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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11/18 16:52:43
Name 삼비운
Subject [일반] 이런 쓸개빠진 놈!
오늘 드디어 쓸개빠진 놈이 되었습니다.

2년전에 갑작스런 통증이 한번 왔을때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해 병원에가보지도..않았죠.

올해 설날 연휴 마지막날에 차례음식과 피자까지 먹고 발작이 일어나 응급실에 갔을때부터 뭔가 잘못된거라고 느꼈죠.

다음날 개인병원에서 위내시경을 받고 위염판정이 내려진후  전쟁같은 1년을  보냈습니다.

한번 시작되면 대략 4시간동안 서지도, 앉지도, 눕지도 못하고 미친놈처럼 발광하게 만드는 고통

치킨, 피자, 라면, 탕수육, 초코렛, 짜장면 만두 커피 소고기 돼지고기 하나하나  발작할때마다 제외되어가는 먹거리에 먹지못하는 욕구불만

마지막에와서는 빵 한쪽과 우유한잔에도 발작하는 신세가 되고 식탁에는 양념약간된 채소밖에 없었죠

위염약을 6개월간 먹었지만 발작간격은 점점 좁아지고 발작시간은 늘어가기만 하고요

그정도 지나니깐 이건아니다 싶어 다른병원을 가봤어요

또 내시경을 하고 진단을 들으려는데  이번에는 가벼운 위염과 식도염이라고 하더군요. 약7일분 지어주고 일단 음식조절해보라고 하더군요

난 이렇게 살 팔자인가보다 하고 버티는데 일주일간격으로 세번연속 발작하고나니 눈물이나오더군요

제가 30중반 남자인데 아파 울면서 별 생각이 다 들더라구요

종교에서는 죄짖고 죽으면 영원한 고통을 당한다고들 하잖아요.

솔직히  우습게 들었죠. 죽으면 끝인데 고통을 주면 뭐가 어떻게 되나하구요  

하지만 정말 고통만이 가득한 시간속에서 그시간이 끝나기만 바라는 상황을 격고나니 저말이 엄청난 무게로 다가오더군요. 영원한고통이라니. . . . 몇시간도 신세계인데

결국 지역에서 가장큰 대학병원 내과에서 진료를 받았는데 내가 증상을 쭉 나열하니 위염이아니라  다른병  같다는겁니다.

담석증의 정형적인 증상이니 외과로 가라구요.

외과에서는 얘길해보니 담석증이 분명하니 수술해야한다고 하더군요.

담낭(쓸개)절제술이라는 수술을요.

황당했죠.

그리고 단2번의 만남으로 마침 취소된 날짜라고 오늘 날짜로 수술계획하고 단번에 실행했습니다.

