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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3/17 09:02:55
Name 기억의파편
Subject [일반] 나름 신기한 경험.
얼마전 이러한 일이 있었습니다.
제가 자주가는 사이트에서 우연찮게 그룹랜덤채팅방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한 일베인이 있었습니다. 그 일베인은 `독도는 일본땅입니다.` 라는 주장과 함께 그 근거로
사이트 링크를 띄우며, 그 랜덤채팅방에 드오가는 여러 사람들에게 반박해보라고 하고 있었습니다.

몇몇 사람들이 그 주장의 논리적 근거라는 사이트 링크의 배후를 논하며, 그 일베인의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그 일베인은 자신의 말이 옳으며, 그 팩트는 사이트 링크라고 계속 되풀이 해서
주장을 하였습니다. 말하다 지친 몇몇 사람들은 그냥 나가버렸죠. 일베인은 더 반박할 사람이 없으면
여기는 자기가 산업화 한것이라고 글을 적었구요. 그말에 화난 또다른 몇몇사람들과 다시 논쟁. 후에
지친사람들이 나가면 다시한번 자신의 승리를 외치고...또다시 논쟁.. 이런식으로 무한반복되고 있었습니다.

평소에 `왜 나는 일베인이 싫을까? 왜 불쾌하다고 느낄까?`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저에게,
객관적으로 일베인을 관찰할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느껴져서
일베인 주장의 진위는 덮어두고, 그 일베인과 대화하였습니다.


나       : 일베를 안들어가봐서 그런데 일베가 당신과 모두 같은 주장을 하는가?

일베인 : 아니다.

나       : 그러면 일베안에서 그 주장을 펼치지, 왜 지극히 익명성을 띄고, 당신과 성향도 다른
            이곳까지 굳이 찾아와 당신의 주장을 하는건가?

일베인 : 일베사이트 안에서도 그 의견은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그리고 이 사안을 현실에서 말하기에는
            너무 위험한 발언이라 익명성을 띈 이곳에 진실을 알리러 왔다.

나       : 그렇다면 당신의 의견을 듣고 독도가 일본땅이라고 생각을 바꿀 사람이 있을꺼라고 예상되는가?

일베인 :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진실을 널리 알리고 싶을뿐이다.

나       : 진실을 알리고 싶으면, 학자가 되어 그 문제에 파고 들어서 학자의 입장에서 전문성을 띈채로 그 주장을 해야
            진실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겠는가?

일베인 : 난 진실이 알리는것에 만족한다.

나       : 단지 그 주장을 펼치는것 그 자체로만 만족한다는건가?

일베인 : 그렇다.

나       : ....

일베인 : 할말 더 없으면, 여기는 내가 산업화한걸로 알고 난이만 가겠다.



이후 일베인은 승리를 선언하고 곧 채팅방을 나갔습니다.
후에 곰곰히 생각했습니다.
일베인들의 대화방식.
일베인들의 주장내용.
일베인들의 행동범위.
등등

그런데 결국은 무언가 알듯하면서 역시 모르겠습니다.
제가 일베인들과 대화하기 위해서는, 저와 일베인 양쪽에서 서로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현재 가장 저와 `다른` 사람들의 대표격이라 생각되는 일베인을 겪어보며,
앞으로 인생을 살면서 만날 또`다른` 사람들에 대해 고민해보는
나름 신기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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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딩크
13/03/17 09:24
수정 아이콘
'단지 그 주장을 펼치는것 그 자체로만 만족한다는건가?' 라는 님이 말씀하신 질문이 핵심인거같네요. 자기위안인가봅니다. 그 주장하신 분은 왠지 나이가 어리신 분일거같다는 느낌도 들고요. '내가 하고싶은거 한다' '내가 이긴거다' 이런 심리가 있는듯. 일베라는 사이트에 어린분들도 많다던데, 어릴적에 겪는 자기 승리감이 필요한 게 아닐까요.
13/03/17 09:49
수정 아이콘
뭔가 재밌네요 허허
9th_Avenue
13/03/17 09:58
수정 아이콘
중2병의 파시즘적 발현이라고 보고싶네요.
4글자로 하면 답없는놈,3글자리는 모지리. [m]
13/03/17 10:04
수정 아이콘
예전 디시의 연속이라고 봅니다.
그냥 이런 종류 사이트의 사람들은 '같은 병신이면 이기는 병신이 되는것'이 훈장이지요.
그리고 다들 일베가 심하다고들하는데 개인적으론 처음 디시의 충격과 비교해보면 우월을 가릴수 없습니다.
문희준을 까는게 트렌드였던 디시처럼
그냥 똑같이 시간이 흘러가면서 변해가는거고 이번엔 우익화되서 보여질 뿐인거죠.
헬리제의우울
13/03/17 10:52
수정 아이콘
다른사람을 괴롭히고 싶은게 본질입니다
수단은 다양하죠
그냥 욕설을 싸지를 수도 있고
상대가 지지하는 무언가의 약점만 물고 늘어지는 방법도 있고
상대가 반대하는 무언가의 장점만 부각시키는 방법도 있고

