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3/04/02 19:11:44
Name Abelian Group
Subject [일반] 수학의 공리, 그리고 종교.
1. https://pgr21.com/pb/pb.php?id=humor&page=1&divpage=25&no=153467 이 글을 보고 즉흥적으로 쓰는 글입니다.

2. 먼저 저는 대학원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있고, 수학을 절대적으로 신봉하고 있으며, 신은 존재한다고 믿음과 동시에 무교(종교가 없음)인 사람임을 밝힙니다.

3. 또한, 저는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특정 모 종교를 극도로 싫어하는 인간이[었었]습니다.

4. 그리고 절대로 분란 조장글이 아닙니다.

5. 반말체로 쓰여져 있습니다.
































-공리-

수학에는 공리가 있다.

공리 : <논리> 수학이나 논리학 따위에서 증명이 없이 자명한 진리로 인정되며, 다른 명제를 증명하는 데 전제가 되는 원리. [네이버 사전]

수학의 공리는 증명없이 그냥 참으로 받아드리고 쓰는 명제들이다.





-선택 공리(Axiom of Choice)-

선택 공리(Axiom of Choice)란 임의의 집합은, 모든 공집합(空集合)이 아닌 부분집합에 그 대표 원소를 어떤 방법에 의하여 동시에 대응(對應)시킬 수 있다는 공리로 1940년 수학자 체르멜로가 정렬정리(Well-ordering Theorem)을 증명하기 위해 제창되었다. [두산백과 인용]

그리고 이 공리는 위에서 언급한 정렬정리(Well-ordering Theorem), 하우스도프의 극대 원칙(Hausdorff's maximal principle), 그리고 그 유명한 초른의 보조정리(Zorn's Lemma)와 모두 동치이다.

나는 이것을 학부 2학년 때 배웠는데 당시 교수님께서는 이것을 받아들이고 안 받아들이고는 여러분 자유지만, 받아드리면 많은 것을 편하게 할 수 있다고 하셨다.

"사실 이 책의 main result들을 위해 Zorn's Lemma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다만 Zorn's Lemma를 인정하면, 우리의 모든 '이야기'가 더욱 산뜻해진다.(종이와 잉크를 많이 절약할 수 있다는 뜻.) 이는, 따라서, 세련된 '사고방식'을 위해서는 Zorn's Lemma를 우리의 '사고방식'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인석 저, 학부 대수학 강의 II 대수학 381페이지]





-벡터 공간의 기저 in 선형대수-

자연대생이든 공대생이는 아마도 대학교 2학년 쯤에는 선형대수를 배울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 2학년 수준에서는 유한차원 벡터 공간만을 다룰 것이다.

그래서 임의의 벡터 공간에 기저가 있다는 것을 증명할 때도 유한 개의 벡터로 span된다는 것을 가정하고 시작할 것이다.

그러나 무한차원 벡터 공간이라면???

무한차원 벡터 공간의 기저의 존재성을 산뜻하게 증명하기 위해서는 선택 공리(정확히 말하면 이와 동치인 초른의 보조정리)가 필요하다.






-신이 존재한다는 것은 그들에게는 공리이다-

"신이 존재한다면 증명해봐라!"

종교 관련 글이나 대화에서 꼭 나오는 말이다.

그런데 문득 내가 수학을 공부하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들에게는 신이 존재한다는 것이 수학에서 말하는 공리같은 것이 아닐까?"

나는 모 종교의 성직자를 아버지로 두어 모태신앙으로 자란 굉장히 친한 절친에게

수학에서 공리라는 것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려주고 위 질문을 해보았다.

"맞아, 공리같은 것이라 봐야겠네."

조금 생각하더니 돌아온 답변이다.

그렇다.

그들에게 "신이 존재함을 증명해봐라"라고 하는 것은 "선택 공리를 증명해봐라"라고 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Q.E.D





















p.s.1 어쨌든 나는 무교이긴 하지만, 신이 존재한다는 것은 공리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p.s.2 예를 들어 성경 같은 책은 자신들이 받아들이기로 한 공리를 써 놓은 책이 아닐까?

p.s.3 혹시나 오해하실까봐 좀 더 덧붙이자면 이 글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취향, 존중해주세요"이지 "내 취향을 너도 취향으로 받아들여라"가 아닙니다.

p.s.4 따라서, 저는 비종교인도 종교인의 취향을 존중하길 바라며, 그와 동시에 종교인도 자기 종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을 존중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레지엔
13/04/02 19:19
수정 아이콘
문제는 신의 존재가 자명하게 받아들여지는가에 대해서도 No, 신의 존재를 전제로 깔았을때 세상 이치가 모두 논리적인 해석이 가능한가도 No죠. 공리의 자격이 없달까... 뭐 좀 더 싸움을 피하기 위한 기술을 하자면, 믿는 그들한테나 공리(사회 전반적으로는 전혀 그러하지 못함)라는 얘기겠고.
Abelian Group
13/04/02 19:31
수정 아이콘
공리를 받아들일때, 자명하게 받아들여지는가의 여부는 사실 중요하지 않습니다. 기호(taste)의 문제일 뿐이죠. 자명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으니까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도 기호죠.
레지엔
13/04/02 19:56
수정 아이콘
자명하지 않은 공리가 공리로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습니까?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현재 종교를 둘러싼 모든 논란은 '내가 믿는 명제가 유일한 참이다'와 '누구 맘대로?'의 연속인데, '그것은 공리일 것이다'라는 주장이 의미를 가질 수 있는 상황인가부터가 전제되지 못합니다.
Abelian Group
13/04/02 20:07
수정 아이콘
"공리가 자명하지 않다"라고 하는 것도 결국 기호라는 겁니다. 따라서 "자명하지 않은 공리가 공리로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은 애초에 잘못된 것이죠.
레지엔
13/04/02 20:11
수정 아이콘
그건 두 집단, 그러니까 공리를 받아들인 집단과 그러하지 않은 집단이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있을때에나 '기호'의 이야기가 됩니다. 말하자면 기독교인들이 그들의 집단 내에서만, 그 외의 집단과의 직접적인 교류 없이, 자신들의 믿음을 영위할 경우 어떠한 믿음을 가지건 그건 전혀 문제가 안되고, 문제삼는다면 오히려 문제삼는 쪽이 비난받았을 겁니다. 그러나 기독교는(그리고 다른 대다수의 종교 역시 마찬가지고), 그들 내에서만 자명한 어떠한 명제를 사회 전체적으로 자명한 명제로 삼아야만 한다는 규범을 가지고 그러한 행동을 해왔으며, 이 시점에서 단 한 명이라도 그 명제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공리로의 위치를 획득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사회 전체 내에서 이 명제는 전혀 자명하지 못하니까요.
좀 더 직설적인 질문을 하겠습니다. 특정 종교의 교리가 그 집단 내에서 공리라는 것이, 사회 전체에서 무슨 의미를 가집니까? 혹은 글쓴이께서는 무슨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기대하십니까?
Abelian Group
13/04/02 20:14
수정 아이콘
의미 없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제가 무교인 이유 중 하나이고요.
레지엔
13/04/02 20:17
수정 아이콘
제가 잘못 읽었는지 모르겠지만, 이 글에서 읽히는 뉘앙스는 '신이 있다고 보든 없다고 보든 그건 전적으로 취향이며 둘은 동등하다'입니다. 그리고 기독교-비기독교의 유서깊은 논란을 취향과 취향의 대립으로 보시는 것 같고요.
Abelian Group
13/04/02 20:25
수정 아이콘
더 나아가면 엄청난 파이어가 될 것 같아서 조금 돌려말하자면,

