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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4/22 04:27:39
Name 마스터충달
Subject [일반] 우리의 젠틀맨들은 고작 이정도인건가?
최근에 싸이의 뮤직비디오가 선정성과 가학성으로 논란이 되었습니다. 어떤 칼럼은 '포르노 한류'라는 자극적인 단어까지 사용하며 젠틀맨을 비난 했습니다. pgr에서도 그렇고 여론은 대체적으로 '젠틀맨'을 부르는 젠틀하지 못한 싸이가 해학적 코드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꼰대주의라고 반론을 제기했죠. 젠틀하지 못한 젠틀맨은 그냥 개그일 뿐이었습니다.
오늘 인터넷은 어느 대기업 임원의 진상행동으로 달아올랐습니다. 당시의 자세한 상황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해당사에 대한 비난과 조롱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을 접하고 난 뒤 묘하게 젠틀맨 뮤비의 장면들이 머리속에 오버랩 되더군요. 쇼핑백을 들고다니는 노년의 신사들. 수트를 입고 망나니 짓을 하는 싸이. 문득 드는 생각은
'우리의 젠틀맨들은 고작 저런 수준인걸까?'

대기업의 임원이라면 공인은 아니지만 기업내에서는 리더이고 수만명의 사람들 위에 서있는 자이죠. 사회의 지도층이라는 책임을 부과하는게 과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그들에게 젠틀하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일까요? 우리나라에서 '나름 성공한' 사람들에 대한 이미지는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번 기내사건만 보더라도 여느 드라마에서 한번쯤 봤던 것 같은 기분이 드니까요. 대한민국의 부의 뒤틀림에 관해서는 많은 추론들이 있지요. 일제시대부터 잘못된 것이다. 박정희 시대의 정권유착의 유산이다. 등등 여러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쨌든 결론은 나쁜놈들이 돈을 많이 벌었다는 점이죠. 이마저도 20~30년 전부터 나오던 얘기입니다. 그런데 이 인식은 지금도 바뀐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아니 순서만 바뀌었다고나 할까요. 지금은 돈을 많이 벌면 나쁜놈이 된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물론 부자들이, 상류층들이 나쁜놈 취급을 받는 인식은 부당한 편견입니다. 이 또한 미디어의 왜곡이라고 봅니다. 드라마속 부자들은 하나같이 못되먹었죠. 하지만 이런 왜곡을 극복해줄 미담 또한 별로 존재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못사는 사람들이 더 못사는 사람들을 열심히 도와주는 일들이 많이 보인다고나 할까요. 이건희 삼성회장만 하더라도 기부라고 하면 에버랜드로 장난질 치다가 뇌물성으로 환원한 8000억이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 꼭 기부만 있는 것은 아니죠. 품격과 지성 그리고 예의. 이런 것을 보여주진 못할 망정 조폭들 데려다가 보복폭행이나 일삼고 있죠. 정치계에선 쪼인트 까고, 여자나 희롱하고 앉아있구요. 따지고보니 미디어의 왜곡이 아닌 것 같습니다.....

제가 국민학교 다닐때부터(졸업은 초등학교로 했습니다만...) 선진국 소리를 지겹게 들었던 것 같습니다. 개인소득 2만불이 넘었을 땐 정말로 선진국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치만 아직 많이 모자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론 우리나라가 한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선 위로부터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부익부 빈익빈의 해소, 평등사회의 구현, 인권신장 같은 것들을 온건하게 이루기 위해선 사회의 상류층들이 가진 것을 나눌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부모 세대와는 다르게 엘리트 교육을 받고 자란 2세대 상류층들이 젠틀맨이 되어주기를 바랬던 것 같습니다. 허나 현실은 반대로 일어나고 있네요. 이번 진상사건도 결국 인터넷과 SNS가 여론몰이에 성공해서 압박이 들어가는 형국이거든요.

