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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11/23 19:02:17
Name 후추통
Subject [일반] 당신은 어떤 딸을 원하시나요?
늦었지만 HOOK간다님 헌정글.

https://pgr21.com/?b=8&n=47812

어떤 딸을 원하신다고요? 이쁜딸?

삼국지 내에서도 미녀는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삼국지의 메인 여캐라고 하면 백이면 백 초선입죠. 동탁의 시녀가 초선의 모델이라고 하지만 그저그런 여자가 호로관 메뚜기를 홀렸으리라고요.

실제로 초선에 관한 2차 창작은 엄청난 미녀죠.

문학적 재질이 뛰어난 딸을 원하신다고요?

바로 채염입니다. 자는 문희인데....자가 文姬, 그러니까 문장에 뛰어난 여성이라고 하고 실제로도 정사에는 남편인 동사를 살리기 위해서 아버지 채옹의 문장을 되살리기도 했고, 호가십팔박은 후대의 창작설이 유력하지만 이외에도 많은 시나 책을 쓰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아버지 채옹의 저작들이 이각,곽사가 벌인 삼보의 난을 통해 많이 사라진후, 조조가 채옹의 저작을 복원하라고 명령하자 아버지 채옹은 4천여권의 책을 자기에게 주었지만 다 없어지고 자신이 기억해 외울수 있는건 겨우 400여편(!!!!)이라고 말해서 이를 자신이 직접 써서 바칠 정도였습니다. 뭐 하지만..팔자가 좀 많이 사나웠다는게...하지만 당시 상황이 당장 내일 죽어도 이상하지 않던 시기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많이 사나웠던건 아니였죠.

현명한 딸을 원하신다고요?

바로 신헌영. 신비의 장녀입니다. 신비는 아내가 임신하자 점을 쳤는데 태어나는 자식이 기린아가 될 것이라는 점괘를 듣습니다. 신비는 기뻐하면서 해산을 기다렸는데...태어나보니 딸이였습니다.

하지만 신헌영은 여자이긴 했지만 그 점괘대로 뛰어난 사람이었습니다. 업에 머물던 당시 신비가 조조에게 항복하자 심배는 신비의 가족을 잡아다 죽이려했지만 신비의 아내, 신헌영, 신창은 탈출에 성공하죠.

294년 고평릉 사변으로 인해 조상이 정권을 사마의에게 탈취당합니다. 그런데 신창은 당시에 조상의 참군으로 있다가 사마의가 쿠데타를 일으키자 동료인 노지는 조상의 남은 병사를 이끌고 탈출하면서 신창을 불러들입니다. 두려웠던 신창은 누나인 신헌영에게 해결책을 묻죠.

신헌영 : 사마의의 목적은 조상과 그 일파를 제거하려 하는 것이지 너에게 해가 미치진 않을 것이다.
신창 : 그러면 노지를 따라가지 않아야겠군요.
신헌영 : 아니. 너는 노지를 따라 조상에게 달려가거라.
신창 : 네? 누님! 하지만 그렇게 되면 저 역시 죽을 겁니다.
신헌영 : 아니다. 만일 네가 성 내에 남아있는다면 의리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여겨 죽음을 당할 것이다. 하지만 네가 조상에게 달려간다면 너는 주군에 충실한 사람으로 여겨져 살수 있을 것이다.

신헌영의 조언을 들은 신창은 바로 조상에게 달려갑니다. 이후 사마의가 공작을 벌여 모든 권력을 잃은 조상과 그 일파를 숙청하지만 신창은 의리를 지킨 사람으로 여겨져 살아남게 되죠.

이후 신헌영은 종회의 반란을 예견하고 아들인 양수에게 처신을 조심하도록 하게 합니다. 또한 서진의 명장 양호는 이러한 숙모인 신헌영을 존경해서 절기마다 화려한 옷을 지어 보냈는데 신헌영은 이 옷을 받으면 뒤집어 입는 등 검소하게 생활하기도 하다가 79세라는 나이로 장수합니다.

당당한 여장부 타입의 딸을 원하신다고요?

바로 왕이입니다. 왕이의 남편은 옹주 천수군 사람으로서 강도 현령을 지내면서 마초가 농상의 군현들을 장악하고 기성을 함락해 조조가 파견한 양주자사 위강을 죽여버립니다. 위강의 부관인 양부가 마초를 토벌하려 하자 조앙은 강은, 윤봉, 요경, 이준, 왕령과 함께 마초를 토벌하려 하지만 아들 조월이 인질로 마초에게 끌려가자 이 계획 실행을 주저하게 됩니다. 하지만 아내 왕이는 이런 조앙의 주저에 대해 화를 내면서 계획을 실행하도록 하죠.

