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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4/23 09:18:21
Name 김연우
Subject [일반] 창조, 경제, 야근
* 전문지식 전혀 없는 공돌이가 그냥 이거저거 읽으면서 뒹굴뒹굴 생각하다가 썼습니다. 틀린 내용 무지 많고 화도 나겠지만, 아무쪼록 살짝 화 식히고 부드럽고 뽀송뽀송한 댓글 부탁드립니다. 정신 HP가 낮아서 공격에 많이 취약해지다보니 무섭네요.



'신자유주의는 미국 노동자의 임금과 중국 노동자의 임금을 같게 만드는 제도이다'라고 비난하는 글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정말 비난일까요? 미국 노동자의 임금과 중국 노동자의 임금을 같게 만드는 것이 못된 일 일까요?



생산성이란 표현, 경제 뉴스에 자주 등장합니다. 한국의 시간당 생산성을 얼만데 구미 선진국은 생산성을 얼마고, 그만큼 부족하니 뭘 해야 한다, 뭘 바꿔야 한다, 등등.  시간당 생산성이란 일해서 얼마 버느냐, 는 말이라고 합니다. 즉 미국 맥도날드 노동자가 1시간 일해서 1만원 벌고, 중국 맥도날드 노동자가 1시간 일해서 1천원 벌면, 둘은 10배의 생산성 차이가 나는거라고 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미국 노동자가 중국 노동자보다 햄버거를 10배 많이 만든다던가, 10배 맛있는 햄버거를 만든다던가, 하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 브랜드 가치가 다른거 같지도 않군요. 혹시나 햄버거 만드는 기계가 더 좋다던가, 깨끗하다던가, 상권이 좋다던가 하는 차이가 있겠지만, 그건 미국 지점장이 돈을 많이 벌어야 하는 이유가 되지, 미국 노동자가 돈을 더 벌어야 하는 이유는  아닐거 같아요.  차이를 찾는다면, 미국 노동자는 영어를 잘 구사하며 미국 문화에 익숙할 것이고, 미국에 집이 있다는 점이겠네요. 즉 그의 주변 사람들이 돈을 많이 벌기 때문에, 그 또한 돈을 많이 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폴 크루그먼은 IMF 외환위기 전 동북아시아 국가들의 기적적인 경제 성장이 곧 한계를 보일꺼라 말했습니다. 그들의 성장은 생산 요소 과다 투입에 의한 양적 성장인데, 이것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지요. 이후 IMF 외환위기가 도래했습니다만, 이것은 그가 생각했던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최근에 닥친 아이폰 쇼크가 그가 이야기한 위기의 본질에 가깝지요. 좀더 많은 자본, 좀더 많은 시설, 조금 더 저렴한 인건비로는 극복할 수 없는 창의성의 차이에 휘청했던 사례이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좀 묘합니다. 결국 삼성은 애플과 비슷한 위치에 도달했습니다. 물론 아직 애플이 앞선다는 사람도, 이미 삼성이 앞질렀다는 이야기도 있겠지만, 어찌 돼었건 둘이 과거에 비해 격세지감으로 차이가 좁혀졌다는 점은 많이 동의할 것입니다. 삼성 또한 여러가지 혁신과 창의성을 보였지만, 그래도 삼성 성공의 발판에 패스트팔로워가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싸이의 젠틀맨이 창조경제의 표본이라고 합니다. 추측컨데 창조경제는 대강 컨텐츠와 블루오션을 망라하는 그러한 것들인거 같아요. 우리가 배우기를 원하는 서구 선진국의 창의성, 여유로움, 야근 타파, 뭐 그런 느낌이지요. 그런데 싸이의 노동도 뉴스 기사를 보다보면, 참 한국스러운거 같아요. 성실. 열심. 잠 안잠. 과연 무엇이 해답일까요.[2]

