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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2/10 17:40:46
Name Eternity
Subject [일반] [리뷰] 베를린(2013) - 한국형 첩보 영화의 미래를 말하다 (스포 있음)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 있습니다.*
*반말체인 점 양해바랍니다.*




[리뷰] 베를린(2013) - 한국형 첩보 영화의 미래를 말하다



<베를린>에 대한 몇가지 단상(斷想)


본격적인 리뷰에 앞서 영화 <베를린>에 관한 몇가지 잡상들을 풀어볼까 한다.

1) 아침밥 씬에서 보여준 하정우의 먹방 클래스는 역시 남달랐다.
2) 전지현은 내면 연기가 가능한 배우였다.
3) 한석규의 바바리 코트는 왠지 모르게 촌스러웠다.
4) 이경영의 배우적 존재감은 역시나 묵직했지만 그의 사투리는 가장 알아듣기 힘들었다.
5) 표종성이 욕실 거울에 '도청' 이라는 두 글자를 적는 씬에서, 북한 첩보원답지 않게 귀여운 하정우의 글씨가 몰입감을 떨어뜨렸다.
6) 쓸데없이 화염과 총성이 난무하는 후반부 창고 총격씬은 별로였지만, 갈대숲에서의 권총 손잡이 격투씬은 신선했다.
7) 기억에 남는 한석규의 명대사 : "내 일이니까. 일하는 데 이유가 있냐.", "내가 사격으로 사단장 포상휴가 받은 사람이야."

밋밋한 캐릭터를 배우들이 일으켜 세우다


아마 영화 <베를린>을 통해 류승완 감독은 이렇게 얘기하고 싶었던 듯 싶다.
"미국에 이단 헌트와 제이슨 본이 있다면, 한국에는 표종성이 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이러한 그의 바람과는 다르게 <베를린>을 감상한 관객들의 뇌리에는  
"헐리웃에 톰 크루즈와 맷 데이먼이 있다면, 충무로에는 하정우가 있다." 라고 인식되진 않았을까?

그만큼 <베를린>은 표종성이라는 캐릭터의 존재감보다는 하정우라는 배우의 존재감이 더 묵직하고 큰 영화이다. <베를린> 최고의 액션씬 가운데 하나인 '전깃줄 낙하씬'으로 대표되는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 열연. 아내를 납치한 일당의 봉고차를 추격하다 다리가 휘청이며 총구를 바닥에 찍은 채 쓰러지던 장면에서 눈빛으로 보여주던 내면 연기 등, 영화 <베를린>은 류승완의 <베를린>이자 동시에 하정우의 <베를린>이기도 하다. 물론 영화 속 캐릭터보다 그것을 연기한 배우가 더 도드라져 보이는 이러한 상황은 열연을 펼친 배우의 문제라기 보다는 각본과 캐릭터의 아쉬움에서 비롯되었을 확률이 더 크다.

우선 영화 <베를린>의 시나리오적 얼개와 영화적 구성은 촘촘하고 탄탄하게 짜여있는 편이다. 하지만 그에 반해 캐릭터들은 밋밋하고 전형적이다. 결국 영화는, 이처럼 밋밋하고 전형적인 캐릭터들의 약점을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으로 커버하고 일으켜 세웠다고 볼 수 있다. 그만큼 배우들의 힘이 강하게 작용했다. 그것이 관객들의 뇌리에 표종성, 동명수, 정진수, 련정희 보다는 하정우, 류승범, 한석규, 전지현의 이름이 더 강하게 남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어쨌든 <쉬리>를 뛰어넘어, <본 시리즈>에 대적할 만한 새로운 한국형 첩보 영화를 만들고자 했던 류승완 감독의 야심찬 기획은 어느 정도 성공한 듯 보이나, 이렇듯 찬찬히 뜯어보면 2% 아쉬운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도 <본 시리즈> 등으로 인해 높아지고 엄격해진 요즘 관객들의 눈높이로 냉정하게 평가해서 그렇지, 영화 자체로만 놓고 본다면 <베를린>은 상당히 잘 만든, 이른바 '웰메이드 첩보 액션영화' 임에 분명하다. 쉽게 말해, 아쉬운 점은 많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그리고 훌륭하게 잘 뽑아냈다는 얘기다.
  
<베를린>, 그리고 배우들의 힘  


사실 이 글을 쓰는 본인은 개인적으로 첩보 영화에 대한 장르적 애착이나 조예는 거의 없다. 그리하여 오늘 리뷰를 통해 <베를린>이라는 첩보 액션영화의 장르적 구성이나 시나리오에 대한 평가를 하기 보다는 배우들의 연기와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풀어보고자 한다.  

우선 한석규가 연기한 정진수라는 국정원 요원은 사실상 이야기를 겉도는 붕 뜬 캐릭터이다. <쉬리>의 유중원과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형사 백성찬이 적절히 믹스된 듯한 이 캐릭터는, 막말로 극중 존재하지 않아도 이야기를 진행시키는데 큰 문제가 없는 캐릭터이다. 어찌보면 한석규를 염두에 두고 일부러 쥐어짜내듯 만들어낸 캐릭터는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로 캐릭터적 끈기와 힘이 부족하다. 이렇듯 스토리에서 붕 떠버린 국정원 요원 정진수 역할을 현실로 끌어내려 극 중 상황과 최대한 밀착시킨 것은 결국 온전히 배우 한석규의 공이라고 볼 수 있다. 이야기를 겉돌며 붕 뜬 캐릭터를 노련한 연기력으로 부여잡은 한석규의 힘을 통해 결국에는 영화의 말미, 정진수와 표종성 사이의 캐릭터적 화학 반응까지 적절하게 일어날 수 있었다.

그리고 류승범.
그나마 <베를린>의 캐릭터들 가운데 가장 이채롭고 독특한 캐릭터가 바로 류승범이 연기한 동명수가 아닌가 싶다. 어찌보면 전형적인 악역처럼 느껴지는 동명수라는 캐릭터는 류승범이라는 배우와의 화학 반응을 통해 악독한 비열함과 유머러스함의 그 어느 경계에 서있는 묘한 캐릭터로 재탄생되었다. 결국 이런 것이 배우의 힘이다. 극 초반 열차 화장실 살해 씬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태연하게 코를 푸는 장면이나 버스안 신문 등장(?)씬, 그리고 웨이트리스를 살해하고 그 자리를 유유하게 빠져나가는 실루엣 장면에서 보여지는 그의 악역 카리스마는 매우 강렬하고 지독하다.  

하지만 동시에 동명수라는 캐릭터에는 묘한 구수함과 유머러스함이 스며들어 있다. 예를 들어, 표종성의 가족사진을 대뜸 눈 앞에 들이밀며 "이야~ 단란하구만~!"이라는 감탄 섞인 비웃음을 내뱉는 씬에서는 소름끼칠 정도의 냉혹함이 구수함과 유머러스함 속에 뒤섞여 오묘하게 드러난다. 쓸데없이 눈에 잔뜩 힘을 주고 악당인 척 과도하게 오버하는 것이 아닌, 눈에 힘을 빼고 어깨 힘을 풀고 뼛속까지 스며든 악랄함을 자연스럽게 풍기는 류승범의 이러한 악역 연기는 그가 동명수라는 캐릭터에 얼마나 깊게 스며들었는지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더불어 련정희 역을 연기한 전지현 또한 진한 이북 사투리와 자연스런 내면 연기를 보여주며 그간 배우 전지현에게서 발견하기 힘들었던 진정성 있는 연기와 배우로서의 새로운 면모를 선보인다. 사실 <베를린>에 전지현이 캐스팅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만 해도 무척이나 의외라고 느꼈다. 북한 첩보원의 아내 역인 련정희 역할에는 '수애' 정도의 배우가 어울리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었지만, 배우 전지현은 나름의 진일보된 연기력으로 이러한 걱정을 기우로 만들어주었다. 마치 배우 장동건에게 <친구>가 배우로서의 터닝 포인트가 된 작품이었다면, 배우 전지현에게는 <도둑들>의 예니콜과 <베를린>의 련정희 역이 그녀 연기 인생의 커다란 전환점이 된 느낌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빼놓을 수 없는, 영화 속에서 가장 찰진 캐릭터를 선보인 청와대 조사관 역의 곽도원까지. 영화 <베를린>은 절반 이상을 배우들이 먹여 살린 영화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류승완, 한국형 첩보 액션영화의 미래를 말하다


이렇듯 <베를린>은 배우들의 존재감과 호연이 돋보이는 영화인 것이 분명하지만 그 중심에는 역시나 충무로의 액션키드 류승완 감독이 단단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베를린>은 탄탄한 극적 구성과 화려한 액션이 빼곡하게 담겨있는 '웰메이드 첩보 액션영화'이다. 마치 영화광 쿠엔틴 타란티노가 <킬빌>을 만들며 동양 영화에 대한 자신의 팬심과 마니아적 역량을 아낌없이 분출한 것처럼, 류승완 감독은 장르영화 마니아로서의 자신의 욕심과 재능을 아낌없이 <베를린>에 쏟아부으며 관객들의 눈을 호강시킨다. 이른바 한국 영화로서는 쉽게 만나기 힘든, 훌륭한 성찬이랄까.

