한게 예쁘더군요.
13/12/19 01:30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는 그 장면은 작위적으로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 기자분은 들어올 때 부터 무엇인가 못 마땅해하며 돈만 아는 송변호사를 경멸하는 듯 보였습니다.
국밥집에 들어오기 전부터 죽을 상이었죠.
그리고 곽도원 씨의 그 정의에 가장 큰 축은 6.25 때 빨갱이한테 학살 당한 아버지가 원인이죠.
정말 지루하지 않게 봤습니다.
13/12/19 01:33
수정 아이콘
좀 뜬금없어서요. 시국이 잘못된걸 왜 송변에게 화풀이하는지도 잘 모르겠고 송변도 왜 지나치게 데모를 까며 다 빨갱이야 운운하는건지 와닿지가 않아서요.

곽도원씨는 연기 쩔더군요. 정말 촤고였었음
13/12/19 02:42
수정 아이콘
송변이 화내는건 그장면에서도 언급되는데 학벌에 대한 컴플렉스 + 자신은 어려울 때도 스스로 노력해서 성공했으니 데모하는게 이해가 안될거에요 그리고 그 기자는 세상이 잘 못되었다는 걸 인식하지만 권력이 무서워서 제대로 된 기사를 못쓰는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 그리고 시국이 이러한데 아무 것도 모르고 웃고 즐기는 그 상황이 답답했다고 생각하면 저는 그 장면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합니다.
Moderato'
13/12/19 01:54
수정 아이콘
정말 재밌게 봤습니다.

여자친구와 본 터라 남영동 1985 수준의 고문 장면이 나오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적절하게 뽑아내 만족스러웠습니다.

송강호씨야 워낙 출중하시니 첨언할게 없고(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라 생각합니다.)
곽도원씨는 범죄와의 전쟁(검사 역)에 이어 악질 형사역을 훌륭히 해내셨네요.
황해 때부터 눈여겨본 배우라 잘 되시는 걸 보니 기분은 좋은데 너무 쎈 역할만 하시는 것 같아 걱정도 됩니다;

변호인 정말 좋은 영화이고 '잘' 사는 인생이란 무엇인지 되돌아보게끔 해주는 영화입니다.
다들 관람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크레용팝
13/12/19 04:55
수정 아이콘
잘 만들어진 = 웰메이드
동어반복같네요
연필깎이
13/12/19 05:44
수정 아이콘
잘 다듬어진 웰메이드...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 싶네요. 크크.
13/12/19 10:10
수정 아이콘
송강호씨의 전향과정과 고난(사무실테러, 가족 위협 등)을 조금만 더 디테일하게 그렸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더군요.

그 외에는 정말 좋은 영화입니다.
일단 송강호, 곽도원, 임시완 라인의 연기력만으로도 능히 C급 영화도 A급으로 만들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막판 연기력 폭발때문에 중간과정에 살려놓은 디테일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라는게 단점이랄까요...크크

특히 송강호씨 연기는 스크린 밖으로 사람이 튀어나올것 같더군요..;;
영화관 중간보다 좀 더 앞쪽에서 보시는것 추천합니다.
13/12/19 13:40
수정 아이콘
스포있습니다.
저도 방금보고왔습니다. 노무현 전대통령의 자서전 '운명이다'와 문재인의원의 자서전 '운명'의 내용을 많이 차용했더군요. 특히 마지막 장면들은 문재인의원의 자서전에 자세히 나와있습니다. 저만의 착각인지 모르겠지만 문재인의원역의 변호사가 보이더군요. 한번 더 자세히 보고싶네요.
13/12/23 00:21
수정 아이콘
그 고영주라는 검사는 지금 현재 박근혜 정부 국가정상화추진위원회 위원장이네요.
역사의 수레바퀴는 다시 후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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