얼마전 유게에 모리 카오루의 작업장면을 올린적이 있는데 생각이 나서 오랜만에 엠마를 복습했습니다. 영국 상류층과 메이드의 일상을 주로 다룹니다. 근데 그 안에서 등장하는 '젠틀맨'과 '레이디'에 대한 엄격한 잣대가 새롭게 다가오더군요. 특히 귀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장면은 참 부럽더군요. 특히 이 대사는 참 멋있었습니다.
'규칙이 중요한게 아니야. 규칙을 지키려는 자세가 중요한 거지'
저희집은 철저한 서민이라 잘 모르겠습니다만, 우리나라 상류층들은 그 자식들에게 무얼 가르치고 있을까요? 그들의 아이들은 '레이디'와 '젠틀맨'이 될 수 있을까요? 외국인 학교에 법망을 피해 입학시키고, 강남에 위장전입 시키고... 이걸 보고 자란 아이들이 뭐가 될 수 있을까요?

우리에게 젠틀맨은 무리일까요? 우리의 젠틀맨은 이 정도가 고작인걸까요? 싸이의 젠틀맨 뮤비가 단순한 해학을 넘어 풍자로 다가오는 주말이었습니다.


참조
[싸이의 '포르노 한류', 자랑스럽습니까?]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50130418081501

['젠틀맨'에게 진짜 젠틀맨을 바라면 어떡해]
http://osen.mt.co.kr/article/G1109580216

[승무원 때린 대기업 임원]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3/04/21/0200000000AKR20130421051051004.HTML?input=1179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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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rkSide
13/04/22 04:37
수정 아이콘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젠틀맨이 되기보다는, 젠틀맨이 되고자 하는 노력 자체가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인류 역사를 통틀어 보면, 민주주의나 공산주의나 인간의 수많은 이념의 산물로서 발생하는 법이나 규칙이 그 자체로서 의미가 있다기 보다는,
그 법과 규칙이 있음으로 인해서 사람들 사이에서 최소한으로 지켜야 할 무언가 ( 이것을 조금 더 유식하게 표현하면 윤리나 도덕이겠지만 ) 를
지키게 함으로서 비극이나 슬픔이 발생하는 것을 최대한 억제하고 막아주는 효과가 발생하는 것에 진정한 존재 목적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마스터충달
13/04/22 04:41
수정 아이콘
그 점을 알기에 다소 부당하더라도 엄격함 속에서 교육을 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부당하다면 규칙을 바꿔야지, 규칙을 어겨서는 안되니까요.
절름발이이리
13/04/22 04:44
수정 아이콘
잰틀맨의 뿌리가 될 매너를 노블리스 오블리제까지 끌고 가긴 무리라고 봅니다. 좀 맥락이 다르죠.

그리고.. 한국 상류층은 왜 타국의 상류층 답지 않을까 에 대해 물어보신다면..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역사가 짧아서일 겁니다. 6.25를 거치며 사회 계층이 완전히 붕괴했고, 지금의 상류층은 자수성가한 이들을 뿌리로 기껏해야 2~3대 정도 밖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기어 올라가느라 바빴을 1대들은 뭘 몰랐고, 2대도 대개는 고속성장하는 사회에 맞춰서 크느라 바빴지요. 재벌이 이정도고 정치쪽은.. 2세 정치인이 얼마나 흔치 않은지는 다들 아실겁니다.
한마디로 말해 한국은 전통적인 의미의 귀족이나 상류층이 없는 국가입니다.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자리잡을 시간이 없었다.. 가 무엇보다 앞설겁니다.
마스터충달
13/04/22 04:52
수정 아이콘
저도 '역시 한두세대 정도는 무리인가' 싶습니다.