우리는 창의성, 주입식 교육 탈피, 야근 타파 등의 구미 선진국의 시설들을 배우기 위해 열심입니다. 그것들이 생산성의 차이를 만든다구요 정말일까요? 얼굴 하얀 사람들이 좋은 복지와 좋은 근로 조건, 여유로운 생활을 누렸던 것이 창의적이며 여유로운 노동이 효율적이어서 그런 걸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미국 맥도날드 노동자와 중국 맥도날드 노동자의 생산성 차이를 생각하면, 정말 그런 것이 결정적인 차이일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미 오바마 대통령의 ‘미국 공장 설립 요청'에 대해 스티븐 잡스가 노동 효율성을 근거로 반대한걸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습니다.[1] 과거에는 기초 과학력, 기술력의 차이 등을 이야기했지만 이제는 동북아 국가들이 최소한 응용과학만큼은 많이 따라온 것으로 보입니다. 비슷한 사람들이 비슷한 결과를 만든다면, '누가 괴로움을 감당하느냐'가 최종 결과물을 결정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지금은 이런 생각이 듭니다. 구미 노동자들의 여유는 원인이 아니라 결과라구요. 그것들이 원인이 되어 풍족함을 누린 것이 아니라, 과거의 풍족함이 여유를 만들었다는 것이지요. 과거 제국주의 시절 전 세계로부터 많은 부를 가져올 수 있었고, 그 부를 지금까지 향유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부는 다시금 부를 불러오는 속성을 바탕으로 쌓아왔던 부를 누렸고, 현재의 경제위기는 그 부를 탕진한 결과인건가, 하는 생각이지요.

전 야근하기 싫습니다. 일이 재밌더라도 마찬가지에요. 전 게임도 하루 꼬박 새워 하지 못합니다. 적당히 하고 끊어야지 흥미가 이어지고, 지속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임금이 떨어지는 것도 싫습니다. 하루 14시간 근무하다가 8시간만 근무해도 비슷한 임금을 받기를 원합니다. 그렇게 해도 좋은 근거는 ‘그렇게 해야 여유가 생기고, 여유에서 창의성과 생산성이 나온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러한 주장에 의문이 생기자, 딱히 그러한 주장을 하기 어려워집니다.
만약 그러한 대접을 받더라도 의문은 생깁니다. 같은 회사에서 하루 14시간 근무하는 자와 하루 8시간 근무하는 자가 있는데, 둘이 같은 임금을 줄 수 있는 그거는 무엇일까요. 하루 8시간 근무자의 생산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근거는 무엇일까요. 위의 미국/중국 맥도날드 노동자의 이야기가 그렇듯, 임금만으로 결정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같은 회사이고, 내가 인사담당자인데, 둘에 대한 평가를 칼같이 정확하게 하는 것은 너무 어렵습니다. 도대체 무엇으로 판단해야 할까요.

죠엘 온 소프트웨어 블로그에는, ‘프로그래머의 생산성을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러면서 생산성이 떨어지는 한 프로그래머를 해고했더니, 알고보니 그가 분위기 메이커였고 사람들에 대한 성실한 조력자였기에, 그를 해고한 결과 팀의 생산성이 급감했다, 는 이야기를 하지요.
그래서 그는 프로그래머에 대한 인사 평가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합니다. 저도 비슷하게 생각 합니다. 그 사람이 일을 잘하는지 아닌지는 평가하기 정말 어려워요. 같이 일하는 팀 사람만 알죠. 하지만 가깝게 일하면 일할수록 일을 잘하는지 아닌지를 알지만, 동시에 감정이 섞일 일도 많습니다. 결국 프로그래머가 얼마나 열심히 일하느냐, 결과가 좋으냐, 뛰어나냐, 라는 것을 판단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울 만큼 어렵습니다.
그리고 이 원인은 전혀 상관없는 두 결과를 만들어낸다고 봅니다. 미국은 프로그래머를 판단할 수 없기에, 엄청난 임금과 굉장한 복지로 그들을 유혹합니다. 이 사람이 잘났는데 푸대접하여 그가 회사를 떠나는걸 두려워 하는 거지요. 한국은 프로그래머를 판단할 수 없기에, 많은 야근과 최소한의 인건비로 원가절감 합니다. 정말 못난 사람인데, 괜히 많은 돈을 쏟아 붇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지요. 결과는 반대인데 원인은 같습니다. 어찌돼었건 그들의 노동력을 판단할 마땅한 기준이 없는 것입니다. 임금의 보이지 않는 손이 역할을 못하는 것이죠. 그 결과 시장에서 힘이 쌘 쪽을 향해 마냥 저울추가 기울어져간 것이라 봅니다. [3]

