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3/02/24 03:53:51
Name Eternity
Subject [일반] [리뷰] 신세계(2013) - 누가 무간도의 아류라 말하는가 (스포 있음)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 있습니다.*
*반말체인 점 양해바랍니다.*




[리뷰] 신세계 - 누가 무간도의 아류라 말하는가  



익숙한 잔칫상, 하지만 조미료가 다르다  


극장에 앉아 영화 <신세계>를 관람하던 어느 순간 생각했다.  

'아, 이 영화 신선하다.'

<신세계>는 식상함과 신선함의 영역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묘한 힘을 지닌 영화다. 언뜻 보기에 <무간도>의 외피를 두르며 관객들에게 익숙한 구조에서 출발하는 듯 보이는 이 영화는 <친구>와 <달콤한 인생> 등 그동안 누적되어 온 한국형 누아르 영화의 장르적 관습과 공식들로 풍성하고 충실하게 채워져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와 동시에 이러한 관습과 공식들을 슬쩍 슬쩍 비껴나간다는 점이다. 즉,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얘기들을 하고 있으면서도 막상 그 얘기들을 풀어가는 방식이 제법 신선하고 독특한 구석이 있다는 얘기다. 이 지점이 바로 <신세계>만의 매력이다.

예전 글 <2013년 개봉 예정 한국영화 기대작 Top10>(https://pgr21.com/?b=8&n=39343)에서 <신세계>를 기대작 3위에 올려놓으며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줄거리를 얼핏보면 <무간도>의 향기가 솔솔나긴 하지만, 그래도 박훈정 감독을 믿는 수밖에. <부당거래>와 <악마를 보았다>(아열대의 밤)의 각본을 쓰며 가장 핫하게 주목받은 시나리오 작가 출신의 박훈정 감독이 누구나 예상할만한 뻔한 이야기를 하진 않았을 거라고 본다. 줄거리의 외피와 풍기는 향기만 비슷할 뿐 전혀 다른 색채와 아우라를 풍기는 멋진 한국형 누아르 영화로 탄생되지 않을까.]

이 말 그대로, <신세계>는 줄거리의 외피와 풍겨지는 향기만 <무간도>와 비슷할 뿐 전혀 다른 색채와 아우라를 풍기는 찰진 한국형 누아르 영화이다. 더불어 한국형 누아르 마니아들에게는 한상 떡 벌어진 익숙하고 풍성한 잔칫상인 동시에 색다른 조미료로 신선한 맛을 낸 흥미로운 이색 요리인 셈이다.

박훈정, 뻔한 이야기를 뻔하지 않게 풀어내는 솜씨  


결국 이러한 <신세계>만의 독특한 매력에는 <부당거래>의 시나리오와 <악마를 보았다>(원제 : 아열대의 밤)의 시나리오를 집필한 충무로의 각광받는 시나리오 작가 출신 감독인 박훈정 감독의 힘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사실 그의 데뷔작 <혈투>가 흥행에 실패하긴 했지만 그 이후 절치부심하여 준비해온 차기작 <신세계>의 성공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기도 했다. 그만큼 박훈정 감독의 시나리오는 탄탄하고 교묘한 얼개로 상업적 재미와 긴장감을 놓치지 않으면서 동시에 드라이하고 낯선 매력을 풍긴다.

국내 최대 범죄 조직에 잠입한 형사 이자성, 그를 친형제처럼 아끼는 조직의 2인자 정청, 그리고 이자성을 배후에서 조종하며 범죄 조직의 일망타진을 노리는 강과장. 이렇게 영화의 기본 골격을 놓고 보면 이야기의 초점이 주인공인 이자성에게 맞춰지기 마련이지만, 양조위에게 포커스가 맞춰진 <무간도>와는 다르게 <신세계>는 정청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우선 이 점이 신선하고 영리하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박훈정 감독의 연출적 노련함과 장르적 야심을 엿볼 수가 있다. 결국 영화 초반 석회장의 죽음과 함께 해외에 나가있던 정청이 공항을 통해 입국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강하게 어필하는 장면부터 박훈정 감독은 마치 관객들에게 이렇게 말하는 듯 했다.

"무간도 시즌2 라고? 날 뭘로 보고."

<무간도>의 외피를 두른 <부당거래>  


결국 영화 <신세계>를 한마디로 간단히 정의하자면, '<무간도>의 외피를 두른 <부당거래>' 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사실상 이야기의 기본 골격과 껍데기만 <무간도>와 비슷할 뿐 영화적 색채와 본질적 향기는 오히려 <부당거래>의 그것과 맞닿아 있다. 이른바 먹이사슬처럼 엮이고 엮인 등장인물들 간의 역학 관계,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동물적 본능과 야만, 더불어 속고 속이는 암투와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반전, 마지막으로 영화 전체를 지배하는 냉소적 분위기까지.

이 영화는 그동안 펼쳐지지 않았던 '누아르 영화의 신세계'를 제시하고 보여주기 보다는 오히려 한국형 누아르라는 장르적 껍데기를 빌려 '감독 자신만의 신세계'를 관객들에게 야심차게 펼쳐 보인다는 느낌이 강하다. 그리고 이러한 욕심이 제대로 통했다고나 할까. 영화는 익숙하지만 신선하고 재밌다. 이처럼 한편의 누아르 영화를 마음껏 주무르고 변주해내는 감독의 역량은 충분히 칭찬해줄 부분이며 그의 차기작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수훈갑 황정민, 발군의 존재감으로 말하다


이와 더불어 이 영화에서 자타공인 가장 큰 존재감을 드러내는 배우는 황정민이다. 사실 황정민의 연기한 정청이란 역할이 입체감이 살아있는 복잡한 캐릭터라고 보긴 어렵다. 하지만 황정민의 연기에는 입체감이 살아있다. 마치 박훈정 감독이 뻔한 이야기를 뻔하지 않게 풀어내는 탁월한 능력을 지니고 있는 것처럼, 배우 황정민은 뻔한 캐릭터를 뻔하지 않고 입체감 있게 살려내는 발군의 연기력을 지녔다. <신세계>에서의 2인자 정청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의외성과 폭력성’을 지녔다는 측면에서 <달콤한 인생>의 백사장 캐릭터와 묘하게 닮아있다. 하지만 황정민의 연기는 <달콤한 인생>의 백사장을 거쳐 <신세계>의 정청에 이르러 독특한 유머와 깊이 있는 카리스마가 더해지면서 캐릭터적 외연이 더욱 넓어졌다. 한마디로 <달콤한 인생> 백사장의 업그레이드 판이랄까. 영화 속에서 이러한 그의 존재감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는, 영화의 후반부 정청이 칼에 맞고 쓰러지면서 그 이후 확연하게 줄어버린 영화적 긴장감이 웅변적으로 말해준다.

이와 더불어 강과장 역의 최민식, 이자성 역의 이정재, 이중구 역의 박성웅까지 다른 주연급 배우들도 전부 자기 자리에서 충분히 제몫을 해준다. 대배우 최민식의 연기야 두말하면 입 아플 정도지만, 그중 특히나 그의 존재감과 매력이 가장 빛을 발한 장면은 영화 초반 석회장의 장례식장에서 이중구와 마주치는 대화 씬이 아니었나 싶다. 이 씬에서 대나무처럼 꼿꼿하고 무쇠처럼 단단한 이중구의 캐릭터를 부드럽게 농락하며 어루만지는 강과장의 능구렁이 캐릭터는 배우 최민식만이 표현해낼 수 있는 그만의 영역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어쨌든 영화 내내 그의 연기는 전부 훌륭했다. 다만 그의 존재감이 다른 배우들에 비해 조금 덜 두드러진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연기의 문제라기 보다는) 평면적이고 밋밋한 캐릭터의 한계에서 기인했다고 본다. 어쨌든 그는 자신이 맡은 캐릭터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120% 소화해내며 자신의 이름값을 톡톡히 해낸다.

