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3/04/11 18:36:54
Name happyend
Subject [일반] 보이스피싱 조심하세요
오늘 낮에 아이의 핸드폰번호로 제게 전화가 왔습니다.
학교에 간 아이가 낮에 전화를 하는 경우는 준비물을 빠뜨리거나,책을 미리 사달라는 거라서 저는 대수롭지 않게 전화를 받자마자 물었습니다.
"무슨일이야?"
저의 다정한 이목소리는 다음 목소리에 곧 묻혔습니다.
"아이가 많이 다쳤습니다."
굵직한 목소리의 남자....우악스러운 분위기의 남자는 계속 말하더군요.
"얘가 큰일을 냈어요.참..."
저는 순간적으로 애가 친구들하고 장난치다가 잡혔나 싶었습니다. 우리 애는 싸우는 일은 하지 않지만 장난꾸러기로는 세상에 둘도 없는 아이라서 사고를 자주 치거든요.
"무슨일인가요?"
저의 목소리는 조금 다급해졌습니다. 그러자 그쪽에서 애를 바꿔주더군요.
"엄마...."
애타게 부르는 간절한 목소리는 아이의 목소리였습니다.
"그래 무슨일이니?"
"몰라...엄마 나 눈이 아무것도 안보여."
울부짖는 아이의 목소리를 들으면서....전, 교통사고를 당했나 싶었어요.그때 굵은 목소리의 남자가 전화를 받더군요.
"이애를 우리가 잡아두고 있어요. 사는게 어려워서 돈이 필요하거든요."
쿵....
저의 모든 사고는 이때 정지해버렸습니다.

아이의 전화번호....아이 목소리...머리속에 보이스피싱이 잠깐 스쳤지만, 정황이 너무 안좋았습니다. 아이는 점심시간에 자주 학교밖에 나가서 놀거나 하기도 하거든요. 그러다 잡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괴!
저는 이렇게 소리치며 쓰러졌습니다.평소 합리적이라고 자부하던 저도 자식앞에선 어쩔 수 없었죠.

마침 집에 있던 남편이 전화기를 뺏어서 받았습니다. 아이에게 잘해주지 못해 미안해 하던 아빠는 더 멘붕상태가 되어서는 옷을 챙겨입고 밖으로 나가더군요.
"돈은 원하는대로 다 줄테니 애만 살려주세요."
간절한 목소리.
굵은 목소리의 남자는 전화를 끊으면 죽이겠다고 협박, 아빠는 거의 인형처럼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저는 얼른 따라나섰습니다.
그러면서 얼른 학교 홈페이지에 접속,전화번호를 챙겼습니다.

달리는 차안에서 저는 남편의 핸드폰으로 카톡을 했습니다. 남편은 제가 말도 못하게 하더군요.정말...충실하게.
하는 수 없이 카톡으로 여기저기에 상황을 설명하고 학교에 아이가 있는지 확인하고, 경찰에 전화를 하라고 했습니다.
이윽고
학교에선 이런 문의가 이전에도 있었으며 아이는 무사하다는 소식이 전해져왔습니다.
결국
보이스피싱이었던 것입니다.

아마 어디선가 아이의 신상과 전화번호,보호자로서 제 전화번호가 통째로 해킹당했나봅니다. 학교에 문의가 간간이 있었던 것으로 보아 학교에서 정보가 샌 것일수도 있고요.

어떻든 결국 아이도 무사하고, 돈도 잃지 않았습니다만, 부모의 약한 마음을 파고드는 보이스피싱 기술에 저도 낚일뻔 했습니다.

임협헬퍼라는 일본드라마를 보면, 할머니에게 친절하게 굴어서 신상을 빼내 보이스피싱을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일본에는 정말 노인들이 보이스피싱에 많이 당한다고 하더군요.점점 진화하는 보이스피싱...모두들 조심하세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오스카
13/04/11 18:40
수정 아이콘
침착하게 상황부터 알아보신게 정말 다행이네요.
수법이 진짜 고약해요..

비슷하게 요즘엔 스미싱도 많네요.