노동자의 여유가 원인이 아니라 결과이듯, 노조도 원인아 아니라 결과라는 생각이 듭니다. 노조가 생김으로써 노동자의 권리를 찾고, 인간다워지고 하는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그냥 사회적으로 기업과 노동자 중 무엇에 힘을 두는가, 가 원인이고, 그 결과가 노동자라면 여러가지 부산물과 함께 노조가 생겨나는 것이고, 반대라면 노조가 없어지면서 기업이 좋아지는 거겠지요. 7~80년대 대처리즘, 레이거노믹스에 그들의 수십년 역사의 노조가 대항하지 못했다는 걸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돈은 솔직한게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자본은 불편한 진실을 밝히는 꼬쟁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돈을 무서워하고 더럽다고 하는 이유는, 실제로는 세상이 무섭고 더럽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미국 노동자의 임금과 중국 노동자의 임금을 같게 만드는 제도'란 말은, 비난이 아닌 찬사라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미국 노동자와 중국 노동자의 노동 효율은 비슷하기에, 둘의 임금을 비슷하게 만드는 거란 것이죠. 아니 여러가지 상황을 놓고 볼때 중국 노동자의 생산성이 오히려 미국 노동자보다 우월한거 같기도 하거든요. 시장에 의해 불편한 진실이 들어났고, 그것이 미국의 고용율로 들어난 것인가, 합니다.

그렇다면 야근과 특근은 벗어날 수 없는 굴레일까요? 중국 노동자 임금 이상을 기대할 수 없는 현실속에서 그들보다 많이 버는 방법은, 많은 시간 일하는 것일까요? 아니라고 봅니다. 중국 노동자의 임금이 올라가면 되거든요.
실제로 중국 노동자의 임금은 많이 올라갔습니다. 미국 노동자의 임금이 수십년간 정체, 실질적으로는 하락하였듯, 중국 노동자의 임금은 근 10년동안 많이 올랐습니다. 중국 노동자 또한 교육이나 기술 습득 등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올리지 않는 이상, 구미 선진국들이 겪는 고용율 저하를 피할 수 없겠지요. 중국이 아니라고 해도, 동남아, 인도, 아프리카, 브라질 등 저임금 국가는 아직 얼마든지 있거든요. 다시금 그곳들로 공장들이 이전하면서, 비슷한 혼란이 올 것이고 그것이 반복되리라 봅니다.
그 결과 전세계 모든 사람들의 임금이 어느정도 비슷한 수준이 돼었을때, 그때 다시 한번 분위기가 바뀌고 노동자간의 논의가 벌어지지 않을까, 합니다. 2차세계대전 즈음 서구 노동자들의 노동력은 제 3세계 노동자들의 노동력으로는 대체 불가능한 것이었고, 그러한 서구 노동자들의 유대감이 삶의 질을 올렸던 것처럼, 전세계 노동자들의 임금이 모두 올라 더이상 대체할 저임금 노동자들이 없어진 후에야, 삶의 질을 담보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어찌 보면 긍정적이고 어찌 보면 부정적입니다. 그래도 그 뿌리는 ‘결국 사람은 다 그놈이 그놈'이라는 생각이 뿌리에 있거든요. 얼굴이 검건 하얗건 노랗건 붉건 결국 비슷한 사람들이고, 아직까지 ‘사람의 이상의 도구'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아직 사람이 제일 쓸만하고, 그래서 사람들은 사람을 공격해요. 사람에게서 뺏어낼 것이 제일 많으니까. 동시에 사람이 제일 쓸만하기에, 결국은 사람의 가치가 제대로 측정되면, 그때는 좀 살만해지지 않을까, 합니다.