한국 상류층 관련해서 저는 일제시대가 참 가슴이 아픈게
뼈대있는 가문들의 선비정신, 마을에 내려오는 훈훈한 풍습 같은 것들이 깡그리 사라져 버린 것 같아서요.
그것들이 남아있었다면 조금은 더 성숙한 사회가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절름발이이리
13/04/22 04:56
수정 아이콘
전 반대라고 봅니다. 조선의 계층의식이 그대로 넘어갔으면 아마 일본의 마이너버젼처럼 됐으리라 보는데, 더 보수적이고 고루한 사회가 되었을겁니다.
마스터충달
13/04/22 04:58
수정 아이콘
하긴... 그럴수도 있겠네요.
알파스
13/04/22 09:31
수정 아이콘
그것들이 완전히 무너진건 엄밀히 따지면 한국전쟁의 영향이 더 크지않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 개인적으로 그런것들이 완전히 무너지지 않았다면 아직 신분제 질서에서 못벗어난 사람들 꽤 있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13/04/22 04:47
수정 아이콘
경제발전이 너무 빨랐기 때문에 졸부근성이 사회 전체적으로 만연해 있죠, 여기에 한국 사회의 특수적인 군 문화가 겹쳐져서 조금만 지위가 올라가면 그 지위와 권한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남용하는게 한국사회에서는 흔한 일입니다. 한국 사람은 태어나서 처음에 학교에 입학했을때부터, 대학교, 군대, 사회생활을 하면서 이러한 권위주의 수직적인 사회에 익숙해 지고 조금만 지위에 올라가도 제일 먼저 나오는 말이 어디 건방지게 가 되었죠.
가장 전형적인 한국 사회의 특성을 보여주는 곳이 군대 라고 봅니다.
마스터충달
13/04/22 04:53
수정 아이콘
나한테 해준것도 없는 국방부가 나라의 정신까지 말아먹는군요 크크
절름발이이리
13/04/22 04:54
수정 아이콘
그리고 사회 변혁및 발전을 상류층의 변화로부부터 바라는 시각은 그 가능성도 낮거니와, 그리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고도 보지 않습니다. 노블리스 오블리제조차 계층을 유지하기 위한 기름칠에 가까운 행위지요. 미국 상류층들이 고상해서 미국이 살기 좋아졌다고는 여겨지지 않습니다. 유일한 예외라면 워싱턴 정도겠죠.
마스터충달
13/04/22 05:06
수정 아이콘
저는 민주주의 때문에 지도층으로부터의 변화가 더 필요하다고 봅니다.
우선, 우리가 투표를 하긴 하지만 투표로 뽑아주는 사람들은 서민이 아니고 다 사회 지도층이니깐요.
물론 이들이 여론과 서민과 표심의 눈치를 보긴 하겠지만
궁극적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위해선 재계와 각계 지도층의 동의가 필요하기도 하구요.

인터넷의 발달로 민중의 힘이 강해졌다고는 하지만
몇번의 선거와 몇번의 이슈들에서 여론이 막히고,
이번 대선에서 넷심이 찻잔속의 태풍 취급을 받는 것을 보면서
변화를 위해선 한번쯤은 기득권이 포기하는 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절름발이이리
13/04/22 09:23
수정 아이콘
역사상 어느 국가도 상류층이 '장기적으로' 스스로 변화하고 개혁하여 발전한 사례가 없습니다. 독재자의 의지 때문이면 몰라도 말이죠. 이게 그들이 꼭 나쁜 사람들이라서가 아니라, 입장상 그렇게 되는거죠.
변화가 있으려면 제도가 바뀌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선거는 매우 유효한 수단이라고 할 수 있지요. 정치만 놓고보면 한국 상류층도 실제로 많이 바뀌고 있구요.
13/04/22 04:58
수정 아이콘
근데 이와는 별개로 대중에 의한 심판이 정당한가? 가 저는 더 의문스럽습니다. 비행기 승무원에게 폭행을 했다면 그에 대한 댓가를 법적으로 치르든 회사에서 징계를 내리든 그 당사자들의 몫입니다. 그런데 인터넷 대중들이 실명과 직위를 퍼나르고 회사 홈페이지 등등을 찾아가서 물고 뜯고 비난하는 모습이 이도경 루저 사건 포함해서 참 여러사건 떠올리게 만드네요. 실명거론하고 원색적인 비난을 하는 사람들 또한 법적인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고 봅니다.
마스터충달
13/04/22 05:07
수정 아이콘
저도 이점은 좀 과하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실명언급은 좀 심한 것 같습니다.
딱 기업공개 정도에서 끝나는게 좋을 것 같아요.
엘에스디
13/04/22 08:10
수정 아이콘
결국 기성 제재 수단들이 기득권자에 대해 제대로 된 심판을 내리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니까, 새로운 제재 수단을 선호하게 되는 거겠죠...
인터넷이란 게 참 강력하고 무서운 도구라 걱정이 되긴 합니다. 이런 방식의 심판이 사상적으로 이용되면 진짜 한방에 훅가는건 문제도 아닐 것 같아요. 민족주의같이 한국에서 대놓고 반대하기 힘든 계열로 탄성을 받기 시작하면...
알파스
13/04/22 09:32
수정 아이콘
인터넷의 가장 무서운점이 바로 감성으로 판단하고 감성으로 행동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기시감
13/04/22 05:04
수정 아이콘
동의하지 않으시는 분들도 다수 있으시겠지만 결국은 국민의 수준이 반영된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정치인, 사회지도층, 부자들을 욕하는 사람들, 정작 그 자리에 가져다 놓으면 별반 다르지 않을껍니다.

