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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4/03 18:37:48
Name 켈로그김
Subject [일반] 환절기입니다. 건강관리 잘 하세요.

몸이 허해지면 저처럼 이런 개꿈을 꿉니다.

--------------------------------

- 발단 -

현직 조폭 A모씨가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

식약청 발표에 의하면, 사망시간은 식후30분으로 추정되고,
반찬은 양반김, 디저트로 키위를 먹었다고 했다.
키위는 싹이 약간 돋아있었고, 양반김 플라스틱 케이스엔 소금이 한 점도 남아있지 않은 상태였다.
손가락으로 싹 훑어가면서 맛있게 먹었다는 거겠지.



- 특이사항  -

A는 이전에 손가락을 잘랐지만, 
익명의 기증자로부터 손가락을 제공받아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상태였고,
죽은 그 날도 이식받은 손가락을 사용하여 김+밥을 먹었다고 한다.

담당형사인 김형사는 수소문 끝에 그 익명의 기증자가 사는 동네를 찾아가게 된다.



- 마치 끼워맞춘 듯한 정황들 -

그 곳의 사람들은 대부분 발가락이 6개씩 나 있었고, 
드문드문 부유해 보이는 사람들은 발가락이 5개씩 있었다.

뭔가 알 것 같은 사람을 붙잡고 물어보니,
그 동네는 50여년 전에 핵폭탄이 떨어졌던 곳이라고 하고,
그 영향으로 다들 발가락이 하나 추가된 기형으로 태어나는 저주받은 땅이라고 했다.

하지만, 새 동장이 취임하고 나서는 
약점을 강점으로 바꾸자는 구호 아래. 남는 발가락을 열심히 수출하였고, 
기증에 성공한 사람들은 보는대로 부와 건강을 한 큐에 얻었다고...



- 합당한 결론 - 

돌아오는 차 안에서 김형사는 결론을 내렸다.

'이식받은 손가락이 방사능 피폭된 발가락이었고.. 
양반김 때문에 유난히 손가락을 쪽쪽 빨아먹은 그 날 죽은거겠군..' 

김형사는 그렇게 보고를 올려 사건은 일단락되었다.



- 부조화 -

사실, 김형사는 죽은 A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꽤 우아한 건달이었고,
항상 엄지와 약지를 사용하여 음식을 집어들곤 했다.
별명은 쌍칼, 본명은 조봉구인데 
한국어 발음이 서툴러서 옆의 꼬붕이 항상 번역했던 일도 기억이 났다.

이식받은건 검지 손가락인데...
그 날 따라 우아하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던 것일까?



- 사실은.. - 

어느 날, 김형사는 갑자기 키위가 먹고싶어졌다.
키위가 너무 먹고 싶어져서 마트에 갔는데, 배우&MC인 이덕화씨가 키위를 팔고 있었고..

놀라운 것은,
분명히 처음엔 감자였던 것이
이덕화가 몇 번 만지작거리더니 털이 숭숭 나면서 키위로 변하는 것이 아닌가..

키위가 아니고 털난 감자.. 싹이 튼 털난 감자..


- 진 엔딩 -

죽은 A씨의 몸에서 털이 많이 났습니다.

------------------

주1) 감자의 발아부분에는 solanine이라는 배당체가 일반 감자의 20~400배로 함유되어 있습니다.
함량은 0.2~0.4%. 치사량은 400mg정도로 발아부분 100~200g정도를 먹으면 죽을똥말똥한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성인은 사망위험이 소아에 비해 훨씬 낮습니다.

주2) 발모제를 오랜 기간 사용한(실제로는 어떤지 몰라도, 어쨌든 그런 이미지의) 이덕화씨의 손가락은
그 자체로 발모효과를 내뿜습니다.
"맛의 달인" 이라는 만화에도 유사한 일화가 있었는데요.. 
수십년간 자라탕을 끓인 낡은 냄비에 물을 넣고 끓였더니 얼큰한 자라육수가 우러나왔다능..

