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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9/29 10:29:26
Name 후추통
Subject [일반]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 ④ 늑대가 죽으니 독사가 들다
개인적으로 일도 많고 몸도 안좋고... 아무래도 1주 1회연재가 될것 같네요 ㅠㅠ 죄송할 따름입니다 ㅠㅠ

폭압적이었던 손준. 그는 궁궐의 궁녀들을 간음하고 손노반과 사통했지만 손준 자신은 어떠한 자식도 없었습니다. 거기다가 손준은 평소 어떠한 병도 앓고 있지 않다가 38살에 제갈각에게 공격당하는 꿈을 꾸고 급병으로 죽었죠. 결국 손준은 죽기 전 사촌동생인 손침을 불러들여 후사를 맡깁니다. 손준과 손침은 할아버지가 같은 사촌관계로 당연히 손준 역시 손정의 증손자였습니다. 하지만 같은 할아버지를 둔 사촌관계가 손침 외에도 손침의 동생 손은이나 손개가 있다는 기록이 있는 것을 보면 손침이 손준 다음으로 나이가 위였던 모양입니다.



손침의 자는 자통子通으로 앞서 말했다시피 손정의 아들인 손호의 손자였고 손작의 아들이었습니다. 손준의 아버지는 손공이었죠. 손작은 원래 안민도위로 있었는데 이 안민도위를 지냈다는 것 외에는 어떠한 기록이 없습니다. 손침은 편장군으로 관직을 시작했고 이후 제갈각 암살에도 참여했던 모양입니다. 손준이 죽자 손준이 가지고 있었던 군권과 조정의 정사를 이어받습니다. 또한 손준이 차지하고 있었던 시중과 무위장군 직까지 물려받죠. 손침은 북정군의 출정을 중단시키고 전 군을 회군시킵니다. 당시 등윤이나 여거 같은 인사들은 손준과 성향이나 견해가 달라 서로 충돌직전까지 가는 경우도 있었지만 등윤과 여거는 손권의 유조를 받은 대신들이었기 때문에 손준 입장에서도 제거할 수가 없었습니다. 제갈각의 경우 합비 신성 전투 전부터 대규모 군의 징발 문제로 인해 대신들 뿐만 아니라 백성들 사이에서도 원성이 높았고 그 이후로도 군을 더 동원하려던 통에 반감이 심해서 손준이 암살해도 손준에게 반발하는 사람은 없다시피 했습니다. 그러나 등윤이나 여거는 상황이 다르죠. 등윤의 경우 지방장관을 지내면서 선정으로 칭송받았던 사람이었고, 여거는 창업공신인 여범의 아들이었던데다 산월토벌과 오계만이 평정, 그리고 최악의 상황이었던 수춘 기습전 당시 유일하게 위군을 격파하는 공을 세우는 등 군사적 공도 상당했던 터에 손준은 이들을 함부로 건드렸다간 역풍을 맞기 십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손침은 이러한 정치적 위치에 상관 없이 그들을 부하 부리듯 당장 회군할 것을 명령했고, 방계 황족들의 횡포에 넌덜머리가 났던 여거와 등윤은 이러한 상황을 타파하고 싶었습니다. 한창 진군하던 북정군의 선진은 손침의 회군명령에 처음엔 반발했던 모양입니다. 정북대장군으로 있던 문흠은 손침과 친밀한 사이였습니다만 다른 장군들인 거기장군 유찬, 진남장군 주이, 전장군 당자는 손침과는 그닥 친한 편은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마침 9월 16일에 욕을 풍성하게 먹어 벽에 X칠 할때까지 살던 대사마 여대가 죽으면서 대사마 자리가 공석이 됩니다. 19일 여거는 장수들과 공동으로 표를 올려 위장군으로 있던 등윤을 승상으로 임명해달라고 손침에게 건의하지만 손침은 이를 거부합니다. 손준의 모든 권한과 권력을 이어받았지만 대장군과 승상자리는 황제인 손량의 허가가 없는 한 함부로 오를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손침은 11일이 지난 30일, 등윤을 위장군에서 대사마로 바꿔 임명하고 무창을 지키라고 명령합니다.

화가 난 여거는 자신이 이끌고 있던 북정군의 병력을 이용해 손침을 공격하기로 합니다. 여거가 북정군을 이용해 반란을 일으켰다는 소식을 들은 손침은 바로 북정군 선진이자 주력군이던 정북대장군 문흠, 유찬, 당자에게 손량의 이름을 빌어 여거를 공격하라고 명령함과 동시에 좌장군으로 있던 화융과 중서승으로 있던 정안을 등윤에게 보내 등윤의 군사와 합쳐 여거를 잡자고 한 뒤, 등윤에게는 임지인 무창으로 서둘러 떠나라고 명령합니다.

