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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4/12 01:50:37
Name jerrys
Subject [일반] 한화 이글스의 마지막 팬클럽

그렇다. 이 글은 한화 이글스의 팬들에 바치는 연서(戀書)이다.

박민규 작가의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그 주인공의 이야기는 바로 내 이야기이다.
나는 인천 출신의 69년생 아저씨다.
소설 주인공의 설정은 69년생. 인천출신. 삼미슈퍼스타즈 어린이 팬클럽.
(인천 출신의 69년생 아저씨가 쓴 글을 조회수 300넘게 읽어 주는 곳도
이곳이 유일하긴 하다.  실수로 클릭한 분들에게도 감사.)

내가 십년 만에 읽은 유일한 소설책인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버스를 타고 가면서 맨 뒷자리에서 미친 듯이 웃어서 사람들의 눈총을 받았던 그 소설.
인호봉, 금광옥, 정구왕, 정구선. 김바위, 감사용.... 이게 그 팀 선수들의 이름이다.
이 이름들이 안 웃기는가. 근데 성적을 보면 웃음보단 눈물이 나온다.


박민규 작가의 말대로 삼미슈퍼스타즈는 인천 소년들의 동심을 앗아갔다...

세계 프로야구 역사상 유일한 1할 8푼의 승률을 가진 팀. 이게 말이 되는가.
당시 고교 야구팀하고 경기를 해도 장담할 수 없다는 말이 횡행했다.

충청남도 서산의 외가에 자주 가던 나는 외사촌들 앞에서 고개를 들 수 없었다.
OB의 연고지는 충청도. 원년 우승팀과 원년 꼴찌팀의 포스가 비교가 되겠는가.
인내심과 의리가 없는 나는 재빨리 OB로 갈아타고 싶었다.

왜 소설에도 나오지 않는가, 인천의 한 친구가 부천으로 이사하더니 서울하고 가깝다고 서울
연고팀으로 재빨리 갈아타던 것을. 나는 어머니의 고향이 서산이기에 충분한 명분을 획득하고
있었지만 자존심 때문에 주저했다. 그래서 참기로 했다.

장명부를 희망삼아서, 허구연을 멘토삼아서,  맛없는 청보라면을 주식 삼아서 꾸역꾸역
버티고 버티다가... 난 프로야구를 그만 포기하고 말았다.


그 후로 1992년 빙그레의 이글스 팬이 되기까지 난 오랜 시간을 고교야구만 봤다.
나는 야구 명문 인천고를 1988년에 졸업했다. 인천 야구의 특징은 "야수"의 인천 "투수"의 동산,
그리고 정체모를 제물포. (야수의 인천은 총결자로 박진만을 낳았다. 그런데 투수의 동산은 정민태
위재영을 거쳐서 종결자로 류현진을 낳았다. 헨진아 형이 격하게 사랑한다~.)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에서 나를 가장 웃프게 했던 그 구절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춘천으로 응원을 갔을 때 해는 이미 저물고 게임도 콜드로 아득히 저물었는데
지칠 줄  모르고 안타를 쳐대는 상대팀을 바라보면서 주인공은 울부짖는다.
나는 이 구절을 보면서 미친 듯이 웃었다.


"같은 민족으로서 이럴 수는 없다!!"





... 같은 민족이라서 같이 야구하는 거다.
삼미슈퍼스타즈의 팬클럽이었던 사람들이 한화 이글스의 팬이라면 생각할 것이다.
이 정도의 시련은 우리에겐 이미 껌이라니까. 우린 역전의 용사가 아닌가.





P.S 참고 참으면 참나무가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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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글링아빠
13/04/12 01:52
수정 아이콘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곧 저희 엘지가 도와드릴겁니다

