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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7/05 12:15:21
Name Neandertal
Subject [일반] 캐빈 스페이시는 정말 천성이 나쁜 놈일까?...
한동안 미드를 안보다가 누구의 권유로 [하우스 오브 카드]를 보고 있습니다...
이곳 피지알에서도 한 번 언급이 되었던 드라마인 것 같은데 정말 재미있네요...
이제 겨우 에피 2개 봤지만 몰입도가 아주 높네요...

무엇보다 대단한 건 원탑 주연인 케빈 스페이시의 연기입니다...
원래 연기파 배우인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여기서는 정말 본인의 목표달성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비열한 정치인 역할을 기가 막히게 해내고 있습니다...가만히 보다보면 저건 연기가 아니라 캐빈 스페이시라는 자연인 자체가 비열한 사람일 거라는 의심이 들 정도입니다...영화나 드라마 보면서 정말 감정이입 잘 안하는 편인데 옆에 있으면 진짜 한대 치고 싶을 정도네요...--;;;

드라마 내용 역시 본인의 욕망에 100% 충실한 정치인의 이야기라 꽤 흥미롭습니다....물론 요즘 인기있는 좀비물이나 sf물은 아니지만 인간 내연의 욕망을 100%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점이 이 미드의 장점이 아닌가 합니다...우리 모두 권력을 꿈꾸고 부를 꿈꾸지만 그것을 성취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한 데 그러한 인간들의 (연출된) 속살을 과감하게 보여주니까 일종의 대리 만족도 느낄 수 있는 것 같구요...

저 욕망의 끝에는 무엇이 도사리고 있을까?...저걸 손에 넣고 나면 정말로 행복할까?...가슴 깊은 곳에서 응어리 진 채 남아있는 회한이나 후회는 정말 조금도 없는 것일까?...산다는 건 무얼까?...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저렇게 사는 게 정답이 아닐까?...일상의 행복이니 마음의 평화니 가족의 소중함 같은 진부한 단어들은 모두 성공한 소수들이 그렇지 못한 다수에게 던져주는 환각제, 당의정은 아닐까? 이런 생각들도 하게 되구요...

에피 2의 마지막 장면이 인상에 남습니다...캐빈 스페이시가 의원 사물실을 나설 때 한 부랑인이 의원 사무실 건물에 난입하려다 경찰에게 잡혀서 가로등에 묶인채 앉아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습니다...이때 캐빈 스페이시가 그 부랑인에게 다가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Nobody can hear you. (아무도 자네 말을 듣지 않아...)
Nobody cares about you. (아무도 자넬 신경 쓰지도 않지...)
Nothing will come for this. (이런다고 자네에게 돌아올 것도 없고...)

저는 왠지 이 메시지가 성공한 소수가 그렇지 못한 우리같은 다수에게 던지는 조롱처럼 여겨졌습니다...
우리가 지금 처한 국내의 정치적 현실과 맞물려서 묘한 기분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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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7/05 12:22
수정 아이콘
연기력이야 의심의 여지없는 배우입니다만, 악역은 생각보다 캐릭터 잡기가 편해요.
배우라면 당연히 '나=캐릭터'처럼 느껴지게 연기를 하는 것이 목표일테구요. 그게 안되면 발연기라는 소릴 듣겠죠.
반반쓰
13/07/05 12:23
수정 아이콘
저도 재밌게 본 미드네요
나쁜놈이라곤 생각하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개념은 있다고 생각했는데 살인까지 저지른건 좀 아닌 것 같더군요 -_-
Aquarius
13/07/05 12:26
수정 아이콘
원래 정치드라마는 별로 취향이 아닌데.. 하우스 오브 카즈는 정말 재미있더군요.. 한번에 다 몰아 보느라 피폐해졌지만..
시즌2는 내년에 나오겠죠? ㅠㅠ
어강됴리
13/07/05 12:38
수정 아이콘
하우스 오브 카드 한번은 봐야지 하고 벼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우스 오브 라이즈 라는것도 재밌담서요? 돈치들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13/07/05 13:07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는 살인에서부터 이야기가 좀 새버린 것 같습니다.
성공하기 위해 선을 넘나드는 일반 사람들이 보기에는 조금 무모해 보이는 정치가에서
그냥 나쁜 놈으로 변해버렸어요..
최종병기캐리어
13/07/05 14:41
수정 아이콘
에피가 진행될수록 동기와 과정, 그리고 성공에 대한 카타르시스와 자기합리화가 약해지더군요..

특히 피터 루소의 몰락과정부터는 절대'악'으로 묘사되니...
13/07/05 15:17
수정 아이콘
제가 예전에 한번 추천글 썼습니다 크크 캐빈스페이스 캐리력이 빛나는 명품디드입니다.
스칼렛
13/07/05 17:42
수정 아이콘
이게 원래 소설 원작의 90년대 영드라더군요. 영국 정치드라마의 전통을 보건데 영국판이 더 재밌을 거 같지만 자막이 없어서 좌절....
수유역의비밀
13/07/05 17:45
수정 아이콘
주인공이 몰락했으면 하는 미드는 처음입니다. 어찌되었든 다음시즌이 기대되는 작품.
대답 안해?
13/07/05 21:25
수정 아이콘
그 유명한 절름발이..
유리멘탈
13/07/05 23:59
수정 아이콘
'하우스 오브 카드' 초중반-특히 1~2편-까지 엄청 감탄하면서 봤는데, 극후반부에 좀 안드로메다 가려는 분위기가 들어서...
개인적으로 정말 재밌게 보긴 했는데, 다음 시즌이 불안하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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