그리고 영화의 한 축을 이끌며 마무리까지 끌고 가는 이자성 역의 이정재의 연기는 '선방'이라는 단어로 요약할 수 있겠다. 최민식과 황정민이라는 내로라하는 쟁쟁한 연기파 배우들의 각축장이 되어버린 <신세계>라는 콜로세움 안에서, 이정재 또한 흔들리지 않고 나름의 자기 몫을 충분히 해내며 생존의 활로를 찾아낸다. 어쨌든 정청의 죽음 이후로 크게 한풀 꺾어버린 영화적 긴장감의 불씨를 끝끝내 살려내며 마지막까지 영화를 이끌고 간 이정재의 공로를 무시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리고 자칫 잘못하면 정청 캐릭터나 강과장 캐릭터에 잡아먹히며 '아웃 오브 안중'이 돼버리기 십상이었던 이중구 역의 박성웅 또한 나름의 선전을 하며 한치의 물러섬 없는 단단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따지고 보면 사실상 박성웅이 연기한 이중구 역할이 흔들려버리면 영화 전체가 흔들릴 수도 있는 그러한 구도 속에서 그는 황정민과 최민식에 뒤지지 않는 나름의 강렬한 카리스마로 영화의 한 축인 이중구의 캐릭터적 존재감을 묵직하게 살려낸다.

어쨌든 결론적으로 배우들의 연기는,
수훈갑 황정민, 이름값 한 최민식, 이정재의 선방, 박성웅의 선전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다.

<신세계>만의 영화적 세계를 구축하다


물론 영화에 대해 깊숙이 파고들면 이런 저런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은 송지효가 연기한 바둑선생 여경찰 캐릭터가 무언가 붕 떠있고 겉도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그녀가 기거하는 건물 또한 만화 속 공간처럼 쓸데없이 동양적이며 이질적인 느낌이 있다. 더불어 많은 이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정청이 칼을 맞고 쓰러진 3분의2 지점부터 영화의 긴장감이 급격히 줄어들어버림은 물론 정청이 쓰러지며 이자성이 전면에 나서는 이 지점부터 영화는 끝을 낼 듯 말 듯 질질 끄는 듯한 인상을 보이며 완급조절에 다소 실패한 느낌을 준다. 물론 영화의 결말부까지 나름의 긴장감은 이어지며 무난하게 마무리되지만, 후반부를 과감하게 툭툭 잘라내고 좀 더 시원스럽게 마무리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굳이 아쉬움을 골라내라면 그렇다는 얘기고, 또 이제 막 두 번째 작품을 연출한 신인감독의 작품이라는 사실을 떠올려보면 오히려 아쉬움보다는 기대감이 훨씬 더 커지는 것이 사실이다.  

결론적으로 영화 <신세계>가 전반적으로 매우 수준 있고 매력적인 한국형 누아르 영화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으며 이와 더불어 개봉 전 많은 이들이 우려했던 '무간도 아류'의 탈을 벗어났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칭찬하고 박수쳐줄만 하다. 뭐, 이런저런 잡설이 길었지만 아무튼지간에 영화 <신세계>는 재미있다. 한국형 누아르 영화의 계보를 충실히 이으면서도 그 중 다섯 손가락 안에 손꼽힐 만큼 충분한 영화적 힘과 매력을 지니고 있다. 결국 <신세계>는 감독의 준수한 연출과 탄탄한 시나리오, 그리고 배우들의 호연까지. 이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보기 드문 한국형 누아르 영화이다. 영화의 마지막, 영화는 이자성과 정청의 6년 전 시절로 돌아가며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다. 영화의 성공 여부에 따라 이자성과 정청의 상경기와 성장 과정을 담은 <신세계>의 프리퀄이 제작될 가능성도 있다는데, 이들의 찰지고 끈적끈적한 과거 이야기가 담긴 <신세계2>의 크랭크인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대해본다.        

p.s  이 영화를 통해 건진 세 가지를 꼽으라면 이렇게 꼽겠다. 박훈정이라는 신인감독의 발굴, 황정민의 미친 존재감, 그리고 엘리베이터 격투씬.
특히나 화면을 꽉 채우는 응집력을 보여준 엘리베이터 격투씬은 한국 영화 속 최고의 액션씬 가운데 당당하게 한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만큼 인상적이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플토만세
13/02/24 04:10
수정 아이콘
저도 방금 심야로 보고왔는데 정말 긴장감있게 봤습니다. 상당히 잘 만든 영화라고 봅니다.
플토만세
13/02/24 04:12
수정 아이콘
황정민은 슬리퍼와 엘리베이터
이정재는 식은땀 흘리는 장면
이 장면이 인상싶네요. 그나저나 송지효는 정말..
Eternity
13/02/24 09:38
수정 아이콘
네, 정말 재밌더라구요. 조만간 다시 한번 관람할 생각입니다.^^
이선균
13/02/24 04:57
수정 아이콘
상영관 빠져나오면서 두가지 의문점을 안고 나왔습니다.
1. 류승범은 대체 언제 나왔는가?
2. 석회장은 대체 누가 죽인건가?

1번의 답은 회상신에서 촬영되었고 편집되었다는게 중론이란걸 알게되었는데 2번은 잘 모르겠네요. (혹시 아시는 분 계시면 ....^^;)

느와르라고 하기엔 먼가 올드보이를 보고나왔을 때와 같은 뒷골 서늘한 느낌이 들어서 제작자를 면면히 찾아보았습니다.

감독 박훈정:<혈투>감독, <부당거래><악마를 보았다> 각본
프로듀서 박민정: <부당거래><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
(혹시 워쇼스키 처럼 혈연관계인가요?)
촬영 감독 정정훈: <스토커><부당거래><친절한금자씨><올드보이>
프로덕션  디자이너 조화성: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
<좋은 놈,나쁜 놈,이상한 놈> <친절한금자씨>
의상 디자이너 조상경 : <만추><박쥐><괴물><친절한 금자씨><올드보이>
분장 김현정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악마를 보았다>

면면히 뜯어보니 앞서 느꼈던 기분은 데자뷰가 아니었더군요. 재미나게 잘 보고나왔습니다.

특히 연변거지1의 김병옥씨가 선사한 웃기면서 무서웠던 신들이 인상깊었네요.
Eternity
13/02/24 09:55
수정 아이콘
2번에 대한 답은 영화에서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부러 미스테리로 남긴 느낌이 좀 나네요.)
본문 사진 중에 있는 이중구의 골프채씬에서 처음에 이중구가 "석회장이 과연 사고로 죽었을까?"라며 마치 본인이 작업했다는 뉘앙스의 말을 하길래
'아, 이중구가 죽였구나.' 싶었는데, 막상 정청과의 교도소 대화에서는 정청에게 네가 죽인 게 아니냐며 묻죠.
영화 속 이중구의 캐릭터가 적어도, 거짓말하거나 남을 속이는 가벼운 캐릭터는 아니라고 느껴졌기에, (자신이 죽여놓고) 정청에게 뒤집어 씌우는 것 같아 보이지는 않더군요. 그래서 더 헷갈리기도 했구요.
암튼 그렇다면 이중구, 정청, 장이사(그룹내 2인자) 이렇게 셋 중 하나일텐데 영화는 명확하게 딱 짚어내지 않습니다.
(만약 이 셋이 아닌 제3세력.. 예를 들어 강과장 측의 경찰 쪽 소행이라면 신선한 반전이겠지만 말이죠.)

영화 속 골프채씬을 보면 이중구가 작업한 듯 보이지만, 교도소 안의 둘만의 대화 혹은 그룹내 실세들을 프락치로 몰아 죽인 정청의 그간 행동들을 보면 정청이 작업한 듯 의심되는 면도 있고 뭐 그렇네요. (물론 그 외 제 3세력의 소행일지도 모르구요.)
암튼 이 부분에 대한 다른 분들의 의견이 저 또한 궁금합니다.