...선거철마다 담금질만 하는 대체 휴일제가 또 물건너간다는 이야기 하나가 참 긴 썰로 토해집니다. [4]


[1] 오바마 “아이폰, 미국에서는 못만드나”잡스 “그런 일자리 다시는 안돌아와” 왜?  http://www.hani.co.kr/arti/economy/it/515904.html
[2] 가인 “싸이 사람 아닌줄..왜 월드스타인지 알겠더라” (인터뷰)
http://www.newsen.com/news_view.php?uid=201304160810560810
[3] 미국 프로그래머, 중국 회사에 일 대신시키다 발각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001&aid=0006044707
[4]  대체휴일제 후퇴조짐?..신중론 대세
http://www.ajunews.com/kor/view.jsp?newsId=2013042200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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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rkSide
13/04/23 09:26
수정 아이콘
일단 정성이 담긴 글 잘 읽었습니다. 좋은 글 작성해주셔서 늘 감사합니다 ;; 추천 하나 드리고 갈게요.

솔직히 저는 아직도 새누리당이나 박근혜 대통령께서 언급하는 창조 경제론이 무엇인지 100% 확실히 잘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

아마 유시민 전 장관님께서 문재인TV 3차 대선 토론 해설 방송에서 설명해주지 않으셨다면 생소해서 절반도 이해하지 못했을 거예요 ...

그리고 저도 야근은 정말 싫어하는 타입이라서 ... 추가 근무 수당 안 줘도 좋으니까 정시 퇴근 시켜줬으면 하는 바램은 있습니다 ;; 하하 ^^
Je ne sais quoi
13/04/23 09:28
수정 아이콘
다른 얘긴 그만두고.. 대체 휴일제는 역시 안 하겠죠. 처음부터 믿지도 않긴 했지만. 그놈의 경제효과는 어떤 놈들이 계산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참 근거도 없는게 우리 생활을 괴롭힙니다.
13/04/23 09:28
수정 아이콘
창조는 잉여에서 나온다.
마스터충달
13/04/23 10:10
수정 아이콘
오... 이말 좋은데요
13/04/23 15:03
수정 아이콘
아,왠지 명언같은....
들唎냐?
13/04/23 09:56
수정 아이콘
자본만큼 솔직한 놈도 없지요.
higher templar
13/04/23 09:59
수정 아이콘
참 좋은 글이네요.

창조라는것은 뭐 그냥 좋은거 다 창조야 라고 하는 것 같은 느낌....

요새 한창 떠드는 이노베이션이랑 차이도 없는것 같구만...
미메시스
13/04/23 10:01
수정 아이콘
글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시간당 생산성은 얼마 버느냐가 아니라 얼마 생산하느냐..가 아닌가요 ?
1시간 일해서 1천원 버는게 아니라..1시간 일해서 햄버거를 10개 만든다. 는 식으로

저도 전공자가 아니라 잘못 알고 있을 수 있습니다만 ;;;;;
13/04/23 10:17
수정 아이콘
미국 노동자의 임금이 수십년간 정체 (인플레이션을 고려할 때, 정말로 +/- 20% 사이에서 왔다갔다한 게 전부라더군요) 한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 부자의 소득은 지난 수십년간 크게 늘었습니다. 실질 경제 성장률이 대체로 + 인데 누군가의 소득이 늘긴 늘어야지요. 다만 그게 우리 돈이 아닐 뿐.
피자21
13/04/23 10:21
수정 아이콘
마지막 문단이 또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네요.
<아직까지 ‘사람 이상의 도구'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아직까지' 사람 이상의 도구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기계의 가치가 무섭게 사람을 따라잡고 있는데.. 이게 역전을 당하는 시점에서는 어떻게 될까요.
무서운건 그때에도 자본은 분명 솔직할거라는 겁니다.

