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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6/17 14:18:39
Name 예바우드
Subject [일반] 간단한 영화 감상기
1. 은밀하게 위대하게
...이걸 본의 아니게 두번이나 봤다는게 함정.
꽃미남이 나와서 어색하게 북한 사투리를 하며 특정 매니아층 여성을 겨냥한 듯한 제스추어를 보이다 영화가 끝납니다.
김수현 복근은 볼만합니다. 그러나 매니아층 여성을 위한 서비스 컷과 이현우가 제 몸에 물 뿌리는 순간
신화에서 돌아보지 말라는데 돌아봐 소금기둥이 되었다는 이야기처럼 극장 안에서 소금기둥이 되어버렸습니다.
아, 원빈 주연의 아저씨 팀이 연출했다는 액션씬도 볼만은 합니다. 아저씨를 내가 지금 또 보고 있나부다 싶어진게 맹점이지만.
그냥, 김수현과 박기웅. 이후 충무로를 이끌어 갈 젊은 배우들의 티켓 파워와 힘을 느낄 수 있다는게 이 영화의 제일 큰 장점이거 같습니다.
스크린 독과점 이라는 부분은 워낙 많이들 이야기하고 있어서 더 코멘트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봐도 꽤 이상한 열풍이긴 합니다만, 어느 순간 10대를 위한 영화가 헐리웃이건 한국이건 거의 만들어지지 않아
그들이 열광하고 즐거워할 장르가 없다는 것이, 그래서 은위 같이 빤한 영화에 인구가 몰리는 것이 조금 재미있달까, 안타깝달까
뭐 그랬습니다.
기왕 이렇게 된거 이후에도 10대 여성 혹은 남성들이 즐거워하며 볼 수 있는 영화들이 많이 나와줬으면 합니다.


2. 무서운 이야기 2
그냥 안 무섭습니다.
영화 제목 제일 앞에 [안]자가 빠진거 같습니다.
한국의 호러 장르가 왜 망했는지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비극이 영화에 담겨 있습니다.
공포의 원형이니 사회 현상이니 호러의 배경이 되는 원형적 공포니 이런거 다 떠나서 일단 공포 영화는 무서워야 하는데 말이죠.
슬퍼서 무섭든, 웃겨서 무섭든, 끔직해서 무섭든 공포 영화는 무서워야 하는데 하나도 안 무서워서 씁슬했습니다.
90년대 절찬리에 방영되어 인기 끌던 테마극장의 극장판 버전이라는 느낌이 지워지질 않네요.
나름 제일 무서웠던 장면을 꼽아보자면 제 오른쪽 자리에 앉아 있던 커플, 특히 여성분이 많이 무서워하며 남자친구 품안으로
파고드는 순간이..... 저에게는 슬픔의 도래, 눈물 콧물의 엑소더스였습니다.

3. 맨 오브 스틸
기대하고 고대하던 맨 오브 스틸을 개봉 당일에 달려가 보았습니다만....
슈퍼맨이 키가 작고 못생겨서 2시간 정도의 런닝타임이 상당히 고문이었습니다.
나름 슈퍼맨의 팬이다보니 머릿속에 어느 정도 고정된 슈퍼맨의 이미지와 스타일, 역할이 있습니다만
그 모든 것이 다 부정당한 기분이라 입맛이 텁텁했습니다.
다른 리뷰에서도 회원 분들이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만, 슈퍼맨은 역사가 짧고 신화가 부재한 미국이라는 나라의 신화에 해당합니다.
황금시대를 지나 영웅의 시대가 도래할 적에 신화는 수 많은 영웅을 기록하고 아이들에게 혹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제공하죠.
헤라클레스가 그랬고, 오리온이 그랬으며, 이아손과 예수가 그러했습니다.
이미 태생이 영웅이 되기 위해 특별한 혈통과 배경을 가지고 태어나므로 이들에게 고뇌는 사실상 무의미합니다.
그들은 영웅적인 풍모를 가지고 고난 가득하지만 그럴싸한 모험을 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아버지(신)의 인정을 받게 됩니다.
맨 오브 스틸에는 이런 슈퍼맨의 고전적인 스타일을 재해석 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만
불필요하게 느껴지는 고뇌에 많은 힘을 쏟아부어 지루했고, 영웅적인 풍모 대신 영국인 얼굴을 넣어 실망감을 줍니다.
헨리 카빌은 상당히 훈련이 잘된 배우인건 분명합니다만, 2~30년대 헐리웃 스타일의 미남도 아니며 우아한 액션을 보여줄 기럭지도 못됩니다.
더더군다나 잭 스나이더식 액션을 위해 근육을 빵빵하게 키웠긴 한데 덕분에 더 작아 보여서
'나의 칼엘은 이러지 않아!' 같은 비명을 - 물론 속으로 - 지르게 만들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슈퍼맨은 헬레니즘 시대의 영웅조각상과도 같은 아름다움을 지녀야 합니다.
신화가 없고, 그래서 신화적 영웅이 없으며 하지만 팍스 아메리카나가 시작되던 시기에 탄생한 텍스트가 슈퍼맨인데
영국인 제작자는 그걸 너무 무시한 느낌입니다.