그리고 저도 연변 거지들을 보며 <올드보이>의 기묘함을 느꼈는데 말씀하신대로 <신세계> 스태프들이 박찬욱 감독과 작업을 많이 했군요.
그래서 영화 때깔이 그렇게 잘 빠졌나봅니다.
13/02/24 09:00
수정 아이콘
만족감 1g, 아쉬움 2g, 기대감 3g 이네요. 박훈정 감독의 신세계 프리퀄 기대합니다.
Eternity
13/02/24 09:58
수정 아이콘
저 개인적으로는 <신세계>보다도 <신세계> 프리퀄이 훨씬 더 찰지고 재미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드네요.
물론 긴장감이야 이번 편에 비해 조금 떨어지겠지만 영화적 유머나 끈적끈적한 맛은 프리퀄이 더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편보다 기대되는 후속편이랄까요. 꼭 만들어지길 기대합니다.
취한 나비
13/02/24 10:16
수정 아이콘
아쉬움 점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말씀처럼 앞으로의 기대감이 훨씬 큰 감독입니다.
이름 난 영화 평론가가 고작 후까시가 싫어라는 자기 취향이 아니라는 이유 하나 만으로 혹평한 것이 내내 맘에 걸렸었는데,
부채표 소화제처럼 시원하게 해주시는 글 솜씨네요. 잘 봤습니다.
전 누아르 장르가 정말 좋습니다. 그리고 충무로는 누아르를 참 잘 만듭니다. 저 또한 후속편이 기다려집니다.
Eternity
13/02/24 11:08
수정 아이콘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마 말씀 하신 그 평은 영화평론가 듀나의 평을 말씀하시는 듯 하네요. 제가 보기에도 <신세계>에 대한 평이 상당히 박하더군요.
암튼 제 개인적으로는 <신세계> 후속편이 오히려 더 재밌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6년전 모습을 보니, 후속편 자체가 더 활력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개인적인 추측이지만 아마 후속편에서는 과거 정청이 죽을 위기에서 이자성이 정청을 구해주거나 혹은 정청 대신 죽을 위기까지 가는 그런 씬이 하나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그래야 이자성의 실체를 알고도 머뭇거린 정청의 행동이 설명이 될 테니까요.)
레알로얄
13/02/24 10:41
수정 아이콘
저도 어제 참 긴장하고 재밌게 봤습니다.
추천!! 무간도 생각은 전혀 안나더라구요.

저는 석회장을 죽인게 혹시나 경찰쪽에서 작업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나중엔 들더라구요.

ps:그리고 박성웅씨가 연기한 캐릭터는 준구가 아니라 중구 아닌가요?
Eternity
13/02/24 10:48
수정 아이콘
영화를 보고 나니 저도 나중에는 혹시 강과장 측 소행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이중구, 정청, 장이사, 강과장측.. 이중 누가 작업했어도 이상하지 않죠. 워낙 영화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모양새니까요.

아 그리고 이중구가 맞네요. 감사합니다.
삼성라이온즈
13/02/24 11:01
수정 아이콘
저도 Eternity님과 비슷한 느낌으로 영화를 봤습니다
왕십리 아이맥스 B열에서 봐서 클로즈업이 넘치는 영화의 매력을 한껏(?) 느끼며 감상했습니다
엔딩 크래딧 올라가면서 류승범 나오는거 보고 어디 나왔지라고 생각했습니다...
류승범 찾으려고 영화를 다시봐야하나 싶은 생각도 들더군요
저는 석회장을 죽인건 중구라고 생각합니다 석회장이 죽었을때 가장 골드문의 수장에 쉽게 오를수있는 사람이 중구라고 봐서...
교도소에서 정청이한테 얘기한거는 일종의 훼이크가 아닐까 싶습니다
둘간의 갈등을 조장하며 후에 나올 엘리베이터 씬을 위한....
더불어 송지효가 최민식의 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내요
마지막에 담배끊으세요 하는거랑 경찰파일에 나온 사진들이 다 최민식과 찍은 사진들이라...
가까운 시일내에 다시한번 가서 보고 싶은 영화입니다
오랜만에 이런 묵직함을 느껴봤내요
Eternity
13/02/24 11:17
수정 아이콘
아이맥스에서 보셨으면 정말 재밌으셨겠네요.
전 그냥 롯데시네마 제일 큰관에서 다시 봐야겠네요.^^
류승범 촬영본은 위에 댓글에 나온 것처럼 편집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아닌가요? 저도 궁금해지네요.

그리고 말씀하신대로 석회장 작업 의혹을 가장 크게, 그리고 쉽게 받는게 이중구 캐릭터이죠. 저도 교도소씬 전까지만 해도 이중구라고 확신했거든요. 다만 오히려 그래서(가장 작업 의혹을 크게 받는 인물이어서) 이중구가 아닐수도 있겠단 생각이 나중엔 들더든요. 워낙 박훈정 감독이 깨알같은 반전을 좋아하는 감독이라 흐흐
그리고 송지효와 최민식의 관계에서 대해선 고민해본 적이 없는데 재관람하게되면 그 부분도 유심히 봐야겠네요.
최민식이 담배를 끊었다고 말하는 씬을 보며, 자기 후임 경찰들을 참 아끼는구나..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듣고보니 혈연관계일 수도 있겠군요.
tannenbaum
13/02/24 11:02
수정 아이콘
본문과 살짝 벗어나는 이야기라 죄송합니다
왜 사람들은 폭력에 열광할까요?

예전 어릴적부터 갖고있던 의문입니다
웃기거나 진지하거나 혹은 폼나거나... 그래봐야 인간말종들 이야기인데

그렇게 칭송하는 대부를 보고서도 잘 미화된 그럴싸해보이는 범죄자 일대기... 라는 생각밖에 안들더군요 국내로 눈을 돌려 조폭 양아치 깡패 이야기들을 보며 도무지 이해가 안되었습니다 왜 사람들이 열광하는지
많이 묵었다 아이가 로 유명한 친구라는 이름의 양아치들 이야기가 어떻게 공감이 느껴지는지는 지금도 의문입니다

폭력에 열광하는 게 인간의 본성이라서 일까요
Eternity
13/02/24 11:29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대로 인간의 본성적 측면도 있을테고 일종의 대리만족적인 면도 있겠죠.
자신의 폭력적 본성을 영화를 통해 배설하는 일종의 카타르시스적 도구랄까요.

그리고 사실상 누아르 영화 마니아들이 실제로 열광하는 것은 폭력이 아니라 영화의 기저에 깔려있는 '감성과 분위기'라고 봅니다.
한국형 누아르 영화빠라고 자처하는 저만해도 액션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고 폭력씬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툭 까놓고 얘기해서 한국 영화들의 액션씬은 몇몇 유명한 씬을 제외하고는 지루하고 재미없어요. 대화씬들보다도 오히려 긴장감이 떨어집니다.
물론 <신세계>의 엘리베이터씬이나 <올드보이>의 장도리 격투씬 등 인상적인 씬들이 있긴 하지만 이러한 씬들의 폭력 자체가 즐겁다기 보다는 영화적 촬영기법과 신선한 구도, 이질적인 공기 등이 이채롭게 느껴져서 주목하는 편이구요.

아마 저와 같이 한국형 누아르 영화를 즐겨보는 분들은,
폭력 그 자체에 열광하기 보다는 영화 전체에 깔려있는 불안한 감성과 냉소적 공기, 그리고 끈적거리는 우정과 차가운 배신 등의 감정선과 누아르 특유의 분위기에 더 재미를 느끼는 분들이 많다고 봅니다.
(적어도 한국형 누아르 영화에 한정해서 말한다면) 폭력 그자체에 열광하기 보다는 '분위기와 감성'에 열광하는 측면이 크죠.
tannenbaum
13/02/24 12:17
수정 아이콘
우왕 Eternity님이 댓글 달아주셨당

시대상과 감성과 분위기... 느와르 영화들이 주는 느낌이죠
제가 불편한점이 바로 그것입니다 폭력에 대해서 타당성을 부여한다고나 할까요.

저는 고어물과 괴수물을 좋아합니다.
그냥 이유없이 대놓고 씹고 뜯고 맛보고 죽이거든요
그래서 좋습니다 인간의 폭력성을 미사여구 없이 표현해서 좋습니다.

