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전에 주키니호박으로 가입했었던 ... 현 팥빙수입니다. 당시에 여러 회원분이 닉네임 변경하면 어떻겠느냐 라는 말씀들을
많이 하셔서 탈퇴후 팥빙수로 재가입하고 두달을 다시 기다렸습니다.

각설하고 팥빙수에 관한 이야기를 해 볼게요.
윤종신 씨의 팥빙수를 배경음악으로 띄우고 싶지만, 저작권을 생각해 참기로 하고요.

여기서 이야기하는 것은 '팥'빙수입니다. 과일빙수가 아님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팥빙수는 단연 여름에 먹는 것이 최고입니다. 그러나, 겨울에 먹어도 참 맛있는 간식이며, 동지팥죽을 대체할 수 있는
훌륭한 대체제입니다.(뜨거운거 잘 못드시는 분들 한정)

그럼 이 팥빙수에 들어가는 재료들이 뭐뭐 있느냐(얼음과 졸임팥은 제외합니다.)

우유를 기반으로 한 재료들에는 ... 우유, 연유, 생크림, 아이스크림
쫄깃한 식감과 더불어 든든한 한 끼를 보장해 주는 ... 찹쌀떡
새콤한 맛과 팥빙수의 식감을 좋게 해주는 ... 각종 과일과 젤리
이것이 팥빙수의 파를 가르게 하는 .... 과일시럽 or 초코시럽
과거의 맛을 생각나게 할 수 있는 ... 미숫가루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는 가장 최고의 팥빙수 전체재료 조합은 얼음, 졸임팥, 우유, 생크림, 찹쌀떡, 파인애플 조각, 수제 딸기잼, 아이스크림
이 조합이 가장 럭셔리하며, 맛있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현재 이 조합은 대전광역시의 '성심당'에서 판매되고 있는 조합과 동일하며
서울특별시의 김영모과자점(김영모 명장님)과 인천광역시의 안스베이커리(안쳥현 명장님)의 팥빙수 조합과 거의 대동소이합니다.

사실 재료값을 아끼는 조합이라면 얼음, 중국산팥물, 우유, 연유, 찹쌀떡조각, 건젤리, 미숫가루, 초코시럽, 후루츠칵테일 이 조합이
가장 저렴한 재료라고 볼 수 있지요. 아마 2천원~3천원대 팥빙수라면 대부분이 이 조합을 사용하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저 위의 재료 조합은 정말 깊고 풍부한 팥빙수 본연의 맛을 느끼게 해 줍니다.

연유는 보통 많이 쓰고 계시지만 이 재료는 역상성 과일과 만나거나 보리가 많이 들은 미숫가루와 만나면 팥빙수 맛을 엄청
텁텁하게 만드는 주 요인이 되고, 팥빙수를 싫어하는 여성분들이 꼽는 대부분의 이유가 바로 이 텁텁함 때문에 생긴다고
보시면 됩니다.

찹쌀떡 대신 절편을 쓰시는 곳도 가끔 봤습니다만, 빠른 시간안에 섭취하지 않으면 절편은 너무 굳어서 딱딱해지는 경향이 있지요.
팥빙수용 찹쌀떡에는 밀가루가 아주 소량(반죽의 1~3%정도)가 들어가기도 합니다. 밀가루가 물에 풀려서 연해지면 그 사이로
얼음팥물이 들어가 떡을 부드럽게 해주는 경향이 생겨서 극소량을 넣는 경우가 있습니다.

맛있는 팥빙수를 만들기 위해 써야 하는 미숫가루의 경우 ... 보리와 콩의 비율이 되도록 적어질수록 좋습니다. 연유와의 마찰로
텁텁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가루가 다 가라앉아서 밑부분을 먹을때 너무 미숫가루 맛만 나게되는 이유가 보리와 콩가루가 그렇게
만드는 점입니다.

...
반전의 한문장을 말씀드리자면, 저는 집에서 국산 팥을 졸이고, 봄에 미리 사둔 딸기를 졸여놓고 동네 떡집에서 찹쌀떡을 준비한 후
신선한 우유와 생크림을 넣고 만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팥빙수를 잘 만드는 곳에 가서 먹는게 가장 편하더라고요. 제가 만들지 않아서 편해서 그런가 봅니다.

첫글입니다. 나름 무거운 글들만 있기에 가벼운글 하나 적어놓고 도망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