"우리가 받아들이는 공리를 너희도 받아들이도록 해야한다"를 공리로 받아들이는 것은 모순이라고 생각합니다.
레지엔
13/04/02 20:28
수정 아이콘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이 글에서 무언가 빠졌다고 생각한 조각 하나를 지금 찾은 기분이군요. 조금 아쉽습니다 그 조각을 채우셨어도 요새 피지알 분위기를 볼 때 큰 문제가 없었을 것 같은데...
Colossus
13/04/02 19:33
수정 아이콘
'사회 전반적으로는 전혀...'라는 부분 읽고 궁금해서 그런데 국내의 유신론자/무신론자의 비율을 제대로 조사한 자료가 있나요? 뉴스 뒤적거려보니까 한국의 무신론자 비율이 15%라는데 이건 기독교 관련 언론이고 생각보다 너무 적은것 같아서 신뢰가 안 가네요.
만약 무신론자 비율이 압도적이지 않다면 '사회 전반적으로'라는 표현은 수정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Star Seeker
13/04/02 19:57
수정 아이콘
각 종교마다 신이 다르므로,
각각의 신에 대한 사회전반의 동의여부를 묻는다면 과반이 나오는 경우가 없습니다. 최대종파인 기독교마저도 전국민의 50%을 못넘기는걸로 알려져 있으니까요

아 찾아보니 무교만 해도 46%, 불교가 23, 개신교가 18, 천주교가 11, 로 나오네요.
Colossus
13/04/02 20:18
수정 아이콘
무교=무신론자가 아닙니다.

본문만 봐도 글쓴분은 자기 자신이 무교이면서 유신론자임을 강조하고 글을 썼는데도 자꾸 종교=유신론이라고 못박는 글이 많이 보이네요.
레지엔
13/04/02 20:23
수정 아이콘
이 부분에서 납득을 못하신 거군요. 무교와 무신론이 다르다라는 건 당연히 동의합니다만, 그와 별개로 제 주장에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https://pgr21.com/?b=8&n=42995&c=1509973
에 달아뒀습니다.
Star Seeker
13/04/02 20:41
수정 아이콘
개신교신, 천주교의 신, 불교의 신에 대한 동의를 각각 물었을때
위의 통계를 바탕으로 하면 yes의 비율이 50%넘어가는 질문은 단 한건도 없습니다.
무교인사이에서 공리로 받들여지는 신이 있을 턱이 만무하므로,(그런게 존재하면 그들 사이에선 이미 종교입니다)
무교나 무신론자나 콜로서스님의 논리안에선 같은 취급인걸요?
레지엔
13/04/02 19:58
수정 아이콘
신이라고 뭉뚱그려놨는데, 엄밀히 따지면 각 종교별로의 신으로 나눠야겠죠. 야훼와 알라를 같다고 볼 수 있을지 자기들끼리 싸우고 있는 판에 그 외의 '신'이 모두 일치할지는 뭐... 고로 수정의 필요성이 없다고 봅니다. 아니 사실 '신'이라고 뭉뚱그렸다고 해도, 일단 한국에서 최대 인구인 건 불교인데 불교에서는 특정 신에 의해 이 세상이 디자인되었다고 보지 않죠. 고로 사회 전반적으로라는 표현에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Colossus
13/04/02 20:16
수정 아이콘
'신의 존재'를 따지는데 야훼인지 알라인지가 무슨 상관이죠? 각 종교별로의 신으로 나누는게 아니라 유신론/무신론, 아니면 불가지론만 나오면 될텐데요. 레지엔님의 댓글만 봐도 '신의 존재가 자명하게 받아들여지는가', '신의 존재를 전제로 깔았을때...' 라고 하셨네요.

자꾸 특정종교나 종교인/비종교인으로 나누시는데 전 특정종교가 아니라 유신론자/무신론자를 구분을 묻는건데요. 불교의 교리가 특정 신에 의해 이 세상이 디자인 되었다고 보지 않지만 불교는 종교 특성상 사고방식이 교리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신도들도 많고 같은 불교 신자 중에서도 유신론자/무신론자가 따로 있는걸로 압니다. 당장 제 주위에도 각각의 케이스가 있고요. 마찬가지로 비종교인 중에서도 유신론자는 있죠. 당장 글쓴분이 그렇네요.

고로 사회 전반적으로라는 표현은, 레지엔님이 한국의 무신론자 비율 자료를 제시하지 못하는 이상 아주 문제가 많습니다.
레지엔
13/04/02 20:21
수정 아이콘
신의 존재를 따지려면 '신'이 무엇인가 정의되어야 할텐데, 그 신의 정의가 서로 동시에 존재할 수 없는 것들이 여러 개 있기 때문이죠. 야훼와 오딘과 미륵불은 동시에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건 '신'이라고 편의상 뭉뚱그려져 불리는 것이죠. '신이 존재한다'라는 명제 자체가 이미 엄밀한 기술이 아니므로, 모든 종교인을 끌어다가 '얘들은 신을 믿는다'라고 표현하는 것 자체가 범주를 잘못 잡은 오류가 됩니다.
이렇게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신이 존재한다라는 게 입증되었다고 합시다. 그러면 그 신은 야훼일 수도 오딘일 수도 미륵일수도 있습니다. 그 신이 야훼라면 기독교를 제외한 모든 사람은 반대편에 섭니다. 미륵이라면 미륵신앙 이외의 모든 사람이 반대편에 서겠죠. 결국 특정 종교가 절대다수가 되지 않는한, 그리고 그 신의 존재가 증명되지 않는한 '신의 존재는 자명하지 못하다'가 참이 됩니다. 사회 전체적으로 합의되는 '신' 자체가 정의되지 못하니까요. 고로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Colossus
13/04/02 19:22
수정 아이콘
재미있고 공감가는 글이네요.
유료체험쿠폰
13/04/02 19:22
수정 아이콘
종교인들에게는 신이 존재한다는 명제가 공리라면, 저 같은 비종교인(?)에게는 신이 없다는 명제가 공리겠죠?
(공리라는 단어를 정확히 몰라서 찾아봤더니 '주어진 이론 체계 안에서는 무조건 참인 것으로 가정하고 시작하는 명제' 라고 정의되어 있네요.)
이 때문에 신의 존재유무에 대한 논쟁은 결론이 날 수가 없는, 무한한 평행선을 달리는 주제고..

그나저나 수능 이후로 수리영역에 대한 공부는 아예 손을 놨더니 수학적인 용어만 보면 현기증이 와서 큰일이네요. 끙
Colossus
13/04/02 19:28
수정 아이콘
본문에 나와있는 것처럼 비종교인 유신론자도 있습니다. 반대로 종교인 무신론자도 있고요.
뭐 서로의 공리를 강요하는 일만 없으면 되겠지요.
레지엔
13/04/02 20:01
수정 아이콘
좀 다른 문제라고 봅니다. 말씀하신 내용은 유신론자(거의 정확히는 기독교와 이슬람교 신도에 의해)의 '무신론도 종교의 하나다'라는 주장과 일치하는데, 무신론은 기성 종교와 같은 위치에서 입장의 차이를 논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신은 입증되지 않았고, 전제될 필요도 없는 것이다'라는게 무신론의 기본적인 입장이고, 이건 '믿음'의 문제와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내일 야훼가 천국의 문을 열거나, 라그나로크가 시작되거나, 미륵이 강림할 때 그걸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는(바꿔말하면 저러지 않는한 받아들일 필요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무신론자죠.
13/04/02 19:24
수정 아이콘
신앙과 공리에 대해 예전 진중권 교수가 썼던 글이 있어 가져와 봅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전략)...사실을 말하자면 ‘믿음이 증거에 앞선다’는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우리가 가진 이성이라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믿음 위에 서 있기 때문이다. 가령 수학을 생각해보자. 수학의 명제를 증명하는 데에는 정리가 사용된다. 정리를 증명하는 데에는 공리가 사용된다. 그렇다면 공리의 올바름을 증명하는 데에는 무엇이 사용되는가? 공리는 그 정의상 더 이상 ‘증명 없이 참인 명제’다. 그것은 증명 없이 믿어야 하며, 그래야 증명이라는 것도 가능해진다.

