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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12/14 02:21:52
Name Alan_Baxter
Subject [일반] 증오의 정치에서 위로의 정치로 변화해야 합니다.
기말고사가 코앞에 있는 대학생이지만, "안녕들 하십니까?" 라는 대자보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정치학도 입장에서 정치에 대해 논해보고자 합니다.

1. 증오의 정치

박근혜 정부 1년 동안 정치는 앞을 향해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권은 야권을 향해 "빨갱이와 빨갱이를 동조한 세력" 운운하고 있고, 야권은 여권과 대통령을 향해 "부정선거 수혜 세력" 이라고 하며,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인터넷을 포함해 우리 정치 문화가 상대방에 대해 전혀 인정 못하고,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에 대해서는 '빨갱이' 취급하거나, '알바' 취급하는 혐오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 만큼은 사실입니다. 자기와 생각이 다른 사람의 의견은 '팩트가 아니라 감성팔이', '우리는 깨어있는 시민이고, 너희는 몰라도 한참을 모르는 열등한 시민"이라는 이유로 전혀 귀를 닫아버립니다.

"저는 상식과 비상식의 세상에서 상식을 취하고, 비상식을 혐오하는 것은 당연하다" 라는 것에 대해 반박하고자 하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이중잣대를 하고자 하는 것도 아닙니다. 저는 새누리당이 군경을 동원하여 불법선거를 자행했으며, 사건이 드러나는 과정에서도 어떻게든 면피하려고 치졸한 행동을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문제를 풀기 위한 유일한 해법은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이라는 양보를 먼저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상대방을 이해못한 채로 탓만 하기 보다는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해주고, 어떠한 경위로 그러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는지 그 뒤에 숨어있는 '프레임' 이나 '이데올로기'은 어떤 식으로 작동되었는지를 생각해보고 그러한 이데올로기를 타파하려 노력해야지. 나와 다른 생각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상대방을 무조건 혐오하고, 열등한 사람 취급하는 것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강의시간에 제가 했던 발표도 같은 맥락에서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을 보고 "이기적이다" 라고 손가락질 하는데, 그 보다도 왜 사람들이 정치문제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 돈에만 집착하게 되었는지 살펴보고 그에 대한 해법을 생각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봅니다.

2. 부자되기 열풍에서 생각해보는 정치 무관심

우리가 생각했을 때는 모든 사람이 '부자되기'를 원하는 현재의 세태에 대해 당연하다고 여기겠지만, 사실 과거에는 부자되기가 여러 욕망 중에 하나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1997년 IMF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국가와 시장이 더이상 국민을 보호해주지 못하는 환경 속에서 개인은 경제적 안정을 더이상 보장받지 못하고, 홀로 자신의 삶을 구축해야 된다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그러한, 국가의 빈 자리를 경제 전문가들이 제공하는 투자 정보, 금융기관, 대중매체에서의 금융광고가 차지하면서 그러한 담론들에 쉽게 노출되고, 익숙해졌고 결국에는 부자가 되고자하는 열광적인 분위기가 집단적 차원에서 확산되어 일상 곳곳에 파고 들었습니다.

이렇게, 부자 열풍이 일상화되었지만 정작 부자가 된 사람을 주변에서 찾아보기 힘듭니다. 상위 20%, 하위 20% 간 소득격차는 20년 사이에 4.9배로 벌어졌습니다. 기존의 부자들은 더 많은 부를 증식하고 있고 중산층은 엷어지고 하층민은 더욱 빈곤화되는 계급 양극화 현상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많은 사람들은 자기가 부자가 되지 못할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더욱 부자되기 열풍에 쏠리는 현상은 어떻게 설명 가능할까요?

그것은 바로 신자유주의 매커니즘으로 설명 가능한데요. 과거에는 회사에서 시키는 일만 열심히 하면 되었지만 1997년 외환위기로 우리나라가 본격적으로 신자유주의 체제로 변화하면서, 노동자가 회사에서 일만 열심히 한다고 능사가 아닌 시대가 되었습니다. 무한 경쟁 논리와 인적 자원 개발이라는 명목하에 국가나 기업이 사람들을 기업형 인간으로 재형성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발맞춰,  국가는 식지식인론을 유포하고, 기업은 연공서열 파괴하며, 연봉제 도입했고, 대학은 스펙과 자격증 위주의 커리큘럼을 짜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경쟁에서 승리한 사람은 성공과 부를 얻고, 패배한 사람은 더이상 회생불가능한 낙오자로 만들었습니다. 결국, 승자독식사회가 당연한 시대이며 실패는 개인의 잘못인 거죠.

그러한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개개인은 어떠한 마음으로 변화하였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바로 공포, 환멸, 선망의 삼중주를 통해 대중의 자발적인 동의를 이끌어 낸다고 합니다. 공포는 국가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믿지 못하고 민간이 만든 사보험과 생명보험에 신뢰하는 것이고, 환멸은 자신이 신뢰했던 국가라는 대상이 더이상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국가에 대한 불신이 커키고, 그 대신 '나만 믿겠다'는 감정으로 전이한 것입니다. 선망은 무한 경쟁을 유도하는 시스템이 확산되면서, 승리한 자에게 막대한 이익을 주는 시스템이 도입된 상황에서 대학에서는 '비판' 보다는 '스펙 쌓기'에 열중하게 되고, 취업에 성공한 사람을 선망의 대상으로 삼습니다.

