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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6/29 20:03:51
Name aura
Subject [일반] <단편> 디링디링-15 (끝이 보입니다.)
항상 읽어주시고, 잊지않고 계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전편을 안보신 분들은 전편을 꼭 봐주세요. 이어지는 시리즈입니다.

1부: https://pgr21.com/pb/pb.php?id=freedom&page=1&sn1=on&divpage=8&sn=on&ss=off&sc=off&keyword=aura&no=42422
2부: https://pgr21.com/pb/pb.php?id=freedom&page=1&divpage=8&no=42432
3부: https://pgr21.com/pb/pb.php?id=freedom&page=1&divpage=8&no=42436
4부: https://pgr21.com/pb/pb.php?id=freedom&page=1&divpage=8&no=42450
5부: https://pgr21.com/pb/pb.php?id=freedom&page=1&divpage=8&no=42453
6부: https://pgr21.com/pb/pb.php?id=freedom&page=1&divpage=8&no=42465
7부: https://pgr21.com/pb/pb.php?id=freedom&no=42469&divpage=8&ss=on&sc=on&keyword=디링디링
8부: https://pgr21.com/pb/pb.php?id=freedom&no=44706
9부: https://pgr21.com/pb/pb.php?id=freedom&no=44723&divpage=8&sn=on&ss=on&sc=on&keyword=aura
10부 : https://pgr21.com/pb/pb.php?id=freedom&no=44803
11부 : https://pgr21.com/pb/pb.php?id=freedom&no=44823&sn1=on&divpage=8&sn=on&keyword=aura
12부 : https://pgr21.com/pb/pb.php?id=freedom&no=44849
13부 : https://pgr21.com/pb/pb.php?id=freedom&no=44866
14부: https://pgr21.com/pb/pb.php?id=freedom&no=44880

<단편> 진눈깨비 : https://pgr21.com/pb/pb.php?id=freedom&page=1&sn1=on&divpage=8&sn=on&ss=off&sc=off&keyword=aura&no=42408

-  - -

##


“어디 갔다 이제와! 무슨 화장실에 살림 차린 줄 알았네!”


돌아가자마자 하진이가 호통을 쳤다. 나는 방금 있었던 일을 티내지 않기 위해 능청스럽게 싱긋 웃었다.


“미안! 그래도 제 때 맞춰서 온 것 같네.”
“후우. 막상 이제 공연 시작한다니까 엄청 떨리는 군.”


천하의 영욱이 녀석도 이제는 살짝 긴장이 되는 표정이다. 승제는 말할 것도 없이 아예 굳어버렸다.


“우우.”


하진이가 쓱 승제의 표정을 보더니 다가가 등짝을 냅다 후려친다. 헉! 저건 우리 누나에게서만 느낄 수 있었던 손바닥이다.


“헉!”


승제가 급히 헛바람을 들이킨다.


“공연 잘해! 이제 나도 나가서 밖에서 너희가 공연하는 모습 볼 테니까. 바보2 내가 너 연습하는 것 다 지켜봤는데 충분해! 잘할 수 있어! 파이팅!”


하진이의 으쌰으쌰에 승제의 표정이 결연해진다.


“오오. 걱정 말라고. 멋진 모습을 오늘 너한테 보여줄 테니까!”


순간 정적. 승제 녀석 지금 본인이 무슨 말 하고 있는 줄이나 알까? 갑작스러운 승제의 진지함에 하진이의 표정이 붉게 물들었다.


“몰라 이 바보 멍청아. 아무튼 공연이나 잘해!”


하진이는 급히 몸을 돌려 대기실을 빠져나갔다.


“바보 아니라니까..”


피식. 둘이 아주 잘되고 있는 것 같다.


“지인이 영욱이 현이 너희도 파이팅!”
“후후. 고맙네.”
“응 하진아 고마워!”


하진이의 파이팅은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모두 덕분에 표정이 한층 편해진 것 같다. 나만빼고.


지인이의 모습을 보니 과거의 깊숙이 숨어 있던 기억들이 마침내 떠오르고 있었다.


- 저기요. 괜찮으세요?


소녀는 울고 있었다. 내가 자신 대신에 다쳤기 때문일까? 끈적거리고 뜨듯한 액체가 머리에서부터 흘러내리는 것을 느낀다. 소녀의 얼굴이 빨갛게 물들었다.