다른 영역도 마찬가지다. 가령 법의 예를 들어보자. 명령과 조례의 올바름은 법률에 따라 판단하고, 법률의 올바름은 헌법으로 판단한다. 그렇다면 헌법의 올바름은? 그것은 논리적 증명을 요구하지 않는다. 헌법의 진리를 세우는 것은 혁명이요, 전쟁이요, 쿠데타다. 언어도 마찬가지다. 비트겐슈타인에 따르면 언어가 작동하려면 화자들이 기본적 신념들(basic convictions)을 공유해야 한다. 그래야 참/거짓을 따지는 언어놀이도 가능해진다.

수학은 전 인류가, 헌법은 국민 전체가, 그리고 언어의 기본적 신념들은 언어공동체 전체가 공유한다. 그 때문에 증명 없이 참으로 통하는 그 전제들이 이상하게 여겨지지 않는 것이다. 종교의 경우, 한 사회 내에서 일단 신자와 불신자가 존재하고, 신자들도 여러 종교로 나뉘기에 공리가 서로 공유되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하나의 신앙공동체 내에서는, 마치 우리가 수학의 공리를 증명 없이 믿듯이, 자신들의 교리를 증거 없이 믿을 것이다.

공리와 명제

어떤 신앙공동체 안에서 ‘공리’로 통하는 것도 밖으로 나오면 증명해야 할 ‘명제’가 된다. 가령 ‘처녀잉태’는 교회 ‘안’에서는 증명없이 참이나, ‘밖’에서는 증거를 요구 받는다. “그럼 예수의 염색체는 XX냐, XY냐?” 정상적인 종교는 ‘안’과 ‘밖’, 즉 신앙과 이성 사이에 적절한 관계를 유지한다. 반면 사이비 종교는 자신을 ‘밖’으로부터 고립시켜 ‘안’으로 자폐하는 경향을 보인다. 여기서 그들이 신앙과 이성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는지 엿볼 수 있다.

‘이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얘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흔히 이른바 좌파공동체 ‘안’에서 증명없이 참으로 통하는 것이 ‘밖’에서는 증명해야 할 명제가 된다. 공리를 공유하지 않는 이들에게 자기들 공동체 내에서나 통하는 얘기를 믿으라고 강권할 때, 사실상 그들은 광신적인 전도자와 똑같은 일을 하는 셈이다. 대중과 소통하려면 밖에서는 자신의 ‘공리’를 ‘명제’의 지위로 내려놓고, 믿음(이념)과 이성(논리) 사이의 최적의 균형을 찾아야 한다.
Abelian Group
13/04/02 19:42
수정 아이콘
전반적으로 좋은 글이지만, 마지막 문단은 공감이 가질 않네요.

선택 공리를 받아들이지 않는 수학자가 저에게 선택 공리를 증명하라고 한다면 그냥 비웃어 주겠습니다.
Star Seeker
13/04/02 20:04
수정 아이콘
마지막 문단과 배치되는 댓글이 아닌걸요..
그 수학자는 수학자집단 내의 인물이 아닙니까.
요는 개인적 설득이 아니라 집단과 집단 사이의 설득인걸로 읽힙니다.
레지엔
13/04/02 20:14
수정 아이콘
반대의 사례가 됩니다. 선택 공리(이게 뭔지를 모르겠습니다만)를 받아들인 수학자가 '모든 수학자는 이 공리를 전제해야만 한다'라고 주장하는 상황이죠.
Abelian Group
13/04/02 20:21
수정 아이콘
"밖으로 나오면"이라는 말이 그런 뜻이군요. 제가 난독증인가봐요.

그 뜻이라면 동의합니다.
ChRh열혈팬
13/04/02 20:20
수정 아이콘
헌법의 타당성을 설명하기 위해 켈젠은 근본규범의 개념을 만들었습니다. 이 또한 공리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걸어쩌면좋아
13/04/02 19:26
수정 아이콘
유클리드의 제5공리를 부정했던 리만처럼 신의 존재 역시 그럴수도 있지 않을까 싶긴 하지만.. 잘못 건드리면 퐈이야되는 주제네요 이건..
고등학생때 리만기하를 접하고서 '세상에 이런 재밌는것이?'하면서 고민하고 공부했던 시절이 잠깐 떠올랐습니다..흐흐..
swordfish
13/04/02 19:42
수정 아이콘
사실 고대 수학은 신 존재 증명에 많이 쓰인게 공리죠.

서양 고대 철학 자체가 그렇습니다. 로고스든 공리든 신으로 바꾸면 그 논리는 다 신 존재 증명이니까요.
13/04/02 19:55
수정 아이콘
공리도 (경우에 따라선) 틀릴 수 있죠. 비유클리드 기하학을 보면 알 수 있지 않습니까.
Abelian Group
13/04/02 20:05
수정 아이콘
틀린 것이 아닙니다. "평행선 공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로 시작한 것이 비유클리드 기하학입니다.
13/04/02 20:07
수정 아이콘
유클리드 기하학은 평평한 공간에서 성립하고 비유클리드 기하학은 굽어진 공간에서 성립하잖아요.

굽어진 공간에서는 평행선 공리가 틀린거죠.
Abelian Group
13/04/02 20:17
수정 아이콘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평행성 공리가 틀렸다"라는 것이 비유클리드 기하학의 공리인 셈입니다.
13/04/02 20:18
수정 아이콘
그러니까요. 공리라는 것도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는 겁니다.
불량공돌이
13/04/02 20:18
수정 아이콘
주어진 조건하에서 옳다고 받아들이는것이 공리가 아닌가요?
평행선 공리는 유클리드 기하학이라는 조건 하에서 옳은것이고,
비유클리드 기하학은 유클리드 기하학이라는 조건을 부정했기에 평행선 공리를 부여할수 없지않나요.
13/04/02 20:21
수정 아이콘
제가 말하고 싶은 건 "이 공리는 자명해. 뒤집을 수 없어."에 대한 반박입니다.
불량공돌이
13/04/02 20:28
수정 아이콘
그건 그렇지요. 새로운 '발견-인식'에 의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조건들이 깨어지고
수학자들의 반응은 그러면 '공리가 틀렸어'라기보다는
이전의 공리에 새로운 한정적인 조건을 추가해버려서 '이러한 조건하에서 이 공리는 옳다' 로 바꿔버리더군요.
전 그런점들 역시 종교와 비슷하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Abelian Group
13/04/02 20:28
수정 아이콘
그런 뜻이라면 저랑은 논쟁할 필요가 없네요. 저는 "이 공리는 자명해. 뒤집을 수 없어."를 주장하지 않으니까요.