인간은 원래 잔인하고 폭력적인 동물이라고 생각하는지라 감성 분위기 우정 배신 복수 시대상 이러저러한 이유를 들어 굳이 타당성을 부여하는게 이해가 안되었습니다 그래봐야 조폭들 자기변명이고 그래봐야 살인자들 합리화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저만해도 매일 별 사소한 이유로 누군가를 최대한 잔인하고 고통스럽게 죽이는 완전범죄를 꿈꾸지만 실행하지는 못하거든요 느와르를 보면 이런 제가 미운 사람을 죽이는 상상에 굳이 타당성을 부여하고 자가변명하는거 같다고나 할까요 그냥 때려부시고 죽이면 죽였지 왜 그럴싸하게 이유를 붙이고 동감과 혹은 눈물과 감동을 강요할까.. 하는 의구심 말입니다.

난 원래 잔인하고 폭력적인데 사실 이러저러한 이유 때문에 어쩔수 없었어 라고 변명하는 느낌이 들어서 느와르계열 영화들이 별로라고 생각 했습니다.

느와르 좋아하시는 분들이 분위기와 감성에 열광한다는 것이 폭력의 이유와 변명이 아니라 화면의 분위기와 감성이라는 말씀은 곱씹어 봐야 겠네요 저 조폭이 이러저러한 이유로 살인을 하는것에 환호하는것이 아니라 색감 구도 앵글과 같은 화면의 감성과 분위기에 열광한다...
Eternity
13/02/24 13:52
수정 아이콘
tannenbaum님의 댓글을 여러번 읽어보았습니다.
읽다보니 서로가 누아르 영화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접근 자체가 다르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서로의 생각이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이겠죠.
다만 tannenbaum님과 저의 가장 큰 차이라면 tannenbaum님은 영화 속 인물들을 타자화해서 바라본다면, 저는 저와 동일시해서 바라보는 면이 있습니다. 이것이 가장 큰 차이겠네요.

그래서 저는 tannenbaum님을 설득(?)하기 보다는, 한 사람의 한국형 누아르 영화빠로서, 제가 왜 한국형 누아르 영화에 열광하는지에 대한 개인적인 소회를 말씀드릴까 합니다.

일단 저는 누아르 영화들이 쓸데없는 이유로 폭력을 합리화한다는 tannenbaum님의 말씀에 동감합니다. 그런 측면이 분명히 강하죠. 이건 한국, 홍콩, 서양을 가릴 것없이 만국 공통입니다. 모든 누아르 영화들이 그래요. 특히나 <영웅본색>으로 대표되는 쌍팔년도 홍콩 누아르에는 그러한 측면이 무척이나 극대화되어 있구요.

하지만 <대부> 등의 서양의 필름 누아르, 그리고 <영웅본색>으로 대표되는 홍콩 누아르와 한국의 누아르 영화는 그 궤를 달리하는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다 약간씩 변주되며 넘어오다보니 폭력성은 그대로지만 영화의 감성과 기저에 깔린 정서들은 많이 다르죠.
그리고 특히나 한국형 누아르 영화에서 두드러지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그 감성과 정서라는 게 단지 tannenbaum님이 말씀하신 '난 죽이고 싶지 않았는데 어쩔 수 없었어' 류의 폭력을 미화하는 싸구려 감성만 있는 것은 아닐테니까요.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런것들은 한국, 서양, 홍콩을 가리지 않고 모든 누아르 영화들의 공통된 점이긴 하죠.)

하지만 한국의 관객들에게 어필되는 한국형 누아르 영화 특유의 감성과 정서란,
그냥 현실을 살아가는 나와 별다를 것없는 주인공의 불안한 현실과 내면의 고독과 서글픔이 아닌가 합니다.
(물론 외국의 누아르 영화에도 이런 정서들은 깔려 있지만, 특유의 한국적인 정서라는 게 우리 영화들에는 묻어나니까요.)

사실 우리도 매일 매일 불안하고 때때로 서글프잖아요?
직장에서 언제 짤릴지 모르는 고용 불안, 직장 상사 혹은 학교 선후배, 부모님과의 마찰로 인한 트러블, 경제적인 불안, 각종 묻지마 범죄들로 인한 사회 안전망에 대한 불안 등등 사실 우리들은 전부 불안 속에 노출된 채로 살아가죠.
그리고 이러한 개개인들의 서글픔과 불안을 극대화 시킨 캐릭터가 바로 한국형 누아르 영화 속의 주인공들이라고 봅니다.
저는 <초록물고기>의 막동, <달콤한 인생>의 선우, <비열한 거리>의 병두, <신세계>의 자성을 통해 드러나는 인물들의 서글프고 불안한 감성과 비정한 현실이 (누아르 영화라는 외피를 통해 극대화 되었을 뿐) 그 껍질을 까놓고 보면 영화를 관람하는 제 처지와 별반 다를 바 없다고 느껴요. 그들도 불안하고 서글프고, 현실을 살아가는 저도 불안하고 서글픈 거죠.

다만 저는 그냥 평범한 직장을 다니고, 그들은 영화 속 조폭이라는 다소 과장되고 화려하고 극단적인 상황 하에 놓인 것일 뿐이랄까요?
그래서 저는 그들의 폭력에는 솔직히 별 관심이 없습니다. 그냥 단지 나와 같은 처지의 저 주인공의 어떻게 될지가 궁금할 뿐이죠. 이것이 바로 한국형 누아르 영화가 뿜어내는 특유의 긴장감의 원천이라고 봅니다. 솔직히 저는, 나와 다르지 않은 그들이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영화를 봅니다.

tannenbaum님께서 말씀하시는 인간말종들 혹은 조폭 양아치 깡패 이야기들이 (적어도 저에게는) 마치 내 이야기처럼 들린다는 거죠.
한국형 누아르 영화의 힘은 무분별한 폭력성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인간의 본질적인 고독과 불안, 그리고 파멸에 대한 두려움을 다루는 측면에서 온다고 봅니다.
누구나 직장에서 짤리기 싫고, 여자친구에게 차이기 싫고, 신용불량자가 되기 싫고, 묻지마 살인 당하기 싫고 그렇잖아요.
우리가 직장에서 말로 사람들을 죽이고 살린다면, 영화에선 칼로 죽이고 살리는 것 뿐이죠. 단지 그 차이라고 봅니다.

영화라는 독특한 틀 안에서, 이른바 '조폭'이라는 특수한 소재를 통해 폭력이 미화되고 과장된 부분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결국 그 기저에 깔린 정서의 본질은 우리네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결론적으로,
주인공이 이렇게 불안하고 서글프고 힘드니 이것을 폭력으로 해결할 것이냐, 아니냐는 제 관심 밖의 문제입니다. 저는 그러한 폭력을 즐기고 구경하러, 한국형 누아르 영화를 보는 게 아니니까요. 단지 폭력을 즐기고 카타르시스를 느끼기 위한 용도라면 tannenbaum님의 말씀대로 차라리 고어물이나 괴수물을 보는 게 낫겠죠.
tannenbaum님은 그런 "누아르 영화 특유의 감성으로 폭력을 미화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라는 측면이시라면,
저는 "정서를 표출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폭력'이든 아니든은 별 관심없다." 라는 측면입니다.
단지 나와 같은 처지의 저 주인공의 어떻게 될지만이 궁금할 뿐이죠.

결국 저는 한국형 누아르 영화에서 조폭이란 소재 혹은 폭력이란 행위는 양념에 불과하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파멸을 눈 앞에 둔 주인공의 외롭고 서글픈 정서, 살기 위한 본능적인 몸부림, 불안하고 비정한 현실.'
이런 것들이 <게임의 법칙>, <초록 물고기>부터 <신세계>까지 이어져내려오는 한국형 누아르 영화들의 본질이자 매력이라고 보거든요.
그래서 오히려 폭력씬은 가끔 지루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더 많아요. 한국형 누아르 영화의 본질적 매력과 핵심은 그러한 폭력성의 표출이 아니라고 보는 입장이니까요.

