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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12/14 22:07:30
Name 후추통
Subject [일반]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 ⑥ 끝장
일도 바쁘고 몸도 피곤하고....퇴근하면 저녁먹고 자느라 정신 없었네요.

요즘 일하다가 쉬면서 모바일로 피지알 오면 신불해님이나 눈시님 글이 없는게 좀 아쉽습니다. 뭐 정치글 올리고 싶은 맘은 굴뚝같지만...

뭐 최대한 연재 주기는 지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쥘쥘...



손침이 패전했다고 죽여버린 주이는 그가 함부로 죽이고 살릴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주이는 주환의 아들이었고 주거의 조카였습니다. 그렇다고 그 전에 전공이 없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손침은 계속 패전했다는 이유로 주이를 잡아다가 죽여버렸습니다. 거기다 패전한 이유 역시 물자를 저장해둔 도육의 보급기지가 호열의 기습으로 인해 점령당하면서 식량이 없어서 칡잎을 먹어가며 겨우 후퇴했고, 손침이 병력을 충원해주면서 막상 필요한 보급물자는 충당해주지 않으면서 싸우라고 내몰았기 때문에 싸우지 않았던 것이죠. 이러한 손침과 같은 생각을 한 사람이 1700여년 뒤에 어디에서 나타납니다.



이 오물하고 다를게 뭐가 있습니까.

이 와중에 전종 가문에서 다툼이 일어나고 그 결과 전휘와 전의는 위에 투항하게 됩니다. 모든 상황을 파악한 종회는 이를 이용하기로 합니다. 위로 투항한 전휘와 전의의 협력을 얻어서 수춘의 전투가 장기화되고 위군을 격파하지 못하기 때문에 손침이 전씨 일가를 비롯한 이번 전투에 참전한 장수들의 가족들을 모두 죽이려 했기 때문에 위군에 투항한 것이라는 거짓 정보를 담은 편지를 전휘와 전의의 심복에게 들려보냅니다.

당연히 이 편지는 수춘으로 파견된 전역, 전정, 전단, 전편, 전집 등 전씨 일가에게 전해졌고 이 편지를 읽은 전역과 그 일가는 주이마저 죽여버린 손침이 두려웠던 나머지 휘하 병사들과 함께 동문을 열고 투항해버립니다. 투항했던 전역은 평동장군 임상후가 되고 그 일족인 전위, 전의, 전정 역시 투항한 공으로 군의 태수가 되고 열후 작위를 받습니다. 거기에 이 일로 인해 오 내에 남았던 전희가 손침에 의해 죽게되면서 오나라에서 최고의 위세를 뽐내던 전씨 일가는 완벽하게 초토화 되버립니다.

상황이 악화되자 제갈탄은 성문을 열고 포위망을 뚫기로 결심합니다. 이 상황에서 더이상 수성전을 고수할 경우 내부 민심이 동요되어 이반자가 속출할 거라 생각했던 것이죠. 위군을 이끄는 총대장 사마소는 제갈탄이 공세로 나올 것이라 여깁니다.

사마소 : 주이가 수춘을 구원하지 못한 건 그의 잘못이 아니지만 손침이 그를 죽인것은 제갈탄에게 사죄하고 구원군이 도착할때까지 기다려달라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제갈탄은 포위망을 공격해 바로 결판을 내려 할 것이다. 거기에 대군은 오래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니 먹는 것을 줄이고 상황의 변화를 지켜볼것이다. 적의 정세가 어려우니 이 세가지 방편 외에는 쓸 방법이 없을 것이니 여러 곳에서 적들을 혼란시켜 탈출한 것을 막는다면 이길수 있다.

부장인 석포와 왕기는 구원군을 차단했으니 역으로 공격하자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사마소는 이를 각하하죠.