제 말은 "취향, 존중해주세요"이지 "내 취향이 절대적이다" 혹은 "내 취향을 너도 취향으로 받아들여라"가 아니니까요^^
Colossus
13/04/02 20:34
수정 아이콘
글쓴분이 '무교'에 '유신론자'이며 '분란성 글'이 아님을 강조했는데도 후자쪽으로 받아들이는 분들이 있는 것 같네요. 이래서 종교의 종자만 들어가도 문제가 생기나봅니다.
13/04/02 20:34
수정 아이콘
Abelian Group 님에 대한 반박이 아니라 그냥 글에 덧붙여 한 소리였습니다.
불량공돌이
13/04/02 20:16
수정 아이콘
어릴때(고등학교때) 수학과 종교가 참 비슷하구나라는 잡생각을 한적이 있습니다.
수학이 수학 안에서 완전하듯, 종교도 그 종교 안에서 완전하구나 정도?
그리고 수학을 현실세계에 적용하려니 온갖 잡다한 가정과 모델링을 끌어다 쓰지 않으면 안되듯 & 그러고도 완전한 적용은 쉽지 않듯,
종교를 현실세계에 적용하는것도 참 어려운 일이구나 라구요.
몽키.D.루피
13/04/02 20:20
수정 아이콘
고대 수학자 집단은 종교 집단이었죠.
알리바바 사르쟈
13/04/02 20:24
수정 아이콘
얼마 전에 수업에서 신의 존재를 갖고 토론한 적이 있었습니다. 토론 하면서 느낀 것이 서로의 의견이 평행선을 달린 다는 것이 었습니다. 이유와 그에 대한 반박도 핵심이 아닌 주변부를 건드리기만 했던 것 같았거든요. 글쓴이님 말처럼 공리로 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ps. 토론에서 생물에는 영혼이 있을까 하는 새로운 토론 주제가 나왔는데 여기에는 어떻게 보시나요?
Abelian Group
13/04/02 20:32
수정 아이콘
ps. 토론에서 생물에는 영혼이 있을까 하는 새로운 토론 주제가 나왔는데 여기에는 어떻게 보시나요?

잘 모르겠지만, 저는 "생물에는 영혼이 있다"를 공리로 택하겠습니다^^
13/04/02 20:34
수정 아이콘
저는 영혼이란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것이 뇌의 화학적 작용이지요.
몽키.D.루피
13/04/02 20:48
수정 아이콘
심리철학에서는 영혼(soul)은 안 쓰고(그딴 거 없다고 함), 마음(mind)이 과연 있냐 없냐를 가지고 싸우는데,
(1) 그딴 거 없음. 모든 게 뇌의 작용.
(2) 마음의 기능을 하는 기관이 있다면 그걸 마음으로 봐줘야 함. - 기능주의
(3) 원래 마음이라는 게 없었어도 마음이란게 생겨났다면 인정해야 함. - 창발론
(4) 육체와는 상관없이 그냥 있음 - 수반
요정도의 입장들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13/04/02 21:12
수정 아이콘
생물에 영혼이 있느냐로 토론 주제가 가능할지 의문이네요 그냥 과학의 영역으로 넘어가지 않을까요. 영혼의 정의도 종교마다 다를테고..
제 시카입니다
13/04/02 21:14
수정 아이콘
그런데 그게 토론거리가 되나요? 흐흐..
신의 존재 유무로 토론을 하려면 존재한다는 쪽이 무언가를 보여야 할텐데 실질적인 근거는 절대 댈 수가 없을텐데;;
존재한다는 쪽에서는 어떠한 의견이 나왔나요?
알리바바 사르쟈
13/04/03 01:03
수정 아이콘
지금 당장 기억 나는 것이 우주나 자연법칙 같은 것은 신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의견과 신이 왜 악을 내버려두는 것에대해 반론을 편 것만 기억 나네요.
그 외에도 더 있긴 했는데 일단은 이것만 기억납니다. 재미있는 점은 외국인 학생들이 신이 존재한다고 많이 주장을 했어요. 오히려 우리나라 학생들은 신이 존재하지 않는 다는 쪽에 힘을 많이 실었구요.
마스터충달
13/04/02 20:34
수정 아이콘
신의 존재에 공리의 자격을 부여하는 것은... 공리 입장에선 좀 불만이 아닐까 싶습니다.
공리는 '그렇다고 치자'라는 면도 있지만 '반론의 여지가 없다'라는 의미도 있으니깐요.

믿음의 영역으로 놔두는 것이 어떨까 싶네요.
사티레브
13/04/02 20:42
수정 아이콘
다만 Zorn's Lemma를 인정하면, 우리의 모든 '이야기'가 더욱 산뜻해진다.
다만 신을 인정하면, 우리의 모든 '이야기'가 더욱 산뜻해진다.

전자에는 끄덕 후자에는 뭔소리야
13/04/02 20:42
수정 아이콘
신의 정의를 자세히 써 주셔야 될 거 같아요. 이신론적인 측면에서 신은 있다고 한다면 그건 공리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유신론적 측면에서 신이 있다고 한다면 공리로 받아들이기가 힘들죠.(신 뿐만 아니라 초자연적인 기적 또한 납득해야 하므로) 신이 존재한다와 가끔씩 기적을 보여주기도 하는 인격신이 존재한다는 많이 다른 이야기니까요. 글쓴 분은 무교시라면 아마 이신론이나 범신론적 입장이신것 같습니다만, 논쟁이 되는 건 대부분의 경우 기적을 일으키는 인격신이 존재한다는 의견에 대해서거든요.
Abelian Group
13/04/02 21:10
수정 아이콘
(제가 받아들이는 공리의) 신을 정의한다면 이것으로 또 분란이 될까봐 조심스럽네요.

굳이 따지자면 범신론과 유신론의 중간 정도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13/04/02 22:40
수정 아이콘
분란이 되고 자시고 간에, 여기서 언급하는 신이 어떤 신인지 얘기가 없으면 애초에 이야기가 진행될 수 없으니까요.(그리고 피지알에서 그런 거 가지고 시비걸 정도로 몰상식한 사람은 없을 것 같습니다) 서양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우리나라에서 신이라고 한다면 대부분의 경우 인격도 있고 기적도 일으키는 신이라고 생각하지요.
Abelian Group
13/04/02 23:03
수정 아이콘
조금만 더 쓰자면 제가 받아들이는 공리는 이렇습니다.

0. 신은 존재한다.
1. 기적은 신이 일으킨다.
2. 내(Abelian Grounp) 안에도 신이 있다.
3. Cogito님 안에도 신이 있다.
4. .....
.....

이정도만 하지요. 더이상은 하지 않겠습니다.

물론 제가 받아들이는 혹은 정의내리는 신과 다른 사람이 받아들이는 혹은 정의내리는 신은 다를 수 있죠.

어쨌든 무언가를 정의를 내리는 것 그리고 그것이 잘 정의되어 있는가(Well-defined) 또한 공리로부터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이 글에 포함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13/04/02 23:33
수정 아이콘
예를 들기 적절한 지 모르겠는데요. 제가 제 방 금고 안엔 5경 달러가 있다는걸 공리로 삼고 다닌다고 해 보죠. 그럼 제가 그렇게 말하고 다니는 것 만으로도 제 다른 말들의 신빙성은 뚝 떨어지고, 그 말을 좀 많이 하고 다닌다면 정신병원에 보내질 수도 있어요. 근데 실제로 제 방 금고 안에 5경 달러가 있을 수도 있죠? 제가 여자친구한테 받은 인형 이름을 5경 달러라고 붙여놨다면. 그 말을 하고 나서 이야기를 한다면 조금의 비웃음은 살 지언정 의심의 눈초리를 받진 않겠죠. 공리 자체에는 주석이 필요 없지만 그 공리를 타인에게 이야기 할 때는 정확한 의미 전달이 되어야 말하는 의미가 있을 겁니다.