주의 6시38분 북한폭탄 연평도에 발사 시민 62명 사망영상보기 클릭하지마세요 신종 사기 전화입니다
절대로 보지마세요 복사해서 지인들에게 알려주세요 경찰에서 사기 스미싱 입니다 . 소액 결제
250,000 원 주의 요망

pgr분들 조심하세요. 수법이 점점 저질스럽네요.
소액결제 막아놔야겠습니다.
13/04/11 19:31
수정 아이콘
그렇게 아이도 무사하고 돈도 잃어버리지 않고 다행이시군요.
근데...
저는 happyend님을 지금까지 남자로 알고 있었는데 갑자기 멘붕오네요..
확고한신념
13/04/11 20:24
수정 아이콘
다행입니다만..
아이의 핸드폰번호로 전화가 온것이면 아이가 폰을 분실한 상태에서 그 핸드폰으로 전화했다는건가여?
아니면 그폰이 아니어도 발신번호를 그렇게 찍히게 전화를 할수 있다는건가요?
애패는 엄마
13/04/11 20:27
수정 아이콘
지금 검색해보니 이런 사례가 많네요. 번호 조작이 가능한 보이스 피싱이 존재한다고 하네요.
휴 장난 아니네요.
http://blog.daum.net/aazoo/11500615

발신 번호 변경 서비스도 있네요. 이게 뭐하는 짓인지.
사악군
13/04/11 20:38
수정 아이콘
발신번호를 조작할 수가 있습니다.. 사실 예전에는 일반인도 보통 휴대폰으로도 됬어요.
애패는 엄마
13/04/11 20:25
수정 아이콘
정말 큰일 날뻔 하셨네요. 다행입니다.
근데 저도 분수님처럼 happyend님이 남자인줄 알았는데 여성이자 주부이시고 한 아이의 어머니라고 하시니 멘붕 중입니다.
어디서 이야기 따오신건가 5번 다시 읽은듯.
happyend
13/04/11 20:49
수정 아이콘
흠...저 여자란거 모르는 분도 계셨다는 사실도 멘붕이네요.하하하.
그리고 아이는 둘입니다.
선데이그후
13/04/11 20:54
수정 아이콘
전 알고있었어요 ^^
happyend
13/04/11 21:00
수정 아이콘
오래간만입니다.^^
선데이그후
13/04/11 20:53
수정 아이콘
다행입니다
절름발이이리
13/04/11 21:21
수정 아이콘
헉.. 해피엔드님이 여성분이셨군요.
그리고 다행입니다.
복남이 땅코옹~
13/04/11 21:23
수정 아이콘
근데 아이 목소리가 들렸다고하지 않으셨나요
그건 다른목소리였나보군요
호야랑일등이
13/04/11 21:56
수정 아이콘
와~ 보이스피싱이 그정도까지 발전했군요. 그래도 상황 판단 잘하셨네요. 정말 다행입니다.
저희 아버지한테도 제가 의식불명 상태라고 보이스피싱 전화가 온적이 있다고 하더군요. 도대체 개인정보가 어디까지 털렸는지도 감이 안잡힙니다.
홍승식
13/04/11 22:04
수정 아이콘
우선 아무런 일이 없는 것에 감사합니다.
요즘 정말 다른 사람 믿기 힘든 세상이네요.
그런데 보이스피싱이 큰 돈을 요구하기도 하는군요.
전 그저 소액결제만 되는 거라 생각했는데 말이죠.
ps. 그리고 해피엔드님이 아이엄마라는 것도 깜짝 놀랄 일이네요.
저도 모르게 남자분으로 알고 있었나 봐요.
역시 여초사이트!!
13/04/11 22:09
수정 아이콘
헉... pgr 90%에 도전한다. 그정도 느낌이네요...
단빵~♡
13/04/11 22:33
수정 아이콘
본문도 충격이지만 happyend님의 정체(?)가 더욱 충격적이네요 ...
제 시카입니다
13/04/11 22:58
수정 아이콘
제가 군대에 있었을때 어떻게 알았는지 제가 군대에서 사고가 났다고 집으로 전화가 왔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보이스 피싱하는 애들이 모르는 사실이 있었으니 저는 핸드폰을 쓰고 있었습니다 크크크..
대답 안해?
13/04/12 08:28
수정 아이콘
이 전화 아주 주기적으로 오더군요..
제가 휴대폰이 한개가 아닌데,한번은 이놈들이 뭘 착각했는지 제 다른 번호로 전화를 해서는 "xx 아버지시죠?" 하더니 제가 지금 지하실에서 맞아 죽어가고 있대요..
덕분에 번호가 어디서 유출된건지 대충 짐작이 가더군요..
2월21일토요일
13/04/12 10:20
수정 아이콘
저희 어머니는 동생이 납치됐다는 전화에 이렇게 대응하셨어요~
