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3/12/18 18:51:14
Name 켈로그김
Subject [일반] 12월18일의 의약품 늬우스 + 잡담

오늘 부로 슈도에페드린염산염120mg + 염산세티리진5mg 제제가 일반약으로서 판매금지(?) 중지(?)가 되었습니다.
가장 유명한 약으로는 한미약품-코싹 이 있겠고.. 저희는 녹십자 - 그린노즈 로 취급하고 있었지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서 정확한 금지이유는 사실 까먹었습니다...만;;
이게 메탐페타민과 분자구조가 유사하여(교감신경에 작용하는 신경전달 물질을 모태로 한 물질이라) 마약제조에 대한 위험도 있었을테고..
애초에 전문의약품인 슈도에페드린이 60mg용량인데.. 위험성이 덜해야 할 일반의약품이 2배 용량이라..;
허가가 나서는 안되는 거였던거지요.

---------------------------

여튼, 현재 제약회사 OTC담당자들은 굉장히 바빠졌습니다.
정확하게는 저번달부터 바빴었고, 지금은 거의 마무리단계인데..
한가지 약물군에 구멍이 생기면, 그 자리를 채워야 하기 마련이고
약사, 약국마다 차이는 있지만 동일제제에 한하여 선택기준은 대체로는 선착순이라..
(경영을 꼼꼼하게 잘 하시는 약국장님들이야 다른 선택기준이 있겠지만... 저는 좀 생각하는걸 게을러하는 편입니다;)


저희 약국에 몇몇 제약회사가 "이 약을 한 번 취급해보심이 어떠하신지요?" 라고 가지고 온 약물들의 성분조성을 살펴본 결과..
별로 놀랍지는 않게도 4개 회사의 성분조성이 동일했습니다.

이제 저에겐 이 중 어느 회사의 손을 들어줄지 결정할 일만 남았습니다.

---------------------------

그 중 가장 쿨하게 영업을 하는 담당자에게 물었습니다.
(신약 마케팅은 쿨하게 스킵하고, 제가 주문을 많이 하면 조금만 시키라고 만류하는..;;)

"이거 성분이 살짜쿵 비껴나가게 해서 만들긴 했는데.. 메칠에페드린은 내가 알기로 비충혈쪽엔 선택성이 약한거 아닌가 하네요.
차라리 슈도에페드린을 계속 사용하면서 용량만 적게 조절하는 방법이 낫지 않았을까요?"

저의 우문에 담당자는 현답을 내더군요.

"그게.. 그렇게 하면 이게 [신약]으로 분류가 되어 출시하는데 최소 2년 이상이 걸립니다.
다른 회사는 그걸 2개월만에 똑같이 만들어서 시판할 수 있지요."

아.. 그렇구나.. 내가 그걸 몰랐네, 미안.

--------------------------

결국 새 성분의 약은 들여놓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하루가 지났지요..

사람들은 요청합니다.
"코감기약 안졸린걸로 주세요."

그러면 저는 이제 약을 골라드리는 대신 이렇게 말을 해야 합니다.
"그런거 없음요."

-_-;;

---------------------------

요즘 연말이라 잦은 술자리에 몸도 마음도 늘어진 상태인데..
오늘은 코감기약 먹고 코~ 하고 일찍 자야겠네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하정우
13/12/18 18:54
수정 아이콘
안졸린 코감기약은 일반의약품으로 이제 안나온다는건가요?
켈로그김
13/12/18 18:56
수정 아이콘
나오죠. 다만 이번에 금지된 것보다는 졸릴거에요.
하정우
13/12/18 18:59
수정 아이콘
코감기를 달고사는데... 걱정이네요
그 전의 약들보다 얼마나 졸리려나..
일각여삼추
13/12/18 18:55
수정 아이콘
슈도에페드린 자주 먹었는데 이제 못 산다고요? 이건 또 무슨 이야기인지...
켈로그김
13/12/18 18:57
수정 아이콘
슈도에페드린 자체가 포함된 약물군은 아직 많습니다.
다만 본문의 저 함량과 조합이 일반의약품으로 판매가 금지되었다는 것이죠.
일각여삼추
13/12/18 19:04
수정 아이콘
아, 그렇군요. 그렇다면 그렇게 심각한 문제는 아니겠네요.
wish buRn
13/12/18 18:59
수정 아이콘
슈도에페드린 120mg제제,슈도에페드린 60mg이하 제제들이 있습니다
(슈도에페드린 단일성분은 아니고 항히스타민제나 해열제성분들과 복합으로 들어있습니다)