자주 하는 생각입니다만.. 그 시점이 오기 전에 살만한 사회를 만들어놓는게 매우매우 중요한 일일거 같습니다.
김연우
13/04/23 10:27
수정 아이콘
미메시스 님 // 이런 점이 비전공자이자 사이비로써 두려운 점입니다. 괜히 잘못 적어서 잘못된 사실 퍼트릴까봐요.

제가 아는 바로는... http://en.wikipedia.org/wiki/Productivity
http://terms.naver.com/entry.nhn?cid=508&docId=69139&mobile&categoryId=508
http://terms.naver.com/entry.nhn?cid=200000000&docId=1076638&mobile&categoryId=200000167
로, 생산성은 시간당 얼마를 만드냐, 가 맞긴 합니다.

그래서 제조업에서의 생산성은 비교적 명확한데, 서비스업에서의 생산성은 덜 명확하더군요. 그러다보니 그냥 input 대비 output이 생산성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제조업의 생산성은 비교적 명확하다'하지만, 역으로 서비스업의 생산성이 덜 명확한 것처럼, 제조업 '노동자'의 생산성 역시 잘못 계산했다는 생각을 하게 돼었습니다.
http://seoul.blogspot.kr/2012/02/blog-post.html

가령 독일 벤츠 자동차 노동자는 중국 벤츠 자동차 노동자보다 임금이 높을 것입니다. 임금이 높은 이유는 생산성이 높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실제로 그만큼 자동차를 많이 생산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품질은 더 좋긴 할거 같은데, 그게 임금 만큼 차이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독일 차가 품질이 좋긴 하지만, 거기에는 브랜드 가치등이 껴있고, 이것은 서비스업의 생산성처럼 '계산하기 어려운 것'이고, 결국에는 '경제학에서 계산하는 노동 생산성이란, 시간당 임금 밖에 안되는건가?'라고 축약하게 돼었습니다.
원래는 관련 내용 길게 쓰려다가, 축약하다보니 너무 과하게 잘못된 사실을 적은거 같네요. 이런 잘못이 제가 가장 두려워 하는 점입니다.


OrBEF님// 미국 노동자의 수입이 80년 이후 수십년간 정체다, 라는 같은 근거를 통해 작성하였으며, 미국 부자의 수입이 늘고 있다는 것을 기업 위주의 경제에서 온 결과로, 즉 CEO/일반 근로자의 연봉 격차 확대와 함께 해석하였습니다.


피자21님//
인간의 과학발달은, 인공지능에 의한 과학 발달에 의해 추월되는 순간 멈출거란 이야기가 있더군요. 그 시기가 언제일지는 궁금합니다.

복지, 요람에서 무덤까지, 삶의 질 등등이 나온 것은, 결국 자본주의는 '돈이 돌아야 하는 체제'여야 했고, 노동자와 기업간 자본 균형을 맞춰야만 존속되는 체제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노동자는 노동자임과 동시에 소비자이니까요. 노동자가 소비자가 돼지 못하면, 노동자에게 많은 임금을 줄 필요가 없다는 뜻이 돼지요.

한국이 복지에서 먼 국가이며, 소득 불균형에 무감각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한국의 노동자는 소비자가 아니거든요. 수출 중심 국가니까. 그래서 한국 노동자는 보호 받지 못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즉 보호할 필요가 없으니까 보호 안하는거라고 봅니다. 배려 안해줘도 까불지 않으니까. 못살게 굴어도 보복 안하니까. 인권이니 도덕이니 뭐니 하지만, 결국 도덕이란 학습화된 체벌이라 봅니다.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국민들이 화가나 폭발하기 전에 알아서 기는 것이고, 양심의 가책은 자신의 잘못에 대한 타인의 피드백을 미리 예상하는 행위라구요.

그런 면에서 인간이 더이상 '최고의 도구'가 아니면 어떻게 될 것인가.

