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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12/06 12:23:30
Name OnlyJustFor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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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일반] [해축] 03/04 시즌 레알 마드리드의 몰락은 마켈렐레 때문일까? (엑박수정)

유게 등에서 갈락티코 시절 이야기가 나올 때 마켈렐레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당시 시절에 대한 이야기도 있길래 작성해봤습니다.

블로그에 올리는 글로 작성된 터라 반말투인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오래된 탓에 기록 찾기도 힘들었고 기억도 가물가물해서 틀린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카시야스 광렙시절



마드리드와 스페인의 수호신으로 영원히 기억될 이케르 카시야스는 팀의 갈락티코 정책에 의해 강제로 렙업을 했다고 회고한다..?



갈락티코로 대변되는 레알 마드리드의 영입 정책은 "최고의 선수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뛴다"를 모토로 당시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매해 영입하기 시작했다.

2000년 피구를 시작으로 2001년 지단, 2002년 호나우도 그리고 2003년 여름 베컴을 영입함으로 명실상부한 세계최고의 클럽으로 우뚝서는듯 했다.

당시 레알 마드리드는 01-02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 02-03시즌 리그 우승을하며 갈락티코 영입의 효과를 보고 있었고 0304시즌을 앞두고 베컴의 영입으로 레알 마드리드는 더 완벽해질 것만 같았다.

그리고 맞이한 03/04시즌에 기대와는 달리 레알 마드리드는 무관에 그쳤고 그후 06/07 리그 우승을 하기까지 3년을 무관으로 머물러야만 했다.



당시의 이 갈락티코 정책을 향한 가장 큰 비판은 팀의 살림꾼의 역할을 책임지던 클로드 마켈렐레를 선수의 연봉인상 요청을 거절하며 팔았다는 것이고 당시 페레즈 회장의 발언인 '4m 패스만 가능한 마켈렐레를 팔고 40m 패스가 가능한 베컴을 영입했다'는 아직까지도 까이는 발언이다.

그리고 마켈렐레가 떠나자 3년간 팀은 무관에 그쳤고 저절로 성공으로 이끌어줄 것이라 여겨졌던 갈락티코 정책은 실패, 성적 압박으로 페레즈 회장 역시 물러나게 됐다.

그래서인지 당시 레알 마드리드의 실패의 원인을 마켈렐레의 부재로 보는 시선이 적지않고 아직까지도 마켈렐레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모든 게 마켈렐레 때문이고 마켈렐레가 있었다면 달라졌을까?






레알 공고와 거진 4천억짜리 벽



03/04시즌 IN&OUT

IN

데이비드 베컴

OUT

클로드 마켈렐레, 페르난도 이에로, 스티브 맥마나만, 페르난도 모리엔테스


최종 스쿼드

GK 카시야스, 세사르

DF 살가도, 카를로스, 엘게라, 라울 브라보, 파본, 루벤, 미남브레스, 메히야

MF 베컴, 지단, 피구, 캄비아소, 솔라리, 누네즈, 구티, 보르하, 후안 프란, 조르디 로페즈

FW 라울, 호나우도, 포르티요

*당시 자료를 구하기 힘들어 03/04시즌 리그 출전 선수들로 정리.


지금 보면 정말 습자지같은 팀의 스쿼드이지 않을 수 없다. 추억의 파본, 메히야, 포르티요가 눈에 띈다.

라울 브라보와 미남브레스는 이름 갖고 장난치는줄 알았다. 보르하, 조르디 로페즈같은 팬으로서 듣도보도 못한 선수도 있고 캄비아소는 쩌리시절..


여담이지만 당시 매물로 나왔던 선수로는 네스타가 있었고 칸나바로도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하지만 우리에겐 파본이 있다며 패스.

마켈렐레 아적후 엘게라를 원래 포지션인 미드필더로 올리고 수비로 가브리엘 밀리토를 영입하려 했으나 밀리토가 메디컬테스트에 탈락하며 영입 실패. 그 후 아얄라 영입을 시도하나 발렌시아가 거절한다. 그리고 빈손으로 돌아오고 03/04시즌이 시작된다.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지다네스 파보네스 정책.