결국 국가는 사적 영역에서 문제 해결을 도모하게 만들고, 공적 영역에 대한 불신과 체념을 확산시키며, 노력한 사람이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성공신화를 반복적으로 재생산함으로써 개인을 감정적으로 통치합니다. 그러한 체념과 불신이 정치 무관심으로 탄생된 것이고, 더이상 큰 국가 정책이 달라진다고 해서 내 인생과 크게 연관없다는 의식이 자리잡게 된 것이며, 개인의 성공만이 최고라는 이기주의가 생겨나게 된 것입니다.

3. 증오의 정치에서 위로의 정치로

아이러니하게도, 신자유주의 인간형으로 재구성하게 된 시기는 바로 민주정권 10년이라고 할 수 있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였습니다. 그리고, 영어로, 취업으로, 해고로, 신자유주의로, 학벌로, 이데올로기가 사람들을 짓누르면서, 국민들은 서서히 지쳐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삶이 너무 빡빡하기 때문에 정치나 사회문제에 대해 도저히 신경 쓸 겨를이 없었고, 정치에 관심을 가져봤자 이미 많은 배신을 경험했기에 생각조차 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신자유주의 체제는 역설적이게도 사람들을 옭가매면서, "자유로부터의 도피"를 강요합니다. 자유로부터 도피를 하는 사람들은 절대자, 강력한 힘을 가진 사람에게서 종속 받기를 원하는데 한국 정치에서는 "박정희 향수"를 통한 박근혜의 당선을 통해 드러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박근혜 후보를 찍은 국민들을 혐오하거나 진보라는 이유만으로 특권 의식을 갖기 보다는 이들을 측은하게 생각하고, 위로할 수 있는 단순히 새누리 대 반새누리가 아닌, 신자유주의 대 반신자유주의 구도로 정치구조가 변해야지만 사람들이 생각을 변화시킬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또한, 현재 진보세력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전통적인 막시즘에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인데 이 또한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NL이냐, PD냐로 나누는 마르크스의 전기, 후기 패러다임인데 민중계급을 단순히 노동자로 정의하는 것은 19세기 후반의 뒤떨어진 이론일 뿐입니다. 우리들이 생각하는 민중계급에는 육체 노동자만 있을 것 같지만, 경제적인 측면 말고도 문화적인 측면도 동시에 생각해보면, 아파트 아줌마, 대형 교회 교인, 취업준비생 등과 같이 범주화되기 어려운 집단들이 존재합니다. 이분들은 맥락과 상황에 따라서 정체성이 달라지고 단일한 사회 세력으로 파악되기 힘들기 때문에, 단순히 경제적 민주화만 외치는 것은 그들로 부터 호응받기 힘들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제기하고 싶은 정치상은 바로 '위로의 정치'입니다.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일반의지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신자유주의 프레임에 대해 제대로 된 대안을 제시하고, 국민을 설득해낼 수 있는 폭넓고, 깊은 사상적 토대가 필요합니다. 서양의 민주주의가 정착된 이유는 사회계약론, 천부인권사상, 계몽사상이 있었기 때문이고, 이를 배경으로 자신을 지지해주는 국민들과 함께 권력을 새롭게 창출하였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어떠한 정당도 제대로된 사상적 토대가 없는데 진보정치가 제대로 된 사상과 역사의식을 바탕으로 신자유주의의 대안을 제시해낼 수 있어야지만 국민들을 향해서 설득이 가능하리라 믿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서두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영국도 보수당 대처에서 영국 토니블레어로 변화하기 까지 18년이라는 시간 동안 엄청난 변화를 통해 집권에 성공한 것에 비추어 볼 때 우리 정치는 너무나 급하게 돌아가는 것 같은데, 저는 어떤 특정한 인물이 존재하는 정당 보다는 제대로 된 사상을 무기로 하는 정당이 있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정치학도 입장에서 미국식 학문, 경영학이 최고인 세태에서 벗어나서, 철학과 역사학, 심리학, 문화학, 인류학 그리고 정치학이 사회의 변화를 추동해낼 수 있는 학문, 취업만이 전부인 대학을 변화시킬 수 있는 학문으로 자리잡기를 기원합니다.


