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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3/26 13:43:54
Name Depi
Subject [일반] [정치잡담] 정치꾼과 정치가
● 새누리당과 민주당, 그들이 ‘정당’인 이유

늦었지만 지난 대선에 대한 얘기부터 해야겠군요. 간단하게 얘기해서 ‘박정희’라는 기호가 아직도 우리 사회를 대표하는 기호로 자리잡고 있다고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분명히 40대까지 문재인의 지지율이 우위였습니다. 하지만 50대 이상에서 지지율의 우위를 보인 박근혜가 과반의 득표율을 보이며 대선에서 승리했지요.
이 사실이 시사하는 바는 결국 현재 우리 사회의 전반의 가치관념을 지배하고 있는 기호는 박정희라는 기호요, 나아가 그 기호를 지지하는 50대 이상이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실제 경제활동 인구라고 할 수 있는 20~40대 층에서 문재인이 지지율 우위를 보였다는 점에서, 위의 해석이 지나친 비약이 아니냐는 비판이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베이비붐 세대가 끝나고, 고령화사회로 이미 접어든 우리나라 사회에서 현재 20~40대가 사회 전반에 얼마만큼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생각해보죠.
특히 20~30대가 88만원 세대라는 단어로 대표되는 취업난과 경제적 어려움에 기를 못펴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사회 전반의 영향력 자체는 여전히 50대 이상이 쥐고 있다고 봅니다.
결국 경제적으로도, 사회 전반의 영향력 측면에서도 우리 사회의 주도권은 여전히 50대 이상이 쥐고 있다고 봐요.

문재인이 이길 수 있었던 가능성은 없었을까요? 아마 많은 분들이 “젊은 층의 투표율이 좀 더 높았더라면...”이라는 생각을 하셨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압도적이라고도 볼 수 있는 50대 이상의 투표율과는 대비적으로 20~40대의 투표율은 그렇게까지 높지만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여기에 이의를 제기하고 싶습니다. 단정적으로 얘기하고 싶습니다.
문재인이 진 것은 투표율의 문제가 아닙니다.
좀 더 근본적인 원인을 봐야합니다.

아까 ‘박정희’라는 기호가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는 말을 했습니다.
새누리당은 ‘박정희의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박정희’라는 기호 자체를 대변할 수 있는 박근혜라는 인물을 대통령 선거의 후보로 내세웠습니다.
이는 박근혜라는 사람의 대통령 자질 여부와는 관계없이, 상징적으로 큰 효과를 봤지요.
하지만 그에 맞선 문재인은 어떠한 기호를 대표하고 있습니까? ‘노무현’?

분명히 ‘노무현’이라는 기호가 상징하고 있는 여러 가지 긍정적인 측면이 많습니다.
하지만  민주당과 문재인이 대통령 선거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까? 결코 아닙니다.
지난 대선을 돌이켜보면, 민주당과 문재인은 ‘박근혜의 대항마’로서 자신을 어필했습니다. 되려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노무현이라는 기호와 엮이고 싶지 않았을겁니다.
어쨌든 실패한 대통령이라는 세간의 인식 역시 무시하기는 어려웠으니까요. 하지만 그럼으로써 민주당과 문재인은 박근혜의 대항마 이상의, 어떠한 가치를 상징하는 포지션으로 대중들에게 인지되는 것에 실패했습니다.

사실 민주당이 지금까지 거대야당으로 살아남아 있는 것은 아이러니컬하게도 ‘박정희’라는 기호 덕분입니다.
본인들이 어떠한 이념을 대표하는 것이 아닌, 그저 ‘박정희’로 대표되는 새누리당에 반대되는 포지션이라는 이유만으로 정당으로서 생명력을 가지고 있을 뿐이죠.
민주당은 어떠한 가치 - 그것이 자유주의적인 가치던 보수적인 가치던, 혹은 진보적인 가치던간에 - 도 대변하고 있지 못하는, 이상한 정당입니다.
나아가 결과적으로 보면, 지난 대선까지 새누리당과 민주당 모두 ‘박정희’라는 기호 덕분에 정당구실을 하는 셈이죠.
우리나라의 정치란, 결국 이념이 아닌 ‘박정희’라는 기호에 좌지우지되는 정치입니다.