물론 건조한 영화적 색채와 어두운 톤의 절제된 이미지, 그리고 간결하고 사실적인 액션씬은 <본 시리즈>를 다분히 의식한 듯이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고 이와 더불어 복잡하고 불친절하게 꼬여있는 여러 세력들 간의 시나리오적 관계도는 관객들의 작품 이해도를 떨어뜨리며 대중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크게 작용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만약 <베를린>이 기대했던 것 이상의 엄청난 흥행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가장 큰 원인은 이야기 구조의 복잡함에서 기인한다고 봐야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칭찬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쉬리> 이후로 그 누구도 성공적으로 해내지 못했던 한국형 첩보 액션영화의 새 장을 열어젖힌 패기와 그 야심찬 기획에 걸맞은 탄탄한 구성과 액션, 그리고 배우들의 열연이 한데 어우러진 작품이라는 데에 있다.

결국 한마디로 <베를린>은, 불친절하지만 매력적인 영화이며 또한 까일 거리가 넘쳐나지만 또 그만큼 칭찬거리가 풍성한 영화이기도 하다. 관객의 입장에서 마음껏 물어뜯고, 동시에 마음껏 칭찬할 수 있는 이런 작품이 나왔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 영화계의 큰 복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니 마음껏 물어뜯고 즐기자. 그래야 이러한 화제 속에 제2, 제3의 <베를린>과 같은 장르 영화들이 다양하게 기획되지 않겠는가.  

<베를린2 : 블라디보스토크>를 기대하며


영화의 마지막, 표종성은 기차역에서 열차표를 끊으며 이렇게 말한다.

"블라디보스토크, 원웨이."

편도 열차표를 끊는 표종성의 간지 넘치는 티켓팅과 더불어 비장한 복수를 암시하는 <베를린>은 속편에 대한 기대를 남기며 이렇게 마무리된다. 만약 <베를린>의 흥행에 힘입어, <베를린2 : 블라디보스토크>가 제작된다면 류승범을 대체할 북한 측 악역 캐릭터로는 어떤 배우가 적당할까. 강한 카리스마와 거친 마초적 이미지를 지닌 김윤석이나 류승룡은 어떨까. 혹은 이러한 마초 이미지와는 정반대 되는 차갑고 세련된 이미지의 이병헌 혹은 박해일 등과의 조합은 어떨까. 어떤 조합이든 그 자체만으로 무척 기대되고 흥미로운 일이다. 

어쨌든 지금까지 영화에 대한 이런 저런 잡상들을 늘어놓았지만 영화 <베를린>에 대한 감상을 한줄 평으로 마감하자면 다음과 같다.


'식욕은 일시적이지만 먹방의 클래스는 영원하다.'

<베를린2>에서는 하정우의 먹는 장면이 더 다양하게, 찰진 먹거리들과 함께 등장하기를 간절히 기대하며 오늘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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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2/10 17:51
수정 아이콘
보고싶어지네요.
Eternity
13/02/10 18:22
수정 아이콘
네, 저는 개봉날 한번, 어제 한번 이렇게 두번 관람했습니다.
보러가시기 전에 영화에 대한 대략적인 정보(각 세력들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고 가시면 영화를 재밌게 관람하시는 데에 훨씬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13/02/10 17:57
수정 아이콘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심야영화로 봤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오셨더군요.

하정우의 먹방 클래스는... 밥 딱 한숟갈 먹었는데 배고파지던데요 크크크.
배우들의 연기에 더 빛난 영화였던 거 같습니다.
차기작에 대한 떡밥을 블라디보스토크로 쫙 뿌려놨는데, 저는 보면서, 류승범의 연기가 너무나도 대단했기에 차기작의 악역을 누가하건 비교가 되는 건 어쩔 수 없겠다 싶더군요. 표종성에 대한 묘한 자격지심을 표현하는 게 대단했습니다.

"사람은 배신해" 라는 대사도 기억에 남네요.
전체적으로 본 시리즈의 느낌과 구성이 많이 닮았다. 비슷하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었지만, 한국 배우들이 나온 한국 영화라는 점에서 좀 더 점수를 높게 주고 싶습니다. 액션도 볼만했었구요.

이 영화롤 보고 첩보물에 관심이 생겨서 드라마 <아이리스>를 지금에서야 돌려보고 있습니다만, 이 영화를 보고 나서 그런지 북측 첩보요원이라는 김승우, 김소연 씨의 놀랍도록 깔끔한 남한말이 적응이 안되더군요. 차기작이 나왔으면~ 싶습니다만 어떻게 될까요!?
Eternity
13/02/10 18:28
수정 아이콘
우선 하정우의 먹방 클래스는 정말.. 명불허전이더군요.
깨작깨작 먹는 아침밥 씬에서도 그 턱의 무브먼트가 정말-_-;
저도 모르게 몰입하게 되더군요 크크

류승완 감독이 류승범이 연기한 동명수 역할을 '현실 속의 조커'처럼 생각하고 연출했다고 합니다.
그러니 차기작의 새로운 악역 배우는 단순히 류승범과의 연기 비교가 아닌 '베를린의 조커' 였던 동명수와의 캐릭터 대결을 피할 수 없겠지요. (저 개인적으로는 김윤석 정도의 포스를 지닌 배우가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만, <추격자>부터 <황해>까지 둘이 너무 많이 붙어먹어서(?) 아마 힘들겠죠.)

말씀하신 "사람은 배신해." 라는 대사도 기억에 남구요.
"너는 너무 급한게 탈이야. 그래서 항상 일을 그르치지."(?)(정확하진 않지만 이런 뉘앙스의 대사도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흥행 대박만 터뜨리면 아마 차기작은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이렇게 블라디보스토크 떡밥만 뿌려놓고 안 만들면 안되죠 흐흐
마스터충달
13/02/10 17:59
수정 아이콘
저는 한석규의 정진석에 대해 좀 더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정진석의 존재로 이쪽 저쪽에 흩어졌던 정보들이 모여서 클라이막스의 반전을 이끌 수 있었다고 생각하거든요.
문제는 련정희의 임신이 끼어들면서 시각의 중심이 정진석에서 표종성으로 옮겨지게 된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련정희의 임신은 마지막의 신파극 이외에는 딱히 필요 없다고 봐도 무방한 복선이라고 생각되거든요.
(그러나 후속작이 등장한다면 비장함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복선이 되겠군요)

작품의 마무리가 마지막 액션씬이 아니라 복수의 다짐으로 끝나다 보니 정진석이 붕 뜬것처럼 느껴지나
비자금과 동명성의 배신 그리고 이를 역이용한 마지막 대립장면을 위해선 정진석이 오히려 중심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한석규의 무게감에 비해 우왕좌왕한 후반과
그에반해 예상보다 훨씬 좋은 연기를 보여준 전지현의 열연 등의 평가의 후광효과 때문에
정진석이 극 전체에서 따로노는 캐릭터로 평가받는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전 오히려 련정히가 극에서 따로노는 캐릭터로 봐야되지 않을까 싶네요...