PS. 쓰면서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정작 쓰려고 하니까, 멘붕이 와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이 제대로 전달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동시에, 원래는 새정치란 무엇인지에 관해서 정치학을 전공하는 입장에서 체제, 사상, 생활 측면에서 나누어서 살펴보고자 했는데, 시험기간이다 보니 자꾸 내적 갈등(?)이 와서 대폭 축소된 것 같아 참 아쉽네요. 부족한 필력과 학생 신분일 뿐임에도 불구하고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이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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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즐이
13/12/14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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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아직 조금 추상적인 것 같습니다.
갈등보다는 더 나은 방식이 있다는 것으로 이해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젊은 대학생들에게는 외려 갈등이 좀 표출되고 치고받기를 기대합니다.
두루물술 넘어가고, 어떻게 저런놈과 한 편을! 싶은 사람과도 기꺼이 손 잡는 건 진짜 힘을 가진 사람들이 해도 됩니다. 아니, 그러라고 있는 직업들이죠.
Alan_Baxter
13/12/14 02:29
수정 아이콘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서로 상대방을 이해 못한 채로, 원망하고 혐오한 상태에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할 바에야 상대방을 이해하고, 이해한 것을 바탕으로으로 상대방을 설득해 낼 수 있어야지 앞으로 나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건, 갈등을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는 것과는 분명히 다르죠.
항즐이
13/12/14 02:47
수정 아이콘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상대방을 이해하자"는 건 너무 당연한 말이라서...
제 생각에, 기성 정치인들은 상당히 서로를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다만, 자신의 이익에서 움직이기 어려울 뿐이죠.
Alan_Baxter
13/12/14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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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연한 말이 인터넷 곳곳에서는 통용되지 않는 것 같아서요.
pgr이 아닌 다른 커뮤니티에 가면 "가난한 사람들이 왜 새누리당을 찍어?", " 빨갱이는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 라는 식의 글들이 많습니다.
경상도나 전라도에 대한 차별 의식은 여전하고, 투표한 국민에 대한 증오가 판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권도 "겉으로는 서로 죽일 듯이 싸우지만 결국 한통속"이라는 것이 부분적으로 맞을수도 있지만, 그래도 정치과정에서는 서로를 부정하는 식의 정치 행위들을 많이 하거든요. "노무현은 나라를 팔아먹었다", "박근혜는 군사정권의 후예다" 라는 식의...
항즐이
13/12/14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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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물론 그렇습니다. 인터넷에서는 통용되지 않지요.

여전히 남는 의문은 이런 겁니다.

1. 어떻게 하면 그 이해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인가? (필요성은 이미 모두가 알고 있다.)
2. 어떻게 하면 이해를 통해 설득할 수 있다는 것인가? (역시 필요성은 모두가 알고 있다.)
3. 그 주체는 누가 되어야 하는가? (모든 대중이라는 것은 너무 포괄적이다.)

그러니까 제 말은 "정말 좋은 말이고, 당연한 명제인데, 마치 [서로 돕고 사는 사회를 만듭시다] 처럼 들린다."는 겁니다.

[Pgr 비여권 지지자 여러분, 저부터도 우선 새누리당과 그 지지자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합시다. 그 예로 이런 사건에 대한 이런 관점을 제안합니다.] 라면 더 크게 공감되었을 것 같습니다.
13/12/14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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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있습니다.
삼공파일
13/12/14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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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에 관련된 글을 많이 올리셔서 언론을 전공하거나 관련 직업을 가진 분이라고 생각했는데 정치학도셨군요.
Alan_Baxter
13/12/14 02:31
수정 아이콘
미디어는 개인적인 차원에서 책도 읽고 공부도 한 수준이지, 이론적인 부분은 많이 딸립니다 ㅜㅜ...
삼공파일
13/12/14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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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간의 여정을 거친 영국이 선택한 것이 결국 토니 블레어였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마지막에 점진적 변화에 대한 것은 별로 동의하지 않는 부분입니다. 한국 정치가 급박하게 민주당 정권으로 바뀌어서 아이러니가 발생한 것은 아니라고 보거든요.

그렇지만 기본적인 접근 방법은 좋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런 방식이 아니라 추상적일지라도 무언가 다른 게 있지 않을까 계속 생각하는 게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닐까 싶어요.
Alan_Baxter
13/12/14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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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부분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우리나라 정당 시스템이 '선거 전문가 정당'으로 변화하면서, 선거 한번에 일희일비하고 인물본위의 정당으로 구축되었는데 그 보다는 아무리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해도 제대로 된 사상을 토대로 해서, 대안이 만들어지고, 그 대안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새로운 대안이 만들어지는 정-반-합의 과정이 거쳐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맥락에서 쓴 부분입니다.
삼공파일
13/12/14 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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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이상적인 민주주의의 실현으로 만들어진 정치 체제의 궁극적 목표가 신자유주의를 대체할 수 있는 대안을 만들어내는 것이니까요. 정치 시스템을 아무리 개선시켜도 목표 달성에는 결국 실패하는 게 아닌가 하는 것이죠. 토니 블레어는 뭐랄까, 노무현으로 시작해서 MB로 끝났다고 하면 적절한 비유일까요?
Alan_Baxter
13/12/14 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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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레어가 집권 과정에서 결국 실패했다는 것을 말씀드리는 것이 아니라, 18년 동안의 변화를 통해서 국민들의 선택을 받아 집권에 성공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정당들은 선거 국면 하나하나에 너무 매몰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변화'라고는 하지만 아래로 부터 서서히 점진적으로 올라오는 변화가 아닌, 보여주기 식 변화에 불과한 것 같습니다.
삼공파일
13/12/14 03:06
수정 아이콘
그렇죠. 그런데 18년 동안 변화해서 국민들의 선택을 받아 집권에 성공해봤자 망하는데 그래서 무엇하리, 그런 뜻이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우리나라도 꽤 천천히 변했습니다. 오랫동안 혁명과 쿠데타를 반복했고, 겨우 선거를 시작했는데 그 상황에서도 노태우를 뽑았고, 노태우를 뽑고도 YS를 뽑고 그제서야 DJ를 뽑았죠.