03/04시즌은 머리 속의 기억과는 달리 레알 마드리드가 시즌내내 폭망했던 그런 시즌은 아니였다.

33라운드까지 승점차없는 공동1위였고 26라운드에는 당시 2위 발렌시아와 승점차가 8점까지 났었다.

하지만 그 이후 레알 마드리드는 한없는 추락을 한다. 

26라운드까지 18승 5무 3패를 기록, 경기당 2득점 1.2실점을 기록했던 팀이 이후 12경기에서 3승 2무 7패, 경기당 1.5득점 1.9실점을 기록한다.

26라운드 8점까지 차이가 났던 승점이 이후 점점 줄기 시작하더니 29라운드에서 1점차로, 32라운드에서 역전당한다.

2004년 3월부터 레알 마드리드의 하락세가 시작된 것이다.



같은 기간 치루었던 다른 대회에서 역시 레알 마드리드는 추락하기 시작했다.

챔피언스리그에서 레알 마드리드는 마르세유, 포르투를 상대로 한수위의 실력을 보여주며 4승 2무로 조별예선을 쉽게 뚫고 올라간다.

16강에서 숙적 바이에르 뮌헨을 만난 레알 마드리드는 1승 1무로 8강에 진출을 확정 짓는다.

그리고 8강에서 모나코를 만난 레알 마드리드는 3월 24일 홈에서 4:2의 승리를 거두지만 4월 6일 모나코 원정에서 모리엔테스의 무메랑으로 3:1의 패배를 당하며 총합 5:5로 동률이지만 원정다득점 원칙에 챔피언스리그에서 탈락한다.


코파 델 레이역시 마찬가지로 4강이 진행된 2월까지는 발렌시아, 세비야를 가뿐하게 물리치고 결승에 오르지만 3월 17일 결승전에서 사라고사를 만나 연장전 끝에 2:3의 패배를 당한다.

03/04시즌 트레블에 가장 가까이 갔던 팀이었고 그것이 꿈만이 아니라고 느낀 순간 꿈으로 끝나버렸다.

코파 델 레이 탈락, 챔피언스리그 탈락을 시작으로 레알 마드리드는 앞서있었던 리그에서도 추락하기 시작한다.

이 모든 게 2004년 3월에 벌어진 일이었다.





갈락티코급의 대우를 원했던 마켈렐레



결국 이쯤에서 생각나는 건 마켈렐레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갈락티코 1기 실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받은 마켈렐레의 부재.


하지만 그 원인을 마켈렐레에게 돌리기에는 마켈렐레가 없었던 시즌 중반까지 더 정확하게는 2월까지는 문제없이 순항 중이었다.

33라운드에 승점차없는 공동1위를 했으며 코파 델 레이는 결승행,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무려 숙적 바이에른 뮌헨까지 꺽고 8강에 오른다. 16강이 아니란 말씀..

갑작스럽게 한순간에 닥친 이 악몽같은 일은 정말 마켈렐레의 저주일까?



당시 레알 마드리드의 감독은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경을 보좌했던 카를로스 퀘이로스 현 이란 감독이었다.

베컴과 함께 마드리드로 입성한 이 감독은 선수단 정신력의 꾸준함을 이유로 선수교체를 잘 하지 않았다.


지난 시즌 무링요 감독의 호날두 기용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건 로테이션이 없는 압도적인 출장시간 때문이었다. 하지만 호날두도 선배들에 비하면..

03/04시즌호나우도와 지단 역시 각각 2612분과 2704분으로 12/13시즌에 투입된다면 압도적인 출장시간을 기록하게 된다.

부상을 달고 살았고 그 때문에 결장이 잦았던 호나우도라고 생각한다면..


아무리 당시 상황이 로테이션 시스템이 지금과같이 정착하기 전이라고 생각하더라도 무링요 감독역시 로테이션을 즐겨하는 감독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충격과 공포다.

주전급으로 분류되는 디 마리아, 케디라, 외질, 아르벨로아가 모두 2000분 내외이지만 03/04시즌 주전급들 가령 라울 브라보 같은 경우는 2860분이다. 