사마소 : 제갈탄이 반란을 획책한 것은 하루이틀 일이 아닐것이니 물자를 모으고 수비시설을 보강하며 또한 오와 연합했기에 스스로는 회남을 장악하기는 족하다고 여겼고, 문흠은 이미 우리를 배반했고 도망간 지역마다 악행을 거듭했기에 함부로 도망가기는 어려울 것이오. 이럴때 급하게 군사를 몰아 공격하면 우리의 피해가 클 것이고 만일 오군의 원병이 도착한다면 우리는 크게 패배 할 것이오. 우리는 상황을 멀리 내다보고 적을 견제하면서 성을 포위하고 있으면 되오. 오군의 원군은 육로로 올 수 밖에 없소. 그러면 적의 군량은 적을 것이니 우리는 경보병으로 보급로를 차단하면 싸우지 않고도 이길수 있고 문흠 등을 사로잡을수 있소.

사마소는 포위망을 모두 합해 두껍게 만들고 병약자들은 후방인 회북으로 보내 요양을 하게 하고 병사들에게는 3되의 콩을 미리 배급합니다. 거기에 오군의 원군이 곧 도착할 것이라고 수춘성 내에 거짓소문을 퍼뜨립니다.

전씨 장수들과 그 수하 수천의 투항으로 인해 제갈탄과 문흠은 몸이 달기 시작합니다. 그럴만도 했죠. 1년동안 버틸만한 보급물자를 비축해두었지만 단기간에 결착이 날 상황이라 예상했지만 사마소와 등애의 빠른 대응, 그리고 오군의 자중지란으로 인해 제갈탄이 생각한것처럼 풀려가지 않았고 방어전으로만 일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죠. 거기에 거의 20만에 달하는 병력으로 인해 예상했던 물자소모속도보다 더 빠르게 물자가 고갈되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제갈탄과 문흠은 이 상황을 타개하기로 결정합니다.

258년 정월 제갈탄, 문흠, 당자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주일간 남쪽 포위망에 맹공을 가합니다. 하지만 위군은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발석거 등의 공성병기를 사용해 수춘성 내의 공격병기를 모조리 부숴버리고 참호를 넘어 건너오려는 제갈탄 군을 격퇴합니다. 제갈탄전에는 "화살이나 돌은 비가 내리는 것 같았고, 죽거나 다친 사람이 땅을 덮었으며 흘린피는 참호를 가득 메웠다"라고 기록합니다.

포위망 돌파가 실패하자 또다시 자중지란이 일어납니다.

제갈탄과 문흠은 처음 위에 있을때부터 서로 사이가 매우 나빴습니다. 그리고 포위망 돌파가 실패하자 문흠은 군량을 아끼기 위해 북방 사람들을 성에서 내보내고 오군과 성을 지키자고 주장합니다. 북방 사람들이라는 건 당연하게 제갈탄 휘하의 병력을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갈탄 입장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10만이 넘는 병력을 내보내고 오군 위주로 병력구성을 재편하자는 것은 잘못될 경우 자신만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여기서 그나마 협조하던 상호관계가 박살이 나버립니다. 예전부터 사이가 나빴던 두사람 관계는 문흠이 오군 일변도의 방어책을 내면서 돌이킬수 없게 되버립니다. 문흠의 아들인 문앙과 문호는 수춘성의 한 성벽에서 방어전을 이끌고 있었습니다. 전략회의 도중 제갈탄과 문흠은 서로 크게 충돌하게 되고, 격분한 제갈탄은 문흠을 찔러 죽여버립니다. 문흠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문앙과 문호는 병사를 동원해 제갈탄을 공격하지만 병사들은 오히려 이 둘의 명령을 듣지 않습니다. 자기 위주로 살던 이기적인 문흠을 따르던 병사들은 없었기 때문이었죠. 결국 견디다 못한 문앙, 문호 두 형제는 수춘성을 탈출해 위군에 투항합니다.

