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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4/27 13:32:02
Name Neandertal
Subject [일반] 프로파일링 - "뒤셀도르프의 뱀파이어" 피터 쿠르텐

피터 쿠르텐


피터 쿠르텐은 1883년에 태어났다. 1923년에 그와 결혼한 그의 아내나 이웃들은 그가 성정이 온화하고 말씨가 상냥하며 일요일마다 교회에 다니는 아이들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재판을 받을 때 그는 양복 정장을 말끔하게 차려 입었으며 심지어 향수를 뿌리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아내나 이웃들의 평과는 달리 9건의 살인과 7건의 살인 미수 혐의로 기소되었고 난잡한 강간과 살인 및 사체 절단 행위를 했음을 시인했다.

그의 첫 살인은 1913년에 시작되었다. 쾰른-뮬하임에 있는 한 여관집 창가에서 여관집 주인의 딸이 잠들어 있는 것을 보고 목을 졸라 살해한 뒤 주머니칼로 시체의 목을 벤 것이다. 그는 이 사건으로는 용의 선상에 오르지도 않았고 죽은 아이의 삼촌이 애꿎게 범인으로 몰려 재판을 받기도 했다.

그 뒤로도 그는 수많은 성폭행을 저지르지만 피해자들 대부분이 신고를 하지 않았기에 그때까지는 쿠르텐이라는 이름은 전혀 알려지지도 않은 상태였다.  그러다가 1929년부터 뒤셀도르프지역에서 23차례에 걸친 범행을 저지르면서 그 지역을 뒤흔들어놓게 된다.

1929년 2월에는 젊은 여성이 가위에 24군데나 찔리는 사건이 발생하였고 그 사건이 있은 후 엿새 후에는 9세 소녀 역시 가위에 찔려 살해된다. 범인은 심지어 등유로 이 소녀의 시신을 불태우려고까지 하였다.

8월에도 역시 젊은 여성이 비슷한 운명을 맞이했고 그 뒤로도 2건의 살인 미수 사건이 연이어서 발생하였다. 피해자들이 경찰에 신고했지만 범인은 오리무중이었다. 하지만 살인마의 살인 행각은 멈출 줄을 몰랐다 그 뒤로도 5세 소녀 2명이 더 살해되었고 살인범은 이제 가위 대신 망치를 손에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1930년 5월, “뒤셀도르프의 뱀파이어”는 결정적인 실수를 하고 만다. 그는 쾰른에서 20세의 젊은 여성을 자기 차에 태운다. 시골에서 일자리를 찾아서 쾰른에 막 도착한 마리아 부들리스라는 아가씨였다. 그는 마리아를 아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로 데리고 가서 강간을 시도했고, 인근 숲으로 끌고 가서는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웬일인지 그는 그녀의 목을 조르다 말고 그녀에게 자신의 주소를 기억하는 지 물어보았다. 그녀가 기억을 못한다고 하자 그는 그녀를 풀어준다.

마리아 부들리스는 이 일을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대신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 그 내용을 적어 보내는데 운명의 장난인지 수신인의 주소가 잘못되어 편지는 우체국으로 다시 반송되었고, 그 바람에 우체국 직원이 편지의 내용을 확인했으며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그 직원은 바로 경찰서에 신고를 하게 된다.

드디어 경찰이 편지를 쓴 마리아를 찾아냈으며 마리아는 살인마에게 한 말과는 달리 그의 집주소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경찰이 들이닥쳤을 때 안주인이 밝힌 남편의 이름은 피터 쿠르텐이었다. 그는 재판 과정에서 본인은 정신이상자이므로 재판을 받을 수 없다고 청원했으나 법원은 그의 청원을 기각했고 그는 결국 참수형을 선고 받는다. 재판이 끝난 후 독일의 정신병리학자 칼 베르그가 그를 인터뷰했는데 이것은 살인범에 대한 최초의 심리학적 인터뷰 보고서였다.

그는 불우한 어린 환경을 보냈다 그의 아버지는 아내와 아이들을 구타하는 술주정뱅이였으며 나중에는 근친상간으로 유죄 판결을 받아 교도소에 수감되기도 하였다. 쿠르텐 역시 어렸을 때 부터 이미 폭력적인 성향이 두드러지기 시작했으며 학교에 다니던 때에는 동급생의 머리를 물 속에 집어넣어 살해를 시도할 정도였다.