그래서 오히려 조폭 코미디를 싫어합니다.
전혀 동일시가 되지 않고 (마치 tannenbaum님이 누아르 영화를 보듯) 저또한 조폭 코미디를 보면 저절로 타자화가 되며 절로 짜증이 납니다.

결국 제가 열광하는 누아르 영화의 감성이란, 폭력을 미화하는 감성이라기 보다는(물론 이런 면이 아예 없다고는 말씀 못드리지만)
주인공의 내면에 숨어있는 (관객인 나와 다르지 않은) 평범한 불안과 고독, 서글픔 뭐 그런 것들이죠.

결론적으로, tannenbaum님과 저 사이에서 누가 맞고 틀림을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아니라,
제가 한국형 누아르 영화에 대해 어떠한 시선과 방식으로 접근하고 받아들이는지를 말씀드리고 싶어서 이야기를 길게 풀어봤습니다.
그만큼 이 장르에 대한 애정이 크거든요.
tannenbaum
13/02/24 16:24
수정 아이콘
우왕 eternity님이 정성스레 또 대답해주셨당

좋은 글에 괜시리 딴지건거 같아 먼저 죄송합니다.

친구를 같이 보고 우와 우와 하면서 감동하는 친구나 달콤한 인생에 감탄하는 영화 평론가들을 보면 도무지 이해가 안되었습니다. 그래서 eternity님과 느와르 팬분들은 어찌 생각하나 질문을 드렸던 것입니다. 느와르 장르가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이해가 안된다라는 질문이었습니다. 느와르를 좋아하시는 영화팬들이 옳다 그르다는 것이 아니라 왜 저걸 좋아하는걸까 하는 궁금증이라고나 할까요?

현실에서 친구들에게 너 왜 그거 좋아해? 묻기도 애매하고 물어도 진지하게 대답해주는 사람은 별로 없으니 저도 그냥 아 쟤는 저거 좋아하나 부다 하고 넘어갔었고 제가 느와르를 좋아하지 않는지라 부러 정보들를 찾아보지 않으면서도 궁금증은 여전히 남아 있기에 엄한 eternity님의 좋은 글에 딴지를 걸게 되었네요

eternity님이 정성들인 답변으로 단번에 이해가 되지는 않습니다만(단번에 이해한다면 오히려 그게 거짓말이겠죠) 제가 고어물과 괴수물을 좋아하는 것처럼 eternity님과 제 주위의 다른 친구들의 느와르에 대한 애정이 무시당할만한 것은 아니다 라는 생각은 가지고 있습니다. 느와르가 쓸데 없는 필름낭비라고 결코 생각하지는 않습니다(이건 진심입니다ㅜㅜ)

우리 쑤컹쑤컹 썰어대는 피칠갑하는 영화 같이 보실래요? 완전 재미지는데^^
미메시스
13/02/24 11:50
수정 아이콘
동물들도 무리 내 가장 힘이 쎈 우두머리 수컷이 암컷과 좋은 먹이를 차지하듯이,
수만년간 비슷한 생활을 해온 인간도 우두머리가 되고싶어하는 본능이 깔려있죠.

그러나 문명화가 되면서 여러가지 이유로 그것을 표출할 수 없어지지만
(그 예로 어릴 땐 학교에서 싸움잘하는 짱이 부러움의 대상이 되지만 사회로 나가는 순간...)
본성은 남아있기에 우두머리가 되기위해 으르렁 거리는 폭력집단의 세계에 흥미를 느끼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되네요.

느와르 영화는 우두머리가 되기위한 수컷집단의 힘겨루기와 인간성 사이에 고뇌하는 가치충돌이 큰 매력이라고 봅니다.
사회화가 되어 겉으로 드러내지 않을뿐이지 일반사람들의 삶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거든요.
말씀하신 대부에서도 조직의 보스로서 입장과 가족애 사이에서 고뇌하는 상황이 참 매력적이죠.
tannenbaum
13/02/24 12:30
수정 아이콘
우왕 미메시스님도 댓글 달아주셨당


전 인간의 행동 중에 가장 본성에 가까운것이 폭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스포츠라는 이름으로 격투기로 발전했다고 생각하거든요. 링과 룰 그리고 스포츠라는 데코레이션으로 그럴싸하게 변명하지만 결국 본성이 폭력인거죠

느와르 영화를 그리도 볼수 있겠습니다 원래 인간이 폭력적이고 그것을 추구하지만 하지 못하기에 향수를 느낀다..... 폭력에 대한 변명과 이유가 아니라 가치관에 충돌을 표현한 것이다... 제가 생각하지 못한 다른 방향의 접근이네요 감사합니다.
플토만세
13/02/24 11:08
수정 아이콘
이정재가 최민식을 만난게 먼저인가요 아니면 황정민을 만난게 먼저인가요?
최민식이랑 경찰차에서 이야기 하는 것과 황정민과의 6년전 신 중에 어느게 먼저인지 모르겠습니다.
Eternity
13/02/24 11:10
수정 아이콘
최민식을 먼저 만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정재가 조직에 잠입한지 8년인가 되었고 그 회상씬이 6년전이므로 경찰 생활 중 최민식을 만나 조직에 잠입한 후 황정민을 만나 우애를 다진 거죠.
미메시스
13/02/24 12:10
수정 아이콘
저와 감상이 비슷하네요. 저도 오랜만에 잘 만든 영화를 보게되어 즐거웠습니다.
좋았던 부분은 언급이 많이 되었으니제 입장에서 아쉬웠던 부분 한가지를 써보자면

강과장과 친구(경찰 고위직)가 너무 쉽게 제거가 되더군요.
물론 이자성의 배신이란 변수가 있었지만 이자성이 죽일 수 있었다는건 정청이나 이중구도 마음만 먹으면 죽일 수 있었단 얘긴데
10년이나 조직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던 강과장이 조직의 힘을 몰랐다는 점이 좀...
게다가 바로 얼마전에 송지효가 제거되고 모든 데이터가 털린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아무런 대비를 안하다니 이해가 안가더군요.
송지효가 죽었다는건 접선장소도 털렸단 얘긴데 장소도 바꾸질 않고 말이죠.
Eternity
13/02/24 12:47
수정 아이콘
제 개인적으로 강과장의 입장을 변호(?) 해주자면,
우선은 이자성 본인이 경찰조직에 몸담고 있기에 더 쉬운 살인이 가능했겠고 이부분은 미메시스님도 잘 알고 계시는 부분이죠.

근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살인의 동기'라고 봅니다. 정청이나 이중구도 얼마든지 강과장을 죽일 수 있었겠죠. 살인 전문가들이니까요.
하지만 이중구나 정청의 입장에서 굳이 강과장을 죽일 이유가 없습니다. 강과장의 존재가 거슬리고 짜증은 났겠으나 굳이 그를 죽여가면서까지, 즉 그 이후 어떻게 어떤 식으로 몰아칠지 모르는 그 후폭풍과 리스크를 감당하면서까지 경찰을 살해할 이유가 없죠. 이제 조직의 회장 자리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몸을 사려야 할 장본인은 (강과장이 아니라) 이중구와 정청이죠. (따지고보면 경찰과 그들 자체가 적대적 공생관계라고도 볼 수 있는 사이니까요.)
하지만 이자성은 다릅니다. 이자성은 조직의 회장으로 살기로 마음먹은 이상.. 본인의 생존을 위해, 이세상에서 자신의 실체를 알고 있는 남은 두명을 무조건 제거해야 했죠. 그 어떤 후폭풍이 몰아치더라도 이자성은 스스로의 생존을 위해 그 위험성을 감당하면서까지 감행했다고 봅니다. 이자성에게는 살해의 동기가 분명했고, 필요한 일이었다는 거죠.