노무현, MB, 박근혜로 이어져 오는데 저는 선거를 통해 뽑힌 모든 대통령이 어떤 상황에 의해 당선된 것이 아니라 그 시대상과 국민의 생각과 정서를 온전히 담은 사람이라고 보거든요. 이는 말씀하신대로 정당이 선거 국면에 매몰되어 기능하지 못하는 것과는 또다른 문제라고 봅니다. 한국은 그 나름대로 민주주의가 정착된 이래 아래로부터 올라온 점진적 변화를 상징과 욕망을 통해서 계속 겪어왔습니다. 아래로부터 시작되는 정상적인 정당의 기능과는 별개로요.

그런데 그동안 해왔던 방식으로는 이제 너무 답답하다 이거죠. 다른 대안으로서 위로의 정치가 하나의 답이 될 수도 있을 것이고요.
키니나리마스
13/12/14 02:53
수정 아이콘
이번 대선이후로 이런 쪽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늘어나는 것 같아 좋네요.

대선결과가 나오고 넷상에서는 나와 다른 선택을 한 51.6%에 대해 엄청난 분노가 나타났지요. 정상적인 수치를 넘어서 비이성적인 광풍이 몰아칠 정도였는데, 오히려 그런게 사람들을 돌아보게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옳은 줄 알았는데 기대했던 것과 다른 결과를 보며 사람들이 보여준 분노의 행태는 극히 옳지 않은 모습이었거든요. 수구, 보수, 기성세대라 할 수 있는 51.6% 를 미워하는 우리 역시도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들을 미워하는 모습의 결과는 극도의 증오를 낳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결국은 그들을 이해하는 방향으로 선회해야하지 않나싶습니다. 51.6%나 되는 사람들을 잘못되었다고 말해봐야 돌아오는 것은 감정적으로는 분노요, 이성적으로는 국개론이지요.

현실적으로도 미워해봐야 도움이 안됩니다. 아직은 쪽수에서 밀린다는 걸 대선을 통해 알았으니까요. 51.6%를 적대해봐야 이길 수 없죠. 그들을 이해하고 글쓴분 표현으로는 위로해줄 때 결과를 바꿀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iAndroid
13/12/14 03:02
수정 아이콘
선거 전에는 민주주의를 외치면서 누구를 찍던 간에 투표에 참여하라고 독려하더니만, 대선 결과가 나오고나서 터져나온 그 봇물같은 비이성적 울분의 연속은 급진 반새누리당 지지자들의 속내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더군요.
그들에게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일컬어지는 선거가 현실세계 정치참여의 수단이 아닌, 단순히 자기 자신들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더군요.
선거 후 나오는 경상도 책임론, 50대 개X기론은 정말 이사람들이 그렇게 민주주의를 외치던 사람이 맞는가를 의심하게 할 지경이었습니다.
낙하산
13/12/14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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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합니다.
전파우주인
13/12/14 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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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이 많이 되는글이네요. 우리나라 정치가 이념이나 민주화 정통성으로 왈가왈부하는 이상 저도 계속 제 먹고 사는 데 집중할생각이거든요. 어차피 여당이 집권하든 야당이 집권하든 먹고살기힘든건 똑같고 둘다 개선의 여지도 안보이는에 신경써서 뭐하나라는 생각을 한지가 10년 넘은것 같습니다.
13/12/14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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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의 관점에서 보아도 증오의 정치는 야권에게 좋을게 없습니다. 증오의 정치가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당내의 강경파들만 득세하고 합리적인 중도파들은 길을 잃고 중도층 유권자들 또한 정치에 대한 피로도와 혐오만 늘어납니다.
결국 콘크리트vs콘크리트 해봐야 십중팔구 여권의 승리죠.그것이 옳고 그르고를 떠나서요
13/12/14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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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의 연쇄를 끊어야되는 것은 맞습니다. 그 점은 저도 적극 공감합니다.