쓰다가 생각이 드는게... 붕뜬 캐릭을 련정희랑 정진석이 반씩 나눠먹은거라고 봐도 될것 같기도 하네요;;;;;;
정진석에 무게를 두고 보면 련정희가 붕떠 보이고
련정희에 무게를 두고 보면 정진석이 붕떠 보이고;;;
개인적으론 마지막 갈대밭에서의 짝패+신파극이 별로라 그런지 오히려 련정희가 붕 뜬것 같다는 기분이 듭니다.
Eternity
13/02/10 18:39
수정 아이콘
사실 련정희의 비중은 생각보다 무척 작지만
그녀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시나리오를 써내려가는데에 큰 존재감이랄까요?
어쨌든 표종성에게 행동의 이유를 심어주고 극의 긴장감과 의문을 증폭시킨다는 측면에서 필요한 캐릭터라고 봤습니다.
(임신은 사족일지 몰라도, 련정희라는 캐릭터는 필요했다고 봐요.)

다만 한석규가 연기한 정진수 캐릭터는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만 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댓글을 읽고보니 정진수 역할의 존재감 또한 적지 않았다는 생각도 드네요.
어쨌든 말씀하신대로 정진수 캐릭터가 후반에 우왕좌왕한 것도 크게 작용했다고 봅니다. 열심히 뛰어다니기는 하는데 뭐 성과가 없죠-_-;

여담입니다만 <베를린2>를 찍는다면 또 어떤 여성 캐릭터가 나올지 궁금해지네요.
제가 감독이라면 북한 쪽이나 남한 쪽 첩보원 캐릭터 중에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 하나 박아 놓을 거 같은데 말이죠 흐흐
(김혜수처럼 아예 대놓고 센 이미지의 여배우 말고, 임수정 같은 느낌의 배우로 하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드네요.)
마스터충달
13/02/10 21:04
수정 아이콘
저는 베를린에서 련정희가 너무 전형적인 여성형에 액션 비중도 없어서 아쉬웠거든요.
그래서 후속작에는 하지원씨가 나와서 한국의 졸리가 되어주셨으면 하앜
그나마 한국에서 액션경력이 있는 여배우니깐요
13/02/10 18:03
수정 아이콘
저는 1달에 한 번 극장가는데, 이번 달에 신세계와 이 영화때문에 고민이네요.
3월엔 장고가 보고싶고,,,난중에 신세계도 보신다면 후기 좀..
Eternity
13/02/10 18:42
수정 아이콘
네, 제가 예전에 2013년 한국영화 기대작을 순위 매겨서 쓴 글이 있는데,
그때 1위가 설국열차, 2위가 베를린, 3위가 신세계였죠. 신세계는 무슨 일이 있어도 꼭 보고 리뷰할 생각합니다.
제가 한국형 누아르 영화 빠라서 말이죠.^^

p.s 시간만 되시면 베를린도 보고 신세계도 보시는 게 어떨까요 둘다 너무 아까운 영환데 말이죠.
Je ne sais quoi
13/02/10 18:04
수정 아이콘
다른 얘기지만, 차일드44 표절 의혹은 그냥 의혹으로 끝난 건가요?
Eternity
13/02/10 18:42
수정 아이콘
글쎄요. 표절 의혹은 듣긴 했습니다만, 정확히 잘 모르는 사항이라서 어떤 상황인지 모르겠네요.
매화틀
13/02/10 18:50
수정 아이콘
http://dvdprime.donga.com/bbs/view.asp?major=MD&minor=D1&master_id=22&bbsfword_id=&master_sel=&fword_sel=&SortMethod=&SearchCondition=&SearchConditionTxt=&bbslist_id=2266965&page=9
소설과 영화를 비교해놓은 글이고,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6&oid=006&aid=0000061464
논란이 커지자 류승완 감독이 해명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표절이 맞다고 보고, 류승완 감독의 해명을 보고 더 실망했네요.
진짜 어이없는 건 cj에서 한말이죠.
배급사인 CJ E&M 측은 "차일드44 출판사 측이 책 판매를 위한 네커티브 마케팅의 일환으로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비타민C
13/02/10 18:06
수정 아이콘
영화는 무척 재미있게 봤고 영화적 재미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몇가지 단점을 꼽아보자면 베를린에서 일어나는 일임에도 인상에 남을 정도의 베를린의 모습은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예요. 본시리즈와 비교해보자면 프랑스 총격신, 러시아 자동차추격신, 모로코 격투신 등 각 지역의 색이 묻어나오는 장면들을 볼 수 있었는데 베를린에서는 그 배경을 잘 살리지 못한게 조금 아쉽더군요. 또한 영화의 클라이막스를 외딴 집에서 펼치다 보니 더더욱 그러했고요.
또 한가지는 이야기의 흐름속에 액션이 가미된것이 아닌 액션을 보여주기 위해 이야기가 첨가된 느낌이 강했는데 이는 감독의 특성일까요?
마스터충달
13/02/10 18:12
수정 아이콘
액션을 보여주기 위해 이야기가 첨가된 느낌이 드는 것은 확실히 감독의 아이덴티티라고 생각됩니다.
사실 내용이 지나치게 복잡한 부분이 있고, 이정도는 내용을 빼주는게 낫지 않나 싶은 부분도 많구요.

그리고 지리적 배경이 잘 드러나지 않는 점은... 이건 자본의 문제라 ㅠ,ㅠ
장소를 섭외할때도 원하는 장소도 안되고, 그나마 섭외한 곳도 빡빡하게 촬영하지 않으면 시간을 맞출 수 없는 상황이었더라구요.
제작후기를 보면 그 상황에서 저정도 뽑아낸게 오히려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Eternity
13/02/10 18:44
수정 아이콘
저도 사실 후반부 액션 장소(외딴 창고와 갈대숲)이 불만이었습니다.
좀 더 베를린 안에서 화려하게 치고 받길 바랐는데 말이죠.
근데 또 마스터충달님의 댓글을 읽고보니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긴 하네요.
애초에 거기서 찍고 싶었다기 보다는 마땅한 장소가 없었겠죠.
모래강
13/02/10 19:14
수정 아이콘
마지막 배경을 갈대숲에 게다가 외딴 집으로 처리한 것이 생뚱맞다 싶더군요.
설정상 베를린 근교 벌판이 분명한 갈대밭과 도시 베를린의 연결고리라도 만들어 넣었으면 제목의 상징을 그래도 더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먼 배경으로 보이는 도시도 베를린의 실루엣은 아니었죠 아마...
13/02/10 20:31
수정 아이콘
후반부찍을때 제작비가 부족해서 설정한 장소 라고 하지 않았던가요?
This-Plus
13/02/10 18:11
수정 아이콘
류승완 감독이 인터뷰에서 베를린 촬영이 너무 힘들었다고 후속편 생각은 없다고 못을 박았죠.
(물론 흥행하면 언제든 뒤집힐 수 있는 발언이지만.. 흐흐.)

그보다는 차일드44와의 표절시비가 뜨거운 감자라서,,,
Eternity
13/02/10 18:46
수정 아이콘
하정우는 베를린2를 찍는다면 당연히 할 의향이 있다고 하더군요.
흥행 대박이 터지고 주변에서 요구가 자꾸 빗발치면 류승완 감독도 또 마음이 바뀌지 않을까 싶네요.
Tristana
13/02/10 18:21
수정 아이콘
저도 재밌게 봤습니다.
다만 전 전지현 연기가 너무 거슬리더군요.
그리고 전체적으로 사투리 알아듣기 힘든게 아쉬웠고

그래도 2편 나왔으면 좋겠네요.
Eternity
13/02/10 18:47
수정 아이콘
뭐 전지현은 그정도면 필생의 연기력-_-을 다 뽑아낸거라고 봅니다.
아쉬움은 남지만 전지현의 그간 연기 행보와 연기력을 생각하면 예상 외의 선전이긴 하죠.