하지만 이미 등윤은 여거와 함께 손침을 비롯한 방계황족들을 제거할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등윤은 여거가 손침을 제거하자고 할때 동의했기 때문이었죠. 거기에 만일 건업을 떠나 무창으로 갔을 경우도 문제였습니다. 대사마는 현재의 국방장관의 위치입니다. 하지만 군사 지휘권이나 휘하의 병력이 없는 말만의 군 지휘권이었기 때문에 무창으로 갔다가는 손침에게 그대로 숙청당할 수도 있었습니다. 여거가 군사를 휘몰아 달려오는 것을 믿은 등윤은 손준이 보낸 화융과 정안을 잡아다 가두고 병사들을 배치해 자신을 지키게 합니다. 거기에 전군교위로 있던 양숭과 장군으로 있던 손자를 불러들여 손침이 모반했다고 말하고 화융과 정안에게 손침을 비난하는 편지를 쓰게 합니다. 또한 병력을 확충하기 위해 화융과 정안에게 손량의 가짜 조서를 쓰라고 강요하지만 이들이 거부하자 등윤은 이들을 죽여버리죠. 이런 상황을 만들었지만 등윤은 여기서 큰 실수를 저지릅니다. 등윤의 측근은 등윤에게 조언하죠.

측근 : 지금 창룡문(궁문)으로 가서 병사들이 공(등윤)이 온 것을 보게 한다면 모두 손침을 버리고 공에게 올것입니다!

등윤은 손권의 탁고대신이기도 했지만 과거 인망이 높았던 관리였고, 손준의 전횡에 대해 그를 저지하던 유일한 사람이었습니다. 따라서 백성들의 인망을 두텁게 받고 있었습니다. 측근은 등윤이 궁궐로 가서 손침을 따르던 이들을 회유하라는 것이죠. 하지만 등윤은 무엇때문인지 이 조언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등윤 : 지금 밤이 깊어서 군사들이 나를 볼 수 없을 것이고 여거 장군이 군을 이끌고 오면 같이 손침을 치기로 하였는데 군을 일으켜 궁궐로 향하는 것은 손침이 나를 반역하였다고 덮어씌울 수도 있소.

등윤을 공격하기 위해 여후라는 사람이 군사를 이끌고 등윤을 공격했지만 등윤의 부하들은 등윤을 지키기 위해 사력을 다해 싸우면서 도망가는 사람이 없었지만 태풍이 불고 날이 새는데도 여거의 군사는 도착하지 못했습니다.

손침은 등윤이 자신이 보낸 양숭과 손자가 돌아오지 않자 바로 손량에게 여거와 등윤이 모반했다고 알림과 동시에 제갈각 암살 이후 손준의 명령을 받고 도망치던 제갈각의 차남 제갈송과 3남 제갈건, 그리고 제갈각의 부인을 추격해 제갈송의 목을 벤 장군 유승에게 봉작을 조건으로 등윤을 공격하게 합니다. 그리고 자신은 여거가 오지 않는 다는 것을 알자마자 바로 병사를 대규모로 준비시켜 그간 여후와 유승의 군사와 싸우다 지친 등윤의 병사들을 전멸시킨 후, 등윤과 부하 수십, 그리고 등윤의 삼족을 모두 처형시킵니다.  등윤의 삼족은 모두 멸문했지만 등윤의 친척인 등목은 등윤과의 사이가 좋지 못해 사형은 면하고 변방으로 유배를 보내집니다.

자 그런데 건업으로 돌아와 등윤과 함께 손침을 치기로 한 여거는 왜 달려오질 못했을까요?

여거가 군을 몰고 온다는 소식을 들은 손침은 먼저 손량의 명령을 받아내 선발대였던 문흠과 당자에게 여거를 치도록 명령합니다. 그리고 10월 4일 손헌과 정봉, 시관에게 수군을 이끌고 가서 강도의 여거를 공격하게 합니다. 여거의 군사는 이때 문흠과 당자의 군사와 손헌, 정봉, 시관의 군사에게 양쪽으로 포위되었던 듯 합니다. 4일간 버티던 여거였지만 손침이 결정타로 사촌 형 손헌에게 건업의 정예군을 파견해 공격하자 결국 10월 8일 패하고 신주에서 손침의 군사들에게 붙잡힙니다. 붙잡히기 직전 여거의 측근들은 여거에게 위나라로 투항해 권토중래를 노리라고 조언합니다. 하지만 여거는이를 거부하죠.

여거 : 모반하는 신하가 된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오!

