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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02/27 00:50:55
Name happyend
Subject [일반] 경쟁력의 조건!
교육방송에서 e지식채널은 매우 재미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어지간한 다큐멘터리의 내용을 아주 짧고 선명하고,드라마틱하게 만들어내는 실력이 보통이 아니죠.

오늘 그곳에서 '경쟁력의 조건'이라는 방송을 보았습니다.
http://www.ebs.co.kr/Contents/VodList1.asp?progcd=0003176&category=

내용은 일본의 근대화 과정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영국 유학생이던 시절 '이토 히로부미'는 영어못하는 노란 원숭이라는 놀림을 당한 뒤 귀국,일본의 총리가 됩니다.이토 히로부미를 모르는 한국인은 없겠지요?

이토는 그때의 열등감 때문일까요?영어를 최우선 과제로 여기고 온나라에 영어 교육학교를 세우고 생난리를 칩니다.한술더떠 그의 후계자는 아예 영어를 공용어로 하자고 했습니다.왜 아니겠습니까?근대문명은 영어문명이었는걸요.

그러나,그 정책은 곧 반대에 부딪혔지요.이유는 이렇습니다.
'영어를 공용어로 하면,상류계층과 하류계층간의 의사소통이 단절된다.'

결국 영어의 공용화는 폐기되고,대신 전면에 내세워진 것이 '번역'입니다.아예 정부기관으로 번역국을 두고 닥치는대로 번역을 했다고 합니다.당연히 그에 발맞춰 학교교육도 문법과 독해위주였고요.

그로부터 반세기가 넘는 시간이 흐른 뒤....

일본의 학생들은 벙어리 영어교육을 받고 있고,일본은 영어못하는 '선진국'이 되었다....

이런 내용입니다.

경쟁력은 당연하게도 언어에서 나왔습니다.우리보다 뇌의 용량이 훨씬 컸던 선인류족인 네안데르탈인이나 크료마뇽인들이 멸종한 까닭이 언어에 있었고,인류가 동물과 별반 다를바 없는 생활에서 벗어나 만물의 영장이 된 것은 언어때문입니다.
언어는 사물에 대한 추상화이기 때문에,존재하지 않는 연결고리를 만들어냅니다.바로 '원인과 결과'와 같은 고리...

그래서 장자끄루소는 최초의 인류는 '시로써 대화했다'고 말했습니다.언어는 단순한 의사소통의 수단이 아니라 추상화의 도구였기 때문입니다.

세종임금이 한글을 만들지 않았어도 누군가 한글을 만들었을 것입니다.중국의 한자문명이 동양을 휩쓸어도,일본도,베트남도 한국도 자국의 언어를 포기하지 못했고,그래서 자국의 언어를 '표기'하기 위한 문자를 개발해냈기 때문이죠.그래도 일본어를 보면 한글의 우수한점은 저 풍부한 모음이라고 할까요?그 풍부한 모음을 '천지인'세가지의 단순한 코드에서 표현해낸 창조력은 경악스럽기도 합니다.

이명박 정부가 공식출범하면서 인수위는 자동해체 되었고,이제 '영어몰입'교육이란 말은 나오지 않습니다.하지만 영어스트레스는 장난이 아니게 만들어놨습니다.보통 유치원의 4배 이상의 등록금이 소요되는 영어유치원부터 시작해서,한학생이 대학교에 입학할때까지 들어가는 영어교육비가 대략 중산층 가정을 기준으로 5000만원에서 일억원정도입니다.
제 생각에 그 비용의 대부분은 스트레스 해소용이라고 여겨집니다.

왜,일본이 영어 못하는 선진국의 길을 선택했는지...일본이란 나라의 저력이 무엇인지...이런걸 느끼게 해주는 다큐프로그램이다...이렇게만 생각하고 넘기기엔 생각할 게 많아서 글을 써보았습니다.

일본이 다른 것은 몰라도 인문학 강국인점은 정말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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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2/27 01:01
수정 아이콘
언제나 happyend 님의 글들을 잘 읽고 있습니다. 여러 모로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시는 것 같아 감사하구요.^^
마침 언급하신 일본의 영어 공용화 - 에 대한 부분을 읽다보니 자주 들르던 블로그에서 얼마 전에 본 글이 떠오르는군요.
http://sonnet.egloos.com/3594379
'모리 아리노리 대 바바 다쓰이' 부분에 나오고, 전 이 글을 읽고 영어 공용화론의 허와 실에 대해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happyend
08/02/27 01:04
수정 아이콘
Serapis 님//저 다큐가 바로 '모리 아리노리, 바바 다쓰이' 두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모티브로 합니다.
오름 엠바르
08/02/27 01:10
수정 아이콘
본문과는 방향이 다르지만....
이번주 EBS는 인간탐구를 주제로한 다큐를 방영 중이예요.
오늘 주제가 아이의 사생활, 도덕심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어른들이 착해봤자 손해...라고 이야기하는 것과 달리 도덕적인 아이들이 훨씬 더 세상을 즐겁고 긍정적으로 살아가며
나아가선 학습능력과도 관계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뒷골이 띵~ 했습니다. ^^;;;;
뭐 가장 놀랍고도 당황스럽고 찡했던 것은... 고작 10개월 된 어린아기들이...
이타적인 존재에게 호의를 품는 장면이었지만요.

아무튼 EBS... 대단해요. ^^;;;;

뭐랄까.
착하게 살아야겠어요.
08/02/27 01:25
수정 아이콘
happyend님// 영상을 보니 제가 봤던 글과 같은 사건을 비슷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어서 조금은 신기하네요. 아무튼 150년전의 일본과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은 묘하군요. 우리에게는 교훈으로 삼을 역사가 있다는 뜻도 되는 것 같습니다. 정부 교육 정책 수립에서 외국의 다른 사례들도 돌아봐줬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DC 하는 준구씨
08/02/27 07:26
수정 아이콘
괜찮은 영어유치원 입학할려면 일종의 테스트를 거쳐야하는데
아무리봐도 그럴려면 태교도 영어로 실시해야 좀 효과를 보지 않을까???
전국민이 나이지리아에 중고차만 팔 것도 아닌데~~~
08/02/27 08:35
수정 아이콘
DC 하는 준구씨님// DC와 달리 이곳에서는 존대말을 기본으로 삼고 있다는 것 정도는 아실 텐데요.
08/02/27 10:59
수정 아이콘
DC 하는 준구씨님// 사실 저도 님의 글을 보면서 항상 걸렸던건데.... 가장 기본적인 약속 중의 하나인데, 지켜주시는게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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