사실 생각해보면 이중구나 정청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후폭풍을 감당하면서 강과장을 죽이면 뭐하나요. 어차피 제2, 제3의 강과장이 나타날텐데 말이죠. 하지만 이자성은 다르죠. 자신의 실체를 아는 그 둘만 죽이면 그 후임으로 누가 오든 상관없죠. 이러한 살해의 동기가 현격하게 달랐다고 봅니다.

결국 강과장의 잘못이자 실수는, 조직의 힘을 몰랐다기 보다는(조직에서 어차피 자기를 죽여봤자 얻을 소득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을테니 오히려 누구보다 조직의 생리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 강과장이죠.) 오히려 이자성의 배신을 예측하지 못한 것이겠죠.

강과장의 머리속 생각은 이런 것 아니었을까요? '조직에서 나를 죽일 생각이었으면 애초에 진작에 죽일 수 있었다. 하지만 굳이 조직에서 나를 죽일 이유가 없다.' 라고 생각했으니 그런 식으로 안일하게 대처했다고 봅니다. 결국 강과장이 가볍게 본건 조직의 힘이 아닌, 이자성 변심이라고 봅니다. 이러한 배신을 예측하지 못하고 이자성을 그물에 걸린 꼴이라고만 안일하게 생각한 것이 강과장의 가장 큰 잘못이자 실수이겠죠.
미메시스
13/02/24 13:07
수정 아이콘
음 그런데 그 공생관계는 정청이 강과장의 부하와 송지효를 죽임으로써 의미가 없어졌고,
선전포고를 선언한거나 마찬가지 아닌가요 ?

물론 프락치를 솎아내는건 서로 모른척하는 암묵적 룰이라고 해석할수도 있겠으나
정청이 대놓고 이정도면 내 대답이 전달됐겠지? 뭐 이런 대사를 했으니 말이죠.

뭐 제가너무 파고드는것일수도 있겠고 말씀하신 부분도 이해는 갑니다만

극 중에선 강과장이 상당히 지능적인 사람으로 묘사되다가 너무 쉽게 당하니 좀 맥이 빠지더군요.
보통사람도 그런 상황이면 은신처 정도는 바꿀것 같은데 말이죠..
Eternity
13/02/24 14:02
수정 아이콘
사실 저도 강과장의 입장을 억지로 변호하다보니 이렇게 말씀드리는 거구요 흐흐
강과장의 대처가 안일했다는 점에는 공감합니다.

다만 공생관계를 끝내고 정청이 선전포고를 선언한다고 해서 "내가 당신을 죽일 것이야."라는 인신공격성의 선전포고는 아니라고 봐요.
단지, 더이상 우리 일에 간섭하지 마라. 그러다 너네 큰코다친다 류의 (어쩌면 뻔하디 뻔한?) 협박이랄까요. 선전포고는 말 그대로 (강과장을 포함한) 경찰 조직에 대한 '조직 대 조직으로서의 '선전포고적 성격이 강하니까요.

제생각은 그렇습니다. 경찰과 조직이 공생관계이든, 선전포고를 한 적대관계이든을 떠나서, (설령 경찰과 조직의 사이가 무척 안 좋다고 해도) 조직의 누군가가 경찰의 간부를 죽이려는 발상을 하는 자체가 무척 위험하고 도박적인 발상이라는 거죠. 물론 이자성처럼 '내가 살기 위해선 그 둘을 죽여야 한다.' 라는 생존 본능에서 나오는 결정이라면 모를까. 정청과 이중구가, 강과장을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 그렇게까진 생각하지 않았을테니까요.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미메시스님이 말씀하신 대로 그렇게 급박하게 돌아가는 위험한 상황에서 은신처도 바꾸지 않고 그렇게 안일하게 대처한 강과장의 모습도 조금 나이브하게 느껴졌습니다.
13/02/24 13:53
수정 아이콘
전 국장이 죽은건 그냥 죽었다고 보고 강과장의 죽음은 다르게 해석하는 편입니다.
정청이 독하게 살라고 몰아친거랑 비슷하게 생각하는데요 강과장은 이번일이 끝나면 사표수리를 해달라고 했고 송지효의 죽음은 그를 어느정도 변화시킵니다. 또한 사표를 내는데 실패하고 이자성이 부회장직에 오르기직전에 이정재를 좀 더 몰아붙이죠.
'지가 어쩔수 있겠어' 라고 말은 하지만 강과장도 어느정도 이자성의 변화를 위해 몰아세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죽음을 예측했을 것 같아요.
Eternity
13/02/24 14:08
수정 아이콘
듣고보니 그런 해석도 가능하겠군요.
확실히 모든 일이 마무리 된 뒤의 강과장의 모습이 무언가 초탈하고 초월한 그런 느낌도 들긴 하더군요.
미메시스
13/02/24 15:16
수정 아이콘
저도 처음엔 강과장이 일부러 죽음을 자초했나 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러면 강과장이 킬러를 보자 한 말 '이러면 나가린데..' 대사가 해석이 안되더군요 ;;
적어도 죽음을 원하지는 않았다고 보여집니다.
13/02/24 18:15
수정 아이콘
음 일단 이정재가 돌아서면 죽을 수도 있다는 건 확실히 알았을 것 같아요
1:1로 보고를 받아야하는데다가 국장하고 자신밖에 모른다는걸 이정재에게 알린데다가
막바지에 엄청나게 몰아붙인 걸 보면...예측범위였다고 보입니다.
Physiallergy
13/02/24 12:16
수정 아이콘
영화 첫 장면에서 고문하고 시멘트로 묻어버린 사람은 누굴까요?
그냥 관련없는 엑스트라인가
Eternity
13/02/24 12:23
수정 아이콘
조직의 프락치로 의심되어 정청에 의해 숙청당하는 조직 이사급의 인물입니다.
(물론 정청의 행동대장이 이자성이므로 이자성이 살해하죠.)

엑스트라급 조연이 아닐까 합니다.
13/02/24 13:56
수정 아이콘
강과장과 정청이 비행장에서 만나서 얘기할 때 나오는
'배신자'란 이름으로 조직의 우두머리급들을 다 쳐냈다고 하는데 그런걸 보여준 부분이었다고 생각하고
또한 정청을 위해 이자성이 이정도의 일을 처리할 수 있다(마지막 6년전 회상씬과 더불어)는 둘의 유대감을 표현한 부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정청조직의 넘버2인데 강과장과 정청사이에서 너무 갈등하고 유약하게 표현되지만 첫씬과 마지막씬을 보더라도
이자성 역시 대형 폭력조직의 넘버2가 될만한 인물이란 걸 알 수 있죠
Eternity
13/02/24 14:09
수정 아이콘
사실 그 씬(비행장씬)을 보면서 정청이 석회장을 작업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문득 들었습니다.
감독이 석회장의 죽음(누가 작업했는지)에 대해 관객들이 헷갈리게 만들도록 장치를 여기저기 해놓은 느낌이랄까요.
긍정_감사_겸손
13/02/24 13:25
수정 아이콘
전 너무 보고싶어서 갔는데 갑자기 송지효,최민식, 이정재 등이 무대인사하러 오더군요 크크 놀랬습니다.
영화 최고였습니다. 너무 재밌어요
Eternity
13/02/24 14:18
수정 아이콘
헉 대박이군요. 송지효보다도 최민식을 눈 앞에서 보다니.. 덜덜
저는 최민식이나 이정재 등에게 더 눈이 갔을 것 같습니다 크크
운수좋은놈
13/02/24 13:39
수정 아이콘
진짜 재밌더라구요.. 특히 결말이 아주 마음에 듭니다. 이정재입장에서 최민식이 얼마나 짜증났을까요 크크.. 매번 마지막이지만 자꾸 늘어나는 임무.. 정말 짜증나서 미쳐버렸을거 같습니다. 그리고 주연이 이정재, 최민식, 황정민이 아니라 박성웅또 껴줘야하지 않을까 싶네요. 캐릭터설명 이런걸 봐도 꼭 빠져있더라구요.. 연기력 좋던데 말이죠.