저도 2편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매화틀
13/02/10 18:37
수정 아이콘
영화의 흥행은 축하할만한 일입니다만 표절시비에 휘말린 상황인지라...
얼마전에 감독이 표절에 관해서 해명을 했었는데, 전 솔직히 해명을 보고 더 실망했습니다.
소설과 영화의 시대적 상황이 비슷해서 그렇게 보이는거라고 했죠.
이건 뭐 말도 안되는 변명이라고 봅니다.
저도 베를린 개봉당일날 꽤나 재미있게 봤었는데, 그 이후 터져나오는 표절시비나 감독의 대응이 너무 실망스럽네요.
이렇게 표절시비에 휘말리면서 욕먹어도 흥행은 되는 상황이 참...
Eternity
13/02/10 18:49
수정 아이콘
사실상 표절시비와 영화 흥행은 큰 관계가 없는 것 같습니다.
관객들은 보통 '표절 여부'보다는 '재미'를 우선시 하니까요.

그나저나 류승완 감독이 변명 위주의 해명을 했나 보군요.
그점은 매우 실망스럽네요. 진솔하고 책임감있는 발언을 기대했는데 말이죠.
매화틀
13/02/10 18:56
수정 아이콘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6&oid=006&aid=0000061464
감독입장에서 지금와서 '상당히 많은 장면을 가져왔다' 고 하긴 힘들었겠죠.
허나 저런식의 대응(특히나 배급사인 CJ의 태도)은 정말 실망스럽네요.
예전부터 작품마다 표절같다는 말이 나왔던 감독인데 이번엔 좀 도가 지나쳤다고 봅니다.
Fabolous
13/02/10 18:43
수정 아이콘
전 그냥 별로였네요. 다 어디서 본듯한 액션신들. 두시간의 러닝타임 동안 캐릭터는 붕붕 떠다니고 감정이입안되고 마지막 별장 신은 스카이폴 별장 신 오마주인건지.... 쩝 . 신세계나 기대해봐야겠네요
Eternity
13/02/10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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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영화에 대한 호불호야 갈리기 마련이니까요. (어제 저랑 같이 본 친구도 재미없다고 하더군요.)

사실 저 개인적으로는<베를린>의 액션신들은 좀 지루했구요;;
워낙 제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많이 나오다 보니 배우들의 연기 보는 재미로 본 거 같습니다.
배우들의 연기 따라가다보니 2시간이 지나더군요.

저도 개인적으로 신세계를 무척 기대하고 있습니다.
모래강
13/02/10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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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신 일곱가지에 모두 동의합니다.
특히 3) 한석규의 바바리 코트는 촌스러웠습니다.
4) 이경영의 대사에서는 사투리라서가 아니라 웅얼웅얼 뱉어내지 못하는 습성 탓에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역시 "씻고 자라우"가 아닐까 싶네요.
Eternity
13/02/10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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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 보니 그런듯 하네요.
사투리의 문제라기 보다는 발성(?)이나 발음 습관의 문제였나 봅니다.
개인적으로 (충무로의 몇몇 주연급 배우들을 빼고 보면) 비슷한 나이 대에서 이경영만한 존재감과 연기력을 지닌 배우가 드물다는 생각인데,
어쨌든 베를린에서의 대사 처리는 좀 아쉬웠습니다.
레이드
13/02/10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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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본문에서도 말씀하셨고 다른분들도 말씀하셨듯이 영화의 중심은 남한 vs 북한이 아니라 북한 내부의 권력 다툼에 맞추어져 있기 때문에 한석규가 연기한 정진수 역할은 다른 주연배우의 궤적을 따라가는 형식으로 그려질 수 밖에 없었다고 봅니다. 제가 느낀건 류승범 vs 하정우 양 투톱에 이경영 한석규 양 쉐도우 스트라이커가 도움을 주는 느낌이었달까요. 아쉬운 건 류승범도 이경영 한석규처럼 도와주는 캐릭터가 있었다면 조금 더 악랄하고 조금 더 입체적이지 않았을까.. 싶네요. 물론 류승범 혼자로도 충분히 악역의 포스와 느낌을 살려주었다고 생각하긴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개인적으로 한석규가 연기한 캐릭터인 정진수가 떠있는 느낌을 주는 건, 한석규가 하정우를 대하는 극의 태도가 초반과 후반에 너무 달라요. 분명히 처음에는 총을 겨누고 척추가 나간 부하를 위해 쫒는 느낌인데 후반엔 그냥 놔준단 말이죠. 극 중 태도가 다른 걸 개연성 있게 확실히 알려주었다면 이해되었을텐데 전혀 그런게 없어서 좀 붕뜬 느낌이지 않았을까.. 그렇습니다. 물론 한석규가 생동감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Eternity
13/02/11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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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쵸, 정진수 역은 시나리오가 무책임하게 방치한 캐릭터를 한석규가 먹여살린 케이스랄까요.
그리고 말씀하신대로, 류승범이 연기한 동명수 캐릭터가 조금 외로워 보이긴 했습니다. 말씀하신 조력자 느낌의 존재감 있는 악역 캐릭터가 하나 더 있었다면 훨씬 더 좋았을텐데 말이죠.
나아가자
13/02/10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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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이영화를 통해 한석규, 하정우야 뭐 설명할 필요없이 기본은 해주겠다 했지만 전지현이 놀랍더군요. 영화 케릭터상 눈에 띄는 건 아니지만 의외의 연기력이라고나 할까요? 워낙에 제가 기대를 안해서 그런건지 흐흐 리뷰 2에 대한 공감! 입니다. 아 그리고 영원님 글은 역시 맛깔나군요
Eternity
13/02/11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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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기대를 안해서 그런지 전지현 연기력에 만족했습니다. 그정도면 충분히 잘했죠.
전지현이 결혼하더니 연기력이 급성장한 느낌까지 듭니다.
최종병기캐리어
13/02/10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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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감상으로는...

1. 인과관계에 대한 배려 부족.
- 표중성과 련정희의 관계가 왜 그리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어, 처음에는 위장결혼인줄 알았습니다. 또한 표중성이 왜 인민의 영웅인지에 대한 설명도 없구요...극을 이끌어가는 가장 큰 축인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서는 사진한장 딸랑 나오고, 표중성의 페르소나를 형성하는 인민의 영웅 역시도 아무런 설명이 없다는것에서 몰입하는데 어려움을 주었습니다.

2. 붕떠버린 정진수의 역할
- 이 극은 표중성과 동명수의 갈등이 이끌어 가고 그 옆에 정진수가 긴장감을 유지시켜 주길 바랬습니다. 지속적인 표중성의 에너지 발현에 지친 관객들을 위해 정진수를 통해 표중성을 쉬게해주고 관객들도 쉬게해주길 바랬습니다만, 결국은 표중성과 극에서 대척점에 서지도 못했고 버디로 임하지도 못하는 애매한 포지션을 취하고 말아 붕 떠버렸습니다..떠벌이 흑인만도 역할이 되어버렸습니다.

3. 평이한 롱테이크 액션씬
- 본시리즈에 익숙해진 탓일 수도 있지만, 롱테이크의 액션씬에서 액션의 긴박감이 떨어졌습니다. 스케일이 큰 것도, 절제된 액션도 아니었고, 이것이 표중성의 액션이다!!하는 액션도 없었습니다.. 그냥 평이한 액션이다보니 아쉬웠습니다.

4. 신파.. 그리고 후편
- 왜 그리 극 말미에서 련정희의 비중을 높여나가는지...극의 긴장감은 완전히 풀려버렸습니다. 그리고 나서 마지막 씬에서의 '우리 2편에서 만나요' 복수심에 불타는 표중성을 만들기 위한 장치였다고 하지만... 그동안의 긴장감은 극장에서 나오기도 전에 다 풀려버렸습니다...

개인적으로는

2% 부족한 인민 본 ★★★☆ (3.5/5)
Eternity
13/02/11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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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공감합니다.
1번은 러닝타임의 부족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구요.
3번의 경우, 저 개인적으론 흥미진진한 액션씬도 있었고 지루하게 늘어지는 액션씬도 있었고 그랬습니다. 표종성 집에서의 격투 액션은 볼만했지만 후반부 창고와 갈대숲에서의 총격전은 꽤나 지루하더군요.
4번은 뭐, 후반부 액션씬부터 련정희가 죽을 때까지 집중력이 많이 하락되더군요.