문앙, 문호 두 형제가 위로 투항하자 군 법무관격인 군리는 문흠이 위를 배반했고 오로 투항해 위의 변경지역을 자주 공격했기 때문에 반역자로서 그 일족을 연좌시켜 이 둘을 죽여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사마소는 이를 거부하죠.

사마소 : 문흠의 죄는 용서할 수 없으니 죽여야되고 그 자식들 역시 연좌되어 죽여야 하오. 허나 문앙과 문호는 달아날 길이 없어 귀순했고, 수춘성은 아직 떨어지지 않았으니 그들을 죽이는 것은 수춘성을 굳게 단결시킬 것이오.

그리고 이 둘을 사면하고 장군으로 삼은 뒤 관내후에 봉한 후 성 앞으로 나가서 소리지르게 합니다.

"문흠의 아들이 살해되지 않았는데 다른 사람들은 무엇을 두려워 하오!"

곤궁한 처지에 몰린 수춘성의 병사들은 이들을 향해 화살을 쏘지 않습니다. 이제 공격할 때가 된 것을 안 사마소는 전군 총공격 명령을 내립니다. 그리고 2월 성을 공격하기 시작합니다. 군량이 떨어져 굶주림에 시달리고 전투의지를 상실한 제갈탄 군은 위군의 공격에 대응하지 않습니다. 상황이 글러버린 것을 안 당자와 왕조등의 부장급 장수들과 오군 1만명은 위군에 항복하고 제갈탄은 수백의 부하를 이끌고 탈출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제갈탄은 호분의 병사들과 싸우다 전사하고 그 부하들은 포로로 붙잡힙니다. 제갈탄의 삼족 중 오로 인질로 간 제갈정을 제외한 사람들은 모두 처형당했고, 제갈탄의 머리는 낙양으로 보내집니다. 제갈탄의 부하 수백은 끝까지 항복하지 않은 죄로 모두 사형당했지만 그들은 모두 한 목소리로 외친 후 칼을 받습니다.

"제갈공을 위해 죽으니 여한이 없다!"

수춘의 반란이 진압되자 사마소의 부하들은 항복한 오군을 모두 구덩이에 산채로 파묻어버리자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사마소는 이 주장을 반박하죠.

사마소 : 용병이란 국가를 보존하는 것이 상책이니 그 원흉을 죽이는 것일 뿐이고 오군이 달아났다가 돌아온 것은 위의 관대한 아량을 보여줄수 있소.

결국 오군은 한사람도 죽지 않고 하남, 하동, 하내 지역으로 분산시켜 거주하도록 합니다. 하지만 이 지역들이 대부분 황하연안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들은 위의 둔전 지역으로 배치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손침이 전력을 다해 지원했던 수춘 반란이 실패하자 손침은 곤경에 빠집니다. 거기에 오의 황제 손량은 이 기회를 틈타 방계황족들에게서 권력을 되찾아오기 위해 모략을 꾸밉니다. 그리고 이 일에는 당연히 또 누군가가 끼어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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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이씁니다SE
13/12/14 22:24
수정 아이콘
왜 손침이나 무다구치나 보급을 그리 걷어차 버린 걸까요. 나름 군사교육을 받았을텐데 말이죠;;;;;;
좋은글 잘봤습니다.
키니나리마스
13/12/14 22:37
수정 아이콘
오랜만에 뵙는 군요. 좋은 글 잘 봤습니다~
13/12/14 22:49
수정 아이콘
많이 바쁘신가봅니다. 오랜만에 뵙네요 !
be manner player
13/12/14 22:51
수정 아이콘
배후에서 계속 언급되는 누군가는 도대체 누구인지?? 좋은 글 잘 봤습니다.
13/12/15 00:01
수정 아이콘
오나라는 정말로 분열로 갈 때까지 가는군요. 사마소의 정치적 감각은 대단해 보이네요.
루크레티아
13/12/15 00:51
수정 아이콘
오랜만에 읽으니 좋네요. 그나저나 대한독립군비밀요원님 존안을 뵈니 기쁩니다 크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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