정말 이영화는 한번 더 보고 싶더라구요. 근데 영원님께서 보시기에 마지막에 횟집가서 칼부림하고 나오는 장면은 어떻게 보셨나요? 좀 뜬금없긴 했지만
어떻게 해석하는게 좋을까요?
레알로얄
13/02/24 13:57
수정 아이콘
저는 개인적으로 마지막장면을
이정재-황정민이 브라더가 된.. 그리고 황정민이 이정재를 살려준거에 대한 설명
그리고 이정재가 조폭을 선택한 이유를 잘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에 칼부림하고 웃는 장면에서 이정재가 겉으로 하기싫고 약해보이지만
조폭일을 좋아하고 즐기고 있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Eternity
13/02/24 14:22
수정 아이콘
음.. 저는,

1. 2편(프리퀄)에 대한 떡밥.
2. 그 둘의 우정에 대한 나름의 부연설명.
3.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나름의 훈훈한(?) 엔딩을 위한 선택.
4. 그리고 남자들의 추억.

정도로 이해했습니다. 보면서 참 즐거우면서도 짠하더라구요. 아무런 권력도 없이 순박했던 시절(?) 저렇게 친했는데 말이죠.
13/02/24 18:17
수정 아이콘
박훈정 감독 인터뷰를 보면
마지막 장면은 개봉직전까지도 넣을까 말까 고민했던 장면이라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관객들은 원했을 장면이라고 생각했고 역시나 개봉후 반응도 좋았다고 하네요
TheWeaVer
13/03/15 00:30
수정 아이콘
추가로, 정청은 "많다 그냥 가자" 라고 하고 이자성은 "에이씨" 하면서 달려들죠.
이자성이 정청보다 큰 인물이 되는 것이 당연했다는 의미를 보여주는 장면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스카이
13/02/24 13:57
수정 아이콘
석회장은 아무래도 경찰에서 한 일 같습니다. 아니면 적어도 정재기였나 부회장과 경찰이 내통하고 벌인 일 같습니다. 계획이 꽤나 큰데 석회장이 죽은 이후에 수립했다기엔 시간이 너무 촉박할 것 같아서요. 잘 기억이 안나지만 고국장이 경찰청장에게 계획보고할 때 장례식 장면이 안나왔다면 계획 만들고 보고하고 허가 받고 석회장의 죽음으로 이어질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Eternity
13/02/24 14:27
수정 아이콘
다른 감독이라면 모르겠는데,
감독이 깨알같은 반전을 즐기는 박훈정 감독이라서 저도 그럴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긴 하더군요.
이런 건 인터뷰로 좀 속시원히 얘기해주면 좋을텐데 말이죠 흐흐
13/02/24 13:58
수정 아이콘
전 3분의2지점 이후 늘어지는 부분도 참 좋았습니다...
제가 느낀건 무간도가 아닌 대부였거든요.
대부의 카타르시스는 몇몇 장면들과 절정에 이르렀을 때의 장면까지이지 대부분 건조하고 그들의 서사를 이야기하는데 집중합니다.
'신세계'를 찾기위해 쭈욱 이어지는 이야기들을 표현하기 위해...그리고 빛을 발하는 정청이 죽은 이후엔 더더욱 이렇게 진행하는게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Eternity
13/02/24 14:14
수정 아이콘
후반부 이야기의 내용 자체에는 별 불만이 없었지만 러닝타임이 좀 길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좀 이색적으로 느껴진 게, 기존의 한국형 누아르 영화들이라면 여기서 마무리 될 법한 지점들이 여러번 있었는데 끝까지 꾹 밀고 나가는 점이 독특했습니다. 박훈정 감독 특유의 기질이 발휘된 부분이겠죠.
드랍쉽도 잡는 질럿
13/02/24 14:28
수정 아이콘
정말 재밌게 봤고 몰입감 넘치는, 잘 만든 영화였습니다.
다만, 표절이라고 하고 싶은 건 아니지만 <무간도> 생각이 안 날래야 안 날 수가 없더라고요.
제가 <무간도>를 많이 좋아하기도 하지만, 영화 자체의 줄거리나 중간중간 세세한 설정들까지 비슷하다 싶은 게 많아서...
<범죄와의 전쟁>이 <대부>의 한국판 같은 느낌이면, 이 영화는 <무간도>의 한국판인 것 같습니다.
Eternity
13/02/24 14:49
수정 아이콘
저도 <무간도>를 상당히 좋아하는 팬의 입장이지만 (무간도를 본지 너무 오래 돼서 그런지는 몰라도) 기본적인 설정과 뼈대만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영화가 전개될수록 별로 <무간도> 생각이 많이 나진 않더라구요.

그리고 댓글과는 별 상관없는 여담입니다만,
이번에 특별 출연한 류승범 출연분이 편집됐다던데, 아예 <신세계2> 프리퀄에 비중있는 주연급 배역으로 합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13/02/24 18:23
수정 아이콘
전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에서 대부의 향기를 더 느꼈습니다.
영화 자체의 모티브는 확실히 따왔지만 세세한 설정같은건 무간도와는 달랐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조직에 침투한 스파이같은 부분은 오히려 도니브래스코와 더 닮았다고 해야할 것 같습니다.
이리프
13/02/24 14:44
수정 아이콘
저도 느와르 영화를 좋아하는지라 재미있게봤고 평들은 대부분 공감합니다만,
아쉬운부분은 영화보는내내 무간도의 향기가 계속나고 이정재가 양조위와 계속 오버랩되서 집중하기가 좀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스토리 진행이 너무 뻔하게(?) 예상하는데로 흘러가서 반전이 좀 있었다면 더 좋았을듯 합니다.
개인적으로 최근본 베를린하고 비교했을때, 베를린에 손들어주고 싶네요 ^^
Eternity
13/02/24 14:55
수정 아이콘
저는 뻔하면서도 뻔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영화를 보면서 <무간도>를 떠올리지 않을 순 없었지만,
<무간도>와는 다르게, 초중반까지 정청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시킨 것도 좋았고, 조직에 경찰을 두명 심어놓은 것도 나름 신선했습니다.
(<무간도>를 빼다박은 틀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그 기본 골격안에서 내용을 이리저리 비틀며 감독이 엄청 선전했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또 생각보다 이른 타이밍에 정청이 칼을 맞고 쓰러지는 것도 좀 의외였습니다. 그 지하 주차장 개싸움씬에서 위협을 받고, 세력을 재정비해서 한판 크게 싸울 줄 알았는데 한방에 무너지더군요.
마지막까지, 어느 타이밍에 누가 죽을지 예측하기 힘들었다는 측면에서 박훈정 감독 특유의 반전 요소들이 잘 먹혀들었다고 봐요.
저 개인적으론 신세계>베를린 이었습니다.

뭐 어쨌든
어느새 기대작 2,3위가 개봉했으니 얼른 <설국열차>가 개봉했으면 하는 마음 뿐이네요.^^
물만난고기
13/02/24 23:04
수정 아이콘
다른 것을 다 떠나서 시나리오적 완성도나 연기자 개개인의 연기력은 매우 좋았습니다.
다만 아쉬운 것이 있다면 이정재가 연기한 이자성이란 역할이겠죠.
이정재씨의 연기력 논란보다는 이자성이란 역할 자체의 난해함이 그 이유입니다.
비슷한 영화라 평가받는 무간도의 진영인과 예영효를 합쳐놓은게 이자성이란 인물같다고 생각합니다.
극 초반부에서 중반까지는 양조위의 진영인과 비슷한 흐름이고 후반에는 오진우의 예영효와 비슷한 흐름이라 봐지거든요.
뭐 결국 연기자가 그것을 소화할 수 있느냐 없느냐로 귀결되겠지만요...
라벤더
13/02/25 12:03
수정 아이콘
초중반쯤이었나요, 강과장이 자성에게 "깡패들이랑 어울리더니 너도 깡패가 다 되었구나,
네가 돌아선 줄 알았다, 예전에 그랬던 사람이 있어서." 이런 식으로 얘기하는 장면에서
예전에 돌아선 그 사람이 혹시 정청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네요.
정청이 죽기 전에 자성에게 "이제 그만 선택해. 그래야 네가 살아. 독하게 굴어.."
뭐 요런 말을 남긴 것도 그렇고요. 억측이려나요. 흐흐.

