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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4/01 14:30:43
Name 메모박스
Subject [일반] 연애의 온도를 보고(스포일러 왕창 포함)
연애의 온도를 보고 왔습니다.
연애의 밑바닥까지 보여주는 영화인데 현직 연애인 4년차(?)라 그런지 많은 공감과 위로가 되는 영화네요
몇마디 썰을 풀고 싶어서 풀어봅니다. 스포일러가 많으니 아직 영화를 못보신 분들은 스킵해주세요
못보신 분들께 미리 얘기드리자면 연애 1년차가 넘어가는 커플이라면, 혹은 오래 사귄 연인과 이별을 겪으신 분이라면 꼭 보세요 두번보세요. 정말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스포일러 방지선-----------------------------------------------


















동희(이민기)와 영이(김민희)는 헤어졌습니다. 둘은 사내비밀커플이었죠. 어떤 이유로 인해 헤어지게 된 둘은 각자의 방식으로 지독한 이별후유증을 겪습니다. 울고 술 마시고 사고치고 서로에게 복수하고 그렇게 온갖 방식으로 찌질하게 아파하죠. 그러다 둘은 아직 서로를 잊지 못한단걸 알게 됩니다. 헤어지기엔 너무 아프고 화가나거든요.그렇게 재결합한 둘은 서서히 멀어져 갑니다

보통의 영화였다면 둘이 다시 재결합 하는장면에서 영화가 끝이 났을겁니다. 오해로 인해 갈등을 겪었지만 아직 서로를 잊지 못한다는것을 알고 다시 만나 동희와 영이는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이 정도면 훌륭한 로맨스 영화겠죠. 하지만 연애의 온도는 이때가 겨우 영화의 중반부고 그 이후부턴 다시 멀어져가는 둘의 이야기가 시작되거든요. 마치 왕자님과 결혼한 백설공주의 시집살이에 대해 얘기하는 것처럼요.
그렇다고 이 영화가 그런 로맨스 클리셰에 대해 냉소적인것도 아닙니다. 둘의 재결합 장면은 아주 멋지게 그러지거든요. 햇살이 내리쬐는 여름날 서로의 손을 맞잡고 지하철로 뛰어드는 이민기와 김민희는 정말 한폭의 영화입니다. 한마디로 연애의 달콤한과 씁쓸함을 모두 정면으로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다시 만난 둘은 서로에게 무척이나 조심스럽습니다. 이미 한번 이별을 겪었고 서로를 바닥까지 미워해봤기에 행여나 다시 같은일이 반복될까 예민한거죠. 부딪칠지언정 서로에게 솔직했던 둘의 첫번째 사랑과 달리 계속 벽을 느끼게 되는 둘의 두번째 사랑은 끝내 넘어지게 됩니다. 마치 비 오는 놀이공원 한가운데 주저앉아 버린 영이처럼요.

첫번째 이별에서 둘은 서로가 아직 헤어질 준비가 되어있지 않단걸 깨닫습니다. 그렇기에 헤어진 후 지독하게 아파하고 힘들어하죠.
두번째 이별에서 둘은 헤어지자는 말조차 하지 않습니다. 이미 헤어져야한다는걸 알거든요. 어쩌면 둘의 재결합 자체가 예고없던 이별에 미처 하지 못했던 헤어질 준비를 하기 위해서 였는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끝내 둘은 헤어지고 각자의 길을 걷죠. 술을 마시지도 침대에 엎드려 울지도 않습니다.


영화 내용 외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김민희의 연기가 참 좋습니다. 이전 작품인 화차에서도 호평이 많았었지만 이번 영화는 정말 김민희로 인해 완성되는 영화네요. 연애의 달달함과 이별의 씁쓸함 서글픔 모든 감정을 나즈막한 톤으로 섬세하게 표현합니다.
반면 이민기는 조금 아쉽습니다. 캐릭터 자체가 좀 너무 단순합니다. 무슨 애도 아니고 조금만 마음에 안들면 윽박지르고 소리지르고 관객입장에서 짜증이 날 정도에요.
사내연애란 소재는 생각보다 크게 작용하진 않습니다. 그냥 시트콤 같은 느낌이에요. 직장보다 둘의 사랑이 중요하고 둘의 사랑이 모든 캐릭터보다 앞서있습니다. 아쉬웠습니다. 둘의 감정만큼은 디테일하게 밑바닥까지 모두 들여다보는데 둘을 둘러싼 세계는 너무 단순하게 세트처럼 다룹니다. 은행에 대한 묘사야 뭐 영화니깐 그럴수 있다쳐도 조연 캐릭터들이 자신의 삶을 가지지 못한채 주인공의 관계를 위해 소비되는것만 같아 아쉬웠습니다. 가령 사내불륜(?)은 그냥 유머를 위한 장치죠.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재주가 없어서 중구난방으로 어지럽게 늘어놓았네요.
저는 이제 만 3년이 넘어가는 연애중입니다. 여자친구랑 같이 이 영화를 봤는데 느낌이 묘하더라구요. 중간 중간 동희의 대사중 몇몇은 평소 제가 했던 말이랑 똑같아서 놀랄 정도였습니다. 서로를 지독히도 좋아하지만 왜 그리 울리는 일이 많은지 답답하던 제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있더군요.
1년이 넘어가는 연애중이신분들 혹은 이별을 겪으셨던 분들에게 이 영화를 권합니다.
일단 있는지 물어보는게 예의 아니냐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웃지요ㅋㅋㅋㅋㅋㅋㅋㅋ


