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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10/09 15:14:45
Name 재이
Subject [일반] 입장정리
흔한 모태 솔로의 연애 푸념 한바탕 적어볼까 합니다.

지금껏 만나본 여자들에게서 '꼭 잡아야겠다' 하는 마음이 들었던 적이 없었고
단지 만나서 데이트하고 헤어지기 일수였고
그때나마 느꼈던 설레임으로 흐지부지한 관계를 이어가다 꼭 어느새 끊기는 연락들
올해는 꼭 여자친구를 만들어보겠다고 다짐하고 소개도 많이 받고
먼저 나서서 친해지려 많이 노력했다가 가장 최근에 이상형의 연상의 여자를 만났습니다.

처음 연락하게 된 건 동네 어플이였고
많은 남자들이 댓글 달아주고 답해주는 식.
괜시리 한번 툭 던진 이야기에 반응이 오고 이런 저런 이야기와
제 지식들을 전하다보니 어느새 카톡 아이디 주고 받고 연락하는 사이가 됐고
갑자기 한밤중에 친구들과 술한잔하고 제 번호를 알려달라기에
살짝 뜸들이다가 주니 바로 전화가 오고 한참을 통화하고 조만간 만나자는 약속을 했습니다.

그렇게 그 주의 토요일에 처음으로 만나 치맥 간단히 먹고
편의점에서 가볍게 와인하나 사서 그 누나 집 앞 놀이터에서 이야기도 하고
키우는 강아지 데리고 나와서 새벽에 산책도 하고 첫만남에 재밌게 놀고 애프터 신청으로 영화를 보기로 했죠

이후에도 매일 같이 연락도 하고 보고 싶다고도 얘기하면서 노골적으로 제 호감 표시도 하고 웃으며 잘 받아주고 통화도 가끔했구요.
첫 만남이 있고 몇일뒤에 친한 동생들과 술 한잔 한다기에 조금만 마시고 들어가라 했는데
데리러 오라더군요.
솔직히 제 친구들 입장에선 사귀는 사이도 아닌데 데리러가서 뭐하냐는 말로 붙잡았는데
전 가야겠다고 하고 없는 형편에 돈빌려서 새벽에 일산에서 홍대로 택시타고 바로 쐈죠
이미 갔을땐 취해서 사리분별 못하고 제가 온 줄도 모르고 동생들한테 주사부리고 있더라구요
제가 왜 갔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걱정도 되는 마음에 착잡해서 누나 챙기면서 동생들과 한잔하는데
그 누나 오래 본 동생들이라 저한테 솔직한 얘기로 오래 만나봤자 얻을 수 있는 건 없다고 정리하라더군요
그 시간에 택시타고 홍대로 데리러 온 저도 참 대단하다하고 전 어차피 난 호구가 될 생각하고 온거니까
포장하지 말라고 했구요
그렇게 만취해서 축 져진 누나 끌고 실랑이하다가 집앞에서 2시간 주사 받아주고 들여보냈고
또 괜한 걱정에 숙취해소음료 해장용 라면 좋아하는 소시지 우유 다 챙겨서 집앞 문고리에 걸어두고 그렇게 집에왔고
다음날 일어난 누나한테 미안하다고 카톡오고 전 기분이 좋지않아서 무시하고 있는데
오후쯤에 전화와서 계속 미안하다기만 했고 제가 가서 느낀 기분들과 주사 내용 때문에
나중에 전화하겠다하고 마음좀 진정시키고 저녁에 전화하고 누나 집앞에 가서 다시 이야기하고 풀었죠

솔직히 그 이후에 만나봤자 무슨 의미가 있을까 했는데 그래도 만나자 하니.. 바로 약속잡고 나갔고
그 전의 일은 잊고 밥먹고 영화보고 집 데려다주면서 이런저런 얘기 했는데
제가 누나를 대하는 마음과는 정반대로 단지 착한 동생하나 생겨서 만나서 노는 정도로 밖에 안느껴지더라구요
이후 연락을 봐도 처음과는 다르고 답장 시간도 길어지니
제가 요즘 왜이렇게 뜸하냐는 톡에 요즘 핸드폰 잘 안만지고 있다더라구요
그 사이에 프로필이며 대화명 바꾸는게 다 보이는데 말이죠...
전 완전 짝사랑하면서 빠져있고 밑빠진 독에 물 붓고 있었던거죠
나름 서운한것도 다 얘기했고 돌아온 답은 난 원래 그런 사람이니까 너가 이해하란 말 뿐이였죠
지난주에 많이 힘든일도 있어서 혼자 오랫동안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고
어제 마지막으로 만나서 제 나름의 정리를 하고 왔습니다.

점심에 연락없이 집 앞에 가서 다짜고짜 전화해서 나 집앞이니까 줄꺼 주고 가겠다고
안나와도 된다고 이야기하고
얼굴도 못 보고 집 문 살짝 연 틈으로 강아지 간식이랑 버스커2집 주고 나 간다 한마디 하고 바로 왔습니다.
돌아가는 길에 고맙다고 톡 몇개 온거 확인하고 답장도 안했구요
이야기 계속 이어가 봤자 제 마음이 자꾸 흔들려서 단호하게 마음 잡으려구요

혼자 너무 빠져서 제 일 다 미루고 1순위로 그 누나 생각만 했더니
주변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많이 혼내더라구요 너가 지금 다른거 신경쓸때냐고...