누군가가 공리로 생각하는게 타인이 보기에 정말 어처구니가 없을 경우엔 질문이 나오는게 매우 당연하지 않나요. 신이 기적을 일으켜 죽은 사람을 부활시키기도 하고 (평소엔 잘 하지 않지만)화가 나면 세상을 부숴버릴 능력이 있으며 과거의 인간은 천년씩 살았고 지구의 역사는 6천년 정도 되었다는 걸 공리로 가지는 사람들은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볼 수 밖에 없네요 전.
Abelian Group
13/04/02 23:38
수정 아이콘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시면 됩니다 :)

님의 취향에 그것이 맞지 않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남의 취향도 존중해 달라는 겁니다.

아, 물론 사회적인 분란을 일으키지 않는 선에서 말이죠.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본다는 것이 존중을 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면 더이상 논쟁하지 않겠습니다.)
13/04/02 23:48
수정 아이콘
의미 전달이 다 안됐나 보군요. 취향도 정도에 따라선 현실적인 제약이 가해질 수 있다는거죠. 여호와의 증인이나 몰몬교 같은게 기독교에선 이단으로 취급하듯, 어떤 걸 믿는다는 것 만으로도 (올바르다고 할 순 없지만) 보기에 지나치게 허황되다 싶으면 이상한 사람 취급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혹시 사이비 종교들 또한 공리라고 생각하시나요? 굿 한다고 집안을 홀랑 말아먹는 것도 괜찮다고 보시고요?

그러고 의심의 눈초리는 제가 그렇게 바라본다는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일종의 은유인데, 아직 댓글이 얼마 달리지 않아 나오지 않았지만 신의 정의가 명확하지 않다면 읽기에 따라선 주제와 상관없는 논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얘깁니다.
Abelian Group
13/04/02 23:57
수정 아이콘
취향도 정도에 따라선 현실적인 제약이 가해질 수 있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저는 기독교를 비롯해서 여호와의 증인이나 몰몬교 정도는 존중합니다.

허나, 의심에 눈초리로 바라봅니다. 제 취향에는 맞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저는 "사이비 종교"를 "현실적인 제약을 벗어나는 취향을 가지는 종교"라고 정의하고 싶네요.
13/04/03 00:04
수정 아이콘
아벨리안 그룹님 글에 의하면 사이비 종교도 공리니깐 비판/증명/논쟁할 수는 없는거 아닌가요?
Abelian Group
13/04/03 00:11
수정 아이콘
왠지 논쟁이 이상하게 흘러가는 것 같지만, "현실적인 제약을 벗어나는 취향"이기 때문에 비판할 수 있는 것이지요.

저는 "취향(공리)" 그 자체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입니다.

논쟁이 이상하게 흘러갈까봐 미리 얘기하자면,

예를 들어 "현실적인 제약"은 무엇이냐 등의 질문으로 넘어 간다면 그만하겠습니다.
13/04/03 00:20
수정 아이콘
이미 이상하게 흘러갔는데요 뭘. 애초에 논쟁도 아니고.

공리라고 하더라도 그게 현실적인 제약에서 완전히 벗어나진 않죠? 그럼 앞서 말하는 신이 현실적인 제약을 벗어나는 수준이 아닌 신이라고 글 어디에든 써 두는게 맞다는 얘깁니다. 논쟁 비슷한 거라도 할려면.
Abelian Group
13/04/03 00:32
수정 아이콘
네, 피드백을 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저는 "사이비 종교"를 정의할 수 있었습니다. :)
13/04/02 22:02
수정 아이콘
범신론적 측면에서의 신이라면 믿고 안믿고의 문제로 치환할 수 있다는 데 동의합니다.
그런데 현실 세계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종교들이 얘기하는 인격신은, 자신을 스스로 증명하려는 상황을 너무 자주 만드는 것 같습니다.
13/04/02 21:54
수정 아이콘
아마 공리와 종교의 차이점은...

공리는 자신이 받아들이든 아니든지 자기 스스로가 받아들였을 경우의 생각과 받아들이지 않았을 경우의 생각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평행선 공리를 받아들이면 유클리드 기하를 생각하는 거구요, 평행선 공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비유클리드 기하를 생각 할 수 있죠.
물론 둘 사이의 관계를 인정하고 동등한 위치에 놓을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종교는 그렇게 하기가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이는 종교인에게는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종교인에게 신의 존재란 공리를 넘어선 믿음이니깐요...
나 자신보다 뛰어난 초월체라고 생각하지 공리를 일반적으로 나 자신보다 뛰어난 초월체라고 생각하지는 않죠...
13/04/02 22:38
수정 아이콘
공학을 전공하는 입장에서..
증명할 수 없는 어떤 것을 (믿음을 바탕으로) 공리라고 부르는 그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신은 없고, 이 세상은 거대한 물리화학적인 작용으로 조합되어 이루어지는 하나의 공간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제 생각은 제 생각일 뿐이고 다른 이의 생각에 간섭하고 껴들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들이 자꾸 제 생각에 껴들어와서 문제지요...그래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 어떠한 충돌이 생기지 않나 싶습니다.
God이 있다면...지금 우리 세상이 너무 나이브하죠..
13/04/02 22:44
수정 아이콘
윗 댓글에서 썼는데, 신의 정의가 사람마다 달라서 혼동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신이 세상을 조종하는 존재가 아니라, 플라톤의 이데아 같은 존재(인격도 없고 딱히 아무 역할을 하진 않지만 절대적인 존재, 강철의 연금술사에서 '진리'와 비슷..?)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신이 현 세상에 어떤 문제에도 책임이 있다고 보긴 힘들죠.
Abelian Group
13/04/02 23:35
수정 아이콘
공학 또한 증명할 수 없는 공리를 바탕으로 한 수학으로 부터 나온 것입니다.

자신이 공부하는 학문을 부정하고 있네요 :)
13/04/02 23:51
수정 아이콘
제가 보기엔 이성적으로 판단해서 거짓임이 명백한 것을 공리라고 부르는 것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것 같은데요. 수학적 공리와 종교적 공리가 같다고 말하는건 자기계발서도 인문학 서적이라 부르는 정도의 이야기 같습니다. 수학을 멀리한지 오래 됐지만 제가 들었던 수학적 공리는 전부 이성적, 논리적으로 납득이 되는 이야기였거든요.
KaladBolg
13/04/02 23:14
수정 아이콘
가환군이라... 한창 추상대수학 배우던 시절이 생각나네요.
잘 읽었습니다.

이과생이라 말재주가 없어서... 간단히 써보자면, 종교에서의 신과 수학에서의 공리는 하는 역할로는 비슷한 것 같습니다. 자신들의 논의와 이론의 기반이 되는 것에 해당하니까요. 물론 가환군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처럼 신과 공리가 둘 다 더이상 실증이 불가능하다는 선험적 진리로 여겨진다는 것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다만 바라보는 시선이 다른 것 같습니다. 종교에서의 신은 이론의 기반이면서 그 자체로 종교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제가 무교이며 종교에 관심이 없어서 잘 모르지만, 신을 숭배하는 것이 종교의 주 목적이라 생각하고 신 자체가 종교의 주된 목표이자 도달할 방향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수학에서의 공리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체계를 세울 목적의 기반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공리같은 경우에는 수학자 중에서도 어떤 한 수학 체계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에는 공리를 인정하지 않고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수학자가 얼마든지 생길 수 있지만, 종교같은 경우에는 신의 존재가 종교의 기반임과 동시에 추구해야 할 목적과 같은 것이기 때문에 기호에 따라서 인정하는 부분이 갈리는 종교인은 잘 나오지 않는 것 같습니다. (물론 종교계도 계파가 나뉘는 것 같긴 했습니다만...)
13/04/03 00:55
수정 아이콘
수학은 기존의 공리가 하나씩 깨질 때마다 패러다임이 바뀌는데 종교는...
Abelian Group
13/04/03 01:27
수정 아이콘
종교에서는 그 "패러다임"이라는 것을 바꾸려고 하면 이단으로 불리는 이유가 (자기가 믿는) 종교를 믿지 않는 사람을 존중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알카즈네
13/04/03 01:04
수정 아이콘
수학의 공리라는 것은 어느 정도 직관과 논리로 설명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것인데 단순한 믿음의 문제를 공리와 연결시키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죠.
그리고 님이 어떤 유신과 무신 중에서 어떤 믿음을 가지든 제가 상관할 바는 아니고 님의 취향도 존중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다녀가는 공개게시판에 민감한 주제의 글을 올리고 '제 취향이니 이해해주세요'라는 결론은 그냥 좀 거시기하네요.
Abelian Group
13/04/03 01:17
수정 아이콘
(일단 저는 수학을 전공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이 글의 결론은 "제 취향이니 이해해주세요"가 아니라"(제 취향이든 남 취향이든)취향을 존종해주세요"입니다.