그는 아주 어린 나이에 이미 성(性)에 눈을 떴으며 떠돌이 개를 잡는 사람을 도와 개를 고문하고 죽이는 행동을 통해서 성적 쾌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13세 때에 이미 수간(獸姦)을 시작했고 그 뒤로는 방화를 저지르기 시작했다.

“불길이 타오르는 것을 보면 기분이 아주 좋았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재미있는 것은 불을 끄려는 사람들의 흥분한 모습과 자기 재산이 잿더미로 변하는 것을 보고 미친 듯이 펄쩍 뛰는 사람들의 표정이었죠.”

그는 기억력이 뛰어났으며 본인이 저지른 범죄들의 세세한 부분까지 잘 기억하고 있었다. 16세 때에는 밀랍으로 만든 인형들이 전시되어 있는 어떤 박물관에 마련되어 있는 ‘공포의 집’에 들어간 적이 있었는데 이때 그는 같이 간 친구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나는 나중에 커서 이 방에 있는 무시무시한 사람들처럼 유명해질 거야.”

또 나중에 런던의 유명한 살인마 잭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는 흥분으로 몸을 떨었다.

“감옥에 있을 때였는데, 그 사람 이야기를 신문으로 읽고는 나도 밖에 나가서 그런 일을 저지르면 얼마나 즐거울 지 상상했습니다.”

칼 베르그 박사와 인터뷰를 하면서 그들의 인터뷰 내용을 기록하던 여자 속기사가 있었는데 그는 그 젊은 여자 속기사의 목을 바라보면서 그녀를 목 졸라 죽이고 싶다는 강렬한 충동에 사로잡혔다는 말도 했다.

재판을 받을 때 쿠르텐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내가 증오하던 사람을 죽이지도 않았고 사랑하던 사람을 죽이지도 않았다. 다만 살인 충동이 나를 사로잡는 바로 그 순간에 내 앞에 맞닥뜨린 사람들을 죽였을 뿐이다.”

그는 사형이 집행되기 전에도 배불리 먹었으며 사형을 집행하는 사람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과연 내가 잠시 동안이나마 내 목에서 피가 뿜어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그럴 수만 있다면 모든 즐거움을 끝장내는 마지막 즐거움이 되겠지.”


출처: 범죄심리와 과학수사 프로파일링 (브라이언 이니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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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손을 잡으
13/04/27 13:45
수정 아이콘
후덜덜하네요.
자신의 죄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범죄자는 얼마나 잔혹하고 무서운 자인지.
Neandertal
13/04/27 13:54
수정 아이콘
저런 범죄자들은 자연적으로 발생하는가 후천적으로 만들어지는가는 참 흥미로운 주제인 것 같습니다...
물론 본인이나 본인의 가족, 친구, 지인들이 저런 사람들과 맞닥뜨리지 않는 다는 전제하에...
가만히 손을 잡으
13/04/27 14:23
수정 아이콘
이런 스토리에 가끔 혹해서 보긴 하는데요. 가장 놀라운게 범죄자가 댓글 단 것처럼 후회나 두려움이 없는 경우입니다.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잘 알려진 그레이 맨, 알버트 피쉬에 대해 읽다가 정말 갑갑함을 느꼈죠.
자기 사타구니에 대바늘 박아넣고 아이들 먹는게 취미, 잡인 후에는 자기 형집행을 도와주는 인간에게 무슨 권선징악이 의미가 있겠어요.
그리드세이버
13/04/27 14:14
수정 아이콘
20세기 유럽에도 참수형이 존재했었군요
치킨마요
13/04/27 18:43
수정 아이콘
와.. 사이코패스가 처음부터 가지고 태어나는건 아닌가보네요..;; 무서워요;;
This-Plus
13/04/27 20:12
수정 아이콘
위키에서 우리나라의 연쇄살인범들만 쭉 봐도 참 흥미롭지요.
주본좌
13/04/28 11:08
수정 아이콘
후덜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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