는 정말 끔직하다고 봅니다.
13/04/23 10:38
수정 아이콘
저도 피자21님의 이야기가 재미있으면서 섬찟하네요. 노동자가 권력자의 '도구' 마저도 되지 못하는 날이 오면 그 시점의 권력자들은 무슨 선택을 할까요? 사실 유토피아류 SF 에서 로봇에게 시중 받으면서 살아가는 인간 사회는, 현재 인구가 대충 1/5 정도로 줄어야 가능한 것인지라....
보고픈
13/04/23 10:46
수정 아이콘
그런데 그런 상황은 공상의 세계에서만 존재할 뿐 실제로는 가능하지 않죠. 소비를 할 수 있는 노동자가 없으면 아무리 기계로 생산을 해도 팔 수가 없어서 소용이 없습니다.
13/04/23 10:48
수정 아이콘
아.. 아뇨.. 그 사회의 인간이 필요한 만큼만 생산해서 갖다 쓰면 되잖아요. 애초에 노동력이 공짜인데 내다 팔아서 돈을 벌 이유가.....
김연우
13/04/23 10:48
수정 아이콘
제가 정말 긍정적인 것인지, 그렇게 최악은 아닐거라 봅니다.
왜냐하면 인간이 최고의 도구가 안된다는 말은 '배려해줄 필요'가 적어진다는 말임과 동시에, '뺏을 필요' 역시 적어진다는 말이거든요. 북한이 참 골치아프게 굴지만 공격해도 뺏어먹을게 없다는 점(석유의 중동과는 다르게) 때문에 공격받지 않듯이요.

스타트랙이었던가요, 어떤 SF 영화인지 생각안나는데 '물질 생성기가 도래해 빈곤이 없어진 세상'을 가정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곧 언젠가 물질의 중요성은 크게 줄어들거라 봐요. 그때가 되면 물질의 많과 적음으로 사람을 판단하기는 어렵게 돼겠죠. 하지만 평등해지진 않을거라 봅니다. 그때부터는 돈 대신 '명예'가 새로운 화폐가 될 것이라 보거든요. 그리고 '명예'를 얻는 재료로 컨텐츠의 위상이 급부상하구요. 컨텐츠는 물질 재화와 달리 뺏을 필요가 없는 것이기에, 나누어 줘도 소유자의 것이 줄지 않을 것이기에, 각 개인은 컨텐츠를 생산하고, 생산된 컨텐츠를 통해 명예를 획득하는 세상이 오지 않을까, 합니다.

다만 이러한 공상에는 중간 징검다리가 되어줄 근거가 부족하기에 자세히 적지는 않습니다.
13/04/23 10:52
수정 아이콘
저는 그런 사회가 곧 올 것을 증명하였지만 여백이 부족하여 여기에 적지는 않..... (응?)
미메시스
13/04/23 10:48
수정 아이콘
그렇군요..자세한 설명 감사드립니다.
괜한 태클을 건것 같아 죄송하네요.. 링크거신 글 정독해 보겠습니다.
13/04/23 10:33
수정 아이콘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연우님의 통찰은 항상 흥미로워요. 원인이 아닌 결과다라는 부분 좋네요.
전투적인 부분이 없어서 그런지 재미있는 결론이 나올듯 했는데 클라이막스에서 약간 꺽인듯해 아쉽습니다. ^^
보고픈
13/04/23 10:44
수정 아이콘
좋은 환경과 여유로운 근무 조건은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는게 분명하죠.
하지만 생산성의 향상보다 노동시간의 연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더 쉽기 때문에 많은 경영자들은 그렇게 해결을 합니다.