민감한 주제라는 것에는 동의합니다만......

사실 역사적으로 서로가 (종교든 비종교든, 유신론이든 무신론이든) 취향을 존중해왔다면, 애초에 종교나 믿음에 관한 글이나 논쟁은 민감한 주제가 되지 않았겠죠.

피지알의 모토가 "배려"이고 취향을 존중해 주는 것 또한 배려이므로 올린 글입니다.

이러한 배려가 계속 이어진다면, 종교 관련 글은 서서히 민감하지 않은 주제가 되겠지요.

그렇게 되도록 하자는 의미로 쓴 글입니다.
13/04/03 02:05
수정 아이콘
대충 2년쯤 전까지 단단한 무신론자였다가 지금은 이신론자 정도의 위치로 바뀐 사람입니다. 본문과 댓글 모두 정말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댓글 중에서는 진중권씨의 내공 깊은 글이 참 깔끔하네요. 종교가 왜 단순하게 머리나쁜 광신도의 집합이 아닌 지 (신이 없어도 세상은 모순 투성이이고 신이 있어도 모순이 더해지진 않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사회에 해악을 끼칠 수 있는 지가 (특정 종교의 신이 뭘 말했다고 해서 그건 비종교인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데, 종교인들은 이 부분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잘 설명된 것 같습니다.

다만, 기독교와 이슬람교는 본질적으로 공격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 쪽 종교의 기반이 되는 공리 중 하나가 '믿으면 천당 불신하면 지옥' 이기 때문에, 그 공리를 받아들이는 순간부터는 그 공리를 받아들이지 않은 사람들을 포섭할 의무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현실 세계를 보아도 취향이니 존중해주세요를 말하고 싶은 쪽은 비종교인들입니다. 이신론자/유신론자들 중에서 원글자분같은 입장을 가진 분들이야 주변에 아무 폐도 끼치지 않지만, 아닌 분들이 정말 많거든요. 우리나라 종교인들을 대충 2천만명 정도라고 볼 때, 그 중 20% 정도만이라도 주변에 전도 활동을 해 보았다면 벌써 민폐 종교인들이 4백만명입니다. 하지만 종교인들에게 무교를 전파해본 (자기 방어를 위해서가 아니라 상대방을 공격하기 위해서) 사람은 그보다 훨씬 적을 겁니다.
13/04/03 02:23
수정 아이콘
다른 주제의 이야기라서 댓글도 따로 답니다. 수학을 절대적으로 신봉하신다고 하시니 예전부터 궁금하던 것을 질문드리고 싶어서요.

유물론의 관점에서 보면 이 세상은 단순히 물리작용의 연속일 뿐입니다. 그리고 그것으로 얘기는 끝이지요. 생명이란 것은 단순히 물리작용이 모이고 모여서 복잡성을 띄는 것 뿐이고 인간의 이성이라는 것도 주어진 인과율에 따라서 돌아가는, 당구공 A 에 맞아서 굴러가는 당구공 B 의 궤적과 본질적으로는 동일합니다. 인간의 언어라는 것도 바람이 나무에 스쳐서 나는 소리와 본질적으로 동일하지요.

그렇다면 인간의 수학적 논리라던지 언어라는 것에 '참' 이니 '거짓'이니 하는 개념을 부여한다는 것이 말이 안되지 않는가? 하는 질문이 나오게 됩니다. 인간의 정신 작용이 단순히 물리 작용에 지나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냥 그런 것이지 (당구공이 굴러가는 궤적이 올바르네 그르네 하는 따위의 질문은 의미가 없습니다. 당구공은 그냥 그렇게 굴러가는 것 뿐이지요) 인간이 뭔가를 논리적으로 추론해낸다던지 (인간의 추론 작용 역시 당구공이 굴러가는 것과 다르지 않으니까요) 하는 행동은 그냥 인간이 믿는 환상일 뿐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이지요.

고로 유물론은 끝까지 밀고나가면 자기 부정에 도달하게 됩니다. 제가 이신론자로 입장을 바꾼 것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저 것이 그 중 하나였는데, 위에 던진 의문은 저 개인의 의문이라기보다는 유물론에 대해서 C.S 루이스같은 유신론자 (유신론과 이신론을 중간중간 굳이 단어를 바꿔가면서 사용하고 있는데, 원글자분은 그 차이를 아실 것으로 짐작합니다) 들이 가하는 강한 공격 논리 중 하나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게 Ms. Anscombe (옛날 피지알 회원분이 이 아이디를 썼었지요..) 한테 부분적으로 파훼당했는데, 머리가 나빠서 그런 높은 수준의 논의는 따라가질 못하겠더군요.
Abelian Group
13/04/03 02:51
수정 아이콘
제 생각도 OrBef님과 어느 정도 비슷한 것 같네요. :)

저는 수학을 "물리작용"을 설명하기 위한 도구로써 절대적이다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기적"은 저에게 있어서 "믈리작용에 반하는 어떤 것"이라기 보다 "물리작용과는 다른 어떤 것"으로 받아드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것은 수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으며, 따라서 저는 신의 존재를 공리로 택하였습니다.

저 또한 머리가 나빠서 사실 이런 철학적인 수준은 잘 이야기를 못 하겠네요. :)
쭈구리
13/04/03 02:59
수정 아이콘
유물론의 어떤 부분이 자기 부정을 유도하게 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신론을 받아들인다고 해서 그 문제가 깔끔하게 해결되는지에 대해서도 잘 모르겠고요. 그저 해결책을 다른 것에 떠맡기는 편리한 태도가 아닐까 합니다.