PS : 연애의 온도란 제목은 뜨거웠던 온도도 결국엔 식어간다라는 비유가 아니었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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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4/01 14:36
수정 아이콘
처음에는 재미있었는데 극이 진행될수록 힘이 빠지는 모습이 안타깝더라구요. 교훈은 로또를 사라로..?
13/04/01 14:44
수정 아이콘
저도 어제 보고 왔는데 일단 별로 재미가 없더라구요... 근데 헤어졌다가 다시 만난 다음부터 놀이공원 장면까지는 공감이 많이 됐어요.
6년째 연애중인데 솔직히 영화보고 나와서 둘 다 기분이 좋진 않았어요. 우리가 싸우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던 그 때의 기억이 떠올라서 서로 찔려서 그런건지...허허 ㅜ_ㅜ
The finnn
13/04/01 14:56
수정 아이콘
워크샵에서 다시 만나려고 서로 터널과 논길을 헤매는 장면에서 ... 헤어지는 건 쉬워도 다시 만나기는 그렇게 힘들다는 걸 보여주는 장면이였다고 생각되더라구요. 공감되는 장면이 많았었고 재밌었습니다. 직장후배 안경쓰신 분 감초연기가 최고였어요.
눈물이뚝뚝T^T
13/04/01 15:09
수정 아이콘
저..저는 은행이 이런 곳인지 정말 몰랐습니다!
불쌍한오빠
13/04/01 15:23
수정 아이콘
잘 적응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메모박스
13/04/01 15:29
수정 아이콘
부탁좀 할게 이건 내부탁이야
불쌍한오빠
13/04/01 15:06
수정 아이콘
괜찮운 연애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중간중간 웃기는 장면도 많아서 로맨탁코메디라고 하고 싶지만
엔딩이 엔딩인지라 뭔가 코미디는 아닌것 같은 크크크

한가지 이해가 안갔던건 이 영화가 왜 18세 판정을 받았는가에요
근 몇년간 심의기준이 더 엄격해지는것 같아서 왜 이러나 싶네요;;
눈물이뚝뚝T^T
13/04/01 15:09
수정 아이콘
전 1년 2개월 째 연애중인데.. 아직 한번도 크게 싸워본 적 이 없는지라 영 공감도 안되고
그냥 영화라 쳐도 어이 없는 상황도 많고 (직장 워크숍에서 깽판이라던지), 뭣보다 동희의 성격이 파탄자 수준이더군요 크크
여친말로는 저런 커플 많다는데, 전 저럴 꺼면 왜 사귀나 싶더군요. 정말 저렇게 추하게 사귀지 말아야지~싶었습니다.
메모박스
13/04/01 15:19
수정 아이콘
저희도 2년째까지는 우린 어쩜 이렇게 안싸울수 있지? 하며 서로 놀라워하는 커플이었는데 어느새...
이 영화에서 은행이야 뭐 논스톱에서 대학교 다루는 수준이라 생각합니다
동희도 거의 분노장애 수준이죠 깽판쳐놔도 깽값 안물어주는 영화속 세계니 그러려니 하지만 영 거슬리더군요
드롭박스
13/04/01 15:57
수정 아이콘
감독이 인터뷰에서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여주에게 많이 몰입했다고했죠. 그만큼 남주에대한 이해도나 시각은 살짝 떨어지지않았나 그리생각합니다.
시오리
13/04/01 16:03
수정 아이콘
리얼한 건 맞는데 이민기 욱하는건 전혀 리얼하지 않죠.
옥에 티라고 생각합니다.
강아지랑놀자
13/04/01 16:22
수정 아이콘
여자들은 1년이상 연애한 커플은 이거 절대 같이 보지 말라고하더라구요.보다가 싸운 커플도 많다고 ㅋㅋㅋ 여자들이 좀더 공감이 많이 가나봐요.
구국의영웅오세훈
13/04/01 16:46
수정 아이콘
이거 왠 크 죠? 크크크
사귄지 얼마 안된 커플은 안보는게 좋습니다.
보고 나올때 둘다 얼굴 보면서 그 뻘한 기분 장난 아니거든요
13/04/01 16:50
수정 아이콘
Q=cmΔT 죠..

