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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8/01 08:57:21
Name New)Type
Subject [일반] 더 테러 라이브와 설국열차의 공통된 주제 의식 (노스포)
가끔 영화 두편을 연달아 감상하면서 느끼는 공통된 주제의식이 있는데

이전에, '시스터'와 '케빈에 대하여'를 연달아 보고
모성의 부재라는 공통주제를 잡아서 보게 된 것처럼

두 영화를 연달아 보면 공통된 주제의식이 더 극명하게 드러나 보여서 좋은 점들이 존재합니다.

이번엔 이슈가 되는 '설국열차'와, '더 테러 라이브'를 개봉일에 연달아 보았는데요

개별적으로 따져보자면, 설국열차는 오직 사회에 대한 영화만이 아니라
개개인의 인간, 종교, 환경 등등 다방면으로 읽힐 여지가 많은 작품인데 반해
더 테러 라이브는 시스템의 문제라는 주제 의식 하나에 한정되어 해석되는 영화라
작품의 깊이로 보기에는 설국열차가 약간 더 완성도가 높은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다만, 작품의 긴장감, 극단을 향해 달려나가는 힘으로 얻어내는 재미로 볼때는
더 테러 라이브가 더 대중 친화적인 영화네요
설국열차는 적절한 긴장과 이완, 그리고 순간 순간 봉준호 특유의
리듬감을 변주하는 느낌이 확실하네요. 그리고 그 긴장감을 이완시키는 상황마저도
어떻게 따지고 본다면 더 영화에서 핵심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순간이기도 하구요.

크리스 에반스 연기는 참 좋았네요. 이런 배우가 오로지 캡틴 아메리카만 하기에는 아쉽죠.
크리스 에반스의 최고작이라고 꼽힐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틸다 스윈튼은 역시나 명불허전.
송강호는 왜 그를 틸다 스윈튼이 그렇게 좋아했는지 검증해내더군요.
거기다가 존 허트와 에드 해리스까지...
(다만, 대단한 배우들을 너무 아깝게 쓰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그것 역시 영화의 세계관, 주제의식과 맞닿아 있더군요...)

더 테러 라이브는 극을 사실상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좁은 공간에서 끌고 나가는 영화인데
각본도 영리하고, 저예산에도 불구하고 아이디어들을 통해 그런 느낌을 상쇄시키는게 참 대단했습니다.
(예를 들어서, 저예산으로 인해 떨어지는 CG퀄리티를 원경에서 촬영한 보도 영상으로 대치하는 것이 그것이죠)

하정우 역시 연기가 대단했습니다.
좁은 공간에서 오롯이 배우 한명에게 기대는 영화인데, 그 기대치에 충분히 부합하는 역할을 해냅니다.
다만, 약간 아쉬운게 있다면 지금까지 연기해왔던 캐릭터보다 아나운서는 약간 안어울리는 느낌은 있었어요.
아나운서 윤영화가 아니라, 윤영화를 연기하는 하정우가 보인달까요?


두 영화 모두 다 잘 만든 수작이라고 생각하고
각 영화에서 이야기하는 주제가 현재 우리 사회에 대한 비판의식이 극명히 드러나는 영화입니다

더 테러 라이브는 극단적으로 끊임없이 결말을 향해 돌진하는 타입의 이야기라면
설국열차는 결말을 향해 나아가면서 이전의 이야기가 적층되어가며
그 디테일들이 쌓여서 결국엔 후반부에 더 큰 질문을 던지는 타입의 영화네요
(결론적으로 보면 더 극단적인건 설국열차 라고 생각되네요)

더 테러 라이브가 이야기하는 시스템의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설국열차의 엔딩이 보여주는 건 아닐까 싶었습니다

만일 두 영화를 다 본다면
더 테러 라이브 이후 설국열차를 보는게 더 좋을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엔 둘 다 놓치기 아까운 영화입니다.