그렇다고 합니다.

....애프터어스를 보려고 했는데 LTE급 속도로 상영관이 사라져 버렸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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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rschach
13/06/17 14:22
수정 아이콘
맨 오브 스틸은 여러 부분에서 참으로 호불호가 갈리네요.
전 헨리 카빌의 칼엘이 참 좋았습니다.

그나저나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어쩌다 두 번 씩이나 크크
예바우드
13/06/17 14:29
수정 아이콘
사실 칼엘이 미국인 얼굴이 아니었다는 거 빼곤 저도 비교적 잘 봤습니다. 흐흐흐
징징거리는 본문과는 동떨어진 리플인거 저도 압니다. 브랜든 루스의 미모 말고는 미친듯이 지루했던 리턴즈에 비하면
정말이지 잘 만들어진 영화인 걸 알겠는데, 그래서 몇몇 부분이 더 섭섭한거 같네요.
은위는 뭐............. 그냥..... 어쩌다 보니....... 그래도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두번째 볼땐 첫번째때보다 덜 오글오글했습니다.
Rorschach
13/06/17 14:38
수정 아이콘
사실 원작 코믹스보다는 "도너의 수퍼맨"=수퍼맨 인 저에게는 브랜든 루스의 수퍼맨이 참 좋았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주인공, 스토리, 액션씬 뿐만아니라 장면장면 까지도 다 호불호가 갈리는데 모두가 한마음(?)인 부분이 하나 있더군요.
수퍼맨 복장을 했을 때 보이는 가슴털;;;;;;;;;;;;;;;;;;;;;;;;;;; 크크
눈물이뚝뚝T^T
13/06/17 14:24
수정 아이콘
음.. 185가 키가 작은 거라니.... 덜덜
예바우드
13/06/17 14:31
수정 아이콘
단순히 기럭지 문제가 아니라 그 뭐랄까. 위에 적은 것처럼 300전사 같은 우락부락함을 갖춰 결론적으로 뚱!해 보이는 몸은 좀 아니지 않나 싶습니다. 실제 헬레니즘 시대 조각상 같은 매력이 칼엘의 매력인데.
그러나 저러나 진짜 185랩니까? 절대 그렇게 안보이던데.
빅토리고
13/06/17 15:29
수정 아이콘
부제도 강철의 남자이고... 원래 슈퍼맨은 우락부락합니다.
시라노 번스타인
13/06/17 14:24
수정 아이콘
저는 무서운 이야기 2의 세번째 스토리를 보며 위안 삼았네요.

정말 슈레기 같은 앞의 두가지 내용과는 다르게
웃음과 공포를 잘 버무려냈다고 생각했습니다.
진짜 공포를 원했다면 정말 아닌 영화지만 저는 마지막 단편만으로도 꽤 괜찮지 않았나 싶었네요.
예바우드
13/06/17 14:33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보험조사원 아가씨부터 이미 실소가 터진 상황이라. ..직업도 그렇고 하고 다니는 스타일도 그렇고
비틀 쥬스 아니면 밀레니엄 시리즈의 리즈벳 보는 기분이었군요.
세번째 이야기는 재기발랄한 맛은 있었습니다만 딱 거기까지가 한계인거 같습니다.
뭐 단순히 제가 공포영화에 바라는 것이 많은 것도 같습니다.
13/06/17 14:25
수정 아이콘
은밀하게 위대하게, 맨오브스틸 잼있게 봤습니다.
케바케겠지요.
덧. 애프터어스는 꽤 재미가 없었습니다.
예바우드
13/06/17 14:34
수정 아이콘
애프터 어스를 꼭 보려고 했던 이유가 별건 아니고. 나이트 샤말란이 어디까지 추락하고 있는가를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거든요.
아니 뭐 저도 맨오브스틸 자체는 꽤 신나게 봤습니다. 은위는 약간 논외 흐흐흐
녹용젤리
13/06/17 16:19
수정 아이콘
샤말란 감독은 이미 라스트에어벤더로 지구의 내핵까지 추락해서 파고든거 아니었나요?
13/06/17 14:42
수정 아이콘
은밀하게 위대하게 여자친구가 보자고 해서 보기는 했는데....

