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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3/28 14:27:20
Name OrBef
Subject [일반] [약혐] BGM 하고 영상하고 잘 안맞는 클립들.
은 훼이크고, 사실은 의도적으로 영상과 정 반대 분위기의 BGM 을 깔아서 괴랄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기법이 영화에서 종종 사용되곤 합니다. 그런 영상 중에서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종종 기억날 때마다 유튜브에서 찾아보는 것들을 철저히 개인 취향을 바탕으로 몇 개 모아봤습니다.

1. 블루벨벳 In Dreams



1986년 작 블루벨벳은 첫 장면부터 닥치고 잘려나간 귀를 보여주면서 시작하는 작품입니다. 이런 기법이야 요즘은 흔해빠져서 오히려 싸구려로 보일 지경이지만 30년 전에는 대중에게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지요. 그 귀를 줍는 주인공 (카일 맥라클란) 이 그것을 계기로 가학/피학 도착증을 보이는 커플과 (데니스 호퍼 + 이사벨라 로셀리니) 엮이면서 벌어지는 초현실주의 기법을 이용한 미스테리 물입니다. 뭔가 스토리 요약만 보아도 이상하지요? 그런데 저런 장면이 영화 중에 나오면서 로이 오비슨의 명곡 In Dreams 가 나옵니다. 아.... 이 장면 못 잊겠습니다.

2. End of Evangelion 오라, 달콤한 죽음이여.



1997년 작 EE!! 는 TV 판 에반게리온을 마무리 짓는 극장판 애니메이션입니다. 저는 그때나 지금이나 에반게리온을 숭상하는 수준까지는 가지 못/안 했지만, 적어도 저 장면 (유튜브 영상은 노래를 위주로 약간 편집했지만, 흐름은 대체로 동일합니다) 만큼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기억할 것 같습니다. 아니 개 창자가 튀어나온 그림을 꼬맹이가 그린 것 같은데 그 그림 보여주면서 노래는 왜 이렇게 아름다운가요.

3. 새벽의 저주 Down with the sickness



2004년 작 새벽의 저주는 기존 좀비 영화의 공식을 충실하게 따라가는 (뭐 리메이크니 당연한가요?) 영화였습니다. 세상이 좀비로 가득하니 애초에 살아남을 가능성은 0 이고 주인공들이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쇼핑몰 하나 점거해서 죽음을 늦추는 것뿐이지요. 그래도 일단 두어 달 정도는 잘 먹고 잘 살 수 있으니 나름대로 기분 좋아진 주인공들은, 주변에 수천 마리의 좀비가 침 흘리면서 대기하는 와중에서도 저렇게 즐깁니다. 아 이 비현실적인 설정은 뭐죠. 노래는 원래 Disturbia 의 곡을 리처드 치즈께서 재즈풍으로 고쳤습니다.

4. Dead Set 그레이스 켈리



2008년 작 데드셋도 꽤 괜찮은 좀비물이었습니다. 새벽의 저주와 세팅이 거의 동일하지만 주인공들의 인간관계가 약간 특이한데, 방송국에서 제공한 스튜디오에서 같이 생활하면서 일주일에 한 명씩 인기투표로 탈락해야 하는, 일종의 서바이벌 게임을 진행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실제로 있는 방송이라더군요. 시즌6까지 제작하고 재미삼아서 이 fake 시즌을 만들었다나 뭐라나...) 그 와중에 온 세상에 좀비 outbreak 가 터지고, 스튜디오에서 방송을 위해 열심히 놀고 있는 주인공들과, 스튜디오 바깥에서 죽어나가는 스탶들을 교차 편집해서 보여주는 이 장면이 이 영화(엄밀히 말하면 영화는 아님) 의 백미입니다. 노래는 Mika 의 Grace Kelly

5. 덱스터 Morning Routine



말이 필요없는 위대한 오프닝입니다. 연쇄살인범 덱스터가 아침에 일어나서 식사하고 출근하기까지의 단순한 과정을 편집해서 보여주는데, 뭔지 모르게 기괴하지요. 오렌지도 굳이 붉은색 즙이 나오는 희귀종을 선택하고 달걀프라이에도 굳이 소스의 색감을 넣어서 끊임없이 '피' 의 이미지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노래는 참으로 쿵작쿵작 거리지요.

6. 자체검열.

욕이 너무 많이 나와서 자체 검열. 덱스터의 위대한 진짜 주인공 데브라 모건의 영상입니다. 1 ~ 5 까지 다 재미있게 본 분만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오후를 유쾌하게 시작하실 수 있습니다.
http://youtu.be/GbAN5g0MUpU




그래서 주제가 뭐요? 하면, 제 글이 언제는 주제가 있었나요. 그냥 그렇다고요.... 어제 갑자기 울적함의 파도가 밀려와서 (제가 조울증 비슷한 게 좀 있습니다) 하루를 깔끔하게 출근도 안하고 소파에서 하루종일 잤더니 밀린 이메일이 200개군요. 이제부터 이메일 정리를 해야 하는데, 6번을 무한 반복재생 시켜놓고 처리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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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3/28 14:29
수정 아이콘
화면이 왜 이렇게 크지요... 줄이는 법을 몰라서.. 흑흑
사티레브
13/03/28 14:48
수정 아이콘
저도 요즘 유튭 그냥 소스코드 대로 퍼오면 거기서 설정한 픽셀대로 안나오고 이렇게 꽉차게 나오더라구요 ㅠ