살가도는 리그 38경기 중 35경기에 나섰는데 이 35경기를 모두 풀타임 출전을했다.

특히 포워드는 호나우도, 라울, 포르티요까지 3명이었지만 포르티요의 출장시간은 393분밖에 되지 않는다. 모든 짐을 호나우도와 라울이 지게 되었고 리그 막판 중요한 경기에서 호나우도의 결장은 큰 아쉬움이 되었다.


리그에 출전한 선수들의 숫자도 12/13시즌은 31명이었지만 03/04시즌은 24명에 그친다. (이 중 한 명은 1라운드에서 5분뛰고 이후 이적한 모리엔테스)

12/13시즌에 31명이 나눠 지었던 짐을 10년 전에는 23명이 나눠 진 것이다.

리그 기록을 찾아보면 선수교체가 이루어진 시점또한 80분이 지난 경우가 대다수였고 90분 추가시간에만 교체가 이루어진 경우도 많다.


그 결과 리그에서 상위 6개 팀(발렌시아, 바르셀로나, 데포르티보, 빌바오, 세비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을 상대로한 상대전적에서 전반기에는 4승 2패로 앞서지만 후반기에는 2승 1무 3패에 그치고 말았다.

특히 전반기 누캄프 원정에서 2:1로 승리했지만 후반기 홈인 베르나베우에서 1:2의 패배를 당한다.


그리고 33라운드 승점차 없이 공동 1위를 간신히 유지했지만 이후 마지막 5경기에서 내리 5연패에 빠지며 순식간에 리그순위는 4위로 내려앉는다.

이 5경기 중에서 한 경기만 이겼어도 승점 73점으로 리그2위를 기록했을 것이다.





공식 경기에서 왼쪽의 사진이 쓰인 적은 없었다.



맺으며..

03/04시즌 레알 마드리드의 부진과 갈락티코 정책의 몰락은 마켈렐레의 부재로만 볼 수는 없다.

마켈렐레 없이도 레알 마드리드는 순항했고 전반기를 마쳤을 당시 트레블의 꿈을 꾸던 팀이기도 했었다.

경기력 역시 상위권 팀 치고는 실점이 높았지만 득점력에서 압도적이었다.(리그막판 부진했어도 득점은 리그 1위, 다만 실점 역시 리그 상위권)

당시 라리가의 판세는 발렌시아와 데포르티보 같은 상위권 팀들도 우승을 노리는 전력을 갖추고 있었고 (결국 그 해 우승 역시 발렌시아) 전체적으로 평준화된 시기였음에도 26라운드까지 레알 마드리드의 승점은 압도적이었다.

그 결과 팀의 순항 탓인지 여름에 시간 부족 등의 이유로 수비진 보강에 실패했던 보드진은 겨울에 아무런 보강을 하지 않았고 리그 막판 중요한 순간에 선수들의 체력 방전 등 경기력 저하로 나타나며 추락하기 시작했다.


당시 레알 마드리드가 겨울에라도 수비진 보강에 나섰다면 감독이 조금만 더 로테이션으로 선수들을 배려했다면 그 해 레알 마드리드는 유럽에서 가장 성공한 팀이 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선수들의 체력 저하와 더불어 경기력 저하의 원인이 마켈렐레가 떠남으로 선수들의 수비부담이 커지며 생겨난 일이라고 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마켈렐레가 있었어도 습자지같은 팀 스쿼드와 그 팀을 같은 감독이 지휘했다면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03/04시즌의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마켈렐레의 부재가 아닌 카를로스 퀘이로스의 존재였다.






03/04시즌 하이라이트 영상



3라운드 바야돌리드전.