그리고 여거는 자살합니다. 그리고 손침은 여거의 삼족을 붙잡아다 모두 처형합니다. 여거는 창업공신인 여범의 아들로서 형이 일찍 죽었기 때문에 여범의 가문을 잇고 있었습니다. 결국 여범의 가문이 단절된 것이죠. 여거와 등윤 모두 석양전투에서 선봉에 섰던 손환의 딸과 결혼했었는데 이때 이들의 매제인 손일은 두려움을 느낍니다. 손일은 제갈각 암살 이후 전희와 시적(본명은 주적, 주연의 아들입니다.)과 함께 제갈각의 동생이자 공안독으로 있던 제갈융을 공격해 자살하게 만듭니다. 이후 손일은 진남장군에서 진군장군으로 승진하고 하구독이 됩니다. 하지만 매부였던 등윤과 여거가 손침에 의해 죽자 동생 손봉은 자살했고 손침은 주이를 보내 손일을 죽이도록 합니다. 하구를 지키던 손일은 주이가 무창에 이르렀다는 것을 듣자 부하 천여와 간신히 살아남아있던 등윤의 처자식을 데리고 위나라로 도망갑니다. 사마소는 손일을 거기장군 의동삼사 교주목 오후로 봉하고 조방의 후궁이던 형귀인을 손일에게 결혼시키죠. 하지만 손일의 끝은 좋지 못했습니다. 손일의 새로운 처인 형씨는 아름다웠지만 질투가 심하고 성격이 포악해 아랫사람들이 형씨의 성격을 견디지 못했습니다. 결국 손일과 형씨는 259년 11월 18일 살해당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관해서 고귀향공기(조모)에는 비구니에게 살해당했다고 하고 다른 기록에는 여종에게 살해당했다고 나옵니다. 어찌되었든 그들이 끝이 좋지 못했다는 건 마찬가지였죠.

손량은 10월 6일 대사면을 시행하고 연호를 태평으로 바꿉니다. 그리고 반 손침 세력이 정리되자 손침에게 대장군으로 세우고 영녕후라는 작위를 봉했으며 부절을 내립니다. 256년 11월의 일이었습니다. 손침은 손준과 별 다를것이 없는 인물이었습니다. 아니 오히려 손준보다 더 최악이었습니다. 손준은 자신의 권력을 비호할 세력으로 자신들의 사촌과 친족들을 대거 동원했고, 손준은 제갈각 암살에도 이들의 도움을 받았으며, 이후로 친족들과 사촌들을 후하게 대접했습니다. 하지만 손침은 손준에게 권력을 물려받은 이후 오만하고 무례하게 행동했고 자신의 동생들만 가까이 했죠.

손준과 함께 제갈각을 제거했던 사촌동생 손려는 제갈각 암살에 성공한 이후 손준에게서 우장군 무난독의 작위를 받았고 부절과 수레 덮개를 주었으며 9개 지역을 통치하게 됩니다. 하지만 손침은 손준이 죽고 나자 손려를 냉대했고, 이에 격분한 손려는 손침을 죽이고자 장군으로 있던 왕돈과 함께 손침을 죽일 계획을 세웁니다만 이 일이 탄로나서 왕돈은 손침에게 살해되고 손려는 독을 먹고 자살하죠. 그리고 여거를 죽이는데 일조한 손헌 역시 이일에 연좌되어 자살하게 됩니다.  

손침은 친척들도 자신에게 반항하면 무조건 죽였습니다. 손침은 친척들에게 어떠한 좋은 대우도 해주지 않았고, 자신에게 도전할 경우 무조건 칼을 휘둘러 죽여버렸습니다. 등윤, 여거처럼 손권의 탁고대신이라는 입지도 상관없이 자신에게 도전했으니 무조건 죽였고, 문흠같이 안하무인이고 인간으로서의 흠이 지대한 사람임에도 자신의 비위를 잘 맞추면 무겁게 썼습니다.

내부의 숙청이 마무리되어가던 257년 5월 5일 정동대장군 사공 제갈탄이 양주자사 악침을 죽이고 반란을 일으킵니다. 그리고 제갈탄은 부하로 있던 장사 오강에게 차남 제갈정을 인질로 제공하고 오에게 원군을 요청합니다. 손침은 이러한 제갈탄에게 원군을 보내주면서 제갈탄을 좌도호 표기장군 청주목 수춘후 가절대사도로 임명합니다. 이참에 수춘을 차지해 밀고 올라가겠다는 의미였습니다. 오군을 이끈 장수들은 전역, 전단, 당자, 왕조, 문흠, 주이와 3만이라는 군사를 보냅니다. 하지만 손침은 손준보다 더 전략이나 전술 등에 무지한 인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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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dRhapsody
13/09/29 15:08
수정 아이콘
매번 글 잘 보고 있습니다. 하는 일 잘 풀리고 건강도 잘 챙기시길 바랍니다.

제갈각 죽고 나서 돌아가는 일들 보니 제갈각이 덜 오만해서 이 때까지 권력을 잡고 있었으면 관구검반란 제갈탄 반란 때 엄청난 기회를 잡고 치고 올라갈 수 있었을 텐데라는 생각이 드네요. 촉은 이릉에서 인재랑 병력 꼴아박고 고생했는데 오나라는 알아서 자멸해주는 꼴을 보고 있으니 안타깝습니다. 이럴거면 왜 뒤치기를 해서 ㅜㅜ
Tristana
13/09/29 16:16
수정 아이콘
오나라가 참 막장이었네요..
13/09/29 18:54
수정 아이콘
저러는데 나라가 안 망하는 것도 신기하겠네요.
뭐, 저건 그냥 자멸이네요. 진나라가 쉽게 정복한 것도 다 이유가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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