이런류로는 에반게리온 파였나 일본동요 두번인가 나올때가 가장 인상이...
절름발이이리
13/03/28 15:37
수정 아이콘
공유 태그에 숫자 조절해주던지, 유튜브 퍼가기 옵션에 조절하는 인터페이스가 아마 있을 겁니다.
13/03/28 15:45
수정 아이콘
그 숫자를 이렇게 저렇게 바꿔봤는데도 사이즈가 변하질 않아요.. 흑
13/03/28 16:16
수정 아이콘
제가 820px로 고정시키는 스타일을 넣어놓았습니다.

원하는 사용자만 적용되도록 개인화 옵션으로 분리하려고 했었는데, 게을러서 아직 못했네요.
13/03/28 16:18
수정 아이콘
토비느님은 게으름에 대해서는 이미 까방권을 10 개 이상 확보하신 상태이니 괜찮습니다.
Darwin4078
13/03/28 15:41
수정 아이콘
신지, 좋은말 할때 아스카한테서 손 떼라.
아스카도 사람이 좋아서 저런 얘를 마지막엔 또 받아줘요. 에효..

Komm, susser Tod 좋아하긴 하지만,
엔드오브에바의 최고 명장면은 아스카쨔응이 G선상의 아리아 브금 깔고 했던 에바양산형과 벌이는 전투가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변태 안노 히데야키는 아스카 좀 그만 괴롭히고 편히 살게 해줘라! ㅠㅠ
아스카, 행복해야 한다능..ㅠㅠ
13/03/28 15:45
수정 아이콘
보통 레이를 호구라고 이야기들하지만 아스카가 진성 츤데레 호구죠. 너무 호구라서 꿈도 희망도 없...
Darwin4078
13/03/28 16:32
수정 아이콘
레이가 호구요? 그 영악하고 지 이익 다 챙겨먹는 얘가 호구라뇨.

레이한테 한마디만 할께요.
레이는 진짜.. 아오.. 신지 좀 흔들지 마라.
내가 신지 좋아해서 그러는게 아니라 신지땜에 아스카가 힘들어진다.
아들이라고 너무 싸고 도는거 아님?
13/03/28 16:38
수정 아이콘
그래도 2대 레이는 신지 살리려고 죽기까지 했으니 호구는 호구지요.
Darwin4078
13/03/28 19:21
수정 아이콘
레이는 죽어도 죽는게 아닐뿐더러, 그건 모성애의 발현이라고 봐야죠.

호구는요, 능력자가 능력발휘 하기 싫다고 하니까 땜빵하러 출격했다가 모진꼴 당하고,
레이같은 불여시한테 엘리베이터에서 싸대기맞고,
지 좋다고 따라다니는 남자애한테 목졸림 당하고,
그래도 막판에는 신지 안아주는 아스카가 호구죠.
적다보니 은근히 빡치네요. -0-

아스카.. 행복해야 한다. ㅠ0ㅠ
13/03/28 23:51
수정 아이콘
흐흐흐 그렇게 보면 그렇군요. 아 정리해놓으신 걸 보니 진짜 진성 호구군요.
애패는 엄마
13/03/28 16:03
수정 아이콘
괴랄한 작품이나 좀비물, 다크한 걸 좋아하는 저로서는 참 기쁩니다.
블루벨벳 너무나 좋아하는 작품인데 오랜만에 기억이 떠오르네요.
Dead Set 이라는 작품은 못 봤는데 한번 챙겨봐야겠어요.
확실히 덱스터는 아무것도 아닌 걸 잔인하게 오프닝으로 보여주는 효과는 대단한듯
우리의 삶이 어떻게 보느냐에 이렇게 볼 수 있다는 걸 놀라워야 하는지
흔히 말하는 카메라 장난질 효과의 놀라움인지
13/03/28 16:49
수정 아이콘
새벽에 저주 중간 보던 중 중간에 아가씨가 헐벗고 운동하기에 자전거 타나? 싶었는데 처음에 생각한 그것이 맞네요.
후방 주의 바랍니다.
13/03/28 23:51
수정 아이콘
아 그렇네요. 제가 워낙에 좋아하는 장면인지라 별 생각없이 넘어갔는데, 조금 뭐한 장면이긴 합니다.
구밀복검
13/03/28 17:13
수정 아이콘
<바시르와 왈츠를>이라든가 <시티오브 갓> 같은 경우도 전쟁 혹은 살육 씬이 참 흥겹고 경쾌하게 처리된 좋은 예인 듯 합니다. 타란티노야 말할 것도 없고..

또 뭐가 있으려나..
13/03/29 00:00
수정 아이콘
괴랄하면 이게 최고죠.

Take that - How deep is your love.

http://youtu.be/CTqabbIPfc0
13/03/29 00:51
수정 아이콘
우하하하
2막2장
13/03/29 20:03
수정 아이콘
괴랄하군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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