그건 그렇고 마지막 표현이 재밌네요. 인민 본이라.. 크크
ace_creat
13/02/10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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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규, 하정우, 류승범 3명의 연기력이 감탄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류승범이 정말 많이 대성했구나를 느꼇습니다. 한석규는 겉도는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인상적인 대사를 남기더군요,, 전작들은 다소 개인적인 색채가 강하고, 개성이 뚜렸했는데 이번작은 대중성을 바탕으로 너무 튀지않게 새로움을 추구했다는 점에서 류승완 감독의 성장을 볼 수 있었습니다. 류승완 감독은 이제 액션에 관해선 진정한 대가가 된 느낌입니다.

다소 아쉬운점들은, 중간에 윤종빈감독이 나오던데, 감독인걸 알고 봐서 그런지 연기력과 발음이 조금 거슬려서 몰입에 방해가 되었습니다. 또한 베를린 임에도 베를린 스러운 느낌이 뇌리속에 남지 않습니다. 중간중간 추격씬에서 나오는 유럽풍의 카페와 건물들에 대한 것들로는 이게 베를린인지 아님 그냥 서유럽 아무데서나 찍은건지 조금 아쉽더군요,

영화에 대해 사전정보는 최대한 배제하고 보는 편이라, 포스터이미지와 감독 류승완만 보고 갔었는데, 그간 류승완 감독이 보여주었던 액션, 음향, 장소의 삼박자에서 액션은 만점을 주고 싶고, 음향은 보통, 장소는 별로였습니다.
Eternity
13/02/11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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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연기의 클래스는 두말하면 입아픈 수준이랄까요? 배우들의 연기보는 재미로 감상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대로 류승완 감독은 이제 충무로 액션키드라는 별명으론 담아내기 힘들 정도로 컸다고 봅니다. 적어도 액션에 관해선 국내 감독 중에 류승완 감독을 따라올 사람이 거의 없죠.

그런데 윤종빈 감독이 나왔나요? 한번 검색해봐야겠네요. 제가 윤종빈 감독을(정확히는 감독 작품을) 무척이나 좋아하는데, <베를린>에 나왔는지 전혀 몰랐네요.
푸른봄
13/02/10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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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터너티님의 베를린 리뷰 기다렸는데 반갑네요. 크크
저도 정진수 역은 좀 뜨게 느껴졌어요. 심지어 한석규의 캐스팅은 좀 과분했다는 생각도 들었죠. 근데 영화의 가장 큰 대립 축 둘이 모두 북한 쪽이라서 어쩔 수 없었던 거 같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남북한 두 쪽 이야기를 얽는 것도 촘촘하진 못했고.. 그래도 전 스토리라인도 좋았고 배우들도 모두 좋았습니다. 특히 류승범 정말 최고!! 기대가 정말 컸는데 그 기대를 완전히 충족한 영화였죠.

근데 표절시비는 좀 아쉽네요. 류승완 정말 좋아하는 감독이고, 원체 이것저것 짜깁기해서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어 내는 타입이라 류 감독에게 대단한 독창성을 기대한 건 아니었는데.. 영감을 받았다고 한들 영화나 감독의 훌륭함이 떨어지는 건 아니라고 저는 생각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오리지널리티를 주장하지 않는 이상 웬만한 오마주나 클리셰나 차용 등등에 관대한 편이라..) 시비는 그렇다 쳐도 그 이후의 감독이나 제작사 반응이 아쉬워요..ㅠㅠ
Eternity
13/02/11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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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겨주셔서 감사합니다 흐흐
말씀하신대로 북한 첩보원을 주인공으로 한 첩보영화이니 남한 쪽 캐릭터도 한명쯤은 필요했겠죠. 그래서 만들어낸 캐릭터가 정진수 캐릭터라고 봅니다. 그리고 이 작품의 배우들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배우가 바로 류승범이죠. 정말 인상적인 악역 연기였습니다.
그건 그렇고 표절 시비에 관한 내용은 저도 아쉽습니다. 좀 더 책임감있는 대응을 기대했는데 말이죠.
루크레티아
13/02/10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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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이름값과 연기력이 흥행을 떠 먹여준 영화

그 이상,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진짜 이야기 전개가 헛웃음만 지리하게 나오더군요. 류승범, 한석규 두 사람 아니었으면 돈이 아까운 영화 같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한석규, 하정우 다 제치고 승범甲입니다.
Eternity
13/02/11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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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충무로에서 이러한 장르 영화를 소화하고 만들어 낼 풀이 형성되지 않았다고 보는 측면에선 오히려 잘 뽑아냈다고 봅니다.
이런 류의 영화가 나올만한 환경이나 시스템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이정도로 만들어낸 걸 보면 나름 선방했달까요.
13/02/10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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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범이 대박이었고 하정우 한석규는 이름값 한거같네요. 전지현은 솔직히 몰입 방해되는 기분도 들었고 이경영씨는 영화 제일 중요한 스토리를 도대체 알아들을수 없는발음으로 ㅠㅠ 괜찮은 영화지만 아쉬움도 많네요
Eternity
13/02/1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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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범이 가장 호평을 듣는 듯 하네요. 저도 류승범의 연기가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전지현은 뭐 그정도면 충분히 잘했다고 보고, 이경영은 연기와 존재감은 좋은데 발음이;; 너무 웅얼거리더군요.
New)Type
13/02/10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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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을 보고나서도 류승완의 최고작은 부당거래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이번 베를린에서 아쉬웠던 점은, 이야기 구조에 캐릭터가 묻혀버렸던 점이었습니다.
어떻게 보자면 크리스토퍼 놀란 영화에서 두드러지는 단점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굉장히 다양하고, 복잡해 보이는 이야기를 풀어나가려고 하다 보니,
그 속에서 특정 캐릭터에 대한 관객의 몰입이 떨어진다는 점이 단점으로 작용한다는 것인데요

류승완 감독은 인셉션과 같은 복잡한 영화도 즐기는 한국 관객의 수준이라면, 이 호흡의 이야기도 잘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라는 생각으로
베를린 각본을 썼다고 합니다... 다만 제 생각에는 인셉션처럼 깔끔하게 못썼다는게...

극적인 정서는 '존 르카레'의 소설들로 대표되는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의 정서가 깊게 배어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중반에 CIA 요원과 정보교환을 할때 넘겨주는 책이 존 르카레의 소설이었죠
(사실 이게 차일드 44였다면... 아마 표절 논란이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깊이 파고들어보면
권력자들의 움직임에 의해서, 그 사건에 휘말려버린 작은 개인들의 이야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진수가 베를린에서 팽 당하는 모양새 역시 그렇고, 표종성과 련정희가 그렇게 된 것도 모두
김정일에서 김정은으로의 세력교체로 인한 북한 내 군부세력의 권력구조 변화때문이죠.
그러한 사건 속에서 자기 일을 열심히 하며 지내던 등장인물들이 결국 사건에 휘말려서 비극을 맞이하게 되죠.
세력간의 대립이라기 보다는 사건속에 휘말린 개인들이기에 서로를 동정하고, 한편이 될 수도 있는 것이겠죠.
그래서 마지막 즈음에 정진수가, 련정희에게 '같은편이야' 라고 말하는 장면은 그러한 면에서 상징성을 갖습니다.