그중 슈도에페드린 함량이 높은 120mg제제군이 앞으로는 일반약으로 시판금지입니다.
60mg이하 제제는 일반약으로 남았구요.
일각여삼추
13/12/18 19:04
수정 아이콘
자세한 답변 감사합니다. 그게 그렇게 되는군요.
회전목마
13/12/18 18:58
수정 아이콘
으항 이제 코싹 못사나요? ㅠㅠ
코감기엔 이게 직빵이던데
켈로그김
13/12/18 19:04
수정 아이콘
사실, 남용된 감이 있긴 했었던 제제라.. 저 개인적으로는 시원섭섭한 마음이 다소 있긴 합니다.
하지만 곧 거기에 준하는 제제나 조합이 나올거에요.
졸리지 않는 코감기약(?)에 대한 열망은 공급자인 약사들도 지지 않거든요 흐흐;
jjohny=쿠마
13/12/18 18:58
수정 아이콘
안 졸린 약이 졸린 성분이 덜한 게 아니고 각성 성분이 있었던 거군요. 크크
켈로그김
13/12/18 19:01
수정 아이콘
염산세티리진도 다른 항히스타민제에 비하여 졸림이 덜한 편이라..
염산세티리진 단일제제는 아직 건재하니, 그 제제를 중심으로 다른 조합을 만들어보려고요. 흐흐..
wish buRn
13/12/18 19:05
수정 아이콘
http://blog.daum.net/railart/17183885

어떤 미친 x이 슈도에페드린 120mg제제 310만개를 빼돌렸습니다.
(1통에 6정 들어있는 약이어서 알수론 1800만개가 넘죠)
슈도에페드린 고함량제제로 마약만들자는 농담이 있었는데
이 미친x이 드림즈 컴 트루한 덕분에.. ㅠㅜ
JISOOBOY
13/12/18 19:08
수정 아이콘
와 근데 이걸 또 어떻게 잡았죠 덜덜
wish buRn
13/12/18 19:14
수정 아이콘
성인복용량이 1일 2정입니다.
대한민국 식약청이 물이 아닌 이상 코감기약 900만명분의 행방이 묘연한데 못잡아내는게 이상한 일이죠..;;
아이디어가 좋았는지 몰라도 꼬리가 너무 길었어요. 오래 숨기기엔 블록버스터급;;
JISOOBOY
13/12/18 19:19
수정 아이콘
크크 너무 허술했네요.
켈로그김
13/12/18 19:09
수정 아이콘
...아 진짜 할 말을 잃게 만드네요.
근데.. 헛웃음이 나오는 포인트가 하나 있는 것이..
"감기약을 빻아준 제분소 사장 오모(58)씨" ...;;;
20만원 벌려다 이게 뭔 꼴이래요 사장님;;;;;
최종병기캐리어
13/12/18 19:44
수정 아이콘
100kg에 20만원인데 빻아준 양이 만만치 않을꺼 같은데요...

125mg짜리 1950만정이면.....거의 2.5톤정도 됩니다...500만원정도 되네요..
켈로그김
13/12/18 19:46
수정 아이콘
아하.. 단가가 그렇고 총액은 따로 있다는 말이네요...;;
어쩐지... 100kg정도면 분쇄기 몇 개 사서 며칠만 돌려도 혼자서 다 할 수 있을텐데... 싶었어요;;
최종병기캐리어
13/12/18 19:49
수정 아이콘
저도 계산해보니 500만원 벌려고 한거치고는 너무 큰 일에 엮인거 같다는 느낌도 드네요..