P.S. : 스포일러 없이 쓰려다보니 자세하게는 못 쓰겠네요.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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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히멘붕이
13/08/01 10:10
수정 아이콘
설국열차는 아직 못봤고 더테러라이브를 어제 봤는데 개인적으로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최동훈의 타짜를 봤을 때 느꼈던 그 쾌감이 여기서 오래간만에 다시 느껴지더라구요. 대중영화로서는 별 네 개 이상은 충분히 나올만한 영화라고 생각되네요. 말씀하신 것처럼 영화가 클라이막스를 향해 굉장한 속도로 달려가는지라 약간 정신없기도 하고, 범인과 주인공의 치열한 머리싸움이라기보다는 걷잡을 수 없이 흘러가는 상황의 속도감을 보여주는 데만 집중한 것 같아 약간 아쉽긴 합니다. 설국열차도 정말 기대되네요~^^
사탕발림공장
13/08/01 10:31
수정 아이콘
기대하고 있던 영화들이라 어제 연달아 봤는데 예상외로 더 테러 라이브에 더 만족했습니다. 아마도 설국열차에 대한 기대감이 커서 그랬을것 같습니다. 중간중간 응??? 이건 왜?? 이런 내용들이 나와서요. 보여주지 않은 부분을 상상하게 만드는게 아니라 이건 좀 허술한데? 라는 느낌을 주는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13/08/01 10:57
수정 아이콘
설국열차만 본 입장에서 여러 커뮤니티를 가봐도 설국열차는 호불호가 극명합니다.
처음엔 제 입장에서 이해가 안되게 극찬하는 사람들을 '알바'인가? 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이런거 같아요.

영화를 보면서 퍼즐을 딱딱 맞춰가면서 몰입을 해가는 스타일은 설국열차는 안맞는듯 합니다.
너무 허술한 부분들이 많죠.

그보다는 영화를 아우르는 세계관이나 가치관, 사용된 의미있는 장치들.. 이런것에 가치를 많이 두는 분들은
극찬을 하시는듯 합니다.

테러라이브가 의외로 평이 좋아서 테러라이브도 함 보려구요.
세계평화
13/08/01 12:48
수정 아이콘
유게도 댓글 달았지만 설국열차는 그걸 비판하는건 아니라고 봅니다.
인류 역사가 그러했던걸 압축적으로 보여준것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뭐가 잘못됐고 이래야 한다 저래야한다 라는 메세지는 전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냥 그러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그 다음은 뭘까? 이런 의문을 던질 뿐이었습니다.
New)Type
13/08/01 14:42
수정 아이콘
노 스포글이라서 유게 글에 제 의견 리플 달아두었습니다.
빛고즈온
13/08/01 16:15
수정 아이콘
다행히 일단 더테러라이브를 먼저 봐 두었네요. 설국열차 기대됩니다.

게다가 더테러라이브 볼때 하정우씨가 무대인사 온거는 자랑.

화면이 너무 흔들려서인지 영화 막판에 토할것 같이 멀미한건 안자랑.
벨리어스
13/08/01 18:59
수정 아이콘
저는 딱히 크게 허술하다고 느낀 부분이 없이 잘 몰입해서 봤습니다. 또 한번 보고싶네요.
innellwetrust
13/08/01 21:36
수정 아이콘
설국열차는 담주에 볼 예정이고 더테러는 계획에 없었지만 어쩌다가 오늘 보았는데 굉장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위에 히히멘붕이님의 최동훈의 타짜를 봤을 때의 쾌감을 불러일으킨다는 표현이 전혀 과장이 아닌 것 같습니다. 최근에 놓친 한국영화들(부당거래, 신세계, 범죄와의 전쟁, 도둑들)을 하나씩 봤는데 이런 영화들보다 상업영화로써 훨씬 재밌습니다. 이 영화들을 보면서 느낀 한국영화에 대한 실망감이 한순간에 만회되는 하루였네요.

하정우는 추격자에 이어 신뢰감을 주는 배우로써의 이미지를 더욱 굳히는 계기가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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