● 나는 왕이로소이다

우리나라의 정치가 ‘박정희’라는 기호에 종속된다는 점은 또한 대통령에 대한 인식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흔히들 ‘제왕적 대통령’이라고들 하지요. 우리나라의 대통령에 대한 인식이 바로 이 ‘제왕적 대통령’이라는 인식입니다.
박정희가 그랬다시피, 무엇이든 다 할 수 있고 만인위에서 군림하는 그런 대통령.

문제는 평범한 시민들뿐만 아니라, 정치인들도 대통령에 대한 인식이 ‘제왕적 대통령’이라는 개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이명박과 박근혜, 이 두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서 보여주고 있는 태도들을 보면 확실히 느낄 수 있는 점인데,
이 두 사람은 “내가 대통령이 되면 무엇이든 잘 되겠지”라는 낙관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음이 행동에서 잘 드러납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지 얼마 안 되었기 때문에 이러한 단정은 섣부른 추측이 아니냐,는 반론이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미 그러한 싹을 여러차례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하나 생각해봐야할 점은, 박근혜는 2007년 말, 이명박에게 경선에서 진 직후부터 이미 차기 유력 대통령 후보였습니다. 대권주자로서의 삶만 6~7년 가까이 해 온 인물이라는 거죠.
하지만 그런 사람이 자신의 이름으로 내건 정책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을 여러차례 보여줬다는 점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잘 가지 않는 행동입니다.
또 하나, 대통령으로 취임한 이후의 행보를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최근들어 생기는 일련의 인사문제에 있어서, 박근혜의 행보는 원칙적인 말만 되풀이하는 것에 그치고 있습니다. 나아가 자신의 정부조직법이 통과가 안되었다고 발끈하는 모습도 보여줬고요.

‘발끈했다’. 뭐 당대표시절 원희룡에게 농락당하면서 자주 보여줬던 장면이기도 하고, 이미 ‘발끈혜“라는 별명도 붙을 만큼 우리가 잘 아는 그의 모습이기도 하지만,
대통령이라는 자리에 앉은 사람의 행동치고는 이상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대 정치에서 하나의 정책을 펴는데에도 만장일치의 합의는 이루어지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리고 정치가란, 이를 분석하고 설득하면서, ’협상‘으로써 풀어나가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정치가로써 만인지상의 위치에 앉은 박근혜의 선택은 ’협상‘이 아닌 ’발끈‘입니다.

박근혜만 그렇다고 얘기하기 어렵습니다.
사실 현재 정치계에 있는 많은 정치인들이 가진 생각이죠. 권력으로 윽박지르기가 통한다라고 믿는 것 말입니다.
또한 많은 시민들 역시 정치가 그렇게 윽박질러도 되는 것이라고 믿고 있지요.
기형적인 형태이지만, 사실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는 ‘박정희’시대의 정치에서 하나도 변하지 않은 것일 뿐더러, 그리고 그 기호가 오늘날까지 전달되어있는 오늘날 우리 정치의 현실입니다.


● 정치가를 원하다

네*버 백과사전에 정치라는 단어를 치면 이런 결과가 나옵니다.

정치政治 : 나라를 다스리는 일. 국가의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활동으로,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따위의 역할을 한다.

가만히 보고 있자면 ‘박정희’라는 기호가 지배하고 있는 우리 정치 현실에서의 정치는 ‘국가의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는 데에 그 개념이 국한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하면 표를 얻을 수 있는지가 중요한 정치. 그렇기 때문에 ‘박정희’라는 기호 아래 새누리당과 민주당 모두 공생할 수 있는 정치현실이 작동하였던 거죠. 그리고,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정치’라는 활동 역시 ‘국가의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에서 그치고만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박정희’라는 기호의 적통 박근혜가 대통령에 당선된 시점,
그 시점부터 ‘박정희’라는 기호가 지금까지만큼의 힘을 발휘하기는 힘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그의 딸을 대통령으로 당선시켰기 때문이죠.
어쨌든 국가의 정점에 올라선 ‘박정희’의 적통 후계자가 나온 시점에서, 대중이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나가는 움직임이 시작되리라고 봅니다.