솔직히 분제소 사장님은 약 갈아달라는거에 '아무' 생각없이 갈아달라니까 갈아줬을껀데....
레지엔
13/12/18 19:09
수정 아이콘
저도 자주 먹긴 하지만 코싹류는 일반으로 풀기엔 너무 용량이 과했죠. 저도 가급적이면 5일 안넘기려고 하고 있고... 효과는 직빵이지만 의사로서 주기는 힘든 약들(슈도에페드린, 덱사, 트리암시놀론, 트라마돌....)은 그냥 싹 다 없애버리고 나만 쓰고 싶다는 생각을 가끔(..) 환자들이 자꾸 그거 달라고 할 때 좋게 설득하기가 너무 힘듬....
켈로그김
13/12/18 19:17
수정 아이콘
달라면 줘야죠 힘이 있나요...;;;
10개월짜리 아기 먹일거라고 부루펜 시럽 달라는 한 애기엄마는 제가 완강하게 버티니깐 설득한답시고 하는 말이..
"일단 주세요. 두 달 있다가 먹일께요."
...;;
레지엔
13/12/18 19:22
수정 아이콘
6개월 동안 먹을거라고 90알 달래요....
wish buRn
13/12/18 19:27
수정 아이콘
의료보험이 그런식으로 새나갔군요. 부들부들;;
켈로그김
13/12/18 19:28
수정 아이콘
6개월동안 통원하세요. 하루에 0.5T씩 처방해드릴께요.
...라는 말이 턱까지 차오르셨을듯..
치탄다 에루
13/12/18 19:18
수정 아이콘
그.... 뜨뜻한 물에 타먹는 감기약(?) 은 뭐가 좋나요? 한국에선 많이 못봐서..
wish buRn
13/12/18 19:20
수정 아이콘
차형태로 복용가능한 감기약은 테라플루가 있는데 요즘 제약회사 사정으로 생산중단된지 오래됐습니다.
(생산공장을 이전했는데,국내시판시 재허가를 받아야한답니다. 이게 바로 되지 않았다는군요)
비슷한 타입으론 종근당의 모드플루 데이/나이트가 있습니다.
차형태로 복용가능한 감기약은 종류가 많지 않더라구요.
켈로그김
13/12/18 19:21
수정 아이콘
테라플루였던가? 그런게 나오긴 했었는데.. 저는 아예 취급을 하지 않아서 환자들 반응을 살펴볼 수가 없었네요.
그게 약으로서 기능을 할까.. 에 대해서 저는 다소 회의적이었던 듯 합니다.(결정 당시에)
레지엔
13/12/18 19:22
수정 아이콘
솔직히 그거 복용 자체가 불편하고 관리가 어려워서, 그냥 약 따로 드시고 생강차 드시는걸 추천합니다(..)
치탄다 에루
13/12/18 19:25
수정 아이콘
알약을 재대로 복용을 못해서(...) 이유는 저도 잘 모르지만.. 그..그래서요... 하...하하... 부끄럽네요(...)
철컹철컹
13/12/18 20:00
수정 아이콘
저기.. 혹시 저는 감기걸리면 잠을 제대로 못자서 졸린 감기약을 선호하는데 이건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졸리다! 싶은 약이 있나요?
켈로그김
13/12/18 20:08
수정 아이콘
100% 반드시 그러하다.. 는 아니긴 한데, 트리프롤리딘이 포함된 제제가 많이 졸립니다.
가장 유명한건 역시 액티피드정인데, 이게 TV광고품이다 보니 가격이 비싼 편이라
주변의 약사분들은 동성 코캅스정으로 전환하여 사용하시더군요.
다른 제약회사 것도 아마 나와있을겁니다.

클로르페니라민도 1세대 항히스타민제라 졸리긴 한데.. 트리프롤리딘이 좀 더 강력한 듯 하고요.
철컹철컹
13/12/18 21:12
수정 아이콘
열나면 온몸이 피곤해져서 잘자고 목감기는 잠에 영향을 안미치고 코감기만 걸리면 눈물도 나고 코도 막히고 갑자기 찡하고 어지러운것 같기도 해서 약국만 가면 제일 졸린 약으로 주세요. 라고 하는데 이젠 액티피드나 코캅스정을 달라고 해야겠네요.
켈로그김
13/12/18 21:19
수정 아이콘
사실 상품명을 지목하시지 않으셔도 졸린걸 달라고 하시면 아마 십중팔구는 저 성분이 들어있는 제제를 권할겁니다.
아니면 액티피드에도 슈도에페드린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그걸 제외한 성분으로 권할 수도 있지요.
수호르
13/12/18 23:07
수정 아이콘
슈도에페드린염산염 60mg 들어간 일반 의약품은 뭐가 있을까요?
비염때문에 어쩌다가 한번씩 콧물이 미친듯이 올때가 있는데.. 그럴때마다 지금까지는 코싹이나 지르텍 노즈 한알 먹으면 한 일주일 정도는 문제 없이 괜찮아서 좋았는데.. ㅠㅠ
60mg 짜리 일반 의약품을 찾아야한다니 ㅠㅠ
켈로그김
13/12/18 23:27
수정 아이콘
30mg짜리는 많은데 60은 저도 본 기억이 없네요..
수호르
13/12/19 00:00
수정 아이콘
ㅠ_ㅠ
그저 눈물이ㅠㅠ
영원한초보
13/12/18 23:09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읽었네요.
그런데 앞으로는 의료민영화와 관련된 약사 입장도 궁금하네요.
기본적으로는 약사와 의사를 신용하지만 미래는 모르겠어요
켈로그김
13/12/18 23:36
수정 아이콘
공급자로서는 의사보다 영향을 덜 받습니다.
그런데 어차피 약사도 의료의 소비자로서는 일반 대중이라는 범주에 속하기 때문에 약사라는 직업을 가진 개개인의 입장은 약사가 아닌 분들과 같습니다.