미친듯이 바야돌리드를 두들겨 패는 레알 마드리드

 



32라운드 오사수나전

무기력한 오사수나전 곤두박질치는 성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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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arBear
13/12/06 12:28
수정 아이콘
정말 좋은글 감사합니다.. 다만 엑박인지라...
OnlyJustForYou
13/12/06 12:30
수정 아이콘
헐.. 엑박인가요? 이런..
고윤하
13/12/06 12:33
수정 아이콘
익스 크롬 둘다 사진이 안나오네요 흑흑
무무반자르반
13/12/06 12:43
수정 아이콘
블로그나 그런데서 링크따오시면 액박입니다 크크

구글 블로그는 안그러니 이용해보세용
OnlyJustForYou
13/12/06 12:48
수정 아이콘
티스토리에 올려놓고 갖고 왔었는데 지금은 잘 나오나요? 하하 어렵네요.
반니스텔루이
13/12/06 12:59
수정 아이콘
티스토리 사진 막힌지 몇 주 된.. 저도 불판깔면서 얼마전에 안;;
OnlyJustForYou
13/12/06 13:10
수정 아이콘
어쩐지 예전엔 됐는데 막힌 거군요. 방심했다가 당했네요 크크
13/12/06 12:48
수정 아이콘
좋은글 잘봤습니다 당시 실패에대한 원인으로 수비진 퀄리티에 대한 애기도 꽤 나왔던 것이 생각나네요. 더불어 전시즌인 02~03 시즌 선수들의 출장기록도 궁금해지네요.
OnlyJustForYou
13/12/06 13:10
수정 아이콘
이전 시즌에 비하면 주전급들은 200분 내외로 출장시간이 는 편이고 캄비아소, 구티같은 로테이션 급들은 준 편입니다.
다만 카를로스는 오히려 이전 시즌에 비해 늘었고 지단은 같고요.
리그 기록만 놓고 봤을 때 이렇고 여기에 챔스와 컵대회가 들어가면 차이가 더 심해지는데 여긴 통계내기가 힘들어서..
그리고 델 보스케 시절엔 컵대회 2군 내보냈다가 떨어지고 했는데 03/04시즌은 주전급 대거 기용했고 그덕에 초반 광탈이 없긴 했죠. 주전혹사로 얻은 준우승. 차라리 일찍 떨어졌으면..
13/12/06 13:16
수정 아이콘
그렇군요. 적절한 로테이션을 돌려준다는게 참 알면서도 어려운일 같습니다.
저도 당시 레알의 실패가 마케레레 한명에게 있다기 보다는 전체적인 스쿼드의 공수 불균형과 로테이션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GO탑버풀
13/12/06 12:50
수정 아이콘
크롬 사진 잘 나옵니다~
잘 읽었습니다
아 0203이나 0304에 챔스우승 한번더 할줄 알았는데 ㅠㅠ
곧내려갈게요
13/12/06 13:02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Rorschach
13/12/06 13:03
수정 아이콘
페레즈 회장이 저런 말을 했었나요 크크크
OnlyJustForYou
13/12/06 13:15
수정 아이콘
당시 페레즈는 까여도 됩니다. 아니 까여야만 합니다. 크크크
Arkhipelag
13/12/06 13:26
수정 아이콘
아마 저 말은 페레스 회장 죽을 때까지 따라다닐 듯 하네요 크크크
SuiteMan
13/12/06 13:29
수정 아이콘
선추천 후 감상하겠습니다~
13/12/06 13:32
수정 아이콘
정말 습자지 같은 스쿼드와 주전들 피로감 누적이 엄청나군요.
동네형
13/12/06 13:34
수정 아이콘
음.. 결국 마케레레를 놓치고 실점률이 올랐고
그만큼 미들 장악이 떨어지니 선수단 전원의 체력이 더 방전 된 거 아닌가요?