논리보다 의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봅니다
일베에도 멀쩡한 글은 많아요
하지만 그 멀쩡한 글을 싸는 의도는 백이면 백 누군가를 괴롭게 하려는 것입니다
애니가애니
13/03/17 10:56
수정 아이콘
그네들이 원하는 건 하나죠.
다른 사람 기분 상하게 하는 거

그걸 보고 낄낄 대는게 재미있을 뿐입니다.
일베에 가서나 알리지 왜 자기 땅도 평정하지 못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괴롭힌답니까?
절름발이이리
13/03/17 12:09
수정 아이콘
수만명은 가볍게 넘을 일베 유저를 하나의 잣대로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겠죠. 극우적 양태를 가졌다고 보는 게 제 평가긴 하지만, 그 안에서도 다양한 가지수가 있을 수 밖에 없어서..
추워춥다구
13/03/17 12:49
수정 아이콘
'난 다르다' 라는 관심병의 발로죠.

난 대다수 진보인 젊은이들과 달라.
난 너희같이 독도가 우리땅이라고 주장하고싶지 않아.. 여기에는 숨겨진 진실이 있고 나는 그것을 꿰뚫어보는 통찰력을 갖고 있어.
모두가 yes라고 할때 나는 no라고 할줄 알아..


뭐 이렇게 말하고 싶은 어리광이 아닐까..
하고 그냥 허허 웃고 넘어갑니다..


일베의 동생뻘되는 친구들에게 형이 한마디하자면..
그거 다 부질없다 아가들아. 그시간에 모니터 끄고 네 꿈이 뭔지 고민하거라
마스터충달
13/03/17 14:18
수정 아이콘
마지막 말씀은 대다수 진보인 젊은이들에게도 똑같이 해줄 수 있습니다.
명박이가 4대강을 얼마나 팔아먹었던 노회찬이 떡검에 어떻게 발리던 신경끄고 네 꿈이 뭔지 고민하거라
라고 해도 똑같은걸요;;

일베의 잘못의 핵심은 부질없는 짓이 아니라 그들의 주장 자체가 논쟁의 영역을 벗어나 완전히 잘못되어있다는 점이라고 봅니다.
절름발이이리
13/03/17 14:39
수정 아이콘
뭐 그런 류의 자의식 발동은 진영을 가리지 않고 다 존재할 수 있는 거라서..
Abrasax_ :D
13/03/17 14:51
수정 아이콘
확실히 일베하는 사람들 중에 그런 케이스가 있기는 한데요.
어디까지나 제 경험에 의한 것이지만 진보나 좌파를 자처하는 사람 중에 그러한 경우가 더 많다고 봅니다.
같이 토론을 하면 짜증이 나는 부류들입니다.
lemonade-
13/03/17 19:08
수정 아이콘
일베인처럼 살면 확실히 논쟁하느라 머리 아플 일은 없겠네요.
13/03/17 21:41
수정 아이콘
지금도 디씨 등에 보면 독도는 일본땅이라고 주장하는 사람 널리고 널렸죠. 독도갤은 점령당했고요....
13/03/18 00:37
수정 아이콘
다른 분의 말씀처럼, 일베유저 역시 굉장히 많고 따라서 스펙트럼이 다양할 것이므로 이 사례를 놓고 '일베 유저는 어떻다.'라는 평을 내리기엔 어렵겠습니다만 '어떠할 것이다.'라고 예상을 하기에는 충분한 일화인 것 같습니다. 지금껏 논란이 된 일베 이용자들은 대부분 저런 모습을 보였거든요.

그들도 자신들의 어떠한 주장에 상대가 설득되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고, 따라서 애초 자신들의 주장을 증명할 의사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그들이 진실을 얻었다는 사이트의 정체에 대해 해명을 요구할 때 그에 응하지 않고 했던 말을 되풀이하는 거죠.

단지 그들은 이 과정을 통해 상대가 피곤해하는 것을 즐기는 거라 생각합니다. 쉽게 말해 괴롭히는 거죠. 역시나 유치하고 한심한 생각이 자리하고 있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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