나름 찌질하게 혼자 정리했다고 쿨하게 생각하는데 그래도 아직은 자꾸 생각나네요
역시 시간이 답인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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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적왕루피
13/10/09 15:20
수정 아이콘
지금 저랑 비슷한 상황이시네요..
다만 저는 상대가 친구로써인데, 저녁에 일이 있을때마다 차로 데려다주고 어쩌다 밤에 늦게 돌아올때면 데리러 가기도 하고..
돈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다는 생각에 돈을 이 친구에게 투자하는 형식인데, 밑빠진 독에 물붓기...같아서 요즘 힘드네요. ㅜ.ㅜ

아무래도 서로의 성격차가 있다보니 서로 상처를 받고 주고 하지만서도
이 친구가 저에게 많이 의지하는 터라 저도 이 친구를 1순위로 삼고 있긴 한데, 요즘 좀 지치긴 합니다. 이런 생각 하면 않되겠지만서도..ㅜ.ㅜ
13/10/09 15:25
수정 아이콘
전 일하는게.. 현재는 수입은 아예 안보고 인맥보고 일하는거라... 없는 생활비 받아가며 투자하다보니
마이너스 통장 하나 있는 느낌듭니다..
그나마 연애생각없이 여자만 안만나면 간당간당하게 버틸만해서.. 나름 생각하고 포기합니다...
13/10/09 15:28
수정 아이콘
좋아할수록 원래 사람이 찌질해지기 마련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음이 더 커지고 상대방이 나한테 대하는 모습을 볼때 힘들어지는 자신의 모습을 생각하시면서, 하루 빨리 마음을 접어야 덜 힘들어지실거 같습니다.
13/10/09 15:31
수정 아이콘
이미 마음이 커져서 저에게 대하는 모습을 봤고 억울해서 한번 펑펑울었기에.... 마음 접는 속도가 나름 빠릅니다...
13/10/09 15:36
수정 아이콘
저도 지금 비슷한 상황인데 순간 제글인줄 알았습니다. 저는 한살 어린 동생인데 참 힘들고 답답해서 이제 그냥 놓으려고요 생활도 안되고 계속 감정을 은연중에 이야기해도 아무런 말도 없고 다음날 아무렇지 않게 술 한잔 하자는 그 친구 이제는 많이 밉네요..
13/10/09 15:54
수정 아이콘
같이 힘내요... 전 지금 하는 일 열심히해서 나중에 잘나서 복수하려구요
백년지기
13/10/09 16:40
수정 아이콘
맘이 큰 사람이 항상 지는 겜... 하지만 알면서도 당하게 된다는.
라울리스타
13/10/09 16:49
수정 아이콘
자기에게 호감있는 것 다 알면서도 저런 행동을 하시다니 나쁜 누나네요.

분명 더 좋은 여자 널리고 널렸습니다. 힘내세요!
ace_creat
13/10/09 16:58
수정 아이콘
마음이든 물건이든 주실때 대가나 뭘 받을순 없다 가정하시고, 줘도 되는선에서 주세요~ 쉽진않겠지만, 뭐 어쩌겠습니까 사람 일이란게 뭘주면 꼭 받길 원하거든요. 아무튼 힘내세요!
칭다오
13/10/09 17:14
수정 아이콘
잘 해준다고 여자가 좋아하는 게 아닙니다. 여자는 자기가 좋아하고 싶은 사람을 좋아합니다. 요는 여자가 좋아하고 싶게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하죠.. 여자는 항상 비교하기를 좋아합니다. 모든 요소에서 비교우위에 서는 것은 불가능하니 상대방이 가장 중요시하는 요소를 파악해서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세요. 언제나 얻을 수 있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게 행동하면 안됩니다. 호의를 배풀더라도 자기한테는 아주 작은일이고 별 의미없다는 인식을 주고 언제나 대체제는 있다는 늬앙스를 주세요. 스킨쉽도 과감히 하시고 안받아줘도 별일 아닌듯이 행동하세요. 쉽게 보이지 마시고 뭔가 더 있는 듯이 행동하세요.. 상대방으로 하여금 가지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하세요..
푸우여친
13/10/09 18:03
수정 아이콘
아고ㅠㅠㅠㅠ 어차피 알아주라고 한 행동은 아니었어도, 그 후의 행동들을 보면..참 힘빠지죠 ㅠㅠㅠㅠ
저처럼 고백 후 차임으로 완전 정리를 하시거나.... 나중에 완전 잘 되셔서 통쾌하게 복수하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힘내세요ㅠㅠ
13/10/09 20:52
수정 아이콘
누군가를 좋아하는거 그거 자체가 축복인거 같습니다. 물론 열병이 지나고 나면요..
먼 미래에 친한 친우들과 술한잔할때 좋은 안주거리도 되고...흐흐..
12 Seconds
13/10/09 23:39
수정 아이콘
저라면 술같이한 동생분들이정리하라고하는순간 접었을겁니다.
호구가되느니 사랑을못얻은패배자를 선택하는편이 맘은 더 편해요 흐흐
13/10/10 02:13
수정 아이콘
본문에 쓰셨다시피, 저런 스타일에게 이성으로서 관심 가지고 호감 주는 건 밑빠진 독에 물붓기 입니다. 원글자분이 아니라 그 누구더라도 마찬가지일거에요. 빨리 나오는 게 답.
매화향기
13/10/10 18:04
수정 아이콘
진지하게 사귀든 짝사랑을 하든 사람을 가슴에 품는다는건 제정신으로는 할수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정신이 아니기에 상찌질해 질수도 있고 알면서도 포기를 못하고 미련도 떠는것 아닌가 싶습니다.상대를 향한 내 마음이 태산같은 무게를 지녔다 할찌라도 상대에겐 먼지처럼 가벼울수 있는건데 제정신으로 가능하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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