- 저기요. 일어나 봐요. 119... 119좀 불러주세요 누가.


그래. 내가 고등학교 때 사고 날 구한 것은 지인이였다.
어떻게 그 날 지인이와 공연을 하게 됐고, 또 누나가 지인이와 어떻게 알고 있었던 지에 대한 것 까진 모르겠다. 하지만, ‘기다리다’라는 노래 한 곡을 마친 소녀의 다음 곡 반주를 하려던 것은 기억난다.


기대됐다. ‘기다리다’를 부르는 소녀의 노래는 내게 큰 감동을 줬으니까. 내가 울리는 연주는 소녀와 어떻게 어울릴지 기대됐다. 그렇게 기대가득 한 마음으로 무대에 올랐는데, 참 운이 없게도 미처 나의 연주와 소녀의 노래는 어울릴 수 없었다.


하하하. 묘하게 재밌는 상황이구나. 그 때 그랬던 인연이 지금에 와서야 다시 함께 어울릴 수 있게 된 건가.


덜덜덜.


이번에는 정말 잘 될까? 또 그때처럼 사고가 나진 않을까?
입이 바싹 마르고, 목이 탄다. 그 때 그 소녀였던 지인이의 노래를 무대에서 내가 연주하고 싶다는 마음과 또 사고가 나진 않을지에 대한 공포가 반반씩 마음에 자리 잡는다.


“후우.”


심호흡을 해보지만 여전히 진정되지 않는다. 그때.


“현아 괜찮아?”


떨리는 내 손을 지인이가 붙잡았다.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봐준다.


“아 응.”


지인이의 따뜻한 손과 목소리가 마음을 가라앉게 해준다. 그래 그때는 단지 재수가 없었을 뿐이야.


“고마워.”
“응.”


지인이가 웃는 모습을 보니 한 층 더 기분이 풀린다. 잘 할 수 있을 거야.
어느새 축제의 공연의 시작되어 있었다. 팀이 오로지 남자들로만 이뤄진 공대를 시작으로 여자로만 이루어진 인문대 등을 거쳐 성큼성큼 민한광의 순서까지 다가와 버렸다.


“마지막 공연 팀 나가서 무대 뒤편에서 대기할게요.”
“네.”


솔직히 민한광의 공연만큼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네 이번 공연은 우리 학교의 자랑인 밴드부죠!”
“와아아!”


사회자의 소개만으로도 청중들은 열광한다. 클락이 이렇게 유명했었나.


“클락의 3팀입니다! 클락 와치!”
“와아아!”


어? 무대로 올라가는 사람들 중 한 사람이 낯이 익다. 그때 그 여자다. 민한광을 만나러 클락의 연습실에 방문했을 때, 살갑해 대해주던... 아마 주채은이었나? 저 여자도 오늘 공연을 하는 거였나.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예 안녕하세요. 클락 와치의 보컬을 맡고 있는 민한광입니다.”
녀석의 소개에 여자들의 환호성이 커진다. 인정하기 싫지만 민한광 녀석은 잘생겼다. 물론 기생오라비 같이.


이어서 베이스와 드럼의 소개로 이어진다. 베이스의 최지찬, 드럼의 한찬휘. 여자 관객의 환호성은 최고조에 달한다.


“안녕하세요! 클락 와치의 기타리스트 주채은입니다!”
“우오오오!”


그러나 주채은이라는 여자의 소개로 전세역전. 엄청난 남자 관객들의 환호가 울려퍼진다. 이 밴드부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인기가 엄청난 것 같다. 이런 반응이 있으려면 어느 정도 사람들이 멤버를 다 알고 있다는 건데.


“야, 저 여자애 클락 와치가 아니라 그냥 클락 아니야?”


뒤에서 떠드는 스텝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그냥 클락이 아마 클락 1팀을 말하는 거겠지?


“아 저 주채은이라는 여자 클락에서는 보컬이야. 보컬이 엄청 끝내주거든. 근데 기타도 잘 쳐. 물론 보컬만큼은 아니지만. 그래서 보컬은 클락에서 하고 기타는 와치에서 한다더라?”
“와 완전 못 하는게 없네. 불공평하다.”


그렇구나. 보컬도 기타도 한다는 의미가 이 뜻이었구나.