긴 시간동안의 삽질도 이제 수술 통증만 없어지면 고통과 함께 바이바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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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킬칼켈콜
13/11/18 17:03
수정 아이콘
다행입니다 그래도 평생 따라오는 고통이 아니라 원인을 잘 찾아내셔서..그동안 고생하셨고 두 번 다시 겪지 않으시기를
삼비운
13/11/18 17:17
수정 아이콘
정말 두번다시 격지 않기를 빌고 또 빕니다
Holy shit !
13/11/18 17:11
수정 아이콘
고생하셨습니다.
저도 어렸을때 동내병원에서 오진내려서 죽을뻔 했던 생각하니 아직도 아찔하네요.
삼비운
13/11/18 17:23
수정 아이콘
의사님 덕분에 삽질하고 의사님 덕분에 구원 받았죠. 그러니까 샘샘? 그래도 현대의학덕분에 지금은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었으니 감사해야겠죠.
KindofBlue
13/11/18 17:13
수정 아이콘
정말 건강이 최고네요. 먹는 기쁨을 누리지 못하다니... 수술 힘드셨을텐데 고생많으셨습니다.
삼비운
13/11/18 17:20
수정 아이콘
PGR에 올라오는 위꼴사, 치느님경배, 부먹찍먹논쟁은 저한텐 고문이었죠.저도 드디어 치킨 먹을 수 있습니다 ㅜㅜ
주머니속에그거..
13/11/18 17:16
수정 아이콘
아이고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와는 별개로 제목과 본문의 센스에 감탄하고 갑니다.
삼비운
13/11/18 17:43
수정 아이콘
의사님이 그러시더군요. "환자분은 앞으로 쓸개빠진 사람이 되시겠군요." 전 그대로 옮긴 것 뿐이에요
강가의 물안개
13/11/18 17:20
수정 아이콘
정말 고생하셨어요...!!! 통증과 고생도 바램처럼 이번 수술로 끝나길 저역시 바랍니다....
회복도 잘하셔서 건강했던 지난 시절로 돌아가시길 더불어 바랍니다.
삼비운
13/11/18 18:48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저에게 지금 필요한 말이었습니다
강가의 물안개
13/11/18 19:10
수정 아이콘
꼭 그렇게 되실겁니다...
치료가 끝나고 건강을 회복하시고 나면 삶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지시겠죠..
무엇이든 일장일단이 있으니 부디 감사한 긍정의 열매들을 거두시는 고통이길 조심스레 바래봅니다.
삼비운님~~~화이팅~!!!!
오빠언니
13/11/18 17:22
수정 아이콘
와.. 그 통증을 어떻게 버티셨나요? 저도 똑같은 수술 몇년전에 했는데 진통제맞고 자다가 아파서 깨고 울면서 진통제 더 놔달라고 데굴데굴 굴렀는데.. 살면서 그렇게 아파본게 첨이었어요. 아직도 생각나요. 그걸 이년이나.. 으으..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삼비운
13/11/18 17:30
수정 아이콘
처음에는 얼껼에 아팠고, 시간이 지나면서 오기도 생겼다가 여지없이 깨지고, 나중에는 체념하고 끝날때까지 받아들이기도 하고, 얼마동안 아픈지 시간 재고, 별 쑈를 다하면저 버텼죠
구밀복검
13/11/18 17:23
수정 아이콘
이래서 일상 생활에 큰 지장을 줄만한 중병은 메이져 대학병원 가야 하는 거 같아요. 어쨌거나 한국 내에서 연구와 경험의 수위에 있어 최고 전문가들이니까요.
삼비운
13/11/18 17:52
수정 아이콘
동네개인병원의사님의 많은 신세를 지긴 했지만 이 병에 한해선 그분들의 도움을 받지 못했죠. 자기몸에 대해서니 자기가 스스로 챙겨야 했나봅니다
一切唯心造
13/11/18 17:34
수정 아이콘
한동안 기름진 음식은 자제하셔야 겠네요
아는 동생도 쓸개 수술을 했는데 기름진 음식만 먹으면 화장실로 가더라구요 흐흐
삼비운
13/11/18 17:40
수정 아이콘
이제까지의 식생활이 문제가 있었으니 이런병이 생겼겠죠. 앞으로 자제하기도 해야하지만 한조각의 고기도 허락되지 않는 삶은 너무 암울하잖아요. 그러니깐 겁 주지마세요 ㅜㅜ
오빠언니
13/11/18 17:42
수정 아이콘
한 반년정도만 조심하시면 수술전이나 차이 없어요. 그리고 소화돕는 약 드시면 되니 전혀 불편함 없습니다 흐흐
삼비운
13/11/18 17:44
수정 아이콘
역시 경험자!!! 희망을 주시는 군요
一切唯心造
13/11/18 17:56
수정 아이콘
수술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만 그렇지 시간 지나면 똑같이 먹더라구요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하하
13/11/18 17:55
수정 아이콘
저는 결석 2~3년에 한번씩 와서 어느정도 괴로운지 감은 옵니다.
결석의 경우엔 오히려 개인 병원들이 더 빠르고 싸고 잘해주더군요.
물론 잘해주는 의사 찾는게 관건 이긴 한데 처음에 모르고 내과 가서 엄하게 CT 찍고 그런거 빼고는
비뇨기과 의사분들은 대체로 잘해줬습니다.