다만, 약협차원에서 어떻게 움직일지는 예측불가라는거...
이번 약협 지도부가 상당히 강경한데,
그 강경함의 상대가 의협이었거든요. 저번달까지만 해도요.

그냥.. 약협. 의협 회장단은 지들끼리 딴 별로 가서 싸워대면 좋겠습니다;;
wish buRn
13/12/19 10:35
수정 아이콘
약사와 의사는 서로를 견제하라는 의미에서 탄생했습니다.
인간적으론 친하게 지낼 수 있지만 직능상으로 서로들 아웅다웅하는 건 어떻게 보면 숙명이자,운명의 데스티니;;라 할 수 있죠.

근데 그런 의사와 약사가 손에 손을 잡고 함께할 주제가 의료민영화라고 할 수 있죠;;
의료민영화 -> 대기업 보건의료산업 접수인데요. 찬성할래야 찬성할 수 없습니다.
대기업이 보건의료산업을 접수해서 국민보건이 향상되는 것도 아니구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50936 [일반] 3주차 원고를 보내고 나서.. [9] 켈로그김4065 14/04/07 4065 2
50650 [일반] 3무 인간. [29] 켈로그김6116 14/03/24 6116 6
50576 [일반] 우유는 안전한가? [85] 켈로그김7307 14/03/20 7307 7
50130 [일반] 가스렌지 vs 전기렌지? [75] 켈로그김28480 14/02/28 28480 3
49457 [일반] 친구야 내가 잘못했어. [27] 켈로그김5709 14/01/24 5709 12
49223 [일반] 아메리칸 드림 [34] 켈로그김4695 14/01/11 4695 3
48649 [일반] 12월18일의 의약품 늬우스 + 잡담 [40] 켈로그김3701 13/12/18 3701 0
48471 [일반] 응답하라 2001 크리스마스. [40] 켈로그김3813 13/12/13 3813 5
47287 [일반] 인간이 유인원에서 진화했다는 완전한 증거.(수정 : 디테일보강) [64] 켈로그김8518 13/10/25 8518 8
47119 [일반] 능력이 없어 다행입니다. [39] 켈로그김9366 13/10/17 9366 5
46814 [일반] [야구] 칙칙폭폭 칙칙폭폭 [54] AuFeH₂O7363 13/10/03 7363 1
46778 [일반] 홀로 설 준비를 한다는 것.. [55] 켈로그김6911 13/10/01 6911 11
46568 [일반] 너랑 친하게 지낼 바에야 다른 얘들과 멀어지겠다!!!! [21] 해피아이6948 13/09/20 6948 2
46565 [일반] 2009년 10월 31일에 있었던 일 [12] 정용현6499 13/09/20 6499 6
46381 [일반] 고향 다녀왔습니다. [20] 켈로그김4170 13/09/09 4170 5
45937 [일반] 생활의 발견 -토사구팽- [30] 켈로그김5566 13/08/19 5566 1
45846 [일반] 소싯적 여자 좀 울렸던 이야기. [69] 켈로그김8216 13/08/14 8216 10
44339 [일반] 섹스리스 극복기. (아래 44332글 관련.) [83] 켈로그김24910 13/06/07 24910 83
43677 [일반] 딸에게 들려주고 싶은 노래 10선. [27] 켈로그김5130 13/05/10 5130 2
43669 [일반] 반갑소. 동지. [192] 켈로그김8657 13/05/10 8657 6
43006 [일반] 환절기입니다. 건강관리 잘 하세요. [43] 켈로그김4861 13/04/03 4861 1
42864 [일반] 살인자가 말했다. [17] 켈로그김7703 13/03/26 7703 0
42684 [일반] 가사 해석은 돌고 돌아.. [10] 켈로그김6232 13/03/13 6232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