물론 제가 그 자리에 간다고 해도 그 것은 마찬가지겠죠.

뭐랄까... 저런 문제는 인식의 변화와 더불어 꽤 오랜 시간이 지나야 고쳐질 문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아마 두어세대 이상은 지나야겠죠.
마스터충달
13/04/22 05:08
수정 아이콘
저게 잘못된걸 아시는 분이니깐 그 자리에 가셔도 그러지 않으실겁니다.
Neandertal
13/04/22 08:11
수정 아이콘
그나저나 이 기사 보고 든 생각은 저 양반 임원 달고 나서 갑자기 없던 성격이 나온 건 아닐테고....저 자리 올라가는 동안 부하 직원들 얼마나 괴롭혔을까 하는 생각부터 나더군요...모르긴 몰라도 보고서 집어던지기 신공 정도는 일상사로 보여줬을 듯 싶습니다...
엘에스디
13/04/22 08:11
수정 아이콘
쁘띠거니가 레이싱 경기장 대신 자연사박물관 기금 하나 만들어줬으면 삼성빠가 됐을텐데...
올라갈팀은올라간다
13/04/22 08:34
수정 아이콘
콩 심은데 팥 나지 않고 신사적인 국민들 사이에서 망나니 지도층이 나오지 않습니다. 정확하게는 나올 수는 있어도 발을 못 붙이죠.
13/04/22 09:04
수정 아이콘
위로부터의 개혁은 바라지 않습니다. 그저 준법정신정도라도..
알파스
13/04/22 09:15
수정 아이콘
그 사람들도 우리랑 같은 사람인데요 뭐
그리고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저런 양아치같은 인간들은 사회 각계각층 골고루 분포하고 있습니다. 크게 신경쓸부분은 아니지않는가 합니다. 사실 법적으로 자세히는 모르지만 그냥 단순한 폭행일 뿐이고 그 가해자가 대기업 임원이기에 파이어가 될 뿐이죠.
애플보요
13/04/22 09:15
수정 아이콘
꼭 상류층만의 문제가 아니라 평균적인 국민의 의식수준이 낮습니다.
swordfish
13/04/22 09:22
수정 아이콘
결국 저분들도 우리 국민인거죠.
우아한 소시민과 비열한 상류층으로 구성된 사회는 없거든요.
그나마 저분들이 우리 사회에서 가장 나은 분일 수도 있는 거라고 봅니다
스치파이
13/04/22 09:47
수정 아이콘
왜 결론이 국개론으로 가는지요?
개인의 잘못을 집단의 잘못으로 확대재생산하는 건 올바른 전개 같지는 않네요.
올라갈팀은올라간다
13/04/22 09:54
수정 아이콘
삭제(벌점없음), 표현을 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스치파이
13/04/22 09:59
수정 아이콘
책임은 오롯이 그 사람에게 있어요.
제 옆에 있는 사람이 쓰레기를 길거리에 버렸다고 해서 제가 책임을 느낄 필요는 없습니다.
전 오히려 현실적으로 책임질 수 없는 다수에게 책임을 흐트러뜨리는 물타기라고 생각해요.
올라갈팀은올라간다
13/04/22 10:07
수정 아이콘
그 부분에서 생각이 갈리는군요. 그것도 맞는 것 같긴 한데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저 사람이 날 때부터 임원은 아니었거든요. 그리고 사회화된 건 권력이 없을 때 주위에서 보고 배운 걸로 사회화가 되었다고 볼 수 있죠. 그럼 지금 저 사람의 행동은 본인의 미성숙함도 있지만, 그런 행동을 용인하는 사회에도 있다고 보는 거죠. 만약 저 사람이 어렸을 때 무례한 행동을 하는 어른이 제지당하는 걸 보고 자랐다면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사회화가 되었을 거라고 예상할 수 있겠죠. 그런 면에서 우리 사회가 발전하고 있는게 눈에 보입니다. 썰전에도 나왔지만 국회청문회 등에서 계속해서 잘못을 지적하는 경우가 나오면, 새로 자라나는 세대는 그러면 안 되는구나를 배우는 거죠. 실제 우리 또래에서는 이런 저런 행동을 하면 고위직은 못 되는구나 하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가고 있다고 봅니다. 결론적으로, 존경할 만한 고위층을 바란다면, 전체 사회가, 구성원들이 무엇이 옳고 그른 지를 판단할 수 있는 사회로 만드는 것이 가장 쉽고 빠른 길이라고 주장하고싶네요.
스치파이
13/04/22 10:21
수정 아이콘
그런 결론은 특정 개인을 기준으로 내릴 수 없는 것이죠.
루퍼트 머독이(정확히는 그의 자회사가) 영국 왕실을 불법도청해 왔다고 해서,
오스트레일리아 국민들이 자신들의 국민성에 대해서 반성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절름발이이리
13/04/22 10:02
수정 아이콘
본문은 불특정 다수의 상류층을 논하고 있으니, 불특정 다수에 대한 얘기가 전개되는 것이지요.
스치파이
13/04/22 10:03
수정 아이콘
본문에서 포스코 임원의 사례를 불특정 다수로 확대한 것부터가 올바른 전개라고 생각하지 않으니까요.
사악군
13/04/22 10:13
수정 아이콘
우리 사회 자화상의 한 단면이다 정도는 이해가 가지만 저 임원이 개새끼라는 건 변하지 않습니다. 성격이 그렇게 된 데에 사회적인 배경이 있다는 건 사실이지만 그 배경속에서 저렇게 자라난 건 개인의 책임이죠. 아 물론 슈퍼에서 저런 진상떠는 사람들도 똑같죠.
마스터충달
13/04/22 12:52
수정 아이콘
제 글이 어째서 국개론으로 이해될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네요.