문제는 이 순환의 고리중 어디를 끊어야 하는가... 냐는 거죠.
Aneurysm
13/12/14 03:46
수정 아이콘
근본원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는것 같아요.
확실히 지금의 분위기는 걷잡을수가 없으며, 무언가 아주 깊은곳부터 잘못된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입장에서는 사실이 무엇이든간에,
또 이야기를 꺼냄으로 인해서 더욱더 증오와 혼란을 가중시킬지는 몰라도,
이건 흐름인것 같아요. 받아들이고 이야기를 꺼낼 필요가 있는것 같습니다.
냐냐냔
13/12/14 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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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사실 크게 봐서 상식선의 민주주의의 발전을 원합니다. 본문에 공감되네요.
Psychedelic Moon
13/12/14 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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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 일부분 동의합니다만... 이런 위로의 정치가 앞서 선행 되어야 할 것이 과거사의 청산입니다? 과거의 독재와 시스템적 크나큰 오류, 부익부 빈익빈등을 정리하지 않고 넘어가는 위로의 정치는 결국 독이 될꺼라는 생각에 잠김니다. 과거를 묻고 넘어가는 화해의 정치는 결국 모든것이 원점으로 돌아가기 마련이죠. 요새보면 화해다 상생이다 얘기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 기초에는 과거사의 청산과 독재의 시스템 파괴가 전제 되어야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그런것이 제대로 이루워 졌나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아직은 시기 상조입니다. 물론 분노 자체만으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합니다만 지금 상황에서는 그 분노의 에너지 자체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솔직히 얘기하자면 글쓴이 같은 분들보면 좀 화가나기도 합니다.
Psychedelic Moon
13/12/14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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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급진적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일련의 사태는 급진적으로 밖에 돌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20~30대는 아무리 기를서더 헤어나올 수 없는 늪을 걸거나는 심정입니다. 민주주의 가치는 훼손된 상태입니다. 국정원은 자국민 상대로 대선 심리전을 펼쳤습니다. 정당한 권리를 펼치던 코레일 노조분들이 직위 해제를 당하셨습니다. 애초에 상식 밖의 일들이 벌어나고 있는 사태에서 화해의 제스쳐는 예롤들자면 난세의 시대의 잘못태어난 성군 가깝습니다.
Alan_Baxter
13/12/14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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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delic Moon님께서 제 글을 잘못 해석하신 건지, 혹은 제가 글을 잘못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절대 불합리나 반동에 대해서 어물쩍 넘어가거나, 타협하자는 소리가 아닙니다. 그리고, 위로의 대상은 새누리당이나 박근혜 대통령이 아닙니다. 본문에 썼지만, 저 또한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분노하고 있고 그들이 변해야지만 문제가 풀릴 수 있을거라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를 추동하기 위해서는 새누리당과 정권에 대한 '분노'는 어찌보면 필수일지도 모릅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국정원 사태와 철도 민영화에 따른 정권에 대한 분노와 별개로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사람에게 분노하는 것 자체만으로는 아무것도 변하는 게 없다"입니다. 솔직히 박근혜 정부는 5년이면 끝이 납니다만, 국민 개개인에게 남아있는 이데올로기는 평생 남고, 어쩌면 언젠가 신자유주의는 우리에게 빅브라더로 자리잡을 날이 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한 이데올로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국민에 대한 분노나 혐오가 아닌 이해이며, 이해에 따른 설득이라는 뜻입니다. 말씀하신 '과거사의 청산과 독재의 시스템 파괴'는 "제대로 된 사상과 역사의식을 바탕으로한 대안" 이라는 본문의 언어로 갈음하고, 말씀하시는 맥락과 일치한다고 보시면 될겁니다.

그리고, 본문 어디에 '급진적'이라고 했나요? 그 부분에 대해서 자세히 지적해주시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글을 쓰는 실력이 부족해 오해를 사게되서 죄송합니다만, 제 글 내용을 너무 자의적으로 해석하시는건 아닌지 생각됩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서로 한걸음씩 양보하자', '둘다 잘못했다'는 식의 쏘쿨족이 아닙니다. 이번 국정원 사태나 철도 민영화 문제는 근본적으로 박근혜 정권의 잘못이며, 박근혜 대통령이 결자해지해야 하는 일입니다. "기득권 세력을 이해하자"와 "기득권 세력을 지지하는 국민을 이해하자"는 말은 전혀 다른 뜻이고 매커니즘도 다릅니다.(능동적이냐, 피동적이냐) 기득권 세력이야 신자유주의를 퍼트렸고, 그들이 저지른 비인간적인 행태에 따라서 증오의 대상이 충분히 될 수 있습니다.
Psychedelic Moon
13/12/14 05:34
수정 아이콘
음... 제가 어느정도는 잘못이해했군요. 일단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급진적이란 얘기는 제 오해로 인한 산물이니 제 불찰입니다. 죄송합니다. 꾸벅.

으흠.. 본문과 댓글을 다시 읽으면서 제가 어느정도 오해한 소지가 있어서 다시 말슴드리겠습니다. 윗 댓글에서 다신 내용처럼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분들에 대한 분노는 거기다 그 분노를 쓰기에는 너무나도 아깝습니다. 또 그분들에게는 이해와 설득이 맞는 일이고요.

하지만 쩝. 이건 제 생각입니다만... 새누리당 지지자분들께서도 어느정도 책임감을 가지셨면 좋겠습니다. 현 사태에 대해서요... 뭐 그러신분들도 많지만 아니신 분들도 많아서요..
뜨와에므와
13/12/14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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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너만 쿨해져라'식 해법이네요.

공감제로
Alan_Baxter
13/12/14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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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측면에서 "너만 쿨해져라" 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기득권 세력이나 정권에 대한 분노와 지지자에 대한 분노는 별개로 생각해야 하고 그 주체도
우리 같은 일반 시민이 아닌, 정치권이 해야 한다는 측면입니다.
STARSEEKER
13/12/14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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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하고 싶어서 열심히 들여다 보니 더 화가 난다(...)

사실은 이해하려는 시도조차 무력화시키는 그 얄팍함이 더 화나게 만들던데요.
국민일반의 의지라는게 자존하고 있는지부터가 의심됩니다.
제가 한번씩 화가 나는 지점도 이 부분이구요.
스스로 판단한 유권자는 진영불문, 진실로 얼만큼이나 존재하는 걸까요.
실존하지도 않는 대상을 위로할수는 없죠. 실체없는 유령들끼리 치고박고 싸우는 영화를 보고 있습니다 우리는.
Alan_Baxter
13/12/14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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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같다고 하시는 그러한 "3차원적 권력"을 캐치해내고, 그러한 사상을 밑바탕으로 그들로 하여금 진실을 깨닫게 해주는 게 정치권의 의무죠.
그리고, 이해를 하자는 건 마음으로 하자는 게 아니라 그 밑에 숨겨져 있는 여러 사회문제, 이데올로기를 파악하자는 측면입니다.
그러다 보면, 분노는 그들을 지지하는 세력이 아닌 사회문제와 이데올로기로 전이되는거죠.
STARSEEKER
13/12/14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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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자의 기저에 이데올로기라고 할만한게 딱히 없다는 얘기입니다. 논리적구조따위없는걸 보고 이데올로기라고 하진 않죠. 진영불문 대부분의 사람들의 지지근거는 사상이 아닙니다.