유물론을 밀고 나가면 참/거짓, 선/악이 없다는 게 맞죠, 빅뱅이 도덕에 의해 발생한 것도 아니니까요. 우주에는 어떠한 목적도 없지요. 그러나 그 사실이 저의 세계관이나 신념 등에 별로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도덕개념은 생물이 진화하면서 자연적으로 새겨진 본능이죠. 아시다시피 동물에게도 도덕개념은 발견되죠. 인간은 그것을 시대와 문화에 따라서 더 정교하게 다듬은 거고요. 그 조차도 고정된 건 아니죠. 진화에 의해 생겨난 뇌라는 기관에 의해 정신이 나타나고 추론과 도덕적 판단을 할 수 있다는게 저는 신기하기만 합니다. 생물학자 J.B.S. Haldane의 말처럼 우주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기묘할 뿐 만 아니라,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도 더 기묘하죠. 그래서 더 탐구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물론적인 토대만으로 이런 것들을 설명해낼 수 있고 설명해나가고 있다는게 더 대단하지 않나요?
엄밀히 볼 때 인간에게 자유의지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럼에도 인간은 자기에게 주어진 자유와 한계 안에서 최선을 다해 판단하고 진리를 추구하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극단적 유물론이 있더라도 그것을 방해할 수는 없죠.
13/04/03 03:06
수정 아이콘
정신이 '나타났다' 라고 보는 것은 이미 하드코어한 유물론에서 벗어나시는 것 같습니다. 정신을 단순한 물질 작용으로 보면, 우리가 세상을 소위 '인식' 한다는 것도 물질 작용일 수밖에 없고, 그렇다면 우리가 세상을 소위 '인식' 한다는 것 자체가 가능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지요. 댓글에서 말씀드렸듯이 "우리의 정신이 세상을 인식한다" 라는 것이 물질작용이라면, 그것은 본질적으로 바람에 호수 표면이 찰랑거리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호수 표면이 찰랑거린다고 해서 '호수 표면이 세상을 인식하고 탐구하고 있다' 라고 말하는 것이 상당히 무리수라는 것을 인정하신다면, 우리가 자랑스럽게 말하는 '이성에 의한 세상의 탐구' 역시 논리적 모순이라는 결론으로 이어지게 되지요. 애초에 유물론적 세계관에서는 '논리' 라는 것부터가 허상일 수도 있고요. 참/거짓이 없는데 논리가 어떻게 가능하겠습니까.
쭈구리
13/04/03 03:35
수정 아이콘
정신을 물리적으로 보면 뇌 안에서 발생하는 전기적 흐름에 불과할 뿐이겠지만 그 흐름들의 총합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죠. 정신은 물질 작용의 창발적 현상이고 그 현상이 의식, 추론, 판단을 가능하게 합니다. 정신은 호수 표면이 찰랑거리는 수준의 물리 작용으로 환원시키기 어려운 아주 복잡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어떻게 발현되는지 설명하기 어렵더라도 우리가 공통적으로 우주를 경험하고 있다는 것을 부정하긴 어렵습니다. 그것이 매트릭스 안에서 경험하는 세계라고 하더라도요. 그 공통적인 경험에 의해서 우리는 세상을 '인식'한다고 생각하고 논리를 유도할 수 있죠.
이 역시 편리한 설명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OrBef님은 너무 정신을 원자 수준의 작용으로 환원시키려고 하시는 것 같습니다. 원자는 그냥 하나의 원자일 뿐이지만 그것이 모이면 분자가 되고 별이 되고 행성이 되고 인간이 될 수 있죠. 원자만 가지고는 모든 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 작용들에 대한 설명을 할 수 없습니다.
13/04/03 03:48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 것이 창발 이론이지요. 저도 창발 이론에 관심이 많고 좋아합니다. 얼마전에 창발 이론을 주제로 글도 하나 올렸었네요.
https://pgr21.com/?b=8&n=42838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유물론적 시각에서는 정신 작용이라는 것이 허상이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고, 하지만 '자아' 라는 개념을 포기할 수가 없어서, 결론은 이신론으로 갈 수밖에 없더군요. 쭈구리님이 이신론을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 지 잘 모르겠는데, 이신론은 유신론하고 '매우' 다른 것입니다. 아마 쭈구리님이 개인적으로 본인의 입장이라고 믿고 계시는 그 유물론과 제 이신론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
쭈구리
13/04/03 04:07
수정 아이콘
그 글 올리신 건 봤는데 폰이라서 나중에 봐야겠다고 하다가 죄송하게도 그냥 지나쳐버렸네요.
이신론이 유신론과 다르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아마 우려하시는대로 이신론을 제가 유신론에 가깝게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요. 이신론이 유물론의 문제를 잘 해결해주고 있느냐에는 여전히 의문이 있습니다.
유물론을 밀어 부친다고 해서 꼭 허무주의로 연결되지는 않을겁니다. 정신 작용이 허상이라면 어떻습니까. 우리가 같은 세상을 경험하고 그것에 대해 교류하며 더 많은 것들을 깨닫고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죠.
13/04/03 04:36
수정 아이콘
사실 저도 입장을 선회한 지 오래된 것이 아니라서 막상 이신론에 대해서 많이 아느냐 하면 그건 아닙니다. 차차 알아가게 되겠지요.

"우리가 같은 세상을 경험하고 그것에 대해 교류하며 더 많은 것들을 깨닫고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죠."
이 말씀에 동의합니다. 깨닫고 나아갈 게 많아서 인생이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쭈구리
13/04/03 02:24
수정 아이콘
이미 나온 얘기지만 저도 한 마디 하자면, 누가 신의 존재를 공리라고 받아들인다고 해서 그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비판할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문제는 그것을 공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그것을 공리로 받아들이라고 주장하는 거죠. 신의 존재를 공리로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공리 이상의 증명을 해줘야 그 사람들도 받아들일 수 있지 않겠습니까? 취향을(이게 취향과는 동떨어진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먼저 존중하지 않는 쪽은 종교인들이죠.

신의 존재를 공리라고 생각하는 것도 유신론자 사이에서 합의된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신은 어떤 이 한테 경험적 존재일 수도 있고 어떤 이에게는 다른 공리들에 의해 증명이 된 존재일 수도 있는거죠.
13/04/03 03:40
수정 아이콘
과학은 인간의 부정확한 감각에서 벗어나 최대한 객관적이고자 노력하고 어쩔 때는 스스로의 공리를 깨면서 발전하는 것에 반해... 종교의 공리는 깨지지도 않고 정체되어 있기만 하죠.
김연아
13/04/03 09:43
수정 아이콘
흠... 근데 불교는 대표적인 무신종교죠. 우리나라에서 유신화된 경향이 매우 강합니다만....
13/04/03 11:57
수정 아이콘
신이 있다고 믿는것과 유신론자는 많이 다르죠. 불교 교리는 잘 모르지만, 대충 들었던 걸로 보면 불교는 범신론적 입장을 취하고 있지 않나요?
저글링아빠
13/04/03 14:12
수정 아이콘
불교의 본류는 무신종교가 맞습니다. 범신화된 것은 토착신앙과 결합한 결과이고 주류는 아니죠.
13/04/03 21:29
수정 아이콘
아... 그런가요? 문명에서 명상 생각이 나네요. 크크. 조언(?) 감사합니다.
13/04/03 10:02
수정 아이콘
공리라는게 정말 범위도 작고 아주 명확한 최소의 것을 결정해놓고 시작하는건데
신의 존재를 공리로 정의하기에는 너무 범위도 크고 내용도 애매모호하지 않나요?
마치 지구가 평평하다라는걸 공리로 정의 하자는 수준 같은데요?

정말 최소한의 것을 공리로 정한 다음에 이를 바탕으로 신의 존재를 증명하는게 수학적 방법론에 맞다고 보입니다
Abelian Group
13/04/03 11:04
수정 아이콘
혹시 수학을 전공하시는 분인지 묻고 싶습니다만, 공리에 대해서 잘못 알고 계신 것 같네요.

공리는 정말 범위도 작고 아주 명확한 최소의 것을 결정해놓고 시작하는게 아닙니다.

이미 세워진 어떠한 공리체계에서 증명도 반증도 할 수 없는 것이 있다면, 그것이 범위가 크고 복잡하다 하더라도 공리로 택할 수 있습니다.

지구가 평평하다는 것과는 전혀 다르죠. 증명 혹은 반증을 할 수 있으니까요.