마케렐레의 대체자를 대려오는데 실패 했으니 결국 그게 문제인건 맞는게 아닌지..
OnlyJustForYou
13/12/06 13:46
수정 아이콘
실점률에 있어선 02/03시즌이 42실점이었고 03/04시즌이 54실점으로 확 뛰긴 했지만 04/05는 또 32, 04/05은 40 실점으로 오히려 마켈렐레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예나 지금이나 레알 마드리드는 미들부터 장악해서 경기를 펼치는 타입은 아니었다고 보고요.
본문에도 썼듯이 마켈렐레가 빠짐으로 선수들 부담이 가중화되는 부분은 일정 있으나 오히려 로테이션 없이 베스트11만 풀타임 기용하는 문제가 더 크다고 생각해요.
마켈렐레 대체자가 없었어도 로테이션만 좀 더 신경 써줬다면 리그막판 5연패는 안 했을거라고 보이고요.
Realization=V.D
13/12/06 13:37
수정 아이콘
갈락티코 2기부터 레알을 좋아했던 사람으로 1기때 스쿼드만 대충알지 자세한건 몰랐는데 자세히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매번 마케렐레만 있었어도.. 소리만 들었는데 이렇게 보니 새롭네요.

페레즈는 까여야하지만 어떻게보면 엄청난 상업적 이익을 거둔건 성적부진 뒤에 숨겨진 뭔가가 아닐까 싶네요.. 추천합니다!
김기만
13/12/06 13:40
수정 아이콘
미남브레스 라울브라보 빵 터지네요.

미남인 미남브레스...

라울선수 힘내라고 라울 브라보...엌!
Arkhipelag
13/12/06 14:03
수정 아이콘
퀘이로즈의 존재가 제1원인이라는 점 동의합니다만, 마켈렐레의 이적이 그 다음 원인 정도는 될 듯 하네요.

아시다시피 갈라티코 레알(델 보스케 때를 말합니다.)은 전방의 판타스틱4가 최대한 공격에 전념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수비시에는 그냥 서 있는 사람 정도의 수준이었고(예외라면 라울 정도. 라울이 수비공헌이 좋은 선수이긴 하지만 박지성처럼 락다운 전담으로 쓸 수 있을 정도의 엄청난 수비력을 갖춘 선수는 아니었죠. 애초에 그렇게 쓸 이유도 없고요.), 카시야스와 백4(그나마도 좌우 풀백이 카를로스-살가도..) 그리고 2명의 피보테가 사실상 모든 수비를 전담하는 게 레알의 수비전술이었는데, 센터백들이 하향세의 이에로와 뛰어난 피보테였으나 센터백으로는 그렇지 못했던 엘게라였던지라 백4 앞의 피보테의 중요도가 막대했죠.
베컴이 오기 전에는 주전라인이 마켈렐레-콘세이상이었는데 이 때는 문제없이 돌아갔고요. 델 보스케가 롤을 정말 잘 부여했죠.

문제는 이 라인이 퀘이로즈가 오면서 순식간에 해체됐다는 거;;;
마켈렐레는 페레스의 희대의 개드립과 함께 첼시로, 콘세이상은 도르트문트로 나갔고 이들을 대체했던 게 피보테로 돌아온 엘게라와 어떻게든 써야 했던 베컴. 그리고 이에로도 떠난 센터백 라인은 전설의 파본-브라보;;;
시즌 초반에 미친 듯이 상대를 두들겨 패는 모습 때문에 잘 드러나지 않았을 뿐, 03-04 시즌의 수비는 시즌 초반부터 실점지표 이상으로 문제가 있었습니다. 기동력이 확연히 저하된 중원(엘게라와 베컴 모두 기동력이 뛰어난 선수는 아니었죠. 엘게라가 센터백으로 갔던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발이 느리다는 점이었고, 베컴은 활동량이 많지만 스피드가 좋은 선수는 아니었고요. 전대의 마켈렐레-콘세이상의 경우 활동량과 기동력을 모두 갖춘 라인이었죠.)은 상대에게 많은 찬스를 내주었고, 센터백은 그 전설의 라인.. 카시야스가 광렙하면서 막아내서 실점지표는 시즌 초중반엔 직전 시즌과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한계를 나타낼 수밖에 없었죠.
퀘이로즈가 로테이션을 돌리지 않았던 건 덤이고요. 사실 퀘이로즈가 로테이션을 돌리지 않았다기보단 돌리지 못했다가 좀더 정확한 표현이겠지만요. 당시 레알의 선수 출전에 대해 페레즈 등의 프런트들이 간섭해왔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었고, 이는 갈라티코 2기의 첫 수장이었던 페예그리니 때도 크게 다르지 않았죠. 무리뉴가 오고 나서야 이게 바뀐 거고요.
OnlyJustForYou
13/12/06 14:26
수정 아이콘
거기에 심지어 초반은 베컴이 오른쪽에서 뛰었고 중앙 지단이 뛰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베컴이 중앙에 있을 땐 그래도 열심히 뛰기라도 해줬지만 지단은 수비가담을 하지않는 선수다보니..
센터백은 이에로가 전 시즌부터 노쇠화기미가 보였다지만 떠난 게 아쉬운 점이 이에로와 있을 땐 파본의 삽질이 두드러지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이에로가 없으니 파본은 그냥 구멍.. 그래도 브라보는 나름 국대에도 발탁될 정도로 기본 실력은 있었다고 보지만 아쉽긴하죠.