----------------

항상 느끼는건데,
꿈을 기억하고, 그 느낌 그대로를 표현하는건 정말 어렵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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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티레브
13/04/03 18:44
수정 아이콘
댓글쓸때 안망설이는편인데 되게 망설이게 되네요
진짜 꿈이 미쳤네요 크크
켈로그김
13/04/03 18:52
수정 아이콘
제가 일이 바빠서 점점 미쳐가나 봅니다.. -_-;
jjohny=Kuma
13/04/03 18:45
수정 아이콘
소름끼치는 반전물이네요. 상상도 못한 결말입니다?
켈로그김
13/04/03 18:53
수정 아이콘
사실.. 복선은 꽤 눈에 띄는 곳에다가...
하지만, 이게 반전물임을 모르고 보면 나름 반전의 묘미가 있습니다 크크;
jjohny=Kuma
13/04/03 18:57
수정 아이콘
처음에 키위싹의 중요성을 간과해서 간파하지 못했습니다.ㅠㅠ
켈로그김
13/04/03 18:59
수정 아이콘
아.. 사실은 꿈 속에서는 이미 이덕화씨가 키위재배를 대규모로 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 부분이 없어서, 반전을 추리하기가 어려웠겠네요..
근데 그 부분이 너무 뜬금없어서.. 써놓으면 너무 뻔할거 같기도 해요 흐흐;
jjohny=Kuma
13/04/03 19:01
수정 아이콘
그 부분까지 생각하면 더욱더 소름 끼치게 짜임새 있는 꿈이군요. 헣헣
Paranoid Android
13/04/03 18:51
수정 아이콘
한때꿈일기를썼었죠..
요즘엔19 금꿈을 자주꾸는데 꿀때마다
도입부에서계속 깨서너무슬프네요 크크
켈로그김
13/04/03 18:54
수정 아이콘
억지로라도 꾸셔야죠 그런 귀한 꿈은..
jjohny=Kuma
13/04/03 18:54
수정 아이콘
수면제 좀 추천해 드리세요~
켈로그김
13/04/03 19:02
수정 아이콘
안 이쁜 여자가 나오는 야동(..)
jjohny=Kuma
13/04/03 19:05
수정 아이콘
그 수면제가 과연 수면제를 복용하는 본래의 의도에 부합할까요?
(즉, 그 수면제를 복용하고 꾸는 꿈이 수면제를 먹어야 할 만큼의 가치가 있을까요?)
켈로그김
13/04/03 19:11
수정 아이콘
수면제가 하나의 척도가 되는 시스템이지요.
아무 것도 없는 백지에다 채색부터 하는 것 보다,
밑그림을 그려둠으로써 큰 줄기는 참고할 수 있되, 부분적으로 개선할건 개선하는..
jjohny=Kuma
13/04/03 19:12
수정 아이콘
역시 전문가의 견해는 범인의 안계를 훌쩍 뛰어넘는군요. :)
jjohny=Kuma
13/04/03 18:53
수정 아이콘
그나저나 제 정신도 반쯤 미쳐 있는지, 주석이 달리기 전에도 이미 결말을 보고 주석 내용을 이해하고 있었습니다.ㅠ
켈로그김
13/04/03 18:57
수정 아이콘
미친 사람들을 위한 미친 꿈이었다능..
아침에 이 꿈 이야기를 마누라한테 해 줬더니 정말 미친놈 보듯 하더군요 -_-;;
4월이야기
13/04/03 18:57
수정 아이콘
보통의 사망사건 보고는 식약청이아닌 경찰청에서 발표를 하죠....여기서부터 이번 살인사건의 범인이 좁혀졌습니다...
범인은 바로 김형사.... 조폭 A의 사망은 사실상의 사망이 아니라 업무 과다로 인한 김형사가 만들어낸 허구의 인물인거죠...
즉, 꿈속의 김형사가 꾼 꿈 속의 살인사건..

켈로그김님은 림보상태에 빠지기 직전 꿈에서 깨어난 것 입니다...
켈로그김
13/04/03 19:01
수정 아이콘
그렇죠..
김형사 입장의 전지적 시점인지라.. 애초에 결론까지 설계가 되어있었던거죠. 김형사 머리속에서.
4월이야기
13/04/03 19:09
수정 아이콘
그렇죠...
켈로그김님의 꿈은 식약청 발표까지...그 후 내용은 김형사의 꿈.

그렇다면 켈로그김님의 꿈 내용은 양반김과 키위.... 요즘 골드키위가 맛나더군요 허한 기력을 과일로 보충하세요~~~!
jjohny=Kuma
13/04/03 19:10
수정 아이콘
알고 보니 골드키위는 이덕화씨가 재배한 망고라든지?
4월이야기
13/04/03 19:13
수정 아이콘
그럼 그건 이덕화씨가 설계한 꿈???!
이거 사건이 미궁에 빠지는듯....
화무십일홍
13/04/03 19:12
수정 아이콘
추리가 틀린듯 분명히 처음엔 감자였던 것이 키위로 변했다면 키위이고
이미 키위가 된 이상 solanine 성분은 사라졌을 것입니다.
문제는 방사능 피폭된 검지손가락
키위를 깎다보면 필연적으로 검지손가락 부분이 키위에 닿을 수 밖에 없고(아래 링크의 네번째 사진 참조)
http://www.lastcamping.com/boards/boardDetail/6687
결국 방사능 피폭된 손가락으로 인하여 사망하였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jjohny=Kuma
13/04/03 19:14
수정 아이콘
제시된 정황으로 봤을 때, 조봉구 씨가 키위라고 착각했을 뿐 본질은 여전히 감자였다고 보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방사능 피폭된 손가락이 사인이라고 보기 어려운 것이,
만약 방사능 피폭된 손가락이 그렇게 위험한 물건이었다면 과연 지금까지 조봉구 씨가 살아남았을까요?