북한이 싫거나, 새누리가 싫다는 단순하 심리상황에 근거한 지지가 많습니다.
진보정책자체에 찬성하는 이들조차도 왜 그것이 필요한지 스스로 설명해낼수있는 사람의 비율에 높아보이진 않던데요.
신자유주의 정책을 지지하는 자들의 논리도 과연 사상이라 부를만큼의 논리적 볼륨은 없습니다.

그냥 그게 좋아 보여서 진영을 선택하는거고, 자신의 입장을 강화하는 주된 방법은 상대의 얄팍함 지적입니다.
토론백날해봤자 애초에 합리성이나 논리는 공격무기일뿐 지지근거가 아니었으니 결론이 안나오는 거죠.

이런 심리를 이해하고 공략해야 하는건 정치가의 임무가 맞는데 어떤 이데올로기따위가 있다고 생각하고 파고들어가 보는건 실체없는 존재에 대한 집착에 불과합니다.
Alan_Baxter
13/12/14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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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른다고 없다고 하시면 안되죠. 소통이 제대로 안된 것 같은데, 개개인의 지지에 어떠한 사상이 있다는 뜻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이 기득권 세력을 지지하도록 만드는 이데올로기란 분명히 존재합니다. 미국에서도 "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 라는 책이 있고, 한때 서유럽에서 유행일 정도로 외국에서도 통용되는 이론입니다. 종북세력을 척결하자는 의미로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것도 어떠한 프레임 속에서 지지하는건데, 그러한 프레임을 유포한건 기득권 세력과, 언론이고 프레임도 하나의 이데올로기죠.

이데올로기라는 단어에 오해가 있으신 것 같은데, 사상과 동의어가 절대 아닙니다. 마르크스가 지배 계급의 이익을 대변하고 옹호하기 위해, 우리의 생각을 왜곡시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STARSEEKER
13/12/14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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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진영이라는 일차원적 사실에 분노하고 혐오하는 이는 얼마나 될까요.
그들이 새누리나 박근혜를 지지하는 프로세스나 근거에 대해 들어보고 혐오와 분노가 치민게 대부분으로 보였습니다. 어떤 프레임을 가지고 의사결정하고 있는지도 대부분 어렴풋하게 나마 알고 있습니다.

가난한 이가 부자정당을 지지하는 이데올로기가 있고 유포되고 그에 경도되어 부자정당을 지지하기도 합니다. 다만, 그것이 이데올로기를 작동시켜 얻은 결론에 근거한것이라기 보다는, 이미 신앙이되어 버린 이데올로기의 종교지도자을 따른 결과에 가깝습니다. 이데올로기는 지지자들을 포섭하는 도구지 의사결정도구는 아닌 겁니다.

지난 대선에서 상대편의 논리를 그 만큼 깨부셨음에도 설득이 안되는데는 이데올로기가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인거죠. 실존하지만 기능하지 않고, 따라서 이미 만들어진 정치지형에 영향을 끼치지 못합니다.
똘이아버지
13/12/14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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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걸 미워하는게 바로 수오지심입니다.
4단은 인간의 본성인데, 그걸 해결하지 않고 위로하라고요? 그건 본성이 아니기 때문에 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Alan_Baxter
13/12/14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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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득권 세력이나 대통령에게 미워하고, 분노하는 건 민주주의 시스템상 당연한 일입니다.
그리고,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분노하지 마라는 소리가 아니라
분노하고 미워하고, 이해하지 못하기만 하면 앞으로 전혀 나아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해하고, 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야 납득을 하죠.
내일은
13/12/14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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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통령께서 지금 하고 계신게 위로의 정치죠.
나이 드신 분들한테만 위로가 되서 그렇지
Alan_Baxter
13/12/14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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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냥하시는 것으로 들리네요. "위로를 한다"는 건 실천없이 공허한 소리를 지껄이는 게 아닙니다.
그들이 이렇게 살아오는 '이데올로기'를 정확히 꿰뚫고, 현실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을 때 위로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이 위로의 정치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 레토릭일 뿐...
13/12/14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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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너만 쿨해져라 류의 글로 보입니다. 피해자로 지목되는 새누리당 지지자들은 무슨 행동을 했나 생각해보면 말이죠.
Alan_Baxter
13/12/14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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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은 감사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쿨해지라는 건지 (전 분명히 국가권력, 대통령에 대한 분노는 당연하다고 했습니다.)
도대체 새누리당 지지자는 어떤 행동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말씀하셔야 공박이라든지 제가 어떤 부분이 미흡했다고 말씀드릴거 아닙니까?
그리고, 본문에서 도대체 어디에 제가 새누리당 지지자가 피해자라고 했나요? 피해자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그들의 선택이 진짜 능동적인
선택인지 피동적인 선택인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13/12/14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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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정치 문제는 새누리당이 아닌 다른 당의 문제, 이른바 진보당 지지자들 때문에 심화된 것만은 아닙니다. 본문에서 언급한 새누리당의 문제 뿐만 아니라 새누리당 지지자들의 행동 또한 많은 영향을 끼쳤는데.. 님께서 쓰신 글의 3번 문항에서 무언가를 바꿔야 하는 쪽은 이른바 진보 정당과 그 지지자들 뿐입니다. 그러니 너만 쿨해져라 라고 읽힐 수 밖에요. 그리고 다른당 지지자들 = 가해자, 새누리당 지지자들 = 피해자 이렇게 읽힙니다.