"아이고...우리 아들 중국에서 공부 잘 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ㅜㅜ"
이랬더니
그 쪽에서 급 당황한 듯..."...네...중국은 이런 일이 흔합니다..."
라고 하길래 바로 끊어버리셨습니다.
동생은 당연히 한국에 있었습니다.
어린시절로망임창정용
13/04/12 12:43
수정 아이콘
큰 일 아니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하지만 해피엔드님의 정체성으로 인해 제 멘탈은 가루가 되었네요.
마지막까지 이게 펌글인 줄 알았습니다.. 허허허^*^
해피엔드님이 아저씨가 아니었다니.. 간지나는 한량 아저씨일 줄 알았는데..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48511 [일반] 김규열 선장, 누가 죽였나 [21] 윤가람5839 13/12/14 5839 7
45644 [일반] 소액결제 사기 경험담 [19] 이쥴레이7812 13/08/05 7812 4
45586 [일반] 영국 가디언지 사이트는 접속하지 마시오... [9] Neandertal12905 13/08/02 12905 5
44997 [일반] '남아일언 중천금'과 '기성용' [33] 피터피터7123 13/07/05 7123 33
44650 [일반] 경찰 검찰 국정원의 삼위일체 [29] 어강됴리6329 13/06/20 6329 10
43858 [일반] 국정원 국내 정치 추가 개입 … 문건 작성자 현재 박근혜 정부 청와대 민정 수석실 근무 [84] DarkSide6781 13/05/19 6781 3
43368 [일반] 어나니머스 외환은행 고객 정보 공개 주장 [28] 난 애인이 없다12416 13/04/23 12416 0
43364 [일반] 스마트폰 피싱 정보 소개합니다 [20] par333k6422 13/04/22 6422 2
43351 [일반] 우민끼 해킹한 사람은 극우성향 중학생 [20] kurt8571 13/04/22 8571 0
43134 [일반] 보이스피싱 조심하세요 [20] happyend4933 13/04/11 4933 0
43123 [일반] 정부 지난 3.20 해킹은 북한 소행으로 결론 [184] empier10993 13/04/10 10993 4
43092 [일반] 크롬에 저장된 비밀번호 조회가 가능합니다. 알고 계셨나요? [29] Toby23538 13/04/09 23538 9
43022 [일반] 국제 해킹그룹 어나니머스 북한소유 우리민족끼리 계정및 트위터 해킹 [370] empier13825 13/04/04 13825 2
42811 [일반] 답북너는 이제 그만 [103] 무플방지위원회9831 13/03/22 9831 5
41816 [일반] 해킹을 당했습니다. [26] Meditation5591 13/01/21 5591 0
41286 [일반] [공지] 업로드 제한 안내 [3] Toby3568 12/12/26 3568 0
38473 [일반] 메이플스토리 정보유출 관련 넥슨 무혐의 [34] empier4683 12/08/03 4683 0
38380 [일반] KT사건을 계기로 개인정보유출에 대한 민형사 처벌조항 강화를 주장합니다. [16] empier5421 12/07/29 5421 0
38373 [일반] KT 이용자님들 고객정보가 싹 털렸네요 [74] 허저비8399 12/07/29 8399 0
37621 [일반] (종료)아무래도 중앙일보 해킹이라도 당했나 봅니다 [14] 메롱약오르징까꿍7098 12/06/09 7098 0
37533 [일반] 반공의 기치로 하나된 대한민국 [148] 앉은뱅이 늑대7133 12/06/04 7133 0
37285 [일반] 민통당 과거 중국의 제2 국공합작을 모르는겁니까? [44] empier4945 12/05/17 4945 0
37011 [일반] 디씨에서 퍼왔습니다~<중국의 미래와 현실> [50] MeineLiebe11777 12/04/30 11777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