조봉구 씨는 필연적으로 그 피폭된 손가락을 자신 신체의 점막 일부에 끊임없이 접촉시켰을 것이기 때문에,
피폭된 손가락이 사인이었다면 이번 사건이 아니라 진작에 죽었을 겁니다.

p.s 아 물론 그 점막은 콧구멍...
켈로그김
13/04/03 19:17
수정 아이콘
사건은 또다시 미궁속으로...

그렇지만, 이덕화씨의 능력은 발모에 한정되어 있기에 내용물은 감자 그대로라고 간주해야 합니다.
그리고 피폭된 손가락을 입에 넣는 행위보다도 그 손가락(발가락)을 달고 사는 삶 자체가 내부피폭의 연속이지요.

즉..
내부피폭으로 피폐해진 몸뚱아리가,
약간의 solanine 섭취로 인하여 임계점을 넘어섰기에 사망하였다.. 고 분석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다른 말로 하면..
죽을 때가 됐으니까 죽은거라는..;;
jjohny=Kuma
13/04/03 19:25
수정 아이콘
그리고 한 가지 반론을 더 제기하겠습니다.
제시하신 사진자료는 꽤나 강력한 설득력이 있습니다만, 이번 사건의 조봉구 씨에게는 해당사항이 없을 가능성이 큽니다.
왜냐햐면 그의 피폭된 검지손가락은 바로 발가락을 이식받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즉, 사진에 나온 검지손가락만큼의 길이가 아닐 것이며, 길어 봤자 중지/약지 손가락의 중간 정도 되는 길이에 불과했을 것입니다.
이는 그가 키위를 깎을 때 검지 손가락이 키위에 닿지 않았을 매우 높은 개연성을 시사하는 점입니다.

+ 이 점을 생각해보면 조봉구 씨가 왜 평소 검지가 아닌 약지를 써서 음식을 집었었는지도 설명이 됩니다. 단순히 그가 우아해서라기보다는,
잘랐다가 다시 생긴 검지가 가뜩이나 어색한데 길이마저 짧으니
차라리 검지가 없던 시절부터 주로 사용하던 중지나 약지를 계속 사용하는 것이 더 편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합니다.
Paranoid Android
13/04/03 19:12
수정 아이콘
켈로그김이랑 양반김중에 뭐가더맛난가요
(아..결국 싸질러버렸다...)
jjohny=Kuma
13/04/03 19:14
수정 아이콘
해변김이요.
어린시절로망임창정용
13/04/03 20:18
수정 아이콘
해변김 저도 참 좋아했는데요, 제가 한 번..
애플보요
13/04/03 19:16
수정 아이콘
살 좀 더 붙여서 영화화 합시다. 얼마면 되겠소
켈로그김
13/04/03 19:18
수정 아이콘
박카스 10병만 주시면 충분합니다.
아. 결제는 카드로 할께요..;;
사티레브
13/04/03 19:32
수정 아이콘
여기 미친사람 하나 추가요!(절대 장난입니다 ㅠ)
몽키.D.루피
13/04/03 19:30
수정 아이콘
초현실주의 문학작품 한편을 보는 듯 하네요.
사티레브
13/04/03 19:32
수정 아이콘
이렇게 쓰려다 꿈 자체가 초현실의 시작이라 흐으
산적왕루피
13/04/03 19:33
수정 아이콘
사실은 키위가, 켈로그김님께서 어렸을 때 낳으신....크고 아름다운 분이 아니었을까요?
켈로그김
13/04/03 19:38
수정 아이콘
크고 아름다운데 털까지 나면 비주얼은 정말 최강이지요.
히히멘붕이
13/04/03 20:27
수정 아이콘
도대체 켈로그김님의 어떤 무의식이 반영된 꿈일까요? 크크크크
켈로그김
13/04/03 21:49
수정 아이콘
손가락 빨아먹다가 마눌님한테 혼나고 사는 일상의 조건반사가..;;
wish buRn
13/04/03 21:56
수정 아이콘
의식의 흐름기법이 이런거군요..;;
켈로그김
13/04/04 09:07
수정 아이콘
저도 의식의 흐름 참 좋아하는데요.. 제가 한 번..;;
13/04/04 04:24
수정 아이콘
아니 이런 대작의 제목을 저런 식으로 지으시면 어떡합니까. 훈훈한 덕담인줄 알고 그냥 지나칠 뻔 했잖습니까.
켈로그김
13/04/04 09:16
수정 아이콘
대작이라기엔 98%부족하지만..;
제목학원 수강의 필요성은 절감하고 있습니다 ㅠㅠ
13/04/04 08:33
수정 아이콘
켈로그김 님// 클라우드 아틀라스 2 갑시다..
켈로그김
13/04/04 09:17
수정 아이콘
영웅 : 살라만다의 비밀로 갑시다. 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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