한석규의 연기는 역시나 명불허전이었습니다.
중간에 CIA 친구를 잃게 되었을때의 표정연기란... 후아...
한 순간에 슬픔만이 아닌 굉장히 다양한 표정이 나타나는 것을 보면서... 역시 최고의 배우구나를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하정우가 후반부에 슬픔을 표현하는 표정과 대비해서 생각해보니 더더욱 한석규의 클래스가 높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그나저나... 한석규의 볼장 다 본거 같은, 정진수 캐릭터는 암만 봐도 쉬리 다음 이야기 같았단 말이죠. 크크크
(감독님도 인터뷰에서 영화 한참 찍어 놓고 보니... 아, 캐릭터 이름도 쉬리때 이름으로 할걸 그랬나? 하더군요. 크크)


표절 논란에 대해서 한마디 하자면,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만...
표절이다라고 말할 부분까지는 아닌 듯 합니다. 다만 논란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다양한 소설들에서 영향을 받았지만, 장르적 클리셰로 이해해달라' 정도의 발언이 어땠을까 싶네요
Eternity
13/02/11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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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거래가 박훈정 감독의 시나리오 작품이라는 걸 생각하면, 류승완 감독의 작가로서의 능력은 아쉬운 부분이 많죠.
사실 이 영화를 인셉션 등의 놀란 영화 비교해서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말씀을 듣고보니 고개가 끄덕여지네요. 나름 신선한 접근입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권력에 희생당한 개인의 이야기'라는 측면에 초점을 맞춰보면 정진수와 표종성의 급작스런 화해(?)가 약간은 이해되는 측면도 있군요. 이른바 동병상련의 정서랄까요? 그런 게 작용했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사실 한석규의 연기야 뭐 순간 순간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굽신굽신(?)하면서 봤구요 크크
하정우의 연기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씬은 (본문에도 언급했지만) 봉고차 추격씬에서 휘청거리며 쓰러지던 장면에서의 눈빛 연기라고 봅니다. 그때 이 배우가 캐릭터에 얼마나 깊게 몰입되어 있는지가 느껴지더라구요.
13/02/10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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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스포일러가 있다고 하셔서
이 글 제목만 보고
지금 막 영화를 보고 왔는데요,

한국형 '첩보' 영화의 미래를 말하다라고 하셔서 첩보가 꽤 살아있을 줄 알았는데
제 생각에는 첩보영화라기 보다는 액션영화쪽에 훨씬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감독이 류승완이라는 걸 생각한다면
당연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저는 전지현 연기도 좋았고,
이경영 연기도 좋았고
다 좋았습니다.

딱 하나 안타까운 건
영화 제목이 베를린인데 베를린은 안 나온다는거 정도..?

그 외에는 다 괜찮았습니다.
참 재미있는 액션 영화를 한 편 봤네요.
Eternity
13/02/11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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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첩보 액션영화'라고 적었다가 제목을 짧게 줄이다보니 그렇게 됐네요 흐흐
중간 소제목에서는 '류승완, 한국형 첩보 액션영화의 미래를 말하다'라고 썼는데 말이죠.
말씀하신 대로 첩보보다는 액션이 살아있는 영화이긴 하지만, 한국에서 잘 시도되지 않던 첩보액션물이다보니
이정도만해도 감지덕지(?)한 첩보 영화라고 봅니다. 그만큼 장르 영화의 기반이 탄탄하지 않은 충무로니까요.

그리고 댓글을 읽다보니 정말로 기억에 남는 베를린 풍경이 없네요.
영화를 볼땐 몰랐는데 정말로 베를린에 대한 인상적인 풍경이나 씬이 없다는 게 참 아쉽습니다.
라리사리켈메v
13/02/10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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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평은 기대에 못 미친다가 적당할 듯 싶네요.
보여주고 싶은 건 너무 많은 것 같은데 그에 맞는 런닝 타임이 아니었습니다.
얽힌 실타래 뭉치를 던져 놓고, 조금씩 풀다가 빡쳐서 그냥 태워버리는 듯한 인상을 받았거든요.

또한 황해에서의 하정우의 연기가 너무 남아있어서 그런지, 뭔가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모습이 어색하게 느껴졌습니다.
뭐랄까 이 친구의 억울해 하는 표정은 일품이지만, 그게 이런 모습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아 뭐랄까 좀 이상했어요.

류승범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배우입니다.
뜨거운 물과 차가운 물을 왔다 갔다 하는 것 같은데, 그 느낌에 어색함이 전혀 없어요.
능글 맞은 연기는 진짜 세계 최고라는 생각도 들정도로........

전지현은 이쁘네요 :) 하앍.

이경영 이 아저씨는 아 정말 발음을 알아듣지 못하겠어요.
그 소지섭 나온 영화 뭐드라 회사원? 거기서도 말하는 걸 못 알아들었는데,
북한 말로 하니까 더 못 알아들어서.... 아리랑 어쩌고 하는 것도 뭐라는겨. 하면서 봤습니다.

2013년 들어서 극장에서 본 첫 영화인지라 기대가 엄청 컸는데, 기대에는 다소 미치지 못했네요.
내심 아쉽습니다.
Eternity
13/02/11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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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크 표현이 재밌습니다.
'얽힌 실타래 뭉치를 던져 놓고, 조금씩 풀다가 빡쳐서 그냥 태워버리는' 이부분에서 빵터졌네요 크크
저도 약간 그런 느낌을 받긴 했거든요.

뭐 주연 배우 넷은 전부 제 몫을 다해줬다고 보구요.
이경영의 경우 연기는 좋은데 사투리 발음이;;
말씀하신 아리랑 부분, "아리랑에서는 한음을 낮추고 어쩌구" 이부분이 갑이었죠. 제일 알아듣기 힘들었습니다-_-;;
(영화를 두번을 봤는데 두번 다 리스닝에 실패했네요;;)

저 같은 경우는 기대가 100 이었다면 한 80 정도는 충족시켜준 영화였습니다.
아쉬움은 많이 남지만 칭찬해주고 싶네요.
냉면과열무
13/02/10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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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친구와 간만에 영화를 보려고 영화관에 가서.. 고심 끝에 이 영화를 선택했습니다.
(사실 친구는 코난을 보자고 한걸 제가 억지로... 코난은 혼자 보라고!!)

사실 여러루트로 예고편을 본지라 너무 기대가 되서 선택했는데, 무척 만족스러웠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액션(!!)영화가 나올 수 있구나~ 라고 느꼈어요. 격투씬이 다소 담담하면서도 무게감있는.. 무술.촬영.조명.그리고 류승완 감독까지 여러 스텝들이 정말 고심한 흔적이 느껴지더군요
또 액션이나 블록버스터 영화를 볼 때 가장 눈여겨보는게 음악과 영화 오프닝인데, 이 또한 만족스러웠습니다.
배우들의 열연 또한 이루 말할 수 없이 좋았구요. 마지막 전지현씨의 열연은 정말...
북한 사투리 같은 경우는 저는 이경영이나 류승범의 북한말에 불편함이 없이 봤습니다. 많은 분들이 못알아듣겠다~라고 하셔서 무의식적으로 귀 쫑긋하고 집중했는진 몰라도...
액션영화로서 정말 만족한 영화였습니다. 이게 우리나라 영화라니!!!

다만 많은 분들이 지적하신대로 스토리의 개연성.. 한석규와 하정우의 관계...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블라디보스톡 원웨이! 로 끝내는게 좀 불만이었습니다. 좀 작위적인 앤딩이었다고나 할까..
또 캐릭터보단 연기한 배우들이 기억에 남는다는 의견에도 동의해요. 뭔가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여유가 부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제 친구는 도둑들이 더 낫다고 평했고, 저는 근래 봤던 한국영화들 중 최고라 말했습니다. 자본만 뒷받침된다면 정말 헐리웃 주류 액션영화에도 꿀리지 않을 영화를 만들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곧 개봉하는 신세계도 무척 기대하고 있습니다. 달콤한 인생 류인지, 무간도 류인지는 모르겠지만, 둘 다 좋아하니까.... 거기에 이정재 진짜 좋아하기 때문에....
Eternity
13/02/1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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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들>과 <베를린>, 어느 영화가 더 잘만들었는지에 대해선 이견이 있겠지만
저 개인적으론 <도둑들>을 더 재밌게 봤습니다. 상업성이나 대중성은 <도둑들>이 압도한다고 봐요. (일단 <도둑들>은 내용이 어렵지 않죠.)