경기력에 관한 부분은 오래되서 희미하고 카시야스 덕이긴 하겠습니다만 초반 득실과 후반 득실의 차이가 심하고 전반기는 2점 이상 실점한 경기가 3게임으로 매경기 승점을 챙겼는데 후반은 그걸 못하지요.
경기력은 좋지 못했어도 꾸준히 승점만 꾸역꾸역 챙겼어도 리그 타이틀 지키는데 큰 무리가 없었을 건데 이 점은 마켈렐레의 탓 보다는 스쿼드 얇기와 로테이션 부재이고 이 점에선 마켈렐레가 잔류했더라도 다르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흐흐

프런트가 간섭한 거야 까이고 까여야하지만 선수를 2명 교체하는데 모두 90분 추가시간에 하는 등 선수들 체력안배에 전혀 신경쓰지 않은 게 가장 안타깝게 느껴져요. 여기서 관리만 잘 해줬어도 4위로 리그를 마치진 않았을 건데..

여러 복합적인 문제가 있겠지만 다른 문제는 다 감수하고서 성적을 냈을 거 같은데 저 부분은 도저히 어찌 할 수가 없다고 느껴집니다..
Arkhipelag
13/12/06 16:23
수정 아이콘
초반에 미들진을 피구-지단-엘게라-베컴 식으로 조합하다 슈퍼컵이랑 리그 초반에 문제 생겨서 지단-엘게라-베컴-피구로 바꿔야 했죠. 슈퍼컵에서 마요르카의 이바가사에게 털리던 게 기억나네요.

파본-라울 브라보 조합이 실패한 건 두 선수 모두 커맨더형 센터백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이 컸다고 봅니다. 브라보는 카스티야(당시는 레알 마드리드 B)에서 왼쪽 풀백이었고(키가 176이고 마른 체격이라 애초에 센터백으로 서기에 부적절했습니다. 풀백 자리에서 수비력이 괜찮았다는 이유로 센터백으로 전향했던 건데 풀백에서 요구되는 수비능력과 센터백으로서 요구되는 능력은 차이가 크죠.), 파본은 '네스타를 영입할 필요는 없다. 우리에겐 파본이 있으니까.'란 페레즈의 (지금에 와서 보면)개드립이 약간은 수긍할 수 있을 정도로 전도유망한 센터백이었지만(당시 평가로는 이대로 성장하면 향후 무리 없이 스페인 국대에서 한 자리 해먹을 수 있는 선수라는 평이었죠. 지금으로 치면 바란 조금 밑급의 기대치라고 보시면 됩니다.) 커맨더형 센터백은 아니었으니까요. 이에로와 함께할 때 괜찮았던 이유는 이에로가 커맨딩을 잘 해줬기 때문이죠. 엘게라와 센터백을 구성했을 때도 엘게라가 스토퍼, 이에로가 커맨더로 경기를 해왔고요.