이게 꼭 휴일이나 심야에 미친듯한 통증이 와서 ....
그래서 다니는 병원에 미안하지만 전화 하면 그래도 의사선생님이 선선히 나와주시죠.
아주 이골이 난듯하지만 ....
의사선생님이 그러시더군요. 돈 더 청구 된다고 얘기를 해도 백이면 백 다 그냥 치료 받겠다고 한다고...
암튼 파쇄만 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전혀 멀쩡해져서 저도 어안이 벙벙할 정도 입니다.
삼비운
13/11/18 18:31
수정 아이콘
그렇죠. 저도 꼭 새벽에 아파서 잠도 제대로 못잖죠 근데 의사님이 담석증은 새벽에만 아픈병이라고 하더군요. 내가 재수가 없는게 아니라 병이 원래 그런거라구요
하카세
13/11/18 18:01
수정 아이콘
저도 경험자지만.. 아플때는 다음부터는 무조건 건강하게 먹어야지 하는데.. 약먹으면서 지내다보면 금방 이전처럼 먹고 있습니다 ㅠㅠ
삼비운
13/11/18 18:35
수정 아이콘
그렇죠 위의 목록에 나오는 음식들이 한번에 다 식탁에서 사라진게 아니라 이건 괜찮겠지 저건 괜찮겠지 하나가 다 걸린거고... 저만큼 걸렸으면 미리 조심할만도 한데 꼭 먹어보고 확인한걸 보면 저도 어지간히 식탐이 쎘나봅니다 다만 이제 조절이란걸 좀 하긴 해야겠어요 이고생은 절대 두번 못할짓이에요
azurespace
13/11/18 18:25
수정 아이콘
증상이 심상찮으면 치료는 동네 병원에서 해도 진료는 대형 병원에서 받는 게 아무래도 좋지 않은가 싶습니다.
밀가리
13/11/18 18:31
수정 아이콘
저도 담낭에 담석이 있는데, 그냥 저냥 살고 있습니다. 밤에 과식하거나 기름진 음식 먹으면 아프더군요.
CT찍으면 바로 나오는 건데, 개인병원에서 못잡은게 좀 신기하네요.
삼비운
13/11/18 18:46
수정 아이콘
전 내과만 갔고 CT찍어본적은 한번도 없었어요. 내시경만 했더랬죠. 개인병원에 장비도 없던것같더군요
王天君
13/11/18 19:38
수정 아이콘
헉... 건강 항상 챙기며 살아야겠어요. 글쓴 님도 무사히 쾌유하시길.
광개토태왕
13/11/18 19:46
수정 아이콘
증상이 좀 심각하면 다음부터는 대학병원으로 가세요.
안그러면 이렇게 오진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무지개반
13/11/18 20:30
수정 아이콘
일단 원인을 찾으셨다니 정말 다행이네요!
무엇보다 먹고싶은 음식을 못먹는 스트레스가 엄청 났을것 같아요.제가 그런걸 못 참는지라..크
아이들에겐 부모와 선생이 중요한만큼 환자에게는 의사가 중요하다는걸 다시 한번 느끼네요.
어서 쾌차하셔서 드시고 싶은거 다 드시고.고통없이 지내시길 바랍니다.
인간실격
13/11/18 21:18
수정 아이콘
고셩하셨어요 심상치 않다 싶으면 병원은 진짜 좋은데 가야 돼요
13/11/18 22:19
수정 아이콘
담석증 통증이 그렇게 오래 가셨나요???

저도 담석증으로 제거수술을 받았는데 갑작스럽게 통증이 확 오더니 바로 다음날 절제수술을 받았거든요

조금만 늦었으면 터져서 완전히 쨀뻔 했다고 하시는데 덜덜덜;;;

물론 그 전에 조금씩 잘때 뭔가 더부룩하면서 속이 좀 조이는 느낌이 여러번 들긴 했는데...별로 아프진 않았거든요

갑자기 너무 아파서 위내시경에 뭐 별의 별 검사 다 하다가 갑자기 담석증에 의한 담낭염이다 제거수술 해야 한다 했을땐 할말이 없어지긴 했는데...

지금은 뭐 다 잘먹습니다 크크크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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