‘박정희’라는 기호는 그 호불호를 제하더라도, 앞서서 살펴본 것처럼 우리 정치에 있어서 발전의 걸림돌로써 작동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제, 표를 얻기 위한 정치꾼들이 아닌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따위의 역할’을 하는 정치가들의 등장을 바랍니다.
나아가 특정 인물이라는 기호에 의해서 양당체제가 구축되는 것도 아닌, 특정 인물의 대통령시절의 행적에 의해 대통령과 정치가라는 개념이 형성되는 것이 아닌, 그런 정치가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박정희라는 기호가 어느정도 힘을 잃기 시작하는 앞으로 5년, 그 5년간에 무언가 변화의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안철수든 누구든간에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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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3/26 13:47
수정 아이콘
글쎄요... 노무현이라는 이름 자체를 이용할 수 없었던 상황인데 그걸 문제라고 하니 좀 당황스럽네요.
아시다시피 문재인은 자신에게 씌워진 노무현이란 그림자를 벗어버리기 위해서 갖은 노력을 했습니다.
더군다나 새누리당은 물론이고 민주당 내부에서도 - 추가로 안철수까지 - 친노책임론을 들고 나와서 문재인을 공격했습니다.
그런데 그걸 문재인의 책임이라고 하긴 그렇네요.
설탕가루인형형
13/03/26 13:59
수정 아이콘
문재인후보가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이라는 이름을 이용해서 얻을 수 있는 표는 거의 다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상의 표를 얻기 위해 노무현이라는 그림자를 벗어버리려고 했던건데 실패한거죠.
문재인의 책임이라기보다는 문재인이라는 사람을 내세운 이상 어쩔수 없는 한계라고 생각합니다.
13/03/26 14:06
수정 아이콘
노무현 전대통령에 대한 얘기는 본문의 큰 흐름과는 무관해보입니다. 자칫 댓글들의 논의가 거기에 초점을 두지 않을까 걱정되어 댓글 남깁니다.
13/03/26 13:50
수정 아이콘
장담컨데 노무현 이미지를 적극 이용했으면 더 큰 차이로 졌을 겁니다
13/03/26 13:55
수정 아이콘
이기고 진게 문제가 아니라
민주당과 문재인이 가지고, 상징하는게 희박하다는 뜻입니다
설탕가루인형형
13/03/26 13:57
수정 아이콘
여러가지 논란이 있을 수 있겠지만 박정희라는 인물을 중심으로한 현재 대한민국 정치를 바라본다는 점이 재밌네요.
다만 정권의 정책방향과 성과를 여론이 판단하고 투표로 심판한다는 점에서 결국은 특정 대통령 시절의 업적, 행적에 의해 정치지형이 변하게 되는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13/03/26 14:01
수정 아이콘
노무현 얘기는 좀 갸우뚱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동감합니다.
이번 대선은 박정희를 중심으로 한 새누리당과 반새누리를 기치로 한 민주당의 대결이었죠.
박정희 버프가 빠진(남아있긴 하겠지만 박근혜가 물러남으로써 많이 희석되겠죠.)
새누리당이 어떤 전략을 가지고 나올 지도 앞으로 재밌는 관전 포인트가 되겠네요.
칼스버그
13/03/26 14:09
수정 아이콘
복잡하게 설명할것 없이 우리나라에 보수가 비보수 보다 많다는게 다시 한번 검증됐을뿐이죠.
민주정부 10년도 보수가 나눠져서 민주정부가 탄생했을뿐
우리나라는 단 한번도 자칭 보수세력이 숫자가 적었던적이 없습니다.

그걸 정치 공학적으로 문재인이 어떤 전략이 잘못 되었나 박정희가 어떻고를 분석해봐야
크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안철수씨가 대통령 할려고 확실한 보수색을 보이고 있는거죠.
박정희랑 관계없는 이회창때도 보수표 다 모으며 이회창이 대통령 됐었죠.
이번에는 보수표가 다 모였을뿐입니다.
펠릭스
13/03/26 14:11
수정 아이콘
박근혜 대통령의 선택은 지지층을 극한까지 끌어올리는 것이었습니다. 중도화 전략은 슬슬 폐기하면서 자신만의 캐릭터를 밀고 나갔지요. 외연 확대는 실패했지만 대신에 얻은건 그 무시무시한 투표율.

문재인 후보는 외연의 확대였었지요. 사실 그래도 원래 올 표(친노)는 다 왔습니다. 제법 확장도 했구요. 역대 최다 득표율이었으니까요. 그럼에도 진겁니다. 노무현을 버려서 진게 아니라 노무현 + @의 힘이 박근혜 당시 후보에 비해 강하지 못했던 겁니다.

120:80의 불변의 세력비.
한나라당이 나라를 말아먹어도 120석은 나오고, 민주당이 나라를 말아 먹(었다고 언론에서 질러 댔지요)도 80석은 나옵니다.