리그 초반에는 2골 먹히면 3골 넣으면 되지 하면서 가패하고 다녀서 가끔씩 드러나던 수비불안이 크게 눈에 띄지 않았던 거고, 중반 이후부터 로테이션을 돌리지 않았던 폐혜인 주전들의 체력저하가 시작되면서 문제가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전대 감독인 델 보스케도 그렇게 로테이션을 잘 돌렸던 감독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퀘이로즈보단 나았다는 게 차이점이겠죠(사실 그 당시엔 대부분의 감독들이 그랬죠. 축구계에서 로테이션이 확실히 주목받게 된 건 베니테즈의 영향이 크다고 봅니다만 여기선 중요한 게 아니니 생략합니다.). 델 보스케 밑에선 구티나 솔라리 같은 선수들이 조커 역할을 쏠쏠하게 해줬는데 퀘이로즈 밑에선... 더 이상의 자세한 표현은 생략합니다.

한편으론 로테이션을 돌릴 정도로 당시 레알의 스쿼드가 탄탄했는지가 문제인데, 본문에 나왔듯이 베스트11 + 구티와 솔라리 정도를 제외하면 나머지 선수들은 사실 레알 마드리드란 이름에 걸맞지 않은 선수들이었죠(센터백 라인도 레알 마드리드의 주전으로서 걸맞지 않았던 거지 로테이션급으로 썼다면 충분히 제 몫을 할 수 있는 멤버들이었죠.). 여기에는 스패니쉬 육성 플랜, 팀 총연봉 문제 등 여러 가지 원인을 들 수 있겠지만 확실한 건 리그 우승 + 챔스 4강을 하고도 짤린 델 보스케 이상의 성적을 강요받았던 퀘이로즈에게 로테이션을 바랄 수 없었던 팀 내 상황이었죠. 덕분에 시즌 초반부터 베스트11만 주구장창 돌리다가 방전되어서 후반기에 개털리고... 마켈렐레는 연봉 문제로 나간 거니 어쩔 수 없었지만서도, 콘세이상까지 보내서 막강했던 피보테 라인을 아예 해체해버린 게 결정적이었죠. 마켈렐레만큼 솔리드하진 않았지만 자기 몫을 충분히 해주던 선수를 너무 쉽게 내보내버렸다는 것.

당시 프런트야 두 말 하면 입 아픈 거고, 경기 중에 체력안배를 신경 안 썼던 건 퀘이로즈를 까야죠. 승점 3점이 확실히 확보된 경기라 치면 65~70분쯤부터 교체해주면서 관리 들어가야 하는데 교체시간 보면 그저...
13/12/06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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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락티쾨 시작에 맥마나만도 포함시켜주세요!!! 그림같은 가위차기로 챔스우승을 견인한 맥마나만, 다음시즌부터 귀신같이 피구지단에 밀려 벤치행.... 그리고 그는 말했죠' 벤치에만 있어도 축구가 느는느낌이다' 리버풀팬들은 단체로 맨붕에 빠지는데...
구밀복검
13/12/06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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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03-04 후반기 33R에 베르나베우에서 있었던 엘 클라시코도 큰 타격을 주었죠. 아직까지는 리그 우승이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었고, 그 전 경기인 마드리드 더비에서도 승리했기 때문에 반등 가능성은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경기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이 경기에서 레알은 거의 시종일관 바르셀로나를 압도했죠. 팀 전력이 그렇게 다운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결과는 내용과 달리 2-1 바르셀로나의 승리로 끝나고, 이후 레알은 추락을 수습하지 못하며 거짓말 같이 리그 5연패를 당하고 4위를 밀려나게 됩니다. 제 생각엔 이 엘 클라시코에서만 이겼어도 리그 우승 정도는 들었을 거라고 봐요. 이때 발렌시아와 최종적으로는 7점 차이가 났는데, 5연패하며 15점이 날아갔으니까.
13/12/06 19:23
수정 아이콘
사람들이 03-04시즌이 폭망했다고 기억하는건 성적보다 경기력이 너무 안 좋았다는게 크죠.

경기내내 휘둘리다가 어찌됐든 골만 넣어 이기는 아슬아슬한 경기들의 연속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수비수들 능력도 떨어지는데 수비수 팔고 공격수 사왔으니 말 다했죠. 첼시로 간 마케렐레는 자신의 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줬고요.

하이라이트 보면 멋있을지 몰라도 저때의 레알 마드리드는 조잡함 그 자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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