선진국 노동자의 임금이 높은 것은 생산성이 높은 것이 아니라 노동자의 사회적 비용이 높기 때문입니다.
임금은 생산성의 대가가 아니라 노동자에게 필요한 사회적 비용입니다.
써니티파니
13/04/23 10:49
수정 아이콘
[3]번글 매우 흥미롭네요. 프로그래밍이 단순노무에서 멀지않은가 싶기도 하구요. 말년병장처럼 그 프로그래머 본인이 능력이 없는건 아니고 다 할줄 알거든요.
스윽 훑어보고 되는지 확인하고 본인이름으로 제출하면 안될건 또 뭐야라고 싶네요. 요새 미국이나 유럽등에선 재택근무가 많아지고 있다는데
프로그래머나 서비스직종이 생산성이 같다면(계산이 힘들지만) 집에서 일하지 못할 이유도 없는거니까요. 그런데 재택근무가 정말 생산성이 높냐 그건또 아니라는 기업도 많구요. 재택근무를 했다가 없애버린기업도 있고...
불량공돌이
13/04/23 10:57
수정 아이콘
본문 세번째 단락 '비슷한 사람들이 비슷한 결과를 만든다면, '누가 괴로움을 감당하느냐'가 최종 결과물을 결정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에 대해 공감합니다.
저는 지금 독일이 EU에서 가장 잘 나가는 것이,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과거 그만큼 고통을 감내한것도 꽤 중요한 이유라고 생각하거든요.
왕은아발론섬에..
13/04/23 11:12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는 노동자가 곧 소비자라는 인식이 없는거 같아요.
그렇다보니 고용주들은 노동자에게 적은 돈을 주면서 물건을 많이 만들기만 하면 장땡인줄 알죠.
그런데 많이 만들면 뭐합니까. 물건을 사줄 사람이 있어야죠.

그리고 크지 않은 내수 시장도 대기업들이 거의 독식 하다시피 하죠.
특히 정유나 통신은 서로 경쟁하면서 가격을 낮추기 보단 담합을 통해서 자기들 배만 불리려고 하구요.
이런식이다 보니 중소기업에게 돌아가는 몫이 적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임금격차가 심해지고 울며겨자 먹기로 중소기업들은 살아남기 위해 대기업에 종속되거나 수출에 목을 매다는 느낌이네요.

그나마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는 저환율로 인해 중소기업한테 돌아가는 몫이 어느정도 됐지만 이명박 5년 동안 고환율, 부자감세로 인해
밸런스가 완전 무너진 느낌입니다.

그리고 전세계적으로 보면 기름국들이 돈을 쪽쪽 빨아가는 느낌도 들구요.

해결책은 노동의 가치를 상승시키면서 노동자들이 소비를 하기 쉽도록 하는게 좋을거 같지만 기득권들의 반대로 어려울듯 싶고 가장 빠른 방법은 증세가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고소득자는 더 많이 걷어들여서 노동력 착취를 당하는 노동자들을 배려 해줘서 돈이 순환이 잘되게 하는게 좋을거 같네요.
13/04/23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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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하신대로 창의성과 야근과의 상관관계는 (일개미들이 바라는 역상성 관계..) 이제 진부하지 않나 싶습니다.
현재 캘리 실리콘 밸리서 프로그래머로 일하고 있어 듣고 본 걸로 대충 아는 거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글에서 삼성과 비교당한 애플은 미국의 IT 대기업중에서 어찌보면 가장 삼성과 비슷한 스타일로 일하는 곳입니다. 일 빡시게 시키기로 널리 알려진 곳이지요. 저랑 학교서 같이 일하던 학생은 거기 일 너무 많이 해서 지원 안할거라고 하던 얘기도 들었습니다. 요새 삼성도 근무시간 많이 좋아졌다던데 어쩌면 삼성보다 평균적으로는 더 일을 시킬지도요. 어쩌면 삼성보다 더 안 좋은게 대부분의 미국 공돌이에게 야근수당 따위는 없습니다. 애플같은 곳은 실적이 좋아서 보너스를 많이 주긴 합니다만 임원등의 위에서 받아가는거에 비하면 뭐...

창의성 하면 왠지 생각나는 구글도 일 열심히 안하고 야근 없이 멋지게 사는 그런 곳이랑은 거리가 멀고 요샌 거기도 빡세게 관리한답니다.
그리고 이런 대기업들을 꿈꾸는 벤처 기업 (startup)들은 미국서도 밤낮 주말 없이 한국보다 더 강도 높게 부려먹지요.