새누리당 지지자들인 일베 애들이 벌인 행태를 굳이 꼽지 않더라도 새누리당 지지자들의 행동도 님께서 지적하신 분위기를 만드는데 많이 일조하였습니다. 예를 들어서 국개론을 봅시다. 다른 사람을 개로 비유하는 인격 모독적인 형식을 제외하면 국개론이 문제되는 것이 다른 입장을 가진 지지자들을 이해하고 그들을 설득시키기보다는 무시한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국개론적 행동은 새누리당이나 그 당의 지지자들에서도 많이 등장합니다. 다른 당 지지자들을 국개라고 부르지 않을 뿐이지, 그들이 자신이 지지하는 것에 대해서 이해를 구하거나 다른 당 지지자들의 말에 귀 기울기나 한답니까? 오히려 이러한 행동은 새누리당 쪽이 유서가 깊다고 할 수 있죠. 새누리당을 지지하시는 어르신들이 젊은이들에게 "너희들이 뭘 몰라서 그래." 라고 하는 말 들어 본 적이 한번도 없답니까?

이렇듯 진보적 정당과 그 지지자들이 벌인 행위는 새누리당과 그 지지자들도 충분히 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3번 항목에서 바꿔야 한다고 적힌 쪽은 진보적 정당과 그 지지자들 뿐입니다. 이 글이 민주당이나 새누리당이 아닌 다른 당 당직자가 쓴 글이라면 뭐 그래도 됩니다. 표 얻겠다면 뭐든지 해야하니까요. 추운 길바닥에서 절을 수천번도 할 수 있는데.. 상대방이 어떻던 굽신거려야 할테니. 그러나 제3자의 입장에서 썼다면 양쪽을 다 같이 돌아봐야겠죠.
Alan_Baxter
13/12/14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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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과 핀트가 맞지 않은 것 같은데, 현재 상황을 유지하고 싶은 세력은 현 정부이고, 기득권 세력입니다. 기울어진 운동장 상태에서 서로를 미워하고 증오해야 기득권을 재창출하는데 변화를 요청한다고 해서 듣겠습니까? 현재를 더 유지해야 신자유주의가 더욱 퍼지고, 지친 국민들은 정치에 무관심해지죠.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새누리당 지지자와 민주당 지지자가 서로서로 타협하고 화해하자는 동화 속에서나 나오는 말씀이 아니라, 변화를 원하는 진보세력의 방식론에 관한 문제입니다.

지금까지는 가난한 사람들이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것에 대해서 '개개인의 지적 능력'으로 판단하고 얕잡아 보았다면, 왜 그들이 새누리당을 지지하는지 이데올로기를 인식하고, 그 이데올로기를 바꾸려는 노력이 있어야 변화하지 이대로 유지하는 건 새누리당이나 정부가 원하는 세상만 지속된다는 뜻입니다. 이해가 되셨는지 모르겠는데, 이해 안되는 부분이 더 있다면 말씀주세요.
13/12/14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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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말은 이해가 가는데 민주당에게만 요구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겁니다. 님이 말하는 정치가 되려면 민주당 쪽만의 노력으로는 부족하죠. 새누리당도 똑같이 하고 있는데요?