그 세력비에서 + 10~20%를 더 얻어야 이기는 것이지요. 아니면 적을 분열시키던가.
사실 그 + @라는 힘의 근원을 안철수 교수라고 다들 생각했었는데 누구의 잘못이든 잘 안된것도 사실이구요.
왕은아발론섬에..
13/03/26 14:13
수정 아이콘
문재인 의원이 상징하는건 청렴결백이고 살아온 길을 보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만큼 바른 길을 살아오셨죠.
그러면 뭐 합니까?
새눌당이나 이익단체인 조중동 같은 수구 세력들이 NLL 같은 철지난 떡밥을 풀어놓고 뭔가 있다는 듯이 얘기 하면서
선동하니까 정보에 취약한 사람들한테는 빨갱이가 되어 버리는데요 뭐.

어느 한 쪽은 갖은 비리와 범법을 저질러 가면서 선거를 치루고 어느 한 쪽은 온갖 방해와 불평등을 당하면서 선거를 치뤘는데
전자는 선거에서 이겼다고 모든 것을 가지고, 후자는 선거에서 졌다고 또 욕을 먹고...
안타깝기만 할 뿐입니다.
나이렁
13/03/26 14:54
수정 아이콘
ㅜㅜ 심히 동감합니다
아직도 분하네요
몽키.D.루피
13/03/26 14:39
수정 아이콘
흠... 글쎄요..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은 그냥 노무현이었는데요.. 오히려 박근혜의 대항마라고 했던 사람은 안철수죠. 실제로 지지율에서 박근혜의 유일한 대항마는 안철수였고 안철수의 단일화 명분도 이것이었습니다. 문재인은 박정희, 노무현이라는 과거의 스토리를 활용했고 안철수는 현재의 실제 스코어가 중요하다고 봤죠. 결과적으로 둘다 틀린 건 아닙니다. 문재인은 최고로 많은 표를 모았지만 박근혜가 역대급으로 많은 표를 모았을 뿐... 마치 호날두 위에 메시가 있는 것처럼요.. 아무도 호날두를 축구 못한다고 욕하지는 안잖아요..
뭐, 지금 생각에는 만약 안철수가 대통령이 됐으면 역대급 무능 정부가 탄생했을거 같다는 생각에 차라리 현실정치에서 세를 불릴 기회를 갖는게 더 좋겠다 싶기는 합니다.
sisipipi
13/03/26 15:09
수정 아이콘
문재인씨는 다음 대선 출마하긴 힘들겠죠? 아무리 곱씹어봐도 이번 대선 결과가 아쉽습니다. 다시 한번 출마하셨으면 좋겠는데...
칼스버그
13/03/26 15:24
수정 아이콘
문재인씨가 또 나오면 또 집니다.
진보 총집결이라는 모토로는 못 이긴다는게 증명 됐죠.

이번에 못 이기더라도 최소한의 희망(투표율이 낮았는데 1% 이내의 박빙이었다던가)을 봤다면 다시 나올수도 있지만
꿈도 희망도 없어졌죠. 할수 있는 모든 수단을 100%는 아니라도 99% 끌어내서 정면박치기 해서 산산조각 났습니다.

이제는 보수쪽에서 상식이 있는 뛰어난 인물을 찾아서 새누리의 대안세력을 만들어야죠.
반 새누리로는 또 집니다.
설탕가루인형형
13/03/26 15:33
수정 아이콘
정확히는 문재인씨가 지난번처럼 나오면 지는거죠.
지난 대선에서 '난 원래 정치 할 생각 없는데 주변에서 나만한 사람이 없다고 나가래...' 라고 해서 준비없이 나와서 졌던건데, 다시 한번 나오기 위해서는 앞으로 4년동안 어떤 모습을 보이고 정치적인 대안을 만드느냐가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대안을 만드는 과정속에서 세력을 만들면 친노라고 욕먹고, 세력이 없으면 잠재적인 강력한 경쟁자 문재인을 죽이려고 들겠죠.
결국 그냥저냥 지금처럼 조용히 지내다가 대선을 앞두고 친노의 지지를 받아서 후보가 되면 이번처럼 또 지는거구요.
13/03/26 15:46
수정 아이콘
그간의 정치사를 보면 여권측은 수는 많지만 필연적으로 분열되어있거나 중도 커밍아웃을 하기 일쑤고, 야권측은 숫자가 적은 대신 탄탄하고 적극적이죠.
여권측이 끝까지 갈피 못잡으면 97년 02년의 바람이 나오는거고, 야권측이 분열되면 07년의 대참사가 벌어지는거고.