(물론 신의 존재를 증명 혹은 반증을 할 수 없음을 증명하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네요. 저는 수학을 뛰어 넘는 유일한 존재를 신이라고 생각하고, 따라서 수학으로는 신을 증명도 반증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동시에 증명도 반증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할 수도 없다도 생각할 뿐이니까요.)

어쨌든 jjune님은 신이 수학의 밑에 있고 존재를 증명 혹은 반증을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신다면 그 취향(?)은 존중하겠습니다.
13/04/03 12:03
수정 아이콘
지구가 평평하다는게 반증 가능하기 때문에 공리라 아니라고 말하신다면, 위에서 쓰신 글과 모순되는 것 같습니다. 앞서 언급한대로, 기적을 일으키는 신이라면 신이 일으킨 기적은 반증 가능하거든요....
jjohny=Kuma
13/04/03 12:07
수정 아이콘
(반증 가능성이 공리로서의 필요조건 혹은 충분조건인지의 논점과는 별개로)

'기적은 신이 일으킨다'가 Abelian Group님께서 말씀하신 공리인데,
'체계 안에서의 반증이 불가능한가'하는 기준은 만족시킬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신이 일으킨 게 아니라고 (혹은 기적이 아니라고) 입증된 건 기적으로 분류되지 않을테니까요.
도무지 원인을 알 수 없는 (그야말로) 기적이 있을 때, 그걸 신이 일으킨 거라고 분류하는 것을 말씀하신 거겠죠.
13/04/03 21:36
수정 아이콘
제가 말을 좀 잘 못 썼네요... (과거가 아니라) 현재도 신이 계속 기적을 내려 줘서, 기도를 하면 똑똑해지거나 돈을 잘 번다고 믿는 것 말입니다. 성경의 경우 그 안에 나오는 말이나 문구 중 일부분은 과학적 사실과 대치되고요...(성경 무오론자나 원리주의 해석자에게만 해당되는 말인지 모르겠지만요)
켈로그김
13/04/03 11:53
수정 아이콘
공리는 증명이 불가능한 것인가요. 아니면, 반증이 불가능한 것인가요?
13/04/03 12:33
수정 아이콘
먼저 종교에 따라 신은 조금씩 다르고요. 종교 안에서 교리가 공리가 될 수 있지만, 신 혹은 신의 존재 여부가 공리가 될 수는 없다고 봅니다.
굳이 비교를 한다면 수학 그 자체가 아닌가 합니다.
저글링아빠
13/04/03 14:35
수정 아이콘
위에 진교수님이 적절하게 설명하셨듯, 해당 시스템에 들어가기 위해 믿음이 증거에 앞서야 한다는 점에서 공리와 상당히 닮은 점이 있죠.
하지만 어떤 권능을 가진 신을 믿는 종교에서 공리와 닮은 부분이라면 단순한 "신의 존재"보다도 좀 더 넓은 "기본 신관"혹은 "핵심 교리"가 아닐까 합니다.

예컨대 이슬람의 신앙고백(알라는 위대하다, 알라는 유일한 신이다, 무함마드(마호메트)는 알라의 사도이다)과 같은 부분 말이죠.
기독교로 치환한다면 하나님은 창조주이며 전지전능하신 분이고 그의 아들 예수를 세상에 보내셨다와 같은 부분이 되겠네요.
13/04/04 01:25
수정 아이콘
서로의 취향을존중하자
기독교인인데 아주공감입니다
서로에게 피해주면 안되죠
위에몇분이 무신론자는 유신론자의 공리를 공격하지 않는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어렸을때부터 무신론자들에게 여러번 공격당했습니다 교회다닌다는 이유로요
제가 먼저 누구에게 교회가자고 해본적은 없습니다(고딩때 친한친구가 넌왜나한테 전도안해? 하고 물어봐서 장난으로 너같은 놈은 교회 오지마 했다가 싸운적도 있습니다^^)
근데 제가 교회다니는걸 알게된 친구 선배 군대고참 조교 교수 등 에게 무신론 강요 여러번 받았는데요...하나님이어딨냐 보여봐라부터 교회 다니는 인간들이 젤 나쁜인간 들이야 까지 꽤 여러번 있었네요 무신론자는 유신론자에게 자신의 공리를 강요하지않는다 이말엔 공감할수없네요(물론 무신론자의 강요보다 노방전도의 짜증이 저에게도 빈도수가 많았습니다 제주장은 제가 강요한적은 없는데 저는 강요당한적이 많았다는 말입니다 길거리 노방전도인들 저랑 같은종교라고 생각지도 않고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42995 [일반] 수학의 공리, 그리고 종교. [98] Abelian Group8682 13/04/02 8682 4
42526 [일반] 미국에서 내구성이 가장 우수한 자동차 브랜드 Top10 [9] 김치찌개6127 13/03/04 6127 1
42330 [일반] 앵 약사의 건기식 가이드- 맥주효모 편 [12] 애플보요10867 13/02/18 10867 9
42305 [일반] 전무하고도 후무하도다. [43] 후추통10606 13/02/15 10606 5
42042 [일반] 진화타겁 (序) [4] 후추통5529 13/01/31 5529 3
41400 [일반] 마지막 인사 - 부전여전(신비&신헌영) [6] 후추통6246 12/12/31 6246 1
41300 [일반] 오늘의 적, 내일의 적 (序) 미치광이 풀 샐러드 [2] 후추통5086 12/12/27 5086 0
40680 [일반] 위풍 ③ 서전(序戰) [12] 후추통7121 12/11/26 7121 0
40673 [일반] 전두환의 차명재산 목록이 폭로되었습니다. [22] 후추통9400 12/11/26 9400 0
40603 [일반] 위풍 ② 합비, 불길의 땅으로 [13] 후추통7423 12/11/23 7423 2
40545 [일반] 위풍 ① 합비의 그림자 [23] 후추통6355 12/11/21 6355 0
40533 [일반] 황하. 명멸의 역사 [9] 후추통7142 12/11/21 7142 0
40511 [일반] 위풍(序)-그림자 [4] 후추통4255 12/11/20 4255 0
40470 [일반] 화광, 적벽을 채우다(끝)-여전히 불타오르다. [3] 후추통4791 12/11/18 4791 3
40429 [일반] [야구] FA협상 결과. 김주찬/정현욱/이호준/이현곤/홍성흔 결렬 [101] 光海6023 12/11/16 6023 0
40424 [일반] [야구] 한화 김응용 감독, 김주찬 FA관련 탬퍼링(?) 인터뷰 논란 [115] 光海6738 12/11/16 6738 1
40393 [일반] [야구] FA 계약현황입니다. 내일 원소속팀 우선협상기한 마감 [9] 光海4010 12/11/15 4010 0
40392 [일반] 당신이 태양계에 대해서 알지 못할 수도 있는 10가지 사실들... [17] Neandertal5586 12/11/15 5586 6
40352 [일반] 화광, 적벽을 채우다 ⑧ 인간이 부른 화마, 인간을 태워 삼키다. [10] 후추통5199 12/11/14 5199 0
40286 [일반] 화광, 적벽을 채우다 ⑥ 전초전 [8] 후추통4705 12/11/10 4705 0
40246 [일반] 그호세(그들이 호족에 대처하는 자세)-빠진 부분 복구해서 보충했습니다; [11] 후추통4741 12/11/09 4741 1
40208 [일반] 화광, 적벽을 채우다 ⑤ 제갈량 동오를 논파하다.(부제. 키보드 전쟁) [13] 후추통6433 12/11/08 6433 3
40057 [일반] 화광, 적벽을 채우다 ② 不共戴天之讐 [7] 후추통5213 12/11/01 5213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