쉽게 얘기해서 새누리당 쪽도 똑같이 하고 있고 오히려 새누리당 쪽이 집권 세력이어서 이러한 정치 상황에 대한 더 큰 책임감이 있는데 왜 민주당 쪽에게만 요구하냐 이겁니다. 님이 민주당쪽 사람이라서 우리들이 잘 되려면 이렇게 합시다. 라는 글이라면 동의하겠습니다만... 님의 글은 그래 보이지는 않군요.
Alan_Baxter
13/12/14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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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을 민주당에게 하는 소리로 오해하는 것 같은데, 처음에 분명히 [아이러니하게도, 신자유주의 인간형으로 재구성하게 된 시기는 바로 민주정권 10년이라고 할 수 있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였습니다.] 라고 말씀드렸고, 다시한번 읽어보면 절대 민주당에게 하는 소리가 아님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본문에 나오지 않았지만, 저는 민주당 식의 "Social Democracy" 만으로 근본적으로 변화할 수 없을거라 생각합니다. 새로운 진보세력이 특권의식을 갖기 보다는 "가난한 사람들이 기득권 세력을 지지한다" 는 것에 어떤 이데올로기가 있는지 인식하고, 그들을 얕잡아 보기 보단, 이해하고 설득해낼 수 있어야 신자유주의 인간형이 변화해야 사회가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와 karlla님께서 생각하시는 방향성이 다른 것 같습니다. 자꾸 "새누리당은 잘했어 어쭈쭈~ 민주당은 잘했어!!" 이런 식으로 쓴 것 처럼 생각하신 것 같은데, 다시 말씀드리지만 새누리당은 변화하는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변화하지 않는게 이득인 세력에게 변화하라고 하면, 하나마나한 소리 아닌가요?
13/12/14 18:32
수정 아이콘
그러니까 그 사회를 변화시키는 막중한 책임을 왜 새로운 진보 세력에게 맡기는 거냐는 거죠. 새누리당은 아예 포기하신 거에요? 그러니 제가 한쪽에만 쿨해져 라고 하는 글이라는 겁니다. 진보 세력"만"이 특권 의식을 가지고 있지도 않은데 말입니다.
Alan_Baxter
13/12/14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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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정확히 보셨네요. 포기했습니다. 새누리당은 이념 자체가 "Liberalism" 아닙니까? 누구보다 신자유주의를 바라는 세력인데 그들이 변화하라고 해서 변화하겠습니까? 고양이에게 생선 먹지 않도록 강요한다고 해서 고양이가 생선을 안먹습니까? 저는, 차라리 새로운 진보 세력을 키워서, 민주당과 진보세력이 경쟁을 이루는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루크레티아
13/12/14 13:19
수정 아이콘
다수의 한국인들이 단순히 박정희 향수를 동경해서 박근혜를 지지한 것이 아닙니다.
민주당 지지자들과 비교해도 결코 그 수가 적지 않은 20~40대의 새누리 지지계층은 박근혜에게 박정희식 정치를 원하지 않았죠. 오히려 그들이야말로 신자유주의를 더욱 강력하게 이행할 것을 박근혜에게 주문한 이들입니다. 애초에 그 수많은 복지공약들을 이행할 것이라고 믿은 이들은 여야권 지지자들을 가리지 않고 아무도 없었을 겁니다. 이제까지 이명박 정부가 해온 정책들의 방향을 박근혜 정부가 180도로 틀어버릴 것이라고도 전혀 생각지 않았을 것이고요.
Mephisto
13/12/14 13:21
수정 아이콘
뭔가 상당히 잘못된 글 같습니다.
지금의 작태는 정의가 아니기에 분노하는거지 내가 원하는 대로 안되서 분노하는게 아닙니다.
그르기때문에 그것을 수정해야 함에도 힘으로 저지 당하기에 모략으로 저지 당하기에 분노하는 겁니다.
악에 힘이 없어 대항 할 수 없더라도 분노는 해야하는거 아닌가요?
언제부터 정치가 법위에 서게 된건가요?
법을 만드는 자들은 법을 지킬 필요가 없는건가요?
그게 정치인가요?
Alan_Baxter
13/12/14 13:37
수정 아이콘
제목이나 부분적으로만 보신 것 같아 참 답답합니다...
댓글에도 썼지만, 기득권이나 정권에 대한 분노와 지지자에 대한 분노는 별개로 생각해야 된다는 게 요지입니다.
저도 글을 참 잘못 쓴 것 같기는 하네요. 근데, 본문이나 리플 보시면 말씀하시는게 정말 오해라는 점을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인간실격
13/12/14 16:53
수정 아이콘
솔직히 말해서 그냥 말장난 같은 글입니다. 증오니 위로니 하는 단어들은 현 시점에서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 같네요.
Alan_Baxter
13/12/14 18:07
수정 아이콘
솔직히 말해서 정말 화가 나고 불쾌한 리플입니다. 저 나름대로 현실정치에 대해 고심하고, 해법은 뭐가 있는지 생각해보고 쓴 글인데
대충 보시고 아무런 의미없다고 단정짓는 것은 전혀 소통의 자세가 되어 있지 않는 것 같습니다. 최소한 왜 말장난 같은지, 증오니 위로니
왜 의미 없는지 정확하게 말씀해주셨다면 불쾌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운영진께 벌점 사유인지 여쭈어보고 싶을 정도입니다.
뜨와에므와
13/12/14 18:16
수정 아이콘
이런 글이 왜 '너만 쿨해져라'인지 모르신다면 순진하신걸테죠.

'증오하던 자'와 '위로해야할 자'가 각각 분리되어 정해져있고(지금까지, 앞으로도)

용서할 자와 용서받아야할 자 역시 늘 그자리에서 자리바꿈없이 서있는 이나라에서

이 글이 얼마나 부조리한지 생각해보시길 바라네요.
Alan_Baxter
13/12/14 18:35
수정 아이콘
올바른 역사의식을 통해서 "증오의 대상"과 "위로의 대상"을 선별하자는 건 동의하고 글에도 분.명.히 나와있습니다.
올바른 역사의식을 통해서 당대의 사회문제가 무엇인지 인식되고, 그에 따라서 제대로 된 이념이 등장하기 때문이죠.
제가 하고픈 말은 증오의 대상이 만들어낸 이데올로기에 잠겨져 있는 사람들을 증오하는 것은 그 증오하는 상대가 원하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기득권 세력을 지지하는지에 증오만 한다면 과연 세상이 변할 수 있을까요?
박근혜 정권은 4년 뒤면 끝나지만, 그러한 망령들은 10년 후에도, 100년 후에도 남아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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