그런데 박근혜는 그 많은 보수를 몽땅 아우르면서 기본 보수는 물론 중도측에 녹아들어있던 보수 유전자 한 조각까지 몽땅 건지는데 성공했죠.
사실 보수측에서도 이런 선거를 다시는 재현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문제는 야권측의 패배감도 크다는 겁니다.
온갖 바람을 다 일으키고 필승공식이라는 투표율까지도 달성했구나 싶었는데도 과반수를 내주고 패배했으니까요.

다음 선거의 키는 과연 야권측에서 얼마나 기존 이번 선거 때 끌어모은 세를 다시 결집시킬 수 있을까에 달려있다고 봅니다.
박근혜니까 가능했던거지, 다음 선거 때 새누리당에선 이정도의 인물을 내지 못할거라고 보거든요.
무플방지위원회
13/03/26 17:43
수정 아이콘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다음 대선은 야권의 승리가 예약되어 있는거나 다를 바 없다고 봅니다.
사실 이번 선거에서 정권교체가 일어났어야 했는데 박근혜 파워가 그걸 일시적으로 막은 거죠. 종편이 거든게 2등공신. 진보정당이 박살난 게 3등 공신.
박근혜건 종편이건 이번에 제대로 써먹어서 다음 번엔 써먹을 수 없는 카드인데 문제는 진보정당이 콩가루가 되었다는 게 어떤 변수가 될 지 모르겠네요.
13/03/26 19:56
수정 아이콘
동감합니다. 비록 선거에는 졌지만 야권은 스스로의 힘을 확인했고,
스스로 패배주의에 빠지는 일만 없다면 다음 선거는 야권 측에 훨씬 유리할거라고 봅니다.
13/03/26 18:24
수정 아이콘
글을 못써서인지 댓글의 방향이 선거에서 이기느냐, 지느냐 문제로 흐른것 같네요.

이기느냐, 지느냐는 정치꾼으로서 바라보는 정치이고...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지 않은 '정치'라는 개념과 정치가의 등장이 필요하다는 요지에서 쓴 글입니다.
王天君
13/03/27 03:08
수정 아이콘
확실히 민주당은 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은 정말 희미한 것 같습니다.
이념상으로는 새누리당과 딱히 다른 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요즘처럼 복지가 정치인들 그리고 투표권자들의 가장 중요한 쟁점이 된만큼 얼마나 나눠주느냐 누구한테까지 나눠주느냐 정도의 차이만 가지고 싸움을 하는데, 추구하는 바가 같다면 당연히 더 유력하고 실천 가능성이 높아보이는 당의 후보를 지지하는 게 순리죠(도덕성이나 능력을 떠나서 좌석 수의 싸움이라고 봤을 때)
편가르기나 내부 충돌로 인한 잡음은 오히려 진보 진영에서 더 크고, 그렇다고 딱히 도덕적인 부분에 대한 결벽증을 만족시켜줄 만한 것도 아니고. 되려 민주당은 진보와 보수 사이에서 애매하게 끼어서 반누리 성향만 홍보하기 급급합니다.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답안은 새누리당처럼은 안한다...라는 알맹이 말고는 없는 것 같아요. 당이름처럼 민주적 가치에 목숨을 거는 것도 아니고...

사실 박정희 라는 상징을 이용한 정치에 있어서 분기점이 될 수 있지 않겠냐는 전망에는 조금 회의적입니다. 포스트 박정희들이 나라 이만큼 망쳐놓은 거 봐라 - 하고 진보 쪽에서 공격한다면 새누리 쪽에서는 또 반발하고, 새누리 VS 안티 새누리 의 구도로 흘러가서 또 쪽수싸움으로 흘러가겠죠. 이명박 대통령의 수많은 실책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새누리당의 지지세력이 굳건한 걸 보면 진보 쪽에서 인권이나 그 쪽이 중시하는 가치관들을 정말 혁명적으로 사람들에게 일깨워주는 사람이 나오지 않는 이상, 경제성장 - 즉 잘먹고 잘산다 라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를 대변하는 슬로건을 어떻게 맞서 싸울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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