전반적으로 다들 연기력이 좋았지만, 정청과 중구는 기대 이상으로 돋보였다고 생각돼요.
특히 중구는, 경찰이 자신에게 정청을 칠 수 있는 '명분'을 주었지만 그와 동시에
그 자신이 경찰의 '개'가 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눈빛으로 강렬하게 전달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요.
이것도 그냥 제 생각이지만- ^^;;

하여튼~ 류승범 님은 과연 언제 등장했나, 석 회장은 누가 죽였나.. 등등을 중점으로 다시 보러 갈 생각입니다.
확실히 후속작이 기대되는 영화네요, 리뷰 잘 보고 갑니다!
TheWeaVer
13/03/15 00:34
수정 아이콘
저도 그 부분은 그렇게 생각했는데, 정청과 강과장은 서로 모르는 사이였죠.
그래서 아니라고 생각해봤네요. 하지만, 모르죠. 강과장은 이미 죽은 선임의 후임자이고 정청이 그 선임자를 죽인 이자성 같은 인물이라면 정청은 강과장을 모르겠지만, 강과장은 정청을 알테고 접근하기 쉬웠을테죠. 이자성에게 정청에게 붙으라고 말할 수도 있었을 거구요.
다혈질
13/02/25 12:35
수정 아이콘
저는 2번 봤는데 그냥 다 만족이에요^^
정청이 죽은후에도 긴장감 가지고 감상하게 되었구요. 이런 어두운영화.. 제스타일입니다.

궁금한게 있는데... 영화 보면 등장인물들의
휴대폰이 2g폰이더군요.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이자성 와이프가 강과장과 통화 할때 이자성 와이프도 2g폰이였는지가 궁금하고... 이또한 감독의 디테일이였는지 아무튼 프리퀄이든 속편이든 기대 정말 됩니다^^
TheWeaVer
13/03/15 00:35
수정 아이콘
강과장은 2g모토롤라 크레이저였고, 대부분은 블렉베리로 보이던데요?? :)
두부두부
13/02/25 13:26
수정 아이콘
저도 무간도 본지가 오래되어서 그런지.. 영화보기 전까지는 무간도 한국판이라는 생각으로 봤는데..
보고난 뒤는 전혀 그런 생각 못했네요..

영화관람 후 영화에 대한 해석 등을 찾아보니 더 이해가 많이 되는게 좋더라고요.
바둑(흑백), 낚시터, 미완성공사장 등등..

근데 영화가 너무 잔인해서... 몇장면은 못봤습니다.(엘리베이터 씬이라든지. ㅠㅠ)
13/02/26 15:51
수정 아이콘
무간도 느낌이 나도 괜찮은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똑같은 방식으로 3부작이 진행되어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 생각되요. 한국판 <무간도>라고 해도, 아류로써가 아닌 그만큼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의미로 말이죠.

이정재씨 그간 영화운이 안좋더니 <하녀>를 기점으로 다시 치고 올라오는 느낌입니다.
(이정재는 다시 복귀 중이고, 전지현은 잘 묻어가고 있는 느낌..)

황정민씨는 참 다양한 배역을 소화할 수 있는 배우라는 것을 세삼느끼지만, 통통 튀는 느낌의 국내산 악역이 잘 맞는 느낌입니다.
박성웅씨는 뭐 이번 배역도 배역이지만, 순한 역할도 굉장히 잘 할 것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최민식이라는 배우는 뭐, 말할 필요가 있나요..?

송지효씨는 크레딧에서 놓쳤는지, 안나왔는지..등장하길래 잠깐 등장하는 까메오인줄 알았습니다..
나름 써먹을 수 있는 캐릭터인데, 너무 선을 긋는 편집과 역할 수행이 아니었나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새말교회
13/03/01 03:21
수정 아이콘
리뷰잘읽었습니다! 리뷰빨리보고싶어서 오늘 심야영화보구 댓글 남깁니다 앞으로 리뷰 많이많이 부탁드립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45577 [일반] [리뷰] 설국열차(2013) - 끝없이 질주하는 우아하고 잔혹한 세계 (스포있음) [36] Eternity9996 13/08/01 9996 13
44908 [일반] [리뷰] 뮤지컬 김종욱 찾기(2013) - 당신과 나의 재기발랄한 첫사랑 찾기 (스포있음) [17] Eternity6805 13/06/30 6805 0
43852 [일반] [리뷰] 전국노래자랑 - 착한 남자의 매력만으론 관객을 휘어잡을 수 없다 (스포있음) [31] Eternity8205 13/05/19 8205 1
43698 [일반] [연애학개론] 행복하게 해주기보다, 비참하지 않게 해주는 것이 더 어렵다 [20] Eternity15493 13/05/11 15493 29
43335 [일반] [충무강호2] 무림세계를 통해 바라본 한국의 영화배우들 part2 [24] Eternity11785 13/04/21 11785 13
42943 [일반] [리뷰] 워낭소리(2008) - 팔순 노인과 마흔 살 소의 이야기 (스포있음) [20] Eternity6115 13/03/30 6115 4
42873 [일반] [리뷰] 조선탕수실록 - 그들은 왜 탕수육을 찍어먹을 수밖에 없었나 [23] Eternity12285 13/03/26 12285 53
42741 [일반] [리뷰] 미녀는 괴로워(2006) - 상처 입은 이들을 위한 순정만화 (스포있음) [12] Eternity7937 13/03/18 7937 2
42622 [일반] [리뷰] 꽃잎(1996) - 80년 5월은 가고 여기, 한 소녀만이 남다 [10] Eternity5469 13/03/09 5469 2
42500 [일반] [리뷰] 중경삼림(Chungking Express, 1994) - 20세기의 감성, 20세기의 사랑 [35] Eternity6690 13/03/01 6690 4
42426 [일반] [리뷰] 베를린(2013) - 한국형 첩보 영화의 미래를 말하다 (스포 있음) [82] Eternity14019 13/02/10 14019 5
42412 [일반] [리뷰] 신세계(2013) - 누가 무간도의 아류라 말하는가 (스포 있음) [58] Eternity14098 13/02/24 14098 4
42231 [일반] [리뷰] 7번방의 선물(2013) - 7번방의 신파, 하지만 류승룡의 선물 (스포 있음) [43] Eternity7773 13/02/12 7773 2
42204 [일반] [리뷰] 파닥파닥(2012) - 세상을 향한 몸부림, 당신도 들리시나요? (스포 있음) [15] Eternity10072 13/02/09 10072 1
41727 [일반] [리뷰] 박수건달 - 용두사미, 하지만 기본은 한다 (스포 있음) [13] Eternity6678 13/01/16 6678 0
41655 [일반] 추억의 90년대 트렌디 드라마들 [98] Eternity27996 13/01/12 27996 1
41532 [일반] [연애학개론] 바둑과 연애(2) - 파격과 아생살타, 그리고 접바둑 [37] Eternity7404 13/01/06 7404 2
41422 [일반] [연애학개론] 진심, 그리고 언제든 끝낼 수 있는 용기 [18] Eternity8537 13/01/01 8537 9
41267 [일반] [연애학개론] 바둑과 연애(1) - 응수타진과 봉위수기 [30] Eternity9696 12/12/25 9696 2
41079 [일반] [연애학개론] 당신의 카톡은 원활하십니까? [58] Eternity18275 12/12/15 18275 3
40930 [일반] [연애학개론] 아직은 GG를 칠 때가 아닙니다 (부제 : 밀당과 한타이밍 쉬기) [38] Eternity20458 12/12/08 20458 2
40851 [일반] [리뷰] 26년 - 피로 얼룩진 정의는 살아있는가 (스포 있음) [24] Eternity4562 12/12/05 4562 0
40785 [일반] [연애학개론] 거절의 트라우마 (부제 : 숙제를 내자) [18] Eternity14085 12/12/02 14085 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