그냥 두시간짜리 김수현짱짱!! 김수현이나 보세요! 하는 영화 같았어요

웹툰은 안봤지만 뭔가 전개도 이상하고.. 어거지에 마지막엔 억지 감동..
FreeSpirit
13/06/17 15:15
수정 아이콘
은밀하게 위대하게 같은 경우는 감독이 원작을 잘 살리긴 했는데,
중간중간 들어갈 내용들을 대거 도려냈죠... 그러니까... 그게 만화로 보면 진짜 감동인데.
중간중간 필요치 않은 내용때문에 막판에 감정이 폭발해야하는 장면들을 다 빼버렸죠...
13/06/17 14:44
수정 아이콘
슈퍼맨 영화는 저도 달갑지 않았는데 슈퍼맨 배우 자체는 너무 잘생기고 멋있었기에... ㅠ_ㅠ
특히 상반신 탈의씬이 딱 한번인가 나왔는데 정말 헉소리나더군요.
단지 면도 안했을때의 그 터프함이 면도하고 수트입으니 말끔하게 날아가버려서;
13/06/17 15:22
수정 아이콘
프로메테우스 이후로 또 하나의 호불호 갑 sf 영화가 나온거 같네요.맨오브스틸 전 참 재미있게 봤습니다.
13/06/17 16:02
수정 아이콘
헨리 카빌의 경우, 처음 근육질에 털 송송;으로 나왔을 때는 으음, 근육은 장난 아닌데 슈퍼맨 같은 젠틀함이 잘 안 보이네~였다가
면도 싹하고 슈트 갈아입고 머리 올백으로 넘기자 오, 생각보다 잘 어울리네, 역시 공으로 배역 준게 아니구나~이랬죠. 그리고
마지막에 클락 켄트 차림으로 안경 쓰고선 씩 웃을 때는 아, 얘 천성 슈퍼맨이다. 이런 결론으로; 제가 2탄을 기대하는 이유기도 합니다.
나나세 미유키
13/06/17 16:24
수정 아이콘
185의 멋진 근육남이 키가 작고 못생기다니! 헨리카빌이 들으면 슬퍼하겠어요.. ^^;;
리니시아
13/06/17 16:29
수정 아이콘
스타트렉을 제외하고는 다들 좋다는 평을 가진 영화가 없군요.. 잘봤습니다
王天君
13/06/17 19:38
수정 아이콘
슈퍼맨이 키가 작고 못생겼다구요? 전 역대 슈퍼맨 중 가장 세련되고 매끈하다고 느꼈습니다. 심지어 이 배우가 주연한 영화나 드라마를 봤음에도 불구하고 아예 눈치도 못챌 정도로 잘 생겼던데요. 헨리 카빌은 원래 미남이긴 했지만 좀 흔한 느낌이었는데, 슈퍼맨을 통해서 절정의 섹시함을 뽐낸 것 같아요.
우락부락한 근육도, 오히려 전 괜찮았습니다. 슈퍼맨의 강함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느낌이라 액션에 좀 더 설득력이 있더군요.

역대 히어로 영화 중 이렇게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도 처음입니다. 전 누가 뭐래도 슈퍼맨의 섹시함은 진리라고 생각했는데...
냉면과열무
13/06/17 21:40
수정 아이콘
맨오브스틸.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다만 싫어할 사람은 좀 싫어할 것 같다 생각이 들더군요. 당장 영화관에서만 봐도 위에 중년(에 접어들만한 부부? 연인) 분들은 코웃음치며 보더군요. 그러면 나가든가;;;

고전 컨텐츠를 세련되게 만든 느낌이 들더군요, 다만 고전은 고전다운 분위기가 나야지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호불호가 갈리는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마크눈
13/06/17 22:38
수정 아이콘
전 브랜든 루스보다 훨씬 적합하다고 봤는데 역시 의견은 다양하군요.
과연 차기작에서 슈퍼맨하면 항상 따라다니는 크리스토퍼 리브의 그림자를 벗을수 있을지 기대되네요.
13/06/18 00:11
수정 아이콘
애프터 어스는 샤말란 감독의 추락도 추락이지만 너무 대놓고 윌 스미스가 아들 커리어 쌓아주려고 만든 영화라는 티가 많이 납니다. 물론 부모가 자식 사랑하는 거야 당연한거고 좋은 일이지만, '니 아들 사랑은 니가 해야지 왜 내 돈으로 함?' 이라는 느낌이 관람하는 내내 머리에서 떠나질 않더군요. 근데 결론은 영화가 폭망했으니 아들 사랑은 결국 윌 스미스 본인 돈으로 했네요.
살만합니다
13/06/18 09:49
수정 아이콘
저도 어쩌다가 은.위를 두번이나... 진짜 기대안하고 가면 재밌습니다 크크
고랭지캬라멜
13/06/18 15:49
수정 아이콘
맨오브스틸 다 재미있었는데
슈퍼맨이 파란슈트입고 상반신나온 컷에서
자꼬 가슴털이 수트를 비집고 위로 삐죽삐죽나와서
신경이 엄청쓰였습니다

이거 참... 배우의 신체적 특성이니 뭐라 할 수도 없고

수트밖으로 털이 삐져나온 수퍼맨이라니 엉엉
팬티 없어져서 좋았는데!!
치킨인더트랩
13/06/18 16:36
수정 아이콘
애프터 어스 봤는데 상영리스트에서 왜 LTE속도로 사라져가는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본 기분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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