그런거죠.
The HUSE
13/04/01 17:26
수정 아이콘
이민기 성격 파탄자.
김민희 여신.
이뿌지. 능력있지. 착하지. ㅋㅋ
13/04/01 17:45
수정 아이콘
재미 없다는 분들이 많네요. 크크 전 연애 5년차라 그런지 뭐 나름 재밌게 보았습니다. 여기 반응보니 건축학 개론이 괜히 떠올라요. 전 이곳 반응과 달리 정말 재미없었거든요. 여자친구는 첫사랑 기억난다면서 재밌다고 해서 이건 뭥미하긴 했지만요 ㅋㅋ

극중 표현된 커플과 성격이 워낙 달라서인지 에피소드 자체는 비슷한 경험조차 없지만 연애라는 관계가 단순히 좋아한다고 서로 노력한다고 마냥 장미빛이 아니라는건 참 공감이 되더군요.
아시다시피 노력이나 호감은 기본에 불과한 거니까요
13/04/01 18:00
수정 아이콘
결혼 4년차지만, 연애때부터치면 10년차인데 재미는 있었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약해져서 엔딩 크레딧을 끝까지 안보고 나온 몇 안되는 영화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테페리안
13/04/01 18:02
수정 아이콘
김민희가 이민기에게 상처를 받는 부분, 섭섭함을 갖는 부분은 어떤 사건이나 세세한 일을 통해 섬세하게 그려내는데, 이민기가 김민희에게 상처를 받거나 애정이 식는 부분은 오로지 김민희가 민차장이랑 잤다는 이유 하나 말고는 설명이 없어서 보는 내내 이상했습니다. 담담하게 커플을 담아내는 다큐 같은 방식을 사용했으면서 정작 이 부분은 그렇지 않아서 상당히 아쉬웠습니다.
전 감독이 남자인 줄 알고 봐서 감독이 균형감있게 그려내려다 실패했나보다... 라고 생각했는데, 영화 끝나고 찾아보니 감독이 여자더군요. 영화를 보면서
제가 왜 그렇게 불편했나 했었는데 그런 것들이 다 해소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여자감독이라고 해도 김민희한테 초점을 맞췄다고 해도 이민기 캐릭터를
그려내는 방법들이 불충분하거나 불친절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괜찮은 영화라 생각합니다. 장르를 따지자면 순정만화 현실판인 것 같아요. 키크고 옷빨 좋고 성격이 좀 쓰레기인 남자주인공이 섬세한 여자주인공을 만나더라도 (성격이 고쳐지고 자아를 다시 발견하는 순정만화와는 달리) 현실에선 계속 지 성격 남 못 준다.
매화틀
13/04/01 19:22
수정 아이콘
여성감독이라 그런지, 김민희씨의 감정을 잘 표현한 것 같습니다.
근데 반대로 이민기씨의 욱 하는 성격이 너무 과하게 표현된게 아닌가 싶더군요.
실제로 이민기씨 처럼 행동하는 사람이 있다면 진짜 완전 돌아이죠.
이민기씨 케릭터가 조금 과한것과 후반부에 약간 늘어지는 것 빼곤 잘 만든 로맨틱 코미디 영화 같아요.

전 남잔데도 극중 김민희씨의 감정에 더 몰입이 잘되더라고요.
패밀리레스토랑에서 밥먹을때의 묘한 긴장감, 김민희씨의 조심하는 모습들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Pavlyuchenko
13/04/01 22:47
수정 아이콘
지금 방금 보고 나왔습니다.
멜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둘이 다시 만나는 장면에서 불편해지다가 놀이동산에서 비가 그치고 겨우 편히 보게 됐네요.
하지만 왜 다시 만나서 밥 먹으러 가냐고!!!!

보는 내내 여성 감독일거란 추측을 했는데 역시나 맞군요.
지나치게 김민희씨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 그리고 이민기씨같은 캐릭터는 실제로 매우 드물고 그 감정의 표현이 서투른 것이 계속 맘에 걸렸지요.

싱글 2년차에 싱글 1년차 되어가는 여자 동생과 보게 되니 나오면서 웃음 밖에 안 나오더라구요.
그래도 간만에 즐겁게 본 영화였습니다.
안철수
13/04/02 02:44
수정 아이콘
영화를 한줄로 줄이자면
은행원 = 철밥통
13/04/02 10:03
수정 아이콘
진짜 공감.... 어떤 깽판을 쳐도 멀쩡하게 출근할 수 있는 꿈의 직장인가요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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