어쨌든, 류승완 감독 혼자서 잘 해내긴 했지만
박훈정 감독 같은 시나리오 작가 한명 옆에 두고 같이 작업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조금더 이야기 구조가 촘촘하고 탄탄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근데 그럼 또 러닝타임이 늘어났으려나요;;)

<신세계>는 저도 무척 기대하는 중입니다. 일단 이야기의 외피는 무간도류인데, 과연 박훈정 감독이 어떻게 풀어냈을지가 무척 기대가 되네요. <부당거래>, <악마를 보았다> 등등 박훈정 감독의 시나리오를 무척이나 좋아해서요.
세계평화
13/02/10 23:20
수정 아이콘
한국첩보영화의 미래를 보여준건 맞죠
아주 안좋은 쪽으로요
그저 배우와 감독 이름빨만 믿고 대충 흉내만 내면 안된다는걸 잘 보여줬습니다
Eternity
13/02/11 09:52
수정 아이콘
누군가는 이 영화에서 한국 장르 영화의 희망을, 또 누군가는 절망을 보았겠죠.
저는 희망을 발견한 쪽입니다. 이정도면 충분히 잘 뽑아냈다고 봐요.
Zakk WyldE
13/02/11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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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영화 재미는 둘째치고(개인적으로 나쁘진 않았습니다. 연기도 다들 잘 하셨고)
녹음을 어떻게 한건지 좀 어색한 부분도 있었고 (나중에 더빙한듯한 싱크가 미묘하게 안 맞는 부분)
소리가 뭉개져서 잘 안 들리고.. 극장 사운드가 안 좋은건지는 모르겠지만요.

저는 블라디보스토크 살짝 밀어 봅니다.

바바리 코트는 많이 촌스러웠어요. 흐흐
Eternity
13/02/11 09:53
수정 아이콘
저도 중간에 한번, 싱크가 미묘하게 안 맞는다는 느낌이 든 적이 있었는데
저만의 착각이 아니었군요.

그건 그렇고 바바리 코트에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시네요 흐흐
13/02/11 01:08
수정 아이콘
잼있게 봤습니다.
딱 한가지 류승범이 그역에 어울리는가는 의문이 많이 갔습니다.
다른 배우였다면 좀더 몰입감이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영화내내 했습니다.
한석규와 하정우에 비해 상당히 떨어지는 무게감이었습니다.
Eternity
13/02/11 09:55
수정 아이콘
저는 반대로 류승범이 가장 돋보인 영화라고 느껴졌습니다.
다른 배우들이 전형적인 캐릭터의 함정(?)에 갇혀 연기력으로 선방하고 있을 때,
류승범은 조금 더 자유로운 캐릭터 안에서 마음껏 뛰어 논 느낌이랄까요.
불쌍한오빠
13/02/11 01:09
수정 아이콘
이 영화 최고의 명대사는 "접대하라우!"가 아닌가요?
....는 농담이고 크크크
전 전지현이 하정우랑 통화할 때 "무사합네까?" 란 단어가 왠지 오묘하게 서정적이더라고요
Eternity
13/02/11 09:57
수정 아이콘
그 씬에서 흠칫 놀라며 슬쩍 기대(?)하며 긴장하고 봤네요-_-

말씀하신 그 통화씬에서 짧지만 서정적인 북한 사투리의 느낌이 잘 살아나더군요.
마치 무뚝뚝하지만 정이 느껴지는 경상도 사투리처럼,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13/02/11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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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는 동안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보기는 했지만 여러모로 좀 아쉬운 감이 들었습니다.

일단 표절 논란도 실망스럽거니와, 극을 이끌어가는 캐릭터 중에서 동명수를 제외하고는 표종성이나 정진수의 행동에서 개연성을 느끼기가 어려웠습니다. [빨갱이]라는 단어를 입에 달고 살고, 현장 요원을 반신불수로 만들고 친구의 죽음에 일조한 표종성을 증오하는 정진수가 갑자기 표종성을 돕는 이유, 공화국 영웅으로 북한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여 아내인 련정희조차 의심하고 다그치던 표종성이 갑자기 [내 아내니까 아내를 지키는데 이유는 없다.]는 지고지순한 사랑을 보여주는 것도 너무 생뚱맞았고요. 이전 장면까지 조국에 대한 충성과 아내에 대한 사랑 사이에서 어떠한 갈등조차 보이지 않고 조국을 택하는 듯 보였던 표종성의 행동 변화가 잘 이해가 안 되더군요.

그래서 '왜 저럴까'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고, 캐릭터에 잘 몰입이 안 되었습니다. 그 부족한 부분을 하정우나 한석규의 엄청난 연기력+화려한 액션신으로 장면장면을 커버한 것 같다는 느낌이 강했네요.

'액션은 화려한데 서사구조가 따라주지 못 한 영화'라고 평하고 싶습니다.
Eternity
13/02/11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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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캐릭터들의 심경 변화를 설명하는 장치가 부족했다고 봅니다.
관객들이 살짝 고민하고 의아해하는 사이에 액션으로 몰아치는 느낌이 좀 있죠.

사실 전체적인 이야기의 구조는 나름 흥미로웠다고 봅니다. 다만 개개의 캐릭터에 대한 안배나 정서적 배려가 부족했달까요.
13/02/11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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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현을 쓰는법의 모법답안. 최대한 짧게 나누어서. . .를 실행한영화.
Eternity
13/02/11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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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전지현의 연기력도 <도둑들>과 <베를린>을 거치며 물이 오른 느낌입니다.
13/02/11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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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를 너무 많이 하고 가서인지. 진짜 재미없었습니다.

영화관가서 처음으로 졸았네요.
Eternity
13/02/11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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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사실 후반부 창고 ~ 갈대숲 액션씬에서는 중간에 살짝 졸기도 했습니다.
후반부 액션은 (권총 손잡이 격투씬을 제외하고는) 좀 지루하더군요.

그래도 전체적으론 만족스럽게 관람하고 나왔습니다.
레몬커피
13/02/1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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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기대는 안하고 봐서 나름 만족했습니다

극중 북한쪽의 과거이야기를 아예 회상씬으로 만들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컸습니다. 북한 내 권력다툼을 다루니만큼 그에 관계된 인물이나 과거는 제대로 나와야 하는데 이것들을 모두 인물의 말에 의한 설명으로만 때우는게 아쉬웠어요 표종성이 왜 인민의 영웅인지, 첫째 아이를 잃는 부분, 표종성과 동명성은 어떤 인연인가, 이런것들이 인물이 툭툭 던지는 말로만 설명이 되니 스토리 개연성이 많이 부족해 보이더군요

스토리 기본 내용은 괜찮지만 세부적인 것들은 지나치게 뻔하고 진부했고요. 제게는 평이한 액션영화정도....아쉬움은 좀 남는? 그정도 느낌이네요
13/02/11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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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첩보영화의 미래는 몰라도 한국 영화의 미래는 별로라고 하고 싶습니다. 활과 아포칼립토, 타워와 타워링 같이 할리우드 작품을 좋게 말하면 오마쥬에 클리세로 표현했다고 제작측은 주장하지만 표절했다고 생각합니다. 성공한 헐리우드 작품을 표절해서 유명배우를 앞장세워서 내새워 국내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는 풍토가 만연할것 같습니다.
거기에 이번 베들린은 소설 차일드44를 그냥 가져다가 시나리오로 개작하고 그냥 거기에 너무 비슷하니 남북상황에 맞추어 한석규씨를 억지로 집어넣은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인들이 굿다운로드 운운하면서 불법복제에 대해서 반대하는 캠페인을 펼치는데 정작 자신들의 행태는 어쩐지 돌아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류승범 감독을 독립영화시절부터 기대했던 감독이고 부당거래에서 포텐 터졌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영 아니네요.
13/02/11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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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이후 헐리우드 영화가 액션에서 sf로 넘어가면서 괜찮은 액션 영화를 찾기 어려웠죠.
특히 첩보 영화의 대표라는 007시리즈나 본 시리즈는 정말 이름만 남았지 엄청 실망했었는데 베를린은 헐리우드를 능가했다고 느낄만큼 정말 최고였습니다.각본 배우 연출 어느것 하나 떨어지는게 없더라구요.
워3팬..
13/02/11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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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은 극구 부인하지만 결과가 다르더라도 디테일적인면에서 상당 부분 비슷하다면 표절이라고 봐야죠.

특히 감독의 정색적인 표현으로 부인하는걸 봤을때는 뭔가 캥기는게 있는거 같네요.