엘지는 사랑입니다..
총사령관
13/04/12 02:06
수정 아이콘
예전부터 엘지는 사랑이죠
엘지팬인데요 지면 그래 졌구나
이기면 오잉? 이겼냐!
이젠 무덤덤합니다
바람모리
13/04/12 02:47
수정 아이콘
사실 한화가 공격력이 약한팀은 아니라
엔씨한테 뚫린 엘지라면 충분한 점수를 낼듯 싶습니다.
오늘은 이대형으로 무기강화에 도전했는데 무기가 깨졌다고 할까요.
율리우스 카이사르
13/04/12 09:01
수정 아이콘
근데 그래도 엘지는 늘 초반 4강은 하면서.. 승률 4할은 훌쩍 넘기지 않나요?? 흠..
13/04/12 09:01
수정 아이콘
말씀만이라도 고맙습니다!
13/04/12 02:06
수정 아이콘
저도 어제 이 책 다 읽었는데 딱 글이 있어서 깜짝 놀랐네요 진짜 역대급 소설이죠 2000년대 최고의 소설 순위에 있길래 별 생각없이 골랐는데 초반부랑 후반부에 진짜 너무 웃겨서 만원버스에서 혼자 빵 터지면서 봤네요
안철수대통령
13/04/12 03:42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한화'팬'분들 화이팅입니다!
견우야
13/04/12 08:38
수정 아이콘
태평양을 열렬히 응원한 일인....

파이팅...
시라노 번스타인
13/04/12 08:45
수정 아이콘
83년생인 저의 첫야구는 92년 염종석이였고.
그로인해 야구에 흥미를가지고보다보니. 어느새 눈에 들어오는팀은 쌍방울이였는데...
야구를 본격적으로 보기시작하니...충청도 출신의 아버지가 고향팀을 응원하라고.. 장종훈 송진우 구대성 이사람들만 아녔어도 저는 고통받지 않았을겁니다. ㅠㅠ
쌈등마잉
13/04/12 09:29
수정 아이콘
박민규의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은 이미 레전드죠. 산 증인을 여기서 보네요.
13/04/12 09:31
수정 아이콘
오늘 한화가 첫승할꺼같은데 미리 축하드립니다...
엘지팬입니다..
13/04/12 09:41
수정 아이콘
앗.. 미리 설레게 하지 마세요. 마음을 비우는 연습 중입니다.
언뜻 유재석
13/04/12 09:33
수정 아이콘
마지막 덧붙이신 말은 단호하네 단호박인줄 이후 최고의 문구가 아닌가 싶습니다.

해태-기아로 넘어오고, 농구도 기아, 축구는 따로 없지만 배구는 대한항공을 응원해오면서 느낀바는

진짜 응원 대충할거 아니면 잘하는팀 응원하는게 개인적인 안위와 영생을 위해 도움 된다는 겁니다. 화이팅!!
13/04/12 10:55
수정 아이콘
야구는 삼성, 농구는 농구대잔치때 기아부터 현재 모비스인데요 동감합니다 크크크
못해도 3~4년에 한 번씩 파이널 가니깐요.
거기다 배구도 삼성을 좋아하네?

축구도 퍼스트 없이 울산, 포항, 수원좋아해서 뭐 크크크크
Walk through me
13/04/12 11:05
수정 아이콘
해태 - 기아 농구도 기아, 배구는 현캐, 축구는 울산 응원하는데 막줄에 캐공감이네요.
제 친구놈 한화 골수팬인데 요즘 말을 못걸겠습니다 크크크크
13/04/12 17:19
수정 아이콘
세상에 처음 눈뜨던 어린시절 동네 팀이라는 이유로(그나마도 인천팀이지 경기도는 아오안이었는데-_-;)
태평양 돌핀스의 초록색 투구를 응원하게 되었습니다.

.... 그나마 기아자동차라도 없었으면 제 어린시절은 눈물과 자괴감과 서러움으로 가득찼을 겁니다.... -_-
애패는 엄마
13/04/12 09:51
수정 아이콘
기아 한화 nc 화이팅입니다.
The finnn
13/04/12 10:51
수정 아이콘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진짜 웃기고 재밌는 야구(?)소설이죠 크크
그 소설만큼이나 이 글도 재미있네요. 추천드립니다!
제 시카입니다
13/04/12 11:11
수정 아이콘
저도 그 책 재밌게 읽었습니다. 그걸 시작으로 박민규 작가 다른 소설도 몇 읽었었죠.
카스테라,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더블.. 등등

그리고 한화는 개막전 이후 최다 연패 기록(12연패)은 경신할수 없을 겁니다.
왜냐면 평화사절단 LG트윈스가 첫 승을 드릴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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