왕이는 이전에도 천수 사람인 양쌍이라는 자가 반란을 일으켜 서성을 함락시킨 후 왕이의 아들 둘을 죽여버린 적이 있습니다. 왕이는 자결하려다가 딸인 영을 위해서 고생하면서 목숨을 부지하고 이후 양쌍의 반란이 끝나고 상황이 안정되자 음독자살하려다가 주변에서 해독제를 먹여 살려내게 됩니다. 이 일로 인해 천수 일대에는 왕이의 명성이 널리 알려지죠.

실제로 왕이는 처음 기성이 포위당할 당시 조앙을 도와 자신의 패물을 아낌없이 내어 군사들에게 상을 주었고, 위강이 살해당하자 조앙에게 그 복수를 할것을 권합니다. 그리고 왕이 자신 역시 자신의 명성을 이용해 마초의 부인인 양씨와 가까워져 조앙을 마초의 측근으로 밀어넣었죠. 이후 이들에게 배신당한 마초는 격노해 조월을 죽이고 조앙이 지키던 기성을 맹공했지만 조앙, 왕이 부처는 30일간 기성을 굳게 지켜 장합의 지원군과 함께 마초를 쫓아내버립니다.

현모양처의 딸을 원하신다면 이사람을 추천합니다.

무선황후. 누군지 잘 모르시겠다면 이리 말씀 드리죠. 조조의 부인 변씨.

조비, 조식, 조창의 어머니였습니다. 원래 가기 출신이었습니다만 20살에 조조의 첩이 됩니다. 조조가 동탁을 피해 도피한 후 원술이 조조가 죽었다고 전하는 통해 조조의 다른 첩들은 자기 고향으로 가버리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변씨는 이들을 가로막습니다.

"부군의 생사여부를 확실히 알지도 못하고 집으로 돌아가버린다면 나중에 부군께서 돌아오시면 우리는 무슨 낯으로 부군을 바라보겠소? 설령 화가 눈앞에 닥쳐 죽더라도 함께 한다면 무슨 두려움이 있겠소이까!"

이런 변씨의 일갈에 다른 첩들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돌아가는 것을 멈춥니다. 이후 돌아온 조조는 이를 듣고 변씨를 아끼게 됩니다. 이후 조앙의 죽음으로 인해 정처인 정씨가 집으로 돌아가버리자 빈 정처자리를 변씨가 잇게 되었고, 조조의 수많은 자녀들을 변씨가 양육하게 합니다. 변부인은 친자식들뿐만 아니라 다른 첩들의 자녀들에게 똑같이 애정을 쏟아 정성으로 양육합니다.

원래 정처였던 정씨는 조앙이 살아있을 당시에 변씨와 그 자식들을 냉대했습니다. 하지만 변씨는 이후 정처가 된 이후 정씨에게 보복하지 않고 조조가 원정나갔을 때는 사자를 파견해 물품을 보내어 정씨가 어려움 없이 살도록 원조해주고 만나게 되면 정씨를 정처처럼 상석에 앉히고 자신은 아랫자리로 내려갔으며 정씨를 맞이하고 전별할때는 첩이 정처를 모시는 것처럼 행동했습니다. 정씨는 이후 전의 냉대를 후회하면서 변씨에게 감사해 합니다.

정씨 : 저는 이미 폐출된 사람입니다. 어째서 부인께서는 나를 이렇게 환대하시는 것입니까.

이후 정씨가 죽은 이후에도 변씨는 조조에게 청해 제사를 지내는 것을 청해 허락을 받아냈고, 당시 수도였던 허도의 성 남쪽에 장사지냈습니다.

조비는 황제가 된후 자신의 외조부와 외조모에게 작위를 추증하려 하자 진군이 이런 전례가 없다면서 말립니다. 또한 이를 법제화 시킵니다. 하지만 조예는 이 전례를 무시하고 변씨의 조부인 변광을 개양공후, 조모인 주씨를 양도군에 봉하고 변씨의 부친인 변원을 경후로 봉하고 변원의 부인들에게 작호와 인수를 수여합니다.

이러한 변씨는 후대 당태종의 정부인인 장손황후와 비견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장손황후는 동생인 장손무기가 외척임을 들어 그가 국정을 잡는 것을 막으려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변씨의 경우 위략에는 이러한 기록이 있습니다.

변씨의 동생 변병은 건안 연간이 되서야 독립부대장, 그러니까 독립대대의 대대장격인 별부사마가 됩니다. 조조의 처남이 겨우 독립대대 대대장밖에 안되자 변씨는 조조에게 동생의 벼슬이 낮다고 원망하자 조조는 차갑게 대답하죠.

조조 : 단지 내가 너랑 결혼해서 처남된건데 그거 생각하면 별부사마 정도면 높은거잖아?

이후 변씨는 조조가 변병에게 돈과 비단을 더 하사해달라고 요청하자 조조는 또다시 차갑게 대답하죠.

조조 : 내가 내려주는게 아니고 네가 훔쳐다 주는 거나 다름없는데 모자란가봐?