표절과 다르게 첩보영화로서는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국영화를 위해서는 다시는 이런작품이 만들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네요.
13/02/11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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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랑 데이트하러 가서 보고왔습니다

개인적으로 류승범씨 연기가 제일좋았고

후반부에 하정우가 류승범에게

산부인과가는거 알았냐고(?) 비슷한 질문했을때

류승범이 그냥던져본말이라고하며 당황하는데

왜당황한건지 모르겠더군요

벌써 속셈들킨거 알텐데 왜당황한건지..

잘봤습니다!

Ps 저랑 감독님 이름이같아서 애착이갑니다크크
13/02/11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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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모시고 명절 데이트로 보고 왔습니다. 다른것보다 부모님이 너무 재밌어하셔서 저도 덩달아 기분좋더군요.
이래저래 해도 곱씹어보면 정말 잘 뽑아낸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냉전시대 이념갈등과 현대의 자본주의 논리가 적절히 혼재하고 있는 혼돈의 장소 베를린이라는 배경도 마음에 들었고요.

한석규의 촌스러운 바바리 코트는 그의 캐릭터에 적합했다고 봅니다. 빨갱이를 입에 달고 사는 한물 간 대한민국 첩보요원. '늙은 개' 같은 (공교롭게도 스카이폴의 제임스본드 별명이네요) 시대와 세월의 피해자라는 그의 캐릭터와 어울렸다고 생각해요.
위원장
13/02/1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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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들이 많이 극단적이군요.
무조건 볼 생각인데 기대가 되는군요.
번역가남편
13/02/12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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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국내 작품치고는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류승완감독의 영화라면 앞으로 2~3 작품은 무조건 볼 생각이 들었고요.
몇몇 영화들로 인해 액션에 대한 눈이 높아져서 그렇지, 국내에서 이 정도 액션 영화를 뽑아낼 수 있을지 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망작의 아이콘이라 여겨지던 전지현이 도둑들에 이어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은 경이로웠습니다.

물론 배우 의존도가 매우 크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본 시리즈의 오마쥬 같다는 느낌도 많이 받았고요.
개인적으로 마지막 갈대밭 격투신은 빼버리고 액션을 자제한 체 영화를 마무리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들었고요.
(물론 권총 격투씬은 멋졌습니다. 그런데 하필 그 넓은 갈대밭에서 "거기"에만 바위가 있고 "거기"에만 공터가 있었을까요..;;)
차라리 전지현이 좀 더 일찍 죽고, 그에 대한 복수로 후반부가 진행이 되었으면 하고도 상상해봅니다.

하지만 '국내 오락 영화'라는 점에서는 매우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10점 만점에 8.5 정도..
차기작 블라디보스톡이 나온다면 무조건 봐야겠더군요. 개인적으로 하정우씨 상대역으로 김윤식씨가 나와주길 기대합니다.
절름발이이리
13/02/25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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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작이었습니다. 그래서 아쉬운 부분들이 더 아쉬운 감도 있네요.
낭만토스
13/02/2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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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저냥 괜찮은 영화였습니다.

그나저나 류승범이 죽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저만 한 걸까요? 크크
서른 즈음에
13/02/25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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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이런 영화가 가능 하다니' 라는 느낌 쉬리 이후 처음이었습니다.
아쉬운 점도 있지만 분명 한국 영화의 가능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GoodSpeed
13/02/25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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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완감독님은 짝패가 가장 좋았어요
베를린은 스토리를 좀 더 간결하게해서 집중하는편이 좋았을 것 같았습니다
녹용젤리
13/02/2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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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연변말이 다들 거슬렸다고 하는데 전부다 쉽게 알아들었습니다.
이유가 뭔가 했더니 가게에서 일했던 대부분의 아줌마들이 조선족 출신이었어요!!!
13/02/25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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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근데 이 글이 다시 위쪽으로 끌어올려진것 같은데요 신기하네요 o_O
13/02/25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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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요 분명히 봤던 글인데...새로 올라와서 신기하다 느꼈는데
예전 글이 맞네요
13/02/25 15:57
수정 아이콘
저도 본 글이라 여기서 본게 아닌가 했는데 맞군요.
왜 새로 올린신건지 궁금하네요.
Eternity
13/02/25 16:03
수정 아이콘
제가 새로 올린 것은 아니구요. 본문 말미에도 나와 있듯이 운영자 분의 관리 실수라고 합니다.
러브레터
13/02/25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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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 영화 굉장히 재밋게 봤습니다.
확실히 이경영 씨와 하정우 씨가 강가 같은데서 대화하는 부분은
상황 이해를 위해 중요한 부분인데 알아듣기 힘들어서 조금 짜증이 나더군요.
그리고 한석규 씨는 생각보다 어중간한 비중이라 좀 의아스럽더군요.
마치 이 정도 급의 배우가 캐스팅될지 몰랐다가 나중에 급하게 비중을 늘린듯한 느낌까지 들정도로 말이죠.
컷 하나하나에서는 나쁘지 않았지만 전체적으로는 영화 끝나고 보면 별로 존재감이 없었단 느낌이었고...

그리고 영화보고 나오면서 신랑한테 했던 말인데,
"양아치 류의 역할은 정말 류승범을 따라갈 배우가 없다."
Eternity님은 유머러스 하다고 표현하셨지만 저는 류승범이란 배우 자체가 지는 가벼움이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악동의 이미지랄까, 이런 류의 캐릭터에서는 독보적인 배우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이 영화에서는 악랄함이 업그레이드되었지만,
그럼에도 저는 류승범이기 때문에 그 캐릭터가 '밉지' 않았습니다.
물론 류승범이란 배우가 단순히 하나의 색채만을 표현하는 한계성을 가진 배우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가 가진 배우로서의 스펙트럼에는 분명 한계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특히 이 영화 전에 '용의자X'를 봤던지라 (물론 중간에 보다 껐지만) 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뭔가 어둡고 진중한 역할은 이 배우에겐 맞지 않는구나, 그런 느낌이 들더군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아직 미완이라는 느낌이,
좀더 나이를 먹고 연기 내공을 쌓아갔을 때 오히려 이 배우가 어디까지 성장할지가 더 기대되기도 하더군요

그리고 전지현 씨는 무엇보다 '예뻤습니다'.
사실 캐릭터 자체는 평면적이고 전형적인 여성성을 강조하는 역할이라
여자의 시각에서는 거부감이 일 수도 있는 역할이었지만 그냥 미모 하나로 그걸 다 불식시켜 버리더군요.
특히 바바리가 그렇게 잘 어울리다니... 하...
영화 보고 나왔는데 신랑이 저렇게 예쁘고 순종적인 여자가 부인이었어야 됐는데, 라고 푸념을 하다가
저한테 이단 옆차기를 한대 맞은 소소한 에피소드도 있지요;;

그리고 확실히 이야기 구조가 좀 복잡하다는 건 흥행에 있어서 불리한 부분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며칠 전에 신세계도 봤는데 이 영화도 사실 관객 입장에서는 친절한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특히 영화가 끝나고 난 다음에는 의문점들이 많이 남기도 했구요.
하지만 베를린과 신세계의 차이점이라면,
신세계는 큰 이야기 줄기를 이해하는데는 큰 문제가 없는 곁가지의 세세한 이야기들에서 오는 의문점이었다면
베를린은 큰 이야기 줄기를 이해하는 것 자체에 문제가 있기도 했단 부분이겠죠.
아무래도 앞에서 언급한 북한 사투리로 인한 언어 전달의 문제점도 있고,
대결 양상 자체가 A vs B 라는 단순 구조가 아니라 남한과 북한, 북한 내부의 권력 대립, 거기에 국제 무기 조직까지
뭔가 복잡하게 얽혀진 갈등의 양상들이 정리되지 않고 막 늘어놓아져서 이걸 맞춰가는데 재미를 느낀다면 영화가 재밌었겠지만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영화가 어렵게 느껴지고 흥미가 떨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군요.
그래도 확실히 한국 영화의 장르적 한계를 한번 업그레이드 시킨, 나름 수작이었다고 생각되는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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