제가 글쓰는 솜씨가 미진해서;;;
원래의 의도는
개인의 잘못은 사고의 발단일 뿐
상류층에 대한 편견과 그것을 벗겨내 줄 신사도와 그것의 부재에 대한 안타까움이 주 목적이었습니다.

상류층 비난이 주 목적은 아니었습니다.
스치파이
13/04/22 14:17
수정 아이콘
국개론은 제 윗 덧글들에 대한 글이예요. 마스터충달님의 글로 시작해서 국개론으로 결론나는 게 불편했거든요.
한 분이시면 직접 달았을텐데, 여러 분이시라 따로 덧글을 달았습니다.
마스터충달님의 글은 동의하는 부분도 있고, 조금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부분도 있지만,
국개론을 펼치셨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해하게 한 부분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좋은 글 감사드리고,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래요.
불량공돌이
13/04/22 10:09
수정 아이콘
어렸을땐 성인(成人)이 되면 성인(聖人)이 되는줄 알았지요.커가면서 그게 아니란걸 알았고 일단 저부터도 쉽지 않더군요.
문제는 하고자하는 노력이 있는가라고 봅니다. 사람이 완전해질수는 없어도 완전에 가까워질수는 있으니.
iAndroid
13/04/22 10:17
수정 아이콘
뭔가 할려면 포스코 임원 그 개인에게 집중해야지 그걸 상류층으로 논의의 범위를 확대하기엔 적절치 않은 거 같습니다.
이 사건이 이렇게 크게 된건 그 사람이 포스코의 고위 임원이었기 때문이었거든요.
만일 동일한 사건 전개 내용이었는데 사람만 일반인으로 바뀌었다면 이정도의 여론의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었을까요?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그냥 비행기 내에 미친넘이 한명 있었네~ 라고 하고 생각하고 그냥 넘어갈 일이었을 겁니다.
사회 상류층이건 서민이건 어차피 우리나라 국민이고 그 경향은 동일하다고 봐야겠지요.
근데 사회 계급이 올라갈수록 동일한 사건이라도 훨씬 더 사회의 주목을 받을 수 있다는 현상을 간과하고, 이걸 계층문제로 이야기 하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정말 논의를 하고 싶다면 계층에 제한되지 않은 우리나라 전 국민의 문제점이라는 시각으로 바라봐야겠지요.
알파스
13/04/22 10:34
수정 아이콘
동의 합니다. 시내에 있는 유흥가에 가면 하룻밤에 저것보다 더 한 양아치나 인간들 여럿볼수 있습니다.
근데 그걸 계층 문제로 인식할수는 없고 인식해서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천성이 그런 인간들이 있습니다. 놀랍게도
마스터충달
13/04/22 13:11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대로 이 사건이 크게 확대된건
대상자가 포스코의 임원이라는 상류층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사회가 상류층들에게 일반인과는 다른 보다 엄격한 잣대의 도덕성을 요구한다는 것이고
저는 그것을 신사도로 보았던 것이구요.