“네 오늘 부르실 곡은 뭔가요?”
“저희가 오늘 부를 곡은 뜨거운 감자의 고백입니다.”
“네 그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회자의 말을 끝으로 연주가 시작된다. 주채은이라는 여자 기타도 결코 나보다 못 치는 수준이 아닌데, 보컬은 더 잘한다니 놀랍다. 그리고,


- 달이 차고, 내 마음도 차고


민한광의 보컬은 더 의외다. 녀석에게서 저런 보이스가 나올 줄이야. 인정하기 싫지만 녀석의 보컬은 들어줄 만하다. 여자들이 아주 녹겠군.


“후후, 쫄지 말라고 친구. 이제 우리 차례다.”
“오오!”
“그래.”


그래도 앉아서 질 생각은 없다.


“잘하자. 지인아.”
“응.”


“자 다음 마지막 팀 올라갈 준비할게요.”


덜덜덜.
올라갈 준비라는 말이 나오자 다시금 손이 떨려온다. 젠장. 그 말을 듣고 무대를 올려다보니 무대 위에는 조명들이 잔득 달려있다.


“후우.”


심호흡을 해보지만 여전히 손에 떨림은 멈추지 않는다. 이래서야 제대로 된 공연을...


“현아. 잘하자.”


지인이가 다시 한 번 내 손을 감싸준다. 그제야 내 손의 떨림이 멎어든다.


“있잖아 지인아.”
“응?”


그래. 지금이 말할 타이밍이다.


- 누가 119좀 불러주세요!
- 어떡해.


머리에 계속해서 떠오르는 잡념은 떨쳐버리자.


“자 이제 올라갑시다!”


“나 기억났어. 이제야 너랑 같이 공연하게 됐네. 그 때 재수 없게 못했던 공연 몫까지 최고의 연주를 할게. 그러니까, 너도 최고의 노래를 들려줘.”
“어?”


말하고 나니 마음이 굉장히 편해진다. 그래 이제 진짜 딱 앞으로 5분. 공연이 끝나기 전 5분만을 생각하자.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현아. 너 괜찮아?”
“응?”


무대로 오르는 발걸음을 멈추고 지인이를 뒤돌아봤다. 그런데... 지인이는 울고 있다.


“너 무대에 올라갈 수 있겠어?”
“왜 울어? 바보같이.”


지인이는 왜 우는 걸까. 우는 모습도 예쁘게 느껴진다. 이런 생각이 드는 걸 보면 역시 나는 지인이를 좋아한다. 그것도 아주 많이.


“미안해. 현아. 미안해.”


무엇이 미안한 걸까?


“울지 마. 뚝! 우리 딱 이 5분을 위해서 고생했잖아. 최고의 공연을 만들자.”


상황은 반대가 되었다. 이제는 우는 지인이를 담담히 진정시킨다.


“후후. 파이팅 하자.”
“오! 파이팅!!”


바보 같은 녀석들의 우스꽝스런 파이팅으로 우린 웃음을 되찾는다.
자 가자! 밝은 무대 위 조명이 우리를 반기고 있었다.




16에 계속.


- - -

공지사항 알려드릴 것이 있습니다.
조아라에서 단편연재로 디링디링을 그대로 올리고 있습니다.
완결까지는 pgr에 연재하고 그 외에 외전과 에필로그는 조아라에만 올릴 것 같습니다.
이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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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6/29 20:40
수정 아이콘
조아라가 어딘가요? 잘 보고 있습니다!
13/06/29 20:43
수정 아이콘
joara.com입니다. 그런데, 딱히 조회수가 극악해서 그냥 올리지 말까 생각중이네요.
많은 사람들이 보고 댓글도 남겨주었으면하는 마음이었는데, 이래서야 ㅠㅠ
Jealousy
13/06/29 20:44
수정 아이콘
잘봤어요
13/06/29 20:46
수정 아이콘
매번 감사합니다^^
천진희
13/06/29 21:33
수정 아이콘
잘 봤습니다! 조아라 링크만이라도 어떻게 안될까요? 헤헤..
13/06/29 21:43
수정 아이콘
부족한 글 항상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reeminence
13/06/29 23:04
수정 아이콘
너무 재밌습니다.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13/06/29 23:09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행복한 말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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