그나마 나은 거라면 그래도 야근 적고 그런 곳도 선택의 여지가 좀 있다는 거. 대신 돌아오는 것도 거기에 비례해서 없답니다.
王天君
13/04/23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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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미국은 근무복지는 다른 나라에 비해 최악 아닌가요?? 유럽의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서 휴가 보장 가장 안되는 나라 1위라는 통계자료를 본 기억이 있네요(한국이 2위였습니다) 복지와 노동력에샤 좋은 예는 다른 나라를 들어여 할 것 같아서요
절름발이이리
13/04/23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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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복지를 떠나, 당장 한국보다 더 쉽게 노동자를 해고할 수 있는 국가가 미국입니다.
다만 실리콘밸리를 필두로 한 미국 IT 벤처기업이 유럽들에 비해 압도적인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창조경제를 논하자고 할 때, 유럽식을 지향하자고 하기도 무엇한 상황이죠.
절름발이이리
13/04/23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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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밸리는 일중독자들의 성지지요.
절름발이이리
13/04/23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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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의 생산성은 사실 그 사회의 구조에 달린 문제죠. 노동시간 줄이거나, 창의교육 과정따위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신규회원2
13/04/23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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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웃긴게 창조라는게 뚝딱하고 나오는게 아니잖아요
왜 자꾸 창조만 강조할까요? 밑바탕에 지식이 있어야 나오는게 창조일텐데.
저글링아빠
13/04/23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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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HP가 낮아서 공격에 많이 취약해지다보니"에서 빵 터졌습니다.

대체휴일제의 경우 청와대측에서 상당히 강하게 주문하고 있기 때문에 그냥 주저앉기보단 어떤 형식으로든 실현될 가능성이 더 높아보입니다.
좀 기다려보죠.

그리고 힘내세요^^
13/04/23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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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재계쪽에서 대체휴일제에 목매달고 반대한다기보다는 '이렇게 큰 걸 우리가 내줬다'는 인상을 심어주기 위한 행동이라고 느낍니다.
저거 해봤자 1년에 3-4일 정도나 늘어나면 정말 복받은거고-_- 명절 끼어있는 평일에 쉬게하는 건 이미 많은 대기업에서 시행하고 있으니까요.
13/04/2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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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에는 부동산 가치와 석유를 창조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창조 경제는 소위 컨텐츠라 불리는 것들을 스마트tv 같은 IT 베이스 위에서 신용을 주고 소비하는 시스템을 갖추자 정도로 생각합니다.
13/04/2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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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프로그래머로 돈버는 사람으로서 리플하나 달아봅니다
윗사람과 고객의 마인드 아이티에대한 이해도 부족이 가장큰 문제인거같습니다

테스트결과를 금요일저녁에 올리고 월요일 아침에 경과를 보길원합니다. 어떻게 해야할까요? 주말수당 야근수당을 주고 안주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프로그래머는 선택지가 없습니다
나와서 고쳐야하죠

화면에 버튼하나빼줘 어려운거 아니잖아
저화면 여기다 붙여줘 복붙하면 되는거 아냐?
설계가 통으로 흔들리는 요구지만 눈으로 보이는건 단순하니까 쉬운줄 안다는거죠..

아이티 윗상사들도 문제에요 관리기술만 배워오고 마인드는 그대로니까 밑에사람들은 죽어나죠

문서없이 바뀌는게 수두룩한데 실적지표만 들고 개발자를 쫍니다 각종 산출물만 드립다 정의하고 작성하라고 시키죠 문서만드는게 코딩보다 더 많을때도있죠

어디서부터 해결을 해야할까요

휴 오늘도 야근하고 집에가면서 로또를 사야겠습다
절름발이이리
13/04/23 15:54
수정 아이콘
맞는 말씀입니다. 관련하여 크게 공감했던 링크글 첨부합니다.
http://blog.gorekun.com/1540
13/04/23 17:45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게임업계 있는 프로그래머가 오기로 했는데 그분은 과연 그런 상사가 없는 곳에서 잘 컨트롤할 수 있을지...
물론 대표가 일정 잡아놓고 쪼는 스타일은 아니긴 하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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