뭐 사실 장손황후가 중국사에서 다섯손가락 안에 꼽히는 현모양처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아무래도 변씨는 옆집 아줌마같이 친숙하다고 할까요?

중국사 뿐만 아니라 역사상 여성이 주체적으로 행동할 경우에 좋지 못한 평가를 받는 적이 더 많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는 다르죠.

훅간다님과 훅보낸다 부부분들을 위한 헌정글이라고 썼지만, 이글을 보시는 분들 그리고 피지알에 들르시는 분들께도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가 본받아야될 사람은 많습니다만, 세상이 본받을 만한 사람을 만드는 것은 부모입니다. 그리고 그런 부모가 된다는 것이야말로 세상의 존경을 받을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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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링
13/11/23 19:04
수정 아이콘
채염 인생은.. 정말 안습
후추통
13/11/23 19:07
수정 아이콘
사실 안습이긴 한데... 당시 세상이 상당히 최악 of 최악일 때라....
오카링
13/11/23 19:17
수정 아이콘
음..채염이 흉노에 끌려갈때가 대충 몇살 정도 되나요? 많아봣자 중고딩 정도일거 같은데.. 어쨌든 좌현왕한테 바쳐졌으면 꽤나 예쁘긴 했나봐요.
후추통
13/11/23 19:23
수정 아이콘
채염의 생몰년도가 정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12년간 있으면서 1남 1녀를 얻었다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10대 후반~20대 초반에 끌려갔다가 20대 후반~30대 초중반에 중원으로 돌아간 것으로 추측됩니다. 관례와 계례가 20살에 하지만 실제로 혼인을 이전에 하기도 하니...
13/11/23 19:04
수정 아이콘
관련글 링크라도 좀 해주세요..
무슨말인지....
후추통
13/11/23 19:07
수정 아이콘
링크 걸었습니다. 일하다가 잠깐 짬나서 피쟐 들왔는데 훅간다님 글이 올라와 있더라구요 ^^
13/11/23 19:15
수정 아이콘
십상시의 난을 일으킨 주범 하태후, 가상의 여장부 축융, 현대 미인에 가깝다는 추녀 황부인, 중국의 레전드 악녀 가황후 등등. 저는 린즈링이 연기한 소교가 좋습니다.
치탄다 에루
13/11/23 19:26
수정 아이콘
소교가 제일입니다 (2)
키니나리마스
13/11/23 19:50
수정 아이콘
요즘 핫하기로는 왕원희가..
다이아1인데미필
13/11/23 20:22
수정 아이콘
뭐 정모도 하긴 하지만 딱히 규정에 제목부터 상대방의 닉을 언급해도 되나보네요?
후추통
13/11/23 20:25
수정 아이콘
음...?닉 언급 제목 안되나요? 닉언급 제목은 처음이라서요.
be manner player
13/11/23 21:02
수정 아이콘
저격글이 아니라 친목 문제를 말씀하신 거 같은데..
https://pgr21.com/pb/pb.php?id=notice&no=279
피지알이 친목행위의 폐혜를 조심하기도 하고,
제목을 그냥 부모들은 어떤 딸을 원하나요 정도로 써도 상관없을 텐데 굳이 닉네임을 쓰는 게 의아하기도 하네요.
이 글 자체가 아주 심한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만약에 PGR 1페이지에 닉네임 언급글이 대세를 이룬다 이러면 좀 꺼려질 거 같네요.

글 자체는 잘 봤습니다.
후추통
13/11/23 21:05
수정 아이콘
제목 수정했습니다.
be manner player
13/11/23 21:11
수정 아이콘
네 저도 좀 과하게 지적을 한거같네요.. 기분 상하지 않으시길..
글 내용보니까 참 다들 대단한 인물들이네요. 팔자가 쬐끔 사나워보이긴 합니다만, 시대가 시대니까 뭐..
HOOK간다
13/11/23 20:32
수정 아이콘
뭐 저격은 아니니까요. 괜찮습니다 전.
13/11/24 01:27
수정 아이콘
말씀에 일리가 있긴 하네요. HOOK간다님과 후추통님이 서로 모르시는 사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단일 글에 대해서는 반감이 없지만, 이런 일이 잦으면 좋지 않긴 하겠습니다.
HOOK간다
13/11/23 20:37
수정 아이콘
현명한 딸이 제일 좋군요..;;

그나저나.. 외모는 신삼국지에 나왔던 소교님 닮았으면 좋겠으나..

유전자상 그렇게 되기는 힘들 것 같네요.
후추통
13/11/23 20:45
수정 아이콘
제가 신헌영 좋아하는 편입니다. 뭐 양호 버프빨도 있긴한데... 신비가 점괘 뽑아보고 좋아하다 딸인줄 알고 OTL한거 생각해보면 재밌긴 합니다...그리고 외모는 가꾸기 나름이니까요!.................(먼산)
밤식빵
13/11/23 21:40
수정 아이콘
딸은 손상향닮았으면 좋겠고 개인적으로는 견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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