위에도 댓글로 남겼지만 계층문제, 상류층 비난을 위해 쓴 글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상류층에 대한 편견을 말하고 싶었고
그리고 그들의 신사도의 부재를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13/04/22 10:21
수정 아이콘
일단 개인의 일이지만, 사회적으로 그런 개인들이 좀 더 많이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면 사회적으로 경향에 대한 원인을 분석할 수 있겠죠.

승진은 그 사람의 무능함이 드러날 때까지 한다는 말이 생각나는데, 우리 사회는 좀 많이 경직되어서 어지간한 무능함에도 좀 더 승진함에 따라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 더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이게 첫 번째겠고...

두번째는 우리 사회에서는 돈이 너무나도 강력한 잣대입니다.
'돈이 얼마나 있는가' 또는 '돈을 얼마나 버는가'가 사회적인 높낮이를 평가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것 하나에 너무 목을 메는 거죠. 뭘 하든 돈 벌었으면 성공이라하는 사회에서, 돈 많이 버는 사람에게 남다른 인격을 사회적으로 요구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도리어 돈을 더 벌었다는 건 그 외의 것에서는 더 부족할 가능성이 많겠죠.)

어릴 때에는 학업성적만 우수하면 모든 것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죠. 제가 어릴 때도 성적이 좋으면 예체능 실기점수도 좀 더 받는 것이 당연시 됐었습니다. 우등생과 모범생은 다르지만, 거의 같은 단어로 쓰이고 있구요.
이게 사회에서는 학업성적이 재력으로 치환되어 똑같이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학생때는 학생들보다 권위를 갖고 있는 선생들이나 학부모들이 있어서 그들의 평가가 영향을 미쳤지만, 사회에서는 보다 권위있는 사람들의 평가라는 것이 의미가 없는 것 뿐이죠. 거기에, 학업성적은 사회에서의 재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공정하다보니, 더 불공정한 사회에서의 재력평가는 더더욱 좋은 평을 듣기 어려울 수 밖에요.

공공의 적이었나, 그 속편이었나 영화에서, 아이들을 상대로 강철중이 이야기하잖아요. '그 애가 커서 된 게 나다.' 공부만 잘하면 모든 용서받는 환경에서 공부를 잘하는 아이로 커서 된 게 그인 거죠.
절름발이이리
13/04/22 10:24
수정 아이콘
그건 "아저씨, 요즘 애들은 한 성질 하거든요?"에 대한 답이라서 좀 부적절한 예시입니다. -_-; 검사편에서야 강철중이 엘리트겠지만, 공공의 적 1-1에선 그냥 막장 형사라서...
13/04/22 10:32
수정 아이콘
강철중이 엘리트라서 이야기한 게 아니라... 학생때 모습 그대로 어른이 된다는 뜻에서 든 예입니다.
한성질하는 애들이 커서 한 성질하는 형사가 된 것처럼,
공부만 잘하면 되는 애들이 커서 돈만 많이 벌면 되는 사람이 된다는 뜻이었어요.
절름발이이리
13/04/22 10:35
수정 아이콘
그렇군요. 헛다리를..
어떤날
13/04/22 10:32
수정 아이콘
따로 다른 나라와 비교를 하지 않더라도.. 사실 경제 수준에 비해서 우리 나라의 시민의식 수준은 후진적이긴 하죠. 운전 패턴, 길거리 담배빵이나 쓰레기 투척, 공공장소에서 줄서기 같은 기본적인 것들에서 진짜 한숨 나오는 수준일 경우가 많습니다. 예전보다 많이 나아진 것은 사실이긴 합니다만, 누가 봐도 '선진 시민의식'이라고 평가할 정도가 되려면 아직 먼 거 같아요.

P회사 상무 같은 경우도.. 윗분들이 많이 지적하신 것처럼 거기에다가 권위의식까지 겹치다 보니 최악의 막장이 된 거겠죠. 소위 말하는 '윗분들' 중에 저런 사람 엄청 많을걸요? 이번엔 미국에서 FBI까지 언급될 정도로 이슈가 되서 유명해진 거지.. 저런 진상들 참 많을 거라 봅니다.
구밀복검
13/04/22 10:46
수정 아이콘
이에 대해 역사적인 기원을 생각해보자면 한국 전쟁에 주목해야 한다고 봅니다. 신분, 질서, 관습 등 모든 것이 포맷되었죠. 포맷된 다음에 허허벌판에 프로그래밍 된 건 <개똥밭에서 굴러도 이승이 저승보다 낫다.>였고요. 당장 세계에 내어던져진, 자기도 모르는 새에 얼떨결에 메인 퀘스트가 발동되어 떨어질 수 없게 된, 우승열패가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된 상황이라면, 좌우를 살필 계제가 아니죠. 품위나 교양이나 격조 같은 것은 2순위가 되고요.

이런 거시적인 설명이 꼭 필요한 사안까진 아니라고 봅니다만 - 그냥 저 개인이 멍멍이라고 해석하는 게 외려 심플할 수 있으니 - 굳이 말해보자면 이런 측면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후안무치함과 무식함, 천박함에 대한 경각심이 덜한 원인 중 하나 - 정도로 꼽을 수 있겠죠.
13/04/2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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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당초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말하기엔 우리나라엔 노블레스라는 게 없습니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명문가는 몰락했거나 친일파의 낙인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되었고, 그나마 남아있던 신분제도의 잔상은 6.25로 인해 완전히 박살났죠. 그 자리를 채운 건 자기 대에나 기껏해야 2대를 거쳐 경제적으로 성공한 부자들뿐이고, 그건 그냥 돈 많은 사람일 뿐 특별한 계층이 아니죠. 결국 모두에게 평등 의식이 자리잡게 된 대신 그 반대로 신분에서 오는 의무나 부채감도 없어지게 된 거고요. 이런 상황에선 상류층이나 상류층의 문화라는 게 생겨날 수가 없죠.

더군다나 요즘 슬슬 등장하는 재벌 3세들 정도면 모르겠는데, 포스코 이사 정도면 그냥 일반인이 학교 다닐 때 공부 잘하고 사회나가서 잘 풀리다보면 되는겁니다. 그냥 잘 풀린 보통 국민이지 상류층과는 거리가 멀죠. 애당초 상류층이 존재하는 나라에선 누구도 이런 사람을 상류층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고요-_-; 이 사건은 상류층의 문제라기보단 개개인의 도덕심이나 국민 수준으로 생각해야 될 문제죠. 행태를 봐도 저 이사라는 사람이나 식당이나 가게에서 진상부리는 사람들이나 거기서 거기고요. -_-;;;;
보고픈
13/04/22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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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도 큰 영향을 미쳤지만 더 큰 영향을 미친 건 일제강점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나라가 망하면서 추구해야 할 가치라는 건 없어져 버렸죠.
강점이 길어질수록 이런 경향은 심해졌을 것이고.
조선이 망하면서 새로운 사회질서가 수립되었어야 하는데 일제라는 더 나쁜 사회가 도래했고
해방이 되면서 새로운 자주독립국의 문화를 세워가야 할 시기에 전쟁이라는 참화가 들이닥치고.
그 후에 이어진 건 염치도 없는 독재정권들.
구구절절 눈물나는 역사입니다.
그런 점에서 87년 민주화운동은 한국 사회에 새로운 지평을 여는 가장 기념비적인 사건이 아닌가 싶습니다.
비관과 패배주의의 역사관에서 낙관과 전진의 역사관으로